[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다운로드 및 관람이 가능합니다 :D
[인디즈_Choice] 그 누구의 선희도 아닌 ‘우리’ 선희
어느 가을날, 하릴없이 유학을 준비 중인 영화감독 지망생 선희는 오랜만에 학교를 찾아간다. 교수님의 입학추천서를 받기 위해서이다. 교수님을 만나 추천서를 부탁하고 오는 길, 선희는 시답잖은 사람과의 마찰로 기분이 상하게 되어 혼자 맥주를 마시게 된다. 거기서 우연히 만난 문수(옛 남자친구)와의 술자리에서 문수는 선희에게 다시 마음을 표현한다. 선배인 재학과의 만남에서는 서로의 소회를 풀어놓는다. 그런가하면 교수님과의 다소 애매하고도 모호한 만남도 있다. 교수님에게 다시 요청한 추천서를 받아든 선희는 홀연 떠나고, 남은 세 남자는 창경궁에서 만나게 된다.
선희와 그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과의 일상적인 만남 속에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점이 있다. 이들 모두가 서로 아는 사이라는 것. 아는 사이지만 실상은 ‘아는 사이’가 아니라는 것. ‘끝까지 파고 파야 네가 누구인지 알 수 있어’ 같은 대사들은 대화와 대화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돌고 돌며 춤춘다. 그리고 몇 번의 그러한 만남 속에 반복되고 겹쳐지는 표정들과 장면, 음악이 섞이는 그림은 익숙한 듯 이채롭게 다가온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장면들 속에서 선희의 모습은 드러난다.
하지만 선희의 진짜 모습은 드러나지 않고, 온전히 알 수도 없다. 그들은 말한다. ‘너(선희)는 내성적이고, 용감하고, 똑똑하고, 안목 있고, 어떨 땐 좀 또라이 같지만 참 예뻐.’ 하지만 선희는 반문한다. ‘정말로요?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그들이 그렇게 이야기를 할 때마다 선희는 더욱 더 자기 자신을 알고 싶어하며 갈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영화를 보며 그들은 한 사람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길래 그들의 눈에 보이는 일부분만을 보고 모두 다 아는 양 판단하고 이야기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어쩌면 그들은 선희에게 자기 자신들이 보고 싶고, 믿고 싶은 점들을 투영하고 있을지도 모를 터. 영화에 나온 그 누구도 제대로 볼 수 없는 모습 속에 선희의 진짜 모습이 있지 않을까. 선희는 누군가의 말에 의해서 규정되어 지는 대상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선희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의 선희도 아닌 ‘우리 선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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