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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Review] 이제는 손잡고 함께해야할 <자, 이제 댄스타임>

by 도란도란도란 2014. 7. 2.


이제는 손잡고 함께해야할 <자, 이제 댄스타임>


영화: <자, 이제 댄스타임>

감독: 조세영

출연: 박지혜, 송삼동 외 

장르: 다큐 드라마

관객기자단 [인디즈] 전유진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D





◆ [인디즈] 한 줄 관람평

윤정희: 그녀들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조금이나마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춤을 추기 위해 용기를 낸 그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김은혜: 안개가 걷힐 때의 묘한 짜릿함. 이제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타임.

이윤상: 그녀들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조금이나마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춤을 추기 위해 용기를 낸 그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전유진: 배려의 영화. 치유의 춤사위. 자,이제 '우리' 댄스타임 ! 



우리 시대에 만연해 있지만 쉽게 드러내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이 있다. 바로 낙태 문제다. 하지만 낙태만큼 논란이 많은 이슈도 없을 것이다. 찬반을 따지는 이야기는 끝나지 않고 한해에도 몇 십만 건씩 낙태가 이루어지지만 건너건너 누구 친구가 낙태를 했다더라 하는 소문만 무성하다. 혹 누군가는 낙태한 여성은 도덕적이지 못하다고 손가락질하거나, 아예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외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방송이나 기존의 다큐멘터리에서 논쟁의 소재로 많이 등장하는 '낙태'이지만 <, 이제 댄스타임>은 이 지점에서 한 발짝 벗어나있다.

인터뷰, 극영화, 자료화면 ,출연배우들의 오디션 장면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담론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 영화가 가장 특별하고 힘이 있게 만드는 것은 바로 츨연자들의 인터뷰 장면이다.

그런데 이 부분의 연출이 인상 깊다. 낙태 경험을 고백하던 여성들의 얼굴을 가렸던 불투명한 화면을 걷히면서, 그녀들이 직접 자신을 소개하는 장면이 있다. 그녀들은 모자이크나 음성변조 처리를 하지 않고 맨얼굴 그대로를 보여준다. 또 자신이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어쩌다가 낙태를 하게 되었는지 자신의 감정과 경험들을 카메라 앞에서 담담히 이야기한다.

 




당사자의 경험을 맨얼굴로 스크린에 온전히 담는 이 순간부터 낙태의 찬반을 가리는 것은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게 된다. 담담하지만 용기 있게 자신의 과거경험과 생각을 말하는 그녀들의 삶, 너무나도 솔직한 이 인터뷰 앞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말을 함부로 뱉을 수도 없게 된다. 그녀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당시에 학생이었거나, 현재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이기도 하고 평범한 직장인, 이제는 훌쩍 커버린 아들을 둔 어머니,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자녀를 둔 학부모이기도 한 보통 사람들.

'어디에나 있는 그녀들의 어디에도 없는 인터뷰' 라는 영화의 카피가 절절하게 와 닿는 순간이다.

 

인터뷰의 마지막 장면, 그녀들은 다 괜찮다는 듯 환한 웃음을 짓기도 하고, 또 다시 임신한 배를 감싸 안으며 자신의 몸이 대견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마치 무언가를 달관하는 표정으로 어린아이들을 바라보기도 한다. 영화 중간 는 낙태수술을 받은 뒤 배가 고파 병원 건물아래에 있던 설렁탕 집에 간다. 설렁탕을 먹다가 우는 내게 설렁탕집 주인은 예전에도 혼자 설렁탕을 먹다가 울고 간 여자들이 종종 있었다고 말한다.

 




영화의 후반부, 영화는 이 장면을 재구성한다.

울먹거리던 처음과는 달리 무언가를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꿋꿋이 설렁탕을 입 안에 밀어넣는다. ‘'는 혼자가 아니다. 옆 테이블의 여자들(출연배우와 인터뷰여성들) 모두 홀로 앉아 설렁탕을 야무지게 먹고 있다. 영화는 결코 그녀들을 혼자 두지 않고 함께하자고 손을 내민다. 이제 더이상 ''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다. 더이상 울지 않아도 된다고, <, 이제 댄스타임>이라고.

 

영화는 마치 출연자들의 과거의 아픔을 치유해주는 하나의 매개체라고 느껴졌다. 사소한 장면 하나하나에서도 출연자들에 대한 감독들의 배려를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섬세함과 따뜻한 배려 또한 영화를 이끄는 가장 큰 힘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또 여성감독이 만든 여성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남성관객도 꼭 봐야 하는 영화이다.

 

커플들에게, 또는 사랑을 시작하는 그 누군가에게, 또는 우리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 <,이제 댄스타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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