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힘내세요, 병헌씨_이병헌
일시 : 2013년 7월 11일
진행 : 조계영 인디스토리 마케팅 팀장
참석 : 이병헌 감독, 배우 홍완표 양현민 이하늬 김영현 허준석
관객: 영화가 현실과 얼마나 비슷하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요.
감독: 사실 저도 영화를 보면서 어떤 점이 같고 다른지 계속 찾고 있어요. 영화적인 설정은 있지만 ‘병헌씨’가 영화를 준비하는 하루 일상의 모습들은 보면 볼수록 비슷한 점이 많이 있네요. 실제로 친한 모임이 하나 있는데, 모두 비슷하지만 살짝 과장만 했어요. 김범수 PD는 사실 실제 인물이 훨씬 말이 많아요. 김영현 배우의 경우엔 본인이 실제 인물인데, 약간 여성스러운 면은 있지만 실제로 콜라에 환장하거나 그러진 않고요.(웃음)
진행: 김영현 배우의 역할이 가장 표현이 잘 되었다고 생각되는데, 배우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영현: 영화 속에서 입은 옷들이 사실 대부분 개인 옷이에요. 어느 날 촬영 현장에 스카프를 두르고 갔는데, 감독님이 정말 마음에 들어 하셔서 다음날 또 하고 갔어요. 그러다보니까 계속 스카프를 하고 있는 설정이 되었네요.
관객: <힘내세요, 병헌씨>의 제작환경은 어땠나요?
감독: 전체적으로 굉장히 형편없었죠.(웃음) 제작비는 약 2천만 원 정도 들었는데, 고생해준 배우들 개런티를 못줬어요. 앞으로 갚아야 할 것들이 많네요.
진행: 그 형편없던 상황에 대해서 대표적으로 영화에 처음 출연하셨다는 양현민 배우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웃음)
양현민: 저희가 개런티를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괜찮아요. 제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김범수PD 역할이 정말 탐났었는데, 사실 그 캐릭터가 원래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날만큼 뚱뚱한 캐릭터거든요. 그래서 안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감독님께서 우연찮게 저를 보고 그 역할을 주셔서 제게는 그것이 개런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감독: 이러지 않기로 했었는데... (웃음)
허준석: 감독님이 스텝들한테 밥은 정말 잘 챙겨주셨어요. 특히 지방의 특색 있는 음식이라든지 술 이런 것들로 충분히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관객: 인물들마다 캐릭터가 잘 살아있는 것 같아요. 배우가 아니라 정말 이병헌 감독님이라는 생각으로 몰입해서 잘 봤습니다. 저는 문예창작과 학생인데, 시나리오 관련해서 어떻게 한 시간 만에 뚝딱 완성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감독: 주변에서 제발 그러지 말라고들 하시는데, 오늘까지 해야 하는 글 작업이 있어서 어제도 영화 속의 ‘병헌씨’처럼 했어요. 작업이 잘 안될 때 자꾸 도망치고 싶은데, 집안일을 하면 그래도 뭔가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생각에 위로가 되거든요. 또 사실 제가 오래 앉아있지를 못하기도 하고요. 짧은 시간에 몰입해서 작업 하는 것 같아요.
관객: 강형철 감독님께서 특별출현을 해 주셨는데, 그렇게 노골적으로 <과속 스캔들>과 <써니>를 디스해도 괜찮은 건가요?(웃음)
감독: 감독님께는 미리 보여드리고 허락을 구했습니다. 그른 것들로 치사하게 막진 않으실 것을 아니까 노골적으로는 아니고 살짝 귀엽게 이용을 했던 것 같아요. ‘강형철’이라는 캐릭터가 ‘병헌씨’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죠. 그런 점을 표현하기 위해 디스 아닌 디스를 한 것 같아요.
진행: 이병헌 감독님이 원래 각색 작가로서는 충무로에서 유명하신데, <과속 스캔들>로 데뷔를 하셨죠. 강형철 감독님께는 애제자 같은 분이십니다.(웃음) 배우님들 혹시 우리 영화는 ‘이것 때문에 됐다’라고 생각하시는 점이 있나요?
허준석: 저는 촬영 기사님과의 싱크로율이 98%라고 자신할 수 있어요. 사실 처음 만난 작품에서 짧은 시간에 이런 앙상블이 이루어지기가 쉽지 않은데, 함께 작업하면서 신선하고 좋은 표현들을 많이 해주셨어요. 개인적으로는 이병헌 역할을 맡은 완표형님과 범수 역할을 맡은 현민이 형님과의 충무로 장면에서 정말 서로 잘 이끌고 잘 받쳐줬던 것 같아요.
이하늬: 전부 배우 뿐만 아니라 스텝의 역할까지 병행했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고생하면서 열심히 한 결과가 잘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김영현: 여기 있는 배우들 모두 연기도 뛰어나고 잘 해주셨죠. 아마 ‘과묵이’가 일등공신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과묵이’는 아버님이 계속 밥을 주는 이장님 댁 강아지인데, 영화촬영이 순조로울 수 있도록 이름만큼이나 과묵하게 있어 준 ‘과묵이’가 최고이지 않나 생각합니다.(웃음)
양현민: 모든 영화에서 주인공이 극을 끌고 가지 못하면 조연들이 아무리 잘해도 작품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홍완표 배우가 너무나도 잘 해줬다고 생각해요. 한 표를 던지라면 완표에게 던질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저도 ‘과묵이’에게..(웃음)
관객: 아버지로 나오셨던 분이 실제 감독님 아버지라고 알고 있어요. 촬영하면서 어땠는지 궁긍합니다.
감독: 저희 아버지가 지금 저도 당황스러울 만큼 평이 굉장히 좋아요.(웃음) 시골에서 생활하시면서 나이도 있으시니까 디렉션을 하나하나 만들어 드려야 할 것 같아 걱정했는데, 오히려 대사를 만들어 오셨어요. ‘야, 이노무 새끼야’가 원래 대사인데 ‘야, 이 잣노무 새끼야’로 해야 느낌이 더 산다고.(웃음) 정말 잘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진행: 마지막으로 인사 한 마디씩 듣고 자리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독: 식상하지만 정말 할 수 밖에 없는 감사하단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3주차 접어들었는데도 이렇게 많은 관객 분들과 대화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허준석: 많은 관객 분들께서 호평 남겨주셔서 감사하고요, 혹시 주변에 아직 안 보신 분들 있다면 홍보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양현민: 오랫동안 이 영화로 관객 분들 만나고 싶은 바람이 있고요. 다음 영화에서도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만날 수 있도록 앞으로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김영현: 1만 관객이 넘으면 공연을 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는데, 꼭 실천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자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홍완표: 주변에도 많은 홍보 부탁드려요. 오늘 영화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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