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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1.개봉 : 내 사랑 유리에 About Film

by amenic 2008. 1. 17.


내 사랑 유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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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 <내사랑 유리에>

역사 이래 이야기가 탄생하고 가장 많은 주제로 삼아진 테마는 바로 ‘영원한 사랑’일 것이다. 만물의 속성이 ‘변화’이고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기 마련인 것이 당연지사인데, 손에 만져지지도 잡히지도 않는 ‘사랑’ 이라면 오죽하겠는가.
 
이 불확실한 감정 ‘사랑’을 인간의 오랜 숙원이자 희망인 ‘영원성’과 결부시켜 사람들은 이상적인 ‘영원한 사랑’의 형태를 동경한다. <내사랑 유리에> 또한 이 ‘영원한 사랑’을 테마로 조용히 노래하고 있다.


‘영원한 사랑’에 대한  기이하고도 신비로운 ‘우화’

“기본적으로 내 영화의 시나리오는 동화에서 기인한다.”고 말하는 고은기감독의 말과 같이 <내사랑 유리에>는 동화 속 이미지로 가득하다.
‘사랑’이라는 모험을 통한 소년의 자아 찾기와 현실성이 퇴색된 신비한 공간 ‘하늘 주유소’와 ‘파파 모텔’과 같은 영화적 공간, 그리고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소년의 행위는 ‘파우스트’를 연상시킨다. 파파모텔의 이층 방을 통해 바라다보는 유리에의 카메라적 시선은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그것과 같고 유리에의 몸을 타인에게 파는 아버지의 모습은 잔혹동화 ‘라푼젤’을 연상시킨다.
 
그림형제의 각색으로 재탄생한 새하얀 동화가 아닌 기이하고 신비스러운 민화들로 가득한 <내사랑 유리에>. 고은기 감독을 통해 <내사랑 유리에>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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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내가 꼽는 <내사랑 유리에> 속 최고의 씬이다!

강희 (동아 역) 

  • 영화 속에 수중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크랭크 인 첫날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수중 씬을 몰아서 촬영했다. 영화 데뷔작이라 긴장도 많이 한 데다 체력적으로도 너무 힘들었는데 촬영 첫 날이라 우는 소리를 전혀 못하고 꾹 참았다. 첫날은 아무래도 스탭들과도 처음 호흡하는 거라 서먹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힘들다는 말 한마디 못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감독님 말씀이 수중 씬이 제일 힘든 장면인데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제일 힘든 부분을 첫날 촬영했다고 하셨다. 그리고 잔뜩 긴장한 내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촬영에 임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첫날일거라고 간파하셨다고 한다. 감독님 영리하시다.(웃음)


고다미 (유리에 역)

  •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은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인 ‘유리에’가 죽는 씬이다. 동아와 유리에가 벌판에서 단둘이 남아 있고 그것을 하늘에서 비행기로 촬영하는 장면 말이다. 영화 속에서는 단 2초 정도의 짧은 장면인데, 그 항공촬영에서는 내 모습이 명확하게 보이는 것도 아니고 단지 멀리서 우리 둘이 작게 비춰질 뿐이다. 하지만 그 장면을 촬영할 때, 모든 스탭과 감독님까지 항공촬영을 하러 가고 벌판에 동아와 단 둘이 남아 있었다. 워낙 너른 평원이라 사람이 있으면 눈에 띄기 때문에 주인공 둘만 남겨놓고 간 거다. 그래서 인지 정말 영화 속 인물인 ‘동아’와 ‘유리에’로 화한 기분이 들어서 좋기도 하고 묘하기도 했다. 진정한 ‘유리에’와 ‘동아’가 된 것 같았다.

김준배 (산도적 역)

  • 아빠와 동아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꼽겠다. 그렇게 물속에서 유영하는 장면들과 같은 영화적 판타지와 현실이 섞이는 상황을 보면서 감독님의 작품에 대한 신뢰가 들었다. 남루한 일상 속에서 그런 마법과 닿는 순간이 현실을 살아가는 힘을 준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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