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끌어안고 갈 수 있을까

 인디피크닉 2017 <업무시간> <수난이대> <천막> <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 자국>  인디토크


일시 2017년 4 9일(일) 오후 1 30분 상영 후

참석 <업무시간> 이시대 감독 / <수난이대> 김한라 감독, 정재광 배우, 최희승 배우, 손용범 배우 / <천막> 이란희 감독, 이인근 배우 / <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 자국> 정일건 감독

진행 신아가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송희원 님의 글입니다.


회사에서 낯선 부서로 발령받고 동료들의 따돌림 속에서 적응해야 하는 ‘대기’(<업무시간>), 인터넷에서 베스트 글로 주목받기 위해 아버지를 조롱하는 아들(<수난이대>), 3,169일 째 천막에서 농성을 하는 해고노동자(<천막>), 동네에 남은 아이들의 흔적을 더듬어가는 유가족들(<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 자국>). 4편의 영화에는 이 시대를 관통하는 각각의 장소가 나온다. 회사와 농성장, 집, 동네가 바로 그곳이다. 부당한 해고에 저항하는 회사 안팎 공간, 갈등하는 아들과 아버지가 살고 있는 집, 국가가 책임지지 않아 소중한 생명을 잃고 슬픔에 잠겨있는 동네. 그 각각의 장소에서 회사 동료는 서로를 미워하고 아들은 아버지를 원망한다. 해고노동자는 서로에게 기대며 버티고 유가족들은 무책임한 국가의 망각에 맞서 기억하려 한다. 노동, 세대, 안전은 영화 속 인물들과 동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주제이기도 하다. 이날 인디토크에는 <업무시간> 이시대 감독, <수난이대> 김한라 감독, 배우 손용범, 정재광, 최희승, <천막>의 이란희 감독과 배우 이인근, <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 자국>의 정일건 감독이 자리를 함께했다.  



신아가 감독(이하 신아가): 작품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먼저 듣겠습니다.



<업무시간> 이시대 감독: 학교 워크숍 작품입니다. 제한된 시간에 최대한 제가 할 수 있는 걸 동원한 작품입니다.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여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많이 신경 써서 만드는 편입니다. 실제로 나온 결과물을 보면 아시겠지만 보여주지 않는 것, 소리를 통해서 정서를 만들어냈습니다. 


<수난이대> 김한라 감독: 배우님들은 ‘일베’하는 분들이 아니고,(웃음) 아주 정상적인 분들입니다. 촬영할 때 되게 힘들어했어요. <수난이대>는 광화문 폭식투쟁에서 시작된 영화예요. 광장에서 본 그들이 그곳에 서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절대 악이란 어떤 것일까, 그렇게 시작해서 그들을 끌어안으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면서 영화를 만들었어요. 정체성과 정치가 우리나라에서는 되게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것 같아요. 극단적인 방식으로 선택하게 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천막> 이란희 감독: 몇 년 전에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이 공연하는 걸 봤어요. 공연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저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장편영화를 계획했고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농성 천막에 취재하러 갔는데 그 과정에서 뭔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천막> 전에 세 편의 단편영화를 만들었어요. 그렇게 단편을 만들다 보니 좀 더 공을 들여서 괜찮은 단편영화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가 출연하는 영화를 만들어보았습니다.


<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 자국> 정일건 감독: ‘망각과 기억’ 프로젝트는 작년 4월, 참사 2주기를 준비하면서 제작된 단편 다큐멘터리 모음이에요. 올해도 “망각과 기억 2”라는 제목으로 묶어서 상영이 진행되고 있어요. <자국>은 “망각과 기억 1” 때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예요. 여러 감독님과 역할을 분담했고 제가 안산에 살고 있어서 동네 이야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신아가: <천막> 출연한 이인근 배우님은 전문 배우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어요. 


<천막> 이인근 배우: 기타를 만들던 노동자예요. 약 십 년 전에 정리해고 됐고 투쟁 진행 중에 있습니다.  


신아가: 지난 12월에 이란희 감독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어요.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또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고요.


<천막> 이인근 배우: 인천에 거점을 두고 투쟁을 하고 있었는데 2015년 9월 3일,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대표 김무성 씨가 쓸데없는 소리를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 했어요. 잘나가는 회사가 강성노조 때문에 문을 닫았다고요. 콜트악기와 콜텍은 강성노조 때문에 국내 공장을 폐쇄한 것이 아니에요. 배를 더 불리기 위해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공장을 짓고 국내 모든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시킨 기업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잘못된 말에 대해 사과를 하라고 요구하면서 자유한국당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어요. 작년 8월 26일, 새누리당 대표직을 사퇴한 김무성 씨에게 사과를 받기는 했어요. 그런데 이미 대표직을 사퇴한 한 개인의 사과일 뿐이었죠. 2015년 발언할 때의 위치와 지금의 위치는 엄격히 다릅니다. 그래서 계속 자유한국당에 사과를 요구하며 농성을 진행하고 있어요. 



신아가: 역시 포스가 남다릅니다. <수난이대> 3인방은 감독님이 앞서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연기를 하면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궁금합니다.


<수난이대> 손용범 배우: 성인이 된 입장에서 고등학생을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아요. 그들의 일상은 어떨까 공부를 했어요. 그리고 감독님이 많은 디렉션을 주셔서 팁을 얻어 연기했어요. 감독님이 저보다 더 많이 공부했더라고요. 


신아가: <수난이대> 주인공인 정재광 배우는 지난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립스타상을 받았죠? 축하드려요. 항상 화가 나 있는 캐릭터라서 분노를 안고 연기하는 게 만만치 않았을 텐데, 어땠나요? 


<수난이대> 정재광 배우: 감사합니다. 일단 ‘진수’의 입장에서 생각했어요. 왜 그런 행동이 나왔는지, 배경과 사회적인 구조를 이해하려고 했어요. 어떻게 하면 감정을 더 체화시킬 수 있을까, 현장에서 느끼는 대로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감독님의 디렉팅도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저는 인물을 맡을 때 1인칭 시점으로 일기를 써요. 그렇게 ‘진수’의 마음을 이해해보려고 했습니다. 


신아가: <수난이대> 최희승 배우는 혹시 극중 역할처럼 금수저는 아닌지요?(웃음)


<수난이대> 최희승 배우: 아닙니다.(웃음)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다 나가는 ‘희준’ 역의 최희승입니다. 일베라는 사이트를 즐기는 고등학생 역할을 어떻게 소화했냐는 질문이었던 것 같은데요, 간단하게 저희가 연습을 한 것이 있어요. 촬영하기 전에 ‘진수’ 역할을 맡은 정재광 배우와 실제로 교복을 입고 PC방에서 일베를 했어요. 가게 직원 분이 저희를 바라보던 눈빛이 잊혀지지 않아요.(웃음) PC방에서 일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데스크에서 손님들이 어떤 사이트에 접속하는지 볼 수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교복을 입고 그 동네에 있는 중·고등학교를 많이 돌아다녔어요. 우리의 실제 학창시절은 어땠는지, 그냥 ‘노는’ 아이들과 일베에 빠진 아이들은 어떻게 다른지 많이 생각해봤어요. 


신아가: <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 자국> 정일건 감독님에게 질문 드릴게요. 출발은 했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것 같아요. 저희는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나오는데 직접 촬영하며 이야기를 들은 감독님의 심정은 어땠을지 짐작이 안 된다고나 할까요. 이 영화를 만들 때 세운 원칙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 자국> 정일건 감독: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후, 관련된 여러 가지 영상들이 많이 나왔죠. 부모님의 얼굴을 보여주거나 유품, 과거 사진을 내세우는 영상들이 많았는데 그 친구에게만 해당하는 일처럼 이미지화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얼굴들이 등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원칙을 세우게 되었어요. 처음 계획으로는 사실 세월호 이야기도 하지 않으려했어요. 그러나 가족 분들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수정되었어요. 결국 세월호 이야기로 조금 더 파고들어간 측면이 있어요. 애초 계획은 참사와 관련된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지시되는 것에 대한 반감이랄까요? 이 작업은 무언가를 이미지로 지시하지 않으려는 다짐이에요. 



신아가: 마무리로 와주신 분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업무시간> 이시대 감독: 보신 것처럼 제가 만든 작품들은 영화라고 말하기 좀 애매하기도 합니다. 계속해서 영화 같지 않은 것들과 영화 같은 것들을 공부하고 있어요. 대학원에 다니고 있고 올해 8월에 장편영화를 작업하려고 합니다. 


<수난이대> 김한라 감독: 이 힘든 영화들을 보느라 많이 힘드셨을 텐데, 저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래도 희망은 가져볼만하지 않을까’라고요. 나중에 ‘이 세계를 어떻게 더 끌어안을까’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관객 여러분들도요. 이제 장편을 준비할 거고요, 다음에 더 좋은 영화로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난이대> 손용범 배우: 관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이 많이 필요합니다.(웃음) 감사합니다. 


<수난이대> 정재광 배우: 오디션을 보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계속 건강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수난이대> 최희승 배우: <수난이대>를 통해 작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처음으로 GV에 참여했는데, 앞으로도 더 많은 독립영화 작품들을 통해서 GV에 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에도 왔으면 합니다.(웃음) 지금 ‘연애 플레이 리스트’라는 웹드라마 준비 중인데 심심한 분들 많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더 많은 작품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천막> 이란희 감독: 영화 만드는 일이 저는 아직 익숙하지 않아요. 다음 작품을 만들려고 하고는 있는데 잘 안 돼서 약간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잘 풀어가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천막> 이인근 배우: 와주셔서 감사드려요. 콜텍 노동자들이 하루 빨리 현장으로 돌아가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기타를 만들 수 있게 많은 응원과 지지 부탁드려요. 정리해고제도, 비정규직법 등의 문제에 관해 관심을 많이 가져주세요. IMF 시작되면서 도입된 법과 제도가 지금에 와서는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착취하는 하나의 도구로 변했어요. 이러한 것들은 더 이상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죠. 폐지운동에 같이 동참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 자국> 정일건 감독: 생계도 유지해야하니 세월호와 관련이 없는 다른 작업을 하고 있어요. 마음 한켠에 미안함이 있어요. 많은 독립다큐멘터리 감독들이 지금 세월호에 가서 촬영 중입니다. 앞으로의 작업들에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저도 도울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끝까지 같이 하려고 해요. 



각각의 영화에서 어떤 장소는 쫓겨나야 할 공간이 되고 어떤 장소는 3,169일간 해고노동자들의 거처가 되고 또 어떤 장소는 부자지간의 애증의 공간이 된다. 그리고 어떤 장소는 아이들의 흔적이 여전히 슬픔으로 남아있는 공간이다. 위태로운 공간, 저항의 공간, 갈등의 공간, 아픔의 공간. 각각의 장소에서 이야기하는 노동과 세대, 우리 사회의 망각과 기억. 우리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이것들을 <수난이대> 김한라 감독의 말처럼 우리는 어떻게 끌어안고 갈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본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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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연대에 관한 이야기  2017 으랏차차 독립영화 <여름밤>, <천막>  인디토크


일시 2017년 2월 11일(토) 오후 2 상영 후

참석 <여름밤> 이지원 감독, <천막> 이란희 감독

진행 차한비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원




*관객기자단 [인디즈] 송희원 님의 글입니다.


자신의 삶이 타인에 의해 피해 가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청년세대. 그 치열한 경쟁사회 한가운데에 살고 있는 고3 수험생 ‘민정’과 민정의 과외 선생님이자 취업준비생인 ‘소영’. 어느 날 민정은 소영에게 과외 시간을 바꿔달라고 부탁하고 그 요청을 무시할 수 없었던 소영은 그걸로 인해 자신의 일상이 무너지는 상황을 겪게 된다. 자신의 선택과 그로 인한 변화를 감수하면서도 인간다운 관계를 선택한 두 인물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여름밤>.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의 3,169일째 날의 천막 농성장. 직장을 잃고 가장의 역할까지 잃은 세 명의 노동자에게 어느 날 터무니없는 소송비용 청구서까지 배달된다. D-1가 아닌 D+1, D+2, D+3….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장기전이 되어버린 투쟁에서 노래하고 연대하고 오직 옆에 있는 사람들을 의지하며 천막을 지키는 세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천막>.

서로 다른 듯 같은 상황, 같은 처지에 놓인 두 영화의 인물들을 통해 관객은 현대사회에서 너무 낯설고 어색해진 ‘연대’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너무 거대하고 어려워 보였던 연대의 모습이 영화를 통해 어떻게 가장 구체적으로 관객에게 다가올 수 있는지 <여름밤> 이지원 감독과 <천막> 이란희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차한비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원(이하 진행): 작년 한 해 여러 영화제를 통해 상영되었고 여러 사람들에게 화제작으로 거론되고 또 상도 많이 받은 작품들이에요. 어떻게 보면 두 영화가 다른 모양새지만, 이렇게 같이 놓고 상영하니 닿아있는 지점도 많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두 영화가 시간과 연대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또 그 속에서 좋은 어른으로 산다는 게 뭘까, 괜찮은 사람으로 산다는 게 뭘까, 이런 고민을 던져주는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시나리오를 구성하게 되었는지,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지원 감독(이하 이지원): 이 영화로 작은 연대를 통한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어른으로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살아야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었어요. 요즘 사회적으로 작은 손해도 용납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그 속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야기 하고 싶어서 시나리오를 썼어요. 그런 지점이 잘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었나 생각해요. 


이란희 감독(이하 이란희): 어떤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정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어요. 2013년에 콜트콜텍 밴드 분들이 공연하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된 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콜트콜텍 투쟁 이야기를 장편 시나리오로 작업했는데 잘 안 풀렸어요. 시나리오를 쓰려고 자주 천막에 가서 인터뷰를 했죠. 그런데 아저씨들이 인터뷰할 때 말이 되게 짧으세요. 받아 적을 만한 것이 별로 없더라고요.(웃음) 아저씨들과 더 오래 만나려면 뭔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천막> 전에 단편영화 3편을 더 찍었어요. 그렇게 영화를 같이 찍다 보니까 아저씨들과 영화제 같은 데에서 상영할만한 단편영화를 찍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장편 시나리오가 잘 안 써졌고요. 그래서 <천막>을 단편으로 만들게 되었어요. 아저씨들이 겪은 이야기들로 만들었고, 그래서 자극적인 사건들은 피해갔어요. 그러다 보니 일상 중심으로 영화가 진행된 것 같아요. 


진행: 내가 나를 연기한다는 게 어떤 연기보다 힘든 것 같아요. 세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합이 잘 맞았어요. 작년 대구단편영화제에서 <천막>으로 세 분이 연기상도 받으셨잖아요. 그때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그때의 수상 소식과 수상 소감이 되게 감동적이었거든요.


이란희: 대구단편영화제는 연기상, 촬영상, 작품상 등을 영화제에 출품한 감독끼리 모여서 반장 투표하듯이 뽑아요. 그때 제가 투표하는 자리에서 다른 감독님들한테 연기상에 <천막> 투표 좀 해달라고 사정했어요.(웃음) 많은 감독님들이 이 세 분이 처한 현실과 연기하는 모습에서 감동하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어서 표를 준 것 같아요. 수상 소식을 콜트콜텍 아저씨들께 전하니 매우 기막혀하면서 영화제에서 어떻게 자기들한테 연기상을 주냐고 했어요.(웃음)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을 받으신 적이 있어요. 음악가들이 연주할 수 있도록 기타를 만든 노동에 대한 감사 형태로 공로상 비슷하게 받은 거예요.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이 본인들이 생각하기에도 좀 부끄럽고 프로 배우들한테 미안하기도 했나 봐요. 대구단편영화제에서 수상 소감으로 열심히 살라는 격려와 지지로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도 그때 객석에 앉아 있다가 좀 울컥했어요. 무뚝뚝한 분들인데 불쑥불쑥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걸 보게 돼요.


진행: 오늘 저도 영화 보면서 또 울컥했어요. 여러 가지 생각과 마음이 오고 가는 영화인 것 같아요. <여름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 묻고 싶어요. 연기가 인상적이어서 필모그래피를 찾아봤어요. 그런데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어떻게 캐스팅하게 되었나요? 또 대사가 많지 않고 배우들이 이끌어가는 공기가 큰 영화여서 감독님이 적극적으로 디렉팅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지원: 소영(한우연 분), 민정(정다은 분) 둘 다 연기경험이 별로 없는 친구들이에요. 한우연 배우는 연기를 전공하는 대학생이었고 정다은 배우는 저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어요. 그 전에 영화를 한 편 정도 찍은 상황이었고요. 다은 배우는 그 전에 제가 봤던 영화에서 인상적이어서 캐스팅했고요, 소영 역할은 오디션을 굉장히 많이 봤어요. 민정 역 캐스팅이 먼저 되었고 거기 맞춰서 소영 역을 뽑았어요. 두 인물이 알게 모르게 외적인 생김새가 닮아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조합을 잘 찾기 위해 오디션을 꽤 많이 봤어요. 가장 먼저 한우연 배우 오디션을 봤어요. 처음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인상에 남았죠. 그 후에 열 명이 넘는 배우들을 만나보았는데, 이 둘의 느낌이 비슷해서 최종적으로 둘을 조합했어요. 연기 디렉팅은 현장에서 하기보다 사전에 많이 만나서 이야기했어요. 셋이 같이 만나 이런저런 사적인 이야기도 하면서 서로의 생각이 어떤지, 전체적인 영화의 느낌이 어떤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요. 많은 부분 합의를 보고 들어갔기 때문에 배우들이 알아서 잘 해줬어요. 


진행: <여름밤> 속 주황색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둘이 나란히 배낭을 메고 걸어가는 모습 등 두 배우의 투샷이 나올 때마다 찡했어요. 음악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음악감독님이 이 영화를 위해 음악을 따로 만들었나요?


이지원: 학교 후배에요. 원래 음악 전공은 아닌데, 영화를 하면서 음악도 같이 하는 친구예요. 확실히 영화를 하는 친구라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 영화적 감성을 훨씬 더 잘 파악하고 이해하는 강점이 있어서 제가 부탁했고 잘 만들어 줬어요. 



진행: 두 감독님 전작을 비롯해 약자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평소에도 계속 그런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내는지, 그래서 시나리오도 그러한 방향으로 발전되는 건지 궁금해요.


이지원: <여름밤> 전에 찍은 두 단편에서도 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있었어요. 전부터 20대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영화를 찍을 때 자연스럽게 그런 주제를 많이 생각하면서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20대를 보냈고, 그런 불안감을 가졌기 때문에 관심이 많아지지 않았나 생각해요. 


진행: 예전에 본 이지원 감독님의 <푸른 사막>(2011)도 오래 인상에 남았어요. 대사도 많지 않고 등장인물도 거의 없는 15분 남짓의 짧은 단편영화인데, 일자리를 구하는 여성의 한나절을 다뤘어요. 나중에 관객 분들도 기회 되면 꼭 한번 보면 좋겠어요.  


이란희: 드라마를 볼 때마다 작가들은 저 등장인물을 도대체 어떻게 알았을까 하는 신기함과 궁금증이 있어요. 예를 들면 대기업 간부, 상무, 전무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알까? 한 번이라도 만나봤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웃음) 어쩌다가 국회토론회 같은 데 가면 옆방에 국회의원들이 잠깐 들락거리는 걸 보기는 하지만, 그 외에는 같이 이야기를 나누거나 밥을 먹거나 하는 그런 경험은 거의 없어요. 제가 노는 물 자체가 이미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가 거의 없는 환경이에요. 그래서 보고 듣고 사는 게 저랑 비슷한 분들, 소위 사회적 소수자라 일컬어지는 분들을 자주 봐요. 또 제가 시나리오를 쓰는 방식이 관찰에 의존하는 방식이어서 상상 혹은 전혀 모르는 세계, 예를 들면 조선 시대 보물섬이나 해적선 같은 걸 조사해서 이야기를 하는 쪽으로는 거의 발달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관찰한 것을 중심으로 쓰다 보니까 저랑 비슷하게 힘도 없고 돈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외국인이든 오랫동안 천막에서 농성하는 분들이든 제가 그분들에게 관심을 가졌다는 것은 저와 뭔가 비슷한 점을 느꼈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라 생각해요. 


진행: 이란희 감독님의 <파마>(2009), <결혼전야>(2014)도 인상 깊게 봤어요. 이주민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파마>와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 속에서 유쾌한 지점을 잡아낸 <결혼전야>도 관객 분들이 나중에 함께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최근에는 어떤 것들을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이지원: 장편 시나리오를 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와 조금 다른 방식의 상업영화를 준비하고 있어요. 상업영화 시나리오는 처음이라 배우면서 쓰고 있어요. 지금까지 관심 있었던 주제, 제 강점들을 잘 녹여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란희: 콜트콜텍 장편을 쓰려고 하다가 지금 단편을 찍은 상황이에요. 사실은 <천막>이 1박 2일 짧은 이야기여서 담고 싶은 걸 많이 못 담았어요. 아저씨들도 영화 <카트>(부지영, 2014)처럼 카트 쫙 밀고 들어가는 그런 장면 없냐, 용역들이 와서 막 싸우고 문자로 해고당하는 장면 넣어야 관객들이 좀 알지 않겠냐 하면서 굉장히 원하셔요.(웃음) 콜트콜텍에 대해 조사한 세월이 있기 때문에 단편으로 마치기가 아까워요. 그동안 한 10개 정도 버전으로 써봤어요. 그런데 그것들이 10년 동안의 투쟁을 몰아넣은 다큐멘터리 같아서 주저돼요. 어떻게 하면 상영시간 100분 남짓을 투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등장인물과 같은 문제를 겪는 마음으로 영화를 볼 수 있게 만들까, 어떤 이야기가 그릇이 되면 그게 가능할까 고민하고 있어요. 꼭 장편이 아니더라도 단편이든 중편이든 못 다한 이야기를 더 할 수 있다면 영화 길이와 상관없이 써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에게 제작비를 준다는 사람이 없어서 꼭 써야 한다는 부담은 없어요.(웃음)



진행: <천막>을 왜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영화로 만들었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죠?


이란희: 미디액트에서 다큐멘터리 수업을 들은 적이 있어요. 제 인성으로는 다큐멘터리를 도저히 만들 수 없겠더라고요. 친한 친구 세 명을 인터뷰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던 중에 ‘너는 왜 알코올 중독이면서 마누라를 그렇게 힘들게 하느냐’는 핵심적인 질문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질문을 정말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콜트콜텍을 다큐멘터리로 찍는다면 아저씨들에게 별별 이야기를 다 물어봐야 했겠죠. 투쟁이 실제로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는 다른 매체를 통해 알 수 있어요. 다큐멘터리에서 관객들이 기대하는 것은 ‘그래서 가정사는 어떻게 됐지?’, ‘그래서 인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이 바뀌었지?’ 이런 것들일 텐데, 아저씨들한테 그런 답변을 속 시원하게 받기도 쉽지 않지만, 제가 담이 크지 않아서 그런 직설적인 질문을 던지기는 힘들 것 같았어요. 이미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 관련 다큐멘터리가 여러 편 나와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굳이 제가 인성에도 맞지 않는 다큐멘터리를 할 필요가 없고, 또 잘 만들 거란 보장도 없지요. 극영화라는 형식이 사람 대 사람을 만나는 기분으로 볼 수 있는 형태인 것 같아서 극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진행: 감사합니다. 마지막 인사 한 말씀 부탁드려요. 


이지원: 주말에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이란희 감독님과는 작년에 영화제에서 꽤 많이 뵈었어요. 대구단편영화제 연기상에 주저 없이 투표했을 정도로(웃음) <천막>은 굉장히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감독님 전작들도 재밌게 봤는데, 이렇게 같이 상영을 하게 되어서 기분 좋아요. 추운데 조심히 돌아가세요. 


이란희: <여름밤>을 네 번 봤는데, 볼 때마다 느껴요. 사실 연대라는 말이 갖는 무게가 엄청나게 크잖아요. 조금 불편해지거나 본인의 몫을 가지지 못하면서도 인간다움을 선택하는 순간들이 연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 선택을 하는 주인공에 대해서, 저랑 나이 차는 20년 나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 굉장히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취업준비생들에 대한 영화는 엄청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인물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어떤 마음에서 그런 선택을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가져온 결과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이렇게 진지하게 접근하는 영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천막>에는 주인공이 할 수 있는 윤리적 선택과 관련한 고민 같은 게 빠졌다는 생각도 들고요. 제 영화에 대해 부족함을 많이 느끼게 해주는 영화였다고 느껴요. 영화제들이 거의 끝나가는 상황에서 <여름밤>, <천막> 두 영화를 함께 틀 기회를 갖게 되어 기분이 좋았어요. 오늘 바깥에 집회도 있는데, 보러 와주신 관객 분들께 감사드려요.



추운 겨울, 영화가 상영 중인 극장 밖 멀지 않은 곳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촛불을 든 시민들의 연대가 한창이다. <여름밤> 가방 양 끈을 가슴 쪽으로 가깝게 끌어당기고 나란히 걷는 두 주인공과 장기전이 되어버린 투쟁현장에서 서로를 위로하며 의지해 나가는 <천막>의 세 노동자의 모습이 닮았다. 그리고 그 인물들은 지금, 여기 촛불을 든 시민들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두 영화의 인물들은 같은 시간, 같은 처지로 우리 앞에 마주 서 있는 것이다. 두 영화의 인물들과 극장 밖 시민들이 든 촛불이 뿜는 그 연대라는 따뜻한 온기가 극장 안까지 전해지는 듯하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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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    목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

감    독   김선

출    연   포돌이, 정아영, 강석, 이란희, 송연수

장    르   정치 풍자 코미디

배    급   ㈜인디플러그

러닝타임   74분

등    급   청소년관람불가

개    봉   2015년 9월 10일

영화제   2010년 인디포럼 신작전 초청

            2010년 서울독립영화제 장편부문 초청

            2011년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부문 초청

            2011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영화 쇼케이스 초청

            2012년 파리한국영화제 페이사쥬부문 초청


 SYNOPSYS 

대한민국 법과 질서의 수호자, 포돌이는 또 하루를 시작합니다.

어머니께 문안인사를 드리고, 체력단련을 위해 아침운동을 합니다. 비록 다리가 없지만, 상체운동을 힘차게 합니다. 맥아더의 아버지의 기도를 읽으며 아버지를 생각해봅니다. 아버지를 생각하니 온몸에 더 힘이 납니다. 더 열심히 팔과 목, 허리를 흔들어봅니다. 다리는 없어서 못 흔들지만 말입니다.

포돌이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준비해온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다리입니다. 거의 완성단계인 이 다리는 아버지를 만나러 갈 때 장착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내일 만나기로 했습니다. 이 완성된 멋진 다리를 하고 아버지를 향해 당당히 걸어나갈 생각을 하니 벌써 마음이 벅차오릅니다. 

자, 다리를 완성해야 합니다. 포돌이는 작업에 몰두합니다. 

앗! 그런데 어디선가 쥐들이 나타나 다리를 갉아먹기 시작합니다. 아버지께 보여드릴 늠름한 다리를 쥐새끼들이 갉아먹기 시작합니다. 포돌이는 분노합니다. 포돌이는 쥐새끼들과 전쟁을 벌이기로 결심합니다.


 Director's comment 

대한민국은 자가당착적인 국가이다. 경찰은 시민들을 보호하기엔 너무나 유아적이고, 정치인들은 시민들을 대변하기엔 너무 탐욕스럽고, 시민은 통제 당하기엔 너무나 폭발적이다. 대한민국의 아버지는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국가적 모순이 시민들의 분노를 자극할 것이다. 자, 이제 이 폭발을 구경하러 가자.

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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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    목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

감    독   김선

출    연   포돌이, 정아영, 강석, 이란희, 송연수

장    르   정치 풍자 코미디

배    급   ㈜인디플러그

러닝타임   74분

등    급   청소년관람불가

개    봉   2015년 9월 10일

영화제   2010년 인디포럼 신작전 초청

            2010년 서울독립영화제 장편부문 초청

            2011년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부문 초청

            2011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영화 쇼케이스 초청

            2012년 파리한국영화제 페이사쥬부문 초청


 SYNOPSYS 

대한민국 법과 질서의 수호자, 포돌이는 또 하루를 시작합니다.

어머니께 문안인사를 드리고, 체력단련을 위해 아침운동을 합니다. 비록 다리가 없지만, 상체운동을 힘차게 합니다. 맥아더의 아버지의 기도를 읽으며 아버지를 생각해봅니다. 아버지를 생각하니 온몸에 더 힘이 납니다. 더 열심히 팔과 목, 허리를 흔들어봅니다. 다리는 없어서 못 흔들지만 말입니다.

포돌이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준비해온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다리입니다. 거의 완성단계인 이 다리는 아버지를 만나러 갈 때 장착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내일 만나기로 했습니다. 이 완성된 멋진 다리를 하고 아버지를 향해 당당히 걸어나갈 생각을 하니 벌써 마음이 벅차오릅니다. 

자, 다리를 완성해야 합니다. 포돌이는 작업에 몰두합니다. 

앗! 그런데 어디선가 쥐들이 나타나 다리를 갉아먹기 시작합니다. 아버지께 보여드릴 늠름한 다리를 쥐새끼들이 갉아먹기 시작합니다. 포돌이는 분노합니다. 포돌이는 쥐새끼들과 전쟁을 벌이기로 결심합니다.


 Director's comment 

대한민국은 자가당착적인 국가이다. 경찰은 시민들을 보호하기엔 너무나 유아적이고, 정치인들은 시민들을 대변하기엔 너무 탐욕스럽고, 시민은 통제 당하기엔 너무나 폭발적이다. 대한민국의 아버지는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국가적 모순이 시민들의 분노를 자극할 것이다. 자, 이제 이 폭발을 구경하러 가자.



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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