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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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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에 대한 가장 분명한 저널리즘  〈주전장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9년 7월 18일(목)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미키 데자키 감독

진행 달시 파켓 평론가

 통역 황혜림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성현 님의 글입니다.

**해당 인디토크는 영어로 진행되었으며, 통역에 기반하여 기록하였습니다.





얼마 전 일본이 반도체 핵심 부품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하면서 반일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에 상응하듯 일본군 위안부’(성노예) 문제에 관한 한일 갈등을 그리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이 상영되는 인디스페이스는 전석 매진을 기록한 모습이었다. 관객들로 꽉 찬 상영관에서는 영화 상영 내내 탄식과 조소가 터져 나와 공간에 무겁게 머물렀다. 미키 데자키 감독과 달시 파켓 영화 평론가가 함께 한 관객과의 대화 역시 불꽃 튀는 현장이었다. 서로 충돌하고 또 지지하는 의견들 속에서 미키 데자키 감독은 자신이 내린 결론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대신,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이 계속해서 뜨거운 토론을 이어가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이면서. 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우리는 우리가 서 있는 곳이 주전장(主戰場)이 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달시 파켓 영화 평론가(이하 달시 파켓): 반갑습니다. 영화 평론가 달시 파켓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미키 데자키 감독(이하 미키 데자키): 안녕하세요. 오늘 아주 긴 영화를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두 시간동안 영화 속에서 제 목소리를 들으셨기 때문에 지겨울 수도 있으실 텐데요(웃음), 최대한 흥미롭게 답변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달시 파켓: 오늘 굉장히 많은 관객 분들이 와주셨는데요, 많은 질문 역시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 제 질문으로 시작을 하고, 이어서 관객 분들의 질문을 받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가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사실 감독님께서는 영화를 학교에서 정식으로 배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감독님의 열정으로부터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 어느 한 쪽이 아니라 두 양 진영의 논의를 충분히 전달하는데 주안점을 뒀기 때문에, 그 점이 보기 드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질문은 단순할 수 있지만, 영화를 만드실 때 어떤 사람들을 관객으로 설정하고 만드셨는지 궁금합니다.

 

미키 데자키: 흥미로운 대답은 아닐 수 있지만, 먼저 한국과 일본 양국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길 기대했습니다. 아무래도 양국이 위안부문제에 관해서는 가장 많은 열기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젊은 관객 분들이 많이 보길 바랐습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통로를 통해 정보를 얻고, ‘위안부문제에 대해서는 책이나 연구를 읽지는 않는 편인데요. 그래서 영화를 만들면서 가능한 흥미로운 방법으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달시 파켓: 사실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할 때 우리는 감독이 어떤 진실을 진지하게 다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 다큐멘터리에서는 거짓말을 하기도 쉬운 데요감독이 영화에 대한 전적인 통제(선택)권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어떤 것을 담고 어떤 것을 담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선택권이 있는 것이죠이 영화 같은 경우 양쪽의 서로 다른 두 진영에서 저항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요진실을 대변하는 사람으로서그리고 감독으로서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태도를 취하셨나요?

 

미키 데자키: 영화를 만들면서아무래도 영화가 나오고 나면 각 양쪽에서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었습니다그런데 어떤 논쟁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노예라던가 강제징집’ 이런 용어에 대해 각 집단이 갖고 있는 생각과 상상에 근거해서 논의할 때가 많습니다제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법적으로 각각의 단어가 어떤 뜻을 갖고 있는가.’ 즉 법에 근거하여 단어를 정의해나가는 것이었습니다그래서 노예나 강제징집이라는 단어가 국제법상에서 어떤 뜻을 갖는지가 중요한 것이었고요그런 국제법의 규정에서 저의 피난처를 찾았다고 할까요어떻게 보면 그것이 제가 내린 영화의 결론에 대한 근거가 되어줬다고까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결국 양쪽에서 비판을 받을 수는 있지만적어도 영화 속에서 제가 서 있는 곳이 어딘지에 대해서는 명백하게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달시 파켓: 이미 영화를 만들기 전부터 공격의 대상이 되신 적이 있는데요. 인터넷상에서나 미디어에서의 공격을 받고 어떤 마음이 드시는지 궁금합니다.

 

미키 데자키: 사실 처음 공격을 받았을 땐 굉장히 무서웠습니다. 사람들이 너를 죽일 거야.’라고 협박하는 말을 하는 것도 무서웠지만, 그보다 더 무서웠던 건 제가 어디에 사는지, 또 제 어머니는 어디 사는지와 같은 개인정보들이 유출되는 것이었습니다. 두려움에 누군가 저를 기찻길로 떠미는 악몽을 꾸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만드는 과정 내내 스스로에게 묻곤 했습니다. ‘정말 내가 죽더라도 이 영화를 만들고 싶은가? 죽음을 불사해도 괜찮은가?’ 그러나 그것에 대한 저의 답은 죽고 싶지는 않다였습니다(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이런 영화를 만들어 이런 문제에 대하여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중요한 것은 한국 사람이든, 일본 사람이든, 미국 사람이든.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권력을 가진 사람이든 아니든 권력자를 비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도 사실은 우리의 손을 통해 그 자리에 있게 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미디어 등을 통해 충분히 비판할 수 있고 점검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도 죽고 싶지는 않습니다만(웃음), 적어도 이 영화를 만들 가치는 충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달시 파켓: 어떻게 보면 일본인 입장에서는 일본계 미국인인 감독님이 아웃사이더(외부인)라고 여겨질 수 있을 것 같고, 또 한편으로는 인사이더(내부자)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 감독님의 위치가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어떻게 작용하셨나요?

 

미키 데자키일단 제가 일본사람들이나 일본사회에 대해서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는 점,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인사이더, 즉 내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 대한 저의 애정은 저만의 방식으로 영화 속에서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반일본적이라는 얘길 듣기도 합니다만, 최근에 트위터에서 이 영화가 자신이 지금까지 봤던 영화 중 가장 친일본적이라는 평을 들은 적 역시 있습니다. 일본과 일본인에 대해 진지하게 염려하고 애정을 갖고 있는 게 보였다는 이유였습니다. 그게 어찌 보면 저의 의도와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로 일본 사람들에게 금기시되고 터부시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외부자로서의 위치와 역할이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중성, 양면성을 가지고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달시 파켓: 그럼 이제 관객 분들에게 질문을 받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관객: 안녕하세요. 영화 잘 봤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위안부' 이슈에 대해서 한 입장을 가진 사람과, 또 그 반대의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나오는데 순서와 자료를 조금만 바꾸면 이 영화가 가진 입장과는 정반대의 영화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아시아 평화국민기금’(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이란 게 있잖아요. 일본에서 한국 '위안부'들에게 사과를 하고 보상을 하기 위해 마련한 기금인데, 영화를 보면 이렇게 '위안부'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나서고 있는 일본의 입장에 대해서는 전혀 나오지 않고, 오히려 이를 왜곡하기 위한 액션만 보여주는 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이에 대한 감독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미키 데자키: 먼저 순서와 자료를 조금만 바꾸면 정반대 결론의 영화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는데, 저는 순서와는 상관없이 더 강하고 설득력 있는 논쟁이 분명 영화 속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말씀해주신 아시아 평화국민기금은 자세히 언급되진 않아도 영화의 일부 장면으로 등장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아시아 평화국민기금은 국가의 공식적인 기금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일본 측에서 물리적인 책임을 지는 의미의 기금이긴 합니다. 모금을 일본 정부가 주도하고 기금에도 일본 정부가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공식적인 기금이라고 볼 수 없는 이유는, 정부가 법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진행한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관객(일문학자 박유하): 박유하라고 합니다. 오늘 영화에 잠깐 출연을 했었기 때문에 출연한 입장에서 저를 다뤘던 방식에 대해서 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영화에 나온 책은 오늘 다루신 양쪽의 입장을 모두 비판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를 인터뷰하러 오셨을 때 저는 이 이야기를 분명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편집을 하실 때 그런 인식이 있으셨는지, 인터뷰에 대한 감독님의 편집 의도에 대해 궁금합니다.

 

미키 데자키: 우선 박유하님의 인터뷰를 썼던 이유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하여 한국에서 서로 다른 관점으로 인한 갈등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물론 박유하님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간에 의견차와 갈등이 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제 나름으로는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각 인터뷰이들이 정말 하고자하는 말의 본질, 그 정수를 담아내려고 함과 더불어 전체적인 맥락에서 가장 핵심적인 논의를 전달하려고 했는데 그런 점에서 균형을 잡기가 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영화를 보시고 인터뷰가 다뤄진 방식에 불편함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점에서 한계가 있지만 저로썬 앞서 말씀드린 것들 사이에서의 균형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관객: 감사합니다. 영화가 속 시원해서 사이다 같았어요. 모두가 동의할 순 없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너무 좋았어요. 구글에 쳐서 알 수 있는 정보들도 많지만, 그렇게는 알 수 없는 인터뷰 내용이나 의견들이 이 영화에 담겨 있잖아요. 감독으로서 쉽지 않으셨을 텐데 이런 용기를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느끼셨겠지만 이 영화를 보고 탐탁치 않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웃음), 앞으로 감독님의 행보가 궁금해요.

 

미키 데자키: 사실 꼭 한쪽 진영에서 뿐만 아니라, '위안부' 해결을 위해 활동하시는 지지자분들에게도 비판을 받습니다. ‘왜 이걸 안 넣었어요.’, ‘왜 저 사람 인터뷰를 안 했어요.’하는 말들을 양쪽에서 듣곤 하죠. 그런데 사실 그럴 때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시간짜리 영화이다 보니 모든 것을 다 담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역사(기록)를 자기 뜻대로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과 이에 지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가에 대한, 제가 영화 속에 가져가고자 했던 뼈대는 지키려고 합니다. 사실 자주 듣는 질문이 이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었나 하는 것인데요. 저는 인터뷰를 할 때마다 인터뷰이들이 각자 본인의 관점을 가장 잘 드러내는 영화가 만들어지길 바란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모두를 실망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영화를 만들었죠(웃음). 사실 이 문제에 대한 영화를 만든다는 게 정서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고요. 결국은 계속해서 주먹으로 맞듯이 펀치를 당하고 맷집을 키워가면서 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관객: 정말 흥미롭게 잘 보았습니다. 과거 위안부문제를 다룰 때에는 반대 입장을 가진 일본 우익 측은 목소리만 등장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이 영화에서는 일본 우익들이 인터뷰를 매우 편하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나와서 오히려 그들이 힘을 가지게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가진 논리는 그다지 일관적이지 않음에도 불구 다큐멘터리 촬영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응한 느낌도 드는데, 그런 부분을 예상하셨나요?

 

미키 데자키: 우선 논리적이지 않다고 느껴졌다는 것이 흥미로운데요, 보통 일본 우익 성향의 역사수정주의자들이 위안부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지지자들은 굉장히 정서적인 접근을 하고, 증언의 일관성이 없으며 비논리적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또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에는 서류와 증거가 있다며 스스로 논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들의 논쟁이 비논리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해당 논의의 근거가 일본인은 우월하다는 사상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선조들이 학살이나 전쟁 중 강간과 같은 일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믿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를 쌓아나갑니다. 학술대회, 심포지움에서 일본의 명예를 수호한다는 명제를 쓰기도 합니다. 그들은 이 영예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데요. 어떤 면에서는 그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이 부분이 제가 그들이 비논리적이라고 느낀 부분입니다. 어찌 보면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이라면 환영했던 듯합니다. 또 제가 일본계 미국인이기 때문에, 이 이슈에 관해서는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었다고 할까요. 그래서 이 인터뷰를 반기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달시 파켓질문 주신 분들, 그리고 시간이 없어 질문을 다 하시지 못했던 분들도 오늘 영화를 보신 마음을 SNS에 많이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영화가 이야기하는 것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함께 보고 이야기 할 이유는 많을 테니까요. 오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키 데자키: 오늘 이 영화를 보러 와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어쩌면 갖고 계신 생각이나 관점에 도전이 될 수 있는 그런 영화지만, 그럼에도 영화를 보시고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과 함께 계속 토론을 이어가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제 결론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이 영화를 보신 여러분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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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5 소소대담]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영화에 대하여 


참석자: 김정은, 성혜미, 송은지, 오윤주, 이성빈
('소소대담'은 매달 진행되는 인디즈 정기 모임 중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송은지 님의 글입니다.



영화는 각박한 생활의 탈출구가 되기도 하지만, 스크린 앞에서 마음 편히 웃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극장의 관객들은 다같이 웃고 있는데 혼자 웃지 못하는 경험은 영화가 대상을 어떻게 그리는지, 웃지 못하는 자신은 그 대상과 어떤 지점을 공유하는지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누구도 상처 받지 않고 관객이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는 영화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 독립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5월의 인디즈 소소대담에는 객석에 앉아 혼자만 웃지 못했던 경험에 대한 이야기, 영화를 보며 웃는다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리뷰] 〈굿바이 마이 러브NK: 붉은 청춘〉: 역사 바깥의 존재들을 기억하는 법

[인디토크] 굿바이 마이 러브NK: 붉은 청춘〉: 뜨거웠던 청춘들의 올곧은 온기를 기억하며


 

성혜미: 이 영화를 보고 레이 초우의 원시적 열정이라는 책이 떠올랐어요. 원시적 열정이라는 책이 제3세계 영화를 중점적으로 다뤄서 이 영화와 딱 맞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 영화는 원시적 열정에서 이야기하는 그들다움’, ‘마치 그들이라면 이럴 것 같은이야기라고 할까요? 그들이라면 이랬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재현해내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웠어요. 되게 좋은 주제이지만, 그 주제를 다루는 방식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지점에서 더 나아가 영화뿐만 아니라 대상을 담는 카메라 자체가 윤리적이지 못한 도구일 수 있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윤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돼요.

 

김정은: 김소영 감독님의 망명 3부작흐름에서 마지막 이야기를 완성하다보니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제목도 인상적이었어요. 인디토크에서 감독님께 여쭤봤는데, ‘붉은이라는 워딩이 위험할 수 있어서 고민을 좀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송은지: 저는 이 영화를 재작년에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봤어요. 그땐 좀 더 역사적인 사건을 중점적으로 봐서 서사 그대로를 받아들였는데, 이번에 두 번째로 보니까 이렇게까지 소리를 높여서 이야기 하는 사람들의 심정은 뭘까 궁금해졌어요. 왜냐하면 저희 같은 90년대, 00년대생들은 아파트 키드라 불리면서 날 때부터 아스팔트에 발을 딛고 태어나 는세대고, 고향이라는 개념이 사실 거의 없잖아요. 특히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서 계속 도시를 이동하며 살아왔어서 고향이라는 개념이 심금을 울리고, 꼭 돌아가고 싶은 곳이라는 생각은 없거든요. 그런데 이들은 왜 이렇게까지 애틋해하면서 고향에 대한 생각을 놓지 못할까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오윤주: 관람 후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제가 영화에 대해 놓쳤던 부분도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더라구요. 저는 되게 새로운 이야기여서 좋았어요. 제가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갔을 때에도 느꼈던 것인데, 한국인들이 제일 북한에 대해 모른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외국인들은 오히려 저희보다 더 객관적인 뉴스를 접하고, 심지어 여행도 갈 수 있고, 다양한 루트로 북한을 접하잖아요. 저희는 필터링된 뉴스만 접하고, 북한에 대한 콘텐츠도 굉장히 왜곡되어 있고, 그들을 약자 취급하거나 간첩 취급 하거나 둘 중에 하나로만 다루잖아요. 북한 사람들도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일텐데, 그런 부분에 대해 한국인들은 정말 접할 길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이 영화가 간접적으로나마 저희가 접하지 못했던 북한인의 모습을 담아주는 것 같았고, 그걸 또 한국에서 상영한 것이 굉장히 유의미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 시대에 달구지에 촬영장비를 실어서 도망가고, 그 공으로 모스크바 영화대학에 입학하는 그런 모습들이 전혀 접해보지 못한 이야기라 되게 충격이었어요. 일제강점기엔 독립운동가셨던 분들이 러시아로 가서 카자흐스탄에서 유명한 영화감독이 된 것도 처음 듣는 신선한 이야기였어요. 빅토르 최의 노래가 깔린 것도 굉장히 좋았어요.

 

 



[리뷰] 김군〉: 당신이 기억하는 것을 우리도 기억합니다

[인디토크 기록] 김군〉: 그날의 기억과 오늘의 목소리에 담긴 진실을 비추다


오윤주: 80년 광주항쟁을 다룬 다른 영화들과 조금 달랐던 점은, 다큐임에도 불구하고 김군이라는 인물을 설정해서 계속 김군을 찾을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으로 끝까지 몰입해서 보도록 하는것같아요. 상업영화도 아닌데 그러기 어렵잖아요.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장면 하나 하나가 다 좋았어요. 당시 운동에 참여하셨던 분들을 직접 찾아가서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 그 분들의 입을 통해서 기억을 담아내는 점이 좋았던 것 같아요. 고증도 너무 잘 되어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출연하시는 분들의 말씀이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아님에도 영화의 대사처럼 느껴져 마치 극영화처럼 느껴진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국가폭력의 피해자를 다룰 때 경계해야 하는 것이 항상 있잖아요. 그분들은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상처가 될 수 있고 힘든 기억일 수 있으니까요. 그런 고민들도 솔직하게 담아낸 것 같아서 좋았어요.

 

성혜미: 저는 영화 끝나기 5분전 까지도 김군의 정체를 의심했어요. 그리고 그렇게하게끔 인터뷰가 진행이 돼요. 그분들 중 체포가 된 분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분들의 당시 진술서와 인터뷰에서 내뱉는 것들이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 울컥하는 지점이었어요. 사진 한 장을 계기로 영화를 시작해서 찾아내는 과정들에서 극영화 같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조금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지점은 주옥님을 후반부에서 슬로우모션으로 찍거나 음악적인 요소들을 통해 감정이 빨려들게끔 만드는 기법들이 있는데, 저는 그게 좋기도 했지만 다큐영화로서는 경계해야하는 부분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 당시를 겪었던 사람들이 통화하는 장면이 있는데, 우리 이제 그 얘기 그만하자고 하는 장면도 같은 지점인 것 같아요. 너무 구성이 탄탄해서 사람들이 빨려들어가게끔 되니까요. 지만원씨를 영화 중간중간에 배치하는데, 영화에서 지만원씨가 김군이라는 인물에 대해 증언을 하는 첫 번째 인물로 등장하고, 영화가 그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반박을 하지는 않거든요.

 

오윤주: 카메라가 지만원씨와 같이 김군을 북한광수라고 주장하는 인물들을 담을 때와 항쟁에 참여했던 당사자들을 담을 때 영화의 톤이 크게 차이가 없어요. 보통 이런 영화를 만들면 신파로 가지 않기 위해서 절제를 많이 하는데, 그 또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어떤 것들은 신파가 되어야하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리뷰] 〈시민 노무현〉: 시민 모두가 연대하여 만들어가는 세상을 꿈꾸며

[인디토크 기록] 시민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이 아닌 시민 노무현에 관하여


 

이성빈: 제가 영화를 볼 때 관객들 표정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관객들 모두 행복하고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어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룬 영화가 많았지만, 이 영화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상관없이 누구나 보기 좋은 영화 같아요.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된 영화였어요.

 





[리뷰] 〈파업전야〉: 노동영화의 전설, 투박하지만 정직하다



이성빈: 후시녹음된 영화를 학교에서 강의 중 보는 것이 아니라 인디스페이스 같은 극장에서 보는 게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그 시대의 촌스러움에 왠지 끌리는 것이 있었어요. 노동자 간 연대하고 갈등하는 장면들이 전부 좋았어요.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결국 노동인권, 소수자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존재를 지우는 모습이 아쉬웠어요. 영화속에서도 노동자 인권은 숭고한 권리로 나오지만, 여성 노동자들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뒷전이라는 느낌도 들고요. 그래도 정식개봉을 드디어 한 것이잖아요. 지금 시기에 이 영화를 개봉하는 것이 굉장히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시대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송은지: 영화가 만들어진 1990년에는 개봉을 막으려고 정부 측이 경찰도 투입하고 헬기도동원했다고 하더라구요. 생각해보면 지금으로부터 그렇게 오랜 옛날 이야기도 아닌데, 대체 어떤 시기였길래 영화 한 편 개봉을 막으려고 그렇게까지 했나 싶었어요.

 





[안내]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김정은: 저는 졸업이 좋았어요. 딱 제 나이에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어요. 엄마와 부딪히는 내용도 너무나 제 이야기 같았어요.

 

이성빈: 저는 대구 단편섹션을 봤어요. 인디토크도 봤는데, 대구 감독님들끼리 서로 번갈아 감독하고 촬영해주면서 품앗이하듯이 로컬시네마를 만들고 계셨어요. 춘천, 춘천의 장우진 감독님께서 모더레이터로 오셨었는데, 굉장히 활기차게 진행을 해주셔서 즐거운 분위기였어요.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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