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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ESPACE, since2007

INDIESPACE on PAPer 25_200911_낙타는 말했다, 샘터분식

by Banglee 2009. 11. 15.

INDIESPACE on PAPer 24_200910  [PDF DOWNLOAD]


     Editorial                                                                                                       
2009년 가을, 대한민국은 영화의 천국인가요? 10월, 부산국제영화제로 시작된 영화제의 러시는 메가박스유럽영화제, 핑크영화제, 메가박스일본영화제, 그리고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올해 첫 시작한 DMZ다큐멘터리영화제까지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역에서도 대구단편영화제, 전북독립영화제, 그리고 메이드인부산독립영화제까지 많은 영화제들이 개막을 준비하며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인디스페이스에서 11월에 개최되는 서울국제노동영화제도 있고, 아트플러스시네마네트워크 영화관들이 함께 개최하는 넥스트플러스여름영화축제도 있습니다. 이들은 서로 다른 목적으로 개최되지만, 영화를 매개로 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동일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이 성대한 영화의 만찬에서 어떤 영화제에서 어떤 영화를 골라 봐야할지 매우 선택하기 까다로울 수도 있겠습니다. 제한된 시간과 재화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여야 만족스럽겠지만, 선택은 쉽지 않습니다. 영화가 너무 많아 개별 영화의 정보를 다 파악하기도 어렵고, 어렵사리 정보를 파악하여 보고 싶은 영화를 많이 선택한다고 해도 모든 영화를 다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이런 것을 행복한 고민이라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수많은 영화제들의 대부분은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됩니다. 앞서 언급한 영화제들 중 DMZ다큐멘터리영화제가 경기도 파주에서 개최되었고, 세 개의 독립영화제들이 지역에서 개최될 뿐입니다. 영화제는 넘쳐나 보이지만 서울에만 집중되었을 뿐, 지역 관객들에게는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다행히 넥스트플러스영화축제가 지역 예술영화관에서 상영되니까 영화관이 있는 지역에서는 그나마 영화의 성찬의 일부라도 맛보실 수는 있겠습니다.

수많은 영화제들이 개최되는 것을 보며 한 편으로는 영화들이 보고 싶어지기도 하지만, 마음의 다른 한 편이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서울/수도권이라는 엄청난 인구수를 가진 곳이 아니고서야, 앞서 언급한 각종 영화제들이 개최되기는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해외에서 영화를 들여오고 번역을 하고 자막작업을 하고 홍보를 하는 일은 한두 푼의 돈으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관객 수입이 중요한 행사라면 지역에서는 엄두도 내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상황을 그저 ‘현실이 그러니까’ 하고 내버려 두는 것도 적절한 대응 방법은 아니겠지요.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저라고 뭐 뚜렷한 대응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일본의 지역 영화제처럼 지역에서도 영화제를 개최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될 듯  합니다. 일본의 많은 지역에서는 지역에 잘 소개되지 못하는 영화들을 모아서 1년에 한 번씩 성대한 영화 잔치를 벌입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자국영화를 대상으로 시상식을 진행하기도 하는데요. 그런 방식으로 새로운 영화를 소개하고, 한 번 소개된 영화들을 지역 커뮤니티 자신의 방식으로 평가하는 기회를 마련합니다. 물론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상영관을 하나 가지는 것이 최선의 방식이 되겠지만, 1년에 한 번 이런 방식을 통해 지역 내 영화 관객의 커뮤니티를 조금씩 늘여나가고, 영화 문화를 향상시키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고 시도해 볼만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행사를 준비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새로운 영화들의 정보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정보가 있다고 해도 해외의 좋은 영화들을 상영을 위해 가져오는 것 역시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굳이 해외에까지 연락하지 않더라도 국내에 수입된 많은 영화들로도 좋은 영화제를 꾸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의 많은 지역영화제들은 이런 방식으로 미개봉된 따끈따끈한 영화들을 미리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런 일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국내의 많은 영화사 중 개봉하지 않은 영화를 지역 행사에 선뜻 내어주는 곳은 경험상 거의 없습니다. 개봉이 끝나고 DVD가 출시된 후에야 프린트를 내어주거나, 최소한 개봉은 해야 대여해 주는 정도입니다. 그런 영화들로는 애써 영화제를 꾸려봐야 많은 관객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역 영화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역 영화제를 지역 영화 문화 활성화를 위한 거점으로 사고하고 지역민, 지역영화관, 영화사, 배급사, 지자체 등이 머리와 힘과 마음을 모으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 기회들을 통해 관객을 확대하고, 지역에 걸맞은 영화의 홍보 방식들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영화들을 탑재한 지역 영화제들이 많이 생기면 어떨까 혼자 상상해 봅니다.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P. S. 11월 8일은 인디스페이스의 두 번째 생일입니다. ‘두 살바기’이기 때문에 여전히 미숙한 점도 많고……,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 분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한 나날입니다. 인디스페이스에서 처음 독립영화를 접하는 관객 분들을 만날 때마다 마음이 흐뭇해지는 것, 개봉을 앞두고 가슴 벅차하는 독립영화인들을 만날 때마다 가슴 한 쪽이 뿌듯해지는 것, 영화를 만들었지만 인디스페이스에서 조차 상영을 못하는 독립영화인들을 만날 때마다 가슴 한 쪽이 무거워지는 것, 그것들 때문에 인디스페이스에서 일하는 것이겠지요. 매 순간들을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두 번째 생일, 함께 축하해주세요.   

원승환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 소장)



     Contents   

   현장스케치                                                                        
01_매삼화 with 장애인미디어운동네트워크
02_월례비행: 떠도는 삶, 새로운 만남_이주와 여대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SPECIAL FEATURE                                                                   
인디스페이스 2주년 특집- 포스터로 본 인디스페이스 2년
인디스페이스 2주년 특집- 용관아 축하해

   인디스페이스 정기상영회: 독립영화와 친구들   
11월  3일: 독립애니메이션상영회_ 술 취한 별들의 세상 이야기
11월 10일: 실험영화상영화_ 중국실험영화특별전
11월 17일: 매삼화 with 인권운동사랑방_의약(藥) 의악(惡) 으악!
11월 24일: 인디포럼 월례비행_사랑의 단상

   Now on INDIESPACE                              
[낙타는 말했다] 작품정보 & 리뷰
조규장 감독 인터뷰

[샘터분식] 작품정보 & 리뷰
태준식 감독 인터뷰

  [대관상영] 제13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 경제위기와 노동자 대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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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DVD: 파업전야 | 낮은 목소리 BoxSet
신작 DVD: 한국단편애니메이션 컬렉션3 | 인디스토리 10주년 1998-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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