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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Playing/정기상영 | 기획전

[12.23] 만수의 모험: 이민휘의 영화음악을 찾아서

by indiespace_은 2023. 12. 7.

 

인디스페이스 소셜클럽

 만수의 모험: 이민휘의 영화음악을 찾아서 

2023년 12월 23일(토)

주최 (사)독립영화전용관확대를위한시민모임

주관 인디스페이스

후원 서울시, 서울영상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인디스페이스 소셜클럽은 인디스페이스가 책, 미술, 음악, 공연, 건축 등 다양하고 독립적인 문화, 사회 활동을 이어가는 사람과 단체와 함께하는 특별기획이다. 이들과 가치를 공유하는 기획을 마련해서 영화를 매개로 다양한 영역의 활동을 선보인다. 지난 여름 독립출판사 체크포인트찰리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초기 다큐멘터리를 상영했고 두 번째 시간을 이민휘 음악감독과 함께한다.

뮤지션 이민휘는 2011 2인조 밴드무키무키만만수의 만수로 등장해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다. 2016 11 17일 이민휘라는 이름으로 솔로앨범 [빌린 입]을 발표했고, 2023년 같은 날, 2 [미래의 고향]을 발표했다. 메탈밴드 GAWTHROP에서 베이스로, 프로젝트 밴드 삼승의 멤버로, 노들장애인야학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노동자들과 '노들노래공장'에서 노래 만들기도 함께 하고 있다.

음악감독 장영규·달파란이 주도한 <고지전>(2011) 음악팀에 참여하면서 영화음악을 시작해 <한여름의 판타지아>(2014), <파스카>(2015), <기억의 전쟁>(2020), <사랑의 고고학>(2023) 등 수많은 작품들의 영화음악을 만들었다. 인디스페이스에서 개봉 상영 중인 영화의 음악감독 타이틀이 전부 '이민휘'인 하루도 있었다 음악으로 자신의 인장을 새기며 영화를 함께 만들고 있는 음악감독 이민휘의 앞으로 모험들이 더 궁금해진다.

이번 기획에서는 이민휘 음악감독이 선정한 작품을 상영한다. 본인이 음악감독으로 작업한 단편 작품 4편과 최근작 <박하경 여행기>(2023), <최선의 삶>(2021), 그리고 영화음악이 좋은 영화로 <꽃섬>(2001), <히로시마 내 사랑>(1959)을 선택했다. 이어 <박하경 여행기>의 이종필 감독과의 인디토크 시간도 준비했다. 2023년 연말, 하루 종일 극장에서 이민휘 음악감독의 영화음악을 찾아 떠난 여정을 함께 즐겨주시길 바란다.

 


 

상영시간표 12월 23일(토)

10:30 <최선의 삶>
12:40 단편 모음 / <12월 70일> <엘리의 눈> <마음이 가는 길_시 모음> <달이 지는 밤>
14:30 <꽃섬>
17:00 <히로시마 내 사랑>
19:00 <박하경 여행기> +인디토크

- 행사 당일 온라인 예매 환불이 불가합니다. (현장에서만 가능)

- 음료를 제외한 음식물 반입은 제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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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가격: 30,000원
판매 기간: 12월 12일(화) 오후 2시까지

- 구매한 본인 1인에 한해 사용 가능합니다.
- 구매 시 좌석 지정은 불가하며, 당일 현장 매표소에서 본인 확인 및 티켓 발권 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회차당 1매)
- 본 상품은 한정수량입니다.
- 12월 21일(목)이후 환불 불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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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휘 - 미래의 고향 CD / 17,000원
이민휘 - 미래의 고향 티셔츠 / 43,000원
이민휘 - 빌린 입 LP / 43,000원
무키무키만만수 - 2012 사우나핑크컬러 LP / 44,000원
무키무키만만수 - 2012 블랙 LP / 43,000원

* 한정 수량으로 조기 품절될 수 있습니다.

* 판매 부스 운영 시간: 12:00-22:00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 추운 날씨에만수의 모험을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 하는 친구들과 어찌어찌 영화 보고 술 먹다 정신 차리니 영화 음악을 하고 있었는데, 그게 벌써 10년이 넘었다니 참 시간이 빠르다 싶어요. 영화 음악이라는 한 단어로 묶이기는 하지만 사실 매번의 작업은 새로운 인물들과 창작자들과 모험을 떠나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지난 시간 동안 외롭거나 지루할 겨를은 전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 모험에는 제 음악을 듣고 저를 찾아 주신 작업자들, 제 음악에 쫑긋 귀 기울여 주신 여러분도 함께하셨다는 것, 그래서 가능했다는 것을 정말로 잘 알고 있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에요. 앞으로도 이 모험에 함께 해주시길 바라요. 

 

오늘 프로그램은 종영/전시 후에는 찾아보기 힘든 단편 작업들, 장편 극영화와 최근의 드라마 작업, 제가 영화 음악에 빠지게 만든 영화 두 편, 그리고 이종필 감독님과의 토크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요. 이런 재미있고 뜻깊은 시간을 마련해주신 인디스페이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앞으로도 우린 쭉 극장에서 만나요!

 

-이민휘

 


 

🟢 단편모음

12월 23일(토) 12:40

<12 70December 70th>

2022 | 송주원 | 20min

오래도록 사람이 살지 않은 빈집이 있다. 동굴과 같은 돌담을 따라 한 노파의 작은 발이 들어선다. 문은 이미 열려 있었다. 문과 문 사이 높이 오르는 긴 나선형의 계단은 그녀가 살아 낸 순간이다. 생존을 위한 분투가 펼쳐지는 계단은 삶의 순간을 재생하는 공간이 되고 탈락자를 고르기 위한 춤이 시작된다. 놀이를 가장한 그들의 움직임은 서로를 추락시키려는 안간힘이자 얼마 남지 않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치열한 싸움이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대한 회고 속에는 섬뜩한 죽음의 장면이 반복되고, 겨울을 마주한 대나무 숲이 부르는 마디의 노래는 슬프고도 아름답다. 12월 31일, 32일 …… 70일, 12월의 마지막 날은 계속된다.

남정호 안무가의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공연을 송주원 연출이 댄스 필름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송 감독님과는 <12월 70일> 작업 전, ‘휘이잉’이라는 작업으로 처음 합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무용 음악 작업은 처음이었던 셈인데, 등장인물의 동작과 호흡이 대사와 주어진 상황에 앞서 음악 창작의 직접적인 동인이 되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안무에 부여받은 리듬과 가락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작업이 그림에 녹아 드는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 그것이 무용 음악의 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 이민휘

 

<엘리의 눈 Ellie's Eye>

2020 | 차재민 | 11min

<엘리의 눈>은 파운드 푸티지와 직접 촬영한 장면이 섞여 있는 에세이 영상이다. 엘리는 개발 중인 AI 심리 상담사의 이름이자, 영상에 등장하는 개의 이름이다.

차재민 작가님과는 여러 번 협업하였었는데, 그때마다 꼼꼼한 스테이트먼트에 감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영상에 음악을 입힐 때 이 음악이 여기서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 당위를 얻기를 바라는 편입니다. 멀뚱히 뒤에 있거나 어떤 결함을 가리거나 그림이나 캐릭터의 인상 비평 같은 무엇으로 자리하길 바라지 않습니다. 그 점에서 차재민 작가는 왜 자신이 이런 작업을 하게 되었는지, 본인이 찍은 인물이 어떤 이야기 속에 어떤 역할로 위치하는지, 음악에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고 꼼꼼하게, 그리고 설득되도록 정리해서 이야기해 주셔서 작업이 수월했던 기억입니다. 미술 작업에서 음악은 어떤 개념에 대해 다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물의 감정을 전달할 때보다 좀 더 다양한 것들을 고려해야 하고, 감정을 끌고 가기보다 관객이 곰곰이 숙고할 시간을 확보해 주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박쥐, 개, 고양이, 돌고래 등의 동물들은 사람보다 높은 주파수의 소리를 듣는다”는 자막과 함께 동물의 눈이 영상으로 나올 때, 실제 작업에서는 높은 주파수 소리를 넣긴 했지만, 사실 작업 내용을 정확히 따르자면 가청주파수 영역 위의 주파수를 표현할 때는 (인간의 귀에) 안 들리는 주파수의 소리를 넣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음악은 이 이야기를 잘 따라가도록 도와주는 조력자이고, 내용을 정확히 소리로 전달하는 것보다 하고자 이야기되는 개념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따라가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선택의 문제에서 차재민 작가는 항상 명확한 피드백으로 저를 이끌어 주었습니다.
음악적으로는 다양한 질감과 주파수 영역을 고루 쓰려고 해보았고, 어떤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 선에서 작업을 따라가도록 일부러 멜로디를 직접 쓰지 않고 간단한 알고리즘을 짜서 작업에 넣어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 이민휘

 

<마음이 가는 길_시 모음 Where the heart goes>

2021 | 최윤 | 17min

<마음이 가는 길_시 모음>은 물질문화의 피로와 공허함, 그리고 그 눈부신 낙관주의를 구현하는 혼란스러운 영상이다. 호러와 팝, 심령술이 충돌하며 끊임없이 '업로드'하고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비롯되는 환멸의 감정을 안무한다. 영상은 작가가 쓴 다섯 편의 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시는 정치적 수사, 격언, 밈에 과도하게 사용되는 단어를 활용하여 터무니없는 세계 건설을 촉구하는 역할을 한다. 영상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모티브는 마음으로, 이는 반복되고 소진되며 진정성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반복은 그 단어를 한꺼번에 의미 없게 만드는 동시에 열망하게 만든다. <마음이 가는 길_시 모음>은 갱신과 게시 속에 갇힌 불안함을 채우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말과 이미지의 오작동에 의지하며 마음이 가는 길을 묻는 작품이다.

이 작업은 음악을 포함한 모든 소리를 제가 관장했다는 점에서, 또 최윤 작가가 거의 마음대로 작업을 하라고 해서 자유도가 최대치였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한 작업이라 생각되어 골라보았습니다. 작가가 쓴 대사와 어떤 소리가 들어갈지는 같이 의논했지만, 소리의 질감이나 느낌을 정말 마음대로 하라고요? 정말? 했는데 결과물을 작가가 마음에 들어 해서 이런 식의 협업도 가능하구나, 싶었습니다. 작가는 이 작업에서 한국의 곳곳에서 관찰되는 이미지들이 가진 통속성과 집단적 믿음을 다루는데, 사운드와 음악 또한 통속적으로 가되 짜임새 있게, 소리 자체는 재미있게 가져가 보고자 했습니다. 크레딧 부분은 왠지 기회다 싶어 요즘 사람들이 많이 듣는다는 트랩 같은 느낌의 무엇도 조금 만들어 보았답니다! / 이민휘

 

<달이 지는 밤 Vestige>

2020 | 장건재(PART II) | 38min

서울에서 학교를 마치고 고향인 무주로 돌아와, 군청에서 일하며 혼자가 된 엄마와 살고 있는 민재. 엄마는 민재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 못마땅하다. 민재의 오랜 고향 친구이자 애인인 태규는 편찮으신 할머니를 간병하며 조부모의 오래된 집을 지키면서 살고 있다. 어느 날 한동안 연락이 끊겼던 대학 친구 경윤이 민재를 찾아온다.

김종관/장건재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중 장건재 감독 파트를 맡아 작업했습니다. 무주라는 공간을 머무르고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어떤 곳으로 향하는 느낌과 머무르는 느낌, 그리고 인간과 영혼이 공존하고 있는 묘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조성을 조금 모호하면서도 차갑지 않게 담으려고 했습니다. 마지막 곡을 스파팅 할 때 in점을 어디로 할지 감독과 고심했던 기억이 있는데, 왜 그랬었는지 영화를 보시면서 생각해 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 이민휘

 

 

🟢 <최선의 삶>

12월 23일(토) 10:30

<최선의 삶 SNOWBALL>

2021 | 이우정 | 109min

열 여덟 강이, 아람, 소영. 더 나아지기 위해서 기꺼이 더 나빠졌던 우리의 이상했고 무서웠고 좋아했던 그 시절의 드라마.

<최선의 삶>의 음악은 대부분 강이(방민아 배우)의 마음을 따라갑니다. 강이의 마음은 부유浮遊하고 희뿌옇고 고통스럽고 아름다운 면도 있습니다. 그 나이대의 시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어떤 마음인지 잘 모를 때도 있고요. 영화에서 음악은 강이를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을 수도 있고, 강이 그 자신일 수도 있고, 강이와 아람과 소영 세 사람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각 캐릭터의 마음을 좀 더 부각시키고 거기에 집중해서 감정의 몰입을 크게 도울 수도 있겠지요. 이우정 감독에게 그처럼 음악이 이 영화에서 어떤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작업했던 기억이 납니다. 음악이 마음 어드메에 있을지 가늠하시면서 들어봐주세요. / 이민휘

 

 

🟢 <박하경 여행기>

12월 23일(토) 19:00

참석: 이민휘 음악감독, 이종필 감독

<박하경 여행기 One day off>

2023 | 이종필 | 100min(1-4)

사라져 버리고 싶은 순간, 토요일 딱 하루의 여행을 떠나는, 국어 선생님 박하경의 예상치 못한 순간과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린 명랑 유랑기.

극 중 나오는 인물들과 국내 여행을 다니는 기분으로 한 작업입니다. 그래서인지 감정이입도 많이 되었고, 작업이 끝나고는 긴 여행이 끝난 것 같아서 기분이 이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모든 음악이 각 신의 분위기를 압축적으로 담아내려고 했기 때문에 시리즈를 다 보고 난 뒤에 음악을 들으시면 인물들과 장면을 떠올리시기 수월하실 거예요.
<박하경 여행기> 상영 후 이종필 감독님과 토크도 준비되어 있는데요, 작업에 관해서는 일할 때만 이야기를 나누었지 릴리즈 된 후에는 만나서 작업 회고를 할 기회는 없어서... 약간 긴장이 되네요. 허허.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 이민휘

 

 

🟢 <꽃섬>

12월 23일(토) 14:30

<꽃섬 Flower Island>

2001 | 송일곤 | 114min

혜나는 아기를 화장실 변기에 유기한 뒤 어머니를 찾아 버스에 오른다. 거기서 만난 옥남은 어린 딸에게 피아노를 사주기 위해 매춘을 한 여자다. 버스는 이들을 알 수 없는 산 속으로 데려가고, 두 사람은 설암을 비관해 눈 속에서 죽어가는 뮤지컬 가수 유진을 살려낸다. 이렇게 현실에서 버려진 세 여자는 꽃섬으로 향한다. 그 섬은 슬픔과 상처를 잊게 해준다는 섬이다.

* <꽃섬>은 표준화질(SD) 버전으로 상영합니다. 이 영화는 디지털 시네마(2K)나 고화질(HD)로 리마스터링되지 않았습니다.

학부 2학년 때 학교 도서관에서 송일곤 감독님의 <꽃섬>이라는 영화를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그때까지 보았던 영화들과 결이 무척 달라서 신기했고, 무엇보다 음악이 좋아서 자꾸 생각나는 영화입니다. 영화에 음악이 어사무사 들어가서 그림을 살리는 경우도 있고, 존재감이 뚜렷해서 음악이 극을 이끌어갈 때도 있는데, <꽃섬>에서는 음악이 나올 때마다 또 하나의 이야기꾼이 극에서 ‘이 영화는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어’라고 함께 말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작업이라면, 영화 음악이 이런 것이라면 계속하는 것도 좋겠구만, 이라고 생각하게끔 했던 영화라서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영화랍니다. / 이민휘

 

 

🟢 <히로시마 내 사랑>

12월 23일(토) 17:00

<히로시마 내 사랑 Hiroshima, My Love>

1959 | 알랭 레네 | 90min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히로시마에 온 프랑스 여배우. 일본인 건축가와 우연히 만나 이틀 간의 관계를 가진다. 그러나 히로시마에 머물러 달라는 남자의 청을 무언가에 사로잡혀 있는 듯한 그녀는 거절한다. 그녀에겐 고향 느베르에서 자신의 첫사랑인 독일군 병사와의 사랑의 대가로 죽음을 목격하고, 그 사랑의 이름으로 지하실에 감금되어 끔찍한 고통을 겪은 상처가 존재한다. 사랑으로 인한 좌절과 고통, 그리고 절망이라는 이름의 과거가 떠나질 않는다. 원자폭탄이 투하된 도시, 히로시마에서 그녀의 고통스러웠던 과거가 현실과 중첩되면서 그와 그녀의 침묵의 대화는 이어진다.

이 영화는 본격적으로 영화 음악을 시작하기 전에 보았다가 영화 음악 공부를 하면서 다시 보고 놀랐던 영화입니다. 저는 ‘어떻게 이런 소리를 만들었지’ 놀라움을 주거나, 개성이 강한 음악을 들을 때 재미를 느끼는데요, <히로시마 내 사랑>의 음악은 그 두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그림으로부터 음악으로 이어지는 해석의 대담함이 놀라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음악은 그림이나 내레이션과 내용/구성적으로 거리를 두면서도 그들을 전혀 해치지 않는 호흡으로 함께 하는 것이 특이합니다. 음악이 이전의 할리우드 영화의 음악 사용과 어떻게 다른지, 라이트 모티브는 어떻게 들어갔는지, 세련된 오케스트레이션이 어떻게 그림과 붙는지 귀를 쫑긋할수록 재미있게 읽을 구석이 많습니다. / 이민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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