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회 반짝다큐페스티발
일정 2026년 3월 27일(금) - 29일(일)
주최 반짝다큐페스티발 운영위원회, 사단법인 독립영화전용관확대를위한시민모임
주관 반짝다큐페스티발 운영위원회, 인디스페이스
2023년 첫발을 내디딘 반짝다큐페스티발은 ‘반짝’ 등장했다가 사라질 것 같았지만, 매 회차 창작자와 관객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기록을 멈추지 않는 이들과 그 시간을 함께 바라보는 관객이 있기에 반짝다큐페스티발은 다시금 같은 자리에 섭니다.
제4회 반짝다큐페스티발은 RE-DOCU: 우리 다큐로 다시 만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관객 여러분을 만납니다. ‘다시’ 다큐라는 것은 과거를 반복하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지나쳐 온 현장을 ‘다시’ 바라보고,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현재를 ‘다시’ 질문하며, 흩어져 있던 목소리들을 ‘다시’ 연결하는 일입니다.
올해는 총 26편의 선정작이 이러한 질문 위에 서 있습니다. 각 작품은 ‘지금 여기’의 시간을 포착하고 그 의미를 성찰하며 다시 연대로 나아가는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제4회 반짝다큐페스티발은 접근성과 커뮤니티를 확장하며 다큐멘터리가 머무는 자리를 넓혀가고자 합니다. 기록이 스크린을 넘어 서로의 삶에 닿아 다시 연결되는 축제의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개막식 및 개막섹션, 폐막식 및 폐막포럼은 무료이며, 예매 없이 현장 입장으로 진행합니다.
* 행사 당일 온라인 예매 환불이 불가합니다.
* 모든 상영과 부대 행사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해설 및 현장수어통역이 배치됩니다.
* 섹션별 상영 순서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 개막작

<이기적인 조선동 Uncompromising Mr. Jo>
2025 | 황나라 | 다큐멘터리 | 37분 | 한국
중증장애인 조선동은 가평에 있는 장애인 거주시설 ‘꽃동네’에서 약 14년을 살다가 2021년에 김포로 탈시설했다. 원래 잘 걷고 잘 뛰던 사람이었지만 어느 해부터인가 장애가 심해지더니 나중엔 아예 누워서만 지냈다. 그렇게 동굴 같았던, 그 죽으러 갔던 시설에서 노들야학과 김포센터의 지원을 받아 약 14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후 김포시에 있는 자립생활 체험홈에서 자립해서 잘 사는가 싶더니 그는 갑자기 서울로 이사를 간다. 김포에서만 받을 수 있는 24시간 활동 지원 시간과 체험홈을 버리고 서울로 갔고, 노들야학에 가서 종로구에 살겠노라 선언한다.

<날개의 충돌 Wings in Collision>
2024 | 방준식 | 다큐멘터리 | 20분 | 한국
새만금신공항 건설 계획이 조류충돌 위험으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수라갯벌 일대는 매년 수십만 마리의 철새가 찾는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이지만, 국토부는 조류충돌 위험도가 무안공항보다 650배 높다는 평가 결과를 축소하고 말을 바꿔가며 공항 건설을 강행하려 한다. 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는 조류충돌로 179명이 목숨을 잃은 비극이었다. 똑같은 참사가 새만금에서 반복될 수 있다는 절박함으로 ‘새·사람 행진단’은 전북에서 서울까지 260여 km의 도보행진에 나섰다. 새와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하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간절한 외침이 시작된다.

<連; 잇닿을 연 And it goes on>
2025 | 조유나 | 다큐멘터리 | 13분 | 한국
감독 본인의 일상을 따라가는 관찰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새벽 부엌에서 고공농성 현장에 전달할 도시락을 준비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명동의 한 호텔 앞 철탑으로 향한다. 도시락을 건네며 만나는 연대인과 철탑 위에서 투쟁을 이어가는 한 사람의 존재는 연대의 의미를 끊임없이 되묻게 한다. 반복되는 연대의 과정 속에서 감독은 왜 이 자리에 서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연대에 대한 망설임과 진심을 마주한다. 영화는 투쟁의 결과가 아닌, 연대하는 감각이 개인을 다시 사회와 잇는 순간을 조용히 따라간다.
💚 섹션 1

<유통기한 Expiration Date>
2024 | 박태경 | 다큐멘터리 | 12분 | 한국
영상연출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OTT에서 꼭 보려는 영화들만 없거나 계약 만료로 사라져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발달한 매체의 이면에서 발생하는 영화 소멸을 탐구하고 일상생활에서 사라진 영화들을 되살릴 방법을 알아보는 다큐멘터리.

<다시 부르는 소녀들의 이름: 양덕동, 한일의 기억 The Names of the Girls Recalled>
2025 | 장가영 | 다큐멘터리 | 30분 | 한국
한일합섬은 1970~80년대 마산의 전성기를 이끈 세계 최고의 합성섬유 공장이었다. 이곳은 한일여자실업고등학교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산업체부설학교를 세워 십 대 여공들을 가르쳤다. 한일합섬은 도산하며 마산에서 가장 부동산 가치가 높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바뀌었고, 한일여고 졸업생이자 한일합섬 여성노동자들은 자신의 이름을 삭제 당했다.

<서른 번째의 봄 The Spring of Thirty>
2025 | 심상범 | 다큐멘터리 | 26분 | 한국
1991년부터 인천 만석동 ‘기차길 옆 작은학교’에서는 해마다 봄이면 정기공연이 이어져 왔다. 그 서른 번째 계절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아이들과 이모·삼촌이라 불리는 어른들, 선생님들은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시간을 함께 살아낸다. 연습이 반복되는 동안 아이들은 성장하고, 어른들은 시간의 흔적을 몸에 새긴다. 누군가는 이곳을 떠나고, 또 누군가는 처음 이 공동체에 합류한다. 같은 계절이 반복되지만, 매번 다른 삶이 무대 위로 올라온다. 이 영화는 공연의 완성보다 그에 이르기까지의 시간, 그리고 서로를 지탱해 온 작은 공동체의 힘을 조용히 비춘다.
💚 섹션 2

<소울수필 Soul Essay>
2015 | 강성환 | 다큐멘터리 | 24분 | 한국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비보잉 크루 소울스틸(SOUL STEAL). 멤버들은 각자 직장을 다니며 늦은 저녁 연습실을 찾는다. 하지만 이전처럼 연습실은 더 이상 멤버들의 춤으로 채워지지 못하고, 음악 역시 그 공간을 모두 메꾸진 못한다. 비보잉 씬과 끈을 이어 나가기 위한 노력으로 매년 버닝무브(Burning Move)라는 배틀 대회를 개최하고, 그제야 많은 멤버들이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다. 한때 연습실에서 춤과 음악, 인생의 흐름에 대해서 나누었지만, 멤버들의 현(現)생은 출근으로 흘러간다.

<영원한 젊음을 위한 매뉴얼 A Manual for Timeless Youth>
2024 | 최민경, 싯왱산 | 다큐멘터리 | 51분 | 한국, 싱가포르
서울 을지로와 싱가포르 부킷브라운을 주요 배경으로 영원한 젊음을 성취하기 위한 매뉴얼이 몸과 도시에 적용되는 양상을 그려낸 풍자극이다. "지우라, 통제하라, 식민화하라, 위장하라"의 4단계 지침으로 구성된 매뉴얼 목소리를 따라 전개되며, 두 작가의 체화된 경험(민경의 '매끄러움'에 대한 집착과 혐오, 산의 자궁암과 조기 폐경 경험)을 비롯해 안티에이징과 바이오해킹 산업, 그리고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룬 탈식민 도시의 재개발과 첨단 기술 프로젝트를 연결한다. 절대적인 권위를 지닌 듯 보이던 매뉴얼은 기억의 소멸에 저항하는 개인들(생태학자, 장인, 활동가), 그리고 작가 자신들의 성찰에 부딪히며 모순이 드러나고 결국 붕괴에 이른다.
💚 섹션 3

<현실적인 자연인 The Practical Naturalist>
2025 | 송병현 | 다큐멘터리 | 23분 | 한국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고 싶다는 바람에서 출발한 이 다큐멘터리는 막연한 ‘자연인’의 환상과 돈·노동·효율이라는 현실 사이를 오가는 한 개인의 집요한 실험을 따라간다. 완주와 진안에서의 자연농, 공동체 생활, 무투입 농사, 산속 자급 시도, 로컬푸드 판매와 관행농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반복되는 시도와 좌절의 연속이다. 자연의 질서와 곤충, 장마, 자본의 벽 앞에서 흔들리며 주인공은 깨닫는다. 자연인이란 스스로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영화는 결국 질문으로 돌아온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무엇을 즐기는가, 이 삶을 어떻게 기록하고 나눌 것인가. 이상이 아닌, 정말 살아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삶을 탐색하는 현재진행형의 여정이다.

<한강가에 모여 Gathered by the Han River>
2025 | 조현진 | 다큐멘터리 | 49분 | 한국
내가 살고 있는 이촌중산시범아파트에서 출발한다. 서울에서 1년 동안 네 번의 이사를 거쳐, 한강변의 높고 반지르르한 아파트들 사이에 놓인 이 낡고 낮은 아파트에 도착했다. 날씨가 따뜻해지자 아파트 주변에 바퀴벌레가 나타났다. 세스코 기사는 용산역 인근 재개발로 인해 그들이 한강변까지 밀려났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갈 곳이 없어, 누군가는 전망을 가지려고 한강에 모인다. 사람들이 감탄하는 이 경관은 언제부터 이런 모습이었을까. 이 높은 아파트와 산책로가 생기기 전에 여기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이 영화는 한강이 보이는 낡고 낮은 아파트에서 출발해, 그 자리에 살았던 사람들과 사라진 풍경을 따라간다. 그 과정을 통해 내가 왜 계속 자리를 옮겨왔는지, 이 도시에서 버티며 산다는 건 무엇인지 생각한다. 밀려나면서도 살아보려고 이곳에 모여든 존재들 속에서, 이 도시에서 나의 자리를 찾는다.
💚 섹션 4

<유령 Haunt>
2025 | 임지훈 | 다큐멘터리 | 29분 | 한국
한 사내가 사라졌다. 내가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건 과거에 그가 살았던 곳의 주소뿐이다. 점차 지워지고 있는 그의 흔적을 찾기 위해 그가 살았던 곳으로 향한다. 그렇게 도착한 곳에서 사람과 집을 마주한다.

<유정천리 Beloved, My Farewell>
2024 | 안태현 | 다큐멘터리 | 34분 | 한국
청송에서 대구로, 또 대구에서 서울로. 아주 길고 불미스러운 꿈에서 당신을 만났다. 애미 되지 못함에 괴로워하고, 자식은 비루한 생애에 애달파한다. 고작 글을 쓴다. 여전히 돈이 없어 뵈는 당신과 내가 극장에서 유난을 떤다. 깨 있을 때조차도 심지어 돈은 없다. 겨우 영화를 만든다.
💚 섹션 5

<포효하는 잿더미들 Roaring Ashes>
2025 | 안유리 | 다큐멘터리 | 16분 | 한국
가까운 이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과 떠난 후의 시간을 온전히 마주하면서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이 모순적 상황에 관한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질문은 바닷길을 따라 여행했고, 공교롭게도 내가 방문했던 장소들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역사적 사건의 시작과 끝이 맞닿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홋카이도 최북단에서 사할린을, 제주도에서 대마도를 상상했다.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여정에서 끝내 닿지 못하고 수장(水葬)된 목소리들을 떠올렸다. 이것은 ‘곡’(哭)’이다.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사방이 포효로 가득 찬 바다 앞에서 아직 도착하지 않은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다.

<쪽 Jjok>
2025 | 조주현 | 다큐멘터리 | 26분 | 한국
대체서식지로 옮겨진 금개구리와 고려인 이주 정책 사례를 교차해 보여준다. 무관해 보이는 이 두 사례는 ‘보호’와 ‘통제’가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가시화한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멸종위기종 보전과 동포 지원이라는 명분 뒤에는 대규모 개발과 인구 감소 해결책이라는 계산이 있다. 개구리들의 완벽한 보금자리를 꿈꾸는 연구소 대표의 바람, 고려인의 지역 적응을 돕는 교사와 통역사의 선한 노력 역시 통제의 결이 스며 있는 현실 속 복잡성을 부각한다.

<미래 이후 Just Transition>
2025 | 권나민 | 다큐멘터리 | 18분 | 한국
해변 옆 모래사장에 풀이 자란다는 걸 알아? 차도도, 보도도 아닌 곳에서 사람들은 행진하고, 올림픽과 개발이 휩쓸고 간 망상의 사구에서는 호모초가 피기 시작한다.
💚 섹션 6

<소풍 가는 길 On the way to trip>
2024 | 박유정 | 다큐멘터리 | 16분 | 한국
나의 할아버지는 보청기를 끼지 않은 채 할머니를 통해서만 세상의 소리를 듣고 있다. 할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날은 한 달에 한 번, 할머니와 함께 양평에 가는 날이다. 그곳에서 봄이 되기 전 꽃을 심고, 겨울에는 나뭇가지를 치며 시간을 보낸다.

<한국+사람 Me in Korea>
2025 | 이예진 | 다큐멘터리 | 51분 | 한국
충청북도 제천시에 있는 한국폴리텍다솜고등학교(이하 다솜고)는 국내 유일 이주배경 청소년 기술고등학교다. 다솜고 재학생의 약 70%는 해외에서 태어나 자라다 한국으로 이주한 ‘중도입국 청소년’이다. 다솜고 재학생이자 중도입국 청소년인 장모세, 김유신, 샥조다의 한국 생활기를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나이지리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세 주인공의 개인적인 경험은 청소년 이민자가 마주하는 어려움과 차별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세 청소년이 이민자로서 겪는 한계를 딛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도 담았다. 낯선 땅에서 적응하고 성장하는 청소년 이민자의 여정은 다인종 국가 초입에 선 한국 사회의 현재를 비춘다.
💚 섹션 7

<북소리가 울리면 When the Drum Echoes>
2025 | 박민규 | 다큐멘터리 | 16분 | 한국
부산 명지동에서 할아버지는 어느 날 맹꽁이 울음소리를 따라 작은 생명들의 삶을 마주한다. 알을 낳고 죽은 암컷 곁을 떠나지 못하는 수컷, 새로 태어난 올챙이들, 그리고 개발 현장과 도로 위에서 죽어가는 맹꽁이들. 손녀 라윤에게 보내는 영상편지 형식으로 할아버지는 그들의 생과 사를 기록하며 관찰자에서 구조자로 나아간다. 뜻을 함께한 이웃들과 공사장 주변 도로와 배수로에서 맹꽁이를 구조하며 생명의 무게를 체감한다. 배수로는 급류가 되어 올챙이를 바다로 휩쓸고 펜스는 보호막인 동시에 장벽이 된다. 누군가는 소음 민원을 넣지만 할아버지 귀엔 그 울음이 예전 명지의 북소리처럼 생명을 살리는 소리로 들린다. 작은 생명을 돌보는 행동이 세상을 바꾸는 출발점임을 보여주며 손주에게 이야기 들려주듯, 따뜻하게 다음 세대에 남길 생명 존중의 메시지를 건넨다.

<스크린 뒤의 무단점유자들 The Squatters behind the Screen>
2025 | 김민정 | 다큐멘터리 | 17분 | 한국
도시의 무단 점유자들이 스크린(방충망) 뒤, 프레임(창문) 위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다. 예상에 없던, 혐오의 범주에 있던 동물을 카메라로 촬영하기 시작하고, 렌즈와 스크린 덕분인지 점점 더 그들의 표정과 몸짓에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낮과 밤, 롱테이크 촬영을 지속하며 아파트 단지를 가득 채운 도시의 소음에 점점 더 귀를 기울인다.

<72번지를 찾아서 72 Bokhyeon>
2025 | 박재현 | 다큐멘터리 | 38분 | 한국
대구시 복현 1동 내에 피란민촌이라 불리는 작은 마을이 있었다. 정확한 이름 없이 ‘복현 72번지’라는 하나의 주소지로 불리기도 한다. 수십 년 동안 이곳에 살아왔던 주민들이 재개발로 인해 하나둘 떠나가고 있다. 우리는 떠나가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가지고 있던 기억들을 남겨보려고 한다. 그리고 복현 72번지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본다.
💚 섹션 8

<일순 Split second, split second>
2026 | 박군제 | 다큐멘터리 | 20분 | 한국
야드는 이제 사라질 공간이다. 이곳은 바닷가의 어느 공터이자 일터이며, 행정대집행에 의해 조만간 완전히 사라질 영역이다. 야드를 포함한 주변의 모든 구역은 새로이 공원으로 조성될 것이다. 유길손은 그곳의 마지막 거주자이며, 밀려나갈 이주 예정자다. 함께 살던 고양이들도 어디론가 쫓겨나야만 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많던 고양이들도 떠나간 지 오래다. 정리하던 어느 봄, 떠나가는 어떤 가을. 일순하는 시절. 일순, 기억이 떠오르고 흩어진다.

<보이지 않는 도시에서 In Invisible City>
2024 | 이채민 | 다큐멘터리 | 26분 | 한국
보이지 않는 ‘나’는 우편엽서와 편지를 찾아다니다가 기차를 타고 공업 도시 울산으로 향한다. 공업탑 주변과 반구대 암각화 등을 돌아다니고, 공장이 보이는 숙소에서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

<대기실 The Last Things Before the Last>
2025 | 윤병현 | 다큐멘터리 | 31분 | 한국
코로나 때 대중목욕탕 한 곳이 망했다. 그곳은 방 베란다에서도 보일 만큼 가까워서 어렸을 때부터 가족과 자주 가던 목욕탕이었다. 이제 천 평이 넘는 공간에는 주인 모를 식물들만 남아 있다. 한 공간이 망하면 그곳의 기억도 망하는 걸까? 기억이 망할 수 있을까? 목욕탕과 관련된 기억들이 현재로 몰려오며 몸, 시선, 통치, 섹슈얼리티, 빛의 이야기로 나아간다. 여러 구멍으로 떨어지면서, 동시에 구멍을 내면서.
💚 폐막작

<사랑스런 나의 마돈나 A Beloved Symbol>
2025 | 변승지 | 다큐멘터리 | 11분 | 한국
장화와 K는 여행을 가기로 약속한다. 강릉으로 향하는 기차 티켓을 끊은 K와 망설이는 장화, 과거로의 여행을 선택한다. 장화는 손녀에게 커밍아웃을 한다.
‘마을에 동성연애를 하는 여자들이 많았다고?’
‘없었지. 우리밖에 없었다.’

<다섯 발자국 The Five Step-Walker>
2025 | 디압 민나알라 | 다큐멘터리 | 19분 | 한국, 이집트
이슬람을 받아들인 중년의 한국 여성들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그들은 자신과 세계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며 사회에 속하는 방식을 다시 배워간다. 고정된 무슬림 이미지에서 벗어난 한국인 무슬림의 모습을 통해 “왜 그들은 이 길을 선택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이야기는 하루를 다섯 시기로, 삶의 각 장으로 나누는 이슬람의 다섯 기도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각 시간대의 분위기와 감정을 담아낸다. 외국인의 시선을 일부 포함해 사회적 공감의 지점을 확장하고, 인터뷰와 관찰 촬영을 통해 한국 사회 속 이슬람의 일상과 삶의 장면을 포착한다. 이야기는 하나의 지점에 도달하지만, 그들의 삶의 여정은 화면 밖에서 계속된다.

<작별의 공동체 Community of Parting>
2025 | 황수연 | 다큐멘터리 | 20분 | 한국
공영장례는 단순히 무연고 사망자의 존엄을 지키는 것을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다. 공영장례의 중심에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문제적인 요소 중 하나인 ‘공동체’가 있다. 고령화와 1인 가구의 증가는 개인을 ‘고독사’나 ‘무연사’로 대표되는 고립된 삶으로 내몬다. 심지어 아직까지도 혈연 중심의 사회에서는 연고자가 있더라도 혈연이 아니면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된다. 경제적 이유로 자신의 장례식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반빈곤 센터의 임기헌 활동가는 부산의 쪽방촌과 빈곤 지역 주민들을 모아 공영장례 조문에 참여하도록 활동을 조직했다. 카메라는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 현장과 고독과 빈곤 속에서도 만들어지는 작은 공동체의 순간들을 담아냈다. 장례는 단순한 죽음의 기록이 아니라 산 자들의 삶과 연결된 이야기를 보여준다. 공영장례를 통해 우리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연대와 존엄의 의미를 다시 발견하게 된다.
'Now Playing > 특별기획'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3.05] <간첩사냥> 인디토크 (1) | 2026.02.23 |
|---|---|
| [02.24] 인디돌잔치 <두 사람> (0) | 2026.02.12 |
| [02.28] 낫띵벗필름 '엄하늘: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까?' (0) | 2026.01.30 |
| [01.27] 인디돌잔치 <부모 바보> (0) | 2026.01.14 |
| [01.22-23] 2026 한국독립영화협회 회원작 상영회 (0) | 2026.01.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