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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삶 - 새로운 영화
열려진 영화를 위하여 2025
1983년. 장선우 감독은 서울영화집단이 발행한 『새로운 영화를 위하여』를 통해 「새로운 삶. 새로운 영화」, 「열려진 영화를 위하여」 두 개 원고를 발표했다. 두 번째 원고의 첫 번째 문단은 장선우 감독이 활동을 시작할 무렵인 1970년대 이래 침체기에 빠져든 한국 영화의 외적/내적 현실에 대한 검토로부터 시작한다.
2025년 현재. 영화를 둘러싼 수많은 주체의 부단한 활동과 인고 끝에, 제1세계의 ‘선택’을 수여받은 한국 영화는 동남아시아권을 비롯한 제3세계 영화(산업)의 주요한 참조점이 되었다. 한편, 아이러니/당연하게도 내수만으로는 더 이상 활로를 찾기 어렵게 된 한국 영화는 (언젠가는 뒤집혀질) 제3세계라는 새로운 땅에서 전유할 자원들을 찾아 헤매고 있다.
이번 하루 동안의 기획 상영은 장선우 <나쁜 영화>(1997), 김곡 <고갈>(2008), 정재훈 <에스퍼의 빛>(2024)을 연달아 보고, 김병규 평론가의 진행으로 세 감독 간의 대담을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세 편의 영화, 세 감독의 동시대적 위상은 각기 다르다. 작업적인 결도 하나의 계보로 응축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상영과 대담의 자리를 요청한 까닭은, 이들이 창작자로서 행하는 일과 삶이 ‘작가’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 보다는 세상과 깊숙이 대면하며, 때로는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배반하면서 스크린의 세계를 구축해온 것에 있다.
장선우는 1970년대 한국적인 마당극의 현장에서 ‘소리꾼으로서의 카메라’를 착안했다. (그는 카메라가 (보여주지 않고) ‘본다‘라고 말한다. 그것은 유폐가 아니라 해방을 향해 어디든 달려간다고 말한다). 김곡은 세기말의 폐허 속에서 살덩이만 남기고자 했다. (김곡은 불안은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촉지되는 것이라 말한다). 정재훈은 ‘웹이라는 가상은 현실’이라고 말한다. (스크린 너머의 정신을, 정신의 활동을 어떻게 찍을 수 있는가?).
지금, 마당은 어디인가? 극장은 무엇인가? 창작자들은 질문(해야)한다. 감성을 고양하는 영화, 공감의 영화가 있는 한편에는 이를 어지럽히는 영화, 혹은 동질성으로 뭉뚱그려서는 도무지 설명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영화적 몸짓을 해내야 한다. 여전히 (우리 망막 앞의) 세상은 무조건적인 찬사를 보내기에는, 그렇다고 자조하고 냉소하며 단정 짓기에는 끝없이 움직이는 역동성을 담지하고 있다.
볼 것이 도처에 널브러져 있는 세상에서, 식인 자본주의의 세상에서, 나이브한 소리 같은가? (맞다). 인공지능이 현실과 초현실을 재배치하고 있다. 우리 앞에 새로운 삶이 당도하고 있다. 세계의 풍경은 달라지고, 시청각적/촉각적 감각들은 완전히 전환된다. 그래서. 새로운 영화는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다.
서문 : 고유희 (워킹아하)
2025년 11월 30일(일)
12:30 <나쁜 영화> (감독판)
15:10 <고갈> (감독판)
17:40 <에스퍼의 빛> +GV
참석: 장선우, 김곡, 정재훈 감독
진행: 김병규 평론가
* 참석자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 행사 당일 온라인 예매 환불이 불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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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영화 Bad Movie>
1997 | 장선우 | 137분
이 영화는 가출, 본드, 도둑질을 일삼는 아이들의 모습과 길바닥에서 사는 행려의 이야기가 서로 얼크러져 있는 작품이다. 나쁜 영화를 위해 치렀던 연기자 오디션, 메이킹필름, 즉석 인터뷰, 돌발 퀴즈 등이 기대하지 못했던 곳곳에서 튀어나와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필름으로 존재하던 137분 버전을 디지털화하여 공개한다.

<고갈 Exhausted>
2008 | 김곡 | 128분
공장 지대 근처에 한 여자가 있다. 여자를 발견한 남자는 씻기고 먹인 후 매춘을 시킨다. 여자에게 배달 일을 하는 또 다른 여자가 나타나 호감을 보인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오래가지 못한다. 여자는 남자에게 돌아온다. 제목대로 '고갈'의 극단적인 양상들이 전개되는 일관되고, 지루하고, 지독한 영화.

<에스퍼의 빛 Esper's Light>
2024 | 정재훈 | 147분
열 명 남짓한 십 대들이 누구든 될 수 있고 어떤 이야기든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세계에서 살아간다. 리산시티, 알스트로에메리아 숲, 아수아 섬의 짙은 어둠을 오가며 그들이 상상하는 이야기는 여러 선택지들을 통과해나가며 희미한 빛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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