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毒립영화
2007년 11월 8일(목) ~ 21일(수)
독립영화? 毒립영화!
독립영화가 태어나 성장해 왔던 30여년의 시간. 한국사회는 독으로 가득 차 있었다. 현재 한국사회는 7~80년대 군부독재의 그늘을 지나 신자유주의 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사회 양극화와 비정규직의 문제는 우리사회의 근심을 넘어 독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는 동안 한국영화는 외적으로 큰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그 속에는 배급의 불균형과 획일화된 기획영화의 범람, 그리고 반 토막 난 스크린쿼터라는 종양이 곪아가고 있다. 이렇게 독으로 가득 찬 사회 속에서 한국독립영화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우리는 감히 한국독립영화의 정체성을 ‘毒을 치유하기 위한 다른 毒’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 편으로 독립영화라는 毒은 한국사회에서 묵인되어 온 역사의 구멍을 메우는 毒이자, 전해지지 않은 목소리를 전하는 독이었다. 그리고 다른 한 편으로 독립영화는 획일화된 주류 영화계에 다양성의 힘을 불어넣는 毒이다. 가장 치열하게 영화라는 매체를 고민하는 毒이다. 한국 사회와 영화를 위해 끝없는 해독작용을 했던 독립영화. 이제 그 영화들만을 위한 온전한 공간이 확보되었다.
다시, 독립영화!
오는 11월 8일,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그 역사적인 개관과 함께 毒립영화의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하고자 한다. 먼저 (앞으로도 유효할) ‘독립영화를 횡단하는 네 가지의 키워드’로 묶은 18편의 독립영화를 통해 독립영화의 과거를 일별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영화들을 다시 볼 기회를 마련했다. ‘독립영화, ing’ 섹션은 2007년 만들어진 4편의 장편극영화와 4편의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며 현재의 독립영화를 진단한다. 이 두 섹션의 영화들을 통해 시간을 관통하는 독립영화의 ‘화두’와 독립영화인들의 치열한 ‘고민’을 공유하며, 현재의 과제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섹션인 ‘독립영화와 친구들’은 향후 인디스페이스와 지속적인 파트너 단체로 활동할 다섯 단체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독립영화를 공간적으로 확장하는 시도이다. 상업극장에서 소개될 기회가 현저히 적은 실험영화, 독립애니메이션, 그리고 진보네트워크, 문화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기획한 이 섹션은 독립영화의 외연을 확장할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독립영화와 사회가 맺는 연대의 방식을 구체화하여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가 열린 공간으로서 끊임없이 외부와 소통하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리고 특별 상영으로 제작 10주년을 맞은 서울영상집단 홍형숙 감독의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준비했다. 1997년 <변방에서 중심으로>가 쏟아냈던 독립영화의 고민들, 우리는 과연 거기서 얼마나 멀리 왔을까. 특별 상영을 통해 2007년 동시대 독립영화의 현재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의 미래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새롭게, 독립영화!
독립영화만을 위한 극장,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너무 늦게 온 티켓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지금 독립영화전용관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개관영화제 ‘毒립영화’의 영화들이 대신 해 줄 것이다. 30여년의 시간 동안 한국 사회와 한국 영화에 해독작용을 해왔던 독립영화, 인디스페이스는 그 영화들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고 새로운 미래를 꿈꾸기 위한 또 하나의 이로운 毒이 될 것이다. 毒하게 독립영화를 만들어 온 한국의 독립영화인들에게, 인디스페이스는 그들이 새로운 제작을 꿈꿀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될 것이다. 또한 그들의 영화가 세상과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이다.
독립영화는 毒하다. 인디스페이스도 만만치 않게 毒할 것이다. 기대하시라.
○ 영화제 상영 시간표
◆ 독립영화를 횡단하는 네 가지 키워드
■ 독립영화와 마이너리티
■ 독립영화와 정치
■ 독립영화와 영화
■ 독립영화와 관객
◆ 독립영화, ing
◆ 독립영화와 친구들
■ 실험영화 상영회 with 다이아고날 필름 아카이브
■ 독립애니메이션 상영회 with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 왼쪽에서는 보는 지적재산권 with 진보네트워크
■ 자율적 유통구조의 배움을 상상하라 with 문화연대
◆ 특별 상영 : <변방에서 중심으로> + Open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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