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뜻에서 시작된 판소리였지만,
그것을 자신의 꿈으로 만들어가는 두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카메라로 꿈을 찍은 감독’ 백연아
어린 시절, 부모님의 뜻에 따라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모의 기대와 달리, 딸은 피아노보다는 그림에 흥미를 보였고, 대학에서 그림을 전공한 뒤 런던으로 유학을 떠난다. 비디오 아트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스타일의 실험적인 단편들을 만들었던 백연아는 2002년부터 다큐멘터리를 연출하기 시작하여 BBC, ARTE, PBS 등을 상대로 한 다큐멘터리와 단편 영화 작업에 참여했다. 2002년 연출, 제작한 Long Way Home 은 영국ICA에서 상영되었고, Imperial War Museum Film Festival 에서 Best Documentary 부문 후보에 올랐다. ‘천리마 축구단’을 만든 다니엘 고든 감독의 또 다른 북한 다큐 ‘어떤 나라’의 편집 작업에 참여했으며 <소리 아이>를 통해 첫 데뷔를 마쳤다.
3대 째 그림을 그리고 있는 대학 동기와 오랜 연애 끝에 결혼했다. 태어날 아이에게 미술 교육만은 시키지 않겠다고 미리 다짐하고 있는 예비 엄마이기도 하다.
- 약력 -
2002년 University of London, Goldsmiths College, MA in Media and Communication
2000년 University of the Arts London, Chelsea College of Art and Design, MA in Fine Art
1999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BFA in Fine Art
2007년 <소리아이> 기획, 연출
2004년 <You, Me and Cancer: 너와 나, 그리고 암> 리서치, 제2편집 (BBC3 방영)
2004년 <그 안의 공포> 제작, 편집 (셰필드48시간영화제 최우수촬영상, 최우수녹음상 수상)
2004년 다큐멘터리 <어떤 나라: A State of Mind> 리서치, 제 2편집
(BBC4, Arte France, WNET New York 방영, 부산국제영화제,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평양영화제, 트라이베카영화제 등 상영)
2002년 <Long Way Home> 기획, 연출
(One World Broadcasting 영화기금 제작지원작, Imperial War Museum 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후보, 런던 ICA (Institute of Contemporary) 상영)
1. 판소리를 영화의 소재로 선택하게 된 계기는?
음악을 하는 아이들, 그 중에서도 판소리를 하는 아이들을 선택한 이유는 목소리가 가장 삶에 가까운 인간적인 악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내가 잘 알지 못했던 ‘우리 것’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생기기도 했다. 게다가 처음 판소리경연대회를 찾아갔을 때의 짜릿했던 느낌도 잊을 수가 없다. 예상외로 다이나믹한 분위기에 절로 흥이 났고, 아이들의 소리가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이러한 부분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2. 두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은?
<성열> 제일 처음 찾아갔던 <군산 전국학생 판소리 경연대회>에서 만난 성열이는 초등부에서도 가장 작은 아이였다. 어린 아이가 파란 두루마기에 갓을 쓰고 있어 호기심이 간데다가 다른 분께 추천을 받기도 했다. 사랑가를 부르는 다부진 표정과 다른 아이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타고난 음감과 박자감각을 가진 모습이 신기해 취재하기 시작했다.
<수범> 제법 규모 있는 대회인 <임방울 국악제>에서 만난 수범이는 뛰어난 실력에 우선 놀랐다. 조그만 몸이 터져나가라 혼을 실어 심청가를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대기 중에도 다른 아이들과 달리 전혀 떨지 않는 의연한 모습이 놀라웠다. 평소에는 또래들하고 다름 없는 모습이지만, 노래할 때는 진지한 모습이 엿보여 좋았다.
3. 아이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어려웠던 점은?
처음 아이들을 만났을 때는 아이들에게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질문들, 판소리는 무엇인지, 춘향가는 어떤 것인지 등을 물었다. 처음에는 교과서적인 설명만 하던 성열이는 어느 순간부터 흥이 나서 묻지도 않은 말을 줄줄이 털어놓았다. 그러나 수범이는 성열이와 달리
, 질문이 어려우면 쉽게 지루해했다. 취재를 진행하면서 수범이의 모습이 보통 아이들의 모습이라는 점을 깨달았고,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 생각하는 법, 다큐 촬영을 할 때의 자세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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