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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이해’라는 의미에 대한 잔잔한 파장 <분장> 인디토크 기록

by indiespace_은 2017. 10. 17.

‘이해’라는 의미에 대한 잔잔한 파장  <분장>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7년 9월 30일(토) 오후 1시 상영 후

참석 남연우 감독 | 오도이 음악감독 | 배우 안성민, 홍정호, 한명수

진행 장성란 매거진M 기자





*관객기자단 [인디즈] 최대한 님의 글입니다. (사진: 김은혜 님)



‘이해’라는 의미에 대해서 진솔한 시점으로 다룬 영화 <분장>. 남연우 감독은 관객들에게 이해에 대해서 의문을 제시한다. 남연우 감독, 안성민 배우, 홍정호 배우, 한명수 배우, 오도이 음악감독이 <분장> 인디토크에 함께 했다.





장성란 매거진M 기자(이하 진행): 남연우 감독은 2012년 <가시꽃>이라는 영화를 통해 주목을 받은 배우에요. 오늘 인디토크를 진행하기 전에 남연우 감독님의 인터뷰 기사를 몇 개 읽고 왔는데요, <분장>은 배우이자 한 인간으로서 겪는 고민들을 시나리오로 쓰고 연출한 영화라고 합니다. 또한 배우로의 고민을 다른 배우와 함께 나누면서 작업하고 싶어서 직접 연출에 도전했다고 해요. 그래서 감독님 외에 다른 배우 분들도 궁금해졌어요. 어떤 매력과 개성을 갖춘 배우 분들인지 감독님께 직접 듣고 싶습니다.



남연우 감독(이하 남연우): 안성민 배우는 제가 연기 학원에 강사로 있을 때 연이 닿았어요. 원래 무용을 전공하다가 연기가 하고 싶어서 연기 학원에 왔고, 입시를 준비할 때 워낙 성실하게 임해줬기에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분장>의 시나리오가 나왔을 때, 동생 역이 무용을 잘하는 설정이었기때문에 제일 먼저 안성민 배우가 떠올랐습니다.


한명수 배우는 <가시꽃>을 촬영할 때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붐 마이크를 들고 있었어요. 배우가 카메라 앞이 아니라 뒤에서 붐을 들고 서있는 그 심정이 얼마나 괴로울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근데 짜증 한번 안 내고 누구보다 더 밝게 임하는 모습이 기억 속에 깊게 박혔어요. 같이 숙소에 있을 때 힘들지 않냐고 물어봤거든요. 그 때 ‘잘하는 형들과 함께 해서 기분이 좋다’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그 때 너무 큰 감동을 받았고, 연출을 하게 되면 같이 호흡을 맞추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훌륭하게 우재 역을 잘 소화해줬다고 생각합니다.


홍정호 배우는 저와 17년 째 인연이 있는 친구에요. <가시꽃>에서도 같이 호흡을 맞췄고 작업할 때 마다 제가 배우는 게 너무 많았어요. 그리고 ‘이나’라는 캐릭터가 기존의 홍정호 배우 몸무게에서 10kg정도 빼야하는 상황이었는데, 짧은 기간 동안 체중을 조절하더라고요. 한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서 체중을 조절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보여준 프로 의식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도이 음악감독도 17년 째 인연이 있는 동생이에요. 영화를 볼 때마다 영화와 영화음악에 대한 생각을 많이 나눴고 일치하는 부분도 많았어요. <분장>의 초기 시나리오 단계에서 잘 풀리지 않을 때 함께 리딩을 하면서 대사를 만들어 가기도 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분장>의 음악적인 부분들을 훌륭하게 완성시켜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도이 음악감독은 현재 ‘소울 스테이지’라는 그룹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행: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 ‘송준’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들은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궁금증이 들었어요. 특히 송준이 연극 ‘다크라이프’의 ‘주디’역을 연기하는 단계마다 ‘송혁’(안성민 분)과 ‘우재’(한명수 분)의 심리가 계속 요동쳤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떤 고민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안성민 배우(이하 안성민): 그 캐릭터를 연기하려면 일관된 면이 있어야 했는데, 그걸 잡는 게 쉽지가 않았어요. 그때마다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고 고민하면서 방향을 잡아갔습니다. 



한명수 배우(이하 한명수): 비밀을 이야기하려다 말하지 못했을 경우, 그 비밀을 이야기하기가 점점 힘들어 지는 것 같아요. 우재는 마음속 짐이 컸을 거라고 생각해요. 우재는 송준의 옆에서 도움을 주고 주디가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죠. 송준한테는 비밀을 털어 놓을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연기했습니다.





진행: 이나가 음악으로 인물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장면이 많아요. 



홍정호 배우(이하 홍정호): 음악감독님한테 정말 많이 혼났어요.(웃음) 제가 원래 노래 부를 때 목소리가 조금 거칠어서 기존 설정으로 잡은 이나의 목소리 톤하고 너무 다르더라고요.(웃음)



오도이 음악감독(이하 오도이): 처음 음악을 만들고 제가 가이드를 잡았을 때는 생각처럼 잘 됐는데, 홍정호 배우가 부르니 좀 다르더라고요. 목소리가 너무 거칠었어요. 그래서 톤 변화를 위한 연습을 진짜 많이 했습니다. 배우님이 열심히 노력을 했고, 잘 해내서 너무 뿌듯합니다.



홍정호: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2번 있습니다. 마지막에 부른 ‘얼굴’이라는 곡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곡이었어요. 원래 눈물을 흘리는 설정은 없었는데, 그 곡을 부를 때는 정말 감정적으로 자연스럽게 눈물이 흘러나오더라고요.



진행: 이나가 부르는 노래는 성소수자들을 대변하는 목소리 같았어요. 작사 및 작곡을 할 때 그러한 점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오도이: 성소수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정말 많이 봤어요.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저 나름대로 답을 내리려고 노력했어요. 



진행: 저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끝난 다음에야 비로소 관객들의 마음에서 ‘이해’라는 의미에 대해 의문이 일어난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배우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서 그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보통의 사람들보다 더 많이 더 다가가려고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이 영화가 던진 ‘이해’라는 의미에 대한 답을 찾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한명수: <분장>을 찍고 나서 '이해'라는 말을 정말 조심스럽게 사용하게 됐어요. 타인을 이해한다고 말할 때는 조금 더 많은 생각을 하고 건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관객: 감독님께서 <분장>을 한 단어로 표현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추후 작품 계획이 궁금해요.



남연우: 저는 ‘낯설다’가 적절할 것 같아요. 영화 전체적인 이야기를 봐도 그렇고, 개봉을 해보니 저예산 영화가 노출이 되는 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찾아주시는 것 또한 굉장히 낯선 걸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저희 제작사에서 다음 작품 시나리오를 썼어요. 정말 감사하게도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 지원작으로 선정되어 투자를 받기위해 갑니다. <내 나이 열네 살>이라는 작품이고 억울하게 누명을 쓴 14살 소년을 위로해주는 이야기입니다.



관객: 영화가 끝난 후에 각 인물들이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합니다.



남연우: 각자 생각해보셨을 것 같은데, 그게 정답인 것 같아요. 이건 또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들어주세요. 송준은 그 이후에도 자신의 위선에 대해서 인정하지 못 했을 것 같아요. 위선을 인정하는 순간 살아온 세월들이 더 힘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에 말이죠. ‘다크라이프’가 잘 되었고 배우로서도 인정을 받으면서 계속 배우 생활을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긴 세월을 살다가 조금 나이가 들어서 위선을 인정하게 되는 순간이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성민: 요즘에도 계속 떠올리는데, 인물의 미래에 대한 생각이 계속 바뀌고 있어요. 촬영 때는 이후에 자살을 할 것 같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어요. 지금은 송혁이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확신을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한명수: 우재는 송준을 정말 믿었기에 자신을 드러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배신당했고 그 충격으로 인해 송준을 다시 보지 못할 것 같아요. 송혁도 우재로부터 떠날 것이라고 생각했고요. 상처 받은 마음으로 지내다가 이나로부터 치유 받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홍정호: 이나는 영화에서 굉장히 강단 있는 캐릭터에요. 하지만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쉽게 열지 못하죠. 그런 와중에 송준을 받아들였지만, 결국 그 역시 똑같다는 걸 느끼면서 사람들에게 더욱 마음의 문을 닫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관객: ‘분장’이 철학적인 제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외에 생각한 제목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남연우: 처음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 가제라도 있어야겠더라고요. 그 때 갑자기 ‘분장'이라는 제목이 떠올랐어요. 그렇지만 시나리오를 쓰면서도, 결과물이 나왔을 때도 ‘분장'이 약간이 옛날스럽다, 세련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제목으로 매력이 없는 것 같아서 주변에 많은 자문을 구했는데, 한 선배님이 ‘이해와 인정’이라는 제목을 지어주더라고요. 많은 고민을 했으나 결과적으로 배우가 얼굴에 분칠하는 것과 인간이 내면에 분칠을 하는 것이 머릿속에서 깊게 박혀있어 <분장>이라는 제목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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