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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결국은 우리 모두 사랑일 테니 <걱정말아요> 인디토크 기록

by indiespace_은 2017. 1. 23.

결국은 우리 모두 사랑일 테니  <걱정말아요>  인디토크 기


일시: 2017년 1월 14일(토) 오후 2상영 후

참석: <새끼손가락> 김현 감독, 권기하·박정근·이준상 배우 | <소월길> 신종훈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다영 님의 글입니다.


세 가지의 다른 색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퀴어 옴니버스의 영화 <걱정말아요>가 상영 중이다. <소월길> 신종훈 감독과 <새끼손가락> 김현 감독, 권기하 배우, 박정근 배우, 이준상 배우와 조금은 색다른 사랑에 대하여, 그들의 삶의 모습과 방식, 또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김현 감독(이하 김): 오늘 제가 진행을 맡게 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소월길> 신종훈 감독님께 질문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어머니 캐릭터의 시발점이 궁금합니다.

 

신종훈 감독(이하 신): 일단 이야기는 ‘박카스 아줌마’라는 존재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전부터 나이 드신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생각해서 작업 중에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집필을 멈추고 있다가 애정을 가지고 있던 캐릭터가 그대로 묻혀버리는 것이 싫어서 단편으로라도 이야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자주 다녔던 소월길에 박카스 아줌마와 트랜스젠더 분이 같이 서있던 것이 떠올라서 이렇게 영화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김: 어쩌면 사회적으로 봤을 때 소수자 안에서도 또 소수자로 나뉘는, LGBT를 생각했을 때 주로 레즈비언이나 게이를 생각하는데, 그 안에서도 소수자인 트랜스젠더를 그린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신: 우선은 주인공이 성 노동자라는 설정이었고,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그 장소에서 트랜스젠더 분이 서있는 것도 여러 번 봤기 때문에 그 맥락에서 여자가 되고 싶어 성 노동을 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묘한 지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수자들이 또 그 소수자들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 연대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김: <소월길>을 보다보면 익숙한 얼굴들의 배우 분들이 많이 등장하시는데, 그 분들과의 작업 과정이 어땠나요?

 

신: 원래 배우가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이미지를 확 바꾸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원래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는 분이나 그런 이미지의 역할을 많이 한 분들을 캐스팅하는 것이 영화에 유리한 것이라 생각을 했습니다. 박명신 배우님 같은 경우 원래 그분을 많이 좋아해서 캐스팅을 한 것인데, 제가 생각했던 차분한 어머니의 이미지보다는 씩씩한 면이 있어 조금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속에 잠재되어있던 모습을 끄집어내 몇몇 장면에서 연기하시도록 했습니다. 또 최무성 배우님 또한 그동안 연기를 해 온 시간이 길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대로 균형을 잡아가면서 연기할 때가 있었어요. 후반에 폭행 장면이 있는데, 저는 혐오 폭행의 모습을 좀 더 부각시키고 싶어서 조금 더 세게 연출하고 싶었지만, 배우님이 스스로 그것을 조절해서 연기를 하셨고 결국은 그게 영화에는 더 맞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아마 배우의 연륜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관객: 첫 번째 에피소드 <애타는 마음>에 대한 궁금함이 있습니다. 많이 다루어지지 않은 소재라 깊은 내용이 궁금했고, 또 두 번째 에피소드의 제목을 왜 <새끼손가락>이라고 지은 건지 궁금합니다.

 

김: <새끼손가락>은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첫사랑이 어떤 느낌일까 생각해보았을 때 내가 내 눈으로 볼 수 있는 신체 기관 중 가장 쉽게 보이는 곳이지만, 주의 깊게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곳을 떠올리게 되었어요. 평소에는 잘 생각하지 않다가도 어쩌다 한번 다치면 자꾸 신경이 쓰이는, 그런 부분이 닮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신: 지금 <애타는 마음> 소준문 감독님이 안 계셔서 제가 들은 이야기를 전달 드리자면, 감독님의 경험담이라고 합니다. 언젠가 택시를 탔을 때 기사님의 뜨거운 눈빛을 받은 경험을 시작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왜 이렇게 도발적이고 적나라한 이야기를 만들었을까에 대한 대답을 드리자면 저번에 인터뷰에서 한 말씀인데, 이제는 이렇게 솔직해져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셨어요. 어찌 보면 민낯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이 영화는 조금 더 밝은 톤으로 그려지기는 했지만, 한 남자의 욕망 같은 것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관객: 저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 두 감독님께 시나리오를 집필하는 과정이나 계기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각본을 쓸 때 메시지를 먼저 생각하고 만드는지, 혹은 어떤 이야기를 먼저 떠올리고 거기에 의미를 담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신: 제 경우는 뭐가 먼저라고 말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소월길>의 경우는 캐릭터에서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어릴 적에 신문에서 본, 자식의 과외비를 부담하기 위해서 성 노동을 하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힘들게 살면서 자식을 위해 기본적인 교육비나 생활비를 여성 혼자의 몸으로 벌어야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다 보니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20대 여성의 상황은 또 다를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사람의 그런 상황들 속에서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썼습니다. 어떻게 느끼셨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모두에게 첫사랑의 기억이 있잖아요? 그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서사가 잔잔하지만 나름대로의 판타지에요.  



관객: 배우 분들에게 질문이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성소수자를 연기했는데, 그 과정 가운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박정근 배우: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부분이어서 조사도 많이 했고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최대한 풋풋한 사랑의 감정에 초점을 맞춰서 연기를 했습니다. 


권기하 배우: 일반적인 사랑 이야기에 임한다는 느낌이 컸습니다. 


관객: 한 주제를 가지고 이 영화들을 만들게 된 취지와 <걱정말아요>라는 제목을 붙이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신: 사실은 세 편이 개봉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각각 따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2014년에 단편공모전 지원을 받아서 찍게 되었고 <새끼손가락>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문화강좌에서 만들었습니다. 그런 각각의 영화들이 모두 ‘레인보우팩토리’와 인연이 있어서 묶어 개봉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제목이 <걱정말아요>인 것은 딱히 이유가 있진 않고 그 느낌이 좋다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세 영화 모두 색이 정말 다른 영화인데 그 모두가 어떤 위안이라는 것을 담고 있고 그 점이 드러나는 제목인지라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관객: 퀴어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든 영화인지 궁금합니다.


신: 영화를 운동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정말 그냥 영화가 좋아서 찍은 것이고, 그 가운데 제 눈에 계속 밟히는 주제와 이야기에 대해서 쓴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라고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컸습니다.


김: 저는 운동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노출이 되고 사람들에게 인식되었을 때 가능한 사회의 변화들에 대한 기대가 있어요. 저는 친구사이에서 G_Voice라는 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좋아서 춤을 추고 노래를 하다보면 어느새 그것이 연대와 운동이 되어있더라고요. 영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저 이런 사람도, 이런 삶도 있다고 알려드리고 싶은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사랑 이야기로 생각되지만, 조금 더 가까이서 바라보면 이 각자의 짧은 영화들은 다른 사랑 방식뿐만 아니라 삶의 모습들까지 담고 있다. 사랑에서 연대까지, 그들만이 나눌 수 있는 이야기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함께 이해하고 서로를 배워가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조금 더 넓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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