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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 배드민턴 클럽에서 배드민턴보다 중요한 것은
*관객기자단 [인디즈] 전지애 님의 글입니다.
약수터에 가면 나무에 등을 두드리는 사람만큼 흔하게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동네 축구만큼 흔한 운동이 배드민턴이라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 문화회관에 가면 꼭 배드민턴 클럽이 있다. 배드민턴 라켓과 셔틀콕만 필요한 스포츠이기에 지극히 단순하고 공평해 보인다. 그런데 배드민턴 클럽에 서울지검장이 가입했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단편영화 <배드민턴>은 한국 사회의 서열 문화와 부조리를 동네 배드민턴 클럽을 통해 보여주는 코미디이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배드민턴 클럽이지만 실은 이해관계로 인해 서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클럽이다. 영화는 세 명의 신입회원들을 등장시켜 그들이 클럽의 서열 문화와 부조리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동섭, 병식, 관은 배드민턴이라는 스포츠를 통해 삶의 활력 혹은 건강을 얻고자 클럽에 가입했다. 그런데 그들은 이상하게 운동에 집중할 수 없다. 배드민턴 강사는 수시로 그들에게 배드민턴 신발과 라켓을 팔려 한다. 발목을 삔 병식에게 신발이 미끄러워 넘어진 거니 클럽에서 파는 신발을 구매하라고 말한다. 공이 시원하게 나가지 않는 관에게는 라켓의 줄이 느슨해서 그런 것이니 새로운 라켓을 1+1 행사가를 적용한 10만원에 사라고 한다. 병식과 관이 이를 처음에 거절하자 강사는 “스텝이 이상하다.”, “치는 방법이 틀렸다.”라고 괜히 그들에게 면박을 준다. 결국 병식과 관이 신발과 라켓을 모두 새로 구입하였고 강사는 그들의 실력이 훨씬 좋아졌다며 극찬을 했다.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이들에게만 한없이 너그러운 현대 사람들의 모습을 강사를 통해 풍자한 것이다.
또한 배드민턴 클럽의 회장이 경찰서장이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재식은 경찰서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 회장의 옆에 딱 붙어 온갖 비위를 맞춰준다. 클럽에서의 활동이 곧 사회생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클럽에는 경찰서장 말고도 목사, 대한통운 이사 등 다양한 계층들의 사람들이 있다. 즉, 배드민턴 클럽은 정치적 활동도 가능한 공간인 것이다. 힘이 없는 자들은 공평을 최우선시하는 스포츠에서조차 공평할 수 없다. 힘이 있는 자들의 입맛에 따라 공을 받거나 쳐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서열 문화가 배드민턴에도 그대로 적용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배드민턴>은 한국의 서열 문화를 해학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이다. 배드민턴이라는 친숙한 운동을 소재로 하여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사회 계급의 문제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신인회원으로 서울지검장이 들어온 배드민턴 클럽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기세등등하던 경찰서장이 어떻게 지검장의 비위를 맞춰줄지 궁금하다. 배드민턴이 아닌 다른 스포츠클럽에 가입하고 있는 이들도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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