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메이션의 의미 있는 과정, <생각보다 맑은> 리뷰
◈ 관객기자단 [인디즈] 한 줄 관람평
-김은혜: 우리들의 불안한 현재를 그린 초상화
-양지모: 한국 애니메이션의 의미 있는 과정
-손희문: 가장 보통의 존재, 가장 보통의 고민
-최지원: 수많은 선택들 앞에서 망설이는 우리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담긴 4편의 감성 애니메이션
-정원주: 다양한 그림체만큼 다양한 감정이 뒤섞이는 영화
-이교빈: 배꼽 두 번 눈물샘 두 번 그리고 박수갈채!
관객기자단 [인디즈] 양지모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D
<생각보다 맑은>은 한지원 감독의 단편 네 작품을 묶은 옴니버스 영화이다.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럭키 미>에서 시각적인 무게감을 싣고, <사랑한다 말해>에서 코미디로 웃음을 준 후에, <코피 루왁>으로 가장 집중도를 높이고, <학교 가는 길>로 치유하는 느낌으로 마무리 지었다고 한다. 물론 이는 사후적인 설명이다. 옴니버스라고 하지만 네 작품에서 소재의 통일성이나 내러티브의 내적 연관성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차라리 <생각보다 맑은>은 ‘한지원 감독 애니메이션 특별전’ 같다. 단지 ‘청춘’과 ‘감성’이라는 키워드가 파편과도 같은 네 작품을 연결하고 있을 뿐이다.
다시금 감독의 설명을 안내 삼아 각각의 작품을 살펴보자면, <럭키 미>의 시각적인 무게감은 하나의 고민으로 머물고 있다. 감성적으로 묘사된 이미지는 이내 단순화 된 이미지가 등장하면서 단절된다. 교차되는 두 이미지는 시각적인 판단을 중단하게 만든다. <사랑한다 말해>의 코미디는 결론적으로 성공적이다. 의도적인 이미지의 과장과 목소리의 변조(한지원 감독이 여주인공의 목소리를 연기했다고 한다.)는 정확한 목표를 향해 돌진하고 대부분 성공한다. 특히 식당에서 담배를 피우는 김부장과 이를 말리기 위해 쩔쩔매는 종업원의 이미지는 이 작품의 백미이다.
<코피 루왁>은 옴니버스 중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작품이다. 현실적이고 무거운 주제와 이에 대한 치열한 고민도 인상적이지만, 이를 표현하는 이미지의 기발함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학교 가는 길>은 전형적인 모험 서사임에도 주인공을 강아지로 설정하면서 시선의 새로움을 획득한다. 아예 말이 없고 소리와 행동으로만 전개를 했다면 더 대담하게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현실의 특정 문제들을 이야기하면서도 동시에 보편적인 정서의 호소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가장 흥미로운 작품이기도 하다.
어떤 필요에 의해서 네 편의 작품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한데 엮일 수밖에 없었다. 척박한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과 수요를 만들기 위한 마케팅의 요구, <생각보다 맑은>은 이 복잡한 계산의 한 맥락에 자리하고 있다. 아직 과정일 뿐이지만, 무언가를 해보기 위한 도전은 항상 박수 받아야 마땅하다. 한지원 감독의 다음을 위해, 2015년 극장에서 이 영화와의 우정을 나누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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