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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Review] 차분하고 느리게, 낯설지만 조금은 로맨틱하게 <경주>

by 도란도란도란 2014. 6. 20.

관객기자단 [인디즈]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인디플러스의 얼굴로 소중한 공간을 널리 알리고 

독립영화의 다양한 소식들을 전하는 관객기자단 입니다 :D






◈ [인디즈] 한줄 관람평

윤정희: 경주의 새로운 해석. 그리고 조금은 어려운 낯선 로맨스.

김은혜: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경주에서 느리고 천천히 진행되던 로드무비

이윤상: 무언가를 찾으러 간 경주, 그러다 이미 없어져버린 것들에 쫓기듯 떠나오게 되는 경주의 순환. 삶이란 사라짐이 쌓여가는 과정일까.

전유진: 삶과 죽음 사이, 현실과 환상 사이, 지루함과 아름다움 사이 .



북경에 사는 최현(박해일)은 친한 형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몇 년 만에 한국에 오게 된다. 장례식이 끝난 뒤 문득 7년 전 경주 여행을 떠올리게 되고 충동적으로 경주로 향하게 된다. 찻집 아리솔에서 봤던 춘화를 보고 싶어 찻집으로 향했지만 이미 춘화는 없어진 뒤였다. 아리솔의 주인인 윤희(신민아)에게 춘화의 행방을 묻지만, 윤희는 그런 최현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역사와 함께 많은 문화재와 유물이 있는 도시. 느리고 정적이며 유익한 도시이자 어느 곳에서도 능을 볼 수 있는 도시. 바로 경주다. 경주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도시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낯설지만 어렸을 적 수학여행으로 한 번쯤 가봤을 법한 조금은 익숙한 도시다. 단순한 이유로 경주로 향하는 최현의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쓸쓸해 보인다. 아리솔에서 춘화를 찾는 그의 모습, 찻집 주인 윤희를 곁눈질하는 모습이 어쩌면 윤희의 말처럼 변태스러워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처음 겪는 낯선 이방인의 모습이기도 하다. 조금 독특한 남자와 경주에 사는 조신한 여자가 만나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경주>는 두 남녀의 로맨틱한 하루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감독이 느꼈던 경주의 느낌. 그리고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자의 무덤인 능이 공존하는 즉, ()과 사()의 모습을 경주라는 도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처음부터 중반, 그리고 몇몇 장면은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을 떠올리게 한다. 배경이 경주라는 점과 술 대신 차()가 나온다는 점. 그리고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롱테이크 씬. 물론 비슷한 부분이 조금 있기도 하지만 <경주>는 엄연히 다른 템포로 영화를 이끌어간다. 느리게 걷는 배우들의 뒷 배경을 통해 보이는 경주의 낮과 밤. 그리고 어스름한 새벽. 단순히 볼거리가 많은 도시로 느껴졌던 경주가 사실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도시이기도 하다는 점을 말하며 느린 템포로 경주라는 공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자칫 암울하게 느껴지는 주제가 이 둘의 묘한 로맨스를 통해 조금은 밝게 조금은 로맨틱하게 그려진다. 또 플로리스트로 등장하는 류승완 감독, 윤희의 친구로 등장하는 신소율, 학교 후배로 나오는 윤진서 등 많은 카메오의 등장으로 영화 <경주>를 더 즐겁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경주>는 많은 이야기를 남기는 만큼 많은 여운을 남긴다. 별다른 장치나 반전 없이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 그래서 더 두렵게,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제대로 표현해내는 박해일의 연기는 어느 곳 하나 흠잡을 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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