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8년 3월 11일 화요일 오후 08:20
상영작 소개
The Ninth Night and Day 아홉 번째 밤과 낮 (발췌/ 2004, 5min)
자신의 몸에 고통을 가하는 레바논의 종교행사를 카메라에 담아 반복되는 시퀀스의 조합과 속도조절 그리고 사운드의 병치를 통해 재구성하였다.
이 작품은 전체 80분 분량의 길이에서 5분 정도 발췌한 갤러리 전시 버전으로 상영된다.
얼굴 구하기Saving face (2003, 8분)
선거결과가 나오기까지 모든 후보자들의 얼굴이 과연 레바논의 벽에 붙여져 있을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얼굴이 구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한 후보의 얼굴이 있는 포스터 중에서 몸뚱이 부분이 뜯겨져 나갔다. 그런데 이것은 외과적인 얼굴 성형이나 디지털로 리터치한 것보다 훨씬 더 잘 성공적인 것처럼 보인다. 다른 후보의 얼굴은 뜯겨져 나간 부분 아래로 부분적으로만 보인다. 뿐만 아니라, 각 후보의 포스터 위에 포스터나 사진이 덕지덕지 붙여져 가장 효과적으로 잘 생긴 얼굴이 만들어 지기도 한다. 우리는 이렇게 합성되고 재조합된 포스터를 특히 레바논 문화지역에서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아랍 문화권에서 흔히 보게 된다.
이성의 잠: 내 혈관에서 쏟아 흐르는 이 피
The Sleep of Reason ; This Blood Spilled in My Veins (2002, 32분)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쇠하는 인간의 죽음은 동물, 가령 투우장에서 죽는 황소의 죽음에 비할 바가 못된다. 투우장의 황소나 도살장의 소들이 겪는 죽음의 강도에 견줄 만한 유일한 것은 역설적으로 무덤에서 살아나온 나사로에서처럼 인간의 부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T. S. 엘리엇의 'J. 알프레드 프루프록의 사랑의 노래'에는 연신 베개를 돋우며 잠을 청하는 여인이 등장한다. 그녀 앞에 이승을 헤매는 사자 死者의 영혼이 나타나 "왜 그대는 베개를 붙잡고 어쩔 줄 모르는가?" "왜 그대는 그렇게 애써 잠을 청하는가? 무엇을 그렇게 피하고자 하느냐?"라 묻는다. 엘리엇의 시에서 나사로가 말한 "너희들 모두에게 말하니"라는 부분을 보자. 이 때 "너희들 모두"는 그럼 나사로 자신도 포함하는 것일까? 나사로는 죽음의 세계를 이승에 있는 자신에게도 말해주기 위해 그토록 힘들게 되살아 났단 말인가? 그렇다면 나사로는 돌아와 이승에서 잠들어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됐을까
"아슈라": 내 혈관에서 쏟아 흐르는 이 피
Âshûrâ: This Blood Spilled in My Veins (2002, 80분)
예언자 무하마드의 손자이자, 학자 쉬테의 아들인 알 후세인은 680년 사막에서 그의 수많은 가족과 함께 대량 학살당했다. 이 기억은 감독 자랄 투픽에게는 고통과 같다. 그러나 사실 근본적으로 사람은 모든 기억에 있어서 "이러한 기억은 나에게 고통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추억은 기억의 근원에 있는 어떤 단계의 기억에서 감추어지고, 그것을 기억해내려는 것 자체가 고통이기 때문이다.(니체) 매해 아슈라 기념일에 기억하고자 하는 것은 단지 과거에 대한 기억일 뿐 아니라, 구세주의 도래에 관한 미래의 기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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