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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s페이스] 청년창업, 그 불안에 대해 <미스터 컴퍼니> 인디토크

by 도란도란도란 2014. 3. 12.



 
인디's 페이스 (Indie's Face) 


상영 후 감독 배우들과 함께하는 인디토크와 인터뷰, 상영작 리뷰 등 인디스페이스의 다양한 소식들을 전하는 인디스페이스  기록 자원활동가 입니다. 극장 안 이야기들을 전하는 인디스페이스의 얼굴, <인디's 페이스>와 더욱 알찬 소식 만나세요 :D


 

영화: 미스터 컴퍼니_민환기

일시: 2014년 3월 1일 

참석: 민환기 감독

진행: 이현희 인디스페이스 프로그래머




윤리적 패션을 모토로 설립된 사회적 기업 오르그닷’. 각자 자신의 신념을 추구하려 모였지만 그 여정이 순탄치 않다. 김진화 대표와 김방호 이사를 필두로 한 다툼, 화해 그리고 결국 분열에 이르기까지 <미스터 컴퍼니>는 청년창업의 일면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불안 3부작완결판인 <미스터 컴퍼니>로 관객들을 찾은 민환기 감독이 인디토크에 참석했다.

 

진행: 이 영화는 <불안>이라는 이름으로 영화제에서 소개가 됐고, <미스터 컴퍼니>라는 이름으로 개봉하게 됐는데요. 제목에 대한 얘기부터 간단하게 해볼까요. 왜 갑자기 <미스터 컴퍼니>라는 이름으로 바꾸게 되셨는지.

 

감독: <불안>이 일반명사라서 검색이 잘 될 줄 알았는데, 딱히 그런 것도 아니고, 조금 더 회사에 관한 이야기라는 게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 싶어서 <미스터 컴퍼니>로 바꾸게 됐어요.

 

진행: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어떻게 저런 장면들까지 다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지?’ 싶은 생각도 들었거든요. ‘오르그닷직원 분들이 카메라에 대한 거부감이 있거나 그러진 않았나요?

 

감독: 초반에는 거부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카메라로 계속 찍고 있었던 건 아니에요. 계속 같이 생활하면서 친해지고, 나중에는 자기 직원이 자기 회사를 찍는다고 착각을 했을 것 같아요.

 

진행: 그래도 영화가 만들어지고 나서의 두 미스터와 직원들의 반응은 또 달랐을 것 같아요. 큰 화면에서 보는 건 또 다른 감정을 불러오잖아요. 두 분은 어떻게 보셨는지.

 

감독: 김방호 이사는 처음 상영했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봤어요. 김진화 대표는 그때 굉장히 바빠서 그냥 상영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상영했는데, 김진화 대표는 한참 후에 본 것 같아요. 그때도 뭐 고생하셨는데 상영해야죠그러면서 아쉬운 얘기들은 했어요. 자기가 어떻게 다뤄지고 이런 것 보다는 조금 더 사회적 기업을 운영 하시는 분들이 어떤 면에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그런 이야기를 일반화 시켜줬으면 좋겠다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었어요.

 




관객: 지금 여기 객석의 점유율을 보니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것과 독립영화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로도 활동 하셨던 것 같은데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여러 작업을 하며 촬영을 하는 작업 방식이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감독: 이 작품 할 때까지는 그렇게 못했었는데, 지금은 두 개를 한꺼번에 같이 하고 있어요. 다큐멘터리는 누군가 괴롭히지 않아도 되거든요. 소규모로 작업을 해요. 촬영현장에 한두 명 가는 식으로. 그래서 이런 형태의 장편 3개정도를 찍었거든요. 이런 규모가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으면서 어떤 식으로 해야 되는지 이제 알 것 같고, 즐거워요. 어쩔 수 없이 적정한 임금을 주지 못하면서 그들의 재능을 가져가야하는데 그런 것들이 상대적으로 다큐멘터리에는 압박이 적죠. 촬영하는 동안에 친구들이 생기는 거잖아요. 친구들을 사귀는 과정이니까 즐거운 것 같아요.

 

진행: 영화를 보면 김진화 씨, 김방호 씨가 거의 주인공처럼 나오는데, ‘오르그닷을 함께 만들어간 다른 직원들의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감독: 사실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도 많이 보고 싶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둘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85분이 꽉 차더라고요. 촬영하면서 그 친구들과 친해진 거잖아요. 그러면서 그 친구들을 이해하게 되고, 그들을 바라본 저의 시선이 사실 단순한 감정은 아닌 것 같아요. 때로는 비판적으로 바라보지만 때로는 이해가 가기도 하고요. 사실 어쩌면 이 이야기가 이게 실패한 청춘이지만 이것을 통해서 다시 일어서고 교훈 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로 볼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비판적으로 봤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김방호 대표는 직원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신념으로 움직이고, 직원들은 세상에서 인정받는 옷을 만들고자 하잖아요. 이런 것들이 각각 행복해지는 길인데 과연 그런 것들로 인해 세상이 바뀌고 뭔가 대안적인 기업들이 생겨날 수 있나?’ 이런 의구심이 들면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저는 그들의 싸움을 중심에 놓고서 나머지 이들의 표정들을 지그재그로 확 쏠려가잖아요. 그런 것들을 보여줌으로써 개개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사연 이상의 것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런 식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관객: 주인공의 지인들이라 이번에 같이 보러오게 됐는데요. 시사회까지 두 번 째 보는데,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특히 음주 장면은 개인적으로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장면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그 장면을 처음부터 담지는 않으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찍게 되셨는지, 그리고 감독님께서 특별히 애착을 갖는 장면은 어떤 부분이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주변에 김진화 대표와 김방호 이사가 왜 싸우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더라고요. 어째서 끝까지 절충하지 못하고 부서져버렸나. 왜 이들이 궁극적으로 함께하지 못했을까. 궁금해서, 이들을 관찰하셨던 감독님의 시선을 질문 드리고 싶었습니다.

 

감독: 일단 애착이 가는 부분은 김진화 대표가 아이랑 얘기하는 장면이에요. 김진화 대표가 너무 좋은 아버지라서 사실은 좀 놀랐어요. 제가 사적으로 김진화 대표를 본 건 그때가 처음인 것 같아요. 아이와 교감하는 모습이 제가 상상했던 보통의 아버지는 아니더라고요. ‘, 어쩌면 내가 생각했던 게 아닐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을 했어요. 실제로도 후반부로 가면서 김진화 대표 생각이 바뀌었던 것도 있고요.

술자리는 아프리카 티셔츠로 이미 두 사람이 굉장히 안 좋은 상태였는데, 누구도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로 질질 끌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둘이 어떻게 할건지 좀 얘기를 해라. 서로 몰래몰래 이러지 말고 카메라 앞에서 둘이 얘기를 좀 해봐라.”라고 한 게 그 술자리였어요. 그렇게 될 줄은 저도 몰랐어요. 제가 통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얘기가 진행돼서 저도 술을 같이 마시다가 찍었죠. 영화에 나온 것보다 훨씬 더 술을 많이 마셨어요. 어깨동무 한 뒤에 2차로 술을 마시러 갔었어요. (웃음)

(마지막 질문은) 정확한 지적이신 것 같은데, 제 능력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현실을 무 자르듯 단순하게 보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저 구성체는 뭔가 돈을 갖고 돌아가는 회사가 아니잖아요. 회사가 존립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이 굉장히 중요한데, 아마도 이들이 싸웠던 이유는 그 이면에 굉장히 복잡한 문제가 있었어요. 오히려 굉장히 잘 알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 서로에 대한 편견을 갖고 함부로 대하게 된 것 같아요. 회사는 빠르게 결정해야 할 것들이 많잖아요. 서로의 과거를 아는 사람들이 이윤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돈을 번다는 건 제가 생각에 모든 것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것 같아요. 과연 돈을 버는 행위가 내가 생각했던 이상에 가까워지는 것인가, 멀어지는 것인가? 제가 옆에서 보기에도 혼란의 연속이었어요. 개인적이고 사적인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화해할 수 없는 상태로 몰고 간 것이죠.

 




진행: 회사의 불안이 점점 커져가다가 대표 해임 건에 대해 직원들이 이야기를 하고 그 이후의 일들이 생각보다 밋밋하게 진행된 것 같은데요. 어떤 부분이 생략된 건지, 해임 건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인 건지 궁금하더라고요.

 

감독: 그대로 받아들인 거예요. 그게 현실적인 선택이었어요. 회사의 CEO라는 것이 이름이야 남아있겠지만 동료들이 같이 일하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진행: 감독님께서는 불안같은 감정들은 계속적으로 연구하시는 것 같은데,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를 좀 들어볼 수 있을까요?

 

감독: 현재는 아이들을 찍고 있어요. 그런데 아이들도 싸우더라고요.(웃음) 어쨌든 갈등 이야기는 잠시 내려놓고 초등학교 아이들을 찍고 있습니다.

 

진행: 이렇게 인디스페이스 극장에 찾아와서 <미스터 컴퍼니>를 함께 관람해주신 분들께 감사말씀 드리고요. 감독님께도 마지막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감독: 와주셔서 감사하고, 날씨도 풀렸으니까 산책 하시면서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결국 위기를 딛고 성공한 청년창업 신화같은 보편적인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던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성공의 기미는커녕 점점 위기와 갈등이 깊어지더니 이들은 결국 무너져버렸다. 하지만 이들은 영화가 끝난 이후부터가 시작이었다. 다행히도(?) 현재 오르그닷은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의 상황에서도 굳건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두 미스터오르그닷을 응원한다.

 

최이슬 자원활동가(iamyise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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