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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Review] <산다> : 폭력적인 세상에서 삶을 선택한 남자의 이야기

by indiespace_은 2015. 5. 27.

<산다>



SYNOPSIS


“왜 난 하나도 가질 수 없는 거야?”


일한만큼 돈을 받고 그 돈으로 먹고 산다. 강원도 건설 현장 일용직 노동자로 살아가는 청년 ‘정철’의 인생은 이 한 마디로 정리된다. 그러나 이 간단한 명제가 정철에겐 언제나 문젯거리다. 임금을 떼먹고 도망간 팀장 대신에 정철에게 임금 독촉을 해대는 현장 동료들과의 충돌 속에서 부모님을 잃은 후유증으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누나, 그녀 대신 돌봐야 하는 어린 조카와 함께 이 추운 겨울을 하루하루 버텨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는 이런 악조건에서도 틈만 나면 지난 여름 홍수에 반파된 집을 고치는데……


가진 자들이 더 가지려고 발버둥치는 현실에서

더 이상 빼앗길 것도 없는 한 남자의 끈질긴 살 길 찾기!





<산다>줄 관람평

양지모 | '왜 사는 걸까?'를 질문하게 만드는 저력

김민범 | 괴물이 되어도 산다는 건 그 자체로 힘겹다

이도경 | 선택한 적 없지만 우리는, 산다

전지애 | 폭력적인 시대를 견뎌내는 한 남자의 이야기



<산다>리뷰

<산다> : 폭력적인 세상에서 삶을 선택한 남자의 이야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전지애 님의 글입니다.


영화 <무산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박정범 감독이 4년 만에 신작 <산다>를 선보였다. <산다>는 강원도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살아가는 청년 ‘정철(박정범 분)’의 삶을 담은 영화이다. ‘살기 어려운 세상이다’라는 문장은 현대 사회를 대표하는 문장으로 자리 잡았다. 힘들게 얻은 직장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해야 하고, 대부분의 직종들은 고강도•저임금 노동 환경 에 있다. 정철 역시 현대를 살아가는 노동자로서 고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흔히 막노동판이라 불리는 건설 현장에서 정철은 성실하게 일하지만 계속되는 임금 체불로 인해 번번이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그에게는 그가 돌봐야 할 누나 수연(이승연 분)과 그녀의 딸인 하나(신햇빛 분)도 있다. 



그러나 정철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살아가려 노력한다. 피아노를 칠 줄 아는 하나에게 피아노를 사주기 위해서, 겨울이라는 추위를 걱정할 필요 없는 필리핀으로 가기 위해서 그는 죽기 직전까지 일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정직한 노동으로 자립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정철은 체불된 임금을 대체하기 위해 동료들이 회사의 건축자재를 불법으로 팔려고 할 때, 동료들을 적극적으로 말린다. 이는 그의 정직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돈이 없으면 교활하기라도 해야 하는 세상에서 그는 착해빠진 사람이다. 



영화 내내 그의 삶은 조금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누나는 가출을 반복하고 그가 일하던 메주공장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겨울을 다가오는데 몸을 녹일 따뜻한 집조차 곧 무너질지도 모른다. 그는 집을 뒤덮고 있는 바위들을 온 몸으로 밀어내며 집을 보존하려 한다. <산다>에서 정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다운 삶을 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살아간다. 

 


삶에 대한 욕구는 누구나 갖고 있다. 영화 속 정철뿐만이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토록 폭력적인 사회에서 산다는 건 폭력을 고스란히 감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모두에겐 흉터가 존재하며 그것들은 쉽게 아물지 않는다. 영화 <산다>는 그러한 흉터를 들춰낸다. 삶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영화가 담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의 삶을 보여주는 영화 <산다>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인디플러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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