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536 [인디즈] 〈양양〉 인디토크 기록: 당위적 파묘 당위적 파묘〈양양〉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5년 10월 22일(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양주연 감독 진행 임선애 감독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보민 님의 기록입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들춰보고 싶지 않은 불편한 기억이 있다. 가슴 아픈 사랑이든, 말 못 할 비밀이든 깊숙한 곳에 고이 묻어뒀던 것을 끌어올리기란 쉽지 않다. 그와 마주하기가 두렵기 때문이다.그 무덤과 같은 것이 일평생 존재조차 몰랐던 망자(亡者)라면 어떨까? 심지어 가족이라면 말이다. 양주연 감독은 20대가 되어서야 알게 된 이름 없는 묘를 조심스레 마주한다. 아주 개인적인 가족사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가부장제에 억눌린 여성이라는 사회적 문제로 발화했을 때, 가족 모두가 파지 말라 말렸던 무덤은 비로소 파내야 마땅했던 것이.. 2025. 11. 5. [인디즈 단평] 〈양양〉 : 오래된 이름 위에 새로운 이름을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오래된 이름 위에 새로운 이름을〈양양〉 그리고 〈리본 윗 유〉 *관객기자단 [인디즈] 안소정 님의 글입니다. 화목한 가족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딘가 쓸쓸한 구석이 있다. 가족 안에서 숨겨졌던 상처가 지워졌던 존재를 만날 때 오래된 이름은 새로운 자리를 만난다. 〈양양〉은 가족의 상처와 치부가 되어 숨겨졌던 고모의 생전 자취를 쫓아가며 가족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다시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자살로 생을 마감했던 딸이자 누나였던 인물은 하고 싶던 일이 많고 수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었던 고모로 점차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세상을 떠난 사람은 말할 수 없고 과거.. 2025. 11. 4. [인디즈 Review] 〈세계의 주인〉: 사랑의 세계 〈세계의 주인〉리뷰: 사랑의 세계*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글입니다. * 영화에 대한 강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계의 주인〉 관람 후 읽으시기를 권합니다. 우리가 영화를 찾는 이유 중 하나는 눈앞의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세계로 빠져들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현실과 너무 닮아 있거나 인물에게서 나의 어떤 부분들을 마주하게 되는 영화를 피하고 싶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세계의 주인〉을 보고 이런 영화가 나의 삶에 너무나 필요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세계의 주인〉은 나의 마음 한구석을 세게 꼬집었다. 아프기보다는 그 감정이 멍처럼 오래 남아있다. 주인(서수빈)은 하루를 꽉 채워 살아가는 여고생이다. 동생 해인(이.. 2025. 11. 3. [인디즈 단평] 〈세계의 주인〉 : 정확하게 고통을 빌려오는 일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 고통을 빌려오는 일〈세계의 주인〉 그리고 〈우리집〉 *관객기자단 [인디즈] 강신정 님의 글입니다. * 〈세계의 주인〉 관람 후 읽으시기를 권합니다. 영화를 나쁘게 말해 보자면, 인물을 카메라로 잡아 스크린에 가두는 일이 아닐까. 스크린 속에서 배우는 감독이 원하는 대로 말하고 느끼고 움직인다. 그리고 그 목적엔 늘 관객이 연루된다. 관객을 웃기고 싶어서, 울리고 싶어서, 충격받게 하고 싶어서, 아무튼 무언가 느끼게 하고 싶어서. 다양한 이유로 만들어지는 영화 앞에서 관객은 방관자가 된다. 그러므로 고통을 다룰 땐, 감독은 더욱 큰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 .. 2025. 10. 29. [인디즈 Review] 〈만남의 집〉: 서로의 방에 건네주는 볕 〈만남의 집〉리뷰: 서로의 방에 건네주는 볕*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윤아 님의 글입니다. 냉철하게 보였던 사람이 손길을 건네주는 순간. 얌전해 보이던 사람이 소란스러운 선택을 하는 순간. 그 순간들이 모여 사람을 평면에서 벗어나게 한다. 내 안에 존재하는 많은 방 안을 옮겨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마주할 때, 그들은 서로에게 같은 방이 존재함을 알게 된다. 그렇게 너에게서 나를 보고, 나에게서 너를 본다. 〈만남의 집〉은 서로의 닫힌 마음의 방을 비추는 ‘볕’ 같은 관계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태저는 냉철하고 반듯한 교도관이다. 규율을 명확히 하는 그에게 수용자들은 늘 욕지거리를 뇌까린다. 눈썹을 찡그리는 듯하더니 금세 다시 표정을 없애고 앞으로 걷는다. 수많은 문들을 지나며 아랑곳하지 않고 수.. 2025. 10. 28. [인디즈 단평] 〈만남의 집〉 : 닮은 구석 마주하기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닮은 구석 마주하기〈만남의 집〉 그리고 〈백차와 우롱차〉 *관객기자단 [인디즈] 남홍석 님의 글입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타인은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외부 환경에서 각자와 닮은 구석을 자꾸만 찾으려 든다. 때로는 타자에게서 나도 모르고 있었던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잠은 잘 잤니?”라고 물어본 직후 질문의 까닭이 자신의 불면증에 있음을 깨닫는 순간. 영화는 그런 일상적인 순간들을 포착할 수 있다. 15년째 여자교도소에서 근무하는 교도관 ‘태저’는 아끼는 후배 ‘혜림’의 제안으로 담당 수용자 ‘미영’의 어머니 장례식에 참석하게 된다.. 2025. 10. 25. [인디즈 단평] 〈수학영재 형주〉 : 가장 가까운 타인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타인〈수학영재 형주〉 그리고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보민 님의 글입니다.엄마와 나는 똑 닮았다. 처음 만나는 사람도 모녀임을 알아볼 정도여서, 닮았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듣는다. 정작 나는 그 말에 크게 공감하지 못한 채 살아왔다. 하지만 최근 찍은 나의 증명사진을 봤을 땐 엄마의 젊은 시절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카메라라는 타자의 눈을 통해 본 엄마와 나는 낯설고, 이상하리만치 일치해서 모녀라는 느낌이 강하게 살아 있다. 그런 엄마가 타인으로 느껴진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엄마는 분명 타인인데, 이상하게 나도 아니고 .. 2025. 10. 25. [인디즈 Review] 〈수학영재 형주〉: 현재 네 옆엔 내가 있고 〈수학영재 형주〉리뷰: 현재 네 옆엔 내가 있고*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아 님의 글입니다.알고리즘은 가령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그 끝엔 원하는 결말이 있을지 아직은 헤아릴 수 없지만 가능성을 열어둔 채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 ‘교과서뿐만이 아니라 온 우주는 수학으로 설명된다’고 단언하는 수학영재 형주는 엄마를 먼저 떠나보낸다. 형주의 계산으로 엄마는 16년을 더 살 수 있었지만 세상의 이치는 정확한 결괏값도 무심히 비틀어버리는 잔혹스러운 면이 있다. 누구나 죽음 앞에선 작아진다. 신체에 고립된 비애, 그것을 이겨내려는 열여섯 소년 형주는 어머니의 유전병을 물려받았다. 형주의 삶에 내려앉은 50% 유전 확률은 그가 해결해야 할 가장 어려운 문제다. 생의 50% 그리고 사의 50%. .. 2025. 10. 25. [인디즈] 〈홍이〉 인디토크 기록: 아주 보통의 여자, 그가 엄마와 공존하는 방법 아주 보통의 여자, 그가 엄마와 공존하는 방법〈홍이〉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5년 10월 10일(금)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황슬기 감독, 장선, 김선영 배우진행 장성란 저널리스트 *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윤아 님의 기록입니다. 엄마와 삶의 한때를 오래 보내 본 사람은 안다. 사랑을 기반함에도 불구하고, 모녀 관계가 얼마나 위태롭고 고달픈지. 그 안에서 얼마나 서로를 갉아먹기도 하는지. 그 관계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성 홍이는 치매 증상을 보이는 엄마와 어떻게 공존할까. 또, 앞으로도 엄마가 있을, 그리고 없을 수 있는 세상에서 홍이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우리에게 많은 물음표를 던져준 영화와 함께 〈홍이〉를 만든 사람들, 그리고 그 곁을 지켜본 사람이 인디스페.. 2025. 10. 22. [인디즈 소소대담] 2025. 9 시작되는 가을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영화들 [인디즈 소소대담] 2025. 9 시작되는 가을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영화들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안소정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새송이, 표고, 느타리, 목이 9월을 지나서 10월에 도착하며 우리가 감상한 영화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부쩍 쌀쌀해진 날씨와 함께 찾아온 영화들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주는 영화들에 관해 이야기 나누며 관객으로서의 자리를 가늠한 시간이었다. 함께 생각했으면 하는 대화의 조각들을 나누어본다. *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후기표고: 저는 〈겨울날들〉이라는 한국 영화를 봤는데, 최승우 감독의 신작이고 전작으로는 〈지난 여름〉이 있어요. 프로그램 노트(정성일 선생님)에서 “어.. 2025. 10. 14. [인디즈 단평] 〈홍이〉: 이런 가족, 저런 가족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족, 저런 가족〈홍이〉 그리고 〈흐르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글입니다. 가족은 가장 가깝지만 동시에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일 테다. 가족이라고 해서 전부를 알 수는 없다. 또 가족이라고 해서 서로에게 항상 솔직하기란 어렵다. 오히려 진심을 감추기 위해 반대로 행동하기도 한다. 가족의 의미를 곱씹다 보니 〈홍이〉와 〈흐르다〉 속의 두 가족의 얼굴이 떠올랐다. 급하게 목돈이 필요한 홍이(장선)가 엄마 서희(변중희)를 요양원에서 데려오면서 이들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홍이는 서희의 돈을 가져다 쓰는 것에도 서희를 홀로 내버려.. 2025. 10. 13. [인디즈] 〈3670〉 인디토크 기록: 문화기술지로서의 영화 문화기술지로서의 영화〈3670〉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5년 9월 24일(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이해영 감독, 박준호 감독, 조유현, 김현목, 조대희 배우 진행 김효정 영화평론가 * 관객기자단 [인디즈] 남홍석 님의 기록입니다. 어떤 영화는 현실을 기록하는 섬세한 손길만으로도 그 존재 가치를 증명한다. 〈3670〉은 서로 다른 두 소수자 커뮤니티에서 공통점을 찾고, 그들만의 문화를 영상 매체로 기록한다. 상영 전부터 인디스페이스 로비를 가득 채운 관객들을 보며 영화, 그리고 기록의 힘을 다시금 고민했다. 무엇이 그들을 극장으로 이끌었을까. 그 어느 때보다 웃음이 가득했던 인디토크 현장을 부족하게나마 기록해 보았다. 김효정 영화평론가(이하 김효정): 안녕하세요. 점유율이 어마어마하.. 2025. 10. 10. 이전 1 2 3 4 ··· 1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