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2073 [인디즈 Review] 〈하나 코리아〉: 이방인에게 보내는 편지 〈하나 코리아〉리뷰: 이방인에게 보내는 편지 *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진 님의 글입니다. 하나의 핏줄이 둘로 나뉘어 보내길 약 80년, 1997년 북한이탈주민 집계 개시 이후로 3만 4천여 명이 국내에 입국했다. 코로나로 주춤했던 것도 잠시였을 뿐 다시금 연간 200명의 사람들이 한국행을 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북한을 떠난 이들의 이주 생활은 여전히 낯선 이야기다. 이 시점에서 〈하나 코리아〉는 가장 가깝고도 먼 곳에서 떠나와 새로운 삶을 일구는 여성들을 그린다.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하나 코리아〉는 여타 탈북 이야기와 다른 지점부터 이야기를 전개한다. 탈북 과정의 극적인 장면이 아닌, 대한민국에 당도한 혜선의 모습을 담는다. 그 순간부터 영화의 주제가 명확해진다. 이 영화는 대한민국에 .. 2026. 7. 20. [인디즈 단평] 〈미명〉: 끝내 찾아올 미명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끝내 찾아올 미명 〈미명〉 그리고 〈봄밤〉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다원 님의 글입니다. 밤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어떤 밤은 해가 뜨면 끝나지만, 어떤 밤은 한 사람의 삶에 오래 머문다. 우리는 흔히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온다고 말하지만, 마음은 좀처럼 시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렇기에 어떤 영화들은 상실을 하나의 사건으로 남겨두지 않는다. 그 이후에도 계속되는 시간을, 그리고 그 시간을 견디는 사람들의 얼굴을 오래 바라본다. 〈미명〉과 〈봄밤〉은 서로 다른 상실을 이야기하지만, 끝내 밤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간을 조용히 기록한다. 〈미명〉은 사랑하는 이를 잃.. 2026. 7. 20. [인디즈 Review] 〈미명〉: 어긋나서 다행이야 〈미명〉리뷰: 어긋나서 다행이야* 관객기자단 [인디즈] 강신정 님의 글입니다. 사고로 아내를 잃은 남편이 목소리까지 잃는다. 그런 이야기를 가진 영화를 두고 감독은 ‘코미디’라고 소개했다. 그저 인터뷰의 한 구절이라 보기엔 예상을 많이 빗나간 표현이다. 이런 식의 어긋남에 주목하지 않고는 〈미명〉을 말할 수 없다. 일상의 어긋남 줄곧 어긋나는 영화다. 부부의 소박한 하루 사이로 12.3 비상계엄을 보도하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아내가 차려준 생일상을 먹고 나자 곧이어 아내의 사망 소식이 들려온다. 기대하지 않은 비극이 비집고 들어오면서 남편은 일상과 어긋나기 시작한다. 내용뿐만 아니라 영화의 형식 역시 미묘하게 뒤틀려 있다. 인물이 카메라 앞에 등장하면 조명이 흐트러진다. 연기는 어색하고, 화면과 구도.. 2026. 7. 20. [인디즈 Review] 〈그림자 아이〉: 쓰이지 않은 이야기 〈그림자 아이〉리뷰: 쓰이지 않은 이야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다원 님의 글입니다. 상실은 아주 괴로운 일이다. 한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그가 사라지는 일만을 뜻하지 않는다. 함께 살아가며 쌓아갈 것이라 믿었던 수많은 시간과 아직 나누지 못한 이야기의 터전까지 한순간에 폐허가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함께 맞이할 계절과 건네지 못한 말, 언젠가 도착하리라 믿었던 내일은 갑작스레 갈 곳을 잃는다. 그렇게 상실은 한 사람의 삶에 커다란 공허를 만들고, 남겨진 이를 미처 끝맺지 못한 시간 앞에 홀로 세운다. 하지만 폐허에도 생명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상실은 삶을 잠시 멈출 수는 있어도 끝내 단절시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언니 수련과 함께 옥상에서 떨어진 뒤 3년 만에 깨어난 수안 앞에, 죽은 언니와 똑.. 2026. 7. 20. [인디즈 Review] 〈회로〉: 미지를 기꺼이 마주하며 〈회로〉리뷰: 미지를 기꺼이 마주하며 * 관객기자단 [인디즈] 남홍석 님의 글입니다. Y2K 세기말의 공포는 디지털 기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속도 향상을 위해 연도 표기 시 끝의 두 자리만 기록하던 컴퓨터 날짜 시스템이 2000년에 접어들면 중대한 오류를 발생시킬 것이라는 두려움이 대표적이다. ‘Y2K(Year 2000 Problem)’라고 불리던 이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등장했고, 한국에서도 여러 기업이 프로그래머를 모아 대책을 강구하고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는 등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휴대전화나 가정용 인터넷이 보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 Y2K의 공포가 사회 전반에 영향을 준 까닭은 ‘미지’의 감각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류에게 가장 오랜 시간 동안 미지의 감각을 전.. 2026. 7. 20. [인디즈 단평] 〈그림자 아이〉: 연결의 매체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연결의 매체〈그림자 아이〉 그리고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관객기자단 [인디즈] 남홍석 님의 글입니다. “옛날 옛적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이야기의 서두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구절이다. 신기한 일이다. 수많은 전래동화의 시작이 똑같다는 사실도, 시간적 배경을 제시하는 한 문장이 이야기 전체의 분위기를 신비하게 바꾼다는 점도. “옛날 옛적”을 배경으로 설정하는 순간, 갑자기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 먼 과거라는 배경은 이야기를 ‘현실’의 굴레에서 해방하는 동시에 나와는 멀리 떨어진 일이라는 안도감을 준다. 괴담이나 .. 2026. 7. 13. [인디즈 단평] 〈여름의 카메라〉: 뷰파인더 너머로 뷰파인더 너머로〈여름의 카메라〉 그리고 〈폴라로이드 작동법〉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주연 님의 글입니다.사람의 시선은 좀처럼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다른 곳을 보려 해도, 눈은 이미 마음이 향하는 곳에 도달해 있다. 〈여름의 카메라〉와 〈폴라로이드 작동법〉은 모두 카메라를 손에 쥔 인물들을 보여주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렌즈가 향하는 풍경이 아니다. 그 너머에 있는 사람이다. 〈여름의 카메라〉의 ‘여름’은 아버지가 남긴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일과도 같다. 아버지가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는지, 누구를 사랑했고 어떤 시간을 살아왔는지를 더듬는다. 한편으로는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커다란 가방에 넣어 매일 .. 2026. 7. 13. [인디즈 Review] 〈여름의 카메라〉: 서툰 마음의 반짝임마저 〈여름의 카메라〉리뷰: 서툰 마음의 반짝임마저*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아 님의 글입니다. 설익은 사랑이라 함은, 사랑에 농도가 어디 있겠냐마는, 미처 이름 붙이지 못한 마음도 있다. 결론은 하나가 둘이 된 망한 사랑이고, 한 명은 울음을 참지 못하고 다른 한 명은 홀연히 떠나간다. 끈적하게 달라붙는 여름의 습기가 지겨워도, 해가 지면 찾아오는 서늘한 공기 하나에 다시 이 계절을 견뎌내듯 〈여름의 카메라〉는 해마다 돌아올 여름의 조각을 필름으로 길게 이어붙인다. 여름은 우연히 축구부인 연우와 마주한다. 날아온 축구공에 놀란 마음도 잠시 뛰어가는 연우를 따라가다 홀린 듯 카메라를 든다. 초점을 맞추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 여름은 사랑을 만난 듯하다. 사랑이 불러온 변화는 참 극적이다. 아버지에게 물려.. 2026. 7. 13. [썸머프라이드시네마 2026] 〈봄매미〉 강민아 감독 인터뷰: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썸머프라이드시네마2026 〈봄매미〉 강민아 감독 인터뷰'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진 님의 글입니다. 매미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여름이 떠오른다. 여름의 소리를 가장 많이 채우는 존재인 매미. 그런데 사실 매미는 4월에도, 11월에도 우리 곁에 있다. 미약한 소리이지만 쉬지 않고 울어대는 봄매미 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가.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면 규칙적인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강민아 감독은 이런 봄매미 소리를 배경으로 학생들의 성장담을 담아냈다. 봄매미 소리를 듣듯이, 아이들의 마음에 조용히 귀를 기울여. 인터뷰에 앞서 〈영업일지〉의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간단하게 소감 들어볼 수 있을까요.. 2026. 7. 8. [썸머프라이드시네마 2026] 김인경 배우 인터뷰: 단단한 사람이 되어 건네는 위로 썸머프라이드시네마2026 김인경 배우 인터뷰'단단한 사람이 되어 건네는 위로' *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진 님의 글입니다. 자신의 첫 번째 배우전을 앞둔 김인경 배우의 얼굴에선 기분 좋은 긴장감과 설렘이 함께 느껴졌다. 김인경 배우는 소원을 빌며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지만, 자신의 작품과 배역을 말하는 눈 속에는 이미 단단한 마음이 반짝이고 있었다. ‘김인경 배우 특별전’의 네 작품은 모두 다른 주제를 가지고 있으나 끝내 무너지지 않고 살아가는 인물이 등장한다. 다채로운 얼굴로 전하는 하나의 진심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그 눈빛이 어디서 왔는지, 연기를 통해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 김인경 배우에게 물었다. 이번 썸머프라이드시네마 2026에서 ‘김인경 배우 특별전’이 개최됩니다. 〈경계선〉,.. 2026. 7. 8. [썸머프라이드시네마 2026] 〈저는 행복한데요?〉 신승은 감독 인터뷰: 우리의 슬픔, 우리의 기쁨 썸머프라이드시네마2026 〈저는 행복한데요?〉 신승은 감독 인터뷰'우리의 슬픔, 우리의 기쁨' *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미 님의 글입니다. 거리를 걸어도, 휴대폰 속 세상을 들여다봐도 모두가 행복해 보인다. 내 안의 슬픔은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게 꽁꽁 숨겨야만 할 것 같다. 애니메이션 성우로 일하며 누구보다 밝아 보이는 햇님은 갑작스레 우울증 진단을 받는다. 우울증을 해결하기 위해 햇님이 떠나는 여정은 아이러니하게도 부정과 외면으로 가득하다. 단편 〈마더 인 로〉로 6년 전 썸머프라이드 시네마와 만났던 신승은 감독이 이번에는 장편 〈저는 행복한데요?〉로 다시금 인디스페이스를 찾았다. 영화 속 햇님처럼, 신승은 감독의 말 속에는 슬픔과 기쁨의 순간이 공존하고 있었다. 이번 썸머프라이드시네마에서 〈저.. 2026. 7. 8. [인디즈 Review] 〈현재를 위하여〉: 조용한 몸짓, 큰 소리로 부르는 노래 〈현재를 위하여〉리뷰: 조용한 몸짓, 큰 소리로 부르는 노래*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미 님의 글입니다. 집에서 노래 하나 마음 편히 부를 수 없는 현재는 아버지의 가정 폭력 속에서 살아간다. 한편,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난 해인은 10년 전 실종된 딸을 아직까지 애타게 찾고 있다. 부모의 부재를 안고 살아가는 소녀와 자식의 잃은 엄마의 만남, 〈현재를 위하여〉의 도입부는 결핍을 가진 자들이 깊이 얽히는, 꽤나 익숙한 서사 구조를 따라간다. 두 사람이 함께 살게 되는 계기 역시 현재를 향한 아버지의 폭력이다. 해인은 현재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보호하고 보살핀다. 현재는 해인에게서 부모의 결핍을 채우고 싶어 하지만, 해인은 현재를 잃어버린 딸의 대체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타인에게 베푼 선의가 고스란.. 2026. 7. 8. 이전 1 2 3 4 ··· 17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