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진 폭력의 진실  용산 참사 8주기 추모상영회: No Country For People <공동정범>  인디토크


일시 2017년 1월 19일(목) 오후 7시 상영 후

참석 김일란, 이혁상 감독

진행 이원호 용산 참사 8주기 추모위원회 사무국장




*관객기자단 [인디즈] 최미선 님의 글입니다.


용산 참사 8주기를 맞아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대구 오오극장에서 [용산 참사 8주기 추모상영회: No Country For People]이 열렸다. 이날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된 <공동정범>은 용산 참사의 피해자이면서도 책임의 화살을 받고 공동정범으로 구속된 철거민 5명의 기억을 거슬러 오른다. 8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 그들이 기억하는 것은 무엇이며 우리가 잊은 것은 무엇인가. <공동정범>의 두 감독과 함께 흐릿해진 그날의 폭력을 다시 그려보았다.



이원호 용산 참사 8주기 추모위원회 사무국장(이하 진행): 내일이 용산 참사 8주기이다. 오늘과 내일 인디스페이스와 대구의 오오극장에서 용산 참사 추모상영회가 열린다.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 준 극장과 이 자리에 와주신 관객 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 <공동정범>은 지난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첫 상영을 했고 4개월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DMZ국제다큐영화제 관객상,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상, 그리고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불장군상, 우수작품상을 받았다. 한국독립영화협회의 '2016 올해의 독립영화'에 선정되기도 했다. 먼저 어떻게 '공동정범'이라는 제목을 붙이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김일란 감독(이하 김): 공동정범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예전 이태원의 살인사건에서 용의자 두 명을 공동정범으로 기소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범죄 사건에서 모두가 목격자인 동시에 용의자인 상황을 말하는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그 의미를 조금 더 고민하게 된 계기가 2009년 재판 때였다. 아시겠지만, 용산 참사 당시 총 여섯 분이 돌아가셨다. 철거민 다섯 분과 경찰 한 분이다. 그런데 그때의 재판은 경찰 한 분에 대한 것이었고 철거민 모두를 가해자로 지목한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그때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범인으로 둔 경찰의 기소 때문에 공동정범이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진행: 당시 재판에서는 용산 참사의 생존자뿐만 아니라 돌아가신 철거민 다섯 분도 사법적으로 경찰관 한 분을 죽음으로 몬 가해자로 규정하고 있다. <두 개의 문>(2011)은 경찰의 시선에서 참사를 다시 한 번 파헤쳐 보는 의미였다면 <공동정범>은 생존자와 목격자의 입장에서 만들고자 한 것 같다. 어떻게 기획을 하게 되었나?


김: <두 개의 문>을 만들 때는 기획의도가 명확했다. 반면 <공동정범>은 구속되었던 분들이 출소를 한 이후, 망루 안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영화에서 보셨다시피 남은 분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너무나 소중하고 아프다. 우리만 알 것이 아니라 많은 분들과 함께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해야만 하는 어떤 일처럼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되었다. <두 개의 문>과는 전혀 다른 시선과 질문이 필요했다. 그래서 '두 개의 문 2'가 아니라 '공동정범'이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만들게 되었다. 제목을 짓는 과정에서 이혁상 감독과 서로 의견이 잘 맞지 않았다.(웃음)


이혁상 감독(이하 이): 지금 생각해 보니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웃음) 제목을 정할 당시 관객들이 '공동정범'의 의미를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최근 박근혜 정권 탄핵 국면과 맞닥뜨리면서 그 의미가 많이 불거지고 있다. 덕분에 쉽게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논리적인 김일란 감독과 달리 저는 감성적이다. 그래서 처음에 '남은 자들'이라는 제목을 주장했는데, 주위에서 반대가 많았다. 아쉬운 대로 영문 제목은 'The Remnants'로 지었다.(웃음)


관객: 8년 전 참사 당시 고등학생이었다. 언론을 통해서만 접했는데, 당시 충격이 컸다. 지금의 나의 사상을 만든 시초가 되었다. 오늘 <공동정범>은 그때를 되새김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자리에 오신 이충연 용산 철거민 대책위원회 위원장님께 질문을 드리고 싶다. 위원장님의 영화 속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어려웠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1, 2차 좌담회 사이에 변화가 있었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또 지금은 어떤 것들을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충연 용산 철거민 대책위원회 위원장: 영화를 보면 너무 부끄럽다. 생사를 같이 했던 동지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나의 표현들이 그 상처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영화를 진행하면서 동지들에 대해 많은 것들을 느꼈다. 우리 모두 생각하는 것과 추구하는 것은 같다. 용산에 대한 진상규명이다. 과정 속에서 누구도 타인의 상처의 크기를 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영화가 나에게 깨달음을 줬고, 상처 입은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가깝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감독님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관객: 영화 속 모든 희생자들은 참사로 인해 깊은 상처를 받았고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 받고 있다. 관객의 입장에서 초반부에 잘 와 닿지 않았던 부분들은 영화가 진행되면서 주인공들의 행동이나 말들을 통해 점점 설명이 되었다. 그들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는 체험이었다. 이러한 구조를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그리고 출소 후 시간이 꽤 지나고 인터뷰를 했지만, 상처를 입은 분들에게 카메라를 가져가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트라우마를 가진 누군가를 대면하는 것, 그리고 그들 앞에 카메라를 대고 상처와 기억을 끄집어내는 것이 이번만큼 힘든 적이 없었다. 저희 조차도 도망가고 싶은 순간이 있었던 만큼 피해자 분들도 당연히 그랬을 것 같다. 주인공 분들과 연락이 안 되기도 하고 촬영을 접은 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분들이 저희를 많이 믿어주었기 때문에 영화가 완성될 수 있었다. 그 믿음의 바탕에는 다섯 분의 주인공이 수감생활을 하던 중 만들어진 <두 개의 문>의 힘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감옥에 있는 생존자 분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고민을 많이 했었고 그분들이 하루빨리 나올 수 있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만든 작품이 <두 개의 문>이다. 그 작품으로 인해 용산이 계속해서 회자되는 경험을 했다. 영화를 만든 우리들과 참사의 피해자 분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다. 용산 참사가 남긴 상처를 기억하는 것과 진상규명이다. 그래서 주인공 분들이 용기를 내 카메라 앞에 서 주었다고 생각한다. 


김: 큰 감정의 변화를 가져오는 영화다. 어떤 순간은 화가 났을 것이고 어떤 순간부터는 주인공들의 마음이 이해되었을 것이다. 그 감정의 흐름은 영화를 만드는 과정 속에서 저희가 겪었던 감정 변화와 다르지 않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대화조차 하지 못했을 만큼 그들의 상처는 깊었다. 그럼에도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계기는 각자 상처의 크기를 비교할 수 없다는, 아주 큰 깨달음이다. 어느 정도의 무게와 과정, 그리고 얼마나 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하는 일인지 상상할 수가 없다. 내 상처가 더 크다는 마음을 버리고, 그의 상처가 나의 상처와 다르지 않으니 함께 가야한다는 마음을 가지기까지 너무나 힘들었을 것 같다. 다섯 분은 참사 직후 세상과 단절된 채로 감옥에 있었다. 출소 직후 이 모든 것을 떠안고 가야 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막막했을 것이다. 타인의 고통과 연대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피해자는 어떠한 모습이어야 한다는 우리의 갇힌 시선이 그들에게 또 하나의 감옥을 만들지 않았나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단절을 넘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있었고 그 과정을 충실하게 함께 했던 주인공들은 어느 순간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이 다큐멘터리를 관객 앞에 꺼내 놓을 때 부끄럽지 않은 한 가지는 끝까지 서로를 포기하기 않았다는 마음이다.


관객: 왕십리 철거민이다. 영화 속 한 분 한 분의 상처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질 만큼 처음부터 굉장히 공감하며 봤다. 그분들의 말에 깔려있는 고통을 같이 느꼈다. 다큐멘터리가 이렇게 누군가의 민낯을 보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용산 진상규명을 위해 힘쓰고 있는 많은 분들에 대한 깊은 신뢰가 보였다. 여러가지 생각이 정말 많이 들고 영화를 본 직후라 감정 정리가 잘 안되지만, 이 영화를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진행: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분들처럼 세상에는 여전히 어려운 싸움을 하는 많은 분들이 있고 그분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점에서 동일한 감정들을 느끼신 것 같다.


관객: 영화 속 이충연 위원장님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위로를 많이 받았다. 영화를 보고 공권력에 대한 고민이 참 많아졌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과 싸우고 있고, 그렇기에 서로 접점을 찾지 못해 갈등이 많아지는 것 같다. 그 와중에 연대를 하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희망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감사하다.


진행: 이 영화는 진실에 조금이나마 다가가자는 의도로 시작되었다. 감독의 의도이든 자연스럽게 녹아난 것이든, 진실을 찾기 위해 정리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밖에 없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하는 영화다. 나아가 이 영화는 우리 각각에게 던지는 질문이 분명 있는 것 같다.



관객: 세월호 유가족이다. 용산 참사에 대해서 제가 알고 있던 건 진실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오늘 이 영화를 보고 여전히 상처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세월호도 마찬가지로 많은 것들이 아직 해결되지 못한 채로 남아있다. 모든 피해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표현할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그런데 피해자이면서도 각각 상처를 느끼는 온도는 다른 것 같다. 그리고 그 차이에서 오는 감정도 참 다르다. 다 똑같이 아프다고 이야기 하지만, 함께해준 국민들과 저의 온도가 다르고, 생존자 가족과 유가족, 그리고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의 온도도 다르다. 때때로 생존자 부모님이 생존한 아이의 대학 생활을 이야기 하면 가슴이 무너진다. 누구도 말할 수 없는 마음이다. 앞서 이충연 위원장님의 말에서 스스로 자기 상처를 끌어안으면서도 그것을 겉으로 보이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 모습에서 저의 모습도 보았다. 저는 같은 피해자이고 유가족인데도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픈 일들에 대해 이렇게나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영화나 매체를 통해 접할 때마다 충격을 느낀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에게 늘 궁금한 것이 있었다. 여러분들이 꿈꾸는 세상이 어떤 세상이기에, 수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건지 궁금하다. 


김: 생각을 해보니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 그런 것 같다.(웃음) 제가 좋아하고 신뢰하는 친구들이 사회 현장에서 많이 활동한다. 그들이 하는 활동을 같이 하고 함께 성장하고 싶었다. 스스로에게도 점점 의미가 생기고 있다. 그래서 '연분홍치마(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활동도 하게 되었다. 사회를 바라보면서 스스로 떠오르는 질문이 있었고 그것에 답을 하고 싶어서 다큐멘터리를 하게 되었다. 특히 용산 현장을 다니면서 '나는 이걸 왜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최근에 든 생각은 조금 더 안전하고 편한 세상에서 나답게 살고 싶다는 것이다. 안전한 공간이 많은 사회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 같다는 답을 최근에 찾았다. 제가 사회에,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 그 질문을 의미 있게 만들어준 친구들이 있었고, 그 속에서 안전한 사회와 안전한 공간에 대한 고민을 하다 보니 이렇게 활동을 하게 된 것 같다.


이: 저도 연분홍치마 활동을 13년 정도 해왔고 8편의 다큐를 같이 만들어왔다. 오늘 이 자리에서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한 답을 조금 찾았다. 저와 마찬가지로 이충연 위원장님도 여기 관객 분들의 말 속에서 조금은 답을 찾았을 것 같다.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그들을 이해하는 과정을 말하고 싶어서 이 영화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관객: 오래 전에 <두 개의 문>을 봤다. 이번에 <공동정범>이 상영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돌이켜 보다 그 동안 용산에 대해 생각을 안 하고 살았구나 싶었다. 다시 그때의 기억을 소환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 마지막에 '당신마저 기억하지 않는다면'이라는 자막을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치 전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이 떠올랐다. 그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했기 때문에 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죄는 '생각이 없었던 것'이어서 결국 사형을 선고 받았다. 영화 속에서 경찰이 그와 똑같이 말한다. 사후에 피해자들을 돕는 역할을 정부와 사회가 했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 시민단체 등 제3자의 입장에서 중재 역할을 한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또 한 가지, 우리가 사과를 할 때 '미안하다. 그런데, 나는 이러이러해서 그랬다'고 말하는 것은 사과가 아니라고 배웠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에 나오는 사과가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와 닿지 않았을 것 같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스스로가 납득이 될 때 상대방에게 전달을 하고, 기다려주고, 상대방의 이야기도 듣고, 그리고 나서 다음 단계를 같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행: 많은 의견과 질문을 던져주어 감사하다. 다만 이 영화는 용산의 모든 아픔과 갈등을 담은 것이 아니다. 모든 치유의 과정을 담고 있는 것 또한 아니다. 극히 일부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영화 속 김창수 씨는 사람들이 들을 준비가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분들은 힘든 자기 고백을 하기 위해 우리가 준비가 되었는지를 걱정한다. 우리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준비가 조금 더 된다면 그분들도 조금 더 용기를 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김: 말씀 해준 것을 들으면서 반성을 하게 된다. 사과를 할 때 나는 어떠했나 되돌아 보았다. 책임 있게 사과하는 것이 참 쉽지 않고 사과를 잘 한 경험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이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알게 된 것 한 가지가 있다. 시간에 관한 것이다. 참사의 모든 피해자들은 나와는 다른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참사 이후 8년이 지났다. 용산 참사와 그들을 가까이서 지켜봐 왔기 때문에 주인공 분들이 출소한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고 여기고 그들을 대했다. 사회 속에 있었던 유가족 분들과 달리 출소한 분들이 감옥에 있었던 4년의 시간이 얼마나 텅 빈 것이었을지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4년 동안 혼자 감옥에서 참사의 순간으로 매번 돌아가며 잊지 말아야 할 것과 궁금한 것들을 계속해서 되새겨야 했을 시간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 어쩌면 우리가 그들에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으니 당신은 자신의 상처로부터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며 압박한 게 아닐까. 나의 시간과 피해자의 시간이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 어쩌면 상식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들을 그렇게 대하지 못했다. 이 상처는 관계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상처로부터 나오는 것이고, 중재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영화 속에서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는 부분이 타인을 향한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다. 이처럼 서로의 상처를 비춰보고 그것을 이해하는 과정이 담겼으면 했다. 제3자가 중재를 하거나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바로 지금부터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담으려고 노력했다.


이: 이 영화는 여전히 어떤 과정에 놓여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용산 참사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결론을 내지 않았다. 영화를 찍으면서 주인공과 우리 사이에 거울이 있지 않았나 싶다. 주인공들을 바라보면서 나 자신을 바라본 순간이 있었고 주인공들도 나와 이야기를 하면서 본인의 말을 곱씹는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모두 그 거울 속에서 성찰하고 반성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 영화 속 주인공들은 여전히 어떤 변화의 과정 속에 놓여 있다. 그래서 더 나은 태도의 사람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는 감독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개봉 작업을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다. 이 영화가 개봉을 할 때쯤에는 세상이 조금 바뀌어 있길 바란다.


진행: 이 영화가 피해자들이 자기 성찰을 하는 일종의 기자회견과 같다는 이야기를 한 적 있다. 타인에게 책임을 묻다가도 이 참사에서 나의 책임은 무엇인지를 조심스럽게 고백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이 참사에 책임을 느껴야 될 사람이 여전히 아무런 책임을 느끼지 않고 있다. 이 거대한 참사에 대해 오로지 철거민만이 책임을 지고 있다. 오랫동안 방치되어있던 잘못된 개발에 대해서, 그리고 하루 만에 진행된 강압적이고 무리한 진압 작전에 대해서 그 누구 하나 책임을 지지 않았다. 오히려 작전을 지휘한 사람은 국회의원에 당선이 되어있다. <공동정범>은 우리의 책임을 말하면서 진짜 책임을 묻고있다고 생각한다. 용산을 기억하면서 이 영화가 참사의 진짜 책임자를 소환하는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시길 바란다.

 


살기 위해 망루에 올랐던 철거민은 8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검붉게 타오르던 그날의 기억을 다시금 끄집어낸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그들의 책임에 대해 입을 열었다. 또 다른 책임을 말해야 하는 누군가는 여전히 말이 없다. 우리는 숱한 국가 폭력을 목격해왔다. 거대한 힘을 가지고 가해진 폭력 앞에 맞서야 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 폭력은 언제나 피해자만을 남길 뿐 폭력의 주체인 국가는 어디에도 없다. <공동정범>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가려진 폭력의 진실은 어디쯤에 있는지, 우리는 망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묻고있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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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참사 8주기 추모상영회 
No Country For People

 

기간 2017년 1월 19일(목) - 20일(금) | 2일간

장소 / 주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오오극장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오오극장이 오는 1월 19일(목)부터 20일(금)까지 이틀간 [용산 참사 8주기 추모상영회: No Country For People](이하 No Country For People)을 개최합니다. 상영작은 김일란, 홍지유 감독의 <두 개의 문>(2011), 련 감독의 <즐거운 나의 집 101>(2015), 이혁상, 김일란 감독의 <공동정범>(2016), 태준식 감독의 <촌구석>(2016), 이송희일 감독의 <미행>(2016)까지 총 5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2009년 용산참사 이후, 2012년 개봉하여 독립영화로는 놀라운 성과인 7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두 개의 문>을 기획전 [No Country For People]으로 인디스페이스에서 다시 한번 만날 수 있습니다. <두 개의 문>은 용산참사 진상 규명 움직임을 재점화함과 동시에 대한민국의 현재를 되짚어 보게 한 작품입니다. 이외에도 그 결을 같이하는 세 편의 다큐멘터리와 한 편의 극영화를 모았습니다. 밀양 투쟁 최후의 거점이었던 4개 농성장 중 하나인 101번 농성장 이야기 <즐거운 나의 집 101>, 산산이 조각나버린 용산참사 생존자들의 삶을 통해 다시금 국가폭력의 실체를 바라보고자 하는 <공동정범>, 지난 10년 동안 평택과 안산이라는 소도시에서 벌어진 비극 <촌구석>, 세월호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을 그려낸 <미행>도 [No Country For People]에서 상영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정권의 폭압에 맞서고자 준비한 기획전 [No Country For People]은 아직 끝나지 않은 용산, 더불어 국가폭력의 진실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 상영시간표

<공동정범> GV
● 일시: 2017년 1월 19일(목) 오후 7시 상영 후
● 참석: 김일란, 이혁상 감독
● 진행: 이원호 용산 참사 8주기 추모위원회 사무국장


관람료
일반: 7,000원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6,000원
인디스페이스 후원회원: 무






○ 상영작







1. 두 개의 문 2 Doors

김일란, 홍지유 | 2011 | 다큐멘터리 | 101분 | 15세이상관람가



제 1회 서울시민영화제 서울, 특별시민

제 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특별상영

제 7회 파리한국영화제 페이사쥬

제 21회 부일영화상 최우수 감독상 후보

제 9회 서울환경영화제 한국 환경 영화의 흐름

제 12회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 신작전, 특별전 

제 3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국제경쟁


유독가스와 화염으로 뒤엉킨 그 곳은 생지옥 같았다! 

그을린 ‘25시간’의 기록!


2009년 1월 20일, 철거민 5명, 경찰 특공대원 1명 사망. 생존권을 호소하며 망루에 올랐던 이들은 불과 25시간 만에 싸늘한 시신이 되어 내려 왔고, 살아남은 이들은 범법자가 되었다. 철거민의 불법폭력시위가 참사의 원인이라는 검찰의 발표, 공권력의 과잉진압이 참혹한 사건을 만들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부딪히는 가운데, 진실공방의 긴 싸움은 법정으로 이어진다. 


유가족 동의 없는 시신 부검, 

사라진 3,000쪽의 수사기록, 

삭제된 채증 영상, 

어떠한 정보도 하달 받지 못했다는 경찰의 증언…


과연, 그 날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2. 즐거운 나의 집 101 Home Sweet Home 101
련 | 2015 | 다큐멘터리 | 90분 | 전체관람가



제 17회 제주여성영화제 여풍당당 그녀들

제 21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 작품

제 16회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 신작전

제 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새로운 물결


밀양투쟁 최후의 거점이었던 4개 농성장 중 하나, 101번 농성장 이야기. 가파른 산길을 1시간이나 올라가야 했던 농성장을 지키는 주민들을 돕기 위해 경쟁하듯 물병을 지고 올라온 연대자들, 늘 농성장에서 기타 치고 노래를 부르며 밤마다 음악회를 연 배짱이 아저씨, 날마다 조를 짜서 도시락을 싸온 젊은 엄마들, 연대자들이 고마워 맛있는 밥 먹이려고 부지런히 국과 찌개를 끓여 산 위로 나른 주민들. 농성장은 어느틈에 여러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며 힘든 시간을 함께하는 공동체가 되었다. 주민과 연대자들의 공동체 ‘즐거운 나의 집’을 건설한 사람들의 이야기.






3. 공동정범 The Remnants
이혁상, 김일란 | 2016 | 다큐멘터리 | 133분 | 12세이상관람가



제 1회 반빈곤영화제 쫓겨날 수 없는 삶

제 7회 광주여성영화제 상영작

제 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관객상,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상 수상

제 42회 서울독립영화제 독불장군상, 우수작품상 수상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2015년 10월, 경찰관을 죽였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수감되었던 철거민들이 6년 전 용산참사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함께 망루에 올랐고, 폭력적인 진압에 저항했던 그들. 그 과정에서 동료들은 죽고, 그들은 범죄자가 되었다. 반가움도 잠시, 오랜만에 만난 ‘동지들’은 서로를 탓하며 잔인한 말들을 쏟아낸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4. 촌구석 The Backward Lands
태준식 | 2016 | 다큐멘터리 | 100분 | 전체관람가



제 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한국다큐쇼케이스

제 42회 서울독립영화제 특별초청 – 장편


국가의 일방적인 이주명령에 수십 년 지켜온 땅을 떠나게 된 사람들이 살았던 곳, 지역을 먹여 살린다는 큰 자동차 공장에서 한 순간에 이천 명이 넘는 노동자를 공장 밖으로 쫓아내고 그들의 죽음을 외면했던 곳, 평택. 제대로 된 이유도 모른 채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린 아이들이 살았던 곳, 안산. 그리고 여전히 두 촌구석에서 살아가는, 혹은 살아남은 사람들.






5. 미행 Following
이송희일 | 2016 | 드라마 | 49분 | 전체관람가



제 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울주서밋2016

제 42회 서울독립영화제 특별초청 - 단편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경찰 수색 작업으로 출입이 전면 통제된 지리산. 정옥은 지리산 문화 탐방 관광객들과 함께 경찰의 시선을 벗어나 외진 길로 지리산에 들어간다. 이런 정옥을 미행하는 재원. 정옥과 재원은 쫓고 쫓기며 점점 더 지리산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데...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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