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려행  한줄 관람평


최승현 다큐멘터리가 시공간을 초월하는 법

이성현 말과 이미지의 파편들, 또 한번 맞춰보는 임흥순의 "큰 그림"

송은지 자연과 무대의 경계에서 전하는,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온 사람들의 이야기

승문보 유연한 접근과 경계를 무너뜨리려는 작업, 그리고 재정립해 보는 '여행'의 의미







 〈려행  리뷰: 유연한 접근과 경계를 무너뜨리려는 작업, 그리고 재정립해 보는 '여행'의 의미






 *관객기자단 [인디즈] 승문보 님의 글입니다. 






 

공공예술트리엔날레인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5)의 지원으로 제작된 임흥순 감독의 세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려행은 공공과 예술의 관계성을 숙고하는 지점에서 출발하였다. 려행〉은 북한이탈주민 여성 10명을 중심으로 분단국가의 현실과 문제, 그리고 미래를 살펴본다. 임흥순 감독은 북한이탈주민 여성 10명의 여행담이 진행되는 장소로 경기도에 위치한 안양(安養)’을 설정했다.

 

임흥순 감독과 안양의 인연은 대기업이 만든 상권이 확장되면서 점차 문화공간으로의 기능을 상실한 안양을 되살리기 위해 안양시와 예술대학이 협력한 공공예술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공동 작업을 하며 안양의 자연에 마음을 빼앗긴 임흥순 감독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고 육체를 쉬게 하는 곳이라는 안양의 의미와 분단국가의 두 체제를 모두 경험한 북한이탈주민의 삶에 대한 희원이 맞물려 있다고 생각해 삼성산, 안양천, 그리고 예술 공원을 중심으로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이번 작품은 김복주 씨와 김경주 씨의 산행이 영화의 시작과 끝이자 여행의 시작과 끝을 완성하고, 전작 비념(2012)위로공단(2014)처럼 전하고 싶은 메시지, 인터뷰, 재연, 극영화적인 요소, 퍼포먼스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모든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업을 유지한다.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써 북한이탈주민 여성 10명은 각기 다른 가정환경에서 태어났을 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벗어나게 된 계기 또한 판이하지만, 남한과 북한의 사회와 체제를 모두 경험한 이들의 감정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또한, 감정의 크기에 상대성을 부과해 비교할 수 없음을 역설하기 위해 인터뷰 비중을 특정 인물에 치우치게 하지 않을뿐더러 과거를 회상하던 중 정적에 잠긴 순간과 무의식적으로 내쉬는 한숨마저 모호해진 경계에 집중시킨다. 그런데 경계를 파괴하는 작업의 절정은 당사자들에게 모든 재연과 퍼포먼스를 맡김으로써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이전 작품들은 재연 및 퍼포먼스를 진행하게 될 시 대역을 고용했다. 하지만 려행만큼은 임흥순 감독이 당사자들에게 모든 것을 맡김으로써 그들이 무용하듯이 몸을 움직여 응어리진 상처, 그리움 등을 직접 풀어내고 위에서 언급한 안양의 의미처럼 지친 마음과 육체를 천천히 치유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끝으로 북한이탈주민의 기억, 감정, 경험 등을 다큐멘터리라는 이유로 딱딱하게 접근하기보다 유연하게 접근함으로써 여행의 의미를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맥락 안에서 재정립할 수 있게 된다. 이제는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신분 때문에 북한을 왕래할 수 없는 상황이, 그리고 북한을 정말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의 상황이 개선되길 바라는 소망을 여행이라는 단어에 함축한다. 더 나아가, 극적인 이미지로 표현된 초반부 두 개의 달과 후반부 두 개의 산봉우리 사이를 하늘을 가르는 비행기의 이미지로 채움으로써 통일의 염원을 간절히 드러낸 게 아닐까 싶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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