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Forum 월례비행
‘상품’보다는 ‘문화’로서 영화가 온전히 기능하기를 바라는 저희들은, 공공성을 상실하고 있는 시대의 수상한 공기를 실감합니다. ‘그렇다면 심기일전!’ 우리는 돈과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보다 자율의 영화를 생산하기를 욕망합니다.
매월 마지막주 화요일 오후 8시 인디스페이스에서 이야기가 있는 상영회를 통해 눈 밝은 커뮤니티를 꿈꾸어 보아요. 단순한 상영의 차원을 넘어 관객과 작가들을 위한 논의의 시간을 제공합니다. ‘ 1부 상영 - 2부 작가와의 대담’
● 일시: 2009년 9월 29일(화) 8:00pm
● 장소: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 입장료: 5,000원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프렌드십 회원 무료)
● 프로그램 진행: 인디포럼작가회의 상임작가
● 대담: 이택광 (문화평론가)
● 진행: 김숙현 (프레시안 기자)
엄마가 뿔났다
외박
김미례 | 2009 | 73분 | 한국 | color
시놉시스
2007년 6월 30일 밤, 대형마트 홈에버에서 일하던 500여명의 여성노동자들은 상암 월드컵 홈에버 매장 계산대를 점거했다. 2007년 7월1일은 기간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비정규직 보호법안이 시행되는 첫날이었다. 이 법안을 회피하기 위한 사측의 무자비한 계약해지와 비인간적인 차별에 대한 그녀들의 분노. 하지만 예정된 1박2일의 매장점거는 510일간의 긴 파업으로 이어졌다.
감독의 변
나이가 들어갈수록 여성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족 내에서는 엄마나 아내로 최선을 다하고, 또한 가족을 위해서 가족과 좀 더 잘 살아보기 위해서 돈 벌러 다니는 아줌마들. 주부이며 어머니라는 이유로 희생이 미덕으로 여겨지며, 비정규직과 저임금이 당연한 듯 저질러 지고 있다. 그 돈으로 살림과 아이들 학비에 보탠다는 훌륭한 어머니들. 이것이 우리가 기대하고 있거나 그렇다고 알고 있는 그녀들의 이미지이다. 과연 그럴까.. 이 사회가 그녀들에게 부여하고 기대하는 대로 그녀들은 살고 잇는 것일까. 나는 그녀들의 파업과정 속에서 생존에 대한 그녀들의 전략과 한계를 찾아보고 싶다.
프로그램 기획의도
비정규직 850만 시대다. 2007년,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비정규직법은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량해고로 몰았다. 법 시행 만 2년이 지난 올해 7월, 공공기관들이 앞장서서 계약만료된 비정규직들을 대량으로 해고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비정규직법 개정을 두고 여야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고, 누구나 비정규직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며 비정규직을 위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비정규직에게 있어 해고는 너무나 '일상적'이다. 전체 비정규직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 비정규직, 그 중에서도 '아줌마'인 여성 비정규직은 가장 최저의 임금을 받고 가장 먼저 잘린다. 함께 투쟁을 하면서도 남자 동지로부터 '동지' 대신 '아줌마'라는 호칭을 듣는다.
누구나 비정규직이 현재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고 말은 쉽게 한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보는 사람들, 우리 곁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 혹은 우리 자신이 비정규직임에도, 우리는 어쩌면 '비정규직'을 현실 너머 저 어딘가에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관념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혹은 비정규직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한다 하면서도, 머릿속에는 언제나 아내와 자식들의 응원이나 원망을 뒤로 한 채 비장한 표정으로 서있는 철과 금속의 노동자의 이미지만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장을 볼 때마다 마주치는 저 대형마트의 여성 비정규직들, 혹은 그곳에서 일하는 우리의 친구와 언니와 누나와 엄마들은 과연 자신들의 삶을 어떻게 살아내고, 그 투쟁을 어떻게 해내고 있는 것일까. 어떻게 '어머니'와 '아내'이면서 동시에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된 것일까. 2년의 시간차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을 던져주는 <외박>을 통해 비정규직 어머니/아내인 여성들의 삶과 투쟁을, 그들이 직접 들려주는 목소리를 보고 듣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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