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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Playing/정기상영 | 기획전

[02.24-25] 무명의 비평가들: 아무나 할 수 있는 이야기

by indiespace_은 2024. 2. 5.

 

기획전  무명의 비평가들: 아무나 할 수 있는 이야기 

2024년 2월 24일(토) - 25일(일)

주최 (사)독립영화전용관확대를위한시민모임
주관 인디스페이스
기획 김명우, 박동수, 배새롬, 임유빈, 인디스페이스 
후원 서울시, 서울영상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비평가가 되기 위한 자격은 무엇인가? 비평가로 인정받는 데 공인된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어떤 경로를 밟고 이름을 알려야 하는 건 맞는 것 같다. 영화비평으로 등단하고, 자기 글을 블로그나 개인 소셜 미디어 같은 사적인 매체가 아닌 영화 잡지 같은 공적인 매체에 싣고, GV를 하고, 팟캐스트도 나가다 보면 어느새 '비평가' 또는 '평론가'라는 말이 붙어도 어색하지 않다. 이런 활동이 만들어주는 것은 비평가라는 '자격'이라기보다는 지위, 즉 그를 비평가로 바라보는 다른 사람의 인정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행위들을 하나도 하지 않고 영화에 관해 많이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무엇으로 부를 수 있을까? 그들의 말은 비평가의 것과 나란히 놓일 자격이 있을까? 비평가가 되기 위한 경로를 밟지는 않았지만, 영화와 영화비평을 자기 관심사로 두며 꾸준히 접하고, 가끔 글 같은 것을 생산하는 사람을 비평가라고 부를 수 있을까?
모든 관객은 말할 수 있다. 영화에 대해서, 극장에 대해서, 영화제에 대해서, 감독과 배우에 대해서, 비평에 대해서. 여기 인디스페이스 비평가지원사업을 통해 만난 네 명의 비평가/연구자가 있다. 우리는 그저 우연히 말할 기회를 얻은 ‘어느 관객’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관객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한다. “무명의 비평가들”이라는 기획은 여기서 출발한다. 이름 없는 발화자로서 가질 수 있는 자유로움을 도구 삼아, “아무나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꺼내보려 한다. 총 9편의 영화를 상영하고 대담을 나누는 이 기획전을 통해 지금의 독립영화사, 영화 커뮤니티, 여성감독, 독립영화의 소재와 재현의 문제 등을 살펴본다. 무명의 비평가는 말 그대로 이름이 없거나 이름을 알 수 없다. 즉 그들을 규정할 수도 없고, 정의 내릴 수도 없다. 독립영화가 그러하듯, 독립영화의 관객이 그러하듯. 무명의 말과 글은 그 무게가 다소 가벼울지언정 과거와 현재를 가로지르는 독립영화 담론들과 진득하게 공명한다. 
네 명의 기획자가 모여서 나눈 영화에 관한 말들, 그리고 앞으로 나눌 말들이 들을 만하다면 그것은 영화를 각자의 방식으로 접근한 이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사실 그 자체 때문일 것이다. 말하자면 이들의 말은 영화라는 제도에 상대적으로 가까이 있는 사람, 그리고 이보다는 조금 먼 사람들로서 당신과 동시대에 존재하며 이 시대가 제공하는 환경에서 영화를 접한다는 면에서 모두에게 있는 일반성을 조금씩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들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혹은 그래서 이들의 말이 들을 만할지도 모른다. 당신이 하고 싶었던 말, 또는 당신이 동의할 수 없기에 당신의 생각을 촉발할 말이 여기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자리가 또 다른 ‘아무나’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우리는 우리가 준비한 이야기를 가져갈 테니, 여러분은 여러분의 이야기를 가져와 주었으면 한다. 그렇게 이야기들이 겹쳐지고 쌓여갈 때에야, 우리는 독립영화와 관객을 제대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무명의 비평가들' 사전 대담 읽기
(김명우, 박동수, 배새롬, 임유빈)
https://haepari.net/3556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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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션1. 그럼에도 아직 할 말이 남았습니다

2월 24일(토) 오후 1시

참석: 김명우, 박동수

흔히 한국의 초기 독립영화를 설명할 때 ‘무미건조한 주석’(아를레트 파르주의 표현을 빌려)으로 언급되는 영화들. 이는 소위 80년대 민족영화, 작은영화, 소형영화 등으로 불린 것들이다. 80년대 한국의 영화운동 지형에서 ‘○○영화’로 존재했던 이 영화들은 독립영화라는 용어가 정립되기 전 세상에 할 말이 많은 청년들이 모여 만들어낸 것이었다. 80년대 ‘○○영화’가 그러했던 것처럼 지금의 독립영화 역시 여전히 혹은 훨씬 더 복잡한 지형을 나타내고 있다. 이 섹션에서는 80년대 영화운동의 대표적 사건이라 불리던 ‘파랑새 사건’의 영화 <파랑새>와 80년대를 거쳐 90년, 영화운동의 끝자락에서 탄생한 영화 <하늘아래 방한칸>을 소개한다. 두 영화는 거친 화질과 음질을 비집고 스크린에 등장할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구시대적인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그 영화들에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80년대 할 말 많았던 영화청년과 아직 할 말이 남은 지금의 이들이 스크린 앞에 모여 대화를 시작한다.
글/기획: 김명우

 

<파랑새 Bluebird>
1986 | 홍기선, 이효인, 이정하 | 40min
하루하루 힘겹게 농사를 지어도 나아지지 않는 살림 형편으로 힘겨운 농부 부부는 중학교 다니는 아들의 등록금 마련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막내 딸 병숙이는 아파서 학교도 가지 못하는데, 병원에 가볼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병원비를 마련해보려고 아버지는 대출을 알아보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겨우 마련한 병원비로 병원을 찾는데, 병숙은 오랫동안 방치한 복막염으로 수술을 해야 한다. 돈이 없어 수술 다음날 억지로 퇴원시키고 부부는 한시름 놓는다. 일년 농사를 지어 팔아 보지만, 경우 빚 갚는 정도고 농가 부채는 늘어만 간다. 병숙의 병이 재발해 큰 수술을 해야만 되고, 결국 소를 팔아 수술비를 마련한다. <파랑새>는 농부가 농사에 희망을 찾을 수 없는 암담한 현실을 그린다.

<하늘아래 방한칸 One Room under the Sky>
1990 | 이수정 | 30min
88올림픽 전후로 한국의 집값은 크게 요동친다. 이 영화는 1990년 유례없는 전셋값 폭등으로 3-4월에만 20명 가까이 죽음으로 내몰렸던 사회적 현상을 배경으로 한다. 산업화 시대, 농촌을 떠나 서울 변두리에서 막노동을 하며 살아야 했던 사람들. 그들의 꿈은 쫓겨나지 않을 지상의 방 한 칸이라도 갖는 것이었다.

 

 

📜 섹션2. 어른이라 모르지만 모를 수만은 없다면

2월 25일(일) 오후 1시

참석: 배새롬, 임유빈

부정적인 의미에서 '한국영화스러움'을 정의하는 요소 중 하나는 폭력성이다. 이 폭력성은 고통받는 여자를 관음적으로 전시해서, 사회에 만연한 폭력을 웃음거리로 소비해서, 현실의 폭력을 반영한다는 빌미로 관객이 폭력에 무뎌지도록 해서 꾸준한 비판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모든 영화의 폭력성이 이런 성질만 갖는다고 할 수 있을까? 폭력이 세계의 일부라면 영화에 담기는 것은 자연스럽다. 문제는 그 방식과 목적, 그리고 효과일 것이다. 소외되고 폭력을 경험하는 청소년도 한국영화의 낯익은 모습 중 하나일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당신이 다 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폭력적인' 이미지와 이야기를 좀더 멀리까지 끌고 간다. 그래서 폭력의 존재와 재현에 관해 더 깊이 생각하게 한다. 이 영화의 폭력성이 관음이나 스펙터클적 재미 외의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크레디트가 다 올라간 이후 주인공 윤세진이 어떤 삶을 살지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쉽게 그려지지 않는 삶이다. 어른인데도 모르지만 모른다고만 할 수 없을 삶이다.
글/기획: 배새롬

 

<어른들은 몰라요 Young Adult Matters>
2020 | 이환 | 127min
18세 세진, 덜컥 임산부가 되어버렸다. 무책임한 어른들에 지쳐 거리를 떠돌던 세진은 가출 경력 4년 차, 동갑내기 주영을 만난다. 처음 만났지만 절친이 된 세진과 주영, 위기의 순간 나타난 파랑머리 재필과 신지까지 왠지 닮은 듯한 네 명이 모여 세진의 유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 섹션3. 저기의 공동체와 여기의 커뮤니티

2월 25일(일) 오후 4시 30분

참석: 박동수, 배새롬

영화광은 모일 수 있을까? 아니, 관객은 모일 수 있을까? 영화는 공동체를 통해 생산된다. 영화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들은 한국 독립영화를 탄생시켰다. 관객 공동체는 시네마테크를 가능케 했다. 학교, 자취방, 카페, 대안공간 등 물리적 공간을 점유하던 관객 공동체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발흥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물리매체로서의 영화가 디지털화됨과 동시에 관객은 물리적 공간을 점유할 이유를 잃어버렸다. 대학시절 얄라셩에서 활동했던 이응일의 첫 장편영화 <불청객>은 “이 영화를 DC인사이드에 바칩니다”라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공동체(들) 사이에서 탄생한 이 영화는, 이제는 너무나 멀어진 두 종류의 공동체를 잇는 동아줄일 수도 있다. 이 섹션에선 그 동아줄을 잡고 영화 공동체를 말해보고자 한다.
글/기획: 박동수

 

<불청객 The Uninvited>
2010 | 이응일 | 66min
큰 폭발음이 나더니 어느 자취방 앞에 소포상자가 떨어진다. 두 백수와 만년 고시생이 상자를 열자 4차원의 포인트맨이 나타나 은하연방 론리스타 수명은행과 계약이 성립했음을 알린다. 포인트맨이 수명을 뺏으려 하는 가운데 우주로 납치된 세 사람.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까? 놀라운 비주얼의 독립장편SF환타지.

 

 

📜 섹션4. 한국여성영화감독의 계보학 

2월 24일(토) 오후 3시 30분

참석: 임유빈, 김명우

한국의 독립영화는 소실되고, 발굴되며, 신성화되고, 그럼으로써 주변화된다. 그리고 여성의 계보는 언제나 흩어지는 한국의 독립영화사와 닮아있는 듯 보인다. 계보를 세우는 일은 역사를 확인하는 일인 동시에 역사를 의심하는 일이기도 하다. 많은 것이 산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 새삼스럽게 한국여성영화감독의 계보를 연결하는 일은 단절과 불연속성을 잇는다. 우리는 많이도 물어왔다. 독립영화는 무엇이냐고, 여성영화는 무엇이냐고, 함께 영화를 만들던 여성들은 지금 어디로 갔느냐고. 그들은 언제나 있어 왔다. 독립영화는 충무로로 가기 위한 교두보가 아니며, 여성영화는 그 자체로 특질적인 것이 아니다. 계보를 세우고자 하는 일은 개별 작품의 범주화를 위함은 아니다. 이 섹션에서는 한국영화 위기에 대한 수많은 담론에도 불구하고 현재 가장 활발하게 영화를 만들고 있는 한국여성영화감독의 초기작에 주목하고자 한다. 박지완 감독의 <여고생이다>를 시작으로 임오정 감독의 <거짓말>, 정지연 감독의 <봄에 피어나다>, 유지영 감독의 <고백>, 남궁선 감독의 <세상의 끝>을 차례로 상영한다.
글/기획: 임유빈

 

<여고생이다 High School Girls>

2008 | 박지완 | 15min

포커를 치는 여고생 A, B, C, D, E. 모의고사 성적 때문에 싸우는 S T. 그리고 교생과 미묘한 밤을 공유하는 Y. 모두 다 여고생이다. 모두 다 당신이 지나온 그 시간들이다.

 

<거짓말 Empty Lies>

2008 | 임오정 | 32min

어느 겨울 아침, 우연히 잘못 도착한 항공편지를 들고 이영희와 최연희는 선배의 결혼식으로 출발한다. 말이 필요 없는 말 많은 관계의 위로의 답장.

 

<봄에 피어나다 Blooming In Spring>

2008 | 정지연 | 20min

평온한 봄날, 연아는 수업 중 갑자기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말해 주변을 당황시킨다. 같은 반의 반장인 성은은 공부 이외의 것에는 무심한 아이인데, 이상하게 연아에게 끌린다. 어느 날 점심시간에 연아의 짝인 민영과 그 친구들은 몸의 냄새가 심해진다며 음식을 거부하는 연아에게 억지로 밥을 먹이려 하고, 성은이 충동적인 반감에 끼어들게 된다. 그 날 이후 연아는 학교에 나오지 않고, 원래 사교성이 없는 성은은 반에서 더 고립된다. 성은은 연아의 생일날 연아의 동네까지 찾아가보는데 연아가 음식을 허겁지겁 먹으며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발견하고 놀라게 된다.

 

<고백 Confession>

2011 | 유지영 | 30min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독실한 기독교 신자 박씨. 열쇠가 없던 그는 담을 넘어 집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아들친구 영배가 지나가다 낑낑대는 박씨를 보고 대신 담을 넘어 대문을 열어준다. 나른한 여름날 오후, 집안에 우연히 마주 앉은 두 사람. 불쑥 낯 뜨거운 영배의 고백이 이어지고 박씨는 영배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함께 기도를 한다.

 

<세상의 끝 The End Of The World>

2007 | 남궁선 | 21min

우주가 오래전부터 소멸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관측되면서 지구의 수명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발표가 난다. 이에 세상의 사람들은 의외로 침착해 보인다. 한 마을을 떠난 적이 없는 남매가 세상의 끝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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