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문이 열린다  한줄 관람평


이성현 | 람을 사람으로 살게하는 것은 결국 또 다른 사람

최승현 새로운 시공간과 존재에 대한 탐구

이성빈 과하지 않은 게 이 영화의 최대 미덕

승문보 삶과 죽음이 접촉하며 시작되는 몽환적인 영적 여행, 그리고 그 끝 '위로'

김정은 서늘한 밤과 같은 홀로 선 인생을 조심스레 바라보고 잔잔하게 비추다






 〈밤의 문이 열린다  리뷰: 하나의 문을 만들어 스스로를 가두는 이들에게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성빈 님의 글입니다. 



 

밤의 문이 열린다는 '비움'이 만들어낸 미덕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밤의 문이 열린다〉 속에는 유령, 과거로의 시간 여행, 죽음, 사채 등 말하자면 자극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그러나 영화가 전하는 것은 그러한 자극과는 거리가 멀다. 영화는 어떻게 인간이 후회를 하고, 후회를 지우기 위해 행동하는가에 대한 고찰을 늘어놓는다.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서 유령이라는 존재는 기억이 될 수도 있고, 상념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영화는 존재와 기억이라는 것을 되돌아보길 원한다.

 




영화는 내일이 없는 유령은 사라지지 않기 위해 왔던 길을 반대로 걷는다라는 대사로 시작한다. 영화의 시작부터 유령이라는 존재를 친절히 설명한다. 그리고 주인공 혜정을 통해서 의문의 죽음과 유령의 존재에 대해서 천천히 이야기한다. 여기서 첫 번째 이 영화의 특별한 지점이 발생한다. 영화는 의문의 사건과 비상한 일들을 자극적으로 펼치지 않는다. 오히려 혜정의 감정선을 따르고, 관객들에게 혜정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공감케 하는 것에 노력한다. 그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유령이라는 존재적 특성과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그다지 비일상적이라고 느끼지 않게 된다. 이 영화는 비일상적인 것과 일상적인 것들 사이를 문을 통해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우리의 삶은 가끔 너무 기이하거나 고달파서 더 드라마틱하게 느껴지나 덧없게 느껴질 때가 있다. 밤의 문이 열린다는 그러한 감정들을 소중히 모아 판타지로 승화한다.

 




영화는 종종 페이드 인과 페이드 아웃을 통해서 영화를 끊어내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우리가 잠자리에 드는 순간 하루가 끊어지듯 말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눈에 들어오는 배우가 있다. 효연 역할을 맡은 전소니 배우는 이번 효연 역할을 통해 개성과 연기력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효연은 그 '문에 갇힌 소녀이다. 효연은 살아있는 생명체지만 죽은 듯 살아가는 사람이다. 사채를 쓰고 언니의 집에서 없는 듯 살아가는 효연의 모습은 어쩌면 유령이 된 혜정보다 안쓰럽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혜정이 언니 지연에게 살인을 고백하는 장면이다. 영화 중 가장 격정적인 감정이 드러나는 장면이면서 가장 섬세한 씬이라는 생각이 든다. 효연은 언니와 이야기를 하는 중에도 커튼 속에 숨거나, 이불 속으로 들어가 스스로 문을 만들어 자신을 가둔다. 이불과 커튼은 또 다른 문으로써 역할을 하게 된다. 밤의 문이 열린다의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제각기 트라우마와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 마치 우리들처럼 말이다. 우리는 모두 트라우마와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 우리는 보통 상처는 앞으로 나아가야 치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영화가 제시하는 방법은 정반대이다. 과거를 통해,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밤의 문이 열린다에서 나오는 유령은 상념이라는 개념에 가깝다. 한을 풀기 위한 존재이지만 인간에게 해로운 존재는 아니다. 영화 속 유령의 조건은 인간이 완전히 죽기 전 존재라는 것이다. 인간이 완전히 죽으면 유령도 함께 사라진다. 효연이 사채업자를 칼로 찌르는 순간 효연은 마음이 흔들려 살인에 실패하게 된다. 효연은 왜 유령의 재를 보게 된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효연이 죽음의 순간을 목격하며 마음속에 동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효연은 누군가에게 연민의 감정이 든 것이다. 그렇게 독한 것 같던 효연은 유령이라는 존재에게, 과거의 존재에게 흔들리는 인간이었던 것이다. 감독이 말하는 유령은 이러한 감정의 복합체이다. 밤의 문이 열린다는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정표현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요즘의 상업영화는 'CG 싸움'을 하며 누가 더 극적인 것을 끌어내는 가에 현혹되어 있다. 밤의 문이 열린다는 이러한 영화판에 새로운 지경을 넓혔다. 마치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처럼 말이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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