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 소소대담] 봄 지나 봄이 오길...
일시: 2017년 5월 12일(금) @인디스페이스
참석자: 송희원, 이현재, 박영농, 이지윤, 김은정
('소소대담'은 매달 진행되는 인디즈 정기 모임 중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영농 님의 글입니다.
[리뷰] <다시, 벚꽃>: 봄의 마음으로 http://indiespace.kr/3373
박영농: <다시, 벚꽃>은 그동안 미디어 출연이 뜸했던 장범준의 일상을 담은 영화다. 다들 ‘버스커 버스커’나 장범준의 음악을 좋아하는지?
송희원: 원래는 잘 몰랐는데 영화를 보고 음악이 좋아서 찾아들어봤다.
김은정: 장범준의 음악을 좋아한다. 버스커 버스커가 활동 중단을 선언할 때 여러 가지 말들이 많지 않았나.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음악적 성장을 위해 활동을 그만하기로 결심했다는 고백에 충분히 수긍할 수 있었고 다른 멤버와 여전히 잘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실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한 번 더 확인하게 되었다.
이현재: 약간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자본에 제약받지 않고 자유롭게 작업하는 게 부러웠다. 하지만 나름의 고민이 있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박영농: 버스커 버스커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그들 음악을 많이 들었다. 이후 팀 활동을 중단하고 여러 구설수에 오르면서 자연스레 음악과도 멀어졌는데, 영화를 보면서 그때의 음악들을 다시 들으니까 예전에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그 음악을 좋아했던 이유를 새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시 들어보니 좋더라. 한편 영화의 내용이 매력적이거나 흥미롭진 않았다. 팬의 입장에서 본다면 재미있었을 듯하다.
이지윤: 버스커 버스커의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당시 소탈한 매력이 매우 좋았다. 영화를 보기 전엔 선입견도 있었지만 뜻밖의 귀 호강을 해서 좋았다.
송희원: 후진 양성을 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괜찮아보였다.
박영농: <더 플랜>은 그래픽이나 연출 등이 내용에 끝까지 집중할 수 있게끔 흥미를 유발하도록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송희원: 질문이 있다. 무효표를 재확인할 때 다시 사람의 손을 거치는데, 그게 제대로 반영이 안 될 수 있는 건가?
이지윤: ‘시민의 눈’으로 활동 중이다. 시민단체가 이의제기를 해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기계가 무효표로 걸렀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이 의혹은 꾸준히 제기되어왔는데 <더 플랜>에 따르면 아주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송희원: 음모론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짧은 제작기간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근거를 착실히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냥 음모론으로 치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김은정: 사실 정치나 사회 이슈에 큰 관심이 없어서 보기가 꺼려졌던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막상 보고나니 그런대로 재미있었다. 나 같이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보기 좋은 작품인 듯하다. 그런데 의견들을 들어보고 나니 나 같은 사람들이 곧이곧대로 믿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들기도 한다.
이지윤: 제일 싫은 말이 ‘투표 하세요’이다. SNS의 많은 사람들이 투표를 독려하면서 하지 않는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이분법적 사고가 팽배하다. 사실 사람들이 투표를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투표를 해도 바뀌지 않을 것임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믿음에는 이 영화처럼 개표의 불투명성이나 의심 역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음모론이라고 사람들이 말을 하긴 하는데, 사실 그런 음모론이 생길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라고 생각한다. 얼토당토않은 얘기일지라도 이런 영화들이 나와야 사회적 문제에 대한 견제기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요성을 공감한다.
박영농: 긴장감 형성, 제작자의 의도와 방향으로 관객들을 이끌어가는 능력은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영농: ‘인디포럼2017’ 비평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인상적이었던 작품이 있을까? <봄동>이란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 극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다큐멘터리 같은 분위기, 하나의 서사로 응집시키지 않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클로즈업하지 않고 공간 전체를 조명하여 그 속에 등장인물들을 위치시켜서 재개발 신도시라는 공간의 분위기와 일상적 이야기가 어우러져 복합적인 감상이 들도록 했다.
김은정: <주성치를 좋아하시나요?> 같은 분위기의 영화들을 좋아한다. 감정에 맞춰서 이야기가 흘러가는 전개가 마음에 들었다.
이현재: <나와 당신>의 경우 4:3비율로 촬영을 했는데, 이는 어쩔 수 없이 상영 시 검은 부분을 남기게 된다. 그게 겹 프레임을 형성해 액자식 구성처럼 느껴졌다. <베스트 컷>과 <솔로>는 우연하고 우발적인 이야기 소재를 영화에서 어떻게 사용할까를 고민하게 했다. 특히 <베스트 컷>을 굳이 써보고 싶었던 이유는 마지막 장면에서 실제로 눈이 내리는 장면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자연의 우발적 상황을 어떻게 영화 속 필연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를 함께 얘기해보고 싶다.
이지윤: <랜드 위드 아웃 피플>을 좋아한다. 마지막 장면이 너무 마음에 와 닿고 여운이 길게 남는 작품이다. <순환 소수>도 개인적으로 감독님을 좋아해서 작품 역시 좋았다. <솔로>는 디테일한 웃음 컷이 좋았던 작품이다.
김은정: 이번 달에 인디포럼 활동에 참여하게 되어서 굉장히 뜻 깊다. 다양한 종류의 독립영화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서 좋았다. 새로운 정권은 <더 플랜> 같은 영화가 나올 필요 없는 충실한 정권이기를 바란다.
박영농: 부산국제영화제 사태 이래로 꾸준히 제기되어왔던 이전 정부의 외압논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증명되었다. 인디스페이스는 그동안 ‘시네마달 기획전’과 ‘세월호 추모 기획전’ 등 잘못된 정부권력에 맞서 부단히 노력해왔다. 올해 인디즈로 활동하며 이와 같은 기획들에 함께 참여할 수 있어 뜻 깊었다. 촛불의 바람을 타고 새 정부는 순항하길.
송희원: 이번 달은 공휴일이 많고 개봉 영화도 적어서 숨고르기 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그 사이 새로운 정부도 출범되었다.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하는 영화 중에는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목소리를 내는 다큐멘터리가 많았는데, 앞으로 이들의 목소리가 공허한 외침으로 끝나지 않게 새로운 정부에서 관심을 많이 기울였으면 한다.
이지윤: 영화의 다양성이 보장되고 영화를 만드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은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더불어 6월에는 더 많은 독립영화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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