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네마테크건립과 관련한 의견서
영화를 사랑합니다. 서울시네마테크 건립을 바랍니다.
행정자치부장관님,
그리고 중앙투자심사 위원님들께 드립니다.
서울시네마테크 건립은 영화인과 영화를 사랑하는 시민의 오랜 염원입니다.
이제 다음 한 주면, 그 염원의 성사 여부가 결정됩니다. 한국의 심장이 뛰는 서울, 2천만 명이 숨 쉬는 수도권에서 이제라도 우리의 자부심과 긍지가 될 세계 영화의 역사와 다양함의 보고가 탄생하길 바랍니다. 현명한 결정이 내려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현행법에 의해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문화시설은 행정자치부의 중앙투자심사에서 승인을 받게 돼 있습니다. 그래야 국고의 지원은 물론, 사업의 집행도 가능합니다. 서울시는 작년 12월 ‘서울시네마테크 건립’ 계획서를 행자부에 제출하였습니다. 그러나 행자부는 중앙투자심사 결과 “유사·중복성, 수익성 보완”을 이유로 반려(’16.02)하였고, 서울시가 수정보완해 재 제출한 계획서에 대해서는 “국가사업으로 추진 필요”를 이유로 다시 반려(’16.05)하였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향후 지원을 검토해 볼 수는 있지만 당장 국가사업으로 추진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차제에 수익성을 보안해 다시 제출하였습니다. 이렇듯 그간 지적된 모든 사항에 대해 충분한 수정과 보완을 하여 제출한 바, 금번 세 번째 심사에서는 반드시 승인이 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문화시설에 대해 수익성을 우선시해 따지는 것은 타당해 보이지 않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가’가 아니라, ‘수익을 낼 만큼 시민들이 이용할까’를 이유로 시설 건립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수익성이 있다면 이미 민간자본이 투여됐을 것입니다.
그리고 2차 반려 사유였던 국가사업으로 추진 필요는, 애석하게도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그럴 생각이 없음이 확인됐습니다. 그럼에도 심사의견인 ‘국가사업 추진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소관 부처 설득에 몇 년을 더 보내야 한다면, 십중팔구는 동 시설의 건립 무산이란 길을 밟게 될 것입니다. 지난 2007년 영화진흥위원회는, 유사사업인 복합상영관 건립 계획을 잡아놓고도 비용을 제때 쓰지 않아 전액 불용처리된 바 있고, 그 후에는 아예 매년 예산편성 논의에서 배제해 왔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최근 영화진흥위는 시설투자나 각종 지원사업 대상에서 수도권 배제 원칙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일례로 지난 2015년, 상영관이 서울에 있다는 이유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아리랑시네센터의 지원금이 끊겼습니다. 심사의견을 존중하나 국가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는 뜻입니다.
내심 위와 같은 생각에서, 행자부의 두 차례에 걸친 반려에 의아함을 품었던 게 사실입니다. 반려 사유가 1, 2차 때마다 변했다는 것도 납득이 어려웠습니다.
최근 언론에 유포된 문화계인사들의 블랙리스트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한 번 생각해 봤습니다. 서울시가 추진하기 때문에 두 차례나 반려된 것일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일입니다. 물론 저희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세 번째 심사에 우리는 큰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행정자치부장관님, 중앙투자심사 위원님,
본 서울시네마테크 건립은 중구청이 부지를 제공하고 서울시가 건축비용을 투자합니다. 국비는 한 푼도 투여되지 않습니다. 그게 우려스러워 국가사업으로 추진 필요를 언급한 거라면, 첫 삽만 함께 뜨지 못할 뿐 함께 할 방법은 너무 많습니다. 자칫 첫 삽도 영원히 뜨지 못하는 우가 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부산엔 부산시네마테크가 있습니다. 파리는 한 도시에만 프랑세즈와 포럼데지마주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울, 그리고 2천만 명의 수도권 시민 역시 영화문화의 보고이자 우리들의 긍지가 될 시네마테크를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 모든 준비는 되어있고 심사위원 여러분들의 현명한 판단만 남아있습니다. 부디 올바른 결정을 내려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2016.10.20.(목)
한국영화단체연대회의(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여성영화인모임, 영화마케팅사협회),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독립영화전용관확대를위한시민모임
영화를 사랑하는 시민(284명)
강다희, 강래오, 강민영, 강성경, 강소영, 강수진, 강주연, 강현주, 고두현, 고상석, 고혜정, 곽두리, 구도영, 권세미, 권순태, 권애진, 권오혁, 김경아, 김기열, 김나연, 김도란, 김동현, 김문정, 김미경, 김상민, 김성오, 김수진, 김영나, 김예원, 김유경, 김유진, 김은희, 김은희, 김지은, 김현구, 김혜령, 김화범, 김희경, 나영정, 노은실, 류동길, 류진아, 류하양, 문주영, 문현희, 박동권, 박미애, 박병규, 박병준, 박서진, 박선희, 박세준, 박예하, 박인청, 박지영, 박지영, 박진수, 박진용, 박진후, 박찬옥, 박희정, 배준남, 백종관, 백종관, 변재목, 사공태정, 서지민, 서지은, 서혜원, 석영화, 선숙, 성하훈, 성희영, 손문수, 손영성, 송규학, 송홍종, 송효정, 신종훈, 안선영, 안용우, 안준용, 안혜림, 양윤모, 엄상호, 엄유나, 오세범, 오은교, 오정민, 오지연, 우순옥, 우주인, 윤강로, 윤성호, 윤자영, 윤지석, 윤지현, 이길보라, 이다슬, 이득선, 이보경, 이보롬, 이상현, 이선아, 이영경, 이영희, 이오림, 이용배, 이은경, 이은지, 이은지, 이인훈, 이재준, 이종호, 이주현, 이준호, 이지영, 이춘희, 이충직, 이현아, 이혜경, 이호정, 임대근, 임쎄정, 임주희, 장경례, 장민경, 장우진, 장인욱, 장제민, 장지혜, 장혜원, 장혜인, 전선유, 정민석, 정보라, 정상희, 정세영, 정우현, 정원주, 정재원, 조성원, 조영천, 조윤선, 조장미, 조정의민, 조정준, 조지혜, 조현우, 준상, 지정엽, 진교현, 최건영, 최경민, 최미연, 최범찬, 최용성, 최정단, 최현지, 추병진, 하성태, 한상균, 한태영, 홍미진, 홍상우, 홍승연, 홍지영, 홍지영, 홍태경, 황길모, 황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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