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다큐멘터리 감독들⑥] 문정현 감독 

: 절망, 다큐멘터리를 하게하는 힘


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는 새로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는 투쟁과 운동으로서의 기록을 넘어서서 감독의 성찰과 고민을 담아내는 예술로서의 영화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바탕에는 오랜 시간, 꾸준하게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온 감독들의 노력이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과 성과에 비해 한국의 다큐멘터리 감독에 대한 인정과 회고, 비평은 거의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한국의 다큐멘터리 감독들>은 오랜 시간 묵묵히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 온 한국의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작품들을 다시 봄으로써, 한국 다큐멘터리의 역사를 돌이켜 보고 비평의 영역을 발굴하며 한국의 다큐멘터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문정현 감독은 2003년 푸른영상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다큐멘터리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가부장적인 국내 기독교의 권위를 기반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고 있는 서울 YMCA의 기만과 이에 대한 여성 회원들의 투쟁을 다룬 <슬로브핫의 딸듯>(2005), 소설에나 나 등장할 법 한 한국의 비극적 현대사를 관통해온 감독의 가족사를 쫓은<할매꽃>(2007), 감독으로 하여금, 그간 잊고 살았던 여러 죽음들을 떠올리게 했던 용삼참사를 다룬 <용산>(2010), 스스로의 상처를 보듬기 위해 힘겨운 길을 걷고 있는 아동 성범죄 피해자 가족모임을 기록한 <가면놀이>(2012),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들로, 붕괴라는 키워드를 통해 감독의 개인적 영역에서부터 현 사회의 모습까지 아우르는 <붕괴>(2014)와 해외 영화제에서 만난 감독들과 “경계”를 주제로 영상서신이라는 형식으로 작업한 <경계>(2014) 등 다양한 소재와 형식의 작품들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이렇게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 온 문정현 감독 스스로가 말하는 작업의 동력은 지속되는 불안정과 불확실, 절망입니다.

이번 “한국의 다큐멘터리 감독들 - 문정현 감독전” 에서는 앞서 언급한 작품들 중 <할매꽃>(2007), <용산>(2010), <붕괴>(2014), <경계>(2014)를 함께 보고, 문정현 감독, 안건형 감독(모더레이터), 조이예환 감독(패널)을 모시고 문정현 감독의 작품세계와 그 스스로 “절망”이라 말한 작업의 동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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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12월 8일(월) 18:00 <할매꽃> | 20:00 <용산>

            12월 22일(월) 18:00 <붕괴> | 20:00 <경계> + 대담

● 대담회 참석자 : 문정현 감독, 안건형 감독 (<이로 인해 그대는 죽지 않을 것이다> 연출/모더레이터), 

  조이예환 감독(<사람이 미래다?>연출/패널) 

● 장소 :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 입장료 : 6,000원 (인디스페이스 후원회원/멤버십 무료입장)

● 주최/주관 : 신다모(신나는 다큐모임),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할매꽃   문정현|2007 | 89분 | 2009. 03. 19 개봉


하고 싶어도 차마 하지 못했던 핏빛 시대의 뜨거운 증언!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이 내 가족 안에 있었다.

평생 정신병으로 고생하던 작은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는 우연히 그 분의 일기를 보게 되고,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슬픈 가족사와 맞닥뜨린다. 반세기 전 산골의 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계급, 이념간의 갈등과 남. 북 그리고 일본 땅으로 흩어지게 된 가족들... 역사책에서만 접했던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 내 가족 안에 있었다.



용산  문정현|2010 | 75분


2009년 1월 20일 새벽, 강제철거로 길거리에 내몰린 철거민들이 도심 한 복판에서 화염에 휩싸여 목숨을 잃었다. 인터넷을 통해 용산의 불길을 보는 순간, 나는 내가 목격했던 1991년의 죽음이 떠올랐다. 분신정국이라 불리던 그 때 고등학생인 나는 등굣길에 분신으로 몸이 타들어가는 대학생을 보았다. 87년 6월 항쟁 때에는 윗집에 살던 한열이형의 죽음을 TV와 신문에서 보기도 했다.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의 기억으로부터 역사의 굵직한 순간마다 나를 스쳐갔던 사람들, 죽음들. 이 다큐멘터리는 죽음으로 그려지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붕괴  문정현, 이원우|2014 | 80분

이 시대 불안과 공포의 징후를 문정현 감독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와 결합해 실험적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영화는 붕괴라는 키워드를 통해 계속해서 질문하고 사유한다. 직접적인 건물의 붕괴부터 개인과 국가의 위기까지, 영화가 다루고 있는 붕괴의 범위를 한정 짓기 어렵다.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진 이미지와 사운드의 기록은 감독의 사적 기록인 동시에 한국사회의 공적 기록이기도 하다. <붕괴>는 특정한 경험에 대해 비판적으로 돌아볼 것을 화두로 던지며 시작한다. 그리고 감독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가며 질문과 대답을 엮어간다. 번호 붙은 내레이션과 이미지의 결합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보는 이들에게 계속해서 되돌아보며 사유할 여지를 준다.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감독의 자기 성찰은 영화가 끝날 무렵 지금 이 시대를 어떻게 들여다볼 것인지에 대한 또 하나의 길을 제시할 것이다.



경계  문정현|2014 | 90분

세르비아 출신의 블라디미르 토도로비치 감독, 한국 출신의 문정현 감독, 그리고 인도네시아 출신의 다니엘 루디 하리얀토 감독은 한 해외영화제에서 만나 경계에 있는 또는 경계를 넘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어보기로 의기투합한다. 그리고 서로에게 보내는 편지의 형식을 빌어 각자 주변에서 만나거나 경험한, 경계를 넘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연들을 들려준다. 일본에 사는 인도네시아 여성, 일자리를 찾아 싱가포르로 모여든 다양한 국적의 노동자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만난 이민자 가족의 처절한 현실, 보트피플로 베트남을 떠나 인도네시아 난민촌 캠프에서 성장했던 사람의 기억과 증언, 동티모르와 인도네시아 국경을 오가는 사람들, 베트남을 여행하며 세르비아의 역사를 떠올리는 감독, 조선인이었다가 한국인으로 국적을 바꾼 감독의 삼촌의 기구한 운명 등을 통해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인 이유로 국경을 넘어야 했던 사람들의 이주의 역사와 복잡한 현대사의 굴곡들을 담아낸 로드무비.



문정현 감독 Filmography


감독
<경계> (2014)
<붕괴> (2014)
<가면놀이> (2012)
<강(江),원래> 초이스1: 허벌란 이야기 (2011)
<용산> (2010)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2> - 320 프로젝트 (2009)
<할매꽃> (2007)
<아프리카의 싱글맘> (2006)
<슬로브핫의 딸들> (2005)

프로듀서
<탐욕의 제국> (2013)



Posted by indian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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