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제인한줄 관람평


송희원 | 비관과 희망의 뉴월드

이현재 | 구교환의 '제인'은 올해의 캐릭터

박영농 | 제인입니다

이지윤 | 우리 죽지 말고 불행하게 오래오래 살아요. 여기, 뉴월드에서.

최지원 | 시시하고 불행한, 거짓말과 꿈이 덧칠되는 삶

김은정 | 불행과 함께 살기






 <꿈의 제인> 리뷰: 불행과 함께 살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정 님의 글입니다.



소현은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싶다. 그런데 그 방법은 배워본 적도 없고 아무도 알려줄 생각을 않는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항상 함께 모여 있다. 즐거워 보인다. 소현만 빼고. 아주 처음, 그 시작에 놓여있었을 때, 모든 것은 신비롭고 자극이 가득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모든 것에 익숙해졌다. 불행과 행복도 마찬가지이다. 불행이라는 자극에는 쉽사리 익숙해 질 수가 없다. 그것은 비슷해 보일지라도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비틀어 예상치 못한 곳을 아프게 만들기 때문이다. 반면 행복이라는 것은 일견 다르게 보일지라도 우리는 비슷한 감정에 환호하게 된다. 불행에 더 예민한 방식으로 설계되고 만 것이다. 그렇기에 비슷한 정도의 행복과 불행이라는 자극이 찾아왔을 때, 우리는 행복에 익숙해져버려 더 이상 이것이 가져다주는 자극과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불행에는 여전히 익숙해지지 못해 또 다시 절망하기를 반복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설령 비슷한 정도의 불행과 행복이 우리에게 닥친다하더라도 다르게 반응하고 기억하는 것이다. 게다가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신의 불행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이를 극적이고 고통스러운 것으로 비약하여 연민을 얻고자하는 오묘한 심리를 깊은 곳에 내재하고 있으므로 이는 일견 불가피해보이는 인간의 특성인 것이다.  





소현은 굉장히 소모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그 말인 즉 주변의 인물들을 마치 소모품처럼 소진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의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주변의 인물들이 자신을 떠나가게 만든다. 소현을 유일하게 받아주었던 정호도 말없이 떠나고, 소현에게 다가왔던 지수도 떠나고 만다. 심지어 꿈의 제인마저도. 그러나 소현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제3자로서 소현에게 공감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극 속 인물의 입장으로서 그에게 공감할 수는 없었다. 그의 행동은 경멸스러웠고 언뜻 순진해보이지만 사람들 틈에 섞여들기 위해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범죄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끊임없이 사람 속에 섞이고 싶다는 말만을 반복할 뿐 자신의 행동에 대해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았다. 결국 눈물을 보이는 것도 자신이 또 다시 실패하고 모든 것을 망쳐놓고 말았다는 실망감에서 온 것처럼 느껴졌다. 소현이 그렇게 가까워지고 싶었던 사람들과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그가 외톨이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사실과 그가 도덕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느껴질 수준의 반응을 보이는 것은 실은 어느 것이 시작이라고 말할 수 없는 헤어날 수 없는 딜레마와 같은 것이다.





소현은 꿈을 꾼다. 끔찍한 현실을 회피하기 위함인지 현실의 사건들을 조금씩 비틀어버린다. 그 곳에서 제인은 새로운 ‘가출팸’의 엄마로, 지수, 쫑구, 대포는 그의 식구들로, 바에서 일하는 주희는 쉼터의 자원봉사자로 그려진다. 그곳에서는 가족으로 인정받기 위해 억지로 일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사람들처럼 부모의 울타리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이것이 소현이 받아들일 수 있고 소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소현은 정호와 헤어진 모텔로 찾아가 자살시도를 한다. 소현은 말한다. 누군가가 나를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그 때 제인이 그 방으로 들어온다. 그런 존재가 제인이다. 현실에서도 제인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쩌면 소현만의 착각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의 슬픈 눈빛을 마주쳤을 때, 소현에게 말했다. 너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야. 





산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그렇게 행복하기만 한 일은 아니다. 학생은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 부모의 그늘 아래서 고민 같지도 않은 것들을 고민하며 산다. 학생일 때가 가장 행복하다. 하지만 학생이라는 존재에게 부모가 없다면, 그 그늘이 없다면 그들은 어떻게 추락할까? 우리는 모든 것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만다. 어떤 단어에 따라오는 보편적인 이미지. 그것이 마치 세계의 모든 것들을 대표하는 듯한 거대한 착각. 그러나 가끔씩 우리에게 이렇게 일러주는 메시지가 없다면 그것이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을 방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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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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