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마주한 시간  인디돌잔치 <할머니의 먼 집>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7년 9월 26일(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이소현 감독

진행 정지혜 영화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가영 님의 글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이별의 순간을 맞이 할 수밖에 없다. 누구나 변하지 않는 영원을 꿈꾸지만 그런 건 없다. 죽음은 우리의 운명이다. 하지만 죽음이 절대적인 법칙임을 알면서도 매번 그 실체를 목도하기란 두렵고 무섭다. <할머니의 먼 집>은 죽음과 맞닿아 있는 인간의 외로움과 고뇌에 주목한다. 이 영화는 우리들로 하여금 죽음과 동시에 과거가 되어버릴 순간을 어떤 자세로 보내야 하는지 고민하게 한다. 평일 늦은 저녁, <할머니의 먼 집>이 개봉 1년만에 다시 한 번 상영의 기회를 가졌다. 마지막 GV가 아쉬워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는 감독과 모더레이터, 그리고 관객들의 모습이 좋았다.





정지혜 영화저널리스트(이하 정): 이번 인디돌잔치는 <할머니의 먼 집>이 선정됐습니다. 할머니에 대한 영화이다 보니 누구나 공감하며 봤을 것 같아요. 감독님은 오랜만에 관객 분들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그 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이소현 감독(이하 이): 영화 개봉을 마무리하고 나서는 진이 빠져서 좀 쉬었어요. 요즘은 건강이 안 좋아져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책도 읽고 음악도 들으면서 지냅니다.



정: 인터뷰에서 나중에 할머니를 보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답변하신 기억이 나요. 올해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도 해서 영화를 다시 보는 마음이 마냥 편치만은 않을 것 같아요.



이: 편집을 하며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개봉한 이후에는 딱 한 번 밖에 보지 않았어요. 어떤 감독님들은 매 GV마다 본다고 하는데, 저는 힘들더라고요. 할머니 돌아가시기 전인데도 그랬어요.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난 후, 엄마의 요청으로 장례식장에서 영화를 계속 틀어놨었어요. 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제대로 본 건 얼마 전 KBS 독립영화관에서 방영했을 때예요. 방금 진행자 분께서 말씀하셨듯이 나중에 할머니를 기억하고 싶을 때 보기 위해 영화를 만든 건데, 진짜 그 이유로 이렇게 영화를 다시 보게 되는 구나 생각이 들어서 많이 울었어요. 과거 인터뷰 당시에는 답변을 하면서도 이런 순간이 정말로 올 거라고 생각을 못했거든요. 할머니께서 돌아가셨고,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봤습니다.



정: 영화의 시작 부분에도 나오지만, 감독님이 해외에 있을 때 할머니의 자살시도 소식을 듣고 돌아와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셨죠. 카메라를 들고 할머니의 모습을 촬영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 할머니 화장대에 제가 어렸을 때 할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이 많았어요. 하지만 대학 진학 후 같이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더라고요. 지금부터라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단순히 휴대전화 카메라로 시작했어요. 그러다 요즘에는 동영상 기능이 다 있으니 할머니의 표정이나 행동, 모든 것을 영상으로 그대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욕심이 생겨 ‘우리 할머니의 일상을 단편영화로 만들어서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해볼까’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만약 내가 만든 영화가 영화제에서 상영된다면, 할머니의 삶의 아름다움을 많은 관객 분들이 보고 박수를 치고 할머니께서 그 모습을 보신다면, 할머니가 다시는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지 하는 마음으로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짧은 다큐멘터리를 계획하고 한 달 동안 촬영했고 그 후 어떻게 영화로 만들어야 할지 막막해서 편집도 안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외숙께서 사고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고 사촌 오빠가 외숙 49제 마지막 날 아버지 가시는 길을 영상을 남기고 싶다며 저에게 촬영을 부탁했어요. 이걸 계기로 3년동안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정: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했다가 잘 안 돼서 할머니와 단 둘이 조촐하게 집에서 상영회를 열었다면서요.



이: 네, 그렇습니다.(웃음) 프로젝터를 빌려 할머니 집 마당에서 상영회를 열었습니다. 그 이후 바로 이 극장(인디스페이스)에서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상영의 기회를 가졌어요. 할머니와 GV도 진행했습니다.



정: 극장에서 영화를 처음 보셨을 때 할머니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나요?



이: 할머니께 처음으로 상영 소식을 말씀 드렸을 땐 믿지 않으셨어요. “뭐 하러 서울 사람들이 나를 본다고 하더냐”라면서 안 오려고 하셨어요. 결국 친척들이 봉고차를 대절해서 다 같이 인디스페이스에 왔어요. 극장 안에 많은 관객 분들이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아이고 우리 손주 말이 참말이었네” 하면서 되게 좋아하셨고 기뻐하셨어요.



정: 영화를 보고 한편으로 나이 듦이 뭘까 고민했어요. 죽음을 준비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 대한 고민을 다들 가지고 있을 텐데, 할머니의 곁에서 누구보다 시간을 많이 보낸 감독님 또한 죽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이: 사실 영화를 완성할 때까지도 할머니를 많이 사랑하니까 더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마음 속에서 버리지 못했어요. 올해 3월에 돌아가셨는데, 제가 영화 작업을 마치고 1-2월에 화순에 내려가서 할머니를 돌봐드렸거든요. 당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할 정도로 많이 아프셨는데 제가 그 불편함을 대신 처리하고 해결할 때마다 너무 서러워하셨어요. 이때까지 손주들을 돌보고 키워왔는데 이제는 자신이 보살핌을 받는 존재라는 생각 때문이었나봐요.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고 베푸는 것이 할머니의 존엄성을 지켜왔던 부분인데 이제는 더 이상 그럴 수 없다는 사실에 마음 아파하셨어요.



정: 영화가 개인 혹은 개인 가족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다수에게 이야기 거리를 던져줄 수 있는 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촬영에 임하는 감독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논쟁적인 가족의 모습을 더 보여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요양병원에 할머니를 모실 것인가, 영양제를 계속 할머니께 드리는 게 맞나 같은 문제들이 가족 내에서 얼마든지 더 이야기 될 수 있었을 텐데 감독님이 다 거둬낸 건가 의문이 들더라고요. 어떤 자세로 영화작업에 임했나요?



이: 두 가지로 답할 수 있는데, 가족들은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하는 취업준비생 ‘나’의 존재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때문에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솔직한 모습을 담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어요. 일부러 빼려고 했던 장면은 외숙께서 돌아가셨을 때 할머니가 식음을 전폐하고 거의 일주일 동안을 울기만 한 모습이에요. 죽음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정이 전달이 되기 때문에 굳이 다 드러내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어요. 덧붙여 말씀 드리면 1차로 어머니께 보여드렸을 때 본인의 말이 의도와 다르게 보이는 부분이나 혹은 왜곡돼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은 의견대로 편집했어요. 예쁘게 나온 장면이나 대안이 될 수 있는 컷들도 함께 조율하면서 찾았습니다.(웃음)





관객: 영화 제목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요. ‘할머니의 먼 집’이 단순히 물리적인 뜻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떤 의도로 제목을 지었나요?



이: 처음에는 여름 한 달 동안만 촬영을 계획했어요. 그래서 ‘여름과 외할머니’라는 제목을 지어놨었고요. 하지만 촬영 기간이 길어졌고 4계절의 모습이 모두 담기면서 제목을 바꿔야 하는 순간이 왔어요. 그렇게 고민하던 와중에 한 때 시인을 꿈꾸던 국문과 출신의 친구가 제 옆에 앉아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이거 내일까지 출품해야 하는데 당장 제목 좀 지어봐” 요청을 했고, 친구가 <할머니의 먼 집>이라고 지어줬어요. 집 자체가 할머니의 삶의 공간이면서 모든 삶을 다 보여주고 있잖아요. 이장하는 장면에서 어르신들이 묘를 지칭하며 이제 여기가 할머니의 집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친구는 여기서 공감을 했대요. 할머니가 삶이라는 집에서 죽음이라는 집으로 가는 긴 여정 중 한 부분을 네가 영화로 기록하는 거니까 <할머니의 먼 집>이라고 제목 지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정: 감독님이 출연도 하고 내레이션까지 도맡았어요. 영화에서 우는 모습까지 다 나오고요. 편집과정에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이: 편집감독님과 서로 주고 받는 형식으로 편집을 진행했어요. 14차까지 했는데, 제 편집본에는 제가 거의 등장하지 않아요. 우는 장면도 당연히 없었고요. 근데 편집감독님의 편집본에서는 제가 너무 많이 등장하는 거예요. 사적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입장에서 스스로 등장한다는 점이 꺼려졌어요. 실제로도 우는 장면을 가지고 가장 많이 논의했는데, 편집감독님은 진심이 많이 드러나서 좋다고 말씀하셨어요. 서울독립영화제 상영 이후 관객 분들의 반응이 좋아서 결국은 넣게 되었습니다.



정: 예전에 쓴 일기가 영화 내러티브에서 이음새 역할을 해요. 지금 상황과 딱 맞는 일기를 보면서 신기했는데, 어렸을 적 일기를 어떻게 이 영화에 가져오게 됐나요?



이: 단순히 할머니와 저의 어린 시절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 재현 다큐멘터리로는 어울리지 않았어요. 마침 제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선생님께 일기 검사를 강제로 받아야 해서 일기를 빼놓지 않고 썼어요. 제 생애 집필활동을 가장 열심히 한 시기예요.(웃음) 일기장 속에 이야기 거리가 많았고 할머니 손에 자라서 할머니 이야기가 굉장히 많았어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들이 일기장에 그대로 있더라고요.



관객: 처음에 할머니가 술을 권했을 땐 잘 안 마시더니 나중에는 건배도 하고 술자리도 같이 하더라고요. 그렇게 변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 개인적으로 술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할머니가 마을 사람들과 술을 마시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할머니에게 술친구가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할머니는 손주에게 맛있는 걸 권하고 서로 나누는 것이 행복이었던 거죠. 



정:머니께서 계속해서 “죽어야지” 하면서도 젊음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그 감정이 부러움이라기 보단 회한에 젖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순간들을 회상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할머니에게 젊음이란 어떤 의미였을까요?



이: 할머니는 너무 부지런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을 행복이라 여겼어요. 나눔을 더 많이 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건강과 젊음이 필요한데, 지금은 그걸 잃어서 손녀에게도 못해준다는 현실에 많이 속상해 했어요. 



정: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할 텐데, 다른 방식으로도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감독님에게 화두가 될 수 있을까요?



이: 이제 가족물은 안 찍으려고요.(웃음) 처음 찍은 영화에 많은 운이 따른 것 같아요. 이제는 가족들이 카메라를 의식하기 시작했어요. 우리 가족들은 오염 됐구나 생각이 들어요.(웃음) 절실하게 찍고 싶은 이야기가 생긴다면 그때 다시 촬영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정: 감독님이 NGO활동을 오랫동안 했고 관심도 많다고 들었어요. 예전 인터뷰에서 분쟁지역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혹시 그와 관련된 주제가 있나요?

 


이: 건강이 좋아지면 12월에 팔레스타인 지역에 갈 계획이 있어요. 예전에 우연히 중동지역을 갔을 때 만난 관광객이 “이스라엘의 한 올리브 동산에 가면 한 할아버지가 있는데, 이분이 사람들을 먹여주고 재워주니 차비만 있다면 팔레스타인 지역에도 들어갈 수 있고 이스라엘 지역도 관광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셨어요. 그걸 듣고 바로 이스라엘에 갔고 모든 올리브 동산을 찾아서 결국엔 할아버지를 만났어요.(웃음) 그곳에서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그 분이 게스트하우스를 무료로 운영하는 이유는 그곳에 일반 관광객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인권 활동가, 국제 변호사 등 많은 분들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겉으로는 게스트하우스로 보이지만 팔레스타인 독립운동의 근거지로 쓰이는 셈이죠.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자료조사 차원으로 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 일년 만에 다시 본 영화고 마지막 GV인데요, 어떻게 <할머니의 먼 집>을 간략하게 줄여서 마음속에 간직할 건가요?



이: 할머니를 기억하기 위해 만든 영화이니 할머니 기일 때마다 한 번씩 볼 예정입니다.





우리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잊을 수 없다. 그저 마음껏 슬퍼하고 수만 가지 느낌을 겪어내는 수밖에. 우리의 기억 한 켠에 옮겨 두어 그리울 적이면 언제든 꺼내 회상할 수 있다는 그 사실로 위로 삼아야 한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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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돌잔치 2017년 9 상영작 <할머니의 먼 집>



디돌잔치는 매달 마지막 화요일에 진행되는 인디스페이스의 프로그램으로, 1년 전 개봉한 독립영화의 1주년을 함께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스크린을 통해 그 때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느껴보세요!


인디돌잔치 2017년 9월 상영작 <할머니의 먼 집>(감독 이소현)

● 일시: 2017년 9월 26일(화) 오후 7시 30분

● 관람료: 7,000원 / 후원회원, 멤버십 무료

● 인디토크 

   참석: 이소현 감독 | 진행: 정지혜 영화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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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페이스가 관객 여러분과 함께 마련하는 값진 상영회!

개봉 1주년을 맞이하는 작품 중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투표로 선정해주세요.

지난해에 아쉽게 놓친 작품이 있다면, 혹은 스크린을 통해 꼭 한번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주저 말고 투표해주세요:-)


자, 2017년 9월의 '인디돌잔치'의 영광은 어떤 작품에게 돌아갈까요? (두근두근)


>> 투표하러 가기 (클릭!) <<




● 후보작

① 왕초와 용가리 (감독 이창준 | 2016년 9월 8일 개봉)

② 물숨 (감독 고희영 | 2016년 9월 29일 개봉)

③ 할머니의 먼 집 (감독 이소현 | 2016년 9월 29일 개봉)


● 투표기간: - 9월 11일(월)

● 발표: 9월 12일(화) 이후

● 상영일: 9월 26일(화) 저녁 

(입장료: 7,000원 /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후원회원 무료)


* 투표에 참여해주신 분들 중 5명(1인2매)을 추첨하여 초대합니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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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개봉으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다운로드 및 관람이 가능합니다.


<할머니의 먼 집> 다운로드 바로가기 >> http://www.indieplug.net/movie/db_view.php?sq=3615





<할머니의 먼 집> 리뷰: 당신이 멀어져가도 변하지 않을 마음을 담아서



*관객기자단 [인디즈] 최지원 님의 글입니다.



“사랑하는 할머니가 어느 날 자살을 시도했다” 이 영화에 이보다 강력한 문장이 있을 수 있을까. 나(이소현 감독)를 키워준 할머니가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할머니가 계신 화순으로 내려가 그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할머니의 먼 집>은 ‘할머니의 자살’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작되지만 카메라에 담긴 그들의 모습은 생각보다 따스하다. “밥은 묵어쪄?” 묻는 할머니와 “잉, 먹었지.”하는 손녀의 대화에서 따뜻한 애정이 비친다. 할머니가 잡초를 캐는 모습, 낮잠을 주무시고 약을 챙겨 드시며 “요놈 하나 묵어”라며 나에게 카스테라를 내어주는 모습. 할머니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애정이 뚝뚝 흘러넘치고 이를 담아내는 카메라 역시 그렇다. 마치 일기와도 같은 사적인 기록임에도 보는 이는 영화를 따라 울고 웃게 된다. 





왜 죽으려고 했냐는 물음에 할머니는 “성가신게”라고 답한다. 죽음은 할머니에게는 가깝고 손녀인 나에게는 가깝지 않아서 할머니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가족들이 할머니의 죽음을 기다리는 모습 역시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그러나 누구나 자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듯 죽음도 그러하기에, 나는 할머니의 죽음으로부터 한 발짝 물러날 수밖에 없다. 그저 상처를 치료해드리고 가족 몰래 영양제를 놔드리고 카메라에 담을 뿐이다. 





이 영화는 특정한 메시지를 위해 설계된, 관객을 설득하는 영화는 아니다. 그저 순수하게 할머니와 할머니에게 가까워지는 죽음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나에게 가장 따뜻했고 다정했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고 그 정서를 공유하는 영화다. 아흔 셋, 나의 사랑하는 할머니가 자살을 시도했으나 나는 아직도 할머니, 할머니와 함께하는 삶을 사랑한다. 그러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도 이 기록으로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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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클릭하면 영화별 상영일정과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6.12.15 - 2016.12.21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비치온더비치> 정가영 | 99분 | 드라마 | 청소년관람불가

<우리 손자 베스트> 김수현 | 130분 | 드라마 | 청소년관람불가

<혼자> 박홍민 | 90분 | 드라마 | 청소년관람불가

<나의 살던 고향은> 류종헌 | 95분 | 다큐멘터리 | 전체관람가

<연애담> 이현주 | 99분 | 드라마 | 청소년관람불가

<야근 대신 뜨개질> 박소현 | 98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자백> 최승호 | 10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예매하기 (실시간 예매 가능)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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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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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클릭하면 영화별 상영일정과 세부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6.11.10 - 2016.11.16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인디스페이스 개관 9주년 기획전 [멀티채널 시대의 독립영화: 내 손 안의 영화, 극장 밖의 영화]

<걷기왕> 백승화 | 92분 | 드라마 | 12세이상관람가

<흔들리는 물결> 김진도 | 100분 | 드라마 | 12세이상관람가

<춘몽> 장률 | 10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우주의 크리스마스> 김경형 | 107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자백> 최승호 | 10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할머니의 먼 집> 이소현 | 92분 | 다큐멘터리 |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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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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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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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클릭하면 영화별 세부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6.11.03 - 2016.11.09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걷기왕> 백승화 | 92분 | 드라마 | 12세이상관람가

<흔들리는 물결> 김진도 | 100분 | 드라마 | 12세이상관람가

<춘몽> 장률 | 10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우주의 크리스마스> 김경형 | 107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자백> 최승호 | 10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할머니의 먼 집> 이소현 | 92분 | 다큐멘터리 | 전체관람가



EVENT & INFO


<걷기왕> 인디토크 GV

● 일시: 11월 5일(토) 오후 6시 30분 상영 후

● 참석: 백승화 감독 외


<자백> 인디토크 GV

● 일시: 11월 7일(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 참석: 최승호 감독

● 진행: 김용민 시사평론가




예매하기 (실시간 예매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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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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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0 소소대담] 삶과 삶 사이로 마주한 시선들 






*관객기자단 [인디즈] 상효정 님의 글입니다.



가을의 문턱을 넘어 10월이 되었다.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 7기는 두 번째 소소대담 시간이 오기 전까지 4편의 다큐멘터리와 1편의 감성 드라마 영화를 만났다. 영등포 안동네 사람들의 삶을 다룬 <왕초와 용가리>(감독 이창준), 손녀가 할머니의 삶을 그린 <할머니의 먼 집>(감독 이소현), 해녀들의 삶이 담긴 <물숨>(감독 고희영)은 각각의 삶들이 계절에 따라 순차적으로 잘 담겨 있었다. 더 나아가 <우주의 크리스마스>(감독 김경형)를 통해 한 여자가 선택의 기로에 선 삶을 볼 수 있었고, 시사 고발 다큐멘터리 <자백>(감독 최승호)에서는 한국 사회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삶의 연장선상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영화 속에 담겨진 삶과 우리들의 삶이 만나는 그 경계에 서서 인디즈는 어떠한 시선으로 그 삶들을 마주했을까. 



일시: 2016년 10월 18일(화) @인디스페이스 
참석자: 상효정, 이형주, 최미선, 홍수지, 전세리
*'소소대담'은 매달 진행되는 인디즈 정기 모임 중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편견 없는 시선으로 사람들을 따뜻하게 담아낸 <왕초와 용가리>



상효정: 1,095일 동안 찍은 합숙 다큐멘터리라고 하는데, 영등포 안동네의 모습들을 있는 그대로 잘 보여줬어요. 흔히 ‘쪽방촌’이라 하면 사람들에게 ‘무심코 지나치는 곳’ 혹은 ‘나는 잘 모르는 곳’ 등으로 타자화 된 시선으로 느껴지곤 하는데, 이 영화는 안동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이웃들이라는 것을 거리감 없이 잘 보여줬던 것 같아요. 


이형주: 먼저 교회 측의 도움을 처음에는 거부하다가 결국 도움을 얻게 되는 과정을 그려내는 시선을 짚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생을 포기하게 되는 길이라는 것을 분명 냉정하게 지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동네의 사람들을 안고 이해하려는 느낌으로 다가왔거든요. 특히 (다큐멘터리라는 측면에 있어서) 영화에 카메라라는 존재가 남게 되고 그 안에 담겨지는 사람들은 카메라를 의식하게 되지만, 이 영화는 사람들이 꾸밈없이 드러나서 좋았어요. 그런 점에서 감독이 그 사람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하면서 많은 노력을 했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전세리: 제가 좋았던 부분은 왕초의 사랑에 관한 부분이에요. 영화 속에서 봄이라는 계절과 연결되는데, 그 안에서 또다시 일어나는 생명력을 보았거든요. 


최미선: 길에서 ‘생태계의 당당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내용의 플랜카드를 본적이 있어요. 이와 연결 지어서 생각해볼 때 안동네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필요하면 밥과 옷을 주는 것이 진정한 선행이고 복지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어요. 목적을 상실한, 자기 자신만을 위한 선행이 아니었을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홍수지: 저는 연상호 감독의 <서울역> 연장선상에서 이 영화를 보았어요. <서울역>의 노숙자 혹은 <왕초와 용가리>의 안동네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적었는데, 영화를 통해 제가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 알 수 있었어요. 





진심어린 시선으로 인디즈 모두를 울렸던 <할머니의 먼 집> 



상효정: 개인적으로 홈메이드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 <할머니의 먼 집>은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잘 드러나서 굉장히 좋았어요.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을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공감을 자아낼 수 있던 것 같고요. 나아가서는 지금 한국사회의 현주소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농촌에서 사는 노년의 삶이 어떠한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이형주: 할머니의 삶(생명)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에 할머니께서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어야 이 영화의 영화적인 구성이 완결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할머니께서 산책을 하시는 것으로 영화가 마무리돼요. 기본적인 영화 구성을 깼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좋았어요. 진짜로 그 인물을 사랑해서 만든, 그 인물을 위한 영화라는 것이 느껴졌어요. 


전세리: 핸드헬드로 찍은 장면이 많이 나와요. 이때 담겨진 시선이 ‘할머니의 따뜻한 어루만짐’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와서 좋았어요. 


홍수지: 평소에 감동 코드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여서 영화를 보기 전에 걱정을 했는데, 담겨진 인물들이 대상화되지 않고 솔직하게 담겨져 있어서 좋았어요. 





해녀들의 삶이 와 닿은 <물숨>



상효정: <물숨>은 구도나 색채 등 영상적인 면에서 무척 아름다웠어요. 개인적으로는 내레이션과 음악 그리고 해녀들의 삶까지 삼박자가 고르게 잘 갖춰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일면에서는 내레이션이 오히려 관객들이 스스로 이해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는 의견과 영화가 한 해녀분의 죽음으로 끝나게 되면서 일정부분 작위적으로 스토리를 만들어냈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이형주: 영화가 취하고 있는 구성을 보면 명확한 플롯에 설명해주는 식의 내레이션이 결합되어 있어요. 그런 점에서 방송용 다큐멘터리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최미선: 아무래도 방송 쪽에서 일하셨던 제작진분들의 특징들이 묻어났기 때문에 방송용 다큐멘터리 같다는 느낌을 받으시는 것 같아요. 내레이션이 있었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해녀들의 용어들과 중요한 정보들이 잘 설명이 되었어요.


전세리: 해녀의 삶이라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생경한 주제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생(生)과 사(死)의 문제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다가갈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조금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홍수지: 아마 여러 해녀들의 이야기 중에서 한 해녀분의 이야기가 급작스럽게 등장했다가 장례식 장면까지 담겨지게 되어 그랬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영화를 보면서 해녀 분들이 왜 그렇게 바다로 나가고 싶어 하시는지 바로 와 닿았어요. 





메시지는 분명했으나 아쉬움이 남는 <우주의 크리스마스>



이형주: 같은 우주를 만들어내는 표상들이 단순했던 것 같아요. 세 명의 우주가 같은 이름을 갖고 있고 평행우주론 같은 관계와 소품들을 갖고 있었지만, 그 표상들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어떻게 복합적으로 유기되는지 잘 다가오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영화 내에서 발생하는 우연들을 대사로만 묶어서 설명했던 것 같아요. 


홍수지: 우연들을 대사로만 처리해 서사를 끼워 맞추는 듯한 싶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나이대가 고려되지 않은 채 거의 비슷했어요.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은, 19살의 우주는 갈등을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지만, 26살의 우주가 가진 갈등은 잘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최미선: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했어요. 38살의 주인공 우주는 과거에 사랑과 꿈을 포기했지만, 두 명의 우주를 만나게 되면서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던 자신의 꿈을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영화가 마무리 돼요. 여기에서 용기를 내 선택을 하라는 영화의 메시지가 드러났어요. 하지만 영화의 메시지가 그대로 담긴 화집의 메모가 너무 직접적으로 보인 점은 아쉬웠어요. 


전세리: 소재가 참신했어요. 하지만 우주가 홀로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로 나와 여성이 너무 대상화되어 그려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형주: 하지만 불안한 스토리 속에서도 38살 우주 역을 맡은 김지수 배우님의 연기는 단단했어요. 마치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과 같은 느낌으로요.(웃음) 





의문을 품고 계속 나아갈 시선으로 <자백>



상효정: <자백>은 시사 고발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자칫 딱딱하게 보일 수 있었는데, 속도감이 있어 지루하지 않았어요. 저널리즘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촉구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선악 구도가 생기게 되면서 분노와 서늘함만이 남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형주: 저도 고발성 다큐멘터리를 볼 때마다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은 채 현실에서 잠깐 환기되고 말아버리는 데에 그치는 것 같아 절망감과 피로감을 느끼곤 했어요. 하지만 <자백>을 보면서 가장 좋았던 점이 영화가 바로 이 점을 타파하고 있다는 것이였어요. 뉴스에서 봐야 할 모습들이 방송으로 방영되지 못하고 극장에서 상영하게 되었는데, 이 점이 슬프면서도 일종의 재판이 이뤄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통쾌했어요.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홍보 카피에 걸맞게 블록버스터 급의 긴박감과 액션을 이루어낸 것 같아요.


홍수지: 마지막에 펀딩하신 분들의 이름들이 올라가는 엔딩크레딧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그때 영화관 안의 사람들과 같이 박수를 쳤는데, 연대의 연장과도 같은 느낌을 받았거든요. 


최미선: 영화를 보면서 내내 ‘불통’이라는 단어가 맴돌았어요. 질문에 대답할 의무를 다하지 않는 모습에 답답하기도 했고요. 그런 점에서 ‘악순환의 시작은 얼마나 거슬러 올라가야 하나?’,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간첩조작을 하는 걸까?’ 등의 의문이 많이 들었어요. 

 

전세리: 결국 자신의 초상권만 중시하는 면면의 모습들이 씁쓸했었어요. 그리고 “제이슨 본이 총 대신 저널리즘을 집어들었을 때 벌어지는 일”이라는 한동원 평론가의 평에 매우 공감해요. 




인디즈의 이번 소소대담은 영화들을 통해 다양한 시선과 다양한 삶을 접해 볼 수 있었다는 소감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누군가의 삶이 상영관 스크린에 펼쳐지면서 자신의 삶과 만나게 될 때, 우리들의 이야기들은 더 풍부해진다. 그 이야기들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삶과 삶 경계에 서 있는 우리 모두의 삶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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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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