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영화  인디돌잔치 <오늘영화>  인디토크(GV) 기


일시: 2016년 8월 30일(화) 오후 8 상영 후

참석: 구교환, 이옥섭, 강경태 감독

진행: 김태용 감독 (<거인> 연출)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다영 님의 글입니다. (사진 제공: 김은혜 님)


지난해 8월 20일 개봉한 <오늘영화>는 ‘영화로 시작된 너와 나의 로맨스’라는 카피를 걸고 윤성호 감독의 <백역사>, 강경태 감독의 <뇌물>, 구교환, 이옥섭 감독의 <연애다큐>까지 세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독립영화제와 정동진독립영화제 등 많은 영화제에서 사랑을 받아왔고, 1년이 지난 후 ‘인디돌잔치’를 통해 또 한번 관객을 만나게 되었다. 이번 인디토크는 <거인>을 연출한 김태용 감독이 진행을 맡았고 <연애다큐>를 연출한 구교환, 이옥섭 감독과 <뇌물>을 연출한 강경태 감독이 함께했다.



김태용 감독(이하 김): 저는 오늘 인디돌잔치 진행을 맡은 김태용이라고 합니다. 다들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구교환 감독(이하 구): <오늘영화>에서 <연애다큐>에 출연하고 연출한 구교환이라고 합니다.


이옥섭 감독(이하 이): <오늘영화>에서 <연애다큐>를 공동연출한 이옥섭이라고 합니다.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조금 놀랐습니다.


강경태 감독(이하 강): <오늘영화>에서 2번째 에피소드 <뇌물>을 연출한 강경태라고 합니다. 


김: <오늘영화>가 개봉한지 1년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이: 저희는 작년과 똑같이 장편 시나리오를 같이 쓰고 있습니다.


김: 구교환 감독님과 이옥섭 감독님 두 분이 같이 공동연출을 맡은 것이 <연애다큐>가 처음이었나요?


구: 전에 이옥섭 감독이 연출 혹은 편집을 하고 저는 배우로 작업을 했던 적은 꽤 있지만, 공동연출은 이 작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장편 시나리오를 같이 작업하면서 또 다른 공동연출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김: 단편을 공동연출한다는 점이 참 신선하게 느껴졌는데, 작업의 분배는 보통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 


구: 시나리오 같은 경우는 함께 작업합니다. 보시다시피 제가 출연을 하다 보니 현장에서는 이옥섭 감독님의 역할이 어쩔 수 없이 크게 작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카메라의 위치나 사용 같은 부분들은 사전에 이야기를 나누고 약속을 한 후 촬영을 합니다. 물론 그 약속이라는 것은 꽤나 유동적이긴 하지만요. 그리고 후반작업은 함께 합니다. 현장에서 생각처럼 되지 않은 부분이나 실패한 부분들을 함께 수정을 해나가는 작업입니다.

 

김: 실패하셨던 부분들을 같이 극복해간다고 하셨는데, 그 실패라는 것이 어떤 부분인가요?


이: 공동연출이기 때문에 둘이 하는 이야기가 달라서 극 중 ‘하나’역으로 나온 임성미 배우님과 촬영감독님도 어려워하실 때가 있었습니다. 함께 맞추고 이야기 하지만, 확실히 찍기 시작하면 생각하는 그림이 다르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그 부분을 조율해나가는 부분에 있어서 조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김: 극 중 임성미 배우님의 연기, 캐릭터가 참 재미있었는데 임성미 배우님의 캐스팅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궁금합니다.


구: <검은 사제들>(2015)의 원작이었던 단편영화 <12번째 보조사제>(2014)를 미장센단편영화제에서 보았는데, 임성미 배우님의 연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후 뒤풀이 자리에서 뵈었고 카메라 밖에서의 또 다른 모습을 보고는 굉장히 매력적인 배우이자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연이 되어서 같이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그런 임성미 배우님의 모습이 <연애다큐>라는 영화에서 많이 반영이 되었어요. 여러 방면으로 영감과 도움을 받았습니다. 


김: <연애다큐>를 보면서 시나리오는 어디까지고 즉흥적인 부분은 어디까지인가의 경계가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예를 들면 정향춘 여사님(구교환 감독님의 어머니)의 캐스팅이랄까요? 어느 정도 즉흥성이 반영되었나요?


구: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화면의 질감이 종종 바뀝니다. 오프닝과 중간중간에 굉장히 거친 캠코더 장면들이 있어요. 캠코더와 카메라를 세 대를 들고 촬영을 했습니다. 대화가 있는 장면은 애드리브처럼 할 때도 있었고 날마다 달랐던 것 같아요. 어머니가 나오는 장면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어머니는 개인적으로 정말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전 작품들에서도 어머니와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데, 그 때마다 디렉팅을 천재처럼 잘 맞춰주시고 또 가끔 피드백을 주시거나 지적을 해주시기도 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항상 다큐멘터리처럼 모든 상황을 찍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저런 소스들도 많았고요. 아버지 회갑잔치 장면은 실제 저의 외가가족들을 촬영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가장 즉흥적으로 촬영이 진행된 장면은 그 장면인 것 같습니다.


관객: 영화를 두 번째 봤는데, 여전히 재밌고 새롭게 보이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뇌물>에서 오프닝과 엔딩 등, 전반적으로 순환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발상을 처음에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강: 형식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단편소설에서 내용을 착안했지만, 형식적으로 저런 구조를 떠올렸기 때문에 내용적으로도 가장 기본적인 스토리텔링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영화에서 인물들은 이 구조 안에서 나갈 수 없는, 그런 갇힌 세계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김: 영화를 준비하면서 참고하셨던 부분들이나 작품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구: 배우로서 서울독립영화제의 인디트라이앵글 전작인 <서울연애>(2013)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촬영하는 동안 느낀 그 에너지가 너무 좋아서 다음에는 연출로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했고요. 그래서 <연애다큐>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서울연애>를 계속 생각했습니다. 또 저는 저를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당시 영화를 만들며 배우로서나 감독으로서 자아를 표현하고자하는 욕구가 참 많이 들어간 것 같습니다.


강: 내용적으로는 영화 속의 인서트를 통해 드러나기도 하지만 보르헤스의 ‘뇌물’이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을 착안해 썼습니다. 자신이 잘보여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그 잘 보여야하는 대상이 가지고 있는 위선을 폭로하는 내용이에요. 통쾌함과 뒤틀림, 아이러니를 담고 싶었습니다. 그 외에는 에릭 로메르의 영화를 많이 보면서 좋은 기운을 받으려고 했습니다. 


관객: <연애다큐>에서의 ‘하나’라는 캐릭터를 통해 이옥섭 감독님의 모습, 두 분의 관계가 반영이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 모든 관계들의 집합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구교환 감독님이 만났던 과거의 여자친구들의 캐릭터도 들어있고, 제가 과거의 남자친구를 대할 때의 스스로의 모습도 들어있고 지금 구교환 감독님과의 관계에서의 제 모습도 들어있어서 딱 하나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그 모든 연애 안에서의 우리의 모습들을 모아본 것입니다. 


관객: 두 영화 다 새로운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애다큐>에서는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을 고른 이유를 알고싶고, <뇌물>에서는 왜 프레임 안에 프레임의 형식으로 찍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구: 다큐멘터리로 다가가면 관객들이 몰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 형식을 따왔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나온 것처럼 국제다큐페스티벌에서 상금을 준다는 말을 듣고 ‘우리 이거 해볼래?’식으로 구교환 감독님과 장난처럼 이야기했던 것이 시나리오를 쓰면서 생각났어요. 시나리오의 가닥이 그렇게 잡히게 된 것도 있습니다.


강: 영화를 만드는 내내 끝 장면을 설명하기 위해서 앞 장면에는 뭐가 있어야 될까, 하는 생각으로 구상을 했습니다. 처음 보르헤스의 단편소설에서 나오는 뒤틀린 비판의 자리를 ‘영화제’의 포커스에 맞춰 생각할 때 떠오른 이미지가, ‘자기들이 편집하고 있는 영화를 컴퓨터 모니터에 띄워놓고 그걸 보고 있는 두 사람을 찍고 있는 카메라’였기 때문에 저한테 그 이중프레임 구성은 아예 영화를 시작하면서부터 딱 고정된 구성이었어요. 그렇게 이중으로 삼중으로 연결된 것들이 자연스럽게 그 앞의 이야기들을 만들어가면서 전체가 구성이 된 것 같습니다.



김: <연애다큐>를 보면서 인상깊었던 부분은 두 남녀의 주변을 둘러싼 가족들이기도 했습니다. 감독님들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이고, 영화에는 그런 의미들이 반영되었는지가 궁금합니다.


구: 아버지 회갑잔치 장면에는 진짜 저희 외가가족들이 출연했고, 정말 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항상 모이면 시끄럽습니다. 저의 영화를 위해 다 모여주신 거에요. 다들 제 편이고 응원해줍니다. 촬영할 때 가족들과 의견을 함께 나누고 많이 존중하는 편입니다. 가족들은 저에게 있어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저도 그들에게 그렇게 되고 싶고요.


관객: 이옥섭 감독님이 보시는 구교환의 감독으로서의 장점, 배우로서의 장점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혼자 연출하실 때와 함께 연출하실 때의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이: 감독으로서의 장점은 재치와 순발력입니다. 같이 시나리오에 대해 얘기할 때 여러 상황을 제시하고 만들어내는 부분들이 있어요. 현장에서 드러나는 배우로서의 엄청난 장점이 있는데, 분위기를 유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촬영현장 내 모두를 친하게 만들려는 노력을 합니다. 그런 부분들이 제가 연출할 때 너무 큰 도움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또 텍스트를 읽어내는 능력이 정말 뛰어난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 인간관계에서의 읽기 어려운 부분들까지 빠르게 읽어내고 이해합니다. 

공동작업에 대해 말씀 드리면, 혼자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것도 너무 힘든데, 둘이 그런 부분들을 맞추며 함께 작업하는 게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혼자 했다면 이렇게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김: 마지막으로 세 감독님들 앞으로의 계획, 하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구: 와주셔서 너무 감사 드립니다. 오늘의 시간을 통해서 제가 더 큰 힘을 받아 가는 것 같습니다. 


이: 2년 전에 만든 영화인데, 이렇게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서 다시 만나보게 되었네요.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시나리오 빨리 써서 또 새로운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 귀한 시간 내서 보러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 자리를 통해서 오랜만에 제가 만든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설렘과 다시 영화 속 작품들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져서 좋았습니다. 



작년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접하게 된 <오늘영화>를 1년만에 다시 마주할 수 있게 된 것은 마치 오랜 시간 못 보던 친구를 우연히 만나게 된 것처럼 무척이나 반가운 시간이었다. 그 이면에는 <오늘영화>를 처음 보게 된 정동진에서의 즐거웠던 기억이 영화와 함께 상기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 영화가 우리와 같은 관객에게 닿기까지, 또 그 영화가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로 닿게 되고 어떠한 형태로 기억되는지의 과정을 담은 영화에 대한 세 편의 짧은 이야기 <오늘영화>. 모든 영화가 그렇듯 이 또한 그들의 이야기이며 동시의 우리의 이야기가 되어 마음가운데 오래 남게 될 것이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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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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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돌잔치 2016년 8월의 상영작 <오늘영화>




디돌잔치는 1년 전 개봉된 독립영화의 1주년을 함께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개봉과 함께 관객들의 관심을 듬뿍 받으며 상영된 영화의 1주년을 다시 한번 관객들과 함께 나누는 소중한 자리. 이제는 온라인 다운로드, IPTV 등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창구들이 너무 많아졌지만, 스크린을 통해 그 때의 감동을 함께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일시: 2016년 8월 30일(화) 오후 8시

●  상영 후 인디토크(GV)

    참석: 강경태, 구교환, 이옥섭 감독

    진행: 김태용 감독 (<거인> 연출)

●  장소: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  입장료: 7,000원 (인디스페이스 후원회원/멤버십 무료)













INFORMATION


제    목   오늘영화 (Now Playing)

감    독   윤성호, 강경태, 구교환, 이옥섭

출    연   정연주, 박종환, 백승화, 백수장, 박민지, 허정도, 구교환, 임성미, 박현영 

특별출연   박혁권, 박정범

제    작   서울독립영화제

제공배급   ㈜인디플러그

장    르   옴니 로맨스

러닝타임   91분

등    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    봉   2015년 8월 20일

영화제   2014년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2015년 정동진독립영화제









SYNOPSYS


우리 오늘 영화 볼래요?

영화로 시작된 너와 나의 로맨스 <오늘영화> 상영이 곧 시작됩니다!


Episode 1. 백역사 Every dog has his day 

주말 잔업을 놓아두고 숙취 때문에 공장을 조퇴한 남자는, 간밤에 나이트에서 만난 여자를 찾아 약속대로 영화를 보려 하지만 그의 배터리는 오링이다. 중국 만두집에서 일하는 여자는 남자와의 부킹을 딱히 기억하고 있는 것 같지 않지만 어쨌든 무료한 주말, 극장 구경을 함께 하기로 하는데… 이왕에 남자의 마음을 간수해두기로 맘 먹은 여자는 이르게 사랑의 ‘증거’를 요구하고 적이 놀라면서도 허둥지둥 그 주문 또는 훈육에 응하려 애쓰는 남자… 

과연 이들은 무사히 영화를 볼 수 있을까?


Episode 2. 뇌물 Matryoshka 

영화과 학생인 대일은 졸업 작품 촬영을 앞두고 있지만 담당교수는 그의 시나리오를 마음에 들지 않아한다. 여차저차 촬영을 시작하게 됐지만 중간 편집본을 볼 때마다 피디인 영진은 비현실적이고 과장됐다며 딴죽을 걸고, 여배우인 소은도 캐릭터에 공감이 안 간다며 자꾸 시비를 걸어온다. 대일이 꼭 출품하고 싶었던 영화제에 영화감독으로 잘 나가는 선배 정우가 심사위원을 맡게 된다. 

이 이야기는 영화 속 영화이고, 영화 속 모든 현실 또한 영화 속 영화가 된다.


Episode 3. 연애다큐 Love Docu 

구교환과 이하나는 연인이다. 돈벌이가 변변치 않은 이 연인은 사전제작지원금 500만원에 눈멀어 자신들의 셀프연애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명 : 러브(LOVE)>를 기획한다. 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사전제작지원 1차 통과! 2차 피칭 심사까지 마쳐놓고는 돌연 성격과 예술성 취향 등의 차이로 헤어지게 된다. 이별 후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중 자신들의 작품이 제작지원에 합격하여 지원금 500만원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교환은 전화를 받고 좋아하지만 다시 돌려주기는 아깝고, 하나를 보고픈 마음도 살짝 드는 교환은 전화를 걸어 연애 다큐를 찍자고 제안한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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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페이스가 관객 여러분과 함께 마련하는 깜짝 선물!

개봉 1주년이 되는 작품들 중 함께 보고 싶은 영화,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관객 여러분이 투표로 선정해주세요.

아쉽게도 보지 못한 작품들이 있었다면, 혹은 스크린을 통해 꼭 한번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주저말고 투표에 참여하세요!


자, 2016년 8월의 인디돌잔치의 영광은 어떤 작품에게 돌아갈까요? (두근두근) 



>> 투표하러 가기 (클릭!) <<




● 후보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감독 안국진 | 2015년 8월 13일)

<위로공단> (감독 임흥순 | 2015년 8월 13일)

<오늘영화> (감독 윤성호, 강경태, 구교환, 이옥섭 | 2015년 8월 20일)


● 투표기간: ~ 8월 17일(수)

● 발표: 8월 18일(목) 이후

● 상영일: 8월 30일(화) 저녁 

(입장료: 7,000원 /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후원회원 무료)


* 투표에 참여해주신 분들 중 5분(1인2매)을 선정하여 초대합니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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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계절, 사랑하고 싶어지는 영화를 만나고 싶다면 

- <초인>, <한여름의 판타지아>, <오늘영화 - 백역사>, <사돈의 팔촌>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혜, 김수영 님의 글입니다.



“우리는 오로지 사랑을 함으로써 사랑을 배울 수 있다.” 영국 철학자 아이리스 머독이 한 말이다. 영화 속엔 수많은 사랑 이야기가 자리 잡고 있다. ‘이건 그저 영화에 불과하지’라는 냉소로 받아칠 때가 많기도 한데, 간질간질한 마음을 달래고 싶다거나 잠자는 연애세포를 깨우길 원하는 그런 당신에게 아래의 영화들을 추천한다. 지금 이 시기에 본다면 정말 누군가와 사랑하고 싶어질 것이다.




1. <초인> :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를 만난다면



포스터부터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영화 <초인>(감독 서은영)은 청춘 혹은 성장영화라는 넓은 범주 안에 들어가는 게 맞긴 하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10대만이 느낄 수 있는 사랑을 담고 있다. 기계체조 선수 ‘도현’(김정현 분)은 도서관에서 사회봉사를 하면서 매일 책일 빌리는 소녀 ‘수현’(채서진 분)을 만난다. 도현은 수현이 추천해준 책을 읽고, 수현과 함께 돌아다니며 친해지고 가까운 사이가 된다. 하지만 <초인>은 마냥 싱그럽고 풋풋한 10대의 아이들에게도 각자에게 남모를 아픔이 있고 상처가 있다는 걸 콕 집어냈다. 모든 것이 설익은 그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힘이 되어주려는 모습을 보여주며 단순한 사랑 그 이상의 끈끈한 유대감을 느끼게 해 준다. <초인>의 주인공 도현과 수현을 보고 나면, 나 역시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의지가 되어주는 든든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2. <한여름의 판타지아> : 여행길에서 스치듯이 사랑을 느낀다면



많은 사람들이 꿈꾸던 로망이지 않을까. 여행길에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는 것 말이다. <한여름의 판타지아>(감독 장건재)의 2부에서는 정말 제목 그대로 한여름에 느낄 수 있는 판타지를 그리고 있다. 일본 고조시에 잠시 들린 한국인 여자(김새벽 분)은 그 곳의 일본 남자(이와세 료 분)를 만나 2일 간 그 일대를 돌아다닌다. 낯선 언어로 드문드문 이야기를 나누고 기약 없는 약속을 하는 그 순간의 틈 속에서 ‘이 사랑이 과연 이루어질까’라는 설렘을 나도 모르게 느끼게 된다. 우리가 <비포 선라이즈>(1995)를 보고 열광했던 것처럼,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당장 짐을 싸서 홀로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 사랑을 찾고 싶어질 것이다.




3. <오늘영화> 중 <백역사> : 시작의 설렘을 느끼고 싶다면



시작은 불안하다. 그렇지만 그런 시작에 발을 내딛을 수 있는 이유는 ‘설렘’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옴니버스 영화 <오늘영화>의 첫 포문을 연 <백역사>(감독 윤성호)는 그러한 시작의 설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공장에서 일하는 남자(박종환 분)는 숙취로 조퇴를 하고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여자(정연주 분)와 영화를 보기 위해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알바비를 가불받는다. 돈을 들고 무작정 그녀가 일하는 곳으로 찾아가서 영화를 보자고 하지만 여자는 기억을 못하는 눈치다. 어찌 됐든 그녀를 이끌고 영화관에 가지만 휴대폰 배터리가 수명을 다해 예매권을 확인하지 못한다. 아이디도 까먹고, 전화번호도 예전 번호로 등록되어있어 확인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매표소 직원은 그냥 영화관 안으로 들여보내 준다. 그리고 그 곳에서 새로운 관계의 역사가 시작된다. 2% 부족한 상황의 연속은 ‘흑역사’를 연상시켜 겁이 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수 있는 설정이기에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어수룩한 남자의 설렘과 진심은 자연스레 옛 생각을 자아내며, 서투르지만 나름대로 귀여운 그들의 시작은 나만의 백역사를 쓰고 싶게 만든다.




4. <사돈의 팔촌> : 조건에 속박되지 않은 관계에 관하여



사촌 여동생 ‘아리’(배소은 분)의 초대 편지로 ‘태익’(장인섭 분)은 말년 휴가 때 가족 모임에 참석한다. 12년 만에 재회한 그들이지만 어색함도 잠시뿐이고 마치 어제 사람처럼 급속도로 친해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태익은 휴가가 끝나면 부대로 복귀해야하고 아리는 유학을 떠나야 한다.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고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야만 하는 그들이기에 둘은 감정에 더욱 솔직해진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감성이 되살아나듯 함께 비를 맞으며 집으로 가는 장면은 그들을 둘러싼 모든 조건들을 씻어내 버리는 듯하다. 청량함 그 자체이다. 군복무, 유학이란 상황과 ‘사촌’이란 둘레를 벗어던지고 감정에 솔직한 그들의 모습은 여러 가지를 따지면서 조건에 속박되는 관계와는 어딘지 달라 보인다. 




사랑에 정답은 없듯이 위의 영화들 역시 정답을 알려주진 않는다. 그렇지만 당신의 연애세포를 일깨우는데 2% 도움은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영화를 보고 나서 사랑을 찾아 나서고  사랑을 배울 수 있는 계절을 보내길 바란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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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다운로드 및 관람이 가능합니다.


인디플러그 <오늘영화> 다운로드 바로가기 >> http://bit.ly/1StxOhH




<오늘영화> 리뷰: 오늘영화, 오늘연애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수영 님의 글입니다.


날씨가 좋다. 추위도 피하고 영화도 볼 겸 영화관을 찾았던 사람들이 줄어드는 요즘이다. 영화는 누군가에겐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한 것, 데이트를 위해 보는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창조해야 할 대상이자 오래된 꿈이다. 각자의 영화가 있는 것이다. 각자의 연애가 있듯이. 옴니버스 영화 <오늘영화>에선 세 개의 영화와 세 개의 연애가 각각 등장한다.  



닳은 배터리의 주인답게 숙취로 닳은 <백역사>(감독 윤성호)의 주인공 종환은 공장에서 조퇴를 한다. 그리곤 그가 향한 곳은 집이 아닌 동전야구연습장. 그는 데이트로 영화를 보려는데 돈이 없다며 가불을 부탁한다. 돈을 받아들고 중국집으로 가는 그의 상기된 얼굴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중국집에는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연주가 있다. 종환의 계속되는 데이트 구애로 둘은 영화관으로 향하지만 영화를 보기는커녕 스킨십만 할 뿐이다. 



<뇌물>(감독 강경태)의 주인공 대일은 영화과 학생으로 졸업 작품을 준비 중이다. 지인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며 피드백을 받는데 영화 속 이야기와 대일의 현실이 자꾸만 이어진다. 어느 것이 영화이고 어느 것이 현재인지 구분의 경계가 모호하다. 여기엔 대일의 영화가 그의 경험에 기반 했으며 영화와 경험 사이에 간극이 없다는 것도 크게 한 몫 한다. 또한 배우 소은을 두고 유능한 선배 감독과 묘한 신경전을 벌인다.  



감독을 꿈꾸는 교환과 배우를 준비 중인 하나는 <연애다큐>(감독 구교환, 이옥섭)에서 연인 관계이다. 본인들의 연애를 다큐로 찍고 이 연애다큐로 사전제작지원 프로그램에 지원한다. 교환은 작은 다툼부터 잠자리 영상까지 다큐에 담으려한다. 그러던 중 둘은 취향차로 이별하고 이별 이 후에 프로그램 피칭 합격 통보를 받는다. 지원액을 토대로 성사된 거래는 다큐를 다시 찍게 만들지만 헤어진 연인이 다시 연인인척 하기가 쉽지 않다.


세 작품은 모두 일상 속의 영화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의 수단과 목적 사이에 차이가 있다. <백역사>는 영화를 수단 삼아 데이트라는 목적을 이루는 반면 <연애다큐>는 연애라는 수단으로 영화 촬영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 <뇌물>도 졸업 작품 완성을 위해 주인공의 경험(연애, 선・후배 관계 등)을 영화에 투영시킨다. 영화가 수단이든 목적이든 개인의 일상에 영화가 함께 한 것이다. 특히 영화는 이들의 일상 스펙트럼 중 ‘연애’에 집중한다. 연애를 시작하는 이들의 풋풋함을 담은 <백역사>와 가식 없이 편해질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되었지만, 관계의 지속 여부를 선택해야하는 <연애다큐>. 연애를 주된 내용으로 다루진 않았지만 소은을 사이에 두고 선배와 신경전을 벌이는 <뇌물>까지. 모두 개개인이 이용하거나 만드는 영화를 통해 사랑을 이야기한다. 물론 그들의 영화와 연애는 각기 다른 점이 있다. 그럼에도 <오늘영화>로 세 에피소드가 묶인 것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오늘,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그들의 영화와 연애를 말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날씨가 좋다. 이런 날,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오늘 당신은 어떤 영화로 어떻게 연애를 할 지 궁금하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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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하반기 총결산! 인디즈가 뽑은 올해의 최고의 영화 / 배우 




*관객기자단 [인디즈] 차아름, 김가영 님의 글입니다.


12월, 크리스마스도 지나고 이제 진짜 연말이다. 2015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인디즈 5기 식구들은 올해 하반기 인디스페이스 상영작 가운데 각자가 생각하는 최고의 영화/배우를 꼽아보았다. 각자의 개성이 담겨있는 답변들을 천천히 살펴보며 2015년 하반기에 인디스페이스에서는 무슨 영화를 상영했고, 어떤 배우들을 스크린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는지를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이 중에서 놓친 영화가 있다면 아쉬워해도 좋다! 




[인디즈] 김가영이 선정한 최고의 영화 <울보 권투부>(감독 이일하)




(1) <울보 권투부>를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 일본에서도, 남한에서도, 북한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재일동포들이 끝까지 자신들의 뿌리를 지키고자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조선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저는 영화를 보고 알게 되었어요. 정말 가깝고도 먼 존재라고 할 수 있죠. 그들이 권투라는 스포츠를 통해서 더 단단해지고, 남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는 점에서 뭉클하기도 했고, 어눌한 조선말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그런 과정 하나하나들이 너무 귀여웠다고나 할까요? 생판 모르는 사이인데 영화 한번 봤다고 친한 사이가 된 것 같은 기분, 이게 다큐멘터리의 묘미이기도 한 것 같아요.


(2)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소개해주세요!

- 끝부분에 3학년 학생들이 졸업을 할 때, 코치님이 권투부에서 얻은 정신력으로 사회를 헤쳐나가라고 말씀하시는 부분이 있어요. 그리고는 졸업하는 학생들의 펀치를 온몸으로 받아내시는데, 그 장면에서 선생님이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는 모습이 드러났던 것 같아요. 


(3) 이 영화를 추천한다면 누구에게?

- 재일동포에 대해 알고 싶거나,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든지!


[인디즈] 김가영이 선정한 최고의 배우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감독 홍상수)의 정재영



(1) 정재영 배우를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의 ‘함춘수’역은 정말 정재영 배우한테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배역이었던 것 같아요. 친구랑 영화관에서 배꼽 잡고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특유의 어눌함과 쑥스러워 하는 모습, 능글거리는 모습, 술 취한 모습, 그 모든 게 딱 떨어지는 느낌! 정재영 배우가 없었다면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도 없었을 거에요.


(2) 이 배우, 이 영화의 이 역할에 잘 어울릴 것 같다!

- 영화 <영도>의 주인공.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비극적 운명을 가진 ‘영도’ 역에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정재영 배우의 얼굴에서 묻어 나는 무게감으로 영도의 미스터리한 느낌과 비극적인 운명을 잘 소화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인디즈] 김수빈이 선정한 최고의 영화 <위로공단>(감독 임흥순)




(1) <위로공단>을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 봉제 공장부터 콜센터까지, 여성 노동자들이 일해 온 무대를 배경으로 한국 여성 노동의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영화였어요. 그 시간들을 걸어온 어머니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던 것도 좋았고요. 다큐멘터리로 일관하는 게 아니라 중간 중간 선명한 이미지의 영상들을 결합함으로써 이전의 증언들을 곱씹고 화면에 배치된 다양한 상징들에 내 생각을 엮을 여지도 충분했다고 생각해요. 감독의 여성노동자들을 향한 진심 어린 존중의 태도가 영화를 한층 깊게 만든 거죠.


(2)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소개해주세요!

- 콜센터에서 일하는 여성이 아무리 일해도 나아지지 않는 상황을 담담히 이야기하다 결국 눈물 흘리는 장면. 그녀가 느끼는 무력감과 불안, 자식에 대한 미안함 같은 감정들이 일순간에 와 닿았던 장면이에요.


(3) 이 영화를 추천한다면 누구에게?

- 세상의 모든 여성 노동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인디즈] 김수빈이 선정한 최고의 배우 <오늘영화_연애다큐>(감독 구교환, 이옥섭)의 임성미



(1) 임성미 배우를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 <오늘영화>의 세 번째 에피소드 <연애다큐>를 보면서 한 중반 정도까지는 진짜 다큐멘터리인 줄 알았어요. 교환(구교환 분)과 하나(임성미 분)가 어찌 진짜 연인이 아닐 수 있단 말인가요! 뒤에 이별 얘기 나오면서 다큐멘터리라는 믿음이 흔들리긴 했지만, 그 정도로 연기가 생생했죠. 선글라스 끼고 햄버거를 먹으며 씩 웃는 첫 장면에서부터 생 참외를 껍질 째 씹어먹는 장면, 타이트한 원피스를 입고 갤러리를 거닐던 장면까지. 그녀가 등장하는 순간 순간이 유달리 선한 인상으로 남아있어요.


(2) 이 배우, 이 영화의 이 역할에 잘 어울릴 것 같다!

-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는 이 배우를 ‘<스파이>의 여주인공 멜리사 맥카시를 보는 듯 통쾌하고 청량한 느낌까지 전해준다’고 표현했어요. 이 말을 보고 ‘이거다!’ 싶었죠. 뒤집어지게 웃긴 대사를 진지한 표정으로 내뱉는 배우의 얼굴을 보고 싶어요. 아무리 센 수위에 방대한 양의 대사를 줘도 거뜬히 소화해 낼 것 같아요. 날렵한 액션 연기도 기대되고요. 하지만 이것은 순전히 팬으로서의 바람이고, 그 깨끗하고 말간 얼굴로 어떤 역할이든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디즈] 심지원이 선정한 최고의 영화 <오늘영화>(감독 윤성호, 강경태, 구교환, 이옥섭)




(1) <오늘영화>를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 <오늘영화>는 그야말로 '우리, 오늘 영화 볼래?'라는 말 한 마디가 주는 산뜻함을 스크린으로 옮긴 듯한 영화였어요. '영화'와 '연애'라는 누구나 공감 가능한 소재들을 저마다 다른 개성으로 풀어낸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참 매력적이었고요. 영화를 보는 사람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데 모여 만들어낸, 말 그대로 '한 편의 영화'였네요.


(2)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소개해주세요!

- 세 번째 에피소드인 <연애다큐>의 오프닝. 교환이 하나를 카메라에 담는 그 모습이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 했어요. 


(3) 이 영화를 추천한다면 누구에게?

- 영화, 그리고 연애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인디즈] 심지원이 선정한 최고의 배우 <거짓말>(감독 김동명)의 김꽃비



(1) 김꽃비 배우를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 김꽃비 배우는 언제나 택하는 배역마다 예상치 못한 강렬한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거짓말>에서도 역시 자신을 포장한 채 살아가는 아영 역을 섬세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아줄지, 무척이나 고대하게 되는 그런 배우인 것 같아요. 


(2) 이 배우, 이 영화의 이 역할에 잘 어울릴 것 같다!

- 강렬한 인상을 주는 역할들을 많이 했으니, 코미디 장르에서의 풋풋한 모습도 보게 될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인디즈] 차아름이 선정한 최고의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감독 홍상수)




(1)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최고의 영화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홍상수 감독 작품은 대부분 비슷한 패턴을 보여주지만 비슷한 상황과 말의 반복이 이어지고 그 안의 미묘한 차이에서 달라지는 것들을 발견하는 것이 매번 흥미롭게 느껴져요. 이번 영화는 특히 더 그랬던 것 같아요. 1부와 2부에서 거의 같은 상황, 같은 인물이 주어지지만 사소한 차이로 태도가 극명하게 달라지죠. 그래서 더 확연히 그 의미가 와 닿았던 것 같아요. 더 말해 뭣하겠어요. 실소가 아니라 가끔은 폭소가 터질 만큼 재미있었어요. 


(2)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소개해주세요! 

- 여느 홍상수 감독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역시 술 마시는 장면이 영화의 핵심을 이루고 있어요. 그 중 스시집에서 희정(김민희 분)과 춘수(정재영 분)가 대화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1부에서는 춘수의 순수하지만은 않은 의도를, 2부에서는 가감 없이 솔직하게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춘수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에 따라 달라지는 희정의 반응을 비교해서 보게 하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특히 춘수가 머리를 뜯으며 자신의 결혼사실을 알리는 장면은 영화를 통틀어 가장 재미있는 장면 중 하나였다고 생각해요. 


(3) 이 영화를 추천한다면 누구에게?

- 연애에 있어 흑역사 하나쯤 갖고 있는 사람들? 이 영화를 본다고 달라지진 않겠지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인디즈] 차아름이 추천하는 최고의 배우 <오늘영화_연애다큐>(감독 구교환, 이옥섭)의 구교환



(1) 구교환 배우를 선정한 이유는?

- 구교환이라는 배우를 <오늘영화>에서 처음 봤어요. 우선 목소리가 굉장히 특이해서 대사 한마디 뱉었을 뿐인데 웃음이 새어 나오더라고요. 반면 목소리와 다르게 외모와 표정은 사뭇 진지하다고 느껴졌어요. 또 실제인지 연기인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자연스러운 말투까지. ‘이 배우 매력 있는데?’ 했죠. 다른 출연작품이나 연출작도 찾아봤는데 <연애다큐>에서도 느꼈지만 특히 <왜 독립영화감독들은 왜 DVD를 주지 않는가?>(2013)를 보면서 마냥 웃기기만 한 것이 아니라 뭔가 허를 찌르는 임팩트가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 이 배우, 이 영화의 이 역할 잘 어울릴 것 같다.

- 지금 생각나는 건 <러브픽션>의 ‘주월’(하정우 분), 좀 찌질하고 코믹한 캐릭터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딱 정하기가 힘드네요. 그 동안 해온 코믹연기를 계속 보고 싶기도 하고 좀 더 무게감 있는 연기도 훌륭히 해낼 것 같아 기대되기도 해요. 






[인디즈] 추병진이 선정한 최고의 영화 <위로공단>(감독 임흥순)




(1) <위로공단>을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 먼저, <위로공단>은 우리들이 차마 알지 못했던, 혹은 잊고 지냈던 당시 여공들의 아픈 기억들을 프레임 속에 복원시켰다는 점에서 중요하지 않을까. 거기서 더 나아가, <위로공단>은 과거 여공들이 흘린 눈물이 현재에는 또 다른 형태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줘요. 눈물을 머금고 이야기하는 이들의 인터뷰는 우리의 가슴마저 먹먹하게 만들기도 하죠. 또한 얼굴을 가린 소녀나 산을 오르는 어린 자매 등의 이미지들은 영화의 흐름 속에 녹아 들며 우리의 감정을 더 애달프게 만들어요. 결국 <위로공단>은 한 편의 산문이자 서정시 같은 작품이라 생각해요.


(2)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소개해주세요! 

- 영화의 맨 마지막, 두 할머니가 다리 위를 천천히 걸어가는 장면. 모진 세월이 지나가고 이제 노인이 되어버린 두 자매. 언니는 동생을 업고 동생은 언니의 등에 업혀 있어요(혹은 그 반대일지도 모르지만). 두 사람이 천천히 다리 위를 지나갈 때, 화면 바깥에서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들려와요. 인터뷰에서 말한 그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모여 하나의 메아리처럼 들리는데 이 두 가지 요소가 한 순간에 나타날 때 왠지 모르게 서글퍼졌어요. 


(3) 이 영화를 추천한다면 누구에게?

- 모든 기업인, 정치인.


[인디즈] 추병진이 선정한 최고의 배우 <그들이 죽었다>(감독 백재호)의 이화



(1) 이화 배우를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 <그들이 죽었다>에서 극 중 '이화'는 러닝타임 중에서 거의 후반부에 집중적으로 등장해요. 이 인물이 등장함과 동시에 영화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노래방 씬에서는 밝고 명랑한 모습으로 등장했지만, 이후 상석과 옥상에서 대면할 때에는 싸늘하고 차가운 사람으로 변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죠. 이 영화에서 지구 종말을 믿고 심각한 상태에 빠져있는 사람은 이화뿐이에요. 그래서 그녀의 표정은 유독 어둡고 차가워 보여요. 이화 배우님의 표정과 목소리는 이 인물의 심각함을 온전히 전달하는 것 같아요. 또 바닷가의 배경만큼이나 서늘한 이화의 모습은 그만큼 아름다웠어요.


(2) 이 배우, 이 영화의 이 역할에 잘 어울릴 것 같다!

- <만추>에서 탕웨이가 맡은 '애나'



엊그제 새해가 시작된 것 같은데 벌써 2015년이 저물어간다. 한 해를 돌이켜보니 올해도 수많은 독립영화가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안겨주었다. 기획기사를 통해 ‘인디즈’가 선정한 영화 외에도 극영화, 다큐멘터리를 망라하고 다양한 장르의 의미 있는 작품들이 2015년 독립영화계를 풍성하게 장식해주었다. 그 덕분에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앞으로 다가올 2016년을 이끌어갈 새 작품들 역시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내년에도 인디스페이스, 인디즈와 함께 의미 있는 독립영화들을 만나기로 하자.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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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 독립영화 캐릭터 열전, 독립영화 인사이드 아웃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수빈 님의 글입니다.


올 하반기에도 수많은 캐릭터들이 스크린에 피고 졌다. 절망 속에서 고투하면서도 끝내 희망을 놓지 않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수남, 현실과 다큐의 경계를 넘나들며 연애의 달고 쓴 맛을 생생히 보여준 <오늘영화>의 교환과 하나, 서로 기댄 채 추운 겨울을 살아내던 <들꽃>의 세 소녀 수향, 하담, 은수 등. 관객 저마다의 마음속에 남는 인물들이 있을 것이다. 그 숱한 매력적인 캐릭터들 중 몇 가지 뚜렷한 성격으로 기억될 캐릭터들을 모아봤다. 역시나 올해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받았던 픽사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다섯 캐릭터들을 기준으로 삼았다. 올 하반기 독립영화의 기쁨이, 슬픔이, 소심이, 까칠이, 버럭이를 소개한다.



1. 감히 ‘춘블리’라 불러드리고 싶다. 기쁨이 | <춘희막이>의 춘희할머니



한 집안의 본처와 후처로 만나 35년의 세월을 가족으로 살아온 두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춘희막이>. 모녀 같고 친구 같은 두 할머니의 케미가 빛나는 작품이다. 풍성한 머리숱과 유쾌한 웃음소리를 자랑하는 춘희 할머니는 과연 올 하반기 독립영화 최고의 ‘기쁨이’다. ‘주 차 삘라’, ‘대가리 쳐 박아라’ 등 막이 할머니의 다소 거친 (동시에 애정담긴) 구박을 받으면서도 춘희할머니는 막이할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거둘 줄 모른다. 굽은 자세로 콩콩 뛰며 장난기어린 모습으로 화면에 처음 등장한 춘희 할머니. 영화가 끝날 때까지 시종일관 긍정에너지를 발산한다. 하지만 막이 할머니가 집을 비운 날 밤, 전에 없던 서글픈 눈물을 보인다. 그 좋아하던 식사도 마다하며 막이 할머니가 보고 싶다고 우는 춘희 할머니. 영화 내내 미소를 짓고 계시던 할머니이기에 그 모습이 더 뭉클하다.

- 바로 그 장면! 

남의 밭에서 몰래 고추와 밤을 줍던 장면. 음식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춘희할머니. 밭 귀퉁이에서 열심히 고추를 캐고 밤을 줍는다. 된장에 찍어먹을 계획을 밝히며 잔뜩 들뜬 모습이다. 한참 후에 덧붙이길, “좀 있으면 밭주인 올 텐데.” 일종의 ‘서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양파망 가득 고추와 밤을 채워 돌아가는데 길 저편에서 밭주인이 다가온다. 춘희 할머니는 뒷짐을 고쳐 지으며 잔뜩 긴장한 뒤태를 보여준다. 밭주인 아저씨가 점점 다가오자 할머니는 묻지도 않았는데 대뜸 고추를 내보이며 말한다. “밤 주워 먹을라는데 밤이 없다. 이건 고추! 고추 새파란 거 베어놨데. 주워간다. 좀 주워서 먹을게요.” 정작 밭주인은 별 개의치도 않는 얼굴이다. 사랑스러운 ‘기쁨이’의 면모가 유감없이 드러나는 장면.



2. 종말을 기다리는 자. 슬픔이 | <그들이 죽었다>의 이화



영화를 꿈꾸지만 능력을 펼칠 기회조차 쉽게 얻지 못하던 젊은 영화학도들이 힘을 모아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그들이 죽었다>. 연출진들이 곧 영화의 주조연이기에 현실과 영화의 경계가 모호하다. 그만큼 제작진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와 닿는다. 주인공들이 만드는 영화의 여주인공 이화(이화 분)는 화사하고 밝은 얼굴로 첫 등장한다. 주인공 상석은 그 모습에 반한다. 그러나 직업의 굴레를 벗고 일상에서 마주한 그녀는 무척 침체된 얼굴이다. 그런 모습을 낯설어 하는 상석을 향해 이화는 차갑게 말한다. 이전에 본 모습은 가면을 쓴 모습이라고. 알고 보니 그녀는 인류 멸망, 세계 종말의 날만 꼽고 있는 여자다. 상석을 만나 함께 여행을 떠나며 새 희망을 품을 만도 하지만 그녀의 가라앉은 마음엔 변함이 없다. 담담히 지구 멸망을 기다리던 ‘이화’라는 여자는 올 하반기 스크린에서 만난 가장 슬픈 얼굴 중 하나였다.

- 바로 그 장면!

다가오는 종말의 빛으로 얼굴이 환하게 빛나던 장면. 바다로 함께 여행을 떠난 이화와 상석. 둘은 여행지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음악, 술, 이야기를 나누며 따뜻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예외 없이 끝은 다가온다. 이화와 상석이 바다로 나가자 머지않아 저 멀리서 지구 종말의 빛이 밝아온다. 태양빛에 반사돼 환히 빛나는 그녀의 얼굴에선 이전의 쓸쓸함은 찾아볼 수 없다. 어떤 초연함으로 가득 찬 ‘슬픔이’의 얼굴, 아름답지만 슬픈 한 컷.



3. 소심함을 무릅쓴 남자의 사랑. 소심이 | <오늘영화> ‘백역사’의 남주인공



영화와 연애를 발랄하게, 날카롭게, 생생하게 그려낸 <오늘영화>는 하반기 독립영화 중 몇 안 되는 밝은 분위기의 영화다. <백역사>는 봄날의 훈풍처럼 부드럽게 영화의 시작을 알린다. 촌스러운 꽃남방을 입고 열정적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던 남자(박종환 분)를 기억하는가. 그는 나이트에서 처음 만난 여자에게 데이트를 청하려 그녀가 일하는 중국집으로 가는 중이다. ‘소심이’라고 말하기엔 지나치게 저돌적인 모습. 그러나 좋아하는 여자를 앞에 두고 우물쭈물 거리고 여자의 말에 쩔쩔매는 모습에서 그가 본래는 꽤나 소심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데이트에 대한 의지 혹은 그녀에 대한 진심이 모자란 말주변과 소심한 성격을 메워주는 것 같달까. 하반기 스크린에서 만난 ‘소심이’들 중 진정으로 가장 용감한 ‘소심이’였다.

- 바로 그 장면!

여자에게 데이트를 청하는 장면. 멋진 가죽옷을 빼입고 오로지 데이트에 대한 일념 하나로 여자가 있는 중국집으로 내달린 남자. 일하는 여자를 지켜만 보다가 그녀가 그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자 조심스레 다가가 말한다. “우리 영화 보기로 했는데…”. 그래도 여자가 듣지 못하자 다시 한 번 힘주어 말한다. “영화 보러 가기로 했는데…” 소심하지만 진지한 고백. 여자와 남자의 백역사가 시작되는 결정적인 순간.



4. 살아남기 위해 돋아난 가시. 까칠이 | <들꽃>의 은수



거칠고 메마른 현실이란 들판, 그 위에서 들꽃처럼 질기게 살아가는 가출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들꽃>. 거리에서 모진 계절을 버터야 하는 영화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까칠이’들이다. 하지만 동질감에선지 처음 본 하담을 살갑게 대하는 수향과 그런 수향에게 서서히 마음의 빗장을 푸는 하담과 달리 은수(권은수 분)만큼은 극 내내 경계를 거둘 줄을 모른다. 추측해보자면 은수의 지난 세월이 유달리 쉽게 회복될 수 없는 것이기에 그런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소녀들이 이룬 유사가족 관계에서 그녀가 맡은 역할 때문이 아닐까. 그녀는 그 여린 세계에서 ‘가장’이 되어 집을 구하고 양식을 마련한다. 자신과 곁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경계를 늦출 수 없어서, 가시를 두른 ‘까칠이’가 되었던 것 아닐까.

- 바로 그 장면!

맥주병을 깨트리며 울부짖는 장면. 은수는 바울이 가진 돈으로 집을 마련하고 조금씩 현실에 정착할 준비를 한다. 수향에게 건넬 선물을 고르는 은수의 얼굴을 보면 전에 없던 생기가 있다. 그렇게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데 수향이 태성을 살리기 위해 피 같은 돈을 써버린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쳐버린 소녀들. 아직 어린 은수는 이전의 삶이 두려웠나 보다. 옥상에서 병을 깨트리며 두려움과 분노가 뒤섞인 어떤 감정을 마구 내뱉는다. 감독은 우연히 홍대에서 은수 또래의 여자가 병을 깨트리는 모습을 보고 그 장면이 잊히지 않아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감독이 느꼈을 강렬한 인상이 재연된 장면.



5. 언제나 위태로운 남자. 버럭이 |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형석



단지 행복해지고 싶었던 한 여자의 현실 분투기,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만화적인 캐릭터와 설정들로 가득한 영화답게 이 영화엔 순도 99%의 ‘버럭이’가 등장한다. 분노 조절장애를 앓는 형석(이준혁 분)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하루 세 번 약을 복용하면서 차오르는 화를 겨우 참아내며 살고 있다. 그런 그가 어쩌다가 재개발 추진 위원회의 행동대장에 가까운 청년 대표직을 맡게 된다. 위원장 경숙은 그에게 사주를 내린다. 재개발 반대 서명운동을 받으러 다니는 수남을 막으라는 것이다. 형석에게 약을 처방하던 경숙은 그가 하루에 먹는 약을 1/3으로 줄이며 겨우 억눌러져있는 그의 분노 스위치를 느슨하게 한다. 형석은 그 길로 무서운 기세로 수남을 쫓는다. 결국 그녀가 탄 오토바이를 전복시키며 납치에 성공해 이후 갖은 잔인한 방법으로 수남을 고문하기 시작한다. 분노를 장애처럼 앓는 형석이기에 그가 행하는 악은 더 날 것의 느낌이 난다. 버럭을 넘어 무시무시한 위압감을 갖춘 형석은 하반기의 잊을 수 없는 ‘버럭이’다.

- 바로 그 장면!

세탁기 고문 장면. 형석은 그녀더러 재개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그대로 있으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수남은 병원에 있는 남편을 봐줄 사람이 없다며 형석에게 보내줄 것을 빈다. 수남의 말은 곧 형석의 분노를 자극한다. 그는 살기어린 표정과 함께 어둠 속으로 그녀를 끌고 간다. 이윽고 세탁기에 들어앉아있는 수남의 모습이 나온 뒤 가장 끔찍한 고문이 이어진다. 경악스러운 한 컷.



영화의 어떤 캐릭터가 한 가지 성격만을 대변할리는 만무하다. 기뻐하고 슬퍼하고 소심해하고 경계하고 화내는 성격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는 본성이기 때문이다. 위의 다섯 캐릭터들도 하나의 성격으로 일반화하기엔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인물들이다. 고백하건대 이 캐릭터들의 매력이 배가된 순간은 일관된 얼굴을 지우고 다른 모습을 보일 때이기도 했다. 슬픈 기쁨이, 소심한 버럭이, 까칠한 기쁨이의 모습에서 특별한 매력을 느꼈달까. 때로는 선명하고 때로는 복합적인 모습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하반기의 캐릭터들. 새해엔 어떤 캐릭터들이 스크린을 수놓을까.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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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전 [어제영화] 구교환 & 이옥섭 감독 DAY 

영화 속에 연애가 있고, 연애 속에 영화가 있는 이야기

<구교환, 이옥섭 감독 단편선> + <오늘영화> 인디토크(GV) 기록


일시: 2015년 8월 30일(일

참석: 구교환, 이옥섭 감독 | 조영천 촬영감독 | 임성미, 정향춘, 박현영, 이희웅 배우 

진행: 정지혜 씨네21 기자






*관객기자단 [인디즈] 추병진 님의 글입니다.


<오늘영화>는 세 개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영화이다. 세 편의 영화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막막한 현실 속에서도 기를 쓰고 영화관에 가서 꿈같은 연애를 시작하고, 영화 속의 영화가 등장하는 ‘마트료시카’ 같은 영화를 보여주면서 끝없이 고민하고, 셀프연애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도 막상 연애는 잘 풀리지 않는다. ‘영화’ 라는 요소가 묘하게 스며든 이 작품들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이번 인디토크에서는 <오늘영화>의 세 번째 단편 <연애다큐>의 두 감독님과 촬영감독님, 배우님들을 모시고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정지혜 씨네21 기자(이하 진행): 오늘 두 감독님과 주연 배우님 정도만 모시고 대화를 진행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식구가 늘어났어요. 구교환 감독님께서 뭔가 더 재미난 이야기를 해보자는 취지로 소집하신 것 같은데, 어떻게 자리를 마련하신 건가요?


구교환 감독: 서울에서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오늘영화>의 GV가 오늘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서 저희 <연애다큐> 팀이 오늘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꼭 한번 어머니와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싶었습니다. 어머니의 옷 컬러링도 참 마음에 드네요. 또 제가 입은 옷은 처음에 영화 찍었을 때 입었던 옷인데, 오늘이 왠지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입고 왔습니다.


진행: 구교환 감독님의 어머니께서는 이번이 영화 두 번째 출연이라고 들었습니다. 아까 살짝 들어보니 배우로서의 야망이 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되셨나요?  


정향춘 배우: 꿈은 실현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꿈이 있습니다. (웃음) 예쁘게 봐주세요. 아들이 이 계통에서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미흡하지만 엄마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아들이 “엄마 한번 출연하실래요?” 라고 물어 보기에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진행: 대사를 너무 잘하셨는데, 시나리오에 있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어머니의 애드리브인 대사는 어떤 부분인가요?


정향춘 배우: 거의 다 즉흥적이었는데, (웃음) 주인공 이름이 ‘하니’ 인데 기억이 잘 안 났어요. 그래서 그 이름을 숫자 하나(1), 둘(2) 할 때 그 ‘하나’로 하자고 말했어요.


진행: 처음 촬영할 때 긴장되지는 않으셨나요?


정향춘 배우: 아들이 하는 일이라 긴장되지는 않았어요. 저는 늘 아들이랑 대화를 많이 해요. 현장에서는 아들이 “엄마 이렇게, 이렇게 좀 해주세요” 그러면, “그래? 그럼 그렇게 하지 뭐” 이렇게 큰 부담 없이 했어요. 그래도 미흡한 것이 좀 많았죠.


진행: 어떤 것이 가장 미흡하다고 느끼셨나요?


정향춘 배우: 영화배우들은 멋있게 나오잖아요? 그래서 저도 멋있게 나올 줄 알았어요. 근데 눈가에 주름이 너무 많이 나와서. (웃음) 혹시 다음에 또 영화를 찍을 기회가 있으면 눈웃음은 짓지 말고 미소만 지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행: 구교환 감독님께도 여쭤볼게요. 이옥섭 감독님과 공동 작업을 하면서 어떻게 역할을 분담하고 의기투합 하신건지 궁금하네요. 처음 작업을 시작한 순간부터 돌이켜본다면, 어떤가요?


구교환 감독: 시나리오 같은 경우는 퐁당퐁당 왔다 갔다 했어요. 제가 쓴 것을 이옥섭 감독이 본 다음 각색하고, 그 각색본을 또 제가 각색하고. 이런 방식으로 했습니다. 제가 배우로 연기도 했기 때문에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서 명확히 해두어야 할 것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현장에서는 이옥섭 감독이 거의 연출을 하다시피 했죠. 


진행: 같이 호흡을 맞춘 임성미 배우님을 캐스팅하게 된 과정이 재밌더라고요. 지난 해 미장센단편영화제때 이옥섭 감독님과 구교환 감독님이 처음 임성미 배우님을 만났다고 하는데, 처음에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이옥섭 감독: 작년 미장센단편영화제에서 구교환 감독이 <12번째 보조사제>에 나오는 임성미 배우를 보고 정말 칭찬했어요. 예전의 나 같다, 라면서 (웃음) 너무 궁금해서 저도 그 영화를 봤어요. 그리고 임성미 배우를 영화 현장보다 술자리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 술자리에 여성들이 되게 많았는데 임성미 배우한테 제일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 시상식 때 임성미 배우를 봤는데 느낌이 또 다르더라고요. 영화 속에서 임성미 배우가 옷을 여러 개 입고 나오잖아요? 제 친구들이 영화를 보고는 다 다른 사람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점도 마음에 들었고, 되게 귀여운 느낌이 ‘하나’ 역에 잘 맞겠다 싶어서 캐스팅하게 됐어요.



진행: ‘하나’ 로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신 임성미 배우님, 오늘 영화 속 뱀피 무늬 원피스를 입고 오셨는데 굉장히 멋있네요.


임성미 배우: 너무 힘들어요... (웃음) 감독님의 마지막 디렉션이라고 생각하고 입었습니다. (웃음) 


진행: (감독님으로부터) 오늘 미션을 받으셨나요?


임성미 배우: 네. 미션을 수행하는 걸 좋아해서 이렇게 수행했습니다.


진행: 감독님 말씀에 따르면 볼 때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주셨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하나’를 연기하면서 구교환 감독님과 배우로서 호흡이 잘 맞던가요?


임성미 배우: 잘 맞았던 부분도 있었고, 제가 못 쫓아간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프리 프로덕션이나 촬영하는 기간이 조금 더 길었다면, 하는 생각도 항상 있었어요. 그래도 정신없이 재미있게 찍었던 것 같아요.


진행: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관객 분들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참외 먹는 장면이 참 좋았어요. 도자기를 손으로 쓰다듬는 장면도 좋았고요.


임성미 배우: 저는 그 부분이 제일 아쉬웠어요, 도자기 만지는 부분이. 더 즐겼어야 하는데. 앞으로는 더 많이 즐기면서 하려고 합니다.


진행: 두 감독님이 현장에서 즉흥적인 것들을 많이 요구하셨다고 들었어요. 그 참외 장면 같은 경우도 곧바로 수정해서 촬영에 들어갔다고 했는데, 그런 즉흥적인 부분은 어떻게 연출하셨나요?


구교환 감독: 원래는 참외가 아니라 포도였고 임성미 배우가 포도를 먹으면서 퉤 뱉어내는 이미지를 생각했어요. 그런데 참외의 ‘아삭’하는 사운드를 나중에 편집점으로 붙이면 되게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이미지나 사운드가.


이옥섭 감독: 촬영하는 중에 어머니께서 과일이나 밥을 많이 챙겨주셨는데, 임성미 배우가 갑자기 참외를 깎지도 않고 먹고 있는 거예요. (웃음) 소리가 너무 크고. 너무 좋다고 느껴서 갔던 것이었죠.


임성미 배우: 그때 밤새 촬영하다가 너무 힘들어가지고 ‘정신을 차려야지, 내가 안 그러면 촬영 딜레이 되겠다.’ 싶었어요. 마침 노란색이 눈에 띄더라고요. 그래서 덥석 집었어요. 사람이 뭔가를 씹으면 잠이 달아나잖아요? 뭐라도 입에 넣고 씹어야겠다 싶어서 계속 먹고 있었어요. 그 장면에 대해서 감독님들이랑 미리 얘기하는 동안 저는 계속 먹으면서 들었거든요. 그러다 다음날 참외로 바뀌었어요.


진행: 옆에 계신 박현영 배우님도 구교환 감독님과 <방과후 티타임 리턴즈>에서 같이 작업을 하셨고, 이번에도 같이 하셨죠. ‘이런 술친구 있으면 정말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에서 두 분이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경찰서도 같이 갔죠. (웃음) 촬영은 즐겁게 하셨나요?


박현영 배우: 다른 주연 배우들이랑 다르게 저는 조연이니까 촬영 분량이 2회차 정도밖에 안됐어요. 제작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8회차를 스트레이트로 가는 경우는 드문 일인데, 이 영화는 그렇게 했어요. 굉장히 고되게 밤샘하며 하루도 쉴 틈 없이 쭉 간걸로 알고 있는데, 저는 띄엄띄엄하니까 에너지가 완벽히 충전된 상태로 연기할 수 있었어요. 또 구교환 감독님 집이랑 저희 집이랑 거리가 되게 가까워요. 그래서 그냥 걸어가면 돼요. 처음에 노래방 장면을 찍는데 집에서 한 두 정거장 정도였어요. 콜 타임도 낮 12시 인거예요. 정말 천국 같은 일이죠. 보통 콜 타임은 새벽이에요. (새벽이면) 저는 아침잠이 많아서 정말 괴롭거든요. 그런데 낮 12시니까 ‘어떻게 이런 촬영이 있지?’ 싶었어요. 그래서 슬슬 걸어가서 되게 신나게 촬영했는데 아쉽게도 통편집이 된 거에요 (웃음) 감독님이 노래를 부르면 제가 거기서 추임새를 넣고 둘이서 노는 장면이었어요. 


구교환 감독: 너무 아쉬운 게, 박현영 배우가 한 3분 동안 탬버린으로 무림고수처럼 노는 장면이 있었어요. (웃음) 마치 검무를 하는 것처럼. 너무 재밌는데, 아쉽게도 뺄 수밖에 없었어요. 



진행: 나중에 감독판에서 만나는 걸로?


구교환 감독: 아니, 뭐 그렇게까지. (웃음)


박현영 배우: 아무튼 저는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구교환 감독의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를 본 다음, 작년 미장센단편영화제에서 처음 만났어요. <4학년 보경이>도 그때 같이 봤는데 둘 다 너무 좋았어요. 너무 마음에 들고 친해지고 싶어서 인사도 했죠. 얼마 있다가 바로 이 영화를 찍는다는 연락이 와서 당연히 한다고 했어요. 역시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현장이었고, 특별한 게 있지는 않았는데 이상하게 되게 오래 만난 사람들처럼 편안했어요. 


진행: 인간적인 매력이 철철 넘쳤던 현장이었던 것 같네요. 이희웅 님은 전문배우는 아니고 감독님의 지인으로 알고 있어요. 극 중 현영 남편 역할로 등장하셨죠. 어떻게 출연하게 되신 건가요? 


이희웅 배우: 저는 구교환 감독이랑 친한 친구에요. 어렸을 때부터 꿈이 배우였는데, 집안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하다보니까 이런저런 사업을 하게 됐어요. 구교환 감독과 친구니까 자주 만나다 “출연 한번 해볼래?” 묻기에 하게 됐어요. 또 박현영 배우가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촬영 분량이 꽤 많았거든요. 고생이란 고생은 다했는데,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제가 어디 있나 찾다보니까 영화가 끝나더라고요. (웃음) 대사도 많았는데... 아무튼 그렇습니다. 저는 꿈이 배우라서 아까 어머니 말씀처럼 꿈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기는 잘해요. 말도 잘하고. 근데 왜 편집됐는지 모르겠어요.


구교환 감독: 박현영 배우가 나온 장면들이 아쉽고 후회스러웠다면, 이희웅 배우의 장면들은 잘라도 괜찮은 장면들이어서... (웃음) 입을 안 벌렸을 때 더 잘하더라고요. 옴니버스 영화이고,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너무 미안했어요.


박현영 배우: 제가 한 가지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 하나가 있어요. 실제로 이희웅 배우가 오토바이 프로 선수였어요. 그래서 주인공 둘이 아파트 앞에서 캠핑하는 곳에 저희 둘이 오토바이를 타고 같이 와요. 두 커플이 같이 캠핑을 하고 얘기를 하는 장면이 있어요. 거기에서 주인공 교환이랑 저랑 있었던, 약간의 해프닝을 언급하는 장면이 나오고 그것 때문에 되게 어색해지는 장면이 있는데 그게 통째로 없어졌어요. 그리고 그 장면이 나오기 전에 이희웅 배우가 되게 고생했어요. 그때 저는 오토바이 뒷자리에 처음 타봤거든요. 테마파크에서 놀이기구 타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박진감 넘치고. (웃음) 한밤에 오토바이를 타고서 막 가는데 속력이 한 순간에 높였다가 갑자기 섰다 하니까 비명 소리를 참느라 정말 고생했어요. (웃음) 이희웅 배우가 혼신의 노력을 했는데 참 아쉽네요.


이희웅 배우: 또 덧붙이자면, 제가 그때 족발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새벽에 족발을 싸가지고 가서 스태프 분들 챙겨주고 그랬어요. 다들 새벽에 촬영 끝나면 자는데, 저는 일을 하죠. 그날 그렇게 고생스럽게 촬영을 6시간 정도 했는데 그 장면이 없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지현을 잡으러가는 장면에서 제가 앞장서서 갔고, 좋은 오토바이를 타고 오라고 해서 성심성의껏 판매해야 될 오토바이를 가격을 낮추면서까지 타고 왔어요. 그런데 그 장면은 너무 짧더라고요. 뭔지도 모르겠어요. 쓱 보면 그냥 동네 오토바이 같은 느낌이 나요. 굉장히 억울하고 할 말은 많은데 구교환 감독이 미안해하니까 다음 영화에서는 대사를 주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추임새라도 주지 않을까.


진행: 조영천 촬영감독님은 구교환 감독님의 전 작품들에서 작업을 하셨어요. 최근에는 상업영화 <맨홀>에도 참여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지금까지 꽤 많은 작품들을 작업하셨는데, 구교환 감독님과는 잘 맞아서 계속 함께 작업하고 계신 건가요? 워낙 꼼꼼하고 여러 디테일을 많이 요구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괜찮으신가요?


조영천 촬영감독: 아마 집이 가까워서... (웃음) 구교환 감독님이 이수역 쪽에 살고, 제가 작년 8월까지 서울대입구역 쪽에 살았거든요. 겨우 세 정거장 거리였어요. 집이 가까워서 같이 작업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웃음) 요즘에는 구교환 감독님이 망원동에 자주 오셔서 제가 망원동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진행: 구교환 감독님과 처음 작업을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 인가요?


조영천 촬영감독: 저랑 학교 동기에요. 학교 다닐 땐 안 친했는데,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를 만들 때 갑자기 연락이 오더라고요. 같이 했습니다. 아마 그 이전 작품을 찍으신 촬영감독님 집이 인천이라서, (그분과) 집이 멀어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네요. 


구교환 감독: 오늘 인디토크 멤버를 보면 저는 학연, 지연, 혈연으로 영화를 찍었는데... (웃음) 조영천 촬영감독님의 촬영을 계속 봐왔고, 팬이었어요. 촬영 정말 잘하시거든요. 제가 부탁을 드리고 도움을 받은 거죠. 컷이 많이 나누어져있는 장면이 있었는데 저희가 그 분량을 다 못 찍는 상황에 닥쳤어요. 어떻게 찍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웃음) 그때 조영천 촬영감독님의 아이디어로 마술처럼 해결했어요. 아, 이렇게 얘기하면 우리가 무슨 대단한 영화를 찍은 같네요. (웃음) 갑자기 너무 경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웃음) 감안하시고 들어주세요. 앞으로 더 잘 찍겠습니다.


진행: 현장에서 구교환 감독님이 감독 겸 배우를 같이 하다보니까, 이옥섭 감독님께서 연출 쪽에 더 집중하셨을 것 같아요. 디렉션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것들은 내가 좀 더 중요하게 신경 써야겠다’라고 생각한 것들이 있었나요?


이옥섭 감독: 구교환 감독은 <4학년 보경이> 할 때에도 배우로 도와주셨는데, 항상 제가 요구하기 전에 먼저 되게 많은 걸 보여주셨어요. 테이크 마다 다른 것들을 보여주셔서 제가 그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어요. 즉흥적으로 재치 있게 해주셨고, 동선을 짜거나 하는 것들을 알아서 하셔서 저는 선택만 하면 됐습니다. 그런 점이 정말 좋았어요.


관객: 오늘 구교환 감독님의 작품을 처음 봤습니다. 저는 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인데, <방과후 티타임 리턴즈>를 보면 김이듬 시인의 시 ‘시골 창녀’가 나오잖아요. 영화를 만들 때 이렇게 다른 영역에서 영감을 받고 그걸 바탕으로 영화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어쩌다가 ‘시골 창녀’라는 시를 영화 속에 넣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구교환 감독: 제가 문학에 지식이 굉장히 얕아요. 딱 하나 좋아하는 시가 김이듬 작가의 ‘시골 창녀’이거든요. 제가 그 시를 좋아하게 된 상태에서 이옥섭 감독의 시나리오를 각색하고 연출하게 된 거에요. 이 시와 그 작품이 잘 통한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시의 덕을 많이 볼 수 있다는 생각도 했고요. 그리고 저는 저의 얕은 문화 지식 안에서 끄집어내려고 애씁니다. 특히 저는 만화를 많이 봐요.



관객: <오늘영화> 같은 경우는, 두 감독님께서 이러한 영화를 만들자고 구상하다가 내용을 붙이고 붙여서 탁구 하듯이 시나리오를 주고 받으셨다고 했잖아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됐는지 궁금합니다.


구교환 감독: 저는 이옥섭 감독과 연애가 아니라 썸타고 있는 사이에요. (웃음) 처음에는 저희관계의 일련의 과정을 EBS국제다큐영화제에 지원해서 ‘셀프 연애다큐’ 를 만들자 생각했어요. 지원금으로 맛있게 밥 먹고 놀러 다니면서 만들자고 했어요. 그런데 셀프 다큐멘터리는 온전히 자신을 보여주어야 하잖아요.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저는 눈치 많이 보고, 내가 어떻게 보여야할지 고민하는 스타일인데, 막상 제가 온전히 발가벗겨질 것을 생각하니 두려웠어요. 그래서 이 프로젝트는 상상만 하다가 접었습니다. 그러다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40주년 기념으로 상영 이력이 있는 감독에게 공모를 받았어요. 그래서 제가 ‘그렇다면 이걸 완전히 과장된 뻥을 넣어서 엄청난 극영화를 만들어보자’ 라고 생각했고 <연애다큐>를 제작하게 됐습니다.


관객: 구교환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은데, <연애다큐> 속의 감독님의 모습이랑 실제 감독님의 모습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또 어디까지가 연기이고 어디까지가 실제인지 궁금합니다.


구교환 감독: 그건 이옥섭 감독이 답변을 해야 하는데요. (웃음) 생각해보면 <연애다큐>의 교환이랑 하나가 어쨌든 연애다큐를 만들어서 출품을 할 것 아니에요? 저는 이 영화가 최종 편집본에 쓰이지 않는 B컷들로 이루어진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주인공이 미처 담지 못한 B컷들을 담아서 나온 것이 <연애다큐> 라는 것이죠. (이옥섭 감독을 보며) 저는 실제로 어떤가요?


이옥섭 감독: 영화 속에 나오는 교환이랑 실제 교환이랑 굉장히 비슷한 구석이 있어요. 엉뚱한 부분이 비슷한 것 같아요. 남을 배려하지 않고 이기적이고 돈 있으면 어떻게든 가지려고 하는. 농담이고요 (웃음) 재밌는 친구예요. 


진행: 오늘 시간이 더 길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지만 마지막으로 한마디씩 해주시겠어요?


정향춘 배우: 제가 부모로서 무슨 큰 꿈이 있겠어요? 작은 일을 잘 해야 큰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하듯이 우리 교환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엄마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구교환 감독: 제가 영화를 만들고 나서 쑥스러워서 부모님께는 못 보여드렸어요. 그런데 어제 처음 보셨어요. 본인 연기도 모니터링하시고. (웃음) 다음부터는 어머니랑 극장에 와서 같이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오늘 사실 너무 걱정됐어요. 이렇게 관객 분들이 많이 계실 줄 몰랐어요. 게릴라 콘서트 하는 마음이 이런 거구나... (웃음) 독립영화는 멀티플렉스에서 계속 틀어주는 게 아니잖아요? 길을 가다가 들어와서 보는 것이 아니고 시간을 맞춰서 이곳까지 찾아오신 건데, 그것만으로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공부해서 더 좋은 영화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희웅 배우: 감사합니다!


이옥섭 감독: 오늘 이렇게 시간 맞춰서 기획전 봐주시고, 이 황금 같은 일요일에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랑 구교환 감독은 항상 저희 영화에 대한 반응을 궁금해 하는데, 관객과의 대화를 해야 반응을 알 수 있어요. 또 저희가 구글링을 하니까 사적인 블로그에 남겨도 다 찾아봅니다. 나쁜 말이든 좋은 말이든 남겨주세요. 촬영감독님, 배우님들도 다 와주셔서 감사하고, 오늘이 서울에서 하는 마지막 GV인데 상영은 계속 진행되니까 더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임성미 배우: 저는 관객과의 대화가 익숙하지는 않은데, 이렇게 직접 피드백을 받으니까 더 좋은 배우, 더 큰 배우가 돼서 관객 분들께 보답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하는 분들이기에 관객 여러분들께서 많이 응원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박현영 배우: 객석이 비어있고 오히려 게스트가 더 많으면 어떡하지 걱정했어요. (웃음) 그런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음에도 좋은 작품으로 뵙고 싶습니다. 계속 작은 영화들에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조영천 촬영감독: 항상 카메라 뒤에만 있다가 처음 관객과의 대화에 나와서 앉아보는데요, 물을 3통 정도 마신 것 같아요. 화장실을 두 번 정도 갔다 오고. (웃음) 새롭네요. 촬영팀으로 도와주었던 스태프 분들도 와주셔서 감사하고 또 여자 친구가 와주어서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구교환, 이옥섭 감독의 영화처럼 웃음이 끊이지 않는 유쾌한 대화가 이어졌다. 마치 한 가족처럼 끈끈한 정으로 맺어진 이들은 촬영 현장에서도 거리낌 없이 소통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면서 그야말로 ‘즐거운 영화’ 를 만든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이 ‘즐거운’ 에너지가 영화 속에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만약 이 두 감독의 영화가 옴니버스가 아닌, 단 하나의 장편영화로 극장에 찾아온다면 사람들은 분명 이들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이다. 부디 그 날이 머나먼 내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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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전 [어제영화] 강경태 감독 DAY 

<강경태 감독 단편선> + <오늘영화> 인디토크(GV) 기록


일시: 2015년 8월 29일(토

참석: 강경태 감독, 백수장 배우

진행: 정지혜 씨네21 기자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가영 님의 글입니다.


영화보기 딱 좋은 날씨의 8월의 마지막 토요일, ‘<오늘영화> 감독들의 어제영화’ 기획전의 두 번째 <강경태 감독 단편선>, <오늘영화> 상영과 함께 씨네21의 정지혜 기자의 진행으로 강경태 감독과 백수장 배우가 함께하는 인디토크가 열렸다. 평소에 접하기 힘들었던 강경태 감독의 단편작품 <11월>, <무덤가>, <아무것도>, <누가 만들었을까?>을 한 번 에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인만큼 평소보다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채워주셨다.





정지혜 씨네21 기자(이하 정): 여기 들어오기 전에 말씀 나누어봤는데 감독님께서 이런 GV를 할 때는 항상 설레는 마음과 함께 마치 단두대에 올라온 기분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웃음)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강경태 감독(이하 강): 안녕하세요, 강경태입니다. 오늘 몇 분이나 앉아계실까, 많이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이 자리를 지켜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백수장 배우(이하 백): 안녕하세요. 저는 <뇌물>에서 ‘대일’ 역할을 맡은 배우 백수장이라고 합니다. 오늘 영화 보러 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정: 오늘은 감독님의 전작과 <오늘영화>,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오늘영화>에 대해 얘기해보려 하는데요, <뇌물>이라는 영화에서 자전적인 이야기를 던지시는 것 같은데, <뇌물>의 구상계기는 무엇인가요?


강: 서울독립영화제가 중요한 영화제여서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있고, 저 같은 경우는 운 좋게 한 번 작품을 상영한 것 빼고는 거절을 훨씬 더 많이 당했죠. 그런 상태에서 영화를 찍기 전 여름에 스태프들과 동네에서 치맥을 먹으면서 영화제를 씹는 영화를 만들어서 상영을 해보는 것이 갖는 그런 아이러니가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어요. 보르헤스의 ‘뇌물’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영화 중간에 인서트컷으로도 넣었는데, 이 영화의 모티브가 이곳에서부터 나왔어요. 그 소설이 이런 류의 딜레마를 갖는 것이어서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정: 처음에 작품을 냈을 때, 서울독립영화제 심사위원분들이 한마디씩 하셨을 것 같은데요? (웃음)


강: 오히려 얘기 잘 안하셨어요. 나중에 만나면 여쭤봐야겠어요. (웃음) 저는 항상 만드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벌어진 일에 대해 뒤돌아보지 않는 편이거든요. 뽑을 이유가 있었으니까 뽑으셨을 것이고, 저는 열심히 만들었기 때문에 그 이유를 따로 안 물어봤어요.



정: 백수장 배우님은 감독님과 첫 작품인데 어떻게 함께하게 되셨나요?


강: 수장 씨랑 이번 영화로 처음 만나게 되었지만, 사실 다른 작품들을 통해서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수장 씨가 대일이라는 역할과 어울리기도 했지만 수장 씨와 친구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 마음이 있어서 캐스팅 제의를 하게 됐고, <오늘영화> 첫 번째 에피소드의 윤성호 감독님 작품을 많이 하셨기 때문에 이 배우를 모시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윤성호 감독님께 연락처를 여쭤봤죠.


정: 무슨 이유로 수장 씨랑 친구가 되고 싶으셨어요? 백수장 배우 딱 봐도 굉장히 멋있어요. 왠지 중화권의 느낌이 있지 않나요?


강: 일본배우의 느낌이 있어요. 친구가 되고 싶은 그 이유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수장씨 이런 거 싫어하실 텐데, 그 답이 그냥 나와 있어요. 그 매력이 눈빛에서 이미... (웃음) 지금 짙은 한숨을 쉬시는 것 같은데. (웃음)


백: 감사합니다. (웃음)


정: 영화 속에 마지막에 편집기사로 나오신 분이 감독님의 편집중인 작품 <무단투기>의 주인공으로 나오신다고 들었어요. 근데 거기에서도 주인공이 ‘대일’이라는 이름으로 나온다고 하던데, 혹시 대일이라는 이름, 뭐에 꽂히셨어요?


강: 책을 많이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처럼 저는 그런 이름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또 아버님이 작년에 돌아가셨습니다. 제 전작들에 나오는 제 이름은 지금 이름이랑 달라요. 그때는 ‘지태경’이라는 필명을 썼거든요. 사실 저는 효자가 아니었고 오히려 아버지에 대한 들끓는 증오, 애증이 많은 아들이었는데,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제 본명을 쓰는 것이 아버님께 제가 최대한으로 해드릴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구대일’이라는 이름은 아버지와 관련되어 있는데, 아버지가 야구를 아주 좋아하셨거든요. 그래서 저는 아버지 때문에 야구를 너무 싫어하고. (웃음) 근데 그 ‘구대일’이라는 게 뭔가 야구 스코어 같은 느낌이 있어서, 그이후로 그렇게 쓰게 되었습니다.


정: 구대일이란 캐릭터가 영화의 구성이 특이해서 좀 헷갈릴 수도 있겠더라고요. 마냥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촬영할 때 고민 좀 하셨겠어요.


백: 조금 다른 내용일 수도 있는데, 저번 GV때 어떤 분께서 특이한 구성 속에서 직접 연기할 때 어떤 상황이 현실이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셨어요. 사실 연기할 때는 모든 장면이 다 현실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영화 속에서 박민지 배우가 ‘지금 이게 영화냐, 현실이냐’고 물어봤을 때, ‘모른다. 하지만 진짜다.’ 라고 말했던 장면이 연기하는 데에 있어서 중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 촬영순서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순차적으로 촬영하신건가요?


강: 처음에는 모니터에 장면을 합성하는 그런 기술에 대한 고민도 잠깐 했었는데, 기술적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굳이 그 기술적인 난제들을 감행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순차적으로 촬영스케줄에 맞춰서 하는 것이 저한테는 훨씬 독립영화스러운 선택이었어요.



정: 배우입장에서도 순차적으로 촬영을 하는 게 더 편한가요?


백: 네, 아무래도 촬영하면서 감정이 점차 쌓여가는 게 있으니까요. 근데 그런 촬영이 흔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이렇게 찍어볼 기회가 있어서 좋은 경험을 했죠. 


정: 혹시 촬영 중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백: 박혁권 배우님이 촬영하실 때 거기에 보형물을 넣었는데 굉장히 자신감 있게 한강을 활보하셨던 게 기억이 나고... (웃음)


강: 혁권씨가 그때 술을 아침까지 먹고 오셨어요. 그래서 쑥스러움도 없었고, 굉장히 행복해하시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그리고 술 먹는 장면이 계속 있었는데, 그중에 어떤 한 장면에서 실제로 54테이크를 찍었어요. 2분 넘어가는 롱테이크인데, 영화에는 없어요. 현장에만 있었던 죽은 시간들이 되었죠. 참 숨 막히는 경험을 했던 것 같아요. 


백: 저도 그때 있었어요. 슬레이트와 함께 기념촬영도 하고. (웃음) 저도 처음 겪어보긴 했는데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고, 결국은 영화에 들어가지 않았어도 참 재밌는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스태프 분들과도 모두 호흡이 잘 맞았고요.


정: 술 마시는 장면들은 실제로 술을 드셨나요?


백: 저는 그런 적은 없었어요.


강: 오히려 제가 먹었죠. (웃음) 저는 촬영이 늦어지면 순댓국밥집 가서 국밥에 술 한 잔씩 먹고 가거든요. 찍는 동안은 각성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웃음)


정: 전작들에서 어두운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강: 세 작품이 사실은 <11월> 할머니에서 <무덤가> 중년으로, 또 거기서 <아무것도> 학생으로 이렇게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죽음’이라는 단어보다는 ‘죄책감’이라는 단어를 오래 떠올렸던 것 같아요. 아무도 눈치 못 채셨겠지만 <아무것도>에서 주인공이 친구 명찰을 달고 있어요. 그게 ‘효선’이라는 이름인데 ‘효순이 미선이 사건’에 대한 것이거든요. 저에게 있어서 세월호 이전에 있었던 일중에 가장 큰 일이었던 것 같아요. 영화를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해야 의미가 생길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을 때 저는 그 이야기를 계속 기억하고 영화적으로 되새기고 싶었어요. 그리고 작년 그 세월호에 관해서도 작품들이 앞으로 많이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도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그 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때가 오겠죠.



정: 백수장 배우는 어떻게 보셨어요? 


백: <오늘영화>에서 첫 번째, 세 번째 에피소드가 밝은 기운을 보이는 것에 비해서 <뇌물>은 그 영화들보다는 좀 차분한 영화에요. 근데 전작들을 보니까 <뇌물>이 아주 밝은 영화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누가 만들었을까?>에 나오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분들과 친해요. 제주에 아버지가 계시거든요. 그런데도 한 번도 못 가봤던 곳도 많이 나오고 소리로 그 곳을 기억하는 감독님의 모습이 나오니까 뭔가 감독님을 더 잘 알게 된 느낌이 들었어요.


강: 다음에 제 작품 안 나오실 건 아니죠? (웃음)


정: 제주 얘기는 저도 궁금해요. 소리채집을 어떻게 하게 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강: 제가 앞서 만든 세 작품은 주제가 주어지지 않았어요. 저도 나중에는 공감이란 부분에 가장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올 것 같은데, 그 세 작품은 창작자로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했다는 면에 있어서 약간 이기적이었던 것 같아요. <누가 만들었을까?>는 제주에서 제작지원을 받은 작품으로 제주에 관련된 것으로 제작해야하는 것이어서, 탄생설화를 가지고 작업을 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제작지원을 받으면서 어떤 프레임 속에 저를 던져놓고 나니까 <오늘영화>에서도 그렇고, 좀 더 다른 작품을 하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되네요. 백수장 배우는 올해 <차이나타운>이라는 영화에도 출연하셨어요. 넘버투 역할을 맡으셨는데, 헤어스타일이 굉장히 독특하거든요. 그 역할과 헤어스타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백: 양 옆, 뒤 머리를 삭발하고 나머지 머리를 뒤로 넘기는 스타일이었죠.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미용실로 오라고 해서 갔더니 그렇게 잘라주시더라고요. (웃음) 제가 왜소한 편인데 그 캐릭터가 어둠의 세계에서 높은 위치이기 때문에 외적으로 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해주신 것 같아요. 이전까지의 독립영화 작품들에서는 제 본연의 이미지에서 시작한 것들이 많았는데, 상업영화에서는 감독님이 생각한 이미지에 제가 제 역할에 맞추는 그런 경험이 참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정: 다른 작품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요.


백: 꽤 바쁜 여름을 보냈다고 생각해요. 얼마 전에 <범죄의 여왕> 촬영이 끝나서 내년 상반기쯤 개봉할 것 같고, 지금은 오디션들을 보고 있는데 아직 정해진 작품이 있지는 않습니다. 


정: 감독님께서 준비하고 계신 장편 영화에 대한 힌트를 주신다면?


강: 요즘은 로드에 꽂혀있는 것 같아요. 파주로부터 평택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움직이는 여행에 관한 얘기를 쓰고 있습니다. 





이번 인디토크는 묵직하고 진지한 분위기일거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내내 웃음을 잃지 않고 중간 중간 재치 있는 농담들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나간 강경태 감독의 의외의 면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임과 동시에 강경태 감독이 말하는 백수장 배우만의 ‘친해지고 싶은’ 어리바리한 매력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강경태 감독과 백수장 배우를 또 다른 작품에서 함께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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