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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7.12.28 [인디즈] 죄와 인간의 고통을 직시하는 치열한 성찰의 과정 <로마서 8:37> 인디토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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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17.12.07 [인디즈 Review] <로마서 8:37> : 죄와 인간의 고통을 직시하는 치열한 성찰의 과정
  7. 2017.12.01 [뉴스레터_20171205] <초행> <프레스> 12월 7일 개봉 & 인디토크 | <폭력의 씨앗> 12월 13일 종영 인디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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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17.11.24 [11.30-12.06 상영시간표] 국정교과서516일: 끝나지 않은 역사전쟁 / 로마서 8:37 / 소통과 거짓말 / 해피뻐스데이 / 폭력의 씨앗 / 서울독립영화제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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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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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인간의 고통을 직시하는 치열한 성찰의 과정  <로마서 8:37>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7 12 21(오후 7 30 상영

참석 신연식 감독배우 김다흰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범수 님의 글입니다.



치열하고 진중한 고민이 담긴 영화를 발견할 때 느끼는 감동이 있다. 인간의 죄와 고통에 대한 쉽지 않은 질문을 던지는 신연식 감독의 <로마서 8:37>은 기독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만 그 메시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스스로를 성찰하는 기회를 발견하는 흔치 않은 경험을 제공한다. 신연식 감독, 김다흰 배우,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가 함께 한 인디토크에서 영화에 얽힌 보다 상세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진행 : 김다흰 배우가 연기한 '현민'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 성경에서 아담이 선악과를 먹는다. 인간이 하나님과 끊어지는 시점이자 선과 악을 구분하는 시점이고 가치판단을 스스로 하고 싶어하는 시점이다. 결국 하나님이 되고 싶어하는 것이자 내 마음대로 살고 싶어 하는 것이 원죄의 진짜 의미다. 현민이라는 캐릭터는 하나님과 관계가 끊어져서 그 집안으로 죄가 들어왔을 때의 모든 상황을 포용하는 인물이자 자기 주장을 하지 않는 인물이어야 했다. 또한 그 집안의 가장 힘이 없고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어야 했다. 배우 입장에서는 (직접적으로 표현을 하지 않더라도) 그 캐릭터가 큰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닌데, 김다흰 배우에게 역할을 주는 데에 전혀 고민을 하지 않았다.



진행 : 이 역을 제안받고 나서 기분이 어땠는지에 대한 질문을 김다흰 배우께 하고 싶다.


: 시나리오를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말로 쉽게 표현할 수 없지만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작품 같기도 해서 걱정이 많이 됐는데, 감독님이 촬영 중간에 이런저런 말씀을 많이 해주신 게 용기가 되었다. 덕분에 작품이 잘 나온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감독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진행 : 김다흰 배우는 스크린보다 무대에서의 연기 경험이 훨씬 길다. 스크린 상에서 말을 할 수 없는 연기를 한다는 것이 감독과 배우 모두에게 굉장히 큰 도전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연기에 대해서 두 분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가 궁금하다.


: 솔직히 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웃음) 작년 11월쯤부터 워낙 많은 일들을 겪어와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많은 이야기를 한 것 같지는 않은데, 배우의 능력을 믿어서 큰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연출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력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전투에 임하는 장수와 같다고 생각한다. ‘그럴 줄은 몰랐어요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이 배우가 가진 역량과 장단점을 다 파악하고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게 연출자의 역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출을 하는 데 있어 생각에서 크게 벗어난 적은 별로 없었다. 현민이라는 캐릭터는 흠 없이 맑은, 일종의 속죄양 같은 존재인데, 실제로도 (김다흰 배우가) 영혼이 순수한 사람이다. 만일 이 친구가 개런티를 크게 받아서 사람이 확 바뀐다고 하면 충격을 받아 영화판을 떠날 것 같다. 현민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디렉션을 준 것은 거의 없다. 디렉션을 주는 게 오히려 연기에 방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진행 : 표정과 몸을 많이 써야 하는 연기를 해야 했는데, 혹시 현민 역할을 하면서 든 어떤 생각 같은 게 있는지.


: 일단 촬영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 감독님과 세 번째 작품을 함께 했는데, 연기에 대해 별다른 말씀을 해주지는 않았다. 다만 잘하고 있어같은 용기를 주는 말은 많이 해주셨다. 마지막 촬영에서 기도하는 장면을 찍기 직전에 ‘잘하고 있으니까 네가 하고 싶은 기도 세 가지는 준비해 봐라라고 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 말을 할 수는 없는 배역이긴 했지만, 일단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 했으니 세 가지를 서로 다른 느낌과 감정선으로 준비했는데, 감독님이 모두 오케이를 주셨다. 그런 식으로 용기를 북돋아 준 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 평소 제 방식의 디렉션은 아닌데, 아마 그 장면이 대사가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난다. 편집 때도 어떤 장면을 썼는지 생각이 잘 안 난다. 시나리오를 쓰고 나면 그 뒤의 상황을 잘 기억 못한다. 작품에 대해서 가장 설명이 잘 될 때는 시나리오를 쓰고 난 직후이지, 그 다음부터는 워낙 많은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일일이 기억을 못한다.


진행 : 혹시 큰 개런티를 받는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웃음)


: 월세 내고 겨울에 걱정 없이 난방 틀고 차도 사고 싶고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웃음)

 

 





관객 : '기섭'의 분량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했다. 기섭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여러 가지 해결되는 과정들이 영화의 주가 되는데, 기섭은 현민과 달리 예수님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의 죄를 바라보고 또 나름의 방식으로 그 죄를 해결하고자 한다. 감독님은 둘 중에 어느 쪽의 입장에 더 가깝나. 기섭이라는 인물은 추후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 작품을 만든 목적에 대해 다시 말을 꺼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 작품을 만든 목적은 크리스천과 논크리스천 모두를 나는 죄가 없다는 말을 쉽사리 꺼내지 못하는 심리적 상태로 끌고 나가자 하는 것이다. 기섭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만든 것은 그 심리적 상태를 총체적으로 잘 드러나게 하기 위함이다. 자기 희생을 하는 사람이 세상에 없다는 맥락은 아니지만, 현민 같은 인물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기독교적 메타포를 담은 상징적 인물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둘 중 누구의 관점을 따르느냐의 문제보다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함의 문제가 훨씬 중요하다.

이 영화는 노골적인 기독교 영화다. 그렇기에 기독교의 죄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 죄라는 것은 결국 하나님과 같이 되는 것이다. 선과 악을 구분하는 것, 가치 판단을 하는 것, 이게 원죄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말아야 하나? 그렇지는 않다. 다만 우리에게 선악을 구분하고 가치 판단을 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해야 한다. 그렇기에 기독교인은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행위가 아닌 믿음으로써 의로움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기섭이라는 인물은 그렇지 않았다. 기섭은 '미진'만을 기억했을 뿐 또 다른 피해자인 '아영'을 기억 못 하지 않았나. 인간은 자기 변명이라는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서 선악을 구분하는 판단은 내리지 못한다. 그런데 그 선악을 구분하는 판단 자체는 필요하기에 우리는 그리스도와 좋은 관계를 맺어야만 한다.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쁜 목사는 처벌받지 않고 왜 피해자가 회개하나?’ 기독교적 관점에서 말하는 회개란 악행을 반성하는 것이 아닌 나의 본성을 깨닫는 것이다. 성경에서 세례 요한이 말하는 건 단 하나, 나 스스로를 돌아보라는 것이다. 회개하지 않고 은혜, 사랑, 공의, 정의, 은혜 같은 기독교적 가치를 말하는 건 특권이 된다. 기섭은 다시 강요섭 목사와 싸울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또 그 싸움에서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 핵심은 기섭이 다시 세상으로 나갔을 때 자기 방식이 아닌 하나님의 방식으로 싸울 것이라는 사실이다. 자신이 아끼는 것을 좋아하는 고양이에게 준 기섭의 딸아이의 마음이 고양이를 죽인 것처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감정이 진심이라고 해서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기섭도 마찬가지다. 불의에 맞서 싸운 일 자체는 훌륭한 일이지만, 하나님의 방식이 아닌 자신의 방식으로 싸운 것은 죄다.

 


관객 : 김다흰 배우님께 질문 드리고 싶다. 캐스팅이 된 후 긴 준비 기간을 가졌을 것 같은데, 그 기간 동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나 특별히 써둔 성경 구절 같은 게 있나. 다른 캐릭터와 큰 교류가 없는 역할인데, 고립된 감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 특별히 메모를 해둔 것은 없고 가장 많이 생각했던 부분은 감독님이 현민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시나리오 전체에 감독님의 구상이 가득 차있다고 느꼈고 감독님의 생각에 가장 잘 부합하는 현민의 모습이 어떤 지를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다른 배우들과는 촬영에 들어갈 때를 제외하면 서로 친하게 지내고 또 자주 만났다.



관객 : 극 중에 무당이 등장하는 악몽 같은 부분이 있다. 아이가 울면서 아버지라고 부를게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의 의미가 궁금하다. 원로 목사의 원죄라는 것은 혼외 자식을 가지게 된 죄가 요섭에게 대물림이 되었다는 맥락에서 넣은 설정인가.


: 영적 치유가 필요한 대상을 강원로 목사가 사적으로 취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인데, 현민과 요섭 둘을 낳았다는 점에서 그 관계가 일회성이 아닌 셈이다. 강요섭 목사가 경상도 억양을 쓴다는 것은 그 혼외 관계가 적어도 10년은 지속됐다는 암시다. 강원로 목사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는 것은 요섭의 상처고, 강원로 목사가 요섭에게 세게 나가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아들들에게 죄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그 장면들을 몽타주로 표현한 것은 이야기 자체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관객 분들이 짐작만으로 (이야기를) 넘기게 하기 위함이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실화는 아닌 허구다.



 




관객 : 영화를 만든 목적을 말씀해 주셨는데, 그래도 교계에서 일어난 수많은 일들을 보면서 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건지, 어떤 배경에서 이런 주제로 영화를 만둔 건지 궁금하다. 개인적인 고민과 기도 속에서 대답을 얻으셨는지도 궁금하다.


: 제가 젊을 적에 기독교인들 모아서 기독교 영화 한 번 찍자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게 엎어지고 나니 창피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좋은 말로 포장했지만 결국에는 그 영화로 입봉하고 싶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예수의 이름을 판 것인데, 교회의 일 태반이 그렇다. 교회와 하나님의 이름을 팔아서 자기의 욕망을 채우려 들지 않나. 그래서 더 이상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때 영화를 만들자고 다짐했는데, 어떤 재단에서 제의가 들어왔다. 프로파간다가 아니라 말씀과 삶을 돌아보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죄에 대한 문제를 다루려고 자료 조사와 취재를 했는데 너무 충격적이었다. 저는 3대째 모태신앙이고 주일학교 교사 일을 10년 정도 하고 있는 평범한 신도인데, 한국 교회와 사회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 몰랐다. 연락이 닿는 분들이 분쟁이 있는 교회의 TF 팀에 소속되어 있기도 했다이 작품을 해야 할 지를 두고 5년 정도 고민했다. 단 하나 결심한 건 상업적 자본을 가지고 만들지는 말자는 것이었다. <동주> 만들고 빚을 갚고 나니 이 영화를 만들 돈이 남아서 더 늙기 전에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목사님들을 취재하면서 그들의 민낯을 보게 되어 너무 괴롭고 고통스러웠다. 영화를 보고 논크리스천들도 회개와 고백을 하는데 목사님들 중에서는 그런 분들이 하나도 없었다. 왜 영화에서 죄가 없는 사람이 회개하냐는 질문을 당연하다는 듯이 하기도 하고, 왜 저런 어려운 설교를 할머니들에게 하고 있냐는 말도 들었다. 목사 분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에서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 너무 힘들었다. 결국 타인의 고통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는 말 아닌가. 어떤 여학생은 저를 붙잡고 고맙다고 하면서 30분 넘게 펑펑 울더라. 알고 보니 교회 목사와 신학교 교수들에게 성폭력을 당한 학생이었다. 그런 이야기를 아무도 안 듣는다. 무수히 많은 목사님들이 이 영화를 봤지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마치 남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인다. 한국 교회 이대로 좋은가?’와 같은 주제로 인문학자인양 온갖 객관적인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있다. 우리나라의 인문학적 소양이 그만큼 깊지도 않을뿐더러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그렇게 큰 담론을 나누려고 하는 시도 자체가 잘못됐다. 그걸 외면하는 건 절대 평화가 아니다. 예수님은 절대 스스로 평화를 위해 오시지 않았다고 하는데, 한국 교회는 불행하게도 그렇다. 그게 여전히 가장 고통스럽다.

 


관객 : 마지막 기도에서 드러나는 섬세한 감정들이 실제 경험이 아니면 나오지 못할 말 같았다. 사랑이 서툰 딸아이가 언젠가는 (정의감에 불타는) 청년으로 자랄 텐데, 그 딸아이가 기섭과 똑같이 부딪히려고 한다면 기섭은 그 딸아이에게 뭐라고 말할 것 같은가.


: 정확히 보셨다. 말씀하신 것처럼 개인적 경험이 분명히 담겨 있다. 시나리오를 쓸 때는 몰랐는데 마지막 기도의 내용과 똑같은 내용이 시편 115장에 나오더라. 개봉하고 나서 알았다. 성경을 읽어 보시면 하나님이 사람을 통해 일하는 방식은 명징하다. 그 사람의 자아를 가루로 만들어 놓는 것이다. 하나님이 (사람을 통해) 직접 일하실 때는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단 한 톨의 자아도 다 때리고 부수어야 한다. 실제로 사도 바울도 하나님이 눈을 멀게 하셨다. 그런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다면 마지막 기도가 이해가 될 텐데, 저는 스물 아홉 살에 그런 신앙적 경험이 있었다. 스무 살 때부터 연출부 생활을 10년 정도 하는 동안 정말 말도 안 되는 고생을 했다. 다른 감독님들에게 공짜로 써준 시나리오도 몇 십 편이고. 정말 영화를 할 수 없는, 영화감독이 절대 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아무 것도 볼 수 없고 잘 수도 없고 말 할 수 도 없는 병을 한 열흘 정도 앓았는데, 딱 그때부터 상업영화 계약을 하는 데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개인적인 신앙과 비전을 너무 말한 것 같긴 한데, 제가 기섭이라면 솔직히 아이에게 아무 말도 못할 것 같다. 저도 딸이 있는데, 결국은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이 애를 키울 수 있는 게 아니다. 아이는 키우는 게 아니고 아이가 스스로 크는 거다. 제일 좋은 건 아이가 자기 인생 똑바로 사는 거고, 그 다음 중요한 건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대하듯 믿음을 주는 거다. ‘강요섭 같은 사람을 내가 아는 데 저런 사람은 가까이 하지도 말아라라는 식으로 옆에서 충고를 얼마나 하고 싶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내를 갖고 믿음을 준다면 될 것이다. 사실 저도 인간인지라 당장 유학 가!’라고 말을 안 할 것이라는 장담은 못 하겠다.(웃음)

 





관객 : 김다흰 배우가 연기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은데 현민이라는 캐릭터가 연기 경험을 통틀어서 어떤 의미로 와 닿았나. 그리고 한 십 년쯤 후에는 이 캐릭터가 어떤 의미로 기억될 것 같나.


: 원래 연기자가 꿈이 아닌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 영화를 찍고 싶어하는 친구가 전국 청소년 단편 영화제에 출품한다고 캠코더를 들고 와서 같이 영화를 하자고 하더라. 고향이 대전인데, 대전에서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그 때부터 연기가 재밌는 일이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다. 그 친구가 힘을 받아서 겨울방학 때 한 편을 더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애들이 영화도 연기도 다 이상하다고 하더라. 연기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학원에 찾아가 처음 배우기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다. 그 친구는 감독 준비하고 있는데, 저에게는 은인 같은 사람이다. 현민 역할은 여러모로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캐릭터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GV를 하게 해준 캐릭터이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로마서 8:37>도 절대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다.

 


관객 : GV 초반에 감독님이 한 말씀의 연장에서 질문하고 싶다. 이 영화는 노골적인 종교 영화라고 하셨고 저도 동의한다. 그런데 하나님의 방식으로 나아간다는 말에 대해서는 여전히 감이 안 잡힌다. 성폭력을 객관적으로 공론화하고 다른 방식으로 대처를 한다는 건 과연 어떤 방식이 될 것인가.


: 하나님의 방식이라는 것은 지극히 종교적인 표현이다.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하자는 말이 중요한 게 아니다. 신앙은 쟁취의 대상이 아니다. 신앙은 태도의 문제이다. 어떻게 보면 인생도 마찬가지 같은데, 저는 영화가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게 굴레나 우상인지 처음에는 결코 알지 못했다. 창작을 하고 글을 쓰고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를 하게 된 편인데, 스물 아홉 살 때의 경험을 지나면서 영화라는 예술을 버리고 나니 비로소 그게 우상이고 굴레라는 걸 알았다. 우상이란 내가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성취하는 건 사실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영화를 하면서 타르코프스키처럼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인가? 천만 영화를 안 만들어서 의미가 없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인생의 가치와 목표라는 건 무엇을 쟁취하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닌, 내가 생각하는 방식인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나님의 방식이라는 것도 정해진 매뉴얼에 따르라는 말이 아니고 하나님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라는 태도를 취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방식을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신앙생활을 할 수도 있는데, 그런 답을 주는 곳은 아무 곳도 없다. ‘하나님의 방식은 이런 것이다라고 답을 주듯이 성경을 설명하는 사람은 이단이자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사람들을 피해라.

 



진행 : 논크리스천도 크리스천도 아닌 안티크리스천도 계실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로마서 8:37>은 종교 영화지만 한 편으로는 정치스릴러 같기도 하고 성장 영화 같기도 하다. 김다흰 배우가 연기한 현민 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들의 전사가 궁금해지는 풍부한 서사를 가진 영화다. 본인의 종교적인 관점까지 스스럼 없이 밝혀주신 감독님과 김다흰 배우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면서 GV를 끝내고자 한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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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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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서 8:37> 한줄 관람평


이지윤 | 당신은 무엇을 믿고자 하는가

박범수 | 죄와 인간의 고통을 직시하는 치열한 성찰의 과정

조휴연 | 어디에서든 벌어지는 대소문제

최대한 | 추악함을 들춰냈지만그 또한 다르지 않을 것 같은

이가영 | 하나의 신앙심에서 분리된 선과 악

김신 | 보고 듣는다는 것은 결국 사실이 아니라 형식의 문제

남선우 | 성경의 낱장처럼 연약한 인간성경의 문법처럼 번잡한 세상





 <로마서 8:37 리뷰: 죄와 인간의 고통을 직시하는 치열한 성찰의 과정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범수 님의 글입니다.




종교를 소재로 한 많은 영화들이 죄의식을 강요하거나 신실한 믿음을 찬양하는 길로 손쉽게 들어서는 것과 달리, 신연식 감독의 <로마서 8:37>은 기독교 교리의 핵심이 되는 죄 자체를 직시한다. 정직한 신앙인으로 살던 전도사 기섭은 평소에 존경하던 형이자 부순 교회의 담임 목사 요섭이 이단 논란에 휩싸이자 그를 돕기로 결심한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은 것이 아니라 내 죄가 죽은 것이라는 설교로부터 촉발된 논란은 곧 교회의 이권을 둘러싼 네거티브 대결의 양상으로 번지고, 요섭이 여신도 지민을 성추행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교회와 요섭을 향한 기섭의 믿음은 시험에 든다. 요섭을 위해 의혹을 변호하는 것과 양심에 따라 의혹의 진실을 캐내는 것 사이에서 기섭은 고뇌에 빠진다.

 

요섭의 성추행 의혹은 지민의 용기 있는 증언과 요섭 본인의 빠른 시인으로 진위가 비교적 손쉽게 밝혀진다. 그러나 요섭이 사임을 거부하고 교회로 복귀하면서 이야기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기섭이 진실을 밝히고 피해자에 대한 공개사과를 요구하자, 인간은 유혹 앞에 나약하기에 누구나 죄인이 될 수가 있다는 말을 꺼낸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죄인 또한 하나님께 쓰임 받을 곳이 있다면서, 부순 교회의 신도들을 이끌면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요섭이 내세우는 사명이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데에 있다. 비 온 뒤 땅이 굳듯, 교회가 당면한 고난을 이겨내야만 믿음의 공동체가 더욱 단단하게 결속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교회를 이루는 신도들의 고통에 무관심하다면 그 교회는 결국 본연의 사명을 저버리는 게 아닐까.

 






유사한 문제를 마틴 스콜세지의 <사일런스>(2016)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배교한 스승을 찾아 일본에 밀입국한 포르투갈 신부 로드리게스는 현지 기독교도들인 키리시탄이 탄압받는 현장을 목도한다. 로드리게스를 체포한 일본 막부는 키리시탄들을 그의 눈 앞에서 하나씩 처형하면서 더이상의 죽음을 보기 싫다면 성화를 발로 밟아 배교하라는 요구를 한다. 로드리게스는 치열하게 고민한다. 신앙을 버려 키리시탄을 살리는 길과 죽음으로 신앙을 지키는 길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 지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로드리게스가 끝까지 놓지 않는 것은 인간을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이다. 키리시탄들을 전부 구해낼 능력은 없지만, 로드리게스는 그들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 그것이 교회와 인간에 대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임을 로드리게스가 알기 때문이다.

 

<로마서 8:37>이 까다롭게 읽히는 지점은 사명의 완수를 위해 무엇이든 희생할 준비를 한 요섭의 태도에 있다. 욕망 앞에 나약함을 고백한 요섭의 말을 악인의 단순한 자기변명으로 보기에는 지민에게 저지른 잘못만큼 그 스스로가 잃은 것 또한 적지 않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진 만큼 스스로의 고통에도 무감각해진 자가 사랑이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것은 우리 모두의 불행이다. 그가 그로 인해 상처 입은 자의 고통을 알지 못하고, 그의 죄를 위해 기도하는 자들의 고통을 알지 못함으로써 스스로의 죄를 직시하고 돌아 볼 기회를 내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교회를 등지기 어려운 신도의 입장인 지민은 더 이상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면서 성추행을 둘러싼 진실은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만다.

 






진실을 밝히는 데 실패한 기섭은 배신자로 낙인 찍혀 부순 교회를 떠나지만, 장인의 제안에 따라 처음으로 신도들 앞에서 직접 작은 예배를 올린다. 소수의 신도들 앞에서 진심을 담아 설교와 기도를 올리는 기섭의 모습이 거대한 관료 조직으로 변모한 교회가 인간을 외면하는 작금의 현실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과연 교회는 핍박과 고통에 신음하던 이들을 감싸 안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일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던 로마서 8 37절의 말씀은 다시금 이 땅 위에 퍼져나갈 수 있을까. 신도와 비신도를 떠나 죄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 깊은 울림을 받게 될 것이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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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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