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소녀 한줄 관람평


권소연 | 잘 지기 위해서 단단해져야 할 것들

오채영 | 우리는 모두 조금 부족한 사람들

이수연 | 인생도 오목처럼, 경쾌하고 가뿐하게!

박마리솔 | 괜찮다고 거듭 말해줘서 고마워요

임종우 | 삶과 게임의 유쾌한 리듬

최대한 | 의식의 흐름을 통해 만들어진 유쾌함

윤영지 | 변주와 엇박의 흥취!

김민기 | 가볍다고 생각하는 것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용기





 <오목소녀 리뷰 : 우리는 모두 조금 부족한 사람들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채영 님의 글입니다. 




<오목소녀>의 캐릭터들은 모순적이다. 오목을 두는 주인공의 이름은 '이바둑'이고, 그녀의 동거인인 '동거인'은 무대공포증이 있는 록커다. 오목천재 '김안경'은 일명 2에 걸려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판타지스러운 영화 속에서 그런 요소들은 캐릭터를 더욱 현실적으로 만든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육상하면 흔히 떠오르는 계주나 마라톤이 아닌 경보를 통해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했던 백승화 감독이 이번엔 바둑판 위에서 인생을 비유할 소재로 바둑이 아닌 오목을 골랐다. <오목소녀>에 드러나는 감독의 그런 인사이트들은 매우 흥미롭다오목이라는 가벼운 게임처럼 영화의 형식도 무게를 한껏 내려놓았다. 자막과 효과음, 빠른 줌인아웃을 동원한 만화적 연출을 취함으로써 예능형 드라마를 스크린으로 옮겨왔다. 다양한 카메오도 등장한다. 어쩌면 적당히 발랄한 영화를 기대하고 간 관객들에게는 너무도(?) 발랄한 영화가 당황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오목소녀>가 전하는 메시지는 전혀 가볍지 않음을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보았을 것들. 뻔하지 않으면서도 공감하고 위로 받을 수 있을만한 이야기들. <오목소녀>는 그런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밝은 화법으로 전한다.

 




지면 어떠냐? 두고 싶은 데 둬!”


도무지 질 자신이 없었지만 어느 날 지고 난 뒤 대전이 두려워진 바둑신동 출신 바둑이는 기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릴없이 오목으로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오목천재 김안경을 만나게 되면서 별 거 아니어 보였던 오목에도 이 존재함을 깨닫게 되고, 재야의 고수 '쌍삼'을 찾아가 특훈까지 받는다. 하지만 또 다시 패배를 목전에 앞두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상황, 갑자기 인생의 첫 패배를 맛보았던 그 시절의 바둑이가 나타나 외친 말이다. 인생의 한 수가 악수일지 아닐지는 닥쳐보지 않으면 모른다.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는 것이다. 진다고 해서 영영 끝나는 것도 아니다.





바둑판 위에서 흑돌과 백돌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게임은 줄과 돌의 개수만큼이나 매우 다양하다. 마치 우리가 이 지구별에서 매우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배우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바둑과 어릴 적 학교에서 친구들과 공책 위에 자주 두던 오목,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알까기를 넘어 무궁무진하다. 오목이 유행하던 시절 핸드폰에 기본 게임으로 항상 깔려있던 오목과 엄마의 어깨 너머로 온라인 오목을 구경했던 것들을 떠올려보면 바둑판 위에서 우리와 가장 맞닿아 있던 게임은 오목이었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럼에도 인생의 철학은 바둑에만 담겨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과거를 반성한다. 가벼워 보인다고 해서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다. 흔하다고 해서 특별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가볍고 흔한 게임인 오목은 생각보다 하기 쉽지 않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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