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시간에 대한 생경한 응시<한여름의 판타지아>인디토크(GV)
일시: 2015년 6월 13일(토) 오후 2시 30분
참석: 장건재 감독
진행: 정성일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도경 님의 글입니다.
무더워진 유월 중순의 날씨와도 걸맞게 <한여름의 판타지아>가 개봉했다. 영화는 실제로 한여름에 영화 촬영을 위해 일본으로 간 감독과 일본에서 만난 남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시간에 대한 응시가 어떤 방식으로 촬영되었는지 6월 13일 인디스페이스에서 들어볼 수 있었다.
정성일 평론가(이하 정): 오늘 이 자리가 뜻 깊습니다. 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나면 자신의 힘으로 커야 합니다. 장건재 감독은 성공적으로 세 번째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까지 만들었네요. 이 영화의 GV 제안이 왔을 때 몹시 기뻤습니다. 왜냐하면 아카데미에서 선생과 학생으로 만났다가 이제 비평가와 감독으로 만나게 됐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첫인상은 이전 두 편의 영화가 갖는 호의와는 달리 장건재 감독의 영화 세계가 갑자기 어떤 다른 단계로 점핑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러한 힘, 도약 그리고 영화 속에서 보여줬던 여러 가지 방법들에 관한 이야기가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나눌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일본에서 만들었는데 영화를 모두 찍고 나서 ‘나라’라는 곳에 대해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입니까?
장건재 감독(이하 장): 나라현 고조시에서 찍었기 때문에 나라에 대한 느낌이라기보다 고조시에 대한 느낌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저한테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실내에 계신 주인공분들이 지금도 그 자리에 계시겠구나 하는 것입니다.
정: 이 영화는 시작할 때보면 아시겠지만 나라영화제에서 기획을 했고 가와세 나오미 감독도 참여했죠. 얼마 전에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신작이 개봉했고 지난 칸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앙>(2015)이라는 작품이 개막작으로 상영되었습니다. <수자쿠>(1997)라는 영화로 최연소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받기도 했죠. 이런 화려한 수상경력에도 불구하고 일본 영화계에서는 성미 까다롭기로 소문이 나있습니다. 사실 처음에 가와세 나오미 감독과 장건재 감독이 공동 프로듀서로 이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훌륭하게 작업을 끝냈죠. 작업을 하는 과정 중에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을 텐데 실제로 만났던 가와세 나오미는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장: 처음 만난 건 제가 <잠 못 드는 밤>(2012)으로 가와세 나오미 감독님의 영화제에 참석했을 때였어요. 그 때는 영화제 호스트로 다른 감독들이랑 영화제를 운영하는 운영자의 모습이었어요. 굉장히 열심히 일하신다는 느낌이었죠. 규모가 조그맣고 스태프들도 얼마 없기 때문에 일당백을 해야 하는 영화제였고 그 때 그런 모습으로 멀찍이 봤어요. 영화제 폐막식 날 자원 활동가 분들을 한 명씩 호명하면서 무대로 올리는 세레모니가 있었는데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그 지역에는 극장이 없기 때문에 자원 활동가가 다 동네 분들이시거든요. 어린 학생부터 연세 드신 분들도 있는데 그분들 이름을 다 외우신 것 같았어요. ‘아, 여기는 서로 다 아는 가족들이구나.’로 기억에 남았어요. 그 후 프로젝트 제안 받고 헌팅 하려고 <한여름의 판타지아> 1부의 감독처럼 저희도 갔었어요. 비 내리는 날 아침이었고 가와세 나오미 감독 집 앞에서 일본 제작 스태프와 봉고차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 때 되게 떨리더라고요. 만나서 영화를 찍는구나, 내가. (웃음) 보조석에 타셨고 카메라를 들고 저를 찍으면서 인사하셨어요. 그걸 어디 쓸지는 모르겠지만, 그 날부터 저를 틈틈이 찍으시더라고요. 감독 가와세 나오미, 이것이 제가 받은 첫 번째 인상이었어요.
정: 감독 가와세 나오미의 영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어떤 것인가요?
장: <따뜻한 포옹>(1992)과 <사라소주>(2003)입니다.
정: <따뜻한 포옹>은 가와세 나오미가 <수자쿠>로 칸에서 상을 받기 전에 찍은 다큐멘터리죠. 자기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아서 어린 나이에 떠났던 아버지를 찾는 다큐멘터리이고, 이 영화를 통해 주목 받으며 영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얻었을 것입니다. <사라소주>는 저도 가와세의 최고 걸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시작하면 여러분은 낯선 이름을 보게 될 텐데, ‘요네자와 코하루’에게 영화를 바친다는 자막이 있죠. 그 분은 누구인가요?
장: 1부에 시골로 들어가서 만나는 할머니 있잖아요. 그 분 성함이에요. 아흔이 다되어 거동이 불편하고 보청기를 꼈는데도 말을 잘 못 들으세요. 앉아서 얘기를 하시다 보면 금세 힘들어하시고. 저희 스태프들이 그 할머니하고 얘기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인터뷰 할 때도 얘기를 많이 해주셨고. 그때 시골에서 좋은 기억이 많았는데 후반작업 중에 노환으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며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넣었습니다.
정: 1부에서 제가 가장 좋아했던 장면 역시 할머니를 만나는 장면이었어요. 다른 인터뷰 장면과 달리 이상할 정도로, 딱히 특별한 대사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마음이 움직인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1부와 2부, 둘로 구성되어있고 1부는 어떤 점에서 거의 기복 없이 흘러가죠. 그래서 어느 지점까지 오면 많은 관객들이 약간 방심한 상태로 영화를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다가 영화가 거의 절반에 이르렀을 때 불꽃놀이가 벌어지면서 2부로 넘어가고 컬러가 시작됩니다. 1부에서의 흩어진 정보들이 2부에서 조립되고, 우리는 보고 들은 기억을 더듬으며 2부를 보면서 1부도 재조립하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이 영화의 매우 독특한 매력일 것입니다. 1부는 흑백으로, 2부는 컬러로 진행했는데 1부는 영화를 준비하는 감독의 이야기고 2부는 그 감독의 영화입니다. 둘을 나눈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다음, 영화 속의 현실인 1부를 컬러로, 2부를 흑백으로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끝내 버리기 힘들었습니다. 효과가 덜했다는 게 아니라 둘이 바뀔 수도 있을 텐데 장건재 감독이 앞을 흑백, 뒤를 컬러로 했을 때는 영화에 대한 미학적 결정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장: 1부를 흑백으로 선택했던 이유는 제가 고조시를 헌팅 하러 갔을 때 공간에 대한 감정과 연결되어 있어요. 사람이 너무 없어서 시간이 멈춰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거든요. 그런 감정과 더불어 형식적으로 그 공간에 있는 인물들을 인터뷰해야 했고 그 공간을 관객들에게 감독 ‘태훈’을 매개로 소개해야 했어요. 다큐멘터리적인 스타일이었으면 했고 그게 효과적이려면 흑백이 낫다고 판단했어요. 촬영감독님께서는 컬러로 찍어서 흑백으로 돌리는 방법이 있다고 제안하셨지만 카메라 세팅값을 흑백으로 했고 촬영 전에 테스트도 거쳤어요. 2부 같은 경우는 컬러로 찍자는 설정만 있었고 왜 컬러인지는 찍어나가면서 합리화를 했다고 할까요. 흑백과 컬러로 구분했다기 보다는 두 개의 에피소드로 영화를 찍을 계획이 있었어요. 당시 찍을 때는 컬러도 색채감이 돋보이는 컬러였으면 좋겠다, 1부랑 대비가 많이 되게, 라는 생각이었어요. 사람이 없고 죽어있는 공간을 젊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다니는 이야기니까 공간을 건드리면 컬러로 변하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그런 느낌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 아마도 이 영화는 보는 관객에게 마음의 여유를 요구하는 영화일 것입니다. 이 영화의 특별함 중 하나는 쇼트가 머물러 있다는 것입니다. 인물이 들어오기 전에 화면이 시작하고 있고 화면 바깥으로 빠져나간 다음에도 여전히 카메라가 멈춰 서서 그 장소를 음미하는 것 같다고 할까요. 롱테이크 영화들의 특징은 통상적으로 사람을 음미하는 것인데, 이 영화는 한편으로 사람이 지나간 흔적을 음미하고 싶어 한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틀림없이 편집에서 앞뒤를 잘라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연출자가 의도적으로 남겨놓고 그것을 느껴달라는 요구인 셈인데요. 맨 마지막에 자막이 올라갈 때 보니 편집도 감독님이 직접 하셨더라고요. 이 여유가 이 영화의 미학의 핵심 중 하나일 것이고 이것을 발견한 사람과 발견하지 못한 사람은 이 영화에서 느끼는 느낌이 굉장히 차이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장: 편집을 제가 하긴 했지만 같이 했던 이현정 기사와 공동 작업을 한 셈이에요. 그리고 촬영감독님과 일본 조감독님이 상업영화, 광고 등을 하던 분들인데, 1부를 찍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어요. ‘한 컷의 길이가 너무 길다’ 라고 (그분들이) 느끼는 것을 제가 느꼈거든요. “현장에서 배우와 너무 얘기를 많이 한다, 일본 영화의 현장에서는 감독이 배우와 얘기하는 것은 NG가 났을 때 딱 한가지의 경우이다.” 라고 하셨어요. 영화의 호흡과 현장의 호흡에 대한 불만이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눈치 없이 그렇게 찍다가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2회차 끝나고 스태프들을 다 모아놓고 “(이 촬영 방식이) 한국 감독의 스타일도 아니고 제 스타일도 아니다. 이 영화를 찍기 위해서는 필요한 시간인 것 같다.”고 했어요. 저는 일본 말을 전혀 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2배의 시간이 필요했어요. 통역을 거쳐야 하고요. 그때 스태프들이 이해해주었고 현장의 고유한 리듬이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1부가 끝나고 2부 시작할 때쯤은 스태프들이 카메라를 누르고 끄는 시간에 상당히 여유가 생겼어요. 일단 그런 환경이 있었고,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촬영할 때 테이크 길이가 길었어요. 보시는 것보다 훨씬 더 앞뒤가 더 긴 장면인데, 인물이 빠지고 나서도 공간을 보여주는 것은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리듬을 갖추기 위해 만들어낸 쇼트와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감독 ‘태훈’은 어떤 감독인지 잘 모르겠어요. 이 감독이 찍은 이야기가 2부를 구성하고 있지만 이 사람이 어떤 이유로 여기 왔고, 어떤 영화를 준비하고 있고, 이 사람이 어떤 캐릭터인지를요. 통역사와 감독 사이의 감정의 교류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이 영화가 과도하게 무심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런 것들이 영화에 직접적으로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 영화 스스로 ’태훈’에게 거리를 끝까지 유지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장: 1부의 감독 ‘태훈’은 ‘저’라고 볼 수 있어요. 편집하면서 느낀 게 임형국 배우에게 죄송하긴 한데 ‘내가 아무 생각이 없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웃음) 말하신 것처럼 감독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감독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장면이 ‘미정’하고 술을 먹으면서 본인이 오늘 느꼈던 것들을 얘기하는 장면인데, 그 장면은 대사가 특별히 없었고 배우들이 만들어낸 장면이에요. “그날 실제로 느꼈던 것들을 많이 이야기해보고, 끝에 이와세 료(유스케 역)가 잘생겼다는 얘기만 하면 돼.” 라고 배우들에게 조언했어요. (웃음) 몇 가지 키워드가 있었는데 지금은 구체적으로는 기억이 안 나고요. 배우들이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부분이 많아요. 저도 뭘 찍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정: 일본 관객들이 <한여름의 판타지아>를 보고 어떤 느낌을 받기를 기대하십니까?
장: 그 생각은 안 해봤어요. 일본 스태프들이 가장 가까운 저의 첫 관객인 셈인데, 그런 의미에서 가와세 나오미 감독님이 어떻게 볼까 하는 궁금함이 있었어요. 가와세 나오미 감독님은 다큐멘터리 작업을 많이 하셔서 그런지 1부가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일반적인 일본 관객보다는 고조 분들이 어떻게 볼까 하는 궁금함이 있었죠. 그래서 영화가 완성되고 나서 고조시 회관에서 상영을 한 적이 있어요. 초대해주셨는데 저는 못 갔어요. 200석 정도 되는 규모의 극장이었고, 행사를 하면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는데 그 땐 극장이 꽉 찰 정도로 많이 오셨대요. 자기네 동네에서 영화를 찍은 걸 좋아했고 인터뷰 나온 분들이 다 동네 주민 분들이니까 그런 것에 적극적으로 반응했다고 하더라고요. 아주머니들은 2부를 되게 좋아하셨다고 해요. 가와세 나오미 감독님이 전해주셨는데, 키스신 나올 때 ‘이야-’하는 반응이었다고. (웃음) 저는 너무 감사하고요, 이 영화가 외부인이 와서 찍은 영화처럼 보이진 않았겠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그렇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정: 2부가 시작됐을 때 인상적인 것은 두 사람을 소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혜정’을 소개할 때 바로 소개하지 않고 카메라가 360도를 빙 돌고 나서야 비로소 ‘혜정’을 보여주고, ‘유스케’를 보여줄 때는 ‘혜정’이 서있는데 화면 바깥에서 한참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언제쯤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는 거야, 라고 기다릴 정도로 보는 쪽이 기대하게 만들었죠. 그러고 나서 1부의 ‘유스케’가 들어오기에 ‘음, 그렇군.’ 했죠. 두 사람을 소개하는 방식에 대해, 연출자로서 어떤 소개의 전술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장: 여행지에서 낯선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진부함을 피해갈 수 없는 설정이고, 두 사람을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자연스럽게 만나게 할 수 있을까가 그 장면을 찍을 때 저에게 주어진 미션이었어요. 찍을 때는 얼마나 자연스럽게 보일까 확신이 없었어요. 거기서 둘이 만나자마자 ‘혜정’은 자기 계획이 틀어지는 거거든요. 남자하고 데이트 같은 걸 해야 하는 거기 때문에. (웃음) 이게 가능한가 스태프들한테 많이 물어보기도 했어요.
관객: 1부는 다큐멘터리 적인 느낌이 강하고 2부는 영화 같은 느낌인데 두 개의 연기를 주문할 때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2부를 보면서 남자 배우가 1부와 같은 사람인지 몰랐어요. 느낌이 되게 달라요. 두 개를 찍을 때 텀을 두고 찍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장: 배우들하고 인물의 감정을 만들어 낼 때 특별히 다르게 한 점은 없었어요. 저는 배우가 연기할 때 당시에 무슨 마음을 갖고 있었는지가 궁금할 때가 종종 있어요. 전 그렇게 봤는데 배우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다시 찍는 편이에요. 1부 촬영 끝나고 이와세 료 배우에게 ‘유스케’는 감 농장에서 일하는 청년이 될 것 같으니 준비해 달라 했고, 이와세는 3일 동안 뙤약볕에서 몸을 그을리고 수염을 길렀어요. 그래서 다른 느낌을 낼 수 있었어요.
정: 마무리는 마지막 장면에 대해 제 방식의 이야기로 끝내겠습니다. 둘은 키스를 하고 헤어진 것으로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그런데 두 이야기의 교차편집이 특별하게 여겨졌습니다. ‘혜정’은 혼자 밥을 먹고 ‘유스케’는 혼자 축제를 갑니다. ‘혜정’은 혼자 목욕을 하고 ‘유스케’는 혼자 거기서 뭔가 사먹고 있습니다. ‘혜정’은 바깥 축제를 보고 있고 ‘유스케’는 혼자 앉아있습니다. 불꽃이 터지고 영화는 끝납니다. 문득 이 마지막 장면에서 둘이 섹스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둘이 화면에선 헤어져있으나 편집의 방식은 둘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두 장면을 붙여놨습니다. 이때의 퍼즐에서 불꽃을 어느 쪽으로 해석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관객의 몫일 것입니다. 그렇게 이 장면은 마지막을 열어놨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여러분이 느낄 판타지아가 무엇일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본 것은 이 영화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이라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새드엔딩으로 보이겠죠.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여러분이 할 일은 이 영화를 한 번 더 보는 것입니다. (웃음)
일본 고조시라는 이국적인 배경, 낯선 시골 도시라는 생경한 풍경에 대한 설정을 통해 한여름이라는 시간을 더욱 환상처럼 담아낸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 한여름을 통과하면서 이 영화를 통해 익숙한 시간을 새롭게 통과해보는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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