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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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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순간  인디포럼 월례비행 <빨간 벽돌>  대담 기록


일시 2018년 2월 28일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주현숙 감독ㅣ주연 성훈화 

진행 백재호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기 님의 글입니다.




구로동맹파업은 여성과 연대라는 키워드만으로도 지금 이 시기에 새롭게 읽을만한 텍스트처럼 보인다. 여성들의 용기와 선택이 모여 시대를 앞당기고 있는 요즘, 30년 전 여성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연대했던 구로동맹파업을 다룬 <빨간 벽돌>이 인디포럼 월례비행에서 상영되었다. 그 현장에 두 발 딛고 서 있던 민주 인사들이 참석했고 그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그 시간과 공간은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백재호 감독(이하 백재호) : 오늘 진행을 맡은 인디포럼 소속의 백재호입니다. 주현숙 감독님과 성훈화 님 모시고 대담을 진행하겠습니다. 먼저 간단한 인사 한 마디씩 부탁드리겠습니다.

 

주현숙 감독(이하 주현숙) : 날도 궂은데 오시고 봐주셔서 감사하고요, <빨간 벽돌> 만든 주현숙입니다. 반갑습니다.

 

성훈화 주연 (이하 성훈화) : 안녕하세요. 구로동맹 파업 때 가리봉전자에 근무했던 성훈화입니다.



백재호 : 먼저 <빨간 벽돌>을 어떻게 기획하고 만들게 되었는지 여쭤보겠습니다.

 

주현숙 : 의도를 파악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영화예요. 오늘은 자학을 안 해야지 마음을 다지고 왔는데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이 영화 만들 때 내가 염세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획할 때 많이 우울했던 거 같아요. 사람들이 많이 잊어버렸을 수도 있는데,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을 보내면서 앞으로 30년은 이런 보수적인 정부안에서 살아야 하나 보다이런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해서 많이 우울했어요. 괴롭기도 하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어요. 그 때 사람의 마음에는 어떤 결정적인 순간들이 있지 않을까? 결정적인 순간의 마음의 풍경은 어떤 것일까?’에 대해 골똘히 생각했어요. 드라마틱한 선택의 순간에 대해서 몰두하다가 구로동맹파업을 한번 얘기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20살 초반의 여성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그리고 노동운동사에서도 아주 특이한 일이거든요. 물론 60, 70년대 노동운동의 결과물이기는 하지만 개인의 선택에서 봤을 때 연대 파업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에요. 사건 직후 보다는 한 30년 정도 지나서 그때는 어땠지하면서 시원하게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제는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했죠. 제가 그 시기에 갱년기 같은 것이 왔는데 오히려 그분들을 만나면서 많이 위로 받았어요. 그렇게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를 거창하고 멋지게 표현 안 해도 쿨하게 받아 주실 거 같았어요.(웃음)

 






백재호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좋은 영화를 많이 탄생시킨 거 같습니다. 성훈화 님께 여쭤볼게요. 인상 깊었던 것이 운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였어요. 서울대 학생이 와서 노동운동을 하는 걸 보고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인데 학생들이 와서 하는구나여러 가지 감정이 생겼다고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자세하게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성훈화 : 중학교 졸업하고 구로공단에 들어갔어요. 도자기로 인형을 만드는 공장에서 3년 동안 일하면서 산업체 특별학급 고등학교를 다녔어요중학교 졸업과 고등학교 졸업의 차이가 엄청나다고 생각해서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내가 여기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굉장히 강하게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구로공단에서 벗어나려고 회사를 그만뒀죠. 그러고 나서 시골에 내려가 있는데 일할 곳이 없는 거예요. 저랑 같이 고등학교 다녔던 친구가 공단에 조건이 좋은 회사가 있는데 같이 들어가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어요. 공단에 다시 가고 싶지 않아서 며칠을 버텼는데 갈 데가 없더라고요. 결국 회사에 가게 됐어요. 84년에 구로공단 가리봉전자에 들어갔습니다. 근데 조건이 다른 회사들과는 달랐어요. 공장도 새로 지어서 깨끗했고 직원도 고졸 이상을 뽑았어요. 그리고 잔업이 없는 거예요. 다른 데는 일이 끝나면 기본적으로 잔업을 서너 시간은 해야 했어요. 근데 가리봉전자는 그런 게 없었어요. 8시간, 3교대로 꼭 돌아가기 때문에 근무조건이 굉장히 좋았어요. 그래서 노동조합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아예 없었어요. 공단을 벗어나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그때도 야간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었거든요. 그때 가리봉전자가 1년이 막 돼 가는 시기였고 노조가 생겨났어요. 같이 하자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바빠서 안 된다며 항상 빠져나갔던 거예요. 관심도 별로 없었고요.

그러다가 노동조합에서 나오는 노고(勞稿)’라는 게 있는데 어느 날 거기에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던 그 친구 글씨가 있더라고요. 친구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편집부에서 일하는데 굉장히 괜찮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독서모임에 들어와보라고 하는 거예요. 그 친구의 꼬임에 빠져서 독서모임에 들어가게 됐어요. 사람들이 교대 근무를 하고 부서도 다 다르기 때문에 만나기가 어려운데 이 안에서 다 만날 수가 있었어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같은 기계를 쓰는 친구가 모임을 이끌고 있었어요. 그 친구가 그냥 너무 좋았어요. 저는 중학교 때부터 공장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무언가 생산할 때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거 같아요. 만약 다른 사람이 10개를 했으면 저는 12개를 해야 하는 거예요. 이기기 위해서 늘 더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하루는 저한테 쪽지를 남겼어요. ‘너무 많이 하지 마라. 내가 너무 힘들다.’ 그 말을 듣고 나니까 내가 혼자 이렇게 열심히 하면 안 되나 보다 싶었어요. 그 친구가 저한테 자기가 서울대학교 나와서 수학 선생을 하다가 공장에 들어왔다는 얘기를 했는데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그때 생각을 다르게 하게 되었어요.

노동조합 활동을 두 달도 안 하고 동맹파업에 들어갔어요. 아무것도 모르는데 대의원이 됐어요. 사람들이 하라니까 한다고 그랬던 거 같아요. 동맹파업에 사람들이 고민을 많이 하잖아요. 저는 오히려 짧은 기간에 70년대 노동운동했던 사람들이 각개 격파되고 민주노조가 깨졌던 부분들이 학습이 돼 있었어요. 그래서 당연히 동맹파업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백재호 이 자리에 영화에 출연한 분들이 몇 분 오셨어요. 감독님, 소개 부탁드릴게요.

 

주현숙 제가 되게 좋아하는 장면인 마지막 장면에서 노래 불러주신 권영자 님 와 계시고요, 그 옆에는 같이 투쟁한 정영인 님 계십니다. 계속 일하시느라 작품을 못 보셨는데 오늘 마침 와주셨습니다.

 

 




 

관객 : 극 후반부에 젊은 사람들이 가상 토론을 하고 결과를 안 보여주잖아요, 그 결과 내용이 궁금해요. 감독님이 의도한 바가 있었는지, 의도한 대로 흘러갔는지 궁금합니다.

 

주현숙 논쟁적으로 만들려고 한 게 아닌데 논쟁적으로 되어버린 게 있어요. 기본적으로 제 역사관은 위대한 일을 한 사람이 따로 있지는 않다는 거예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 특별한 조건을 가진 사람이 따로 있지도 않고, 선택하지 못한 사람들을 비난할 수도 없다고 생각해요. 과거에 한 선택이 있더라도 이후에는 그 선택에 반하는, 자기 선택을 책임지지 못하는 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어떤 선택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투쟁이라는 선택은 고민이 되더라고요. ‘투쟁하면 블랙리스트가 되고 먹고 살 데도 없고 당장 취직도 못하는데 왜 투쟁을 할까?’ 생존권 투쟁이라고 얘기는 하지만 생각해보면 빨리 관두고 다른 회사에 취직하는 게 더 자기 생존을 위해서는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렇다면 투쟁을 한다는 건 이타적인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선택을 하는 어떤 순간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그 선택의 순간을 눈으로 직면하고 싶었어요. 그런 조건을 만들어서 선택의 순간을 담아보겠다는 욕망이었던 거죠. 말씀하신 장면은 처음부터 기획안에 있었는데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해봤어요. 여러 안들을 생각했는데 어떤 결과든 받아들이자는 게 저희의 기본 원칙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더 곤란한 상황이 연출이 된 거예요. 저 사람이 나쁘게 보이면 안 되는데, 그러려고 만든 영화가 아닌데, 고민을 하면서 모니터링을 많이 했어요. 저보다는 청년 세대에게 모니터링을 부탁했는데 콧방귀를 뀌는 거예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얼마나 척박한데 저 정도 가지고 못됐다 그러냐고요.

실제로 몇 번 안 만난 사이에 누군가를 위해 그만두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저는 그게 좋고 어떤 '순간'처럼 느껴졌어요. 일부러 한 사업장의 노조가 아닌 각각 다른 곳에서 참여자 분들을 데리고 왔고 이런 결과가 나왔어요. 고민했지만 넣어볼 만하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 때 많이 배웠어요. 청년들의 현실, 객관적인 삶의 조건 같은 것들이요. 그것까지 구구절절 넣고 싶은 생각은 있었으나 그렇게까지 하는 것은 약간 위선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부분은 청년에게 맡기고 단호하게 이 부분만 보여주자는 내부적인 판단이 있었습니다.

 

백재호 : 그럼 토론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섭외를 했나요?

 

주현숙 주변 사람들을 수소문하고 만나서 우선 기본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흥미로워하는 분들을 섭외했어요. 한 번 더 하자고 한 분도 있었어요. 저는 힘들어서 못하겠는데 되게 재미있어하시더라고요. 조합을 잘 구성하려고 노력했던 거 같아요. 어떤 사람은 수용적인 사람, 어떤 사람은 까칠한 사람, 어떤 사람은 조용하더라도 묵직한 사람. 사람을 범주화하면 안 되는데 작업을 하다 보면 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있어요. 조심스럽게 접근했습니다.

 

백재호 성훈화 님이 그 장면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궁금해지더라고요. 어쨌든 30년 전에 그런 비슷한, 혹은 더 어려운 선택의 순간에 있었던 분인데 젊은 친구들이 이걸 가지고 토론하는 걸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요.

 

성훈화 : 처음 이 영화를 볼 때 저만 보였어요. 다른 사람들이 안보이더라고요. 구로동맹파업에 나왔던 사람들은 보이는데 젊은 사람들에 대한 감정이입은 잘 안됐어요근데 오늘 다시 보면서 이 사람들에게서 연대 의식이 만들어지길 바랐던 거 같아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관객 : 일주일 동안 파업을 하다가 경찰에 강제로 해산된 이후에는 평범한 삶을 살아온 걸로 표현이 돼 있는데요, 살아오면서 본인들의 가치관 등의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정치하는 분들 중에 보면 노동운동을 하다가 변절해서 악독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금 50세 이상의 연배에는 태극기 부대에 가까운 분들이 많잖아요. 주변에서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본인의 가치관과 주변의 가치관의 충돌이 상당히 많았을 거 같아요.

 

성훈화 : 가리봉전자에서 해고되고 90년에 결혼할 때까지, 지쳐서 운동을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까지 계속 운동권에 있었어요. 원래 일하던 도자기 회사에 노조를 만들려고 다시 들어갔다가 해고되기도 하고 블랙리스트 때문에 취직이 안 되기도 했어요. 이게 내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노동운동을 한 거 같아요. 저는 저를 자생적 사회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운동권이 무너지면서 제가 꿈꾸던 사회주의가 무너졌어요. 갈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어요. 이정표로 삼고 갔던 것이 없어졌기 때문에 더 이상 갈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결혼하고 집으로 들어갔어요

저는 그때 굉장히 선명한 사람이었던 거 같아요. 생각이 다른 사람과는 말을 아예 안 했어요. 저랑 의식적으로 맞지 않는 친구하고는 안 만났어요. 왜냐하면 만나서 말해봐야 싸움만 하니까 그게 너무 싫은 거예요. 그런데 결혼을 했고, 집에서 어울려 살아야 하는데 어울리지를 못했어요. 정치 이야기만 하면 눈에 불을 켜니까 사람들이 다 저를 피했어요. 아이를 낳고 나서부터 아이 친구들 엄마하고 정치 얘기는 안 하고 살았던 거 같아요. 구로동맹파업 20주년 행사할 때 앞에 패널로 나갔는데 제가 너무 울어서 말을 못 했어요. 제 안에 풀어지지 않은 응어리 같은 게 남았던 거 같아요. 후회도 하고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들이 잘못됐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20주년 행사하면서 다시 운동권 사람들하고 어울리게 되었어요. 구로동맹파업도 민주유공자법이 만들어지면서 유공자 인증서를 받았거든요. 그거 받고 마치 제가 문익환 목사라도 된 것처럼 감격했어요. 민주인사로 당당하게 살아야겠다, 정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고 그런 삶을 살기 위해 항상 옆에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주현숙 흥미로웠던 것은 구로동맹파업이 대우어패럴의 지도부 3명이 잡혀가면서 벌어진 연대투쟁이었거든요. 근데 대우어패럴의 위원장님은 지금 자유한국당에 있어요. 박종철 열사가 지키려고 했던 사람이 박종훈 씨인데 그 사람도 자유한국당에 있거든요. 자기 선택에 책임을 지면서 사는 게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계속 투쟁 현장에 있지 않더라도 자기 삶 안에서 그 기준들을 지켜가려고 하는 거요.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하는 방식 같은 것이 있겠죠. 그런 방식으로 자기 선택에 책임을 지면서 사는 게 되게 어렵고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들의 선택을 모두 이해하거나 옹호하는 건 아니지만 누가 변절했다고 얘기할 때 어떤 마음으로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인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백재호 권영자 님과 정영인 님께도 얘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정영인 : 그 투쟁이 우리들의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회사가 달랐지만 같이 합숙을 하면서 운동에 대해서 공부도 하고 노조를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지 같이 논의도 했어요. 그런 상태에서 대우어패럴의 세 동지들이 구속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것은 노조를 파괴하려는 음모라고 생각을 했어요. 대우어패럴부터 쳤지만 우리 회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고 같이 동맹파업을 한 것이죠. 이런 영화를 만들어 주셔서 참 감사한데 영화로 만들 정도로 큰일이라고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그때는 겁도 많고 두려움도 많았습니다. 어쨌든 이 영화가 만들어진 건 참 뜻밖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영자 : 사실은 주현숙 감독이 저를 2년 동안 쫓아다녔는데 처음에는 안 하려고 했어요. 2년 동안 도망 다녔어요구로동맹파업의 구술 작업이나 기록 작업이 많았는데 결과를 보면 화가 나는 일들도 있어서 나는 안 하고 싶다고 했어요. 대우어패럴 나와서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라는 걸 하기도 하고 경찰서에도 몇 번 가고 계속 싸우다가 서울노동연합으로 이어지면서 조직생활을 했어요. 여성단체에서도 일했어요. 계속 이렇게 살아온 거 같아요. 최근은 아파서 집에 있다 보니까 너무 무기력하고 힘들었는데, 분명한 건 내가 잘 살아왔기 때문에 무기력해도 잠깐만 무기력한 거다라는 힘이 있어요. 앞으로도 참여할 수 있는 곳에 함께 하며 그렇게 살 거라고 믿습니다.

 

주현숙 권영자 님이 2년간 촬영을 거부하면서 내가 지금 뭐 하는 게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거든요. 자기가 이 사회에 책무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내가 하지 못한 것을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서지 않으신 분들도 많이 있고요. 영화에 담고 싶었지만 못 담은 것 중 하나가 경찰 혹은 그 주변 사람들이 노동운동하는 분들께 너네 다 학생 출신들한테 이용당한 거야라고 얘기를 하는 것이었어요. 실제로 그것 때문에 많이 상처받은 분들이 있어요. 그렇지만 그 때의 선택에 대해 후회하냐고 물어보면 모두 후회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시거든요. 사람이 살다 보면 계산 없이 죽어도 후회하지 않아라고 마음먹게 되는 순간이 한 번 정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 같아요. 잘 안되기는 했지만 그런 게 잘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만들었어요. 실제로 이 분들이 상처도 받고 여러 이유 때문에 관두기도 했지만 일상이 권태로워도 잘 영위하며 자기가 선택했던 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좋았어요. 그래서 주인공 분들에게 손을 내밀었던 거고요. 학출(학생 출신)과 노출(노동자 출신)간에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금까지 사이 좋게 살아온 분들도 있거든요. 실제로 어떤 연구자 분들은 구로동맹파업은 아름다운 연대이고 아름다운 만남이라고 이야기해요.



 



백재호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현숙 이 영화와 비슷한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는데 어느 포지션에서 싸워야 할지 늘 고민하고 있어요. 올해가 세월호 참사 4주기잖아요. 4주기 정도 되면 새로이 할 수 있는 말이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세월호 참사를 사회적 참사로 바라보고 이 사회가 겪은 트라우마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진행한 4주기 프로젝트를 3월 말쯤에 상영합니다. 오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성훈화 : 구로동맹파업이 30년 전의 일인데 기억해주시고 영화로 기록해주셔서 주현숙 감독님한테 감사드려요. 저도 처음에 안 나오려고 했는데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고 있다는 것이 저희에게 큰 위로가 되었어요. 구로동맹파업이나 70, 80년대 노동운동했던 사람들 중 변절해서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시민의식을 가지고 사회 저변에서, 자기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걸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백재호 아까 별 것 아닌, 며칠 안 되는 파업이었다고 말씀하셨지만 노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가지고 있고 그때 하셨던 선택들이 지금 저희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제목이 왜 빨간 벽돌일까 생각하면서 영화를 봤어요. 그런데 지금 여러분이 앉아 있는 의자가 빨간 벽돌 같네요. 빨간 벽돌로 이루어진 자리를 하나하나 채워주시고 경청해주시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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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션에 대한 야심찬 열망  인디포럼 월례비행 <뿔을 가진 소년>  대담 기록


일시 2018년 1월 31일(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휘근 감독

진행 정지혜 영화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신 님의 글입니다.






김휘근 감독의 <뿔을 가진 소년속 등장인물들은 어느 날 갑자기 의문스러운 질병에 걸린다. 여러 인물들은 각자의 서사를 간직하고 있지만, 모두 헛헛한 주머니 사정으로 인해 전문 의학의 손길 바깥에서 인간 녹용이라는 도시 괴담의 진원지를 찾아 헤맨다는 형편을 공유한다. 추격전과 스릴러라는 야심찬 시도를 선보이고 있지만, 두드러지는 상징을 통해 소비자본주의가 만연한 세정을 다소 직설적으로 환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도권 지역을 선회하는 2030세대의 고달픈 삶을 묘사해온 독립영화들의 경향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있지 않다. 다만 프로덕션의 전 과정을 홀로 작업하며 규모 있는 서사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고 있는 이 호기로운 감독의 행보에는 주목할만한 여지가 있을지 모른다. 김휘근 감독, 정지혜 영화평론가가 함께한 대담은 그의 차기 행보에 관한 몇 가지 단서를 제공해줄 것이다.

 

 






정지혜 영화평론가 (이하 정지혜) : 안녕하세요, 진행을 맡게 된 정지혜입니다. 지난해 부산독립영화제 대상수상작인 <뿔을 가진 소년>에 대해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김휘근 감독 (이하 김휘근) : 안녕하세요. 김휘근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참석해주신 것 같아 감사합니다.

 

정지혜 : 이 영화는 편집과 촬영, 시나리오까지 많은 부분을 거의 다 감독님이 도맡아 작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감독님은 고등학생 때부터 동아리를 만들어 영화 작업을 해왔고 대학을 진학하지 않으면서 제도권 바깥에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뿔을 가진 소년>은 굉장히 밀어붙이는 힘이 있다고 느꼈는데요, 그 점에서 대다수의 독립영화들이 주로 다루는 소재와 다른 점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작업을 해왔는지 요약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휘근 : 스무 살이 되자마자 입대를 했어요. 그 전까지는 부산에서 청소년 영화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을 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하얀색은 더럽다>(2014)를 작업 했는데요, 군대 안에 있었기 때문에 편집을 하거나 배급을 하는 데 부담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군대 안에 있던 2년 동안 영화와 관련된 활동을 하지 않으면 감이 무뎌지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시달렸기에 틈틈이 작업을 했었습니다. 제대가 가까이 오면서부터 <뿔을 가진 소년>의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정지혜 : 이야기는 건강원이라는 한국적인 보신 문화와 그를 둘러싼 욕망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요, 이런 소재에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김휘근 : 이전부터 뿔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싶기도 했고, 군대 안에서 자연이나 생로병사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많이 보면서 영향을 받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정지혜 : 영화를 보면서 감독님이 자신의 작업에 관한 생각이 굉장히 뚜렷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상징이나 화법이 다소 직설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는 창작자들이 종종 피해가려는 방식이기도 하기에 오히려 눈에 띄었습니다.

 

김휘근 :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소품이나 배경에 특정한 의미를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요소들의 상징성이 서로 부딪치면서 빚어내는 에너지에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에 불상이 자주 나오는데, 제가 이전부터 종교적인 상징물에 관심이나 애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요소들 안에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고민을 하면서 작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상징을 벗고 자연스럽고 일상적으로 찍었을 때 어떤 방식의 결과물이 나올지에 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정지혜 : 영화에서 스릴러와 같은 장르영화에 대한 열망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많은 영화들을 레퍼런스로 참고하며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을까 지레짐작을 해봤습니다.

 

김휘근 : 전 사실 영화를 많이 안 보는 편에 속합니다. 영화를 치열하게 보는 것보다는 다른 취미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주변 분들은 앞으로 영화를 보고 많이 공부를 해보는 것도 어떠냐는 조언을 해주기도 해요. 개인적으로는 서사보다는 이미지에 관심이 많아서 이전부터 영상이나 뮤직비디오 작업을 하기도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영화보다는 뮤직비디오나 CF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정지혜 : 영화가 촬영 로케이션도 많고 인물도 많습니다. 촬영 회차도 40회차가 넘는다고 들었는데 이 거대한 규모를 홀로 짊어지는 것은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제작 여건이 영화의 내적 요소에도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김휘근 : 프리프로덕션 과정이나 스토리 보드 제작을 거의 하지 않고 현장의 즉각적인 기운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업을 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선행과정이 부족해서 스스로 아쉬움을 느낀 부분이 있어 이제 아카데미에서 프로덕션을 본격적으로 배우려고 합니다. 다음 영화인 <불발탄>은 전쟁에 관한 영화인데, 전쟁영화의 규모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투자를 받거나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정지혜 : 영화 속에 많은 인물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들의 이야기를 편집을 통해 엮는 과정에서 고충을 겪진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김휘근 : 원래 제가 이야기나 인물들의 감정선에 집중을 하기 보다는 이 장면 다음에 어떤 장면이 나와야 박자에 맞을지, 혹은 박력이 있을지 고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음 영화인 <불발탄>6.25 전쟁 때 묻혀있던 폭탄이 새로 발굴된다는 내용의 작품인데요, 이 작품에서도 플롯이 세 가지로 갈라지고, 나뉜 플롯이 엔딩에서 같은 느낌을 공유하게 되는 방식의 작품일 것 같습니다.






관객 : 차기작인 <불발탄>을 위해 전쟁영화를 많이 보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영감을 받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휘근 : 거의 모든 전쟁영화를 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틈틈이 작품들을 찾아보고 있고요, 전쟁을 다루는 게임도 많이 플레이하고 있습니다.(웃음) 전쟁 속에 있다는 게 어떤 느낌일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6.25와 관련된 사진들도 찾아봅니다. 전장을 촬영했던 기자들은 어떤 생각으로 카메라를 들었을지 생각하면서요.


 

관객 : 영화의 결말부에서 해석이 여러 가지로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휘근 : 원래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개인이 자본주의 안에서 겪을 수 있는 아픔, 그리고 그것이 계속 윤회된다는 사실에 중점을 두려고 했기에 마지막 장면도 그런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습니다.

 


정지혜 : 영화의 결말에서 인물들이 한강에 결집한다는 게 의미심장한 것 같습니다. 한강은 그간 한국영화에서 상징성을 가진 장소로 활용되어 왔어요.

 

김휘근 : 영화를 구상하면서 한강이라는 장소보다는 잠실에 있는 커다란 빌딩에 유념하면서 작업을 했습니다. 항상 그런 커다란 빌딩이 있다는 사실을 놀라워했는데, 그 건물이 잘 보이는 장소가 잠실대교 남단 정도라고 생각을 해서 그 곳에서 촬영을 했습니다.

 

정지혜 : 배우 분들과도 전작부터 계속 같이 작업을 해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휘근 : 꾸준히 작업을 같이 해온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작업을 진행할 때 스태프가 적어서 고생을 했는데 그런 시기마다 배우 분들에게 의지한 점도 있습니다. 오늘도 이 자리에 많이 와주셨는데 배우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유쾌한 상황 속에서 작업을 하려고 노력을 해도 영화 작업이 고된 만큼 힘든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그런 상황 속에서 제게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저를 알고 있고 제 성장과정을 지켜본 배우 분들이 저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오늘 와주신 관객 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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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연출, 연기  인디포럼 월례비행 <어딘가의 경계 : 연출 그리고 연기>  대담 기록


일시 2017년 12월 27일(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은선 감독, 정가영 감독, 김보람 감독, 박현영 감독

진행 송효정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조휴연 님의 글입니다.





여성 감독들의 작품이라는 공통점을 빼면, 4편의 영화 사이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한 데 묶여 관객들을 찾아온 이유는 있지 않을까. 영화가 시작하기 전까지 머리를 떠나지 않던 고민이다. 영화가 끝난 뒤 긴 시간동안 진행된 인디토크에서는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송효정: 연출도 하시고 연기도 하시는 네 분의 감독님들 모시고 이 자리를 마련해 봤습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3편의 극영화, 1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되었는데요, 모두 어떻게 영화를 만드시게 됐는지 긍금합니다.

 

김은선: 원래 배우를 하고싶었습니다. 연기를 배웠고 계속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디션을 보러 다녔는데 연락이 안 왔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전시회 검표 알바를 실제로 했는데, 전시회의 작품들을 보면서 '나라고 작품을 못 만들겠냐'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만들게 됐습니다.

 

송효정: 정가영 감독님은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력도 화려합니다. 처음에 영화는 어떻게 시작했는지, 만들어 온 영화들은 어떤 영화들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정가영: 처음 <중고나라>라는 작품을 보고 좋은 느낌을 받아서 김은선 감독님에게 연락을 드렸습니다. 장편 찍을때도 김은선 감독님이 많이 도와줬고, 실제로 친한 사이입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들어가서 친구들과 함께 영화작업을 하다가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고, 다른 꿈들에 매진하다가 다시 영화를 찍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영화를 찍기 시작했습니다. 장편은 두 편, 단편은 열 편 정도가 됩니다. 한 해에 세네 개 정도 작업하는 것 같습니다.

 

송효정: 김보람 감독님은 <개의 역사>라는 다큐를 찍으셨습니다. 작품들이 대부분 사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인데요. 다큐멘터리에 입문했던 계기가 궁금합니다. 본인의 작품들을 엮어서 설명해주시면 자기소개가 될 것 같은데, 작품들의 내용도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김보람: 대학교 졸업하고 2년 반정도 취업을 못 했습니다. 시간이 남아서 극장에 많이 갔습니다. 혼자 가도 어색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독립영화를 많이 봤는데요, 당시 봤던 다큐멘터리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있었습니다. 언젠가는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실현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어요. 잡지사에 취업하고 나서 개인적으로 좀 힘들었는데, 회사 생활에서 도피하고 싶어서 미디액트에서 다큐멘터리 만들기 수업을 들었습니다. 영상을 찍다보니까 막혀있던 내 문제점들을 해소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하려고 했던 문제들을 적당한 거리에서 바라볼 수도 있었고, 다큐를 찍으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이 다큐를 찍고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독립의 조건>이라는 50분 짜리 작품은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서 독립을 하기 위해 했던 생각을 담은 작품입니다. 당시가 서른 즈음이었습니다. 성인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은데, 왜 그게 안 되는가에 대해서 고민을 했던 걸 담으려고 했습니다. <독립의 조건>을 찍을 때는 독립을 못 한 상태였는데 <개의 역사>를 찍을 때는 독립을 했습니다. 그 때 살던 동네에서 사람들과 백구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송효정: 감독의 인생이 설명되는 것 같습니다. 박현영 감독님은 배우를 오래 하셨습니다. 지금도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기도 하고요. 어떻게 영화를 찍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출연이력도 말씀해주세요.

 

박현영: 대학생 때인데요, 이 얘기 하면 너무 시조새라고 하는데. (웃음) 영화잡지 '키노'가 창간되고 이랬던 때에는 잡지들이 나오면 가판대로 달려가서 사고, 포스터 사고 이런 문화가 있었습니다. 낙원상가 가서 영화 보고요. 영화는 좋아해서 영화와 관련된 뭔가를 하고 싶은데 뭘 해야될지 몰랐습니다. 그러다 대학교 4학년때 신문 공고를 보게 됐습니다. ‘홍상수 감독 두 번째 영화 여주인공 공개 오디션이라는 단신을 봤습니다. 그 당시엔 한국영화가 지금처럼 대세가 아니었는데, 홍상수 감독의 첫 작품인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빌려 봤습니다. 보면서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그 뒤로 연기 오디션을 오랫동안 봤습니다. 그러다 운 좋게 캐스팅 된 듯해요.

 

 




송효정: 관객석으로 마이크를 넘겨보겠습니다. 궁금하신 점 있으면 손 들어주시면 됩니다.

 

관객 : <결혼전, 투> 김보람 감독님께 질문드립니다. 대본이 없이 찍은 작품인지 궁금합니다.


김보람: 대본이 없었습니다. 7가지 정도 주제를 가지고 하루에 하나씩 이야기를 하자고 이야기했습니다. 중간에 싸워서, 그 중 2번인가 3번 정도 촬영을 하다 그만둔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7가지의 주제는 영화 안에 대부분 다뤄져 있어요.


송효정: 본인의 이야기를 찍기 때문에 어느정도 예상을 하고 찍게 되는데, 예상과 다른 상황이 벌어지면 편집할 때 고민이 생기진 않는지 궁금합니다.

 

김보람: 이런 작업을 하다보면 내가 얼마나 바보같았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찍으면서 내내 그랬던 것 같은데요, 이 작품을 만들 때는 예상치 못한 바보같은 부분을 최대한 넣으려고 했습니다.

 

송효정: 자학과 긴장 사이의 균형이 잘 맞춰진 것 같습니다. 실제로 <결혼전,투>의 촬영이 서로의 관계에 영향을 미쳤나요?

 

김보람: 시간이 많이 지나서 정확히 다 기억나는 건 아니지만, 이 작품을 찍으면서 많이 싸웠어요. 작품을 찍고 한 달 정도 편집을 하는데 편집하는 내내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말도 당시 기분에 따라 바뀌었던 것 같은 기분이고요. 관계가 작업 과정에 영향을 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 만들고 같이 보면서, 당시에 만나던 분은 자기의 뜻이 온전히 반영된 편집은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동의했던 건 서로 얼마나 바보같은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나 하는 지점입니다. 실제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정가영: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헤어진 상태에서 전남자친구 3명을 찾아가서 다큐를 찍은 적이 있는데요. 찍을때는 모두 동의했어요. 어디든 작품 내고 잘 쓰라고. 그런데 찍고 나서 편집본을 보내줬더니 말이 바뀌었습니다.

 

송효정: 다큐라서 사실이고, 극영화라서 허구고, 하는 구분법이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정가영 감독님의 <조인성을 좋아하세요>는 제목을 어떻게 읽어야 하나요? 많은 분들이 헷갈리실 것 같습니다.

 

정가영: 모두 붙여서, 끝을 내려 읽어야합니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조인성이었습니다.(웃음) 시나리오에서부터 조인성만 생각하면서 작업했습니다. 실제로 <더 킹>을 본 뒤에 꿈에 조인성씨가 몇 번 나왔습니다. 장편영화를 준비하면서 기계처럼 움직이는 게 답답해서 충동적으로 이 시나리오를 만들고 조인성씨의 소속사에 연락을 해서 시나리오를 보냈습니다. 보내고 나서야 왜 또 사고를 쳤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밤 11시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감독님 저 조인성이에요라고 했습니다.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렸고요(웃음). 그렇게 실제로 통화를 하게 됐습니다. 이야기가 애매하게 돼서 다음날 또 통화를 했습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일 이야기를 하다가, 사적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영화 재미있는거 뭐 봤냐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송효정: 김은선 감독님의 <문화와 생활>은 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하루입니다. 주인공이 별 일 없이 생활하다가 저녁에 갑자기 학원을 찾아가는데, 그 계기는 뭐였을까요.

 

김은선: 별 건 아닌데, 예를 들어 같이 일하는 직원과의 대화 속에서 뭔가를 느꼈을 수도 있고, 팜플렛 같은 것들을 모아 보다가 느꼈을 수도 있고, 지나가다 구경한 발레 공연 같은 것들에서 느꼈을 지도 모르는. 그런 작은 것들이 모여서 주인공을 움직이게 했을 것 같습니다.

 

정가영: <문화와 생활>을 따로 봤습니다. 실제로 엄마가 편의점을 오픈했는데, 주인공이 영화 안에서 3만원 환불하는 거 보고 '어떻게 저런 디테일을 넣을 수가 있지' 라고 생각했어요.

 

김은선: 주인공의 하루 안에 사소한 아쉬움들을 더 주고 싶었습니다. 내가 취하고 싶었지만 친구가 취했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었지만 못 만났고그런 작은 비극들을 겪게 하고 싶었습니다.

 






관객: 박현영 감독에게 궁금했던 점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연기를 하기 위한 방편으로 찍었다고 하셨습니다. 연출 작업을 해 보니까 연기와 연출이라는 측면에서 서로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박현영: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진 못했습니다. 연출도 하고 연기도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릴거라고 생각하시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특히 주로 스스로의 모습이 장면을 차지하니까, 내가 생각한 대로 스스로 혼자 하면 되니까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아요. 다만 감독일 때는 모니터 뒤에 있어야 되고 배우일떄는 카메라 앞에 있어야 되는데, 오가는 게 잘 안돼서 모니터 앞에 계속 있으니 스탭들이 힘들어했습니다. 연기 하면서 모니터를 보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연출도 하면 어쩔 수 없이 봐야 하니까 좀 힘들었습니다. 처음 영화를 시작할 때 스스로가 카메라에 찍힌다는 경험 자체가 충격적이었는데, 이젠 편집하고 그러는 과정을 많이 겪어서 그런지 생경하진 않습니다. 감독이 배우에게 원하는 것이 뭔지를 바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은 조금 더 생긴 것 같습니다.

 

송효정: 정가영 감독도 스스로가 많이 출연하지 않았으셨나요?

 

정가영: 반 정도 출연했어요.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는 실제의 나를 그대로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편하고 즐거웠습니다.

 

송효정: 시나리오는 실제로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정가영: 실제로 썼습니다. 다만 시나리오 상에서는 조인성과의 통화가 실제로 그렇게 길진 않았습니다. 촬영 과정에서 4번정도 테이크를 갔는데 조인성씨가 애드립을 많이 준비해줘서, 소스가 많아 편했습니다. 조인성씨가 영화를 아직 보러 오지 않으셨습니다. 같이 술을 한 번 마셨는데, 1차에서 끝났습니다. 더 훌륭한 감독이 돼서 23차 갈 수 있는 감독이 되고 싶습니다.(웃음)

 


관객: 감독분들 모두에게 질문하고 싶습니다. 이번 작품 뿐 아니라 혹은 평소에라도, 어떤 영화나 다른 감독들에게 영향을 받은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은선: 영화보다 연극을 더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서정적이고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영화들을 좋아했습니다. 화가 마크 루스코나 니체에게 영향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김보람: <결혼전, 투>를 찍을 때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작가는 아녜스 바르다입니다.

 

정가영: 홍상수를 사랑하고 좋아해요. <더 킹>의 한재림 감독도. 아무래도 제 영화에는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인물들이 나오다 보니까 주변에서 캐릭터들을 더 많이 넣으라고 하는데, 그런 조언을 들으면 오히려 더 한정된 공간에서 더 한정된 캐릭터를 쓰려고 합니다. 이런 주변의 말들에서 영감을 얻는 것 같아요.

 

박현영: 딱히 어떤 한 작품을 이야기하긴 힘든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고전영화를 좋아하고 흑백영화에 나오는 게 소원이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흑백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여러 이유로 힘들게 돼서 차선책으로 색채를 많이 뺐어요. 신비주의 사상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송효정: <정화된 밤>은 많은 알레고리로 가득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전작인 <탈리타쿰>과 이어지는 작품이라고 느껴졌고, 이어지는 한 편이 더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관객: 김은선 감독은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연기를 하고 싶어서였다고 했는데, 영화를 만듦으로써 연기 철학에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합니다. 연기를 하는 입장이랑 영화를 만드는 입장은 다를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또 지금은 연기와 연출을 병행하고 있는지, 앞으로의 계획도 여쭤봅니다.

 

김은선: 이 영화를 찍으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습니다. 똑같은 장면들을 가지고 다르게 편집하면서 위로가 됐습니다. 뭔가를 했다는 것 그 자체, 그 시간만으로도요. 어딘가에서 상영할 거라는 생각은 안 했고 이 과정 자체가 힘이 많이 됐습니다. 이 시기 이후로 욕구를 얼마간 해소한 느낌이 듭니다. 연기가 아니더라도 어떻게 인생을 채울지도 고민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연출은 너무 겁 없이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연출은 조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송효정: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은선: 추운날 따뜻한 차 드시면서 행복한 연말 되시길 바랍니다.


김보람: 다른 작업물들 보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정가영: 조심히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조인성 배우님이 <안시성> 촬영중이라고 하는데요.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박현영: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번 영화를 상영할 수 있게 도와준 인디스페이스, 인디포럼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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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지 못하고 알지 못한다는 것  인디포럼 월례비행 <우경>  대담 기록


일시 2017년 11월 29일(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응수 감독, 유운성 평론가

진행 변성찬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신 님의 글입니다.




 

월례비행의 11월 작품은 김응수 감독의 <우경>이었다. 10년 전에 이미 촬영을 마쳤지만 이제서야 뒤늦게 관객들을 방문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우경>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한겨울에 영화를 마주할 수 있었다. 상영이 끝나고 김응수 감독, 유운성 평론가와 변성찬 평론가의 대담이 있었다.

 

 





변성찬 평론가(이하 ) : 영화에 제작연도가 기재되어 있지 않는데요, 올해 공개된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에 촬영된 영화라고 알고 있습니다. 영화를 언제 촬영했는지, 어떤 계기로 작업을 하게 되었는지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응수 감독(이하 ) : 제작연도를 써넣지 않는 태도는 앞으로도 유지하려고 합니다. 인생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 항상 써놓으면 바꾸고 그래야 하더라고요. 실제로 찍은 건 10년 전입니다. 영화를 제작한 배경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야 할 같은데, 전작인 <과거는 낯선 나라다> 찍고 나서 후반작업을 진행할  유운성 평론가가 사적으로 후반작업을 돕고 싶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때는 마다했는데, <우경> 찍고 싶어졌을  연락을 했죠. 보내주겠다던 돈, 지금 주면 안되겠냐고.(웃음당시에 정말 사적인 동기로 도와주셨어요. 그래서 영화는 사실상 유운성 씨가 제작의 실비를 대주신 영화입니다. 자막에 기재되어있죠. 그런데 그동안 여러 가지 일이 몰려서 최종 작업이 늦어졌고 10년 만에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 그런 과정이 있었군요. 제가 영화를 처음 알게 계기도 유운성 평론가를 통해서였는데요, 당시에 마디를 하시더라고요. “좋아요.” 그래서 궁금합니다. 영화에 대해서 마디 해주시죠.

 

유운성 평론가(이하 ) : 영화 내적인 이야기는 이따가 자세히  있을 같아요. 영화를 처음 것도 벌써 오래 전입니다.  10 정도 같습니다. 김응수 감독님이 충주에 계실 적에 집을 방문해서 감독님이 만든  편의 가편집본을 내리 봤던 기억이 있는데 좋게 보았습니다. 그 이후로 저도 오늘 처음 겁니다.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는데 차근차근 얘기해보겠습니다.

 


: 영화는 정말 제목에 충실한 영화죠. 장면을 빼고는 '우경'이라는 인물에게서 눈을 돌리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우경이 눈이 안보인다는건 알겠는데, 사실이 애매하게 표현된 부분이 있습니다. 스틱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영화 후반부에는 맹인에게 할애되기 힘든 시점숏이 활용되기도 했고요.

 

: 주인공은 실제로 유전적인 이유가 있어서 앞을  봐. 희미하게 보인다고 했는데 지금은 상태가 안 좋아졌다고 하더라고요. 동네에 직선으로 나있는, 장애물이 없는 길은 그냥 걸어가기도 하는데, 모르는 길의 경우에는 저희가 가이드를 하기도 하고, 본인이 어떤 식으로든 감지를 했습니다. 우경이 실제로 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건 아닌데, 스틱을 보여주는 순간 영화의 어떤 지점이 와해되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시각장애인에 대한 영화구나' 식으로  닫혀버릴  같은 느낌이죠. 그래서 영화에는 그런 명확한 단서들보다 낯선 것들을 많이 담으려고 했는데, 과정 속에서 사실 저도 인물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때가 많았어요. 촬영 날부터 해야 하고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몰라서 당황을 많이 했고 그런 흔적이 영화 안에도 녹아있는 같습니다. 찍으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영화를 만들 때 사용하는 수단들이 무용지물로 변해버리는 같다고 느낀 순간들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서 어떤 음악을 부가적으로 더했다면 내면에 대한 묘사를 더할 수도 있었을 텐데, 영화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거. 저는 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니까요그리고 시점 숏에 관해서는, 숏을 인물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같습니다. 장면은 우연하게 포착한 느낌이 살아있어서 사적으로 좋아하는데요, 짜여진 듯한 일관성을 깨뜨리는 부분도 있는 같아서 마음에 들기도 합니다.

 

: 영화의 사운드 편집이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감독님은 영화에서 음악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이기도 한데요, 영화의 경우는 소리가 거의 없습니다. 유일하게 삽입된 같은 소리가 시계가 작동하는 소리인데요, 이런 부분에 대한 코멘트도 부탁드립니다.

 

: 특별한 의미는 습니다. 처음에는 잉마르 베리만 <침묵>(1963) 시계소리와 같은 압도적인 느낌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그런 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냥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했던 같아요.

 






관객 : 영화를 얼마나 오랫동안 찍은 건지 궁금합니다.

 

: 10회 정도 찍은 같아요. 주말마다 내려가서 찍었습니다.

 

: 그럼 영화의 후반부에 나오는 여행은 며칠인건가요?

 

: 그것도 한 번에 가지는 못하고 번에 나눠서 갔던 같습니다. 생업에 종사하는 친구이기에 길게 나가있을 수도 없어서 주말에 시간을 내서 갔죠.

 

: 여행을 간다는 설정은 먼저 제안을 하신 건가요

 

: 여행을 해야 한다는 정확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애초에 제가 영화 제작을 하면서 처음과 끝을 분명하게 설정해서 만든 영화는 없습니다. 저는 항상 제작 과정을 즐기려고 하는데 그런 성격이 영화에 투영된 같기도 해요. 다만 이런저런 장소들을 방문한 데에는 각각의 이유가 있습니다. 가령 우경이 이전에 자살시도를 하다가 실패를 하고  이후에 고향에 내려가 술만 마시면서 살았던 적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수녀님이 우경에게 주일학교 교사를 시켜서 그걸 계기로 마음을 다잡아 안마를 하는 법도 배우고 공부도 시작했다고 해요. 그런 이야기 때문에 성당을 방문하는 장면이 영화 안에 있어. 절은 우경이 아버지를 떠올릴 있는 공간이라고 하더라고요. 눈병이 아버지 쪽 유전이라고 해요. 아버지도 약시고요. 그래서 아버지를 떠올리며 자주 계시던 절을 방문한 것입니. 바다와 강은 헤어진 여자친구와의 인연이 있는 장소라고 했습니다. 여자친구도 시력이 안 좋은 사람이었는데, 동반자까지  그렇게 살기는 어려워서 헤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을 모두 일관성 있거나 의미 있는 이야기 단위로 환원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고 그런 시도를 애초에 크게 염두에 두지는 않았습니다.

 

: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있자면 영화가 우경이라는 인물에 대한 다큐멘터리처럼 들리는 부분이 없지 않은데, 사실 영화는 통상적인 기준에서 사용하는 연출의 정의를 생각해본다고 해도 다큐멘터리보다는 극영화의 문법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후반부에서 새떼를 보는 시점숏뿐만 아니라 초반부에 방안에서 이런 저런 행위를 하는 장면에서도 카메라가 주인공 삶을 많이 관찰해서 재구성해낸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가령 커피를 끓이는 장면에서 우경의 손만이 클로즈업된 인서트숏이 그렇죠. 맹인이 아니라면 행위자의 주관적인 인상으로 다가올 있는 장면은 우경이 맹인이기 때문에 카메라가 호기심을 가지고 인물을 관찰하는 같다는 인상을 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실내 장면의 연출 전반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 영화를 하면서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영화를 찍고 이후에 편집을 하는 과정에서야 '아, 이게 그런 행위였구나.'라고 깨달은 점도 많습니다. 분의 세계에 대해서 제가 알기가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호기심 어린 태도로 촬영을 장면도 많은 같아요. 설거지를 하는 장면의 경우는 제가 설거지를 하던 때의 경험이 떠올라서 주의 깊게 것도 있는 같네요.

 

: 영화에서 생략된 우경의 행위들도 많은데요, 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하는 장면은 나오는데 밥을 먹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거나, 지하철을 향해 걸어가는 장면은 있는데 걸음을 걸어 내려가는 장면은 없습니다.

 

: 장면들은 의도적으로 배제한 게 맞습니다. 밥을 먹거나 우경이 구걸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장면이라던가, 간단하게 말하자면 제가 보여주기 싫은 장면은 보여주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천상고원이외에 감독님의 작품들을 보면 밥을 먹는 장면이 없습니다. 유일하게 <천상고원>에서 식사장면이 있는데요,  영화는 감독님이 주연을 한 영화여서 스스로 밥을 먹는 장면이 들어가있죠. 영화를 제외하면 감독님은 거의 남이 먹는걸 본다고 생각될 정도로 먹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더라고요.

 

: 분과 대화를 하면서 생각해보니까 제가 그런 장면들을 싫어하는 것 같아요. 뭐랄까, 리얼해 보이거나 삶이 이런거야 강변하는 듯한 장면들을 지극히 싫어하는 같습니다. '삶은 고통스러운 건데 왜 계속 그런 보여주지? 영화는 다른 걸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있는 같아요. 그래서 <우경> 경우도 우경이 처한 현실보다는 우경에 대한 존엄성 같은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 영화 또한 저는 우경에게 다가가려고 노력을 했는데 실패를 했다면 했을 뿐, 우경과 거리를 두려는 식의 기획에서 나온 건 아닙니다. 그런 한계가 영화의 일부라고 생각되기도 하고.

 


: 한마디씩 듣고 자리를 마무리하겠습니다.

 

: 분과 함께 이런 자리에 있게 되어서 예전 생각도 나면서 울컥하네요. 앞으로도 자주 있으면 좋겠습니다.

 

: 저도 마침내 영화가 완성돼서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겨울이라는 시기에 맞춰서 보게 된 것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는 올해가 십 년 뒤에 복기를 해보면 굉장히 한국영화사에서 암울한 시기라고 기록될 정도로 추락한 해라고 생각합니다. 별별 해괴한 망작들을  보았는, 영화들을 일일이 언급하는 건 활동에 장애가 있기 때문에 안 하겠지만,(웃음그런 와중에도 편의 영화가 결과적으로 좋은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같습니다. <우경> < 친구 정일우> 편인데요, 멋이 없어서 좋아하는 같습니다. <우경> 경우는 영화가 같은 것들이 영화가 되기 직전에 끝나는 영화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인물이 애초에 많이 등장하지도 않고 이야기도 거의 없다시피하고요저는 영화가 미학적이라 좋아하는 건 아니고 뭔가 상쾌하거나 멋이 없어서 좋아하기도 합니다. 지적이고 머리를 쓰는 분들이 아마추어적인 자세로 만든 영화가 <우경> < 친구 정일우>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2017년의 한국영화는 영화만으로도 괜찮은 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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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재의 눈을 통해 보면  인디포럼 <재재월드>  대담 기록


일시 2017년 10월 25일(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이건욱 감독, 박홍준 인디포럼 의장 

진행 백재호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조휴연 님의 글입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영화 속 여러 장치들의 의미를 파악하려고 한다. 장면 하나에 담긴 의도, 장면과 장면 사이의 여백에서 찾을 수 있는 감독의 힌트, 등장인물의 표정이나 대사를 통해 드러나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같은 것들. <재재월드>는 기존의 영화들이 이야기하는 방식을 벗어난다. 나아가 기존의 영화들이 이야기하는 방식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백재호 감독(이하 백):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건욱 감독(이하 이): 영화를 한동안 안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전의 작업들이 고생처럼 느껴져서요. 좋아하는 걸 하는데 왜 힘이 들까, 왜 노동이라고 느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나한테 맞는 작업이 뭘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 내면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영화를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행을 가서 막연히 무언가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것저것 찍었는데, 찍다 보니까 방향성이 생겼고 그렇게 해서 영화가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백: 이 영화는 2016인디포럼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되어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인디포럼 제작지원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박홍준 인디포럼 의장(이하 박): 인디포럼 제작지원은 서울영상위원회의 후원을 받아 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총액 600만원 규모로 작년에 처음 공모를 했고요, 1차 심사에서 서류 없이 동영상으로 자신의 작품을 설명을 하도록 했습니다. 2차 심사의 경우 서류와 예산안을 봤고요. 1차 때 받은 <재재월드> 영상은 10분정도였습니다. 첫인상은 매우 강했습니다. 장편으로 만들어졌을 때 어떤 모습일지 가늠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감독님을 인터뷰하면서 이 영화에 지원을 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장편으로 완성이 돼서 재재라는 세계에 관객들이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 제작지원 전부터 촬영을 했습니다. 완성된 영화에 대한 그림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이: 제작지원을 받은 후 부담스러워졌습니다. 사실 부담 없이 영화를 즐겁게 찍고 있었는데,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 마감 날짜 때문에 압박이 조금 있었습니다. 제작지원을 받은 건 기뻤고, 인정받았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관객: 영화에 등장하는 남성이 나오는 장면은 카메라를 등진, 혹은 카메라로부터 멀어지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는데 춤추는 부분은 여성이 카메라로 다가오는 거의 유일한 장면이었습니다. 의도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이: 여기서 편집된 몇 쇼트들을 보면 멀어지거나 등진 장면이 더 있습니다. 초반에 그런 장면들이 많았는데요, 부끄러워서 찍은 것도 있고 의도한 것도 있습니다. 



관객: 영화 중에 머리를 묶는 것에 대한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머리를 묶는다는 행위 자체는 장면들 사이에서 드러난 우연인 것 같습니다. 영화를 찍으면서 명확한 상황이나 특정한 캐릭터라는 틀을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관객: 획일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는 게 <재재월드>의 주제였는지 궁금합니다.



이: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한 건 아니었고 특정한 느낌을 주길 원했습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가면서 일반적이지 않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생소한 것들에서 색다른 느낌을 받길 원했습니다.



백: 제작지원에 출품한 10분짜리 영상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이: 이 작품은 시나리오 없이 진행했습니다. 연출 없이 우연으로 찍었을 때 더 아름다운 장면들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각을 하고 어떤 장소를 찾아가는 게 아니라 장소에서 생각나는 것들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제작지원 공모를 준비하면서는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습니다.



박: 감독님이 서류로 한 장짜리 시나리오를 제출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뷰 때 의도가 뭐냐는 식의 공격을 계속 했습니다. 감독님은 주로 자기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외국에 있을 때 자신의 영어 이름인 재재, ‘재재월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의도, 하고자 하는 게 영화에 드러나지 않아도 괜찮냐는 질문을 드렸습니다. 이 영화를 여섯 번 정도 봤는데, 제 경우엔 볼 때마다 새로웠습니다. 볼 때마다 의미를 찾고 있었습니다. 어떨 때는 공간에 집중해서 보고, 어떨 때는 인물에 집중해서 보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받아들인 것 그대로 이 영화를 이해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외로움에 관한 영화가 아닐까 했습니다. 혼자 영화를 찍는 사람의 외로움, 혹은 여행지에서의 외로움이요. 한편으로는 남성의 욕망에 관한 영화가 아닌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관객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생각에 대입해 해석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관객: 창작자의 자의식이 강하게 반영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진짜 지구에 있는 것 같다”는 대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평상시에도 자신이 속한 상황이나 공간에 대해 이질감을 느끼는지, 그래서 그런 대사를 쓴 건지 궁금합니다.



이: 어릴 때는 바다와 가까운 시골에 살았습니다.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제 경우엔 놀러가자는 표현 대신 ‘모험 가자’라는 표현을 많이 했습니다. 자연을 만났을 때 더 많은 자유로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도시 생활을 못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웃음)



관객: 여성 배우들에 대한 클로즈업 장면이 있는데, 배우로 하여금 특정한 감정을 가지도록 디렉팅을 한 건지 궁금합니다.



이: 마주보고 있을 때 나오는 표정이 인간적이라고 생각해서 자연스러운 웃음이 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상황을 설정하진 않았습니다.





백: 외국인들이 많이 나오는데, 대사를 할 때 어떻게 요청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이: 외계 여인으로 나왔던 캐릭터의 경우 네팔에서 여행을 하고 있을 때 일행이 됐던 사람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산을 올라갔습니다. 중간 중간 뭐를 찍으니까 그분이 저에게 이것저것 물어봤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그 분이 제가 하는 작업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일주일 정도가 지났을 때 제가 도와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인터뷰를 할 건데 아무 얘기나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 분은 이탈리아와 독일 이중국적인데 어느 말이 편하냐고 했더니 독일어라고 했습니다. 일행 중 한국어로 번역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외계인에 관한 이야기였다고 했습니다. 흥미가 생겨서 한국에 오자마자 번역을 가장 먼저 했습니다.



관객: 자연을 찍으려면 화면 비율이 넓은 게 좋을 텐데, 왜 좁게 찍었는지 궁금합니다.



이: 사진이나 그림을 보면서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1:1이나 4:3비율의 작품을 볼 때 더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이 영화가 가려는 방향도 넓은 화면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넓은 화면에서는 더 많은 정보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관객: 전시회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집을 할 때 어떤 느낌으로 했는지 궁금합니다. 주로 느낌이나 직관으로 작업했을 것 같습니다. 장면을 조금만 바꿔도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하고 싶은 이야기였는데, 질문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냥 감에 의존해서 편집할 때도 있었고 원칙을 정해두고 할 때도 있었습니다. 장면 지속 시간 같은 경우는 감에 의존했습니다. 영화가 스토리 위주로 성장을 했고 카메라가 어떤 상황이나 메시지를 설명하기 위해 소비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경우엔 여럿의 쇼트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설명하는 데 흥미를 못 느꼈고 개별 쇼트가 그 자체로 존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이것은 혼자서 할 수밖에 없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그게 힘들었습니다.



박: 그래도 구성은 있습니다. 오프닝과 엔딩 시퀀스는 영화의 얼개를 갖춰두고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이: 오프닝과 엔딩은 상투적인 구조가 맞습니다. 다만 영화 안에서 쇼트들이 서로 밀어내는 듯한 느낌을 꾸준히 가져갈 수 있게 노력했습니다. 쇼트들이 시간적으로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깨 보고 싶었습니다. 꿈을 예로 들면, 꿈을 꿀 때 보통 그 안에서 논리는 없습니다. 우리는 깨진 유리조각처럼 존재하는 그 꿈을 다시 끼워 맞추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기억해내려고 하긴 하죠. 영화 역시 그런 측면에서 접근해 만들어 보려고 했습니다. 



박: 여섯 번을 보니까 나름의 해석은 생겼던 것 같습니다. 파편화한 이미지들은 그래서 무리 없이 넘어갈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계절이 주는 이미지는 의도한 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크게 보면 겨울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일종의 구성을 갖춘 부분인데요.



이: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한 게 겨울이었습니다. 어떤 배우와 편지를 주고받다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기억이 강렬했을 때를 떠올리면 직관적으로 여름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여름을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여름이 떠올랐습니다. 여름을 좋아해서 영화가 여름까지 가 닿았던 것 같습니다.



박: 사막 같은 풍경에서 아이들이 노는 장면은 어떻게 찍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이: 그 장면은 누군가, 혹은 연출가가 의도해서 찍기보다 우연히 찍게 된 게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영화 안에 넣었습니다. 사실 그 장면은 제 그림자가 옆에 있던 나무들 같다는 생각에 찍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장면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창작가가 의도를 가지고 작업을 해서 만들어 낸 결과물이 원래 의도로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습니다. 제시되는 이미지들을 보였을 때 관객들이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에 빗대 해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객: 영화 안에서 등장하는 물고기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낚시를 좋아합니다. 지금도 생선을 즐겨 먹습니다. 인어와 관련된 이야기들도 좋아했고 지금도 찾아보곤 합니다. 환상적인 것으로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꼭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장면은 여행 중에 실제로 꾼 꿈입니다. 일어나자마자 메모를 해 뒀습니다.



박: 메모하는 장면도 의도적으로 넣은 것인가요?



이: 영화 자체에 대한 고민을 영화 안에서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관객: 인어를 만나서 재재에게 변화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재재가 일관된 표정으로 등장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조금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이: 영화 내 등장인물이 감정을 키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감정을 책임져야 되기 때문입니다. 가능한 절제하고 생략하는 방향으로 영화를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관객: 녹음기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엔딩과 오프닝에서 연결을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리모콘 역시 줍고 놓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실제로 물수제비를 하고 있는데 뭔가를 주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녹음기를 줍는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면 스토리가 생겨서 힘들어질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재미는 있을 것 같아서 그대로 갔습니다. 영화 안에서 재재가 너무 감정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녹음기를 통해 감정을 조금 넣었습니다.



백: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사실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많이 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두 번 봐 주신 분들께는 정말 감사드립니다. 상영 기회는 얼마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인디포럼에서 상영 기회를 두 번이나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영화를 편집을 하는 중간에도 한국에서 비슷한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신비한 모습보다도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내 방식대로, 내가 즐거운 방식으로 찍으면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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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포럼 월례비행 <우경>

일시 2017년 11월 29일(수) 오후 7시 30분

대담 참석 김응수 감독, 유운성 평론가 진행 변성찬 평론가

관람료 7,000원 (인디스페이스, 인디포럼 후원회원 무료 /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6,000원)




<우경>

2017 | 70' | B&W | Fiction 


WORLD PREMIER


제작 : 유운성

연출 : 김응수

P D : 김인수

촬영 : 김응수, 전호식

녹음 : 전호식 minimal lab

프로듀싱수퍼바이저/색보정/마스터필름 : 박기웅

편집 : 김응수

사운드 : 이주석 goyo sound works

출연 : 안우경




 시놉시스 & 연출의도 


- 시네마란 무엇인가에 대한 소박한 질문 -

우연히 우경을 만났다. 우경은 망가진 내 몸을 고쳐주는 안마사였다.

남이 내 몸을 만져주는 것이 어색했다.

마지막으로 나의 더러운 발을 맨손으로 정성스럽게 만질 때는 미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발이 의미하는 편견을 모르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무도 내 더러운 발을 그렇게 대하지는 않았다.

이 장면은 우경에 대한 내 마음가짐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나를 존중하고, 내가 건강하기를 바랐다. 나도 다른 시각으로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내 욕망이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그의 얼굴을 찍을 수도, 조명을 밝힐 수도, 그의 시점 쇼트를 찍을 수도,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도 없었다.

당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그의 얼굴을 찍어도 실례가 되지 않는 것인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둠 속에서 어떻게 보는지, 무엇을 듣는지, 정말 나처럼 풍경을 느끼는지, 슬픈 것인지 기쁜 것인지,

지금 속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나로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그저 어둠 속에서 그의 뒷모습을 수동적으로 찍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감독으로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곤궁의 영화라고 부르고 싶다.

그러나 그 곤궁함 때문에 더 풍요로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의 삶이 펼쳐진다. 동정할 것도, 특이할 것도 없는. 그는 커피를 내려 마시고,

밥을 하고, 전화를 걸고, 책을 읽고, 길을 걷고, 안마를 하고, 여행을 하며 풍경을 본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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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처음으로 가는 길  인디포럼 월례비행 <초행>  대담 기록


일시 2017년 9월 27일(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대환 감독

진행 변성찬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윤 님의 글입니다.



한 커플이 인천과 삼척을 오간다. 그들이 탄 차는 오래되었는지 엔진에서 털털 소리가 난다. 차 안에는 내비게이션이 없다. ‘수현’은 운전대를 잡고 ‘지영’은 길을 일러준다. 목적지로 향하는 동안 그들이 탄 차는 다른 도로로 빠질 타이밍을 놓치기도 하고 고장으로 멈춰서기도 한다. 인디포럼 월례비행이 2015년 3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돌아왔다. 새롭게 시작하는 월례비행의 첫 상영작 <초행>의 상영 후 변성찬 평론가의 진행으로 대담이 진행되었다. 작품을 연출한 김대환 감독이 함께했다.





변성찬 평론가(이하 변): 많은 분들이 감독님의 전작 <철원기행>(2014)을 기억하실 거다.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두 번째 작품 <초행>이 나온 것 같다. 작품의 제작과정과 동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김대환 감독(이하 김): <철원기행>을 2013년 12월부터 2014년 1월 말까지 촬영했다. <초행>은 2016년 11월에 촬영했다. 두 작품 사이에는 3년이라는 시간이 있다. 개인적으로 그 기간 동안 많이 지지부진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장우진 감독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그러다 장우진 감독이 과감하게 방을 빼고 고향으로 내려가면서 보증금으로 영화를 찍었다. 그 상황을 보며 ‘나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2016년 7월부터 시나리오를 써서 전주국제영화제에 지원했고, 그로 인해서 촬영을 할 수 있었다. <철원기행>은 이혼을 화두로 가족에게 ‘우린 서로 잘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였다. 그 다음 영화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했다. 나의 경우 연애를 굉장히 오래했는데, 연애를 하면서 가장 피하게 되는 화두가 결혼이었다. ‘결혼이란 뭘까?’, 그리고 ‘이 시대에 결혼은 어떤 의미일까?’란 질문을 던지고 싶어서 영화를 기획하고 진행하게 되었다.



변: <철원기행>과 <초행> 모두 공간이 인물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로 작용된다. 작품은 공간의 이미지를 담아낼 때 굉장히 절제하고 공간이 풍경화적 이미지가 되는 것을 피한다. 특히 <초행>을 볼 때 더욱 그렇게 느꼈다.



김: <철원기행>을 촬영할 때 예상보다 더 많은 눈이 왔다. 현장에서의 설경이 압도적이었고 그 이미지를 어떻게든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잔뜩 찍었다. 첫 번째 편집에서 그 장면들을 있는 대로 다 넣어봤는데, 그것이 이미지로만 작용되는 것 같았다. 영화의 감정선과 동떨어진 느낌이 들어서 그때부터는 찍어도 별 효과가 없는 샷들이라고 판단하게 되었다. <초행>의 경우도 그랬다. 인천에 2년 정도 살았던 적이 있는데, 그 공간에 대해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이미지들이 있다. 낡은 공장과 매연 냄새, 음습한 골목들. 그런데 다르게 보면 인천은 신도시가 부상하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사람이 공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공간이 사람을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을 평소에 가지고 있었다. 공간에 사는 누군가를 떠올리고 그 공간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외갓집이 삼척인데, 삼척은 시골이면서도 굉장히 큰 시멘트 공장이 있다. 시나리오를 쓸 때 무조건 거기에서 촬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로케이션을 진행하다 작품 속 횟집을 발견하게 되었다. 가서 사장님께 이야기를 듣던 중 영화에 나온 사연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공간을 같이 담자는 생각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변: <초행>의 엔딩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알만한 시간적 지표가 제시된다. 애초에 겨울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촛불집회를 담게 된 과정도 듣고 싶다. 



김: 시나리오를 쓸 때 가장 배경으로 하고 싶었던 계절은 완연한 가을이었다. 인물들이 힘겹게 태백산맥을 오르는 모습, 산의 낙엽들을 보면 정서가 한 층 더 쌓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정상의 문제로 완연한 가을을 놓치게 되어서 늦가을이나 초겨울로 컨셉을 잡았다. 시나리오를 진행하고 찍을 준비를 하던 중에 사건이 터졌고 집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집회에 참여해 본 것이었다. 수현과 지영처럼 여자 친구와 함께 손을 잡고 걷고 소리 지르는 것만으로 너무 기분이 좋았다.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주변은 우리 같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던 것 같다. 스태프들, 배우들과 이 이야기를 나눴다. ‘만약 수현과 지영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들이 어떤 외침을 하기 보단 함께 거닐며 이게 무엇인지 궁금해 할 것 같다는 지점까지 도달했다. 내가 느꼈던 그 때의 감정과 수현의 감정이 다르지 않을 거란 생각에 찍고 싶은 욕망이 들었다. 



관객: <철원기행>과 <초행>이 쌍둥이 영화라고 느껴졌다.



김: 연작의 느낌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개인적인 것들을 영화에 가져오다보니 그냥 자연스럽게 연작의 느낌을 갖게 된 것 같다. 또 주변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부모님과 떨어져 지낸다. 그런 부분도 영화에 작용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가족영화에 대한 목표치를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다. 결혼을 화두로 하는 원초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단 마음이 <초행>의 출발 지점이었다. 그래서 닮아있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관객: 마지막 광화문 장면의 연출의도가 궁금하다.



김: 내게는 두 사람이 같이 걷는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미였다. 두 사람이 계속 같이 걸어 나갈 것이고, 더 확장하자면 그런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굉장히 많이 있으며,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초행>은 시나리오가 완벽하게 짜여있지 않았고 시나리오대로 찍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었다. 가지고 있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영화를 한 씬 한 씬 찍는 것은 배우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같이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 영화를 찍고 있는 와중에 광화문 촛불집회가 시작됐고 이 영화에서 필요한 지점이 시의성, 동시대성이라고 생각했다. 촛불집회라는 현상을 눈감고 넘어갈 수가 없었다. 실제로 촬영을 하다 종로를 지나갈 때가 굉장히 많았는데, 그때 촬영에 대한 의지가 더 생겼다.



관객: <철원기행>과 <초행>의 등장인물들은 굉장히 유사하다. 심지어 같은 이름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그런 반복을 의도한 것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거의 롱테이크로 촬영되었는데 그런 연출을 추구한 이유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김: 이름 같은 경우 큰 의미나 뜻을 담고 있진 않다. <철원기행>을 편집하면서 <초행>의 아이템이 떠올랐는데, 굉장히 닮아있다 느껴서 이름을 가져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롱테이크를 좋아한다. 쭉 머물러있는 긴 호흡이 굉장히 좋다. 또 <초행> 같은 연기연출을 할 때는 반복 촬영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반복 촬영을 하다보면 분명히 무엇인가 망가질 것이란 확신이 있어서 다른 컷은 없다는 전제하에 촬영을 진행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관객: 어느 정도의 뼈대를 가지고 촬영을 시작했는지 궁금하다.



김: ‘동거하는 커플이 인천과 삼척을 오고 간다’가 가장 큰 줄기였다. 시나리오와 영화가 다르지 않은 지점은 가족관계 정도다. 또 일출과 일몰을 맞이한다는 것도 중요했다.



변: 원래 시나리오의 엔딩은 어떤 것이었나?



김: 엔딩도 사실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하기 일주일 전 바뀌었다. 일주일 전까지의 엔딩은 이삿짐을 싸고 떠나는데 수현이 그림 한 장을 방에 두고 나오는 것이었다. 시나리오 상의 엔딩은 수현이 청혼을 하는 것이었다.(웃음)



관객: 세 가지 질문이 있다. 왜 조현철, 김새벽 배우를 캐스팅했는지, 임신 테스터기의 줄이 두 줄이었는지, 그리고 짬뽕과 탕수육을 먹다가 들리는 아기 울음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싶다.



김: 김새벽 배우는 영화제에서 처음 만났고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만약에 다음 영화를 만들게 되면 꼭 같이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망설임 없이 캐스팅을 제안했다. 수현 역할을 누가 하면 좋을지 전혀 감이 안 잡히던 상황에 봤던 영화가 조현철 배우가 등장하는 <뎀프시롤: 참회록>(2014)이었다. 그 영화를 보고 너무 놀라서 조현철 배우를 만나보고 싶었다. 만난 후에는 작품과 너무 다른 인물이라서 더 놀랐다. 조현철 배우를 보면서도 굉장히 착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다.


테스터기의 결과는 임신이 아닌 것으로 찍었다. 선명하게 보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 결과가 지영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가 더 중요했다. 그래서 지영이 테스터기를 확인하는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많은 분들이 월세 아니면 반전세로 살고 있다. 계약 기간은 대부분 2년이다. 수현과 지영도 다음에 이사를 가게 된다면 집을 살 형편은 아니기 때문에 월세나 반전세로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2년 뒤에 또 이삿짐을 싸야 될 상황이 올 것이고 그 2년 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올 것이다. 그것이 앞으로의 미래가 될 수도 있고 몇 년 전의 모습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불안한 심리가 차곡차곡 쌓여서 무뎌진 사람들, 이사하는 데 있어서 거리낌이 없고 동네를 떠나는 데에 있어 약간의 아쉬움만 남은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장면은 꿈이라고 생각했다. 누구의 꿈인지는 별로 중요치 않다. 한 사람의 꿈일 수도 있고 두 사람이 같이 꾸는 꿈일 수도 있다. 아기 울음소리는 꿈에 작용하는 불안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선명하지 않길 바랐다. 마치 현실 같은데 ‘이게 뭐지?’하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관객: 촬영을 하며 샷의 선택지에서 가장 고민했던 장면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김: 끝까지 나를 괴롭혔던 것은 일출 장면이었다. 개인적으로 일출을 해변가에서 찍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일출 촬영을 새벽 3시부터 진행했다. 새벽 3시는 칠흑같이 까만 밤이다. 그래서 그 씬만은 잘라서 두 컷으로 가야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런데 촬영을 진행하다가 조금씩 해가 올라오며 점점 하늘의 색이 변해가는 것을 한 테이크에서 발견했다. 모니터링을 하는데 그것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컷을 나눌 필요 없이 여기서 끝을 내야겠다고 선택했고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지금의 샷이다.



변: 마지막으로 차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아울러 ‘봄내필름’이라는 제작 집단의 차기 계획도 궁금하다.



김: ‘봄내필름’이라는 제작사를 만들었다. 나와 친구인 장우진 감독, 딱 두 명이 함께 만든 제작사다. 제작사를 만든 가장 큰 이유는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서다. 그 전의 3년이란 시간동안 너무 지지부진했던 것을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는 그러지 말고 꾸준히 1년에 한 작품씩 만드는 것이 목표다. 첫 번째 작품인 <춘천, 춘천>이라는 영화가 올 11월에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초행>은 12월 초에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입소문 부탁드린다.(웃음) 다음 작품은 내후년 봄에 찍을 예정이다. 엄마를 주제로 봄, 그리고 춘천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아낼 것 같다. 그 전에는 장우진 감독이 <겨울밤>이라는 가제로 두 번째 작품을 진행할 것이다. 올 겨울에 춘천에서 찍을 것 같다.





엔딩 속 광화문 광장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다. 수현과 지영은 손을 맞잡고 촛불이 가득한 광장을 거닌다. 광장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수현과 지영도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나간다. 그들이 앞으로 갈 길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초행길이다. 그러나 같이 걸어갈 사람이 있기에, 마주잡은 손이 있기에 그 여정은 마냥 외롭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소소한 온기가 가득할지도 모른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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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포럼 월례비행 <재재월드>

일시 2017년 10월 25일(수) 오후 7시 30분

대담 참석 이건욱 감독, 박홍준 인디포럼 의장 진행 백재호 감독

관람료 7,000원 (인디스페이스, 인디포럼 후원회원 무료 /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6,000원)



<재재월드 Zeze world>

2017 | 70' | Color | Fiction 


인디포럼2016 독립영화 제작지원 선정작

인디포럼2017 신작전


제작 : 이건욱

각본 : 이건욱

연출 : 이건욱

조연출 : 남한별, 유신호

촬영 : 이건욱

촬영지원 : 김무영, 안아름, 양시모, 이승현, 이재림, 이지현

조명 : 이건욱

편집 : 이건욱

음향 : 이건욱

안무 : 이경구

출연 : 이건욱, 이승현




 시놉시스 


겨울, 여행자는 어느 소녀의 꿈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후, 발걸음이 늘어날수록 여행자에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여행자는 여름으로부터의 초대를 받게 된다.



 연출의도 


나의 세계, 나의 영화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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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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