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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일주일동안 '썸'에서 결혼까지 '멀티채널 시대의 독립영화' <썸남썸녀> 인디토크(GV) 기록

by indiespace_은 2016. 11. 14.

일주일동안 '썸'에서 결혼까지  멀티채널 시대의 독립영화 <썸남썸녀>  인디토크(GV) 기


일시: 2016년 11월 11일(금) 오후 8 30분 상영 후

참석: 윤성호 감독 | 배우 박희본, 이채은, 이주승, 서준영

진행: 백승화 감독(<걷기왕> 연출)




*관객기자단 [인디즈] 홍수지 님의 글입니다.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를 찾는 데 필요한 시간은 얼마정도일까.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그다지 길어 보이지 않는다. 윤성호 감독의 웹드라마 <썸남썸녀> 속 다섯 명의 여자와 여섯 명의 남자는 ‘썸 타는 마을’에서 오로지 연애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썸남썸녀>는 현실에 있는 똑 닮은 커플 매칭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웹드라마다. 



백승화 감독(이하 진행): 이번 인디스페이스 기획전 [멀티채널 시대의 독립영화]에서 윤성호 감독의 작품이 많이 상영되는 것으로 안다. 웹드라마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라는 인디 시트콤을 만들었고 지금은 웹드라마계의 ‘시조새’라는 말을 듣고 있다. 


윤성호 감독(이하 윤성호): 영화를 늘 찍고 싶었다. 첫 장편영화를 개봉한 곳이 인디스페이스다. 인디스페이스 첫해 개관작이 내가 만든 <은하해방전선>(2007)이라는 영화다. 그 이후 상업영화 러브콜도 오고 장편영화에 대한 요청들이 있었는데, 긴 시간 동안 준비할 아이템이 나에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히려 매년 사람들을 만나서 소통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았다. 그래서 시트콤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방송국에 들어가 PD가 될 수는 없었고 인디 시트콤을 찍기로 했다. 마음 맞는 배우들과 사흘 동안 집중해서 5분 길이의 시트콤 10개를 만들었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라는 제목은 사실 만들고 싶으면 알아서 만들고 유통하라는 우리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장난스럽게 시즌 1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시즌 2는 언제 나오냐 묻더라. 그게 지금 웹드라마의 프로토 타입이 된 것 같다. 그래서 영화를 해야 되는데, 지금 떠나지 못하고 있다.


진행: 윤성호 감독과 작업한 소감을 들려 달라.


박희본 배우 | 여자 5호 절친녀 역 (이하 박희본): <썸남썸녀>에 여러 명의 여자 캐릭터가 나온다. 감독님이 그래도 나에게 제일 예쁜 역할을 줄 줄 알았다. 리딩을 하고나서 감독님이 가장 평범한 여자 5호를 내가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그동안 나를 아끼는 줄 알았는데, 살짝 놀랐다.(웃음) 감독님이 여자 5호가 가장 큰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꾸준히 작업을 같이 해오던 배우들과 새로 만난 배우들이 다 같이 썸타 듯 즐겁게 촬영했다.


이채은 배우 | 여자 1호 워커홀릭 역 (이하 이채은): ‘짝’이라는 프로그램을 모티브로 한다는 것만 감독님에게 전달을 받았다. 픽션이고 연기인데, 실제 리얼리티 프로그램처럼 남자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묘한 경쟁심이 생겼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주승 배우 | 남자 4호 모태솔로 역 (이하 이주승):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 중 하나다. 촬영하는 동안 다 같이 숙소 생활을 하며 지냈다. 태권도를 했다고 하니 감독님은 우슈를 보여주기도 했다. 역할이 모태솔로이다 보니 많은 것을 포기하고 찍었다.(웃음)


서준영 배우 | 남자 5호 절친남 역 (이하 서준영): 추웠던 게 기억난다. 나와 박희본 배우의 경우는 숙소가 너무 추워서 결국 촬영하던 펜션에서 지내기도 했다. 재밌었다.


관객: 캐릭터들이 개성이 강하다. 어떻게 캐스팅을 했는지 궁금하다.


윤성호: 미팅을 엄청 많이 했다. 캐스팅이 됐다가 안 하기로 한 분도 많다. ‘도레미 엔터테인먼트’(이하 도레미)가 메이저 드라마 제작사다. 도레미에서 먼저 제안이 왔다. 제작비가 적었지만 꼭 하고 싶었다. 만날 수 있는 신인은 다 만나보자는 생각으로 거의 300명 가까이 미팅을 했던 것 같다. 혼자 가내수공업으로 제작했으면 내가 아는 선에서 캐스팅할 수 있는 배우들과 작업을 했을 것이다. 도레미가 메이저 제작사이기 때문에 많은 매니지먼트에서 배우들을 보냈다. 보통 서브 작가 위주로 미팅을 하는데, 나는 그 300명을 다 봤다. 지금도 큰 재산이다. 그러면서 시나리오를 다 엎었다. 안재홍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서 남자 2호를 구체적으로 만들고 이주승 배우를 보면서 실리콘밸리의 사람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 이채은 배우에게는 ‘뗀뗀하게’ 할 말만 하고 빠지지만 나중에 감정이 나오는 캐릭터를 부탁했다. 서준영 배우를 가장 어렵게 캐스팅했다. 친하게 지내는 PD님께 부탁해서 술자리에서 만났다. 중간 중간 리얼리티 프로그램처럼 포착된 듯한 장면은 다 백승화 감독이 찍어 준 것이다. 


진행: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도 그렇고 후반부에 뮤지컬 같은 장면이 있다.


윤성호: 원래 시나리오에 있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보통 그런 장면을 만들 때 준비를 잘 안 하는 타입이다. 시나리오를 쓰는 게 힘들어서 쓰고 나면 촬영할 때까지 안 본다. 촬영 날이 되면 이 장면을 어떻게 찍을지 ‘멘붕’에 빠진다. 스태프들에게 안 들키려고 계획이 있는 척하고 나서 그때부터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최근에는 작업 방식이 바뀌었다. 원래는 배우들과 많이 얘기하고 ‘메이킹’보다는 ‘테이킹’하는 식으로 작업을 했다. <썸남썸녀> 이후에는 시나리오를 직접 쓴 것이 별로 없고 협업하는 감독님들이 시나리오 작업을 주로 했다. 



관객: 배우들이 중간 중간 웃는 듯한 장면이 보였다. 의도적으로 편집을 하지 않은 것인지 궁금하다.


박희본: 자진신고를 하자면, 서이안 배우가 “푸슝푸슝” 할 때 너무 빵 터졌다. 신앙심이 깊은 배우인데, 내가 웃어서 다시 촬영하게 되면 너무 미안할 것 같았다. 그래서 캐릭터로 웃은 척하고 다시 정색하고 촬영했다.


이주승: 화장실에서 빨래할 때 원래 대사는 “몽정을 해서 죄송합니다” 밖에 없었는데, 감독님이 컷을 안 해서 “스미마셍”까지 하게 되었다. 감독님에게 내가 웃어서 다시 찍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니 감독님이 봤을 땐 웃는 게 아니라 슬퍼 보였다고 했다. 근데 나중에 보니 확실히 웃는 것 같다.


서준영: 박혁권 배우가 나올 때 너무 웃겨서 고개를 못 들었다. 


윤성호: 배우들이 웃는 장면은 같이 보면서 웃자는 의도도 있지만, 실제 현실에서 웃을 수 없을 때 웃게 되는 때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냥 편집하지 않고 쓴다. 예를 들어서 연인과 헤어지는 상황에서 상대가 방귀를 뀌면 분명히 웃길 것이다. 그래서 배우들이 웃으면 고맙다. 근데 진짜로 그럴 때 이채은 배우는 안 웃는다. 컷 소리가 나오기 전까지는 표정이 안 바뀐다. 서준영 배우도 그렇다.


이채은: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쓰고 안 본다는 것을 오늘 GV에서 처음 알았다. 미리 알았다면 시나리오에 매여 있지 않았을 것 같다.


윤성호: 그런 배우인 줄 알고 여자 1호에 캐스팅 한 것이다. 남녀 1호 캐릭터는 일부러 토씨 하나 안 틀리게 연기하도록 했다. 어이없는 장면에서도 이채은 배우는 상황에 몰입하기 때문에 웃지 않는다. 채은 배우에게는 ‘테이킹’ 보단 ‘메이킹’을 바라는 것 같다.


관객: 남녀의 미묘한 감정의 변화가 있을 때 지켜보는 사람이 꼭 등장한다.  


윤성호: 그런 장면을 주로 백승화 감독님이 찍었다. 열흘 동안 좁은 펜션에서 급하게 찍은 건데, 그러다 보면 실제로 누군가가 장면에 걸려서 찍히게 된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모티브로 찍은 것이니 실제로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구성을 보면 알겠지만, 일반적인 영화나 드라마보다 헐렁하다. 그래서 두 사람의 쑥스러움이나 야릇함을 표현할 때, 같은 화면 안에 다른 사람의 리액션이 들어가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 사람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어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보시는 분들이 ‘내가 두 사람이 썸타는 걸 봐버렸다’라는 생각이 들면 좋을 것 같았다. 


관객: 남자와 여자에게 붙은 숫자에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1번으로 갈수록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윤성호: 개인적으로 5호가 제일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시나리오 쓸 때 번호라서 헷갈리긴 했다. 배우들이 어떻게 느꼈을지 궁금하다.


서준영: 이름으로 쓰여 있을 때와 별 다를 것이 없다고 느꼈다.


이채은: 이름으로 쓰여 있을 때보다 와 닿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그렇지만 현장에 가서 실제로 배우들을 보니 현실감이 들었다.


진행: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진 않았는지?


서준영: 남자 3호(윤진욱 분, 꽃미남 역)를 해보고 싶다. 잘 생겨보이게 나오고 싶다.


이주승: 내가 나를 안다. 다른 배역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남자 4호가 적합했다.


이채은: 박희본 배우 역할이 좋다고 생각했다. 실제 성격은 그렇지 않은데, 1호처럼 반듯하고 똑 부러진다는 오해를 많이 받는 것 같다.


박희본: 남자 6호(윤박 분, 바람둥이 역)를 해보고 싶다. 윤박 배우가 천진난만한 매력을 한껏 발산한 것 같다.


윤성호: 다시 캐스팅을 한다면 이주승 배우를 남자 6호로 캐스팅해보고 싶다. 박희본 배우를 그런 배역에 캐스팅한 것이 <대세는 백합>인 것 같다. 


관객: 이주승 배우가 이런 역할인줄 모르고 봤다가 굉장히 놀랐다. 다른 작품에서는 냉정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어떻게 이 배역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이주승: 이전에 해보지 않은 역할이라 겁이 났다. 감독님이 술을 자꾸 먹이면서 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일본 영화 <모테키: 모태솔로 탈출기>(2011)를 추천해주셨다. 모태 솔로에게 일생에 딱 한 번 인기 있는 시기가 있다는 내용이다. 찌질한 남자도 매력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차가운 역할만 하다가 살인 전문 배우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웃음) 그래서 다른 배역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관객: 감독님의 <두근두근 시네마떼끄>를 좋아한다. <썸남썸녀>에서 남녀 5호가 나누는 대화에 <두근두근 시네마떼끄>의 대사가 인용된 것 같다.


윤성호: 가장 좋아하는 콩트다. 내가 써놓고도 그 대사가 너무 좋았다. 내가 만든 작품을 사람들이 많이 보면 10만 명 정도고, 웹으로도 몇 십 만 명 정도이다. 이미 썼어도 사람들이 많이 안 봤으면 좋은 것은 다시 써도 된다고 생각한다. 내 것을 내가 다시 쓰는 게 표절도 아니고.(웃음) <대세는 백합>의 스핀오프를 하나 만들었는데, 그 때 또 저 콩트를 썼다. 사람들이 진짜 많이 보게 되면 그만 쓸 것이다.


진행: 웹드라마와 극장이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윤성호: 오늘 극장에서 작품을 보면서 배우들도 다 같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바일에 유통될 것을 생각하고 제작했기 때문에 극장에 적합한 영상은 아니다. 영화로 만든다면 서브 플롯들이 과감하게 사라질 것이다. 영화가 가장 핵심적인 인물에 집중해서 재미가 있는 것이라면 드라마나 시트콤은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기다려 줄 것 같은 재미가 있다. 두 개를 같이 엮고 싶다는 고민을 한다.


관객: 웹드라마로 볼 때는 중간 중간 자막이 있었는데, 오늘 보니 빠져있다. 효과를 뺀 이유가 궁금하다.


윤성호: 극장에서는 사람들에게 가이드해주는 것을 줄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효과음도 극장에서 보면 거부감이 드는 것 같았다. 웹드라마는 모바일로 보는 것을 전제로 친구가 옆에서 조잘거리는 느낌으로 만든다.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봐도 자막이나 효과음이 있으면 집중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관객: 배우 분들이 찍으면서 가장 좋았던 장면들이 궁금하다.


박희본: 남자 3호와 같이 ‘그녀의 레인부츠’라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다. 감독님이 “신나게” 라고만 디렉팅 해주셨다. 10년도 더 지났지만, 걸그룹 출신이니 그때 배웠던 기억들을 되살려서 춤을 췄다. 모든 스태프 분들이 칭찬해 주셨다.(웃음) 


이채은: 박혁권 배우가 와서 최면 거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이주승: 포장마차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안재홍 배우의 입술이 굉장히 두툼했다. ‘남양주 성소수자 인권모임’은 감독님이 현장에서 직접 만든 것이다.


서준영: 1호 커플 고백할 때가 재밌었다. 볼 때마다 또 다른 재미가 있는 것 같다.


관객: 박희본 배우는 ‘병신춤’을 원래 출줄 알았던 건지, 대본에 있어서 배운 것인지 궁금하다.


박희본: 감독님이 병신춤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해주었다. 공옥진 무용가의 병신춤을 알고는 있었다. 아무리 영상을 보고 따라하려고 해도 나는 그 혼이 없기 때문에 힘들었다. 첫 테이크에서 제일 잘 췄는데, 촬영자 전원이 웃어서 그 테이크를 못썼다. 속상했다.


윤성호: 병신춤이 무형문화재라는 것을 언급하고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고 애쓴 것이 많다. 오늘 다시 보니 지금의 상황에서 또 약간 아쉬운 점이 남는 부분들이 있다.



관객: 대사나 상황이 재밌는 것이 많다. 어떤 모티브가 있는지, 아니면 그냥 생각이 나는 건지 궁금하다.


윤성호: 시나리오를 혼자 쓰지 않았다. 협업으로 했다. 시나리오 작가가 나 포함 다섯 명이다. 두 분은 초안을 짜다가 나갔고 나머지 두 분이 끝까지 함께 한 분들인데, 조감독과 스크립터다. 두 분 다 여성이고 작품을 쓸 때 웬만하면 남성을 안 넣는다. 여성의 시선에서 불편한지, 비호감은 아닌지 판단해주었으면 했다. <썸남썸녀>에는 두 분이 넣은 아이디어가 굉장히 많다. 나는 디테일보다는 구성을 짜는 역할을 했다. 남녀가 썸타는 얘기를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보는 게 재밌지, 이걸 패러디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썸남썸녀>는 일주일 동안 결혼에 이르는 과정의 압축판이라고 생각하고 스토리를 짰다. 남녀가 결혼을 할 때 어떤 것을 보는지 생각하고 첫인상이나 체력, 가족 같은 하나의 에피소드가 나오게 된 것이다. 


관객: 이주승 배우가 셔츠를 반만 빼놓고 입는 장면이 있다. 그 부분만 잘라서 인터넷에 ‘셔츠 입는 법을 모르는 이주승’이라고 올라와 있는 것을 보았다.


이주승: 억울한 게, 캐릭터가 아니라 인간 이주승이 진짜 셔츠를 그렇게 입는 줄 아는 분들이 있더라.(웃음) 감독님이 시켜서 한 것이다.


윤성호: 처음에 다른 배우들도 이주승 배우가 원래 그런 사람인 줄 알고 오해하기도 했다. 지금 캐스팅을 다시 한다면 서준영 배우를 남자 4호로 캐스팅할 것이다. 진짜 ‘덕후’이다. 


진행: 숙소를 하나 빌려서 승합차를 타고 아침마다 촬영하러 가는 것이 색다른 경험이었다. 눈도 왔고 고생을 꽤 많이 했다. 감독님 스타일이 워낙 즉흥적이다 보니 배우 분들의 경우 갑작스러웠던 경험도 있을 것 같다.  


박희본: 여자 3호랑 키스를 했다. 갑자기 생긴 장면이라 고민이 많아서 제대로 못 해낸 것 같아서 아쉽다. 지금 하면 훨씬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윤성호: 오해하실 수 있는데, 절대 강요한 것은 아니다. 원래 있는 키스신도 배우들이 납득하지 못하면 빼는 편이다. 커플 매칭 프로그램을 보면서 성소수자 분들이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늘 했다. 시나리오에 없던 서브 플롯이니까 그런 식의 백일몽을 꾸면 어떨까 생각했다. 여자 3호나 5호 입장에서 그런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았고, 갑자기 흐름을 깨는 것 같아서 본편에 넣지는 못했다.  


진행: 마지막으로 소감과 앞으로 준비하는 작품을 이야기해주면 좋을 것 같다.


서준영: 내가 안 나온 부분은 어떻게 촬영되었는지 잘 몰랐는데, 오늘 이렇게 보니 새롭다. 보러 와주셔서 감사하다.


이주승: <썸남썸녀>로 몇 년 만에 이런 시간을 가지게 되어서 너무 즐거웠다. 조만간 또 다른 캐릭터로 찾아뵙고 싶다.


이채은: <썸남썸녀>의 촬영 환경은 너무 즐거웠다. 아직까지도 좋은 인연으로 남아서 기쁘다. SBS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찍고 있다.


박희본: 합법적으로는 썸을 탈 수 없는 신분이기 때문에 이렇게나마 썸을 타는 역할을 계속하고 싶다. 12월 2일 tvN에서 방영하는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를 촬영 중이다.


윤성호: 원래 내 작품을 잘 안 본다. 오늘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서 봤는데, 보다 보니 너무 재밌었다. 공개되었을 당시 찾아보기 힘들었는데도 많은 분들이 찾아봐주셔서 감사했다. 제작할 때는 내가 배우들에게 어떤 환경을 제공해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이 작품이 이만큼 만들어진 건 훌륭한 배우들 덕분인 것 같다. 훌륭한 뮤지션들과 밴드활동을 한 기분이다. 감사하다.



<썸남썸녀>는 모티브가 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경쟁을 부추겨 가끔 눈살이 찌푸려졌던 것과는 다르게 예능보다 더 유쾌한 예능을 보는 기분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연애를 엿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썸남썸녀>는 남녀 사이에 결혼이라는 전제가 생긴다면 어떤 행동들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윤성호 감독의 즉흥성과 배우들의 역량이 만들어낸 시너지가 드라마가 주는 재미뿐만 아니라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주는 예측 불가능한 재미 또한 만들어 낸다. <썸남썸녀>는 윤성호 감독의 말처럼 훌륭한 밴드가 만들어낸 하나의 유쾌한 음악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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