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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292

[인디즈] 〈너와 나〉인디토크 기록: 사랑의 메아리 사랑의 메아리 〈너와 나〉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10. 14(토) 오후 3시 상영 후 참석 조현철 감독 진행 이동진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다연 님의 기록입니다.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4년 봄, 우리는 나일 수도 있었던 수많은 너를 떠나보냈다. 강산이 한 번 변할 정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나와 너 사이에 경계를 긋고 외면하기에 급급하다. 과연 너의 자리에 내가 있었던 적은 없었고, 나의 자리에 너가 있었던 적은 없었는지. 그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의 삶을 세밀하게 포착해 내고 생생하게 되살린 영화는 다시금 묻는다. 그날로부터 9년이 지나 어렴풋이 빛이 들어오는 새벽에 문득 자다 깨어 나를 보고 간 너를 느낀다. 모든 곳에 존재하는 너는 내가 되고, 모든 곳에.. 2023. 10. 30.
[인디즈 단평] 〈믿을 수 있는 사람〉: 모래를 쥐어 보는 일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모래를 쥐어 보는 일 〈믿을 수 있는 사람〉과 〈마담 B〉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채운 님의 글입니다. 아주 고운 모래가 가득한 해변, 손으로 모래를 떠 쥐어본다. 곧바로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모래 알갱이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은 모래를 쥐는 일과 유사해 보인다. 아무리 꽉 움켜쥐어도 이내 날아가고 마는 모래처럼 여러 사람에게 굳건히 향해있던 믿음 역시 머지않아 잇따라 구부러진다. 그럼에도 사람이라면 누군가에게 의지해야 할 순간을 피할 수 없기에 폐기된 믿음을 새로운 만남을 통해 갱신하며 삶을 이어 나간다. 그리고 여기, 믿음이 주는 상처에도 무너지지 않으려는,.. 2023. 10. 30.
[인디즈 기획] 〈너와 나〉조현철 감독 인터뷰: 우리 영혼의 가장 밑바닥에는 사랑이 우리 영혼의 가장 밑바닥에는 사랑이 〈너와 나 〉 조현철 감독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소정 님의 글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죽음들이 있었던 2014년과 〈너와 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여러 우연들이 속속 겹쳐지던 2016년, 그리고 영화가 세상에 공개되는 지금 2023년까지, 〈너와 나〉라는 이야기가 길어 올려지고 다듬어지고 세상으로 확장되는 모든 시간들을 가늠해 보았다. 통과해 온 삶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재구성해 하나의 눈부시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만들어 낸 조현철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영화 바깥의 또 다른 이야기들의 편린을 붙잡아 보았다. 〈너와 나〉가 개봉을 곧 앞두고 있어요.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영화에 대해 고민하셨고 개봉하는 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리셨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이미 관객들에.. 2023. 10. 27.
[인디즈 Review] 〈믿을 수 있는 사람〉: 한영의 풀이 방식 〈믿을 수 있는 사람〉 리뷰: 한영의 풀이 방식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이빈 님의 글입니다. 한영사전의 사전적 정의, 한국어를 영어로 풀이한 사전. 주인공 ‘한영’의 이름을 듣자마자 한영사전을 떠올렸다.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온 새터민 한영은 중국에 거주할 당시 익힌 언어로 중국인을 상대하는 관광통역안내사 일을 하고 있다. 한영사전은 같은 지면을 공유하고 있지만 한국어는 영어로 풀이된다. 한영은 서울에 발 딛고 서 있지만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중국어로 풀이한다. 한국이 낯설 관광객 앞에 작은 깃발을 들고 선두에 서 있는 가이드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 믿을 수 있는 사람보다는 믿어야만 하는 사람에 가깝고, 북한에서 한국, 한국에서 중국을 풀이해야 하는 사람의 .. 2023. 10. 27.
[인디즈] 〈물꽃의 전설〉인디토크 기록: 바다의 안색을 살피듯이 바다의 안색을 살피듯이 〈물꽃의 전설〉 인디토크 일시 2023. 9. 9(토) 오후 1시 상영 후 참석 고희영 감독, 김형선 사진작가 진행 김경란 아나운서 *관객기자단 [인디즈] 안민정 님의 기록입니다. 바다에도 요령이 있다고 말하는 영화. 하지만 영화를 연출한 고희영 감독의 시간에는 어떠한 요령도 없었다. 영화를 만드는 데 걸린 6년의 시간만큼이나 깊고 솔직한 이야기가 오간 주말 오후의 인디스페이스. 김경란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았고 고희영 감독과 김형선 사진작가가 자리했다. 김경란 아나운서 (이하 김경란): 팬으로서 이 자리에 오늘 함께하게 됐습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물꽃의 전설〉 어떻게 보셨을 지 참 궁금합니다. 아마 여러분도 지금 가슴 속에 많은 감동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이 자.. 2023. 10. 23.
[인디즈] 〈안녕, 내일 또 만나〉인디토크 기록: 후회의 가정이 필연을 가리킬 때 후회의 가정이 필연을 가리킬 때 〈안녕, 내일 또 만나〉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9. 15(금) 오후 7시 상영 후 참석 백승빈 감독, 심희섭 배우 진행 김현민 영화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영 님의 기록입니다. ‘만약에’라는 말이 가진 힘은 얼마나 거대할까.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가정 아래서는 모든 게 바뀔 수 있다. 만약 그때 달려가지 않았더라면, 내가 조금 더 용기 냈다면, 나를 인정해줬다면. 영화 〈안녕, 내일 또 만나〉는 모두가 해봤을 법한, 과거를 향한 후회의 순간들을 영화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관객에게 다시 한 번 질문한다. “어떤 게 정말 바뀔 수 있었을까?” 김현민 영화저널리스트 (이하 김현민): 2년 만에 영화를 개봉하게 되셨습니다. 소감과 함께 관객분들께 인사 한.. 2023. 10. 17.
[인디즈 단평] 〈절해고도〉: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 〈절해고도〉와 〈그녀들의 방〉 * 관객기자단 [인디즈] 조영은 님의 글입니다. 때로는 한 걸음 내딛는 일이 마치 타인의 거리를 읽어내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것이 어그러지는 환상인지, 관계를 가로지르는 희망인지, 그 사이를 들여다보는 영화에서 걸음과 걸음 사이가 유의미하게 느껴질 수 있다면, 어딘가 도달하는 마음 한가운데에 상상해 볼 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케이크에 올라간 작은 촛불일지도, 누군가의 어색한 포옹일지도, 악수를 건네는 건조한 손길일지 모른다. 끈끈하지 않더라도, 〈절해고도〉 와 〈그녀들의 방〉 에는 잠깐이지만 곁에 머무르는 .. 2023. 10. 16.
[인디즈] 〈절해고도〉인디토크 기록: 두 번의 삶 두 번의 삶 〈절해고도〉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9. 20(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미영 감독, 박종환 배우, 이연 배우 진행 정성일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태현 님의 기록입니다.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절해고도〉 의 인물들은 두 번의 삶을 살아본다. 변화하는 인물들에 발 맞춰 영화의 여정 또한 새로이 변한다. 창문 너머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기만의 공간에 머무르던 윤철은 문밖에 놓인 사람들의 시선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영화를 만드는 일은 타인의 세상으로 걸어 들어가는 일일 테다. 서로가 연루되던 순간에 대한, 만든 이들의 솔직한 회고와 함께 〈절해고도〉 의 믿음직한 시간을 떠올려 본다. 정성일 평론가 (이하 정성일): 아무래도 김미영 감독과의 인연을 이야.. 2023. 10. 13.
[인디즈 Review] 〈절해고도〉: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절해고도〉리뷰: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채운 님의 글입니다. 윤철은 한때 전도유망한 조각가였다. 그러나 작품 활동만으로는 사정이 여의치 않기에 지금은 인테리어 업자를 겸하며 생계를 이어 나간다. 이런 윤철에게 거의 유일한 버팀목은 그의 딸 지나이다. 이혼한 아내를 따라 떨어져 지내는 지나는 미술적 재능만큼은 윤철 자신을 닮아 타고났다. 그러나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은 지나의 독창성을 굳은 표정으로 대한다. 점점 학교로부터 철저히 고립되어 간 지나는 방황을 거듭하다 출가를 감행한다. 지나가 거센 혼란을 헤집는 사이, 윤철은 또 다른 감정을 맞닥뜨린다. 윤철은 지인과 들으러 간 역사 수업에서 영지를 알게 된다. 지적이고 냉철한 강사 영지와 그의 빈틈을 파고드는 수강생 윤철. 상.. 2023. 10. 11.
[인디즈 단평] 〈잔고: 분노의 적자〉: 재밌으면 된 거 아닌가요? 재밌으면 된 거 아닌가요? 〈잔고: 분노의 적자〉와 〈조인성을 좋아하세요.〉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소정 님의 글입니다. 제목에서부터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백승기 감독의 〈잔고: 분노의 적자〉는 연신 피식 웃음을 터트리게 되는 영화다. 영어를 쓰지만 정작 영어가 모국어인 관객들은 알아들을 수 없고 서부극의 클리셰인 말 타는 카우보이는 말 형상의 코스튬을 입은 배우들이 다그닥 소리와 함께 발을 움직이는 걸로 대체된다. 이렇게 엉터리 영어와 자막을 맞춰보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영화의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올라가는 크레딧을 볼 수 있다. 그래서 타란티노의 영화에 B급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면 백승기의 영화에는 그런 B급을 패러디하고 한 번 더 뒤집은 C급이라는 별명이 붙는다. 그만큼.. 2023. 10. 6.
[인디즈 소소대담] 2023. 8 한자리에서 [인디즈 소소대담] 2023. 8 한자리에서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태현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수박, 딸기, 토마토, 망고, 포도, 오렌지 인디즈 19기 활동이 마무리 되어가는 8월의 마지막 날.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묻다 꽤 많은 순간 한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테면 정동진독립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혹은 방금 영화가 끝난 인디스페이스 상영관. 그날 누군가 말했던 ‘동료’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매일 얼굴을 보거나, 연락을 주고받지는 않지만, 여기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사람들.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이 사람들을 떠올리면, 영화를 보는 일은 외로운 일이 아니게 되고, 극장에 있는 저 많은 사람들을.. 2023. 10. 6.
[인디즈 Review] 〈잔고: 분노의 적자〉리뷰: 네버 다이 하트 〈잔고: 분노의 적자〉 리뷰: 네버 다이 하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진연우 님의 글입니다. 가장 무서운 게 뭐냐, 라는 질문에 여러 가지 답을 내놓았었다. 하루아침에 가진 것들이 모두 사라져 안전지대를 박탈당하는 것, 아끼던 소중한 무언가가 흔적도 없이 내 세상에서 증발해 버리는 것. 해마다 나를 지탱하는 것들이 바뀌어 많은 답들을 내놓았지만, 이제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유일하다. 나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더는 그 무엇도 사랑하지 못하는 마음이다.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것만은 가져가지 말아 달라고 마지막 패처럼 내밀었던 것들이, 곱씹어 보면 다 사랑하는 마음이었음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사랑하는 것이 있으면 잃을까 봐 겁이 나고 간절해지지만, 그 마음 자체가 소진되어 버리면 세상은 무(無) 그 자체라.. 2023.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