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OF 발견과 주목 <스물다섯번째 시간>

일시 2017년 11월 14일(화) 오후 8시

관객과의 대화 참석 김성은 감독, 딸기 강정 지킴이 | 진행 이도훈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관람료 6,000원 (인디스페이스, 인디다큐페스티발 후원회원 무료 / 멤버십 5,000원)




<스물다섯번째 시간 The Memory of The 25th Hour

김성은 Sungeun Kim | 2016 | DCP | color+b&w | 78min | 12세 관람가


17회 인디다큐페스티발



 SYNOPSIS 

2015년 1월 31일.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관사 공사장 앞의 농성천막과 망루가 17시간의 저항 끝에 철거되었다. 주민과 연대자들이 함께 지켰던 이 공간은 투쟁의 거점이자 연대의 장이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미사천막과 삼거리 공동식당도 기지 확장과 우회도로 건설로 인해 언제 철거될지 모른다. 2012년 구럼비 발파를 시작으로 강정마을 사람들은 공권력에 의해 그들의 공간에서 끊임없이 추방되어왔지만, 아침이 되면 어제와 다름없는 저항의 일상은 계속된다. 이 영화는 그 반복 안에서 서로를 비추는 시간에 주목한다. 그 시간은 강정 주민들의 지난 9년을 향한 기억의 투쟁인 동시에 그 일상 속 개개인에게는 모호한 미래에 대한 불복종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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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OF 발견과 주목 <어떤 점거>

일시 2017년 10월 17일(화) 오후 8시

관객과의 대화 참석 젤리 감독, 공기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상임활동가 | 진행 이도훈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관람료 6,000원 (인디스페이스, 인디다큐페스티발 후원회원 무료 / 멤버십 5,000원)




<어떤 점거 The Occupation

젤리 | 2016 | MOV | color | 104min 4sec | 전체 관람가

17회 인디다큐페스티발



 SYNOPSIS 

두리반은 2009년 12월 24일 철거된 다음날인 25일 밤, 세입자 부부가 펜스를 뚫고 들어가 농성을 시작한 홍대의 칼국수집이다. 두리반은 불법으로 점유한 철거농성장이라 전기가 끊겼다. 사람들은 전기가 끊긴 두리반에서 꼬박꼬박 밥을 지어먹고 텃밭에 채소를 심거나 음악공연을 꾸준히 여는 등 두런두런 삶을 나누며 자발적 상시 연대그룹인 ‘상근자’가 되어간다. 용역깡패의 침탈 위협은 공공연하게 계속되는 속에서 상근자들은 벼룩시장이나 라디오방송을 운영하기도 한다. 두리반은 철거민 부부와 상근자들의 삶의 거점이자, 더 나은 삶을 상상하고 만들어가기 위한 진지가 되어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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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OF 발견과 주목 <고요수업>, <어쩌면 더 아름다웠을>, <있는 존재>

일시 2017년 9월 19일(화) 오후 8시

관객과의 대화 참석 정현정 감독, 박시우 감독, 주현숙 인디다큐페스티발2017 프로그래머 | 진행 이도훈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관람료 6,000원 (인디스페이스, 인디다큐페스티발 후원회원 무료 / 멤버십 5,000원)




<고요수업 Silent Class> 

오현경, 정이수 | 2016 | color | 23min 17sec | 전체 관람가

22회 인디포럼

17회 인디다큐페스티발


 SYNOPSIS 

고등학생인 동생에게 전하고픈 언니의 에세이. 프라임 사업, 강사법, 미래라이프 대학으로 바라본 대한민국 사회와 교육 문제에 대한 불편한 진실 읽기.



<어쩌면 더 아름다웠을 Ikseondong 166>

정현정 | 2016 | color | 28min 18sec | 전체 관람가

5회 디아스포라영화제

22회 인디포럼

17회 인디다큐페스티발


 SYNOPSIS 

서울시 종로구 익선동 근대한옥마을의 한 모퉁이에는 작고 오래된 세탁소가 있다. 하지만 이 세탁소는 며칠 뒤, 지난 23년간의 영업을 마치고 영영 문을 닫으려한다.



<있는 존재 Being>

박시우 | 2016 | color | 17min 8sec | 전체 관람가

17회 퀴어영화제

13회 인천여성영화제

6회 토론토한국영화제

22회 서울인권영화제

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17회 인디다큐페스티발


 SYNOPSIS 

김도현은 FTM 트랜스젠더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가 자신을 FTM 트랜스젠더로 정체화 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성소수자의 존재를 일부러 지우거나 아예 없는 존재라고 취급하고 살아가지만, 그는 다큐멘터리에서 그의 모습을 드러내며 시종일관 말 하고 있다. 성소수자는 ‘있는 존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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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OF 발견과 주목 <호스트 네이션>

일시 2017년 8월 22일(화) 오후 8시

인디토크 참석 이고운 감독, 김엘리 성공회대 외래교수 | 진행 이도훈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관람료 6,000원 (인디스페이스, 인디다큐페스티발 후원회원 무료 / 멤버십 5,000원)




<호스트 네이션 Host Nation>

이고운 | 2016 | 90min | Color | 15세관람가


17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13회 인천여성영화제

22회 서울인권영화제

5회 디아스포라영화제

17회 인디다큐페스티발

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YNOPSIS 


2년에 걸쳐 26세의 필리핀 여성, 마리아가 이주 연예인으로 일하게 되는 과정을 따라가며 한국의 독특한 성매매 산업인 미군 클럽으로 외국인 여성들이 수입되는 경로를 폭로한다. 그리고 한국과 필리핀에 걸쳐 있는 이 산업의 독특한 취업 과정과 수입 경로 속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수혜자들의 진짜 얼굴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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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클릭하면 영화별 상영일정과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7.07.13 - 07.19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올 리브 올리브> 김태일, 주로미 | 92분 | 다큐멘터리 | 전체관람가

<파밍 보이즈> 장세정, 변시연, 강호준 | 98분 | 다큐멘터리 | 전체관람가

<재꽃> 박석영 | 125분 | 드라마 | 12세이상관람가

<노후 대책 없다> 이동우 | 100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델타 보이즈> 고봉수 | 120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꿈의 제인> 조현훈 | 104분 | 드라마 |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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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OF 발견과 주목 <불빛 아래서>

일시 2017년 7월 18일(화) 오후 8시

인디토크 참석 조이예환 감독,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 진행 이도훈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관람료 6,000원 (인디스페이스, 인디다큐페스티발 후원회원 무료 / 멤버십 5,000원)




<불빛 아래서 Life is a Dream We'll Wake Up and Scream>

조이예환 | 2017 | 107min | Color


17회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 신작전 초청

8회 대구사회복지영화제 개막작



 SYNOPSIS 

대한민국 인디음악의 중심, 홍대

락스타를 꿈꾸는 수많은 별들이 모인 그 곳에

누구보다 찬란한 세 팀이 있다


the Roosters, Wasted Johnnys, Rock'n'roll Radio 


그들은 과연 불빛을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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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OF 발견과 주목 <플레이 온>

일시 2017년 6월 20일(화) 오후 8시

인디토크 참석 변규리 감독, 김진억 희망연대노조 나눔연대국장 | 진행 이도훈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관람료 6,000원 (인디스페이스, 인디다큐페스티발 후원회원 무료 / 멤버십 5,000원)




<플레이 온 Play On>

변규리 | 2017 | 83min | Color

22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품 초청

22회 인디포럼 올해의 관객상 수상

17회 인디다큐페스티발 관객상 수상



 SYNOPSIS 


라디오 DJ로 변신한 SK브로드밴드 케이블 하청 노동자들. 정규직 전환을 위한 파업 소식을 알리기 위해 <노동자가 달라졌어요!>라는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한다. 하청노동자로 일하며 느끼는 서러움, 진상 고객들의 뒷담화, 꿈과 미래를 이야기 하는 이들에게 라디오 스튜디오는 또 하나의 삶의 무대다. 노동자들은 1차 하청업체의 정규직전환을 바라며 파업에 돌입한다. 6개월간의 파업 끝에 1차 하청업체 정규직이 된 이들. 그러나 월급이 반으로 줄어든다. 절반의 성공 앞에서 노동자들의 마음은 조금씩 복잡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노동조합 활동을 함께 했던 봉근은 일을 그만두게 되는데…….


저마다 독특한 케이블가이들의 사연이 전파를 타고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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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의미 그리고 우리들의 점심시간

 SIDOF 발견과 주목 <그녀들의 점심시간> 인디토크 기


일시: 2016년 12월 20일(화) 오후 8시 상영 후

참석: 구대희 감독

진행: 이도훈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관객기자단 [인디즈] 최미선 님의 글입니다.


대충 차린 볼품없는 점심 밥상이 마치 자신의 인생 같았다던 구대희 감독은 이렇듯 삶이 깃든 누군가의 점심시간을 조금은 먼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12월, 올해의 ‘SIDOF 발견과 주목’ 정기상영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영화 <그녀들의 점심시간>과 함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도훈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이하 이): 우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다. 이 작품을 재미있게 봤던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인데, 단순히 먹는 것을 다룬 점이 좋았다. 요즘 TV 프로그램이나 온라인 매체에서 소위 ‘먹방’이라고 하는 것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영화의 먹는 장면이나 요리하는 장면을 유독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음식과 요리에 관련된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풀었다는 것이 좋았다. 역사적으로 영화에서 먹는 것이 중요하게 다뤄져 왔다. 찰리 채플린의 거의 대부분의 영화에 먹는 장면이 나온다. 예를 들어 가죽 신발을 스테이크처럼 썰어 먹는다거나 구두 끈을 스파게티처럼 먹는다.

두 번째 이유는 감독님이 젊다는 점이다.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는 매년 신진감독들을 주목하고 있다. 젊은 감독들이 어떤 작품을 만드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떠한 경향의 다큐멘터리를 만드는지 꾸준히 주목해왔다. 그들의 모습을 통해 활력을 얻기도 하는데, 감독님의 작품에서도 그런 지점들을 몇 가지 발견했다. 그 중 한가지는 사실상 서로 연관이 없는 인물들이 쭉 나와서 자기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익명의 사람들을 모아서 만든 다큐멘터리는 뭘까 하는 생각을 했다. 기존 다큐멘터리는 현장 중심에 있거나 특정 공동체 중심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런데 이 다큐멘터리처럼 익명의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힘은 뭘까 궁금했다. 특히 젊은 감독, 이제 막 다큐멘터리를 시작한 분들에게서 이런 느낌의 작품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상영했던 <이름 없는 자들의 이름>(2015, 박영임)도 성향은 다르지만 감독님 마을에 사는 사람들을 모아서 인터뷰한 것이다. 이런 것이 어떤 경향성 내지는 시대적 흐름이 아닌가 싶었다.

질문을 드리겠다. 이번 영화와 전작 <어떤 둘째>(2015) 외에도 다큐멘터리와 관련된 이력이 있는 것 같은데, 이야기를 부탁한다.


구대희 감독(이하 구): 사실 이력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연출한 것은 <어떤 둘째>가 처음이고 방송 다큐멘터리 쪽에서 일을 했는데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다큐멘터리는 좋으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영화를 하게 되었다. 


이: <어떤 둘째>를 찍을 때 어머니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 카메라가 필요했다는 자막이 있었다. 왜 다큐멘터리여야 했는지, 그리고 왜 카메라가 필요한지 궁금하다.


구: 처음부터 카메라를 쓸 생각은 안 했다. 그 이전에 ‘요구르트’라는 전혀 다른 내용의 영화를 구상했다. 요구르트 아줌마를 찍고 싶었다. 그들을 보면 마음이 짠했다. 왜냐면 외할머니가 3년정도 그 일을 하셨고, 때문에 외할머니 생각이 났다. 왜 외할머니에게 마음이 쓰일까 생각하다가 엄마한테 맺힌 게 많구나 느꼈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엄마를 찍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이: 개인적인 것에서 출발했다는 생각이 된다. 전작 단편을 찾아봤는데, 오늘 영화를 보니 여러 면에서 장족의 발전을 하신 것 같다.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구: <어떤 둘째>는 혼자 뭣도 모르고 한 것이었고 이번 영화는 돈과 시간 그리고 도와준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더 좋아진 것 같다.


이: 이 작품의 기획 단계에서 어떻게 이 소재를 떠올리게 되었나?


구: 2, 3년 전 여름이었다. 20살부터 서울 올라와서 오랫동안 자취를 했다. 사회 생활이 힘들고 되는 것도 없었다. 혼자서 어떻게든 밥을 챙겨 먹어야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결정적으로 어느 날 집에서 혼자 점심을 바닥에 대충 차려놓고 먹고 있었는데, 문득 이 점심이 나의 인생 같았다. 초라하고 궁상맞고 외롭고. 점심이 누군가의 삶을 보여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본인의 이야기에서 시작이 되었는데 또래의 이야기를 담아야겠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지? 연령대를 확장한 것도 의도한 것인지 궁금하다. 


구: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결론적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나이, 직업, 상황에 상관없이 한국에 사는 여자를 보여주고 싶었다.


이: 요리가 주제가 되는 다른 프로그램들과의 차이점은 뭘까 생각해봤다. 이 영화는 여타 프로그램들과 달리 밥 먹기의 고단함, 지겨움 같은 정서적인 결을 따라가는 작품인 것 같다. 많은 인물들을 섭외한 과정이 궁금하다. 


구: 처음에 할 수 있는 것은 지인들에게 소개를 받는 것이었다. 친구를 찍기도 했는데 어색했다. 한 다리 건너서 친구의 지인을 소개받았다. 어느 정도 촬영이 된 후에 사이사이 빠져있는 부분을 채워갔다. 최대한 인물이 중복되지 않게 담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여성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 청소, 식당이라는 직업군을 꼭 담고 싶었다. 식당의 경우 직접 다니면서 섭외했다. 설움도 많이 당했지만, 꼭 담고 싶어서 어렵게 섭외를 했다. 



이: 부득이 내밀한 부분으로 들어가게 되고 사생활과 맞닿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구: 싫다는 사람을 억지로 찍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를 찍고 싶었기 때문이다. 먹는 모습을 자유롭게 찍게 해주는 사람들이 많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 막막했었다. 그런 걱정에 비해 생각보다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원래 다큐멘터리는 대상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관계를 만드는데, 나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개개인의 역사를 세밀하게 다루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다양한 분들을 담을 수 있었다. 


이: 첫 번째 취업준비생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적나라하게 현실이 드러난다. 밥솥의 밥이 일주일이나 되었다던가 쌓여있는 설거짓감 중에 그릇 하나만 씻어서 쓰는 장면이 그랬다. 협의가 된 부분이었나?


구: 기본적으로 굉장히 털털한 분들이었다. 촬영 전 그들의 삶을 쭉 들어보고 계획을 세우고 촬영에 들어갔다.


이: 한 분당 최소 며칠 정도를 동행했나?


구: 평균적으로 2주 정도 함께했던 것 같다. 


이: 여러 인물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심식사가 있다면?


구: 사실 이 영화는 강력한 스토리나 주인공의 개성이 두드러지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영화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초반에 그런 틀을 잡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 신발가게 분이 아는 감독님의 어머니인데, 그분의 점심을 찍고 이렇게 쭉 가면 되겠구나 감을 잡았던 것 같다.


관객: 식사라는 것이 사실 무미건조할 수도 있지만, 빼놓을 수 없는 우리 일상의 중요한 부분이다. 그것을 어떻게 담아냈을까 궁금했다. 과하지 않고 일상적인 담담한 시선으로 담아낸 것이 좋았다. 제한된 조건 내에서 사람들의 구성을 계획한 부분이 어느 정도 있었는지, 다양한 직업들 중에서 특히 담고 싶었던 모습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구: 처음엔 한국에 사는 여성분들을 전부 인터뷰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부담이 있었다. 그만큼 최대한 다양한 여성을 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여유롭게 식사를 하는 분들도 찍고 싶었다. 그렇지만 의도치 않게 다른 분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직업적으로나 상황적으로 다양한 분들을 담고 싶었다. 구성을 명확히 정하고 한 것은 아니다.

 

관객: 영화를 보면서 공감이 많이 됐다. 감독님의 현재 점심식사는 어떤지, 그리고 남성들을 주제로 다른 작품을 구상하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다.


구: 계속 혼자 살다가 올해부터는 동생이랑 같이 살게 됐다. 동생이라서가 아니라 누군가와 같이 밥을 먹는 것을 준비하는 것은 힘들지 않고 참 좋았다. 동생과 잘 살고 있고 밥도 잘 먹고 있다. 직장인들이 부러웠던 게 구내식당이 있다는 점이었는데, 지금 회사에 구내식당이 있어서 정말 좋다. 점심식사가 삶의 낙이다.(웃음)


이: 동생의 식사를 챙기는 게 말하자면 노동 아닌가? 


구: 평소 요리를 즐겨 하지 않는데, 말하자면 누나의 마음인 것 같다. 혼자였으면 대충 먹을 것이지만 동생이랑은 조금 더 챙겨먹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는 다소 개인주의적인 사람인데, 밥을 먹는 일에 있어서는 다같이 먹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만든 이유는 내 삶이기도 하고 과거이자 미래이기도 해서다. 내가 남성이었으면 남성의 점심시간에 관심이 조금 더 갔을 수도 있겠지만, 성별을 굳이 나누려고 하진 않았다. 다만 주체적으로 살고 싶은데, 여자로서 사는 것에 스스로 한계를 많이 느꼈다. 그것이 나아졌으면 하는 마음에 만든 것 같다. 



이: 제목이나 구성에서 젠더적인 영화이지만, 불평등을 폭로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의 입장을 보여주는 점이 흥미로웠다.


관객: 보통 세 끼를 다 챙겨 먹지는 않는다. 그 중에서 점심식사를 다룬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흐름으로 인물들을 배치했는지 궁금하다. 


구: 보통 세 끼를 먹는다고 할 때 아침은 시간에 쫓기고 저녁은 술자리에서 거하게 진행된다. 그것은 일상을 벗어난 식사이고 점심은 우리 일상의 중심에 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생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인물을 배열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문제였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처음엔 나이 순으로 했는데 별로 재미가 없었다. 각각 처한 상황이나 캐릭터에 따라서 정서가 다르다. 처음엔 가볍다가 나중에 커지는 느낌을 원했다. 중간 중간 음악도 조금씩 넣어서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관객: ‘그녀들의 점심시간’ 그 안에 감독님도 포함되는 것 같다. 본인을 찍을 생각은 안 했는지?


구: 사실 첫 번째 점심은 나의 점심을 찍었다. 나의 점심을 찍어봐야 다른 사람의 점심을 찍을 수 있지 않나 생각했기 때문이다. 카메라 앞 모습이 많이 어색해서 그 장면을 쓸 수가 없었다.(웃음) 나의 이야기에서 시작했지만 다양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기 때문에 내 장면을 써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자전적인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사실 나는 앞으로도 본인을 찍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을 하고 싶어서 다큐멘터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관객: 감독님이 꾹꾹 눌러 담은 밥을 먹는 느낌이었다. 앞서 인물들과 친밀해지는데 상대적으로 힘을 덜 들인 것이 아쉽다고 하셨는데, 오히려 그 점이 좋았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관객들이 대상의 내면을 궁금해 하거나 대상의 깊은 곳까지 알아야 한다는 것에 집착하는 것이 방송 다큐멘터리에서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다큐멘터리와는 다르게 방송 다큐멘터리는 눈물 한 방울을 나오게 하려는 강박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점이 영화에서도 은연중에 학습이 되어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오히려 조금은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는 감독님의 시선이 좋았다. 대상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지, 얼마만큼 관계를 오픈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궁금하다.


구: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다른 다큐멘터리를 봤을 때 감탄을 하게 되는 지점이 있다. 어떻게 관계를 맺고 그들의 솔직한 말을 듣는 걸까. 아직 경험이 많이 없기 때문에 그런 점이 부럽다고 느낀다. 적당하게 거리를 두는 것이 나의 성격과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업할 때 내가 차라리 눈에 안 보이는 공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카메라가 응시하고 있을 때의 그 불편함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섣불리 가까이 가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관객: 다음 작품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구: 이 영화는 제작지원을 받아서 정해진 시간 안에 완성하느라 서두른 부분이 있다. 그만큼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떨쳐버리려 했지만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이 영화를 완성한 것이 나에겐 기적 같은 일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런 생각만 하면 울컥하는데, 내가 과연 이런 작업을 또 할 수 있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지금은 열심히 생활에 전념하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자취생의 밥상과 세 아이를 둔 엄마의 밥상이 각기 다르듯 일상의 중심에 있는 점심시간은 단순히 밥 먹는 시간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누군가의 삶의 방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시간이기도 하다. 개인의 경험해서 시작한 이 영화는 그 중에서도 특히 여성의 점심시간에 집중한다. 영화는 특정 몇몇을 담았으나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불특정 다수의 이야기를 동시다발적으로 하고 있다. 특정 젠더를 대상화 하거나 불평등을 호소하는 대신 이 영화는 오늘도 어김없이 각자의 방식으로 한 끼를 해결하고 있을 누군가의 존재 의미를 넌지시 던져본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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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난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SIDOF 발견과 주목 <스페셜 애니> 

인디토크(GV) 기


일시: 2016년 11월 22일(화) 오후 8 상영 후

참석: 이도훈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관객기자단 [인디즈] 전세리 님의 글입니다.


우울한 시기를 보내던 감독이 에이즈를 앓는 애니를 만나 그리는 에세이. 감독은 삶과 화해하는 애니를 보며 자신을 반추한다. 영화 상영 후 이도훈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의 해설이 있었다.

   


이도훈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함께 감상한 <스페셜 애니>에 대한 제 주관적인 생각을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를 다들 보셨으니 나열하는 식으로 해석하지는 않겠습니다. <스페셜 애니>는 고양이 ‘스페셜’과 ‘애니 올랜디’ 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애니는 특별한 사람’이라는 감독님의 의도적인 해석이 덧붙여진 것일 수 있겠네요. 김현경 감독은 맨 끝부분에 한국으로 돌아가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신촌에 있는 모 대학에서 교직에 몸담았고요, 지금은 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페셜 애니>는 관찰자적인 시선을 통해 유년시절부터 성적, 물리적, 정신적 학대를 받아온 에이즈 환자이자 C형 간염 환자인 애니 올랜디 씨의 전기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애니와의 만남에서 감독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사적인 다큐멘터리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되었고,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상영되며 관객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정리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첫 번째, 비평적으로 접근하면 사회비판적인 다큐멘터리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비판이라는 워딩이 조금 거슬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사회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이 영화의 주인공인 애니는 인생의 우여곡절이 참 많은 사람이지요. 은행을 털어 교도소 복역을 했고 알코올, 마약 중독에 에이즈 환자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다루고 소외된 이와 교류하고 연대했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넓게 보자면, 이를 세상에 알리고 환기시키고자 한 다분히 사회적인 성격을 지닌 다큐멘터리입니다. 


두 번째, 사적인 다큐멘터리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셀프 카메라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담은 것입니다. 내가 가진 카메라로 내 주변을 촬영하는 것이죠. 이때 '사적'이라고 하는 것은 연출자가 화면에 얼마나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개입하느냐에 따라 정의하게 되는 것입니다. 영화에서 김현경 감독이 직접 나레이션을 맡았고 애니와 대화를 주도하고 있어요. 후반부로 가면 고백조의 이야기도 하죠. 이러한 류의 이야기를 보통 사적 다큐멘터리로 정의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사적인 다큐멘터리에 반대되는 공적인 다큐멘터리가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사회적인 이야기를 다루며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지요. 개인적인 부분을 조금 더 강조하게 된 것은 서구의 경우 1980년대 들어 굉장히 두드러집니다. 이를 사적 다큐멘터리 운동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 흐름이 나타나게 된 것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구호가 강조된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서구는 자유주의 흐름 속에서 다문화주의를 강조하고 소외된 여성들, 장애인, 약자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면적으로 드러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그 중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들이 특히 강세였습니다. 영화사적으로 사적 다큐멘터리가 영화사 내에서 여성주의 운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이 다큐멘터리 또한 사적인 다큐멘터리의 역사를 일부 계승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작품의 내용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중요한 두 사람이 나옵니다. 애니 올랜디 씨와 그를 만났던 감독. 스페셜이라는 고양이까지 더하면 등장인물은 셋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이 세 명의 등장인물들이 묘하게 우연히 만나 우정을 나누게 된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수식어를 붙이자면 우정의 공동체에 관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시작되고 끝날 수 있었던 것은 어떤 힘 때문인가', 라는 질문을 가장 먼저 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구체화하면, '둘은 어떻게 만나게 되었을까?'인데요, 답은 물론 영화 속에 있죠. 감독이 교회를 갔다가 애니의 간증을 듣고 그를 찾아가 만나게 되었다는 과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사연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게 되는데, 시작 부분부터 조금 복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에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장면들이 있는데, 제일 끝부분에 지하철역이 나옵니다. 앞부분에는 지하철역 그림자가 나오고요. 이 장면은 영화에서 몇 번 반복됩니다. 이는 시간성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라고 생각되고요. 모든 사람의 패턴이 같을 수는 없지만, 대중적으로 이용하는 것들은 그 주기와 리듬이 있습니다. 사실상 자연적인 시간에 대한 것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의 반복에 대해 말하는 것인데, 지하철역을 등장시킨 것은 도시의 반복을 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감독님의 내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가 등장하지요. 준비하려고 했던 작품이 엎어지고 애인이 전 여자친구에게 떠나는 등 감독은 한 번의 실패와 한 번의 좌절을 겪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을 겪어 침대에 누워 지내기도 합니다. 


인생에 있어 가장 우울한 시간을 보낼 무렵, 교회를 방문했다가 애니의 간증을 듣게 되는 일련의 과정이 초반 장면과 내레이션을 통해 드러납니다. 이것을 글로 쓴다면 '우연.'라는 워딩을 더하고 싶습니다. 저는 애니와 김현경 감독의 만남은 필연일 수도 있으나 우연이라는 표현을 넣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충분히 지나칠 수 있었는데도 그 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의 마음에 닿은 것이니까요. 스쳐 지나가는 많은 순간들 가운데 마주친 우연한 만남으로부터 이 영화가 시작 되었고 마침 감독이 인생의 좌절과 실패를 겪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벤야민의 친구이자 아도르노의 스승인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라는 독일 영화학자가 ‘영화 이론’이라는 책에서 '길거리라고 하는 것은 우연적이고, 불확정적이고 오만한 의미들이 산재되어 있는 곳인데, 길거리라는 곳은 영화화하기에 최적화 된 장소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는 제가 봤던 책을 요약한 것이고요, 이 작품은 영화의 매체적인 분석을 고스란히 담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우연한 만남에 의해 시작된 것이 다큐멘터리적, 영화적 지점과 맞닿은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연의 연쇄에 의해 만들어진 이 이야기는 애니로 집중됩니다. 제가 궁금했었던 것은 애니는 어떻게 카메라 앞에서 저렇게 자연스럽고 거부감이 없을까였습니다. 다큐멘터리도 엄밀히 말하면 감독의 디렉션 하에 진행되죠. 인터뷰이는 자신의 행동을 고민하게 되고 자신의 모습을 헷갈리게 됩니다.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지시를 받으면 전혀 다른 내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고요. 


첫 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애니가 카메라에 크게 거부감을 갖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환자의 모습과 다르게 아주 쾌활하고 활달합니다. 또한 주변의 이웃과 동료, 친구들에게 굉장히 관대하고 너그러우며 사랑을 베푸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애니와의 첫 대면에서도 보았듯 자신에게 찾아온 낯선 동양인, 타인을 큰 거리낌 없이 환대할 수 있는 너그러운 사람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애니의 기질과 함께 김현경 감독의 위치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감독의 심리적인 상황과 기질이 있으며 그것이 애니의 우여곡절과 복잡한 인생사와 맞물려 시너지가 발휘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관객은 둘 사이의 은밀한 대화를 보고 있는 것이고 다른 이들이 개입하지 않았기에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왔으리라 생각합니다. 


세 번째, 애니가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러울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애니가 스스로를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새 모이를 주기 위해 애니가 외출하는 장면이 있지요. 그곳에서 만난 친구가 무슨 방송을 찍느냐고 묻자 애니는 독립영화라고 대답하죠. 친구는 독립영화냐며 놀라고요. 그 지역의 소외된 몇몇 이들에게 카메라는 대부분 TV방송으로 통합니다. 그리고 영화 중간에 애니의 과거 영상이 삽입됩니다. 애니는 재단이나 구호 프로그램의 요청에 의해 방송에 출연하지요. 매스미디어를 자신을 알리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홍보와 선전에 동원되기도 하죠. 따라서 그 주변도 자연스럽게 그것을 TV방송이라고 여기고 애니가 그러한 시스템에 조금은 익숙해져 있기 때문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 몇 가지 요인들에 의해 의심까지는 아니더라도 애니는 액팅이 좋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소위 ‘영화적’이라고 하는 것은 내러티브가 잘 전달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애니는 스스로의 삶을 이야기화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카메라가 아니더라도 어떻게 살아왔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의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사, 애니의 인생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일단 애니의 말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참고 자료들이 삽입되는데, 애니의 사진이나 방송 영상이 등장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짧게 애니의 인생을 이야기하며 회고하는 형식 또한 등장합니다. 


감독이 반복적으로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 질문이 이 다큐멘터리가 가진 윤리적인 태도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감독의 것이기도 하면서 애니의 것이기도 하다는 점을 먼저 말씀 드립니다. 영화에서 비슷한 질문이 두 번 반복 됩니다. 그 중 하나는 함께 애니의 과거 사진을 보는 장면입니다. "몇 살 때로 돌아가고 싶어요?"라고 묻자 애니는 “10살”이라고 대답합니다. 10살 이후부터 나쁜 짓을 많이 했고 예전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 같다고요. 그러나 영화 후반부에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물었을 때 돌아오는 답은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였습니다. 나는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 같다는 대답을 들었을 때, 인생에 회의가 많다는 짐작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하는 이야기는 후회도 미련도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애니의 위치는 교인이었죠. 애니가 실천하고자 했던 것은 사랑과 용서가 아닐까, 그때 생각했습니다. 이를 감독의 첫 질문과 연결했을 때, 애니는 시간이 지나며 스스로를 용서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것이 이 영화의 주제와도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이 영화가 윤리적이라고 말씀 드린 이유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인간적이라고 하는 것은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애니는 그렇지 않은 삶을 다 살아본 사람입니다. 애니는 자신을 용서하는 모습을 보였고 타인에 대한 용서에 이르기도 하죠. 애니 또한 인간이기 때문에 화도 내고 우울해하지만, 그것을 결국 사랑과 용서로 감싸려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인간의 양면적인 모습을 모두 끌어안으려는 것이 애니에게 드러난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 질문이 감독의 것이기도 하다는 것은, 과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는 감독이 실패를 한 번 겪고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감독 또한 이것이 영화가 될까, 라는 의심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획 단계부터 철저히 준비하는 다큐멘터리도 있지만, 찍어나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다큐멘터리도 꽤 많습니다. 찍어가며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많이 했을 것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에이즈, C형 간염, 전과를 가진 여자를 만났을 텐데, 어떻게 이야기를 끌어내고 촬영해야 했을지 고민이 많았을 것이고요. 또한 이것이 올바른 것일지에 대한 윤리적인 고민 또한 컸을 것입니다. 


감독은 애니의 고통을 일부러 철저히 찍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애니가 아픈 날 촬영을 하지 않고 길거리를 배회하지요. 그리고 욕심이 조금 지나쳐서 실수를 한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애니가 친구 면회를 간 장면이 되겠죠. 그래서 그 장면이 저로서는 어색하고 튀었던 것 같고 일관성을 조금 어그러뜨리더라도 사실상 아주 솔직한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민의 순간들이 그런 부분을 통해 드러나 있는 것입니다. 연출자인 나 김현경의 영화적인 고민이나 인간으로서의 윤리적인 고민을 이 영화에 두루 담아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다큐멘터리가 개인적으로 좋았던 이유는 다큐멘터리로서 담아야 할 윤리적인 순간들뿐만 아니라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윤리적으로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자기 반성적이고 자기 성찰적인 사적 다큐멘터리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스페셜 애니>는 인간의 양가적인 모습을 담아낸 솔직하고 윤리적인 다큐멘터리이다. 감독과 애니가 '우연히' 만나 이룬 일상은 각자의 여정 덕분이다. 길이 끝난 곳에서 다시 길이 시작되듯 그들은 <스페셜 애니>라는 길목에 이르러 지난 여정을 되살리고 새 우정을 이야기한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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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OF 발견과 주목 <그녀들의 점심시간>

일시: 2016년 12월 20일(화) 오후 8시

인디토크(GV) 참석: 구대희 감독 / 진행: 이도훈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관람료: 6,000원 (인디스페이스 후원회원 무료 / 멤버십 5,000원)




<그녀들의 점심시간 Ladies’ Lunchtime>

구대희 | 2016 | 67min | Color

제 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한국다큐쇼케이스

제 16회 인디다큐페스티발 봄 제작지원작



 SYNOPSIS 


더운 날씨에 몸이 좋지 않은 경마장 미화원 숙정씨, 입맛은 없지만 오후 일정을 위해 억지로 밥을 떠 넘긴다. 여고생들은 맛없는 급식 대신 햄버거를 몰래 배달 시켜 먹으며 다이어트 이야기를 한다. 택시기사인 희숙은 차 안에서 점심으로 김밥을 먹다 손님을 발견하고 황급히 숨긴다. 각양각색 다양한 점심의 풍경, 그 속에 담긴 여자들의 삶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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