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어지러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  <초행>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7년 12월 8일(금)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대환 감독

진행 봉준호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가영 님의 글입니다. (사진제공 신소영 님)




<초행>은 사회초년생, 오래된 연인의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직 어리숙한 '수현'과 '지영'을 질책하지 않고, 선택의 결과를 운운하기 보단 경험을 응원하는 영화적 시선은 곧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태도로까지 이어진다. 봉준호 감독의 진행으로 김대환 감독이 함께 한 인디토크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늦은 밤까지 계속됐다.

 





봉준호 감독(이하 봉): 김대환 감독의 전작 <철원기행>을 보신 분은 손을 들어주세요. 과반수가 보셨군요. 오늘은 <철원기행>을 봤다는 전제하에 GV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초행>은 섬세하고 한국적인 디테일이 충만한 영화이면서도 한편으론 굉장히 보편적인 영화에요. <철원기행>도 마찬가지고요. 외국인이 봐도 똑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해외 영화제 수상 이력이 이런 부분을 입증해주고 있고요. 가장 단순한 질문부터 시작할게요. <초행>에 감독 본인의 얘기가 얼마나 투영 됐나요?

 

김대환 감독(이하 김): 영화와 저의 실제 모습이 닮아 있는 부분은 연애를 7년 동안 했다는 점과 인천이 배우자의 친가라는 점, 실제로 학원 미술 강사 경력이 있다는 사실 정도에요. 그 외에 인물의 성격 이라든지 가족 관계 등 세세한 부분은 모두 창작해낸 것입니다. 실제로 저의 양가 부모님은 화목하고 사이 좋습니다.(웃음)

 

: 시나리오를 처음 쓰게 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해요. <철원기행>에 등장하는 둘째 아들이 마치 <초행>의 '수현' 같았어요. 결혼을 전제로 고민하는 불안정한 모습이 비슷하게 느껴졌어요. <철원기행>과 연관시켜 설명해주시죠.

 

: <철원기행> 편집을 하면서 '수현'의 다음 상황이 궁금해졌어요. 실제로 7년 동안 연애를 하면서 결혼 이야기가 슬슬 나오고 있었고, 스스로 돌이켜봤을 때 '수현'보다 제가 더 불안한 감정이었어요. 영화를 한 편 찍었지만 준비된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었고 결혼함으로써 생기는 책임에 대한 두려움이 컸어요. 근데 저 뿐만 아니라 제 또래의 친구들이 모두 같은 고민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 고민들을 듣는 순간 결혼으로 영화를 만들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결심을 하고 시나리오를 써 나가는데, 당시 저는 결혼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상당히 오만한 태도라고 생각했어요. 때문에 시나리오에 제시된 큰 줄거리 안에서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 합이 중요했습니다.

 

: 소재와 줄거리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이 보였어요. 김대환 감독의 경우 재료를 손질할 연장을 고르기 전까지 재료 자체를 몇 시간 동안 가만히 지켜보는 느낌이에요. 그런 섬세함이 영화에서도 나타나요. 극적인 상황이 아님에도 영화를 보고 있으면 정말 불안하고 초조한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면 구조화되어 있고 상당히 정제되어 있어요. 현장에서 연출 방식은 어땠나요?

 

: 개인적으로 영화에 다큐멘터리 느낌이 묻어났으면 좋겠다는 연출적 지향이 있었어요. 스토리 안에서 국면이 전환되는 지점만 정해놓고 그 외에는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테이크를 반복하며 찍어 나갔어요. 처음 가족의 식사 장면을 보면 아시겠지만 어머니가 하는 대사들은 제가 아무리 고민해도 나올 수 없는 표현들이 있거든요. 정말 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대사예요. 이런 장면들은 첫 테이크가 굉장히 중요했는데, 식사 장면의 첫 테이크만 45분을 촬영했어요. 여러 번 반복했고 정확한 타이밍을 찾아가며 가장 좋았던 것을 취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 촬영 도중에 씬 자체가 새로 추가되거나 연기를 통해 즉흥적으로 표현된 것이 있나요?

 

: 가장 중요한 장면 중 하나가 일출 장면이었는데, 원래 그 장소에서 일출을 담으려고 하지 않았고 두 컷으로 나누어 찍으려고 했어요. 일출 촬영을 새벽 3시부터 준비했는데, 계속 촬영하던 중에 칠흑같이 어두웠던 하늘이 점점 푸르스름하게 변하는 과정이 우연히 한 테이크에 담기게 되었어요. 일출의 과정이 한 번에 담겼다면 그 다음 장면을 굳이 넣지 않아도 되겠구나 판단했어요. 최종적으로는 너무 마음에 드는 장면입니다.

 

: 하루 중 일출과 일몰은 딱 한번의 기회인데, 롱테이크를 앞두고 배우들이 많이 초조했을 것 같아요. 그 장면에서 김새벽 배우가 "무서워"라고 외치는 대사는 원래 시나리오에 표현된 대사였나요?

 

: 처음에 그런 액션과 대사는 전혀 없었어요. 촬영 중간 30분쯤 쉬는 시간을 가지며 얘기를 했고, 말씀하신 것처럼 딱 한 번뿐인 기회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예민해져 있는 상황에서 김새벽 배우가 더욱 집중을 했던 것 같아요. 배우들의 자유의지가 절실했던 부분이기도 했고 동선 또한 전혀 정해놓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저도 그 당시에 김새벽 배우의 즉흥적인 액션을 보고 굉장히 놀랐어요. 해가 점점 뜨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는데, 지영이 차에서 나갔고 그런 대사를 내뱉은 것 자체도 굉장히 놀라웠어요.

 





: 캐스팅 과정도 궁금합니다. 사전에 김새벽 배우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쓰신 건가요?

 

: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김새벽 배우와 같이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시나리오가 나오자마자 바로 전달해 드렸습니다. 김새벽 배우는 해외 영화제에서 처음 만나 우연히 대화를 나누었는데, 많은 전작에서 굉장히 착하고 지켜주고 싶은 여성으로 출연하잖아요. 실제로도 그런 분위기가 물씬 풍겼어요. 그렇지만 김새벽 배우에게도 분명히 극단적인 모습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그 이면의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으로 캐스팅을 결정했어요. 또 가장 영화적으로 매력을 느꼈던 부분은 목소리였어요.

 

: 엄마와의 대화 장면에서 보면 암전 상태에서 스위치가 켜지고 '지영'이 한 덩어리처럼 누워있는 모습이 나오는데 저는 이 장면이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그런 액팅 지시를 따로 했나요?

 

: 최대한 엄마와 엮이고 싶지 않고 대화를 하기 싫다는 모습으로 자고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고 그렇게 표현하길 부탁 드렸어요. 사실 그 앞의 숏이 굉장히 길어요. 편집 할 때 보니 김새벽 배우가 어둠 속에서도 계속 뒤척거리면서 움직이고 연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사실 초반엔 지금 영화 속의 카메라 워킹을 생각하지 않았고 엄마의 뒷모습을 따라가는 워킹으로 장면을 구성했어요. 하지만 '지영'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표현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판단 하에 지금처럼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불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테이크를 몇 번 찍었어요. 빛이 변화하는 순간, 그 간극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좋더라고요.

 

: 조용한 가운데 흐르는 긴장감이 정말 강해요. 수현 역의 조현철 배우의 캐스팅 과정도 궁금합니다.  

 

: 조현철 배우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개인적인 호기심이 들었고 전작들을 봤을 때 캐릭터 설정인지 본인 자체인지 헷갈릴 정도로 굉장히 개성 강한 연기를 하더라고요. 연출도 영민하게 하고 실제로 만났을 때도 독특한 매력이 있는 사람이었어요.

 

: 실제 모습도 '수현'과 비슷한가요?

 

: '수현'과 평소 말투는 비슷해요. 그런데 실제로는 '수현'보다 훨씬 말수가 적어요. 연기 디렉팅을 할 때도 제가 이런저런 요구를 하면 고개만 끄덕였어요. 그 정도로 조용한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기대했던 것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었어요.

 

: 배우들과 캐릭터에 대한 기본적인 컨셉 내지는 연기 디렉팅 같은 경우는 배우들과 어떻게 맞춰 나간 건가요?

 

: 촬영 전에 대화의 시간을 굉장히 많이 가졌어요. ‘수현이 어떤 사람일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실제로 대안을 모색해 나가기도 했어요. 결론적으로는 영화 속 '수현'이 시나리오 상의 '수현'보다 훨씬 더 사랑스럽고 귀여워졌어요. 그런 부분은 제가 생각해낸 것 보단 조현철 배우가 능동적으로 표현한 부분이었죠.

 



 

: 임신테스트기에 대해 방 안에서 두 모녀가 얘기하는 장면이 참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 순간을 두고 어떤 의논을 했나요?

 

그 어떤 장면보다 얘기를 많이 나눈 순간이었고, 실제 테이크도 가장 많이 갔어요. 사실 두 모녀의 대화 내용과 '수현'과 '지영'이 어떻게 집을 박차고 나갈 것인지 모두 정해져 있었어요. 하지만 임신테스트기에 대한 이야기를 과연 어떻게 꺼낼 것인가가 정말 고민스러웠어요. 잘못하면 상투적인 분위기로 전락해버릴 수도 있었거든요. 촬영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확신이 없었는데, 갑자기 문득 조경순 배우님(지영 어머니 역)께서 '팔순 잔치에 수현이 데려 오지마'라는 대사를 하셨어요.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였지만 너무 사실적으로 다가왔어요. 또 제 입장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걸 상상하니 너무 서운하더라고요. 그 순간부터 이 씬의 목표 지점이 명확해졌어요. 한편으론 기분이 좋더라고요.

 

: 우리의 대배우 기주봉 선배님도 나오는데, 그네에서는 어떻게 넘어진 거예요? 이걸 슬랩스틱이라고 해야하는 건지혹시 지시한 건가요?(일동 웃음)

 

: 이 장면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어요. 조경숙 배우님이 그네 씬을 촬영할 때 꼭 보러 오겠다고 하셨거든요. '지영'과 엄마의 대화 장면을 7시간 정도 촬영했는데, 기주봉 배우님도 그렇게 힘겹게 촬영하는 모습을 꼭 봐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당신도 언젠가 한번 당하는 꼴을 보겠다’라고.(웃음) 실제로 촬영 현장에 찾아오셨어요. 아무튼 원래 제 계획은 그네를 타다 장인의 신발이 벗겨지고 그 신발을 다시 신겨주려는 어색한 사위의 모습이었어요. 엉거주춤하는 '수현'의 모습을 설정하고 촬영을 시작했는데, 기주봉 배우님께서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신발이 벗겨지게 할까 고민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그러다 실수로 넘어진 거죠. 모든 스태프들이 놀라서 뛰쳐 나가려고 하는 순간에 저와 피디가 막아 섰고, '수현'이 자연스레 대처하면서 결국엔 모든 촬영 통틀어서 가장 빨리 끝난 장면이 되었습니다.(일동 웃음)

 

: 그런 상황은 반복하면 진짜 즐거움이 안 나오잖아요. 보면서도 저거 왠지 실제 상황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극영화 속에 숨겨진 다큐멘터리 같은 순간이죠. 상대 배우의 반응은 어땠나요?

 

: 조현철 배우가 굉장히 영민하다고 느낀 적은 그 전부터 굉장히 많았지만, 한번 더 놀란 순간이었어요. 실제 상황에서도 프레임 밖을 안 벗어나고 집중해서 연기를 이어 나가길래 나중에 슬쩍 물어 봤거든요. 본인은 비상 상황을 항상 생각하고 준비한다고 답하더라고요. 사실 그네 장면 외에도 그런 순간이 한 번 더 있었어요. 차를 타고 삼척으로 넘어가면서 '수현'이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데, 딱 그 타이밍에 시커먼 까마귀 떼들이 날라 가잖아요. 그 장면도 우연이었어요. 삼척과 인천을 오가는 장면은 실제로 그 거리를 운전해 가면서 촬영했기에 촬영 분량이 굉장히 많았어요. 하지만 까마귀 떼를 목격하는 순간은 앞 뒤 컷에 상관없이 이 부분은 꼭 써야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 <철원기행>의 카메라가 고정적이고 프레임도 안정적인 반면 <초행>은 대부분의 장면이 핸드헬드로 촬영됐어요. 그래서 아까 <초행>8분짜리 일출 장면이 이질적이라고 얘기했는데, 그 씬 외에는 모두 핸드헬드인거죠? 왜 핸드헬드 기법을 선호했는지 궁금해요.

 

: 사실 8분의 일출 장면도 핸드헬드였어요. 다만 잘 버티고 있어서 흔들림이 적었던 거죠. 촬영을 시작하기 전부터 촬영감독님과 계속해서 영화 컨셉에 대해 의논했어요. 제 의견은 스토리보드를 전혀 짜지 말고 촬영에 들어가자는 것이었고, 배우들이 어떤 대화를 나누고 어떻게 동선을 그리는지에 대해서는 제약을 두지 않았으니 열심히 콘티를 짜더라도 의미가 없을 것 같았어요. 때문에 트라이포드를 아예 안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핸드헬드를 통해서 두 사람의 불안감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 <철원기행>을 보면 고정된 장면들이 의도적으로 어떤 조형미를 강조하려고 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묘하고 정적인 아름다움을 주거든요. 특히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눈 올 때 담배를 피우는 시퀀스의 미장센을 보면 가히 백미라고 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 감독님께서 가능성을 열어놓고 배우에게 맡긴다, 뭐 이런 표현을 많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환 감독 본인이 가진 조형적인 욕구나 연출적 지향이 있잖아요. 그런 욕구들이 터져 나오려고 할 때 어떻게 억누르는지, 혹은 욕심 자체를 의식하지 않는 건지 궁금합니다.

 

: 개인적으로 담고 싶었던 미학은 이었어요. 어떤 서사를 완성하고 연출하든 간에 일몰과 일출의 장면을 꼭 넣고 싶었고요. 처음 시나리오를 기획했을 당시에도 그 지점과 불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순간에 주안점을 두고 만들어 나갔던 것 같아요.

 

: 감독님께서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 영화에 강원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잘 드러나요. 철원과 삼척은 감독님께 어떤 장소인가요?

 

철원은 어머니께서 잠깐 근무하셨던 곳인데, 제대하고 나서 가족끼리 하루 동안 한겨울에 관사에서 머물렀던 적이 있어요. 그때 기억이 인상 깊게 남아 있었고 영화를 하며 자연스레 떠오른 것 같아요. 그리고 삼척은 외가입니다.

 

: 강원도만큼 자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장소는 없을 것 같아요. 다음 작품들도 계속 강원도에서 촬영할 건가요?

 

다음 작품을 1월달에 춘천의 산속에서 촬영할 계획이 있고요. 내후년 봄에는 또 춘천을 배경으로 준비 중에 있습니다.

 




관객: 주인공이 각자의 부모님을 뵈러 가는 과정이 험난하잖아요. 외적인 것뿐만 아니라 내적인 험난함도 느낄 수 있어서 그 과정들이 굉장히 와 닿았습니다. 힘든 과정을 상징적 의도로 설정한 건지 궁금합니다. 한가지 더 궁금한 점은 김새벽 배우가 극중에서 "같이 살아봐도 모르겠으면요?" 질문하는 부분이 있는데, 답을 듣지 못한 채 영화가 지나 가잖아요. 질문에 대한 감독님의 답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시나리오 상에서도 그렇고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 지점은 두 인물이 여행을 끝내고 돌아올 때마다 굉장히 힘든 상황이 돼야 한다는 점이에요비록 삼박 사일 동안 벌어진 일이긴 하지만 결혼을 마음먹고 현실에 부딪히게 됐을 때 또 하나의 산을 만난다고 생각하거든요아직 결혼한지 50일밖에 안 됐고 깨가 쏟아지는 중이라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확히 할 수는 없어요.(웃음다만 제 경험을 토대로 답변 드리자면 저는 한번도 제 인생에서 무언가를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어요계속해서 도망치고 회피한다는 걸 느꼈고, 결혼에 대해서는 스스로 직면하고 싶었던 감정도 있었거든요고민 끝에 <초행>을 시작했고 영화를 다 만들고 나서 보니까 결혼을 해도 되겠다는 작은 용기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 삶과 영화를 일치시켜서 큰 무언가를 극복 해냈군요정말 멋지네요.



관객: 제 또래 청년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테이크를 많이 나누지 않은 것 같은데요, 앞서 답변하셨듯이 다큐멘터리 느낌을 내기 위해 그런 방식을 택한 건지혹은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 이 영화를 시작할 때 배우 분들에게 즉흥적으로 만들어나갈 것이고 매 순간 드는 궁금증은 대화를 통해 답을 찾아가는 탐구의 과정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어쨌든 컷을 나누면 배우들은 반복연기를 해야 하잖아요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원해서 그런 연출을 택했는데컷을 나누고 반복연기를 시킨다는 것을 제가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가장 좋은 카메라 위치 또한 사전에 정해놓지 않아도 촬영을 진행하며 찾아낼 수 있으니까 한 테이크로 가자고 정했습니다.

 

: 그렇게 작업했을 때 편집 과정에서 따라오는 어려움도 있잖아요편집에 있어 여러 가지 제약들이 생길 수 있는데편집 과정은 어땠나요?

 

: 빼고 싶지 않은 것들 사이에서 계속 고민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어요좀 더 결단력 있고 과감해야 하는데이건 좋고 저건 아깝다는 제 사적인 감정들과 계속해서 싸워야 했어요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제일 먼저 선보여야 했는데출품 일주일 전까지도 편집을 두고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관객: 탕수육과 짬뽕을 먹는 씬의 마지막 부분에서 애기 울음소리가 들려요그 장면이 어떤 의미가 있나요?

 

: 그 장면은 제가 꿈이라고 생각하고 만든 씬입니다부동산 문제로 많은 분들이 2년에 한번씩 이사를 다니잖아요서울 인근에 방을 잡아도 시간이 지나면 방값이 올라가고 점점 외곽으로 밀려나게 되죠그 상황이 수현과 지영에게는 미래가 될 수도 있고 현재 혹은 과거일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어쨌거나 익숙해 지기도 전에 떠나야 한다는 패턴이 반복되고, 이에 대한 서운함의 감정이 드러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두 사람 중 누구의 꿈인지 알 수 없으면서도 임신에 대한 불안감이 꿈에 투영되는 상황을 아기 울음소리를 통해 표현했습니다.


 

관객후반부 광화문 시퀀스와 관련해서 사람들은 카메라가 있으면 쳐다보기 마련인데 렌즈를 응시하는 분은 많지 않아 보였어요어떻게 눈에 안 띄게 촬영했는지 궁금해요.

 

: 저와 촬영감독, 사운드감독만 촬영에 들어갔는데 그 당시 광장 주변에 카메라가 굉장히 많았잖아요. 영화 촬영에 쓰이는 덩치가 큰 카메라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그 누구도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더라고요. 방송국에서 흔히 쓰는 카메라이기도 했고요. 운이 좋았습니다






극중 수현과 지영은 시종일관 길을 잃고 헤맨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이 다급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서로의 존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한 사람이 방황할 땐 다른 한 사람이 방향을 일러주고 마음을 잡아주기도 하며 삶이란 초행길을 걸어간다. 사회초년생 예비 부부, 사회가 이름 붙인 그들의 신분은 마냥 불안정해 보이지만, <초행> 속 수현과 지영은 둘이어서 온전해 보인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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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돌잔치 2017년 4 상영작 <철원기행>



디돌잔치는 매달 마지막 화요일에 진행되는 인디스페이스의 프로그램으로, 1년 전 개봉한 독립영화의 1주년을 함께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스크린을 통해 그 때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느껴보세요!


인디돌잔치 2017년 4월 상영작 <철원기행>

● 일시: 2017년 4월 25일(화) 오후 7시 30분

● 입장료: 7,000원 / 후원회원, 멤버십 무료

● 상영 후 인디토크 (김대환 감독 참석)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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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페이스가 관객 여러분과 함께 마련하는 값진 상영회!

개봉 1주년을 맞이하는 작품 중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투표로 선정해주세요.

지난해에 아쉽게 놓친 작품이 있다면, 혹은 스크린을 통해 꼭 한번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주저 말고 투표해주세요:-)


자, 2017년 4월의 '인디돌잔치'의 영광은 어떤 작품에게 돌아갈까요? (두근두근)


>> 투표하러 가기 (클릭!) <<




● 후보작

① 스틸 플라워 (감독 박석영 | 2016년 4월 7일 개봉)

② 4등 (감독 정지우 | 2016년 4월 13일 개봉)

③ 업사이드 다운 (감독 김동빈 | 2016년 4월 14일 개봉)

④ 철원기행 (감독 김대환 | 2016년 4월 21일 개봉)

⑤ 탐욕의 별 (감독 공귀현 | 2016년 4월 27일 개봉)


● 투표기간: - 4월 9일(일)

● 발표: 4월 10일(월) 이후

● 상영일: 4월 25일(화) 저녁 

(입장료: 7,000원 /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후원회원 무료)


* 투표에 참여해주신 분들 중 5분(1인2매)을 선정하여 초대합니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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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운 곳에 가닿다  2017 으랏차차 독립영화 <철원기행>  인디토크


일시 2017년 2월 10일(금)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대환 감독, 배우 이상희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정 님의 글입니다.


가족 간의 어색하고 불편한 만남에서 따스함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가족보다 서로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행하는 바쁜 움직임이 다정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아마 서로가 저마다 각자의 가족을 위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 시절 하나뿐이었던 가족이 둘이 되고, 셋이 되며 어른이 된다. 때가 되면 남는 것이 과거를 향한 추억뿐일지라도 우리는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너무 당연해서 무관심해지고 마는 가족에 대해 생각해볼 영화 <철원기행>이다.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이하 진): 안녕하십니까. 오늘 진행을 맡은 진명현입니다. 김대환 감독님과 이상희 배우님 모시고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김대환 감독(이하 김): 안녕하세요. <철원기행>을 연출한 김대환입니다. 반갑습니다.


이상희 배우(이하 이): 안녕하세요. <철원기행>에서 ‘혜정’ 역할을 맡은 이상희입니다. 반갑습니다.


진: 이전에 인디스페이스에서 <철원기행> 개봉을 했었죠. 오늘 <철원기행>을 다시 봤어요. 볼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영화인 것 같아요. 먼저 감독님, 오랜만에 관객 분들 만났으니 최근 어떻게 지내는지 말씀해주세요.


김: 최근에 촬영을 끝냈어요.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한 달 촬영했고, 지금은 편집 중에 있습니다. 아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진: 그 작품에 대해 조금만 더 설명해주세요.


김: 동거하는 커플이 결혼을 막중한 벽으로 느끼고 있는 현실 속에서 양가인 삼척과 인천을 하루씩 오가는 내용이에요. 두 군데를 오가며 변하는 두 사람의 생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직 가제인데 ‘초행’이라는 제목을 지었어요.



진: 이상희 배우님에게 <철원기행>은 어떤 작품이었는지요.


이: 이전엔 혼자 정처 없이 떠도는 역할을 많이 했어요. <철원기행>은 관계가 많이 얽힌 영화고, 그러한 관계들을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접했어요. 그래서 많이 헤매기도 했고 선배님들께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제가 찍은 영화 중 관객으로서 유난히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해요. 되게 많이 봤거든요. 거의 열 번 가까이 본 것 같아요. 제가 *블로킹 꽝이거든요.(웃음) 블로킹에 대해서도 배우고, 카메라 무빙에 대한 블로킹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었고, 상대 배우와 호흡하는 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어요. 그 다음 작업을 할 때 많이 도움이 된 영화에요.

*블로킹(BLOCKING)영화에서 블로킹은 주로 카메라를 기준으로 배우가 서야하는 위치 등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될 수 있으나, 더 넓은 의미에선 카메라 구도 내에서 배우의 행동 전체 계획을 의미한다. 영화배우는 연극과 달리 카메라의 위치와 숏의 종류를 반드시 확실하게 파악하고 연기에 임해야한다. 특히 숏의 종류에 따라 자신의 행동폭, 블로킹의 폭을 조절할 줄 알아야한다.  -‘영화연출’ (송낙원)


진: 이 작품이 이상희 배우님에게는 해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게 해준 작품이기도 해요. 또 3대 영화제인 베를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된 작품이기도 하죠. 제가 이 영화에서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가 중국집 장면이에요. 조용하지만 거의 전쟁에 가깝다고 생각되는 장면인데, 오늘은 그 장면에서 제가 알아차리지 못했던 이상희 배우님의 연기를 봤어요. 둘째 아들에게 수저를 건네는데 받지 않으니까 표정이 시무룩해지고, 다시 수저를 받으니까 표정이 변하더라고요. 정말 좋은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이상희 배우님이 연기한 혜정 캐릭터를 감독님은 어떻게 만들었고, 또 이상희 배우님은 어떻게 구체화 했는지도 여쭤보고 싶어요.


김: 사실 이 시나리오를 처음 구상했을 때는 등장인물의 관계가 지금과 같지 않았어요. 첫째 아들이 결혼한 상태도 아니었고 아버지의 퇴임식을 배경으로 한 것도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둘째 아들의 군 면회를 가는 가족의 이야기로 구성을 했거든요. 혜정 캐릭터는 존재하지 않았죠. 그런데 초고가 너무 저의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을 배제하며 극적인 부분을 끌어내기로 했어요. 물론 이야기 자체가 엄청나게 충격적인 사건들로 구성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와중에 극적인 부분을 이끌어내기 위해 아버지의 퇴임식이라는 사건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되니 자연스럽게 주인공들의 나이대가 올라가면서 결혼을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혜정 캐릭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제가 같이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분이 있는데, 여성이고 결혼을 했어요. 그런데 그분이 ‘며느리는 절대 가족이 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부모님하고 할머니와 함께 살았어요. 그래서 이 말이 정말 충격적이었고, 며느리 혜정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이 속에서 고군분투할까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혜정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혜정의 성격, 직업적 특성과 연결해서 어떻게 표현할까를 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캐스팅이 된 다음부터는 상희 배우님이 이런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표현했고요.


진: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고 어떻게 혜정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나요?


이: 제 생각에 혜정이라는 친구는 되게 애쓰는 사람이었어요. 가족들한테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어 하고, 짧은 시간이지만 가족끼리 함께 평화롭게 지내고 싶어 하죠. 물론 돈 때문이기도 하지만요. 사실 이 영화를 찍을 때 혜정에 대해서 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았어요.(웃음) 작품 속에서 며느리라는 상황이 저를 혜정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시어머니와 불편한 사람들 사이에 끼어있으면서 가족이 되려고 노력하는 그런 것들 말이에요. 선배님 두 분이랑 작품 하는 것은 처음이었고, 실제로 제가 두 분 사이에서 연기하면서 약간은 며느리처럼 애쓴 부분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표현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진: 개인적으로 오늘 아버지 역에 집중해서 봐서 그런지 감독님이 이 영화를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가 될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영화 끝에 나오는 소리가 아버지의 개인적인 삶을 축하하는 축포처럼 들렸어요. 감독님이 영화를 만들 때 중심이 되었던 생각이 어떤 것들이었는지 여쭤보고 싶네요.


김: 제가 이 영화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아들은 아버지와 가까워질 수 없나’ 하는 개인적인 질문 때문이었어요. 저희 부모님이 실제로 다 교직에 있고, 아버지가 철원으로 발령이 났었어요. 그래서 영화를 찍기 위해 로케이션 헌팅 겸, 철원에 대해서 알아볼 겸해서 매주 철원에 가서 아버지와 함께 지냈어요. 저는 그 전까지 제가 아버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때 함께 지내다보니 정말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느꼈죠. 어떻게 보면 궁금해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영화를 본 관객 분들이 ‘나는 우리 가족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진: 이상희 배우님도 영화를 여러 번 보았으니 좋아하는 장면이 많을 것 같아요. 어떤 장면을 좋아하나요?


이: 좋아하는 장면이 많은데, 변하지 않는 장면이 하나 있다면, 아버지하고 아들 둘이 감자를 먹는 장면이요. 볼 때마다 눈물 쏟으면서 봐요. 되게 ‘웃프다’고 해야 하나.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서글픈데, 제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표현이 되어있는 것 같아서 그 장면이 정말 좋아요.



관객: 혜정이라는 캐릭터가 박복한 며느리의 표상이고, 그러면서도 마냥 착한 캐릭터만은 아닌데, 캐릭터에 어떻게 접근했는지 듣고 싶어요.


이: 제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혜정이라는 캐릭터가 눈에 들어오기보다는 부모님이 눈에 띄었어요. 둘의 곁에서 작업하는 것이라면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해서 하게 됐어요. 사실 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았어요. 원래 제가 그렇게 무언가를 많이 생각하지 않는 편이거든요.(웃음) 


관객: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의견이 다른데, 결국 큰 아들은 감자를 좋아하는 건가요?


김: 누가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어머니는 감자를 좋아했던 아들의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고 며느리는 아들의 현재를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감자의 설정은 이런 거였어요. 좋아하는 것도 많이 먹으면 질리게 되잖아요. 저한테는 양갱이 그랬어요.(웃음) 어렸을 때는 좋아했는데, 언젠가부터 손도 안 대거든요. 마지막에 아들이 감자를 한 번 베어 문 것은 2박 3일의 기간이 가족이 극적으로 화해하고 봉합되는 시간은 아니지만, 한 입 베어 문 감자처럼 서로 조금 더 알게 되고 가까워졌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에요.


관객: 영제가 ‘End of Winter’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 가족끼리 함께한 2박 3일을 계기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서도 가족에 대해 한 번 쯤 더 떠올리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감정의 변화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겨울의 끝에 봄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목을 정했어요. 또 아버지의 정년퇴임 이후 제2의 삶에 있어서도 그런 제목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관객: 배경음악이 많이 나오지 않은 것 같아요.


김: 취향인 것 같은데, 저는 음악이 많이 나오는 영화를 봐도 어떤 음악이 좋았더라, 하는 생각이 잘 남지 않아요. 물론 음악이 너무 좋아서 모든 트랙이 기억나는 영화들도 있지만요. 음악을 너무 많이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잃게 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가급적 음악을 쓰지 않으려고 했고 한두 포인트 정도 인상적으로 사용하고 싶었어요.


관객: 영화 초반 부에 군인들이 지나가는데 섭외한 건가요?


김: 섭외한 것은 아니고요, 영화 1회차 촬영 때 운이 좋게 장병들이 지나갔습니다. 



















관객: 극중 혜정과 큰 아들이 반지 낀 손가락이 다른데, 이유가 있나요?


이: 저희가 결혼을 안 해봐서 어느 손가락에 끼워야하는 지 몰랐어요.(웃음) 촬영이 조금 진행된 뒤에 발견을 해서 당황했었죠.


김: CG로 지울까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 질문을 몇 번 받았는데, 때마다 난처합니다.(웃음)


관객: 대구에서 올라온 영화감독 지망생인데, 감독님이 어떤 계기로 영화감독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김: 어릴 때부터 영화 일을 해야겠다는 꿈이 있었어요. 제일 좋아하는 것이 영화 보는 것이었어요. 영화를 좋아하는 감정으로 시작해서 찍을 수 있는 환경으로 갔던 것 같아요. 영화를 배울 수 있는 대학으로 진학해서 영화를 찍어봤는데 <철원기행>을 찍기 전에 찍었던 두 영화는 완전히 망했어요. 그 때까지 저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묻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얘기보다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 좋아하겠지’ 생각하면서 현란한 영화를 만들려고만 했거든요. 그래서 <철원기행>을 찍을 때는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 저도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영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영화에 대해 잘 모르는 입장에서 보면 크게 영화를 만드는 사람과 연기하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더라고요. 그런데 영화를 만드는 일은 자신이 없었고,(웃음) 연기는 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연기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진: 그럼 혹시 연기 말고 영화 제작 과정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이: 영화에서 모든 분들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촬영이 굉장히 멋있게 느껴지더라고요.


진: 오랜만에 인디스페이스에서 귀한 자리를 마련해주셨어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끝으로 인사 한 말씀씩 부탁드립니다.  


김: 추운 날씨에 찾아와 영화를 감상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면 더 좋은 이유들이 있잖아요. <철원기행>이라는 영화는 특히 영화 속 풍광과 분위기 때문에 더욱 그런 영화인 것 같아요. 오늘 스크린으로 관객 분들과 함께 <철원기행>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겨울은 끝을 향해 가고 있지만 여전히 살을 에는 듯이 춥다. 잃어버린 봄의 온기라는 감사함을 일러주려는 것일까. 아버지의 이혼 선언도, 폭설로 갇혀버린 2박 3일도, 잊고 있던 가족을 알게 하는, 그저 지나가는 폭풍이었나 보다. 우리의 게으른 본능은 무척 빠르게 적응해서 따뜻한 곳에 오래 있으면 그 곳이 따뜻한 곳인지도 잊어버리고 만다. 지금이 겨울인지도 잊고 만다. 창문을 열어야 비로소 ‘아, 겨울이었구나’ 얼마나 따뜻한 곳에 서있는지 깨닫게 된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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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클릭하면 영화별 상영일정과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7.02.09 - 2017.02.15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 임정하, 전일우, 박형준, 김양래 | 97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다른 길이 있다> 조창호 | 90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7년-그들이 없는 언론> 김진혁 | 110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문영> 김소연 | 64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위켄즈> 이동하 | 9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예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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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전  2017 으랏차차 독립영화

 

기간 2017년 2월 9일(목) - 12일(일) | 4일간

장소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관람료 7,000원 (후원회원 무료 / 멤버십 6,000원)


주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공동주최 한국독립영화협회,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2016년을 빛낸 독립영화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획전 '2017 으랏차차 독립영화'가 오는 2월 9일(목)부터 12일(일)까지 4일간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립니다. 인디스페이스에서는 2013년부터 매년 초, 지난 해를 대표하는 독립영화들을 선정하여 상영 및 인디토크(GV)를 진행해왔습니다. 올해에도 변함없이 꼭 기억해야 할 독립영화들을 엄선하여 소개합니다. 


지난 2016년에도 수많은 독립영화가 극장 개봉 및 영화제를 통해 관객을 만났습니다. 기획전 '2017 으랏차차 독립영화'는 쇠락한 기지촌과 그곳을 배회하는 여성들을 담은 <거미의 땅>(감독 김동령, 박경태)과 배를 짓는 이들의 빛나는 경험을 통해 이 시대의 모든 '일하는 그림자'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영화 <그림자들의 섬>(감독 김정근) 등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빚어낸 다큐멘터리는 물론,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믿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가족의 이야기 <철원기행>(감독 김대환), 사랑, 미움, 질투, 모든 감정이 휘몰아치던 세 소녀의 세계를 담아낸 <우리들>(감독 윤가은), 기존 한국 영화에서 흔히 보지 못한 여성 퀴어 소재를 다룬 <연애담>(감독 이현주) 등 작년 한 해 동안 관객들의 관심을 듬뿍 받은 극영화들도 준비했습니다.


특히 이번 기획전 '2017 으랏차차 독립영화'에서는 각종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과정을 따라가며 '연기'라는 신비의 영역을 탐구하는 <나의 연기 워크샵>(감독 안선경), 일 년 동안의 쪽방의 기록으로 빈곤의 굴레를 보는 <사람이 산다>(감독 송윤혁), 미군 달러가 지배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태원에서 살아온 세 여성의 이야기 <이태원>(감독 강유가람), 일주일 전 엄마에게 버려진 소녀의 여정 <재꽃>(감독 박석영), 취업과 입시라는 경쟁 속에서 인간다운 관계를 잃어가는 이 시대 청년들을 그려낸 <여름밤>(감독 이지원), 천막으로 퇴근해 천막에서 출근하는 장기농성 투쟁 사업장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 <천막>(감독 이란희)까지 네 개의 장편과 두 개의 단편이 더 많은 관객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열한 편의 독립영화를 한 자리에서 만나는 기획전 '2017 으랏차차 독립영화'는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물론, 현시대를 살아가며 함께 고민해야 할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환기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될 것입니다. 2017년도, 으랏차차 독립영화! 으랏차차 인디스페이스!






○ 상영시간표






관람료
일반: 7,000원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6,000원
인디스페이스 후원회원: 무료



○ 예매 이벤트



온라인 예매 후 '2017 으랏차차 독립영화'를 관람하시면 추첨을 통해 인디스페이스 굿즈 세트 (5명) 를 드립니다.


● 기간: ~ 2/12(일) 예매분까지 (온라인 예매 시 자동 응모)

● 발표: 2/13(월) 개별 연락






○ 상영작






1. 거미의 땅 Tour of Duty

김동령, 박경태 | 2012 | 다큐멘터리 | 150분 | 15세관람가



제 1회 강정국제평화영화제 강정평화영화상 수상

제 23회 대만여성영화제 성 & 노동

제 4회 디아스포라 영화제 디-필름

제 14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대안영화/미디어아트 장르전

제 19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 작품

제 14회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 신작전

제 13회 야마카타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국제경쟁- 특별상 수상

제 5회 DMZ국제다큐영화제 한국경쟁

제 39회 서울독립영화제 특별초청작

제 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새로운 물결

제 17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개미처럼 일하고 거미처럼 사라지다”

기지촌 공간에 각인된 기억들에 대한 오마주, 

그리고 사라지는 모든 것들을 위한 의무의 여행


철거를 앞둔 경기 북부의 미군 기지촌에는 몸에 각인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세 명의 여인이 있다. 30여 년간 선유리에서 햄버거를 만들어 온 ‘바비엄마’, 의정부 뺏벌의 쇠락한 좁은 골목길에서 폐휴지를 줍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박인순, 그리고 흑인계 혼혈인 안성자의 분절된 기억을 따라, 영화는 망각된 기지촌의 공간 속에서 ‘의무의 여행’을 시작한다.





2. 그림자들의 섬 The Island of Shadows

김정근 | 2014 | 다큐멘터리 | 98분 | 15세관람가



제 17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심사위원특별상 수상

제 12회 제주영화제 한국영화의 풍경

제 10회 런던한국영화제 다큐멘터리

제 17회 부산독립영화제 부산장편독립영화

제 14회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 신작전

제 40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수상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시대의 모든 그림자들을 위한 감동의 드라마 


꿈에 그리던 ‘조선소맨’이 되었다. 부푼 꿈을 안고 입사했던 설렘과 기쁨은 상상 그 이상의 처절한 환경에 서서히 사라져갔다. 쥐똥 도시락 앞에,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는 동료의 죽음 앞에 무기력했던 우리들은 1987년 7월 25일, 드디어 울분을 터뜨리고 비로소 인간의 삶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흐르는 동안, 우리들의 일터는 변함없이 서러웠다.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하던 동료들이 연이어 죽음을 맞이했고, 309일 동안 고공생활을 견뎌야 했다. 그런 고된 시간 속에서도 절망의 그림자가 변하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서러운 일터에서 그림자처럼 사라져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3. 나의 연기 워크샵 Hyeon’s Quartet 

안선경 | 2016 | 드라마 | 118분 | 12세관람가



제 42회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부문 - 장편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 비전- 감독상 수상


‘사중주’ 라는 공연을 보고 연기 워크샵에 참가하게 된 네 사람 헌, 은, 준, 경. 이들은 배우 미래로부터 한 달 간 연기 훈련을 받는다. 미래는 연기 수업을 통해서 왜 이들이 연기를 하려고 하는지, 무엇을 감추고 무엇을 드러내고 있는지 그 내면을 들여다본다. 





4. 사람이 산다 Slice Room

송윤혁 | 2015 | 다큐멘터리 | 69분 | 전체관람가



제 14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연대작

제 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한국다큐쇼케이스

제 16회 인디다큐페스티발 관객상 수상


쪽방을 철거한다고 하는 소식이 들린다. 쪽방에 산지 1년이 되어가는 창현은 부족한 기초수급비 때문에 부정수급단속의 눈을 피해 몰래 하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간다. 쪽방에서 태어나 자라온 일수는 27살의 젊은 나이에 결핵, 고위험성당뇨, 고혈압으로 기초수급자의 삶을 살고 있다. 이제 막 쪽방에 들어가 새로운 시작을 해보려는 남선은 부양의무제도로 수급을 포기하게 되고 폐지수집으로 쪽방생활을 해보려 하지만 월세와 생활비 감당은 녹록한 문제가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쪽방. 그들을 굴레 속에 가두는 제도. 일 년 동안의 쪽방의 기록으로 빈곤의 굴레를 본다.





5. 여름밤 Summer Night

이지원 | 2015 | 드라마 | 30분 | 전체관람가



제 3회 포항맑은단편영화제 경쟁부문

제 7회 부산평화영화제 너도나도 어깨동무상 수상

제 3회 가톨릭영화제 장려상 수상

제 17회 제주여성영화제 남자, 여자를 말하다

제 11회 파리한국영화제 특별언급

제 7회 광주여성영화제 단편모음

제 11회 런던한국영화제 가족 영화

제 10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초이스

제 11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작은나래 모음

제 17회 대구단편영화제 대상, 촬영상 수상

제 15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비정성시 최우수작품상 수상

제 42회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수상

제 37회 청룡영화상 단편영화상 수상

제 17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 대상 수상


취업준비생 소영은 고3수험생 민정의 과외를 하게 된다. 그러던 중 민정은 소영에게 과외시간을 바꿔줄 수 없냐는 부탁을 하게 된다. 





6. 천막 A Tent

이란희 | 2016 | 드라마 | 25분 | 전체관람가



제 3회 포항맑은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

제 3회 가톨릭영화제 장려상 수상

제 4회 디아스포라 영화제 디-필름

제 21회 인디포럼 신작전 - 단편

제 16회 전북독립영화제 국내경쟁

제 21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 작품

제 13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국제 단편 경쟁

제 17회 대구단편영화제 연기상 수상

제 18회 정동진독립영화제 섹션3

제 15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비정성시

제 42회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부문 - 단편

제 17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농성 3169일 째 날, 해고 노동자들에게 소송비용청구서가 배달된다.





7. 연애담 Our Love Story

이현주 | 2016 | 드라마 | 99분 | 청소년관람불가



제 11회 런던한국영화제 특별상영

제 17회 도쿄필름엑스 도쿄필름엑스 경쟁

제 32회 바르샤바 국제영화제 경쟁 1-2

제 17회 샌디에이고 아시안 국제 영화제 디스커버리즈

제 64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신인 감독

제 35회 벤쿠버국제영화제 용과 호랑이

제 17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 대상 수상

제 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퀴어 레인보우


더할 나위 없이 따뜻했던

우리의 연애담을 들려드립니다.


미술을 공부하는 윤주(이상희). 졸업 전시를 준비하던 중 자꾸 눈길이 가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살짝 마주친 눈빛에서 느껴진 따뜻함에 윤주는 점점 마음이 이끌리기 시작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꿈을 찾아가는 지수(류선영). 추운 겨울 어느 날, 나를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얼마 후, 그 사람을 다시 만난 지수는 그 사람에게 마음을 이어나가려 손을 내밀어 본다.


두 사람의 마음이 이어진 가장 행복하고 따뜻했던 이 순간은 정말 영원할 수 있을까…





8. 우리들 THE WORLD OF US

윤가은 | 2015 | 드라마 | 94분 | 전체관람가



제 11회 파리한국영화제 포트레

제 12회 취리히 영화제 ZFF 포 키즈

제 17회 도쿄필름엑스 특별언급, 관객상 수상

제 10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 최우수 청소년 장편영화상 수상

제 25회 부일영화상 신인 감독상 수상

제 17회 샌디에이고 아시안 국제 영화제 디스커버리즈

제 47회 인도국제영화제 컨트리 포커스

제 18회 우디네 극동영화제 한국영화

제 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10대영화상, 신인감독상 수상

제 19회 상하이국제영화제 아시아신인여우주연상, 아시아신인촬영상 후보

제 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제 37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수상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 파노라마


그 여름, 나에게도 친구가 생겼다…

“내 마음이 들리니”


언제나 혼자인 외톨이 선은 모두가 떠나고 홀로 교실에 남아있던 방학식 날, 전학생 지아를 만난다. 서로의 비밀을 나누며 순식간에 세상 누구보다 친한 사이가 된 선과 지아는 생애 가장 반짝이는 여름을 보내는데, 개학 후 학교에서 만난 지아는 어쩐 일인지 선에게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다.

선을 따돌리는 보라의 편에 서서 선을 외면하는 지아와 다시 혼자가 되고 싶지 않은 선. 어떻게든 관계를 회복해보려 노력하던 선은 결국 지아의 비밀을 폭로해버리고 마는데...


선과 지아. 

우리는 다시 '우리'가 될 수 있을까?





9. 이태원 Itaewon

강유가람 | 2016 | 다큐멘터리 | 98분 | 전체관람가



제 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한국경쟁

제 42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선택


미군 달러가 지배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태원에서 살아온 세 여성의 이야기. 





10. 재꽃 Ash Flower

박석영 | 2016 | 드라마 | 128분 | 전체관람가



제 42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열 살 정도로 보이는 소녀가 작은 캐리어를 들고 낡은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이 소녀는 바로 일주일전 엄마에게 버려졌습니다. 엄마가 자신을 떠난 이유도,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소녀는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아빠일지도 모르는 남자를 찾기로 결심합니다. 





11. 철원기행 End of Winter

김대환 | 2014 | 드라마 | 99분 | 12세관람가



제 25회 부일영화상 신인 감독상 후보

제 10회 파리한국영화제 포트레

제 3회 무주산골영화제 상영작 - 창

제 10회 런던한국영화제 BIFF's 초이스

제 20회 인디포럼 인디포럼 포커스

제 13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상영작

제 9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 여우주연상, 최우수 작품상 후보

제 39회 홍콩 국제 영화제 인디 파워

제 18회 상하이국제영화제 아시아신인감독상 후보

제 6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상 수상


평생을 철원의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아버지가 정년 퇴임을 하는 날, 각자 떨어져 살던 어머니와 큰 아들 내외, 막내 아들은 한 겨울의 철원으로 향한다. 초라하기만 한 퇴임식에 이어진 순조롭지 않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아버지는 말한다.


“이혼하기로 했다.”


아버지의 폭탄 선언 후 폭설이 내린 철원에서 2박 3일간 예기치 않은 동거를 하게 된 가족. 말수가 적고 고집이 센 아버지와 감정을 숨기지 않는 독설가 어머니, 의뭉스러운 큰 아들과 다정하지만 조급한 며느리, 철없는 막내 아들까지 각자 너무 다른 가족들은 겨울의 끝에서 서로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가족에게 가는 길은

언제나 ‘여정’이 된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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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5 소소대담] 소소한 이야기로 꽉 채워진 우리들의 봄날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혜 님의 글입니다.


강철같이 단단한 영화 <스틸 플라워>부터 싱그럽고 풋풋한 영화 <초인>으로 넘어오기까지 인디즈는 다시 바다를 돌아보았고, 철원의 눈 속을 헤쳐오고, 탐욕만 가득한 높디높은 별을 바라보고 왔다. 매주 개봉작이 있었던 만큼 바쁜 나날을 보냈기에 세 번째 소소대담에서는 잠시 쉬어가는 마음으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일시: 2016년 5월 11일(수) 오후 7시 @인디스페이스
참석자: 김은혜, 박정하, 위정연, 김수영, 인디스페이스 홍보팀장


김은혜: 다들 중간고사 때문에 바빴을 시기인데 하필 4월에는 매주 개봉작과 인디토크가 있어서 더 시간에 쫓기셨을 듯해요. 4월을 어떻게 보내셨는지 각자 근황토크부터 시작해볼까요.


김수영: 울 뻔 했어요.(웃음) 시험기간도 겹쳐 계속 밤새다 보니 몸도 안 좋아져서 위도 아픈 상태에요. 그래도 영화 볼 땐 행복해요.(웃음)


김은혜: 저는 곧 이직을 하게 되는 상황이에요. 그 와중에 전주국제영화제도 다녀오긴 했지만, 전주에서 글을 써야하나 고민했을 정도로 인디즈 활동이 정말 많았어요.


홍보팀장: 인디스페이스는 개봉작과 영화제 대관과 후원캠페인으로 계속 정신이 없습니다. 아, 저희 사무국 식구들 사이에선 난리가 났어요. <초인>의 김정현 배우를 ‘인간비타민’, ‘과즙청년’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다들 완전 반했거든요.(웃음)



김수영: 저는 오히려 서은영 감독님한테 반했어요. 책을 많이 읽으시는 분인 듯 하고, 원래 일반 회사를 다니시다가 늦게 영화를 시작했다고 하시더라고요.


박정하: 김정현 배우 보면서 유연석 느낌이 조금 난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실제로는 영화 속 캐릭터랑 다른 사람 같아 보여요.


김은혜: 김정현 배우가 영화보다 실물이 더 잘생겼던데요? 머리스타일이 영화에서의 스타일과 조금 달라져서 또 다른 이미지로 보이는 거 같기도 해요.


위정연: 그럼 <초인>의 여자주인공으로 나오는 채서진 배우는 어떠셨어요?


김수영: 진짜, 너무 예뻐요.


김은혜: 영화를 보면서 김옥빈 동생이 맞긴 맞구나 많이 느꼈어요. 얼굴을 보고서는 많이 닮았다고 생각을 안했는데, 목소리를 들으니깐 바로 김옥빈 배우가 생각나더라고요.


위정연: 저도 진짜 어쩔 수 없이 그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도 워낙 예뻐서 클로즈업할 때마다 계속 놀랐어요. 영화 색이 정말 싱그럽다보니 ‘너무 예쁘다’라는 말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너무 예뻐서 집중이 안 되었어요.(웃음)


김은혜: [인디즈]에서는 오히려 채서진 배우 인기가 더 많은 거 같네요. 


박정하: 도현의 엄마 역으로 나오는 서영화 배우님 정말 좋아해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4)에도 나오시는데 보면서 ‘악역인데 목소리가 왜 이렇게 예쁜거야’하면서 봤거든요. 목소리가 정말 고우세요.


김수영: 영화에 시가 많이 나와요. 고백하는 상황에서 백석의 시를 읽어주는 등 적절히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영화에서 “책은 배신을 하지 않으니까”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그 말도 정말 공감되었어요. 얼마나 세상사에 치였으면 책 속에서 얻으려고 하는 건지.(웃음) 말로 설명하기 힘든데, 영화를 보면서 계속 눈물이 났어요. 저는 초반부터 계속 울면서 봤는데, 울었던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어요.(웃음)


위정연: 책이 나오는 영화를 정말 좋아해요. 도서관도 정말 낭만적인 장소인데, 영화에서 주인공 둘이 밤이 몰래 도서관에 들어간 것이 되게 낭만적이었어요. 나오는 책들도 되게 좋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흐뭇하게 봤어요.


김수영: 영화에서 나오는 경희대학교 도서관을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간접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웃음)


김은혜: 다 같이 고민을 해보자는 느낌이 들었어요. ‘초인’이라는 의미를 영화 속에서 설명하고 계속해서 주인공이나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잖아요. 그래서 주인공뿐만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이 초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나는 누구일까’라는 고민을 하는 것 같았거든요.


김수영: 영화 보면서 기형도 시인의 ‘질투는 나의 힘’이 많이 생각났어요. 시의 맨 마지막이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로 마무리되거든요. <초인>을 보는 내내 생각났었어요.


김은혜: 5월에, 간만에 싱그러운 영화를 만나서 반가웠어요. <철원기행>에서는 폭설을 보고, <스틸 플라워>에서는 거센 파도를 보고.(웃음) <초인>보다 일주일 전에 개봉한 <탐욕의 별>은 다들 어떠셨나요? 저는 간만에 대학생 때 읽었던 ‘맨큐의 경제학’을 다시 본 느낌이라 머리가 아팠어요.



홍보팀장: 이 영화는 보시는 분마다 평이 달라요. 경제에 관심 있는 분들은 너무 쉽다고 하시고, 저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보면서도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위정연: 자막이 너무 빨리 지나가요. 이해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바로 다음 이야기로 지나가버리더라고요. 


김은혜: ‘관계도’가 나왔을 때 서로 아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보고 짜증이 났어요.


박정하: 제 친구가 경제학도라서 그 친구도 보면 재밌어 할 거 같아서 같이 봤어요. 영화보고 나서 어땠냐고 물어봤더니 “경제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라고 하면서 “이 감독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는데, 자료들이 너무 편향된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요. 투자에도 좋은 점이 있고 이게 악용되는 것이 문제점인데, 너무 문제점만 이야기를 하다보니깐 투자 자체가 나쁜 것처럼 보이게 되는 건 아닌가 하더라고요.


위정연: 인터뷰 부분도 보면 한 쪽의 입장에서만 듣잖아요. 관람 후기들을 보면 다른 쪽의 입장도 들어봐야 하는 건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김은혜: 그렇지 않아도 <탐욕의 별> 인디토크(GV) 때 그 이야기가 나왔어요. 다른 입장에 계신 분들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하긴 했는데 그분들이 제대로 응해주질 않았다고 해요. 간접적으로 있는 분들은 얼굴 공개를 원치 않아서 영상에 넣을 수 없는 경우도 있어서 감독님도 아쉽다고 하셨죠. 다들 <철원기행>은 어떠셨어요?



김수영: 저희 집을 보는 것 같았어요.(웃음) 돈 때문에 첫째 며느리가 보채고, 둘째도 나름대로 엄마에게 돈을 얻으려고 하는 모습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위정연: 특히 식사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중국음식점 갔을 때 카메라 위치요. 둘째가 늦게 도착하잖아요. 스크린을 반으로 갈라놓듯이 딱 가리고 앉더군요. 그래서 갈라진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의도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졸업 작품으로 가족들이 식사하는 내용을 찍었거든요. 저렇게도 찍을 수 있구나 생각했어요. 개봉작 중 제일 재밌었어요.


김은혜: 며느리로 나오는 이상희 배우님을 정말 좋아해서 궁금했던 작품이었어요. <철원기행>은 가족 중 한 명에게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가족구성원 모두에게 비중이 고루 돌아가면서 초점을 맞춘 점이 인상 깊었어요. 그리고 한겨울에 찍은 작품이라 정말 고생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정하: 다들 어색한 게 싫은데, 둘째도 며느리도 막상 떠나지는 않는 모습에 눈길이 갔어요. 어색한 걸 피하고 싶기도 하고 깨고 싶기도 한 묘한 느낌을 잘 잡았던 것 같아요.


위정연: 영화 마지막에 가족들이 산산이 흩어질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끝까지 서로 이야기를 하고 붙잡고.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결말이었고, ‘그래도 가족이다’라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어요.



홍보팀장: <업사이드 다운>은 작년에 개봉했던 <나쁜 나라>와는 어떻게 다르다고 느끼셨나요?


김은혜: 시선이 완전 다른 것 같아요. <나쁜 나라>는 유가족의 옆에서 그들의 활동을 쭉 지켜보았다면 <업사이드 다운>은 지금 현 상황이 어떻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업사이드 다운>을 더 재미있게 봤어요.


김수영: <업사이드 다운>은 수업시간에 많이 다뤘던 내용들이 나왔던 것 같아요. 세월호 사건 때 언론보도가 문제가 많이 되었잖아요. 매뉴얼도 없었고 이상한 보도가 많았죠. 감독님이 언론을 공부하신 사람인지라 그 부분에 대한 초점을 잘 맞추신 것 같아요. 제가 지금까지 미디어 공부하면서 자부심만 있었지 부끄럽다는 생각은 안 해봤었는데, 이번에 영화를 보면서 정말 부끄러움을 많이 느꼈어요. 언론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저런 것들을 염두에 두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김은혜: 영화에서도 변상욱 CBS 본부장이 세월호 사건 이후 전공 서적을 살펴보니 그 속에 매뉴얼이 다 있었다고 말하기도 하잖아요.


김수영: 책으로 배울 때 다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서 자세히 안 봤던 것 같아요. 기자들도 계속 보도 자료를 베껴 쓰는 거에만 치우쳐 있다 보니 뭔가 더 알려고 하지 않고 의문을 제기하지 않아서 그런 문제가 발생했던 것 같아요.


박정하: 아직도 기억이 나요. 세월호 사건이 터진 날에 속보로 잠에서 깼었거든요. 뉴스 보며 “그래? 근데 다 구했네. 그럼 되었네!”하고선 씻고 나왔는데 “뭐야, 하나도 못 구했다고?” 어이가 없었어요. 초반에 다 구조했다는 보도를 들어서 그런지 당장 다 못 구했어도 곧 다 구조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참사가 될 줄은 몰랐어요.



김은혜: 종영하긴 했지만 <스틸 플라워> 이야기도 해볼까요?


박정하: 감히 말하자면 저에게는 올해의 영화이지 않을까 해요.(웃음)


김은혜: <스틸 플라워>의 플롯 자체가 마음에 들었어요. 홀로 세상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여준 거잖아요. 어떤 관객 분들은 너무 고난 속으로 몰아넣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사실 현실이 크게 다를 바가 없잖아요.


위정연: 요새 힘든 영화들에 적응해서 그런지 저는 별로 안 힘들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너무 폭력적인 세상에 적응해버린 거 같아요.(웃음) 한 사람이 정처 없이 캐리어를 끌고 가고, 그 사람을 따라가는 느낌이 좋았어요. 지루할 수도 있는 내용인데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무슨 일이 일어날까 조마조마하며 봤던 것 같아요.


김은혜: <스틸 플라워> 시사회 때 뒷이야기를 들었는데, 정하담 배우가 탭댄스를 7개월 가까이 배웠던 거라고 해요.


박정하: 그래서 그 때 진행하신 이해영 감독님이 “못 추는 법을 배우셨나요?”라고 했었죠.(웃음) 저는 이 영화가 드러내는 태도가 좋았던 거 같아요. 내용이나 연출을 떠나서 감독의 태도가 시적이고 정하담 배우의 태도도 시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뭐가 없는데도 그게 다 잘 어우러져서, 그게 좋은 영화인 것 같아요. 평론가들도 고난을 이겨내기 위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부득불 그런 상황을 만들어야 되는가라고 말을 하시던데, 제가 봤을 땐 이 영화가 고난을 이겨내는 영화가 아니라 ‘이 아이가 이런 일을 겪었는데, 그냥 일어나서 탭댄스를 춘다’ 이런 느낌이었어요. 의미를 부여한 느낌이 안 들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위정연: 이 영화는 설명하는 게 아니라 보여주잖아요.


박정하: 의미를 담아 보여주었다면 오히려 별로였을 것 같아요. 이제는 그 방식도 뻔하니까요.



김은혜: 이번에 쓰신 영화제에 관한 기획기사(이색 영화제: 영화 '관람'의 틀을 깨다 >> http://indiespace.tistory.com/2899)를 보고 무주산골영화제에 가보고 싶어졌어요. 


박정하: 그 영화제 이름만 들었는데, 사진에서처럼 산 속에서 영화를 보는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김은혜: 혹시 가보고 싶은 영화제나 가보았는데 괜찮았던 영화제가 있으신가요?


박정하: 개봉한 영화를 주로 챙겨보는 스타일이라 영화제를 가본 게 작년 미쟝센단편영화제가 처음이었어요. 아는 언니의 영화를 보기 위해 보러간 것이었는데, 그 때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제의 상영작을 보러가는 재미를 느끼게 되었어요.


위정연: 부천판타스틱영화제랑 서울독립영화제, 미쟝센단편영화제를 가보았고 특이한 영화제는 가본 적이 없어요.


박정하: 어제 서울환경영화제에 갔었어요. 꼭 개봉했으면 좋겠다 할 정도로 영화가 좋았어요.



각자의 영화 한줄평만 보다가 이렇게 다같이 개봉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한국독립영화에 대해 예전보다 더 많이, 깊이 알아가고 있음에 새삼 놀랐다. 이렇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을 배우게 되었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대화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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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9 - 2016.05.25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눈이라도 내렸으면> 장희철 | 99분 | 극영화 | 15세이상관람가

<펑정지에는 펑정지에다> 민병훈 | 66분 | 극영화 | 12세이상관람가

<사돈의 팔촌> 장현상 | 103분 | 극영화 | 15세이상관람가

<초인> 서은영 | 102분 | 극영화 | 12세이상관람가

<탐욕의 별> 공귀현 | 83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철원기행> 김대환 | 102분 | 극영화 | 12세이상관람가

<업사이드 다운> 김동빈 | 65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예매 안내 (실시간 예매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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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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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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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한 장의 가족사진  <철원기행>  인디토크(GV) 기


일시: 2016년 5월 4일(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대환 감독, 김보람 촬영감독

진행: 이광국 감독(<꿈보다 해몽>, <로맨스 조> 연출)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형 님의 글입니다.


눈이 소복이 쌓인 풍경 속으로 가족은 차례차례 발자국을 남긴다. 그 발자국이 한 번 더 내린 눈으로 뒤덮이고,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 같던 가족의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그런데 관객은 눈 덮인 철원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 풍경 속에 계속 머무르려 한다. <철원기행>의 이야기와 이미지를 만든 김대환 감독과 김보람 촬영감독을 만났다.



이광국 감독(이하 진행): 처음 장편영화를 만들었다. 만들기 전과 후가 많이 달라졌을 거 같다. 어떤 점이 제일 크게 다가왔나?


김대환 감독: 어린 나이에 처음 기획했을 땐 영화를 완성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없었다. 단지 학교를 준비하면서 기획한 아이템이었다. 기획이 잘 진행된 뒤 제작할 때는 정신없이 지나갔다. 그 뒤 개봉이 더뎌지면서 초조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큰 아쉬움은 없다.


진행: <철원기행>을 스물아홉에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밀도 있는 이야기를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만들었다는 게 놀랍다. 이야기의 시작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김대환 감독: 장편영화를 찍게 될 줄은 몰랐다. 운 좋으면 대학원에서 장편을 찍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있었다. 학부 때 단편영화 두 편을 찍었는데 완전히 망했었다. 어디서도 틀지 않고, 모든 곳에서 거절당한 영화였다. 그렇게 실패하니까 오히려 더 쉬워졌다. 영화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깔끔하게 머리를 비우고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철원기행>의 설정이 내 상황과 비슷한데, 실제로 부모님 두 분 다 교직에 계신다. 대학원을 준비할 당시, 아버지는 철원에, 어머니는 춘천에, 나는 서울에, 동생은 천안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었다. 동생이 철원으로 군대를 가면 가족이 면회 갔을 때 아버지 관사에서 잠을 자겠구나. 그렇게 상상하면서 처음 영화를 기획했다. 이후 인물의 나이를 올리고 고부간의 갈등을 추가하면서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진행: 어느 부분까지 감독님이 경험한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다. 결혼이나 고부간의 갈등을 체험해보지 않고 상상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겠다.


김대환 감독: 고부간의 이야기를 피부로 느끼지 않고서는 쓸 수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할머니와 같이 살았다. 어머니와 할머니의 관계를 보면서 직간접적으로 느끼는 게 있었다. 그리고 단국대 대학원 커리큘럼이 작가, 연출, PD 각각 트랙에서 3인 1팀으로 구성해 영화를 진행하는 거였다. 그 중 <철원기행>의 작가인 박진수 씨가 기혼여성이다. 고부간의 이야기를 포함한 관계에 대한 디테일한 아이디어를 작가님에게 의지해서 진행하게 되었다.


진행: 시나리오 작업을 작가님과 함께 한 건가?


김대환 감독: 그렇다. 혼자 초고를 썼는데, 솔직히 학교에서 너무 사적인 이야기라 힘들다고 그러더라. 그 뒤 작가가 긴급 투입되면서 상황을 만들게 되었다. 원래는 면회를 간 가족이었는데, 아버지를 중심으로 캐릭터를 재구축하면서 아버지의 퇴임식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변하지 않은 것은 겨울에 철원으로 가족이 모이는 것 정도다. 많이 바뀌었다.



진행: 촬영감독님이 함께 자리했다. 일반적으로 어떤 샷으로 영화를 이어갈지 촬영감독과 함께 조율하는데, 개인적으로 이 콘티 작업을 하는 시간이 제일 어렵다. 감독님과 촬영감독님은 어떻게 <철원기행>의 콘티 작업을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김보람 촬영감독: 감독이 레퍼런스로 얘기했던 게 <비정성시>(1989)라는 영화였다. 이 얘길 듣고 이 작품은 하지 말아야지 했다. 그런데 감독이 기억에 남는 말을 했다. 이 작품이 보고난 후 한 장의 가족사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말했다. 이를 토대로 여러 생각을 했다. 콘티를 짜는 이유는 영화의 호흡과 흐름을 만들기 위해서다. 컷을 어떻게 짤 것인지 보다는 먼저 인물을 어떻게 배치하고 움직이면서 어떤 대사를 어느 타이밍에 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또 각각의 공간에서 인물이 어떻게 보일지 생각한다. 감독이 레퍼런스로 얘기했던 걸 보면 긴 호흡으로 바라보는 영화를 원한다고 생각했다.


진행: 서로 간의 의견 차이가 크지 않았나 보다. 


김대환 감독: 촬영 쪽에서 워낙 선배다 보니 무조건 믿고 갔다. 아이디어를 많이 나눴지만, 의견 충돌은 전혀 없었다. 혹시 있었나?


김보람 촬영감독: 있었다. 공간 문제 때문에 그랬다. 촬영하기에 집이 너무 좁아서 촬영자 입장에서 몇 번 어필했지만, 단호하게 여기가 좋다고 해서 마음 접고 촬영할 방법을 찾았다. 제일 중요한 건 감독이 하고 싶은 공간과 이야기다. 이에 최대한 맞춰가는 게 즐거움이 아니었나 싶다. 


진행: 영화 중반부에 아버지와 큰아들이 눈을 치운 뒤, 큰아들이 빨리 가자고 하자 아버지가 숨 좀 돌리고 가자고 말한다. 이 한마디로 아버지 본인이 처한 모든 상황을 표현하는 것 같다. 이야기가 끝난 뒤 이들 가족이 어떻게 살아갈지 궁금하다. 감독은 어떤 바람을 가지고 있나?


김대환 감독: 가족 각자의 삶을 유추해볼 수 있다. 아버지는 가족과 떨어져 철원에서의 자기 삶에 만족했을 것이다. 어머니는 억세고 드세 보이는데, 역할, 지위, 체면의 문제와 가족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자식들도 각자 본인의 욕망이 있다. 영화 시작하자마자 한 아버지의 이혼 선언이 서로를 불편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혼 선언을 통해 가족을 조금은 알게 되지 않았나 싶다.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본다. 영화가 끝난 뒤 부모님은 실제 도장을 찍지 않았을 것 같다. 가족 각자가 예전과 다름없는 삶을 살 것이다. 다만, 그 전보다 가족을 한 번 더 생각하지 않을까? 다들 뭐 하고 있을까, 하면서 말이다.



관객: 한두 명의 주인공이 아니라, 다섯 명의 배우가 비슷한 분량으로 나온다.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또한 이 중 어떤 인물에게 가장 마음이 가는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연기연출은 어떻게 했는지 알고 싶다. 


김대환 감독: 초고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잡았다. 단편에서 그렸던 관계도 비슷했는데, 나의 아버지를 변화시키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고 당연히 실패했다. 이번 영화를 기획하면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로 진행하는 게 정말 맞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시나리오를 수정해가면서 원톱 주인공보다는 가족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 <철원기행>의 미덕이면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판단했다. 제일 고민이 많았던 캐릭터는 아버지였다. 아버지로 인해 가족이 모였고 아버지를 통해 가족이 서로 알아가기 시작한다. 그중 제일 많이 알게 된 게 아버지가 아닐까 싶다. 가족의 모습을 알아가는 중심에 아버지가 있다. 그래서 좀 더 애착이 간다. 연기연출은 잘 모른다. 다만, 다섯 명의 배우가 진짜 가족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촬영 전에 엠티를 가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고, 배우 각자가 캐릭터와 닮아 있는 부분을 발견했다. 배우 간의 관계 설정이 자연스레 되다 보니 내가 했던 건 테이크를 많이 갔던 것뿐이었다. 


김보람 촬영감독: 대부분 10 테이크는 기본이고, 많이 갈 때는 30 테이크 씩 갔다. 다섯 명 배우의 합을 맞춰야 하는데, 김대환 감독은 단 한 명도 본인이 생각한 연기가 아니면 무조건 ‘NG’를 외쳤다. 독하게 했다. 완전한 합이 나올 때까지 계속한 뒤, 최종 편집으로 NG 컷을 썼다.


진행: 동료 감독으로서 변호를 하면, 나 또한 20 테이크를 갔는데 첫 테이크를 쓴 적이 있다.


관객: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어머니가 밥 먹으면서 “진작 얘기했어야지!”라고 화내는 장면이다. 소통이 안 되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 같다. 이 영화가 가족의 해체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게 좋은지 묻고 싶다.


김대환 감독: 말한 것처럼 진작 얘기해주지 않았기에 더 억울한 측면이 있었을 것이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한 번이라도 언질을 줬더라면 이렇게까지 힘들어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화가 중요하다. 가족 간 소통의 문제가 있을 때 이걸 푸는 방법이 잘 떠오르지는 않는다. 다만, 나의 경우는 살을 부대끼면서 같이 지내는 게 도움이 됐다. 아버지가 철원에 계실 때 일주일마다 찾아가 술도 마시고 잠도 잤다. 그러다 보니 몰랐던 아버지의 모습을 많이 알게 됐다. 그렇게 살을 부딪치는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어디서부터 꼬여버린 거고, 무엇부터 풀어야 하지.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까. 무엇 하나 섣불리 할 수 없는 그런 순간이 있다. <철원기행>은 그 순간을 아름답게 포착한다. 수많은 말보다 오랜만에 살 부딪치는 시간을 갖는다. 가족에겐 짧은 여행이 어떻게 남을까. 나를 포함한 관객은 영화의 풍경을 어떻게 기억할까. 무엇보다 눈 덮인 풍경을 뒤로하고 찍은 한 장의 가족사진으로 남았으면 한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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