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에 꾼 봄날의 꿈  인디돌잔치 <춘몽>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7년 10월 31일(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장률 감독 | 배우 한예리, 이주영, 윤종빈, 박정범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관객기자단 [인디즈] 남선우 님의 글입니다. (사진 제공 신소영, 김은혜 님)




시월의 마지막 밤, <춘몽>의 돌잔치 손님들이 인디스페이스 가득 봄을 몰고 왔다. 기분 좋은 북적임이 대기 시간을 채웠고, 순간순간 터지는 웃음소리가 상영 중 또 하나의 음향이 되었다. 흑백의 스크린이 색색이 물들기까지, 관객들의 따스한 기운이 영화에 전달된 것만 같았다. 봄날의 꿈을 기억하는 이들이 모인 가을밤. 1년만의 꿈 풀이를 위해 <춘몽>의 감독과 배우들도 자리해주었다.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이하 진행): 개봉 1년이 지난 지금, <춘몽>은 어떻게 기억되는 작품인지 여쭙고 싶어요.



장률: 벌써 1년이 지났네요. 배우들과 함께 고생하면서 재밌게 찍은 영화입니다. 오늘 이렇게 배우들 다시 보니까 너무 좋습니다.



한예리: 작년에 촬영할 때 되게 행복했어요. 최고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으로 찍은 영화인데, 영화 안 예리도 굉장히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그렇게 기억에 남는 영화입니다.



이주영: 되게 오래 된 것 같기도 하고, 엊그제 일 같기도 합니다. 비록 봄에 찍은 영화임에도 가을이 많이 생각나는 작품입니다.



윤종빈: 저에게 <춘몽>은 앞으로 술자리에서 말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영화입니다.(웃음) 장률 감독님과 술자리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영화를 찍어보자 했을 때, 실현이 될 줄은 몰랐어요.



관객: 예리가 중국에서 온 역할인데, 말투만 들으면 그걸 느끼기 힘들어요. 감독님께서 디렉팅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합니다.



장률: 예리는 좀 일찍이 한국에 왔습니다. 그러면 말투가 다 서울 말투로 변하게 됩니다.



한예리: 감독님 말씀처럼 예리는 좀 일찍 한국에 왔고요, 외국에서 온 어린 친구들은 빨리 말을 습득하고, 말투도 바꾸려고 노력한대요. 예리도 어린 나이에 한국에 왔고, 본인이 연변에서 왔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관객: <춘몽> DVD를 보니 삭제된 장면 중에 예리와 주영의 키스신이 있더라고요. 이 장면의 의미, 그리고 최종적으로 삭제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장률: 두 사람이 키스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 찍었습니다. 편집 단계에서 아쉽게 그 장면이 날아갔습니다. 예리 씨와 주영 씨는 많이 아쉬웠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DVD에 넣었습니다.(웃음)





관객: 굉장히 신기한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리가 자꾸 춤을 춘 이유가 궁금합니다.



장률: 예리 씨가 (실제로) 무용 전공입니다. 언어로 표현이 잘 되지 않을 때 몸을 움직이거나 노래를 흥얼거리는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한국영상자료원에 가끔 가서 영화를 보는데...



한예리: (한국영상자료원) 트레일러에 제가 나와요. 감독님이 그걸 봐서 제가 춤을 추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진행: 예리가 감정적인 부분을 표현할 때 말로 옮기지 못하고 춤을 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되게 자연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영화 속 예리에게 춤이 있다면 주영에게는 오토바이가 있고, 종빈에게는 우유가 있고.(웃음) 소품과 관련해서 해주실 말씀 있나요?



이주영: 저는 항상 오토바이나 축구공과 함께 등장을 했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장면도 풀 샷으로 한 컷 정도 있었어요. 담배 피우는 촬영은 꽤 많이 했는데, 아쉽게 편집이 되기도 했습니다. <춘몽> 찍을 때 항상 제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을 했어요. 되게 아득한 기억이네요. 당시에 살던 혜화에서 수색까지 넉넉잡아 4-50분 되는 거리였는데, 이동할 때부터 영화 안 주영이 되어서 가는 느낌이라 되게 색달랐고 좋았어요.



윤종빈: 우유를 빨대로 마시는 게 굉장히 오랜만이었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별 생각 없이 마시다가 배가 아파서 나중에는 우유를 물로 바꿨던 기억이 납니다.



박정범: 소품은 아니고 영화상에 나오는 집이 제 집입니다. 현재 철거를 하게 돼서 이제는 다른 곳에서 사는데, 이 영화에 담긴 집이 이제 없어질 곳이라는 게, 이 영화를 볼 때마다 옛날 생각이 난다는 게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관객: 영화 끝 부분에 영정사진이 나오고 나서부터 영화가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예리 배우가 있었던 순간이 꿈이었던 건가요?



장률: 이 영화는 거의 흑백 영화라고 볼 수 있죠. 영정사진이 나왔다하면 영화 안의 예리가 다른 세상으로 갔다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영정사진까지는 흑백이에요. 그 후에 카메라가 바 쪽으로 건너가서 세 친구를 찍는데, 그렇다함은 카메라가 위치를 바꾸면서 예리의 시선이 됐지 않았겠는가. 찍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예리가 다른 세상에 갔다면 이쪽 세상 사람들인데 어떤 시선을 주겠는가. 그러면 조금 더 따뜻한 칼라의 색감이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컬러로 바꿨습니다. 이거는 제 생각이고 예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한예리: 작년에도 누군가 그런 질문을 했는데요, 감독님께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든 본인이 하는 생각이 맞는 거라고 답했어요. 꿈에서 깬 건지, 꿈에서 시작을 한 건지, 예리의 꿈인지 아닌지조차도 본인이 생각하는 대로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관객: <춘몽>이라는 제목을 어떻게 붙인 건지 궁금합니다.



장률: 봄날에 찍었습니다. 일장춘몽이라는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사실 춘몽이라는 것은 '야한 꿈'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그래서 이 제목으로 하면 관객이 좀 더 들지 않겠는가.(웃음) 봄날에 잠깐 꾸는 꿈? 그게 맞는 것 같습니다.



관객: 제목이 영화 중반에 나오는데, 그렇게 편집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장률: 제목을 보통 앞에다 놓지 않습니까. 이 영화에서는 어디에 제목을 두는 게 제일 맞겠는가 생각하다가 그렇게 하게 됐습니다. 카메라 시선과 예리의 시선이 겹쳐지다가 비몽사몽의 느낌으로 보이도록 해서 거기에 두는 게 제일 맞지 않겠는가.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했습니다.







관객: 캐릭터들을 구상할 때의 순서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감독이자 배우인 분들을 캐스팅했는데, 실제 모습을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구상했는지, 전반적인 얘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장률: 처음 시작할 적에는 예리를 생각하지 않았어요. 세 명 감독과 술자리를 하다가 같이 영화를 하는 게 어떻겠는가 얘기했고, 세 명만 나오면 관객이 들지 않을 것 같아서 예리에게 부탁했죠. 그렇게 세 명이 예리를 다 사랑하고, 아름다운 주영까지 나서서 예리를 좋아하고.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해두지 않았어요. 다 찍다보니 그렇게 된 거고, 영화 속 캐릭터들은 사실 우리가 많이 사는 아파트 단지에는 잘 보이지 않아요. 실제로는 있는데, 주변에는 보이지 않아요. 그런데 수색역 부근에 가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세 감독의 전사나 이전 캐릭터들의 어떤 부분을 끌어들여오고, 찍으면서 그 캐릭터들이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진행: 이 캐릭터들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를 찾아보면 <춘몽>을 더 재밌게 관람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관객: 시작할 때부터 거울이 자주 등장하더라고요. 거울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장률: 그런 동네에 가보면 거울이 많이 보여요. 다른 동네에는 길에 거울이 잘 보이지 않아요. 또 이렇게 얘기하면 재미는 없는데, 꿈과 거울이 어느 정도 연상이 되잖아요. 꿈속의 공간, 그 밖의 공간. 그런 재미없는 생각도 해봤고. 아무튼 그 동네의 분위기가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관객: 극중 주영이 예리에게 써주는 시가 되게 좋더라고요. 어떤 분이 쓴 시인건지 궁금합니다.



장률: 이 영화의 스크립터가 시인입니다. 그분께 부탁해서 넣게 되었습니다.



이주영: 사실 감독님이 저한테 써보라고 했어요.(웃음) 예리에 대한 마음을 담아서 써봐라 해서 문자로 보내드렸는데, 좋은데 안 되겠다고 하셨습니다.(웃음)



진행: 언젠가 그 시도 공개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주영: 안 될 것 같아요.(웃음)



관객: 영화 중간에 고양이가 나오잖아요. 그 고양이를 현장에서 섭외한 건가요?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장률: 동물을 찍는 게 제일 어렵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좀 잘 찍는 것 같습니다. 훈련한 고양이를 데려올 수는 없었고 그 동네가 철거 중이다보니 길에 돌아다니는 고양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운명에 한번 맡겨보자! 그래서 예리가 나섰습니다. 예리가 고양이를 오랫동안 키웠습니다. 예리가 나타나니까 그 고양이들이 거짓말처럼 오고, 말 잘 듣고. 예리 저세상에 간 다음 주영이가 집 앞에 앉아있지 않습니까. 그 고양이가 또 와요. 그렇게 운 좋게 찍은 겁니다.



진행: 거의 전지전능 예리, 전지전능 주영이지 않나 싶습니다.





관객: 예리가 옷장 속에서 나오는 장면에서 영정 사진이 나오기 전인데도 그 옷장이 왠지 관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거기서 기도를 했다는 대사가 영화 속에서 나오는데, 무슨 기도를 했는지 궁금합니다.



장률: 헌팅 할 적에 지다가다 보니 어느 집에서 자개장을 버렸어요. 그게 눈에 인상 깊게 들어왔어요. 그래서 소품팀에게 그걸 누가 실어가지 않도록 어느 구석에 갖다 놓으라 했습니다. 그러다 촬영에 들어갔는데, 누군가 거기에 들어갔다 나오지 않겠는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한 겁니다. 관까지는 생각 못했습니다. 들어가서 어떤 기도를 하겠거니 생각했고, 그 기도의 내용은 전혀 모르고, 물어도 보지 않았는데, 오늘은 저도 궁금합니다.



한예리: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죽음에 가까웠던 사람들이 옷장에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도를 할 때 저는 다음 장면에 양익준 배우님을 만나면 할 얘기들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실제 대사를 생각하고 있었어요.(웃음) 예리는 죽음을 계속 예감해왔고 준비했습니다. 내가 죽고 나서도 별 탈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주영에게 ‘싫어’가 아니라 ‘미안해‘라고 한 것도 본인이 죽을 사람인 걸 알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잘못하고 싶지가 않았던 거고 세 명의 남자에게도 짐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관객: 영상자료원에서 네 사람이 보는 영화가 장률 감독님 작품으로 아는데, 왜 그 영화를 넣은 건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감독님의 이전 영화들과 <춘몽>을 보다보면 영화에 대한 스타일이라든지 주제가 조금씩 바뀌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왜 점점 변화된 건지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장률: 재미없는 영화를 욕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다른 감독에게 피해를 줄 순 없고! (영상자료원에서 영화 보는) 그 장면 찍을 적에 좋았습니다. 대사로 욕설도 크게 할 수 있고, 다들 촬영을 즐거워했습니다. 영화 스타일이 좀 변하는 건, 삶이 다 변하는 것 같아요. 중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온 지 이제 5년 됐습니다. 학교에서 영화 강의를 하고 영화인들을 만나고 그러면서 정서도 변하고 모든 게 많이 변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정서에 맞게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 되지 않겠는가. 그런 것 같습니다. 



진행: 마지막으로 감독님과 배우 분들 끝인사와 함께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또 만날 수 있을지 이야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률: 감사합니다.



한예리: 감독님이 올해 찍은 장편이 내년에 개봉할 예정이고요, 제가 알기로는 <춘몽>보다 더 재미있다고 하니까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문소리, 박해일 주연입니다. 여러분 기대하시는 것보다 더 재밌을 겁니다. 저도 나와요. 아주 짧게 한 컷 정도 나옵니다! 그리고 저는 올 겨울에도 열심히 촬영하고 있고, 새 작품으로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오늘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주영: 영화를 찍고 있는데, 이옥섭 감독님의 <메기>라는 작품입니다. 개봉하고 또 만나 뵙도록 하겠습니다.



윤종빈: 영화 후반작업 하고 있고요, 예리와 주영이 많이 사랑해주세요.(웃음) 감사합니다.



박정범: 많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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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돌잔치 2017년 10 상영작 <춘몽>



디돌잔치는 매달 마지막 화요일에 진행되는 인디스페이스의 프로그램으로, 1년 전 개봉한 독립영화의 1주년을 함께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스크린을 통해 그 때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느껴보세요!


인디돌잔치 2017년 10월 상영작 <춘몽>

● 일시: 2017년 10월 31일(화) 오후 7시 30분

● 관람료: 7,000원 / 후원회원, 멤버십 무료

● 인디토크 

   참석: 장률 감독 | 한예리, 박정범, 윤종빈, 이주영 배우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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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개봉으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다운로드 및 관람이 가능합니다.


<두만강> 다운로드 바로가기 >> http://www.indieplug.net/movie/db_view.php?sq=1238







<두만강> 리뷰: 고요하고 묵직한 시선



*관객기자단 [인디즈] 최지원 님의 글입니다.



장률 감독은 국경이라는 경계를 넘어 동북아시아를 배경으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타자와 경계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의 작품 전반에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민족과 국적의 사람들이 뒤섞여 살아가는 오늘날, 당장 나의 이웃이 되어 살아가게 된 이방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섬세하고 복합적인 시선을 발견할 수 있다. 즉 그의 영화는 디아스포라에 대한 주목이라고 할 수 있다. 





‘삶의 슬픔이 침묵으로 흐르는’ 두만강을 배경으로 <두만강>은 고요함 속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보여준다. 북한과 연변의 경계에 놓인 조선족 마을에서 살아가는 소년 ‘창호’와 먹을 것을 찾기 위해 국경을 넘나드는 소년 ‘정진’은 우연히 친구가 된다. 그런데 마을에서 탈북자들의 절도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그 와중에 어떤 탈북자가 창호의 누나를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마을사람들은 물론이고 아이들마저 탈북자들을 적대시하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정진과 창호의 축구시합은 무산되었으나 창호는 정진과 꼭 축구시합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다시 열린 시합 날, 누군가의 신고로 정진이 공안에게 잡혀가게 되고 창호는 이를 막으려 건물 지붕에 올라갔다가 그대로 떨어지고 만다. 





경계를 사이에 둔 사람들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 서로를 믿었다가 다시 불신하게 되는 과정, 아이들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비극의 참혹함을 영화는 건조하고 고요하게 포착하고 있다. 이는 장률 감독 특유의 미니멀리즘적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도 등장하지 않는 설원을 오랫동안 롱테이크로 잡는 샷이나 창호의 사고를 건물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촬영한 샷 등에서 특히 그의 스타일이 드러난다. 장률의 카메라는 결코 인물들의 감정에 깊이 관여하지 않고 멀리 떨어져서 관조한다. 그렇기에 느껴지는 묵직한 정서가 있다. 냉혹한 현실을 정직하게 담아냄으로서 이 영화의 비극에 리얼리티를 부여하고 그 자체로 관객에게 전달하여 더 강렬한 감정적 파장을 이끌어낸다. ‘없어지고 사라지는 것들에 모든 아름다움이 다 들어있는 것 같다’(『영화잡지 아노』, 2016)는 장률 감독의 시선은 수없이 많은 경계인, 소수자, 주변인에게 적용될 수 있으며 이는 현실적인만큼 애정의 온도를 가진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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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하게 스쳐간 봄날의 꿈처럼  <춘몽>  인디토크(GV) 기


일시: 2016년 10월 22일(토) 오후 7 상영 후

참석: 장률 감독

진행: 정성일 영화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상효정 님의 글입니다.


한바탕 꾼 봄날의 꿈. 그 꿈에서 깨고 나니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난 꿈을 꾸었던 것일까? 아니면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현실을 꾼 것일까? 영화 <춘몽>은 그 제목에서 인생의 덧없음을 뜻하는 ‘일장춘몽’을 떠올리게 한다. 마치 아련하게 스쳐간 봄날의 꿈같다. 봄날의 꿈은 다소 적막하고 씁쓸하지만, 동시에 따뜻한 여운을 준다. 지난 22일,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춘몽>의 장률 감독과 정성일 평론가가 인디스페이스를 찾았다. 



정성일 영화평론가(이하 정): 사전에 저는 장률 감독님과 인터뷰를 한 바가 있습니다. 그때 <춘몽>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질문을 드리자 감독님께서는 수색역에서 시작되었다고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수색역은 전철역의 이름이자 지역명으로 그 장소에 살아본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가기 불편한 장소입니다. 그렇다면 감독님께서는 언제 수색역이라는 장소를 발견하였으며 무엇을 보았고 그때 어떤 기분을 느끼셨기에 수색역에서 출발하게 된 것인지 먼저 질문을 드려보고 싶습니다. 


장률 감독(이하 장): 서울에 살게 된지 5년인데, 수색역 맞은편 DMC에서 처음부터 살았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외국인 아파트 하나밖에 없는데, 그곳에 사는 주민들은 몇 달 있다가 떠나고 또 새로운 사람들이 옵니다. 제가 가장 오래 살고 있는 주민인 것 같습니다. 그곳은 한국 동네 냄새가 하나도 나지 않습니다. 산책이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싶어서 동네 분위기가 나는 공간을 찾다보니 수색을 찾게 되었습니다. 제 동네에서 터널을 넘어 15분 걸으면 수색에 갈 수 있는데, 그곳은 DMC와는 정반대로 시장도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그런 동네가 많지 않습니다. 이상하게 수색에 가면 조금 편안하고 안착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안착된다는 것은 고향과도 비슷한 정서 아니겠습니까. 일주일에 두세 번 혹은 매일 그곳을 찾는데, 고향에 간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한 동네에서 다른 동네로 넘어갈 때 보통 갑작스럽지 않게 자연스러운 과도기가 있지만, 이곳은 터널하나만 지나면 완전 다릅니다. 꿈과 현실처럼 다른 느낌을 매번 받습니다. 그래서 영화의 주공간이 되지 않았나합니다. 


정: 저는 연변을 가보질 못해서 장률 감독님께서 사셨던 곳의 공간적인 느낌을 갖지는 못하지만, 제 눈으로 확인해보지 않으면 믿지 않는 성격이라서 일부러 DMC 한국영상자료원부터  수색역까지 걸어봤습니다. 가장 첫 번째로 느낀 것은 시간적인 점핑처럼 1970년대에 머물러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춘몽>은 20세기 남한과 21세기 남한이 공존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로 눈에 들어온 것은 절묘한 캐스팅, 즉 박정범, 양익준, 윤종빈 이 세 감독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들이 연출을 했을 뿐만 아니라 배우로 출연했다는 점으로 그 영화 안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다른 배우로 대체가 불가능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 감독들을 한데 모을 것이라는 생각은 미처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무산일기>의 박정범, <똥파리>의 양익준, <용서받지 못한 자>의 윤종빈은 자신들의 그 영화 속에서 걸어 나와 그 인물이 가졌던 성격을 고스란히 껴안고 <춘몽> 안으로 걸어온 다음 한 데 만났다는 느낌이 듭니다. 정범은 탈북자라는 성격 그대로, 익준은 양아치 역을 그대로 연기하고 있고 종빈은 이등병의 역할의 그대로 재현해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 세 편의 영화에 대한 감독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싶습니다. 


장: 세 감독의 영화를 다 좋아합니다. 잘 찍었고 연기도 너무 잘했고. 그 캐릭터들이 설득력이 있었어요. 이상하게도 그 세 감독의 캐릭터들은 실제 감독들이 가진 질감과 비슷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 안의 캐릭터가 스크린에서 나와 지금의 삶을 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보셨을 텐데, 저 또한 같은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 세 편의 영화와 <춘몽>을 같이 보면 조금 재밌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 언젠가는 이 세 편의 영화와 <춘몽>이 동시에 상영되는 날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 세 분이 본래 감독이기 때문에 흥미로운 지점과 동시에 불편했던 순간도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장: 배우와 같이 찍을 때도 현장은 항상 서로 불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소화해서 좋은 방향으로 가느냐의 문제입니다. 스크린에서는 <춘몽>이 한 가지 버전으로 나오게 되었지만, 그 친구들의 마음속으로는 네 개의 버전으로 영화가 나오지 않았을까 합니다. 현장에서는 감독이 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 친구들도 많이 참아내고 최선을 다해서 완성된 것 같습니다. 실제 모든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지 않습니까. 하지만 영화라는 것은 하나의 감정과 하나의 질감으로 어떻게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세 명을 다시 모이게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웃음) 


정: <춘몽>을 보고 있으면 이 세 감독들이 자신들의 영화에서 각자의 연기를 보여줬던 것처럼 종종 그 대목들은 시나리오의 대사들을 따라가고 있지만, 많은 순간에 즉흥 연기의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즉흥연기를 어느 정도까지 허락해주셨고 이 세 사람의 배우 분들에게 어떤 원칙을 정하셨는지요. 


장: 저보다 연기에 대해서 더 잘 알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친구들은 연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으로도 나왔으니까요. 즉흥적으로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자유를 많이 줬습니다. 원칙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오버는 하지 말라’.(웃음) 


정: 가장 힘들어했던 대목은 어느 부분이었나요? 


장: 모든 장면이 다 힘든 것 같습니다.(웃음) 제 마음에 들 때까지 합니다. 예를 들어 노래방 장면은 어떻게 보면 영화 속에서 제일 좁은 공간에서 찍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노래를 3곡 해야 되고 춤을 춰야 되고 그 안에 예리와 종빈의 미묘한 감정 흐름도 있어야 하고 4명이 끌어안고 노래해야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렇게 연기해야겠다’라는 생각들이 다 달랐습니다. 그래서 선을 넘지 말라고 엄격하게 규정했습니다. 그래서 그 공간에서 찍은 씬이 실제로 토론이 제일 적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완성해야 해서 찍을 때 배우들이 조금 불편했을 것입니다. 


정: 장률 감독님의 영화 제목을 듣고 제가 느꼈던 점은 건조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춘몽>은 의외라는 느낌마저도 들었습니다. 영화 연출을 하기 이전에 소설가이셨던 장률 감독님의 영화들 중에서 가장 문학적인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춘몽, 봄의 꿈은 사람마다 다른 뉘앙스로 다가올 터인데, 제목을 짓게 된 연유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장: 앞의 제목들이 딱딱했나요? 늙어서 그런가.(웃음) ‘춘몽’이라 하면 정서상에서 소설보다는 시와 가깝지 않겠는가 합니다. 소설과 영화의 관계를 싫어하는 쪽입니다. 영화와 시는 항상 애인 같으면 좋겠고 영화와 소설은 사돈처럼 멀었으면 좋겠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소설은 스토리로 끌고 가기 때문에 그 힘이 커서 영화가 스토리에 묻혀버릴 수 있는데, 시는 리듬으로 가지 않습니까. 중국에서는 춘몽을 봄날의 꿈이라고 그 글자처럼 이해하지 않고 무조건 야한 꿈이라고 이해합니다. ‘일장춘몽’이라 해야 한국의 춘몽과 같은 뜻이 됩니다. 중국에서 개봉하면 이상하게 영화가 잘 될 수도 있습니다.(웃음) 


정: 영화는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흑백으로 찍혀있습니다. 장률 감독님의 영화 중에서 전체 영화를 흑백으로 찍었던 것은 이 춘몽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리가 살았던 시간을 모두 흑백으로 진행하고 예리가 죽고 나자 영화가 색을 얻었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 조금 더 상상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면 예리가 죽고 산 시간을 가운데다 놓고 영정사진을 기점으로 누군가가 죽은 시간을 회고하고 기억하는 흑백으로서의 시간, 영화 전체의 흑백을 예리가 죽었던 시간을 회고하는 시간으로 둔 다음 컬러를 예리가 죽고 난 다음 죽은 예리가 꾸는 꿈과 같은 느낌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컬러의 장면들은 색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비현실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영정사진을 보여준 다음 화면은 갑자기 처음으로 초점이 나간 것처럼 흐릿하게 보입니다. 카메라는 멈추지 않고 세 사람을 본 다음 아버지가 벌떡 일어나는데, 누군가의 환상이거나 꿈처럼 보입니다. 주영이 고양이와 함께 집 앞에 앉아있습니다. 그리고 수색역 옆의 고압 철탑의 익준과 종빈을 보여주고 종범을 찾으러 가자며 끝납니다. 예리가 꾸는 꿈처럼 보이게 합니다. 현실과 꿈이라 나누기도, 시간으로 나누기도 애매합니다. 질감도 매우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적어도 이 영화의 전체를 흑백으로 찍은 의도, 어떤 감정을 전달하기를 원한 것인지 질문 드려보고자 합니다. 


장: 어디서부터 꿈이고 어디서부터 현실인지 각자의 해석이 다 다릅니다. 색은 연출의 한 부분인데, 흑백으로 찍자고 처음부터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고 수색역이라는 공간을 생각하면 칼라로 생각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 공간의 질감이 흑백과 가깝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정서상으로 흑백이 더 맞는다고 봅니다. 



정: 말하자면 수색역이라는 장소가 주는 기분이 흑백을 요구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예리를 중심으로 하여 세 남자와 주영이 주막에 모였다가 흩어지는 영화라고 설명할 수 있겠지만, 영화를 보고 다시 이 영화를 생각하면 예리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정범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정범이 인사하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익준과 종빈이 어딘가 가버린 정범을 찾으러 가는 이야기로 끝납니다. 예리에서 시작하지 않고 어딘가 가버린 정범으로 끝날 때에 그냥 이 동네 사람이 아니라 북한에서 먼 길을 거쳐 남한에 도착한 사람이라 생각을 한다면 이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정범으로 시작해서 정범으로 끝나는 데에 어떠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장: 이 세 사람이 어떻게 보면 공동체라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크게 말하면 예리까지도 포함해서요. 그런데 그 세 사람들은 모두 수색역이 고향이 아니지만, 정범을 제외한 두 명은 거리상 가깝습니다. 정범은 3·8선을 넘어온 제일 먼 관계입니다. 항상 영화 안에서 그 친구는 혼자 행동하지 않습니까. 이 두 사람(익준, 종빈)은 항상 이 친구(정범)를 찾고. 그런 점에서 제일 먼 거리의 사람부터 시작하면 어떻겠는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예리는 항상 이 세 사람을 같이 찾지 않습니까. 그런 관계에서 편집이 그렇게 나왔고 제 스스로도 조금 슬프지만, 지리적으로 멀고 혼자 행동하기에 더 찾아야하고 더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 영화를 보면 예리가 어떻게 태어났고 어머니가 어떤 병세로 세상을 떠났으며 어떤 연유로 남한에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빈은 익준이나 종범보다도 더 외곽에 있는 듯한 느낌이고, 덜 설명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종빈에 대해서 설명을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장: 설정을 할 때 부모님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습니다. 굳이 그것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아버지가 경찰이라는 대사 안에 사람을 넣었습니다. 실제 윤종빈 배우의 아버지가 경찰이고 일찍 돌아가셨고요. 그래서 그 설정으로 가는 것이 어떤가했고 그 설정 안에서 어리바리한 종빈의 캐릭터가 자기의 출신을 그렇게 진실하게 이야기하겠는가 해서 그렇게 처리했습니다. 


정: 영화 속의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인물은 주영일 것입니다. 백두산 이야기를 하면서 무슨 이유에서 인지 자살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시종일관 축구공을 차면서 길을 돌아다니고 예리에게 사랑을 느낍니다. 또한 그녀는 시인이 되고 싶어 합니다. 컬러 장면을 제외하고 이 영화에서 주영이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은 매우 괴리합니다. 오토바이를 산 위까지 끌고 올라간 다음 알 수 없는 미소를 남기고 다시 등장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정보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미스터리하게 남는 주영을 통해서 예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장: 무슨 영화를 그렇게 자세히 봅니까.(웃음) 실제로 삶에서 주영과 같은 사람들이 꽤 있고 알아보려고 해도 계속 궁금해집니다. 그런 주영이 춘몽에 들어오게 되는 계기는 간단합니다. 세 명의 친구만 있으면 예리가 너무 막막할 테니 주영과 같은 시인 친구가 등장하면 어떻겠는가 생각했습니다. 보통 시인이라 하면 남들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인들은 독특한 행동이나 취미를 갖고 있는데, 20대 전후의 여학생이 축구를 하고 다니는 것도 실생활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주영이라는 배우가 축구를 아주 잘 하기도 하고 오토바이도 그 친구 오토바이입니다. 현장에 올 때도 그 오토바이를 타고 왔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동성애가 있는데, 사람은 똑같은 것이지 않습니까. 시인을 보는 것처럼 저쪽인지 궁금해지는 사람들이지 않습니까. 이 친구의 등장으로 예리란 캐릭터가 조금 더 풍부해질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예리에게 네 사람 중에 한 사람을 선택하게 되면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물어보니 이왕이면 주영을 선택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정: 예리 주변에 계속 세 남자가 머물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이 세 남자의 애인이라기보다는 어머니 같고 그들을 보살핀다는 생각이 큽니다. 겉보기에는 예리가 마음에 들어 포장마차에 계속 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주막의 이름이 고향인 것을 감안한다면 고향처럼 계속 다시 오고 싶은 곳이라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그렇다면 이 세 남자에게 예리는 어떤 사람입니까? 


장: 예리는 예리입니다.(웃음) 어떤 정서냐고 물어보면 동네의 정서이자 점점 없어지는 기억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로 관심을 갖고 서로 도와주는 정서가 점점 이 사회에서 없어지는 것 같은데, 수색에는 아직 있다고 봅니다. 저는 그런 정서가 공간의 지배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 친구들은 고향이 없는 친구들로 고향 주막에 항상 찾아오지 않습니까. 예리도 연기할 때 어머니 정서로 연기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 장률 감독님께서 중국에서 만든 영화와 남한에서 만든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중국에서 만든 영화의 카메라는 모두 요지부동인 것처럼 서있는 반면에 남한에 와서 찍은 영화는 카메라가 시종일관 움직이고 있습니다. <경주>(2014)에서는 그것이 분명하지 않았는데, <춘몽>에서는 목욕탕 씬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장면은 핸드헬드 방식의 방식으로 찍었습니다. 중국에서의 멈춰선 카메라가 경직된 느낌과 안정된 느낌을 동시에 들게 한다면 남한의 핸드헬드 방식은 자유로운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무언가 기댈 때가 없어서 불안정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에 대한 부연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장: 카메라가 움직이는 방식은 당연히 그 공간과 그 인물에 따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방식이 바뀌었다는 것은 그 감독의 삶이 변한 것과 같습니다. 나이가 많이 들었고요. 카메라가 고정해 있으면 엄숙하고 고집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들고 찍으면 그 인물과 공간에 따라가고 녹아들어야 합니다. 교만하게 들릴지 몰라도 저는 중국에서 자라왔고 대부분의 시간을 그 곳에서 보냈기 때문에 중국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 와서 카메라가 움직이는 것은 이 사회, 이 나라, 이 땅의 정서를 찾는 것입니다. 잘 보이지 않으면 조금 더 다가가고 불안하면 멀리 가는 것처럼 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정서가 카메라와 같았습니다. 5년만 시간을 더 준다면 한번 고정해서 찍어보겠습니다. 


정: 관객들이 웃음을 터뜨리는 많은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가 시종일관 웃음을 짓게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문득 돌아서면 이 영화 전체가 예리가 자신에게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죽음을 맞이할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그래서 <춘몽>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한 젊은 여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여자의 일장춘몽과도 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전에도 죽음을 많이 다뤄왔던 장률 감독님께 죽음이란 어떤 것입니까?


장: 그렇게 말씀하니 저도 왜 그렇게 많이 죽음을 생각했는지... 오래 살고 싶은 쪽입니다.(웃음) 살고 싶으면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어떤 나이가 되면 죽음이 피부로 다가오게 됩니다. 한명 한명 다 떠나지 않습니까. 감정이 깊어지는 사람보다 떠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러면 죽음을 생각할 수밖에 없고 죽음은 일상입니다. 그 일상을 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예리가 이 세상을 떠난 다는 것을 앞에서 많이 심어줬는데, 전봇대에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으려 하는 것은 계속 살자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어차피 가는 방향은 죽음이지 않습니까. 살아있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심히 살지 않습니까. 끈질기게 생명의 끈을 쥐는 모습을 볼 때면 감동이 옵니다. 그래서 죽음을 위해서라도 잘 살아야 되지 않겠는가 합니다. 예리의 대사도 있지 않습니까. 우리 그냥 이렇게 삽시다, 하하. 


관객: 중간에 말을 못하시던 아버지가 종빈하고 예리에게 말을 하게 되는데,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장: 환청이 아니겠는가 합니다. 그런데 말을 하지 않거나 말을 못하고 있어도 그 사람의 이야기가 들릴 때가 있습니다. 


정: 감독님께서 생각이 그러하다면 제 생각을 덧붙여보겠습니다. 환청은 다른 사람의 말을 빌려 자기가 하는 대답입니다. 그래서 제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종빈이 한편으로 ‘내가 예리에게 어울릴 리가 없구나’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합니다.



관객: 저는 의상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세 남자의 의상이 바뀌지 않고 동일한데, 다른 날에 찍은 씬인데도 이 세 남자만큼은 비슷한 의상으로 입혀도 괜찮다고 생각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장: 조금씩 변화는 있습니다. 많은 영화들처럼 의상을 많이 바꾸지는 않았는데, 왜 그런가하면 어떤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의상을 많이 바꾸지 않고 거의 며칠씩 입기 때문입니다. 


정: 역시 제 생각을 덧붙이자면, 저는 그것이 가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옷을 바꿔 입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가난하다는 것이지요. 풍요로움을 갖지 못해서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관객: 주영이 예리에게 사랑 고백을 하는 동선이 너무 아름다워서 인상적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거울 속으로 보이는 컷이 다음에 바로 장난감 총 컷으로 이어지는데, 그 사이에 무언가 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나리오 상으로는 어떻게 되어있었는지 실제로 그 사이에 찍은 장면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장: 시나리오 순서대로 찍지 않았고 편집을 그렇게 했습니다. 그리고 주영의 사랑고백은 아름다운 감정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우리 현실 공간 안에 거울이 있습니다. 거울 안에서는 현실과 똑같은 또 하나가 더 발생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래서 거울에서 찍으면 현실에서 찍는 것보다 어떻게 보면 정서상으로 더 다가옵니다. 거울은 현실을 비춰주는 것이고 그 안에서는 우리의 정서가 복합적으로 옵니다. 그리고 거울에서 거울로 컷을 넘긴 것은 아름다운 리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총도 있는데, 이것을 대조하면서 거울이 우리 안의 일상을 다 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관객: 경주는 어떤 느낌인지 수색역은 어떤 느낌인지 가봤는데, 영화와 잘 매치되는 것 같습니다. 영화 외적인 질문인데, 다음 영화는 어느 장소를 배경으로 하고 싶으신지,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알고 싶습니다. 


장: 실제 계획은 크게 없습니다. 날마다 생각이 달라지는 사람이라.(웃음) 다만 조건이 된다면 끝까지 논의하다가 제 감정이 든 공간을 이야기 안에다 넣습니다. 공간이 제게는 너무 중요하고 어떤 배우와 그 공간의 질감이 맞다하면 그때 찾지 않겠는가 합니다. 

 

관객: 감독의 손을 떠난 다음에는 관객의 몫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어떻게 보면 영화가 블랙 코미디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감독님께서는 의도하지 않으셨으나 합니다. 


장: 영화는 감독의 취향으로 만들게 됩니다. 관객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실생활에서 웃는 사람이 있고 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것을 다 맞출 순 없고 감독의 정서로 성실하게 앞으로 가다보면 어떤 관객은 받아들이고 어떤 관객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모든 관객이 똑같은 생각은 아니지 않습니까. 코미디 쪽으로 말씀해주니 기쁘고요. 이번 영화는 재밌게 만들자는 생각보다는 그 공간에 사는 사람들의 말과 언행을 따라 그 공간에서 품어 나오는 정서들인 것 같습니다. 거칠게 큰 소리로 웃고 울고 하는 것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면 그 동네의 적막과 슬픔이 그 공간에 흐르는 것 같습니다. 웃음과 거친 것과 적막과 슬픔이 섞여 있으니 그것이 제게 매력이 있었습니다. 


관객: 배우의 이름을 배역의 이름으로 끌고 오셨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장: <춘몽>은 제가 찍은 영화들 중에서도 인물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영화를 만들 때에는 이름을 만드는데, 제가 원래 이름을 잘 못 짓습니다. 그래서 저 편하자고 본명으로 할 수 있는지 배우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덧붙이자면 그 친구들 입장에서 자기 이름으로 부르면 감정이 더 진실합니다. 배우 자신과 배우의 역할이 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과정을 조금 수월한 방법으로 한 것입니다. 


정: 주영은 예리를 찾아와서 갑자기 ‘시에요, 언니가.’ 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 말이 두 가지 맥락으로 읽혔습니다. 하나는 예리라는 인물에 대해서 장률 감독님께서 가져온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리가 이 영화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시 같은 ‘인물’이 아니라 말 그대로 ‘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시 같은 인물, 시로서의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는 연변에서 왔다는 것입니다. 약간 과장한다면 연변에서 남한으로 온 중년의 남자인 장률 감독님께서 남한에서 살아가는 방식이 시처럼 읽혔습니다. 시는 가냘프지만, 종종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죠. 혹은 감독님께서 오늘도 몇 번 시는 리듬이라고 얘기하셨습니다. 장률 감독님의 영화들 중에서도 가장 담백하고 직접적으로 즉 연변사람으로서 자신이 존재하고 살아가는 방식이 가장 투명하게 투영된 영화가 아닌가 합니다. 오늘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이 <춘몽>이라는 영화는 감독님 자신에게 어떤 영화였습니까?


장: 한글로 좋아하는 단어가 하나 있는데, ‘그립다’입니다. ‘보고 싶다’, ‘사랑한다’는 앞의 방향을 보면서 다가가지만, ‘그립다’ 이 단어가 너무 와 닿았습니다. 수색역도 지금은 절반정도 허물어져 가고 있는데, 그런 동네들은 몇 년 지나면 없어집니다. 장소 헌팅을 할 때 허물어지는 곳으로 가고 싶은 욕망도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서가 더 있는 것이 어떻겠는 가해서 카메라를 절대 허물어지는 곳으로 대지 말자고 정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예술 창작이라는 것은 다 수단이지 않습니까. 한국의 윤동주 시인 시 중에 제일 좋아하는 한 구절은 ‘서시’의 ‘별들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입니다. 별과 죽어가는, 사라지는 것. 별의 감정은 사라지는데, 우리의 시선을 살아가는 데 조금이라도 더 두고 싶었습니다. 


정: 이 영화를 다시금 느껴보는 것은 물론 한 번 더 보는 것이겠지만, 오기 전에 수색역을 한 번 더 들려보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귀한 말씀을 들려주신 장률 감독님께 박수를 드리는 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인디토크를 마치면서 장률 감독의 <춘몽>이 우리내의 삶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창한 수식이나 복잡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더라도 유유히 흘러가는 우리들의 삶처럼 오늘의 한 조각은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사라져가는 가운데 조금이라도 살아있는 것을 바라보고자 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기억들로 이 ‘춘몽’을 채워나갈 것이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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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몽한줄 관람평

이다영 | 백야에 흐르는 젊은 예리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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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몽리뷰: 적막함과 아련함 사이에서 아른거리는 봄날의 꿈



*관객기자단 [인디즈] 상효정 님의 글입니다.


수색역 안의 벤치에 앉아 열차를 기다려 본적이 있다. 수색동과 상암동 사이에서, 오지 않는 열차 쪽을 바라보고 있으면 잠시 정지된 시간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현실의 나는 이곳에 머물러 있는데, 보이지 않는 바람만이 자유롭게 시공간을 스쳐 지나는 느낌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목적을 갖고 이곳을 지나쳐가겠지만, 다소 적막하고 쓸쓸하게만 보이는 수색역의 풍경들을 보면 문득 이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영화 <춘몽>은 그런 동네, 수색에서 출발해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흑백으로 그려낸 영화다. 셰익스피어가 그려낸 꿈이 신비로운 마법의 소리들로 가득한 환상적인 한여름 밤의 판타지와 같다면 장률 감독의 꿈은 일장춘몽처럼 아련하고 적막한 느낌을 준다. 꿈과 현실을 자각하는 그 경계에서 현실의 씁쓸함과 봄날의 아련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춘몽>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누군가의 꿈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그러나 그 꿈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버지를 찾아 한국에 와 주막을 운영하는 예리(한예리 분)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익준(양익준 분), 정범(박정범 분), 종빈(윤종빈 분)의 꿈일 수도, 주영(이주영 분)의 꿈일 수도 있다. 이처럼 영화는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의 수발을 들며 살아가는 중국에서 온 예리, 고아원에서 태어나 이제는 한물 간 건달이 된 익준, 밀린 월급을 받기 위해 매일같이 90도 인사를 하는 탈북자 정범, 어딘가 모자란 듯 간질을 앓는 건물주 종빈, 그리고 축구를 하고 오토바이를 타는 시인 주영 등 다양한 군상을 한데 모아낸다. 특히 세 명의 감독이자 배우인 익준, 정범, 종빈은 각각 <똥파리>(양익준 감독)의 건달, <무산일기>(박정범 감독)의 탈북자, <용서받지 못한 자>(윤종빈 감독)의 고문관의 모습을 <춘몽>에 담아내 여러 개의 삶들이 한데 뒤섞인 인상을 받게 한다. 



어떻게 보면 이 네 명은 우리 사회에서 비주류라 불릴 수 있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감독은 “저긴 사람 냄새 안나”라는 익준의 대사를 빌려, 오히려 예리의 고향 주막에 모여드는 이들이 거칠지만 사람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정범을 매몰차게 무시하는 사장을 찾아간 세 친구, 정범과 같이 탈북 했지만 고운 외모로 인해 정범과 상반된 삶을 살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정범의 전 여자친구(신민아 분), 누군가를 죽일 듯 총을 겨눴지만 결국 장난감 총을 들고 가출한 청년(최시형 분)의 에피소드는 사회 일면의 모습들을 해학적으로 그려낸다. 이를 통해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흑백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풀어내면서 간간히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예리는 익준, 정범, 종빈 이 세 남자를 반갑게 맞이하고 정답게 말을 건네며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낸다. 하지만 그들의 구애에 가볍게 맞장구를 쳐주는 어머니의 상으로 그려지는 예리의 모습에서 씁쓸한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아버지를 수발하며 심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지쳐있을 그녀에게 그들은 그냥 이대로 좋은, 함께 있어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고 준비를 하는 과정 속에서도 ‘몸과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 좋다’는 그녀의 말에는 자신의 삶을 무기력하게 받아들이는 한 여자의 삶이 투영된다. 



흑백화면이 영화 후반부에서 컬러로 전환되면서 관객들은 경계가 나눠지는 일종의 자각을 느끼게 되지만, 여전히 어디서부터 꿈이고 어디서부터가 현실인 것인지 애매모호하기만 하다. 아마 알 듯 모를 듯 한바탕 뒤섞인 꿈을 보고 깨어난 기분이겠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몫으로 채우면 된다. 사라지는 것들이 기억의 저편으로 넘어가 마치 꿈같은 느낌을 들게 하는 것처럼 <춘몽>이 주는 깊은 여운은 기억 한켠에 꿈처럼 고이 자리할 것이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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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목) 10:30 개봉 | 20:00

10월 21일(금) 13:00

10월 22일(토) 19:00 인디토크

10월 23일(일) 15:10

10월 24일(월) 12:10 | 18:00

10월 25일(화) 11:00 | 15:10

10월 26일(수) 12:40

10월 27일(목) 11:00

10월 28일(금) 12:40

10월 29일(토) 17:20

10월 31일(월) 11:00

11월 1일(화) 15:00

11월 3일(목) 20:00

11월 6일(일) 10:20

11월 7일(월) 17:10

11월 9일(수) 12:20

11월 10일(목) 10:40

11월 13일(일) 19:30

11월 14일(월) 15:00

11월 15일(화) 17:20

11월 16일(수) 11:00

11월 20일(일) 20:00

11월 22일(화) 10:20 종영






 예매하기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 예스이십사 http://bit.ly/an5zh9

● 네이버 http://bit.ly/OVY1Mk

● 다음 http://bit.ly/1srfYBx





 인디토크(GV) 




<춘몽> 인디토크(GV)

● 일시: 2016년 10월 22일(토) 오후 7시 상영 후

● 참석: 장률 감독

● 진행: 정성일 평론가






 INFORMATION 


제목 : 춘몽 春夢

각본/감독 : 장률

출연 : 한예리,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 이준동, 이주영

특별출연 : 신민아, 유연석, 김의성, 김태훈, 조달환, 강산에

제공: ㈜스톰픽쳐스코리아

제작 : ㈜률필름

공동제공: ㈜프레인글로벌 

배급: ㈜프레인글로벌, ㈜스톰픽쳐스코리아 

개봉 : 2016년 10월 13일





 SYNOPSIS 


 “바보 같은 꿈을 꿨어. 우리만의…”


시장을 어슬렁거리며 농담 따먹기나 하는 한물간 건달 익준

밀린 월급도 받지 못하고 공장에서 쫓겨난 정범

어리버리한 집주인 아들, 어설픈 금수저 종빈

그리고 이들이 모두 좋아하고 아끼는 예리가 있다.

병든 아버지를 돌보는 예리가 운영하는 ‘고향주막’은 그들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오아시스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 그들만의 여신이라고 생각했던 예리의 고향주막에 

새로운 남자가 나타났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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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목 : 춘몽 春夢

각본/감독 : 장률

출연 : 한예리,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 이준동, 이주영

특별출연 : 신민아, 유연석, 김의성, 김태훈, 조달환, 강산에

제공: ㈜스톰픽쳐스코리아

제작 : ㈜률필름

공동제공: ㈜프레인글로벌 

배급: ㈜프레인글로벌, ㈜스톰픽쳐스코리아 

개봉 : 2016년 10월 13일





 SYNOPSIS 


 “바보 같은 꿈을 꿨어. 우리만의…”


시장을 어슬렁거리며 농담 따먹기나 하는 한물간 건달 익준

밀린 월급도 받지 못하고 공장에서 쫓겨난 정범

어리버리한 집주인 아들, 어설픈 금수저 종빈

그리고 이들이 모두 좋아하고 아끼는 예리가 있다.

병든 아버지를 돌보는 예리가 운영하는 ‘고향주막’은 그들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오아시스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 그들만의 여신이라고 생각했던 예리의 고향주막에 

새로운 남자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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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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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목 : 춘몽 春夢

각본/감독 : 장률

출연 : 한예리,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 이준동, 이주영

특별출연 : 신민아, 유연석, 김의성, 김태훈, 조달환, 강산에

제공: ㈜스톰픽쳐스코리아

제작 : ㈜률필름

공동제공: ㈜프레인글로벌 

배급: ㈜프레인글로벌, ㈜스톰픽쳐스코리아 

개봉 : 2016년 10월 13일





 SYNOPSIS 


 “바보 같은 꿈을 꿨어. 우리만의…”


시장을 어슬렁거리며 농담 따먹기나 하는 한물간 건달 익준

밀린 월급도 받지 못하고 공장에서 쫓겨난 정범

어리버리한 집주인 아들, 어설픈 금수저 종빈

그리고 이들이 모두 좋아하고 아끼는 예리가 있다.

병든 아버지를 돌보는 예리가 운영하는 ‘고향주막’은 그들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오아시스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 그들만의 여신이라고 생각했던 예리의 고향주막에 

새로운 남자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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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페이스가 관객 여러분과 함께 마련하는 깜짝 선물!

개봉 1주년이 되는 작품들 중 함께 보고 싶은 영화,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관객 여러분이 투표로 선정해주세요.

아쉽게도 보지 못한 작품들이 있었다면, 혹은 스크린을 통해 꼭 한번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주저말고 투표에 참여하세요!


자, 2016년 10월의 인디돌잔치의 영광은 어떤 작품에게 돌아갈까요? (두근두근) 



>> 투표하러 가기 (클릭!) <<




● 후보작

① 필름시대사랑 (감독 장률 | 2015년 10월 22일)

② 울보 권투부 (감독 이일하 | 2015년 10월 29일)

③ 거짓말 (감독 김동명 | 2015년 10월 29일)


● 투표기간: ~ 10월 11일(화)

● 발표: 10월 12일(수) 이후

● 상영일: 10월 25일(화) 저녁 

(입장료: 7,000원 /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후원회원 무료)


* 투표에 참여해주신 분들 중 5분(1인2매)을 선정하여 초대합니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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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시대사랑>줄 관람평

차아름 | 영화의 요소들을 분리시키지만 비로소 완성되는 영화

김수빈 | 필름에 담긴 사랑과 사람, 이들을 향한 애틋한 헌사

심지원 | 모든 것이 분해되어도, 사랑에 대한 믿음만은 붙잡아 두어요.

추병진 | '사라져가는 필름, 잊혀가는 공간. 어떻게 붙잡을 수 있을까?'

김가영 | 필름은 사라졌어도, 필름만의 감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필름시대사랑>리뷰

<필름시대사랑> : 필름은 사라졌어도, 필름만의 감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가영 님의 글입니다.


가을이다. 배우 박해일이 ‘사랑을 믿으세요?’ 라는 글귀 아래에 필름통 하나를 손에 쥐고 낙엽이 떨어진 거리 위에 서 있는 포스터만 보아도 그렇다. 장률 감독의 9번째 장편영화 <필름시대사랑>은 서울노인영화제에서 단편으로 기획된 작품 <동행>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사랑’, ‘필름’, ‘그들’, ‘또 사랑’이라는 4장의 구성으로 짜인 이 영화는 언뜻 난해해 보일 수 있는 구성을 띠지만, 각 장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긴밀히 연결되어있으며 영화에 대해, 그리고 사랑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필름시대사랑의 각 장은 우리에게 어떠한 형태로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일까?



<필름시대사랑>의 1장 ‘사랑’은 단편 <동행>이다. 정신병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할아버지(안성기 분)와 손녀(한예리 분), 그리고 청소부(문소리 분)가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를 찍는 모습이 나오고, 이 영화 속 ‘사랑’의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는 조명부 퍼스트(박해일 분)는 감독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영화가 무엇인지 알고 있냐며 따끔하게 말을 내뱉고는 촬영된 필름 하나를 훔쳐 밖으로 나간다. 사랑이 무엇인지, 영화가 무엇인지 사실 그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그 의미를 찾기 위해 방황하는 그의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인다. 



2장 ‘필름’에서는 1장에서 나온 배우들이 없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소리도 없이 그저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안으로, 위에서 아래로, 앞에서 뒤로 정신병원이라는 ‘공간’만을 훑는다. 필름의 질감을 살려 영화의 공간성을 극대화 시키고 있으며 이 영화의 가장 실험적인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장률 감독은 이 장에 대해 “감정을 쏟아내어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철수한 뒤의 빈 공간에 어떤 정서가 남아있는지에 대해 ‘미안한 마음’으로 바라본 공간”이라고 말한다.



3장 ‘그들’에서는 소리도 없고, 공간도 없이 1장을 이루던 필름 시대의 ‘배우’만이 존재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필름에서 디지털 시대로 넘어온 이들(안성기, 문소리, 박해일, 한예리 배우)이 출연했던 옛 필름 시대의 작품들과 자막을 편집하여 새 이야기를 구성하는 형식이다. 이들은 모두 필름시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며, 그들은 각기 다른 영화에 출연했지만 마치 한 영화에 출연한 것처럼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4장 ‘또 사랑’에서는 2장에서와 같이 배우가 없다. 대신 그들을 품고 있던 공간과 그들이 만들어낸 소리로 1장을 반복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공간보다 소리에 집중한 부분이다. 또한 이는 1장과의 완벽한 반복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보면 1장에서 조금 더 나아간 내용을 담고 있다. 조명부 퍼스트는 감독에게 화를 낸 것에 대해 사과하고, 사랑에 대한 윤동주의 시 ‘사랑의 전당’을 읊는다, 그리고 그가 방황하던 강가에서는 낯선 사람에게 사랑을 믿느냐고 물어보지만, 그는 대답을 얻지 못한 채 다시 자리를 뜬다. 



필름으로 영화를 찍는 시대는 갔다. 지금은 디지털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편리한 디지털 카메라 대신 번거롭더라도 그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필름카메라로 우리의 추억을 남기고 싶어하는 것과 같이 장률 감독은 필름 영화에 대한 자신의 애착을 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영화 속에는 필름 시대를 거쳐온 배우들이 그와 함께한다. 이외수 작가의 『아불류 시불류』 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옷걸이에 축 늘어진 채 걸려 있는 옷을 보면서 문득 ‘나는 어디로 갔지’라고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장률 감독의 이번 영화 ‘필름시대사랑’은 이 글귀에 딱 어울리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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