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정범 한줄 관람평


이지윤 | 아직도 불타는 망루 안에는 사람이 있다

박범수 | 지속 가능한 공동체와 연대를 질문하다

조휴연 | 가장 두려운 것은 희미해져 가는 기억과

최대한 | 연대로서 함께 고통에 마주하다

이가영 | 정작 스스로를 책망해야 할 자는 누구인가 

김신 | 공동체와 기억의 분열을 직시하고도 시선을 돌리지 않겠다는 대면의 윤리 속에서 혁명은 비로소 가능성을 얻는다

남선우 | 언젠가 카메라가 나를 비출 때 나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공동정범 리뷰: 지속 가능한 공동체와 연대를 질문한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범수 님의 글입니다.






<공동정범>의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철거민들이 용산참사 현장에 얽힌 엇갈린 입장들을 하나 둘 씩 꺼내 놓을 때다. 전국 철거민 연합 회원들은 용산 구역 철거민 대책위원회의 태도에 서운함을 표한다. 용산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었음에도 농성에 참여한 회원들의 희생이 외면 당했다는 것이다. 철거민 대책위원장이었던 이충연 씨의 생각은 조금 달랐던 것 같다. 신세를 한탄하면서 철거민들끼리 의미 없는 모임을 가질 시간에 다른 집회 현장을 찾아 다니며 용산참사를 조금이라도 더 알려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철거민들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순간, 용산참사의 본질을 국가 폭력에 맞서는 철거민들이라는 프레임만으로 이해하기는 다소 난처해 진다. 왜 철거민들은 국가 폭력이라는 공동의 적 앞에서 반목하는가. 이제는 순수한 연대는 커녕 생존과 정당한 권익을 위한 연대마저도 불가능해진 것일까.

 






철거민들의 갈등 이면에는 서로 말하지 못했던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복잡하게 엉겨 붙어 있다. 경찰 진입을 막기 위해 뿌린 인화성 물질이 화재의 원인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철거민의 고백이 있고, 동료들과 아버지를 남겨 두고 혼자 망루에서 뛰어내린 외면하고 싶은 기억이 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 때문에 동료가 목숨을 잃었다는 자책감에 끊임없이 시달린다. 문제는 저마다의 고통을 드러내고 증명할 방법이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다. 모든 생존자들이 손으로 함석판을 짚고 불타는 망루에서 뛰어내린 상황은 똑똑히 기억하지만, 그 함석판에 길게 베인 손바닥의 상처는 아문 지 오래다. 생존자들이 6명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억울하게 짊어지고 감옥에 갇혀있는 동안, 참사 현장은 재개발 계획에 의해 깨끗이 철거되었다. 참사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차츰 잊혀지는 동안, 갈등과 상처들은 해소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곪아 들어가 살아남은 자들의 삶을 황폐화시켰다. 공사가 중단되어 방치된 또 다른 재건축 현장에서 살아가는 삶, 한 때 누군가가 살았던 건물을 철거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삶, 동료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진상규명의 공론화에 악착같이 매달리는 삶은 모두 그 황폐화된 내면의 풍경들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공동정범>의 카메라는 수 년의 시간 동안 조금씩 무너져 가던 생존자들의 삶의 궤적을 충실하게 담는다. 그러나 영화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더 멀리 나아가는 시도를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폐허를 딛고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 영화는 참사 당일의 현장을 기록한 경찰 채증 영상으로 돌아간다. 흔적으로만 남아있던 참사는 철거민들의 기억 속으로 다시 한 번 생생하게 소환된다. 그리고 마침내 각자가 마음 속으로만 품고 있었던 기억들이 조심스럽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각자의 기억들을 채증 영상과 짜맞추어 보는 순간, 명백한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죄책감이 빚어낸 거대한 허상이었다는 것 또한 드러난다. 주관적인 감정으로 지탱해 온 불완전한 기억들은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바로 잡힌다. 바로 잡힌 기억들 위에 형성된 공감대는 비로소 죄책감 너머의 것들을 볼 수 있게 해준다. 화재의 원인과 사건의 진상을 온전하게 밝히기에는 충분하지 않지만, 적어도 서로가 품고 있던 오해와 죄책감을 해소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음을 영화는 보여준다. 환부를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환부가 정확히 어디인지를 아는 것이다.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는 참사의 궁극적 원인인 국가 폭력을 조명한다. 무리한 진압 작전을 승인했다는 사실만으로도 6명의 죽음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경찰청장은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고, 그 경찰청장의 상관들은 참사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이 자신들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영화는 진상규명과 연루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전에 공동체와 연대가 어떻게 분열하고 해체되는 지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동정범>은 좀 더 큰 의미를 가진 영화로 다가온다. 공동체와 연대의 문제를 철거민들만의 것으로 미뤄두기에는 그들이 겪었던 오해와 반목의 과정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다른 국가 폭력에 의해 제 2의 용산참사가 발생하더라도 공동체와 연대는 과연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공동정범>이 무겁게 던지는 진정한 물음이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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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회 독립영화 쇼케이스 <공동정범>


한국독립영화협회와 함께하는 137회 독립영화 쇼케이스에서 김일란, 이혁상 감독의 <공동정범>을 상영합니다. 관람을 원하시는 분은 아래 내용을 살펴보시고 신청해주세요.


● 신청방법: https://goo.gl/forms/2Jb3WVrX1NZgnjYQ2 에서 양식 작성 

(선착순 마감이며 조기 마감될 수 있습니다. 마감시 구글 신청서 페이지가 닫힙니다.)

● 초대일시: 11월 21일(화) 오후 7시 30분

● 장소: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 부대행사: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







<공동정범 The Remnants>

김일란, 이혁상 | 2016 | Documentary | 117min


- 제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상, 관객상 (2016)

-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2016)

- 제7회 광주여성영화제 (2016)

-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 - 우수작품상, 독불장군상 (2016)

- 2017 올해의 독립영화상 (한국독립영화협회)

- 제5회 무주산골영화제 – 무주관객상 (2017)

- 제4회 춘천다큐멘터리영화제 – 장편 최우수상 (故이성규감독상) (2017)



SYNOPSIS 

2015년 10월, 경찰관을 죽였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수감되었던 철거민들이 6년 전 용산참사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부당한 재개발 정책에 맞서 함께 망루에 올랐고, 농성 25시간 만에 자행된 경찰특공대의 폭력 진압에 저항했던 그들. 

그 과정에서 발생한 원인 모를 화재로 동료들은 죽고, 남은 그들은 범죄자가 되었다. 

반가움도 잠시, 오랜만에 만난 ‘동지들’은 서로를 탓하며 잔인한 말들을 쏟아낸다. 

그동안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DIRECTOR’S NOTE 

경찰특공대를 통해 용산참사를 되돌아본 전작 <두 개의 문> 이후, 

자연스럽게 우리의 관심은 불타는 망루에서 살아 돌아온 이들로 향했다. 

당시 정권은 농성 철거민 전원을 공동정범으로 기소하는 기획 재판으로 국가폭력의 책임을 철저히 은폐했다. 

‘공동정범’이라는 올가미로 또 다시 얽혀버린 살아남은 자들. 슬픔과 고통은 왜 그들만의 몫인가. 

<공동정범>은 산산이 조각나버린 생존자들의 삶을 통해 다시 한 번 국가폭력의 실체를 바라보고자 한다. 



DIRECTOR 


김일란

 

2005,  <마마상 - Remember Me This Way>

-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2005)

- 제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여성신문상 (2005)

 

2008, < 3xFTM >

-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 (2008)

- 제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08)

- 제34회 서울독립영화제 – 우수작품상 (2008)

- 제8회 한국 퀴어 영화제 (2008)

- 제9회 인디다큐페스티발 (2009)

 

2012,  <두 개의 문>

- 제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11)

- 제12회 인디다큐페스티발 (2012)

- 제9회 서울환경영화제 (2012)

- 제17회 서울인권영화제 (2012)

- 제17회 인디포렴 (2012) 

- 제7회 파리한국영화제 (2012)

- 제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13)



이혁상

 

2010, <종로의 기적>

-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 비프 메세나상, 플래시 포워드상 (2010)

- 제36회 서울독립영화제 (2010)

- 제11회 인디다큐페스티발 (2011)

- 제8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2011)

- 제15회 서울인권영화제 (2011)

- 제12회 한국 퀴어 영화제 (2012)

- 제4회 서울 프라이드 영화제 (2014)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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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바라다  촛불영화: 블랙리스트 영화사, 시네마달 파이팅 상영회 <종로의 기적>  인디토크


일시 2017년 2월 19일(일) 오후 7 30분 상영 후

참석 이혁상 감독 | 주인공 소준문, 장병권, 정욜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관객기자단 [인디즈] 송희원 님의 글입니다.


동성애자인권연대에서 활동하는 장병권, 스파게티 가게를 운영하며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합창단 G_Voice에서 노래를 부르는 故 최영수, 영화를 통해 성소수자를 알리는 이혁상 감독과 소준문 감독, 직장을 다니며 동시에 인권운동을 하는 정욜. <종로의 기적>은 2011년 6월 개봉한 게이 다큐멘터리이다. 감독과 주인공들을 오랜만에 ‘촛불영화: 블랙리스트 영화사, 시네마달 파이팅 상영회’ <종로의 기적> 인디토크에서 만나보았다. 



이혁상 감독(이하 이): 이게 블랙리스트의 힘인가요? 이제 대세 게이 영화는 <위켄즈>인데,(웃음) <종로의 기적>을 보기 위해 이렇게 많은 분이 찾아주시다니. 국정농단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웃음) 참고로 저도 블랙리스트에 올랐어요.(웃음) 이 정국이 낳은 기획전에 참여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종로의 기적>은 다운로드 서비스가 안 되어서 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오늘 같은 상영회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이하 진): 여기 관객 분들은 다 알고 있겠지만 시네마달은 우리가 꼭 봐야 하는 작품들을 보여주는 일을 하는 영화사에요. 귀중한 일을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려요. <종로의 기적>은 개봉 후 꽤 많은 시간이 지났어요. 근황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장병권(이하 장): 너무 많이 달라진 모습에 놀라지 않았는지요.(웃음) 지금은 ‘연분홍치마’(성적소수문화환경 모임) 꼬임에 넘어가 연분홍치마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소준문(이하 소): 작년까지 계속 영화를 만들었고 지금은 시나리오 쓰고 있어요. <종로의 기적>은 잊힐만하면 상영을 해서, 연례행사가 된 것 같아요.(웃음) 저희끼리는 늙어가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것 같으니 그만 좀 하자고 얘기해요.(웃음) 그래도 자리들이 계속 생기니 좋아요. 


정욜(이하 정): 영화 찍을 때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어요. <종로의 기적> 개봉 즈음에 다니고 있던 직장을 그만두었고, ‘인권재단 사람’에서 모금과 관련된 일을 병행하면서 영화 속 주요 이슈였던 HIV/AIDS 활동을 여전히 하고 있어요. 성소수자 단체나 기관을 만드는 활동들을 했어요. 


이: 다큐멘터리를 계속 만들고 있어요. 최근에 <공동정범>이라는 용산참사 다큐멘터리를 완성해서 영화제를 통해 소개했어요. 정국이 너무 어수선해요. 조기 대선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대선 이후 개봉을 해볼까 싶어서 개봉 버전으로 수정하고 있어요. 병권 씨와 연분홍치마에서 계속 활동하다가 지금은 안식년으로 쉬고 있어요. 쉬면서 <공동정범> 관련된 준비도 하고요. 새로운 걸 좀 해볼까 하고 있어요.


진: <위켄즈>가 대세가 됐다고 하지만, <종로의 기적>과 <위켄즈>는 이어지는 부분도 있어요. <종로의 기적>이 ‘소녀시대’ 같다면, <위켄즈>는 ‘트와이스’ 같아요.(웃음) <종로의 기적>은 굉장히 용감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루는 이야기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모두 느꼈을 거예요.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다큐멘터리 영화, 특히 LGBT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개봉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개봉 당시 힘든 점이 있었나요?


이: 사실 <종로의 기적> 때는 지금보다 상황이 나았던 것 같아요. 물론 이명박 정권이긴 했지만 초반이어서 이 정도로 시스템이 망가지기 전이었어요. 여기 주인공분들 비롯해서 시네마달, 연분홍치마 모두 함께 굉장히 노력하고 공을 들여서 7,000명 넘게 관람해주셨어요. 최근 <위켄즈>를 보면 알겠지만, 극장 잡기도 굉장히 힘든 상황이에요. 그때도 힘들었지만, 무언가 해볼 수 있는 가능성은 조금이나마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명박 정권 때 <종로의 기적> 상영이 중단되었던 적이 있어요. 틀지 말라고 국정원에서 지시를 내렸어요. 일단 성소수자 다큐멘터리라는 점이 심기를 건드린 것 같기도 해요. 병권 씨가 ‘이명박 퇴진’ 피켓을 들고 투쟁한 장면을 문제 삼았어요. 화가 많이 났어요. 어떻게 보면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도 이제는 국민의 힘으로 많은 것들이 밝혀지고 변화하는 모습이 보여서 다행이에요. 



진: 그만큼 시네마달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무릅쓰고 작품들을 소개해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봉 당시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일상적인 행사는 아니어서 굉장한 추억으로 남았을 것 같아요. 당시의 경험들을 떠올려서 얘기해주세요. 


장: 성소수자 다큐멘터리이다 보니 당사자분들이 많이 극장에 찾아주셨어요.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얘기하고 극장이라는 공간 안에서 커밍아웃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봤던 것이 인상에 남아요. 실제로 성소수자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무엇을 요구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관객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후원인이 많이 늘어서 2011년도 당시 상근자로 일할 수 있게 되었죠. 이 다큐멘터리의 힘이 크지 않았나 싶어요.


진: 소준문 감독님 같은 경우 극영화 연출자이기도 하고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기도 하잖아요. 낯설기도, 새롭기도 한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소: 영화를 통해서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아요.(웃음) 많이 부끄럽긴 하지만요.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정: <위켄즈> 팀도 관객과의 대화 후에 꼭 뒤풀이를 하더라고요. 당시에도 거의 매번 그랬던 것 같아요. 출연자와 관객의 경계가 뒤풀이 자리에서 없어져요. 성소수자로 살아가면서 생기는 고민들, 정체성을 알아가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되게 편하게 얘기했어요. 저는 당시 감염인 분들과의 접촉이 많지 않았어요. 이후 감염인 분들과의 만남이 수월해졌고 영화가 경로가 되어주었어요. 지금은 감염인 당사자 모임에서 간사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게 사실 쉽지 않아요. 늘 마주하는 분들이 감염인이니까요. 이 영화를 통해서, 그리고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서 개인적으로 달라진 점들이에요.  


이: 저는 뒤풀이 때문에 간이 많이 안 좋아졌습니다.(웃음) 


진: 네 분 다 웃는 게 너무 예뻐요. 특히 욜 씨가 예쁘게 웃거든요. 저는 <종로의 기적>하면, 욜 씨가 웃는 장면이 계속 떠올라요. 이렇게 현장에서 오랜만에 웃는 모습을 보니 굉장히 좋네요. 이제 관객 질문을 받겠습니다. 언제 또 올지 몰라요, 이 네 명의 ‘핑클’들이.(웃음) 


관객: 소준문 감독님의 <REC 알이씨>(2011)를 정말 감명 깊게 봤어요. 저는 소설을 써요. 감독님이 게이에 관한 영화를 만드는 것처럼 저의 정체성도 소설에 반영된다고 생각해요. 영화에서 감독님이 자신은 그냥 영화감독이 아니라 게이 영화감독이라고 하잖아요. 저도 마찬가지로 그냥 소설 쓰는 사람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렇지만 정체성을 드러내고 작품을 쓰면 장애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어요. 감독님은 자신의 성정체성이 창작 활동을 하는 데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하나요?


소: 우선 감사해요. 스스로 굉장히 닫혀있던 상황들이 있었는데, 커밍아웃하면서 나와 보니 오히려 더 편하고 좋은 것 같아요. 내 작품이 퀴어영화, 게이영화로 보이면 어떡하지, 라는 고민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담았어요. 그 과정에서 많은 고민들이 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거침없이 드러내는 게 되게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스스로 큰 자신감을 찾을 수 있게 해주고요. 저는 <종로의 기적>에서 제 모습을 드러냈잖아요. 그 이후 저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사람들이 읽든 안 읽든 숨기려고 하지 말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관객: 제가 볼 땐 영화 속보다 훨씬 멋있어진 것 같아요.(웃음) 다운로드 서비스는 앞으로도 예정이 없나요?


: 만약 하려면 다시 한 번 여기 출연한 분들과 얘기를 해야 돼요. 개봉한지 오래됐는데 관객 분들이 많이 온 걸 보니 한 번 해볼까 싶네요.(웃음) 모든 성소수자 관련 다큐멘터리가 같은 경험을 할 것 같아요. 사회적인 커밍아웃이기 때문에 주인공들만 합의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배경에 조금이라도 나오는 모든 분에게 확인받아야 하고, 안 된다고 하면 모자이크를 하나씩 해야 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너무도 보수화된 한국사회라서 겪어야 하는 일이 아닌가 싶어요. 돌파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한번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진: IPTV나 다운로드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DVD라도 만들면 팬들에게 좋을 것 같아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위켄즈>는 2차 판권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해외 영화제 버전, 국내 영화제 버전, 국내 개봉 버전, IPTV 버전 다 따로따로 판권을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굉장히 복잡한 과정이에요. 


관객: <위켄즈>를 보고 관련 영화로 <종로의 기적>을 알게 되었어요. 감독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어떻게 이 네 분의 이야기를 선정했는지 배경을 듣고 싶어요. 그리고 영화를 찍으면서 종로로 나와 많은 사람들을 만났을 것 같아요. 거의 10년이 지난 이 시점에 종로에서 또 어떤 기적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나이가 드니 종로에 나가는 일이 뜸해졌어요. 새로운 세대들이 종로를 주름잡기도 했고요. 게이로 나이 드는 게 이런 거구나, 라는 생각이 좀 들어요. 지금 젊은 세대들은 스스로를 일찍 긍정하고 즐겁게 삶을 꾸려나가는 것 같아요. 별개로 사회적 분위기는 굉장히 심각해지고 있는데, 계속해서 맞서 싸워야죠. 개봉 당시 네 명을 선정한 이유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그때를 기억해보면 우선 예뻐서,(웃음) 그리고 저와 동년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30대 중반이었으니까 미래에 대한 고민을 서서히 하고 있는 친구들을 중심으로 선정하려고 했어요. 그 과정에서 나름 평범한 삶을 사는, 보통의 관객들과 접속하기 쉬운 주인공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게이들의 삶이 평범하지는 않지만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게이들은 출연 자체가 그 삶을 깨는 것이더라고요. 그래서 캐스팅이 순조롭지 않았어요. 자연스러운 귀결일 수도 있는데, 그래서 제 주변의 친구들, 같이 인권활동을 한 친구들 중심으로 찍었어요. 원래는 5명이었는데, 한 명이 사회적 커밍아웃을 하면 염려되는 부분이 있어서 중간에 고사하게 되었어요. 만약 5명이었다면 편집할 때 미쳤을 것 같아요.(웃음) 각각 개성이 있고 메시지가 확실한 캐릭터들이에요. 첫 다큐멘터리를 축복 속에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진: 세 분은 출연 제안 받고 한 번에 승낙했나요? 


정: 바로 했던 것 같아요. 이혁상 감독 영상을 너무 좋아하는 팬이었어요. 사실 출연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몰랐어요. 처음엔 상영을 목적으로 하는 다큐멘터리가 아니어서 쉽게 동의했어요. 물론 개봉을 준비하며 같이 이야기 나눴고요. 어디까지가 커밍아웃이고 어디까지가 커밍아웃이 아닐까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크게 염려하지 않으며 살면서도 낯선 사람들을 만났을 때 어디까지 내 모습을 드러내는 게 좋을까 계산은 계속했거든요. 영화에 출연하고 노출되는 활동을 했지만요. 당시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상영까지의 과정 속 토론이 충분했어요. 예상치 못한 위험이라는 게 있을 수 있는데, 문제가 생겼을 때 개인이 아닌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말이 굉장히 힘이 됐어요. 


소: 어릴 적에 감독님을 좋아했다가 차여서,(웃음) 그래서 안 보던 사이였는데, 친구사이에서 커밍아웃 다큐멘터리를 기획 중이라며 제안이 왔어요. 당시 친구사이 홈페이지 내에서 릴레이 커밍아웃을 하고 있었거든요. 친구사이에서는 감독님 이름을 절대 얘기하지 않았어요. 저희의 관계를 알기 때문에 안 할까봐 철저히 비밀로 하다가 마지막에 감독님 이름을 얘기하더라고요.(웃음) 근데 감독님 때문에 해야겠다, 안 해야겠다 그런 고민은 하지 않았어요. 이런 시도와 기획이 한국에서 없었고 굉장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하겠다고 했어요. 감독님과 응어리를 풀어야 했던 상황들이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관계 청산을 어떻게 해야 할까.(웃음) 근데 오랜만에 봤는데도 감독님이 친구처럼 대해줘서 이 다큐멘터리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독님이 달콤한 제안도 많이 했거든요. 소개팅을 시켜준다고 했어요. 제 콘셉트는 사랑에 빠진 게이여서 진짜 소개팅도 했어요. 감독님은 찍고 저는 소개팅을 하고.(웃음) 저도 욜 님과 똑같이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당연히 있었고, 찍는 과정에서 이 작품이 사람들에게 큰 위안과 희망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트러블 없이 잘 진행됐어요. 


: 이런 얘기 안 했던 것 같은데, 15년 전에 널 아프게 해서 미안해.(웃음) 다신 그 얘기는 하지 말아 줘.(웃음) 


장: 친구사이와 연분홍치마에 대한 믿음이 있었어요. 저보다는 제가 몸담고 있는 단체들의 활동이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게 가장 큰 동기였어요. 동성애자 커뮤니티가 어떻게 서로를 잘 다독이면서 살아가는지, 성소수자 청소년들, HIV 감염인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많은 사회적 제약들이 잘 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이: 스파게티나(최영수)의 죽음을 감당하기 힘들었어요. 마음속에서 부침이 굉장히 많았던 과정이었어요. 저도 이 영화를 통해서 사회적으로 커밍아웃해야 했는데,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주인공들이 믿음직스럽게 버텨주어 두려움은 있었지만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관객: 다큐멘터리는 기록의 장르인데, 추가하고 싶은 장면이나 빼고 싶은 장면이 있나요?


이: 여러분들이 본 버전이 제 나름의 최종 편집본이에요. 덧붙이기보다는 지금의 버전으로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정: 사실 영화가 잘 기억이 안 나요.(웃음) 일단 통편집을...(웃음) 


이: 왜냐하면 헤어져서...


정: 영원하지 않을 수 있잖아요. 영화 찍으면서 제일 걱정이었어요. 첫 기획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어요. 왜 계획대로 하지 않았는지 그 당시에도 몇 차례 감독님께 얘기했어요. 너무 오글거리고 만나는 친구와는 연락이 두절되었고.(웃음) 사람의 삶은 모르는 거죠. 남겨진 기록은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일단 중요한 건 <종로의 기적> 안에서 HIV 이슈를 다뤘다는 점이에요. 너무 낯설고,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도 터부시하고, 어렵기도 하고, 입 밖으로 꺼내기 두려운 것이었는데, 영화가 굉장히 중요한 매개가 되었어요. 지금도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 질병을 친근하게 다루는 활동들을 계속하고 있거든요. 그 시작을 영화가 잘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이 영화가 7,000명 관객으로 하여금 한 번쯤 생각해볼 기회를 준 것이니까요. 마지막 에피소드여서 더 큰 메시지로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해요. 그런 면에서 굉장히 고맙게 생각해요.


소: 손을 묶어 놓고 찍을걸.(웃음) 제 손이 너무 날아다니더라고요. 그때는 인지하지 못했는데 손이 너무 현란해요.(웃음) 감독님이 선택한 지점에 대해서는 믿고 가요. 다만 좀 아쉬운 부분이라면, 4명이 함께 모인 장면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영수 형 에피소드를 볼 때 그런 생각이 나더라고요. 저희는 영화 개봉 이후 자주 만나는데, 빈자리가 있다는 게 가끔 느껴져요. 


장: 제 상반신 노출 장면을 뺐으면 좋겠어요. 그런 게 필요하다고 해서 연출했어요. 이용당한 거죠.(웃음) 


진: 되게 훈훈하게 시작했는데 이용당했다고 하고.(웃음) 만약 2차 판권을 준비한다면 또 상영회를 통해 네 분이 자리를 마련하면 재밌지 않을까요? <보이후드>(2014) 같이 ‘게이후드’로 20년, 30년 쭉 상영해도 좋을 것 같아요.(웃음) 그때도 이혁상 감독님과 소준문 감독님의 앙금이 남아있다면 더 재미있겠네요.(웃음) 늦게까지 자리 지켜준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네 분의 인사 말씀 들으며 자리 마무리하겠습니다. 


이: 성소수자 인권이 나중에 처리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후보가 아닌, 좋은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나라를 위해 열심히 싸워야겠어요. 여러분도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정: 지금의 성소수자 인권 토양이 저는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중요한 쟁점이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고, 우리는 끊임없이 질문하는 위치에 놓여있어요. 또 감시하는 역할도 하고 있잖아요. 2011년에 개봉한 영화지만 2017년에도 의미가 있다는 건, 그 과정 안에 수많은 커밍아웃과 고민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라고 생각해요. 영화 밖에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면서 조금이라도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싶습니다. 


소: <종로의 기적>이 대통령 선거 날에 상영회를 가진 적이 있었어요. 그때 충격의 도가니였어요. 그분이 대통령이 될 줄 모르고 축하의 자리로 흥겹게 상영회 자리를 마련한 건데, 제삿날이 되어버렸죠. 탄핵을 앞두고 또다시 상영되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기도 하고, 이걸 계기로 진짜 탄핵이 돼서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네요. <종로의 기적>이 그렇게 해주리라 믿어요. 이번엔 좀 밝은 쪽으로 인도해 주겠죠.(웃음)


장: 기쁘기도 한데요, 한편으로는 하나도 바뀐 게 없는 이 상황이 너무 안타까워요. 국가인권기본법으로 필요하다고 노무현 정부 말기 때 차별금지법 제정을 시도했는데, 잘 안 되었어요. 지금 10년째거든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시기상조다, 라는 이야기를 왜 지금까지 듣고 있어야 하나 싶어요. 우리는 인권과 민주주의가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였는데 계속 찬물을 끼얹고 있어요. 더 맞서 싸워야 해요. 저희는 계속 성소수자의 인권이 목숨과도 같다는 이야기를 해왔어요. 앞으로 더 많이 이야기해야 될 것 같아요. 성소수자들과 지지하는 사람들이 더 끈끈한 마음을 갖고 운동을 해야 해요. 시네마달, 인디스페이스를 포함한 독립영화 진영에서 신념을 반영한 굳건한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 <종로의 기적>이 연분홍치마 커밍아웃 다큐멘터리 3부작(<3xFTM>, <레즈비언 정치도전기>, <종로의 기적>) 중 마지막이에요. 보통 삼세판으로 마무리하는데, 4부작으로 하나 더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장병권 주인공이 그 4부 연출을 하게 됐습니다. 네 번째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은 성소수자 부모들이에요. <종로의 기적>보다 더 멋진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네 번째 작품으로 이 자리에서 다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토리펀딩 '블랙리스트 배급사 시네마달을 구하라' 후원하기 >>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13011


감독과 주인공들은 <종로의 기적>이 개봉한 지 6, 7년이 되었어도 바뀐 게 하나 없는 이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관객들에게 끝나지 않는 숙제를 던져주었다. 성소수자들의 인권, 차별금지법, 표현의 자유 등은 우리가 계속 지켜보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들이다. 오는 4월 25일까지 시네마달 스토리 펀딩이 진행된다. <종로의 기적>이 우리에게 또 한 번의 기적을 불러오길 기대한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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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진 폭력의 진실  용산 참사 8주기 추모상영회: No Country For People <공동정범>  인디토크


일시 2017년 1월 19일(목) 오후 7시 상영 후

참석 김일란, 이혁상 감독

진행 이원호 용산 참사 8주기 추모위원회 사무국장




*관객기자단 [인디즈] 최미선 님의 글입니다.


용산 참사 8주기를 맞아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대구 오오극장에서 [용산 참사 8주기 추모상영회: No Country For People]이 열렸다. 이날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된 <공동정범>은 용산 참사의 피해자이면서도 책임의 화살을 받고 공동정범으로 구속된 철거민 5명의 기억을 거슬러 오른다. 8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 그들이 기억하는 것은 무엇이며 우리가 잊은 것은 무엇인가. <공동정범>의 두 감독과 함께 흐릿해진 그날의 폭력을 다시 그려보았다.



이원호 용산 참사 8주기 추모위원회 사무국장(이하 진행): 내일이 용산 참사 8주기이다. 오늘과 내일 인디스페이스와 대구의 오오극장에서 용산 참사 추모상영회가 열린다.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 준 극장과 이 자리에 와주신 관객 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 <공동정범>은 지난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첫 상영을 했고 4개월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DMZ국제다큐영화제 관객상,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상, 그리고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불장군상, 우수작품상을 받았다. 한국독립영화협회의 '2016 올해의 독립영화'에 선정되기도 했다. 먼저 어떻게 '공동정범'이라는 제목을 붙이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김일란 감독(이하 김): 공동정범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예전 이태원의 살인사건에서 용의자 두 명을 공동정범으로 기소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범죄 사건에서 모두가 목격자인 동시에 용의자인 상황을 말하는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그 의미를 조금 더 고민하게 된 계기가 2009년 재판 때였다. 아시겠지만, 용산 참사 당시 총 여섯 분이 돌아가셨다. 철거민 다섯 분과 경찰 한 분이다. 그런데 그때의 재판은 경찰 한 분에 대한 것이었고 철거민 모두를 가해자로 지목한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그때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범인으로 둔 경찰의 기소 때문에 공동정범이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진행: 당시 재판에서는 용산 참사의 생존자뿐만 아니라 돌아가신 철거민 다섯 분도 사법적으로 경찰관 한 분을 죽음으로 몬 가해자로 규정하고 있다. <두 개의 문>(2011)은 경찰의 시선에서 참사를 다시 한 번 파헤쳐 보는 의미였다면 <공동정범>은 생존자와 목격자의 입장에서 만들고자 한 것 같다. 어떻게 기획을 하게 되었나?


김: <두 개의 문>을 만들 때는 기획의도가 명확했다. 반면 <공동정범>은 구속되었던 분들이 출소를 한 이후, 망루 안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영화에서 보셨다시피 남은 분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너무나 소중하고 아프다. 우리만 알 것이 아니라 많은 분들과 함께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해야만 하는 어떤 일처럼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되었다. <두 개의 문>과는 전혀 다른 시선과 질문이 필요했다. 그래서 '두 개의 문 2'가 아니라 '공동정범'이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만들게 되었다. 제목을 짓는 과정에서 이혁상 감독과 서로 의견이 잘 맞지 않았다.(웃음)


이혁상 감독(이하 이): 지금 생각해 보니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웃음) 제목을 정할 당시 관객들이 '공동정범'의 의미를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최근 박근혜 정권 탄핵 국면과 맞닥뜨리면서 그 의미가 많이 불거지고 있다. 덕분에 쉽게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논리적인 김일란 감독과 달리 저는 감성적이다. 그래서 처음에 '남은 자들'이라는 제목을 주장했는데, 주위에서 반대가 많았다. 아쉬운 대로 영문 제목은 'The Remnants'로 지었다.(웃음)


관객: 8년 전 참사 당시 고등학생이었다. 언론을 통해서만 접했는데, 당시 충격이 컸다. 지금의 나의 사상을 만든 시초가 되었다. 오늘 <공동정범>은 그때를 되새김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자리에 오신 이충연 용산 철거민 대책위원회 위원장님께 질문을 드리고 싶다. 위원장님의 영화 속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어려웠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1, 2차 좌담회 사이에 변화가 있었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또 지금은 어떤 것들을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충연 용산 철거민 대책위원회 위원장: 영화를 보면 너무 부끄럽다. 생사를 같이 했던 동지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나의 표현들이 그 상처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영화를 진행하면서 동지들에 대해 많은 것들을 느꼈다. 우리 모두 생각하는 것과 추구하는 것은 같다. 용산에 대한 진상규명이다. 과정 속에서 누구도 타인의 상처의 크기를 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영화가 나에게 깨달음을 줬고, 상처 입은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가깝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감독님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관객: 영화 속 모든 희생자들은 참사로 인해 깊은 상처를 받았고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 받고 있다. 관객의 입장에서 초반부에 잘 와 닿지 않았던 부분들은 영화가 진행되면서 주인공들의 행동이나 말들을 통해 점점 설명이 되었다. 그들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는 체험이었다. 이러한 구조를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그리고 출소 후 시간이 꽤 지나고 인터뷰를 했지만, 상처를 입은 분들에게 카메라를 가져가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트라우마를 가진 누군가를 대면하는 것, 그리고 그들 앞에 카메라를 대고 상처와 기억을 끄집어내는 것이 이번만큼 힘든 적이 없었다. 저희 조차도 도망가고 싶은 순간이 있었던 만큼 피해자 분들도 당연히 그랬을 것 같다. 주인공 분들과 연락이 안 되기도 하고 촬영을 접은 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분들이 저희를 많이 믿어주었기 때문에 영화가 완성될 수 있었다. 그 믿음의 바탕에는 다섯 분의 주인공이 수감생활을 하던 중 만들어진 <두 개의 문>의 힘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감옥에 있는 생존자 분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고민을 많이 했었고 그분들이 하루빨리 나올 수 있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만든 작품이 <두 개의 문>이다. 그 작품으로 인해 용산이 계속해서 회자되는 경험을 했다. 영화를 만든 우리들과 참사의 피해자 분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다. 용산 참사가 남긴 상처를 기억하는 것과 진상규명이다. 그래서 주인공 분들이 용기를 내 카메라 앞에 서 주었다고 생각한다. 


김: 큰 감정의 변화를 가져오는 영화다. 어떤 순간은 화가 났을 것이고 어떤 순간부터는 주인공들의 마음이 이해되었을 것이다. 그 감정의 흐름은 영화를 만드는 과정 속에서 저희가 겪었던 감정 변화와 다르지 않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대화조차 하지 못했을 만큼 그들의 상처는 깊었다. 그럼에도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계기는 각자 상처의 크기를 비교할 수 없다는, 아주 큰 깨달음이다. 어느 정도의 무게와 과정, 그리고 얼마나 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하는 일인지 상상할 수가 없다. 내 상처가 더 크다는 마음을 버리고, 그의 상처가 나의 상처와 다르지 않으니 함께 가야한다는 마음을 가지기까지 너무나 힘들었을 것 같다. 다섯 분은 참사 직후 세상과 단절된 채로 감옥에 있었다. 출소 직후 이 모든 것을 떠안고 가야 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막막했을 것이다. 타인의 고통과 연대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피해자는 어떠한 모습이어야 한다는 우리의 갇힌 시선이 그들에게 또 하나의 감옥을 만들지 않았나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단절을 넘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있었고 그 과정을 충실하게 함께 했던 주인공들은 어느 순간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이 다큐멘터리를 관객 앞에 꺼내 놓을 때 부끄럽지 않은 한 가지는 끝까지 서로를 포기하기 않았다는 마음이다.


관객: 왕십리 철거민이다. 영화 속 한 분 한 분의 상처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질 만큼 처음부터 굉장히 공감하며 봤다. 그분들의 말에 깔려있는 고통을 같이 느꼈다. 다큐멘터리가 이렇게 누군가의 민낯을 보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용산 진상규명을 위해 힘쓰고 있는 많은 분들에 대한 깊은 신뢰가 보였다. 여러가지 생각이 정말 많이 들고 영화를 본 직후라 감정 정리가 잘 안되지만, 이 영화를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진행: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분들처럼 세상에는 여전히 어려운 싸움을 하는 많은 분들이 있고 그분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점에서 동일한 감정들을 느끼신 것 같다.


관객: 영화 속 이충연 위원장님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위로를 많이 받았다. 영화를 보고 공권력에 대한 고민이 참 많아졌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과 싸우고 있고, 그렇기에 서로 접점을 찾지 못해 갈등이 많아지는 것 같다. 그 와중에 연대를 하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희망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감사하다.


진행: 이 영화는 진실에 조금이나마 다가가자는 의도로 시작되었다. 감독의 의도이든 자연스럽게 녹아난 것이든, 진실을 찾기 위해 정리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밖에 없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하는 영화다. 나아가 이 영화는 우리 각각에게 던지는 질문이 분명 있는 것 같다.



관객: 세월호 유가족이다. 용산 참사에 대해서 제가 알고 있던 건 진실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오늘 이 영화를 보고 여전히 상처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세월호도 마찬가지로 많은 것들이 아직 해결되지 못한 채로 남아있다. 모든 피해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표현할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그런데 피해자이면서도 각각 상처를 느끼는 온도는 다른 것 같다. 그리고 그 차이에서 오는 감정도 참 다르다. 다 똑같이 아프다고 이야기 하지만, 함께해준 국민들과 저의 온도가 다르고, 생존자 가족과 유가족, 그리고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의 온도도 다르다. 때때로 생존자 부모님이 생존한 아이의 대학 생활을 이야기 하면 가슴이 무너진다. 누구도 말할 수 없는 마음이다. 앞서 이충연 위원장님의 말에서 스스로 자기 상처를 끌어안으면서도 그것을 겉으로 보이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 모습에서 저의 모습도 보았다. 저는 같은 피해자이고 유가족인데도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픈 일들에 대해 이렇게나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영화나 매체를 통해 접할 때마다 충격을 느낀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에게 늘 궁금한 것이 있었다. 여러분들이 꿈꾸는 세상이 어떤 세상이기에, 수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건지 궁금하다. 


김: 생각을 해보니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 그런 것 같다.(웃음) 제가 좋아하고 신뢰하는 친구들이 사회 현장에서 많이 활동한다. 그들이 하는 활동을 같이 하고 함께 성장하고 싶었다. 스스로에게도 점점 의미가 생기고 있다. 그래서 '연분홍치마(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활동도 하게 되었다. 사회를 바라보면서 스스로 떠오르는 질문이 있었고 그것에 답을 하고 싶어서 다큐멘터리를 하게 되었다. 특히 용산 현장을 다니면서 '나는 이걸 왜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최근에 든 생각은 조금 더 안전하고 편한 세상에서 나답게 살고 싶다는 것이다. 안전한 공간이 많은 사회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 같다는 답을 최근에 찾았다. 제가 사회에,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 그 질문을 의미 있게 만들어준 친구들이 있었고, 그 속에서 안전한 사회와 안전한 공간에 대한 고민을 하다 보니 이렇게 활동을 하게 된 것 같다.


이: 저도 연분홍치마 활동을 13년 정도 해왔고 8편의 다큐를 같이 만들어왔다. 오늘 이 자리에서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한 답을 조금 찾았다. 저와 마찬가지로 이충연 위원장님도 여기 관객 분들의 말 속에서 조금은 답을 찾았을 것 같다.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그들을 이해하는 과정을 말하고 싶어서 이 영화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관객: 오래 전에 <두 개의 문>을 봤다. 이번에 <공동정범>이 상영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돌이켜 보다 그 동안 용산에 대해 생각을 안 하고 살았구나 싶었다. 다시 그때의 기억을 소환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 마지막에 '당신마저 기억하지 않는다면'이라는 자막을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치 전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이 떠올랐다. 그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했기 때문에 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죄는 '생각이 없었던 것'이어서 결국 사형을 선고 받았다. 영화 속에서 경찰이 그와 똑같이 말한다. 사후에 피해자들을 돕는 역할을 정부와 사회가 했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 시민단체 등 제3자의 입장에서 중재 역할을 한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또 한 가지, 우리가 사과를 할 때 '미안하다. 그런데, 나는 이러이러해서 그랬다'고 말하는 것은 사과가 아니라고 배웠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에 나오는 사과가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와 닿지 않았을 것 같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스스로가 납득이 될 때 상대방에게 전달을 하고, 기다려주고, 상대방의 이야기도 듣고, 그리고 나서 다음 단계를 같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행: 많은 의견과 질문을 던져주어 감사하다. 다만 이 영화는 용산의 모든 아픔과 갈등을 담은 것이 아니다. 모든 치유의 과정을 담고 있는 것 또한 아니다. 극히 일부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영화 속 김창수 씨는 사람들이 들을 준비가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분들은 힘든 자기 고백을 하기 위해 우리가 준비가 되었는지를 걱정한다. 우리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준비가 조금 더 된다면 그분들도 조금 더 용기를 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김: 말씀 해준 것을 들으면서 반성을 하게 된다. 사과를 할 때 나는 어떠했나 되돌아 보았다. 책임 있게 사과하는 것이 참 쉽지 않고 사과를 잘 한 경험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이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알게 된 것 한 가지가 있다. 시간에 관한 것이다. 참사의 모든 피해자들은 나와는 다른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참사 이후 8년이 지났다. 용산 참사와 그들을 가까이서 지켜봐 왔기 때문에 주인공 분들이 출소한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고 여기고 그들을 대했다. 사회 속에 있었던 유가족 분들과 달리 출소한 분들이 감옥에 있었던 4년의 시간이 얼마나 텅 빈 것이었을지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4년 동안 혼자 감옥에서 참사의 순간으로 매번 돌아가며 잊지 말아야 할 것과 궁금한 것들을 계속해서 되새겨야 했을 시간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 어쩌면 우리가 그들에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으니 당신은 자신의 상처로부터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며 압박한 게 아닐까. 나의 시간과 피해자의 시간이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 어쩌면 상식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들을 그렇게 대하지 못했다. 이 상처는 관계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상처로부터 나오는 것이고, 중재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영화 속에서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는 부분이 타인을 향한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다. 이처럼 서로의 상처를 비춰보고 그것을 이해하는 과정이 담겼으면 했다. 제3자가 중재를 하거나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바로 지금부터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담으려고 노력했다.


이: 이 영화는 여전히 어떤 과정에 놓여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용산 참사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결론을 내지 않았다. 영화를 찍으면서 주인공과 우리 사이에 거울이 있지 않았나 싶다. 주인공들을 바라보면서 나 자신을 바라본 순간이 있었고 주인공들도 나와 이야기를 하면서 본인의 말을 곱씹는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모두 그 거울 속에서 성찰하고 반성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 영화 속 주인공들은 여전히 어떤 변화의 과정 속에 놓여 있다. 그래서 더 나은 태도의 사람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는 감독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개봉 작업을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다. 이 영화가 개봉을 할 때쯤에는 세상이 조금 바뀌어 있길 바란다.


진행: 이 영화가 피해자들이 자기 성찰을 하는 일종의 기자회견과 같다는 이야기를 한 적 있다. 타인에게 책임을 묻다가도 이 참사에서 나의 책임은 무엇인지를 조심스럽게 고백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이 참사에 책임을 느껴야 될 사람이 여전히 아무런 책임을 느끼지 않고 있다. 이 거대한 참사에 대해 오로지 철거민만이 책임을 지고 있다. 오랫동안 방치되어있던 잘못된 개발에 대해서, 그리고 하루 만에 진행된 강압적이고 무리한 진압 작전에 대해서 그 누구 하나 책임을 지지 않았다. 오히려 작전을 지휘한 사람은 국회의원에 당선이 되어있다. <공동정범>은 우리의 책임을 말하면서 진짜 책임을 묻고있다고 생각한다. 용산을 기억하면서 이 영화가 참사의 진짜 책임자를 소환하는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시길 바란다.

 


살기 위해 망루에 올랐던 철거민은 8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검붉게 타오르던 그날의 기억을 다시금 끄집어낸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그들의 책임에 대해 입을 열었다. 또 다른 책임을 말해야 하는 누군가는 여전히 말이 없다. 우리는 숱한 국가 폭력을 목격해왔다. 거대한 힘을 가지고 가해진 폭력 앞에 맞서야 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 폭력은 언제나 피해자만을 남길 뿐 폭력의 주체인 국가는 어디에도 없다. <공동정범>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가려진 폭력의 진실은 어디쯤에 있는지, 우리는 망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묻고있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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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참사 8주기 추모상영회 
No Country For People

 

기간 2017년 1월 19일(목) - 20일(금) | 2일간

장소 / 주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오오극장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오오극장이 오는 1월 19일(목)부터 20일(금)까지 이틀간 [용산 참사 8주기 추모상영회: No Country For People](이하 No Country For People)을 개최합니다. 상영작은 김일란, 홍지유 감독의 <두 개의 문>(2011), 련 감독의 <즐거운 나의 집 101>(2015), 이혁상, 김일란 감독의 <공동정범>(2016), 태준식 감독의 <촌구석>(2016), 이송희일 감독의 <미행>(2016)까지 총 5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2009년 용산참사 이후, 2012년 개봉하여 독립영화로는 놀라운 성과인 7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두 개의 문>을 기획전 [No Country For People]으로 인디스페이스에서 다시 한번 만날 수 있습니다. <두 개의 문>은 용산참사 진상 규명 움직임을 재점화함과 동시에 대한민국의 현재를 되짚어 보게 한 작품입니다. 이외에도 그 결을 같이하는 세 편의 다큐멘터리와 한 편의 극영화를 모았습니다. 밀양 투쟁 최후의 거점이었던 4개 농성장 중 하나인 101번 농성장 이야기 <즐거운 나의 집 101>, 산산이 조각나버린 용산참사 생존자들의 삶을 통해 다시금 국가폭력의 실체를 바라보고자 하는 <공동정범>, 지난 10년 동안 평택과 안산이라는 소도시에서 벌어진 비극 <촌구석>, 세월호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을 그려낸 <미행>도 [No Country For People]에서 상영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정권의 폭압에 맞서고자 준비한 기획전 [No Country For People]은 아직 끝나지 않은 용산, 더불어 국가폭력의 진실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 상영시간표

<공동정범> GV
● 일시: 2017년 1월 19일(목) 오후 7시 상영 후
● 참석: 김일란, 이혁상 감독
● 진행: 이원호 용산 참사 8주기 추모위원회 사무국장


관람료
일반: 7,000원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6,000원
인디스페이스 후원회원: 무






○ 상영작







1. 두 개의 문 2 Doors

김일란, 홍지유 | 2011 | 다큐멘터리 | 101분 | 15세이상관람가



제 1회 서울시민영화제 서울, 특별시민

제 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특별상영

제 7회 파리한국영화제 페이사쥬

제 21회 부일영화상 최우수 감독상 후보

제 9회 서울환경영화제 한국 환경 영화의 흐름

제 12회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 신작전, 특별전 

제 3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국제경쟁


유독가스와 화염으로 뒤엉킨 그 곳은 생지옥 같았다! 

그을린 ‘25시간’의 기록!


2009년 1월 20일, 철거민 5명, 경찰 특공대원 1명 사망. 생존권을 호소하며 망루에 올랐던 이들은 불과 25시간 만에 싸늘한 시신이 되어 내려 왔고, 살아남은 이들은 범법자가 되었다. 철거민의 불법폭력시위가 참사의 원인이라는 검찰의 발표, 공권력의 과잉진압이 참혹한 사건을 만들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부딪히는 가운데, 진실공방의 긴 싸움은 법정으로 이어진다. 


유가족 동의 없는 시신 부검, 

사라진 3,000쪽의 수사기록, 

삭제된 채증 영상, 

어떠한 정보도 하달 받지 못했다는 경찰의 증언…


과연, 그 날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2. 즐거운 나의 집 101 Home Sweet Home 101
련 | 2015 | 다큐멘터리 | 90분 | 전체관람가



제 17회 제주여성영화제 여풍당당 그녀들

제 21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 작품

제 16회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 신작전

제 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새로운 물결


밀양투쟁 최후의 거점이었던 4개 농성장 중 하나, 101번 농성장 이야기. 가파른 산길을 1시간이나 올라가야 했던 농성장을 지키는 주민들을 돕기 위해 경쟁하듯 물병을 지고 올라온 연대자들, 늘 농성장에서 기타 치고 노래를 부르며 밤마다 음악회를 연 배짱이 아저씨, 날마다 조를 짜서 도시락을 싸온 젊은 엄마들, 연대자들이 고마워 맛있는 밥 먹이려고 부지런히 국과 찌개를 끓여 산 위로 나른 주민들. 농성장은 어느틈에 여러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며 힘든 시간을 함께하는 공동체가 되었다. 주민과 연대자들의 공동체 ‘즐거운 나의 집’을 건설한 사람들의 이야기.






3. 공동정범 The Remnants
이혁상, 김일란 | 2016 | 다큐멘터리 | 133분 | 12세이상관람가



제 1회 반빈곤영화제 쫓겨날 수 없는 삶

제 7회 광주여성영화제 상영작

제 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관객상,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상 수상

제 42회 서울독립영화제 독불장군상, 우수작품상 수상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2015년 10월, 경찰관을 죽였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수감되었던 철거민들이 6년 전 용산참사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함께 망루에 올랐고, 폭력적인 진압에 저항했던 그들. 그 과정에서 동료들은 죽고, 그들은 범죄자가 되었다. 반가움도 잠시, 오랜만에 만난 ‘동지들’은 서로를 탓하며 잔인한 말들을 쏟아낸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4. 촌구석 The Backward Lands
태준식 | 2016 | 다큐멘터리 | 100분 | 전체관람가



제 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한국다큐쇼케이스

제 42회 서울독립영화제 특별초청 – 장편


국가의 일방적인 이주명령에 수십 년 지켜온 땅을 떠나게 된 사람들이 살았던 곳, 지역을 먹여 살린다는 큰 자동차 공장에서 한 순간에 이천 명이 넘는 노동자를 공장 밖으로 쫓아내고 그들의 죽음을 외면했던 곳, 평택. 제대로 된 이유도 모른 채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린 아이들이 살았던 곳, 안산. 그리고 여전히 두 촌구석에서 살아가는, 혹은 살아남은 사람들.






5. 미행 Following
이송희일 | 2016 | 드라마 | 49분 | 전체관람가



제 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울주서밋2016

제 42회 서울독립영화제 특별초청 - 단편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경찰 수색 작업으로 출입이 전면 통제된 지리산. 정옥은 지리산 문화 탐방 관광객들과 함께 경찰의 시선을 벗어나 외진 길로 지리산에 들어간다. 이런 정옥을 미행하는 재원. 정옥과 재원은 쫓고 쫓기며 점점 더 지리산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데...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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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7주기 추모상영회: 국가폭력 특별전]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두 개의 문>  인디토크(GV) 기


일시: 2016년 1월 20일(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일란 감독, 이혁상 감독

진행: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관객기자단 [인디즈] 심지원 님의 글입니다.


시간은 흘러감과 동시에 그 위로 또 다른 숱한 시간들을 쌓아 올렸다. 그렇게 모든 것이 흐릿해져 갈 즈음 영화 <두 개의 문>은 그 때의 기억을 다시금 수면 위로 올려 놓았다. 용산참사 이후 어느덧 7년의 시간이 흘렀다. <두 개의 문>의 감독과 참사 당시 철거민들이 한데 모인 자리에서 열린 7주기 추모상영회 현장을 전한다.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이하 진행): 용산참사 7주기를 맞이해 이렇게 <두 개의 문>을 인디스페이스에서 다시금 상영하게 되었는데요, 김일란 감독님의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김일란 감독(이하 김): <두 개의 문> 마지막 GV를 인디스페이스에서 했었죠. 오늘 이렇게 보니까 정말 오래 전 일이구나 싶네요. 만감이 교차하는 것 같습니다.


진행: 7주년을 추모하며 열린 이 [국가폭력 특별전]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지만, 영화를 보면서 ‘하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혁상 감독님은 <두 개의 문>이 오랜만에 극장에서 상영된다고 했을 때 어떤 생각을 하셨어요?


이혁상 감독(이하 이): 저는 지금도 영화를 보면 부끄러운 생각이 많이 들어요. 조금 잘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지금 <두 개의 문> 속편을 만들고 있습니다. 1편을 뛰어넘는 2편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잠깐 들었어요. 


진행: 참 잘 만든 영화죠. 독립 다큐멘터리로서는 ‘대박’인 7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고, IPTV 등 까지 합치면 10만명이 넘을 거 같아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았던 영화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2편으로는 어떤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습니까? 저도 여러 가지 재판 과정을 함께 참여했지만, 굉장히 편파적으로 진행되는 측면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두 개의 문>을 통해 그것들을 이야기하셨고요. 다시금 속편을 만들고 계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 2013년 1월 30일로 기억을 하는데, 그때가 출소자 분들이 나오신 날짜에요. 여전히 그 분들에게는 할 이야기가 굉장히 많을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속편을 만들어야겠단 생각을 했던 건 아니었어요. 이혁상 감독의 말처럼 이 작품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자신도 없었고요. 근데 출소자 분들이 사시는 걸 가까이서 지켜보다 보니, 각자가 겪어오셨을 7년이라는 시간의 무게가 느껴졌고, 아직 용산 참사는 끝나지 않았음을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생존자 분들 중에 5분께 부탁을 드려서 다큐멘터리를 찍게 되었습니다. 


진행: 언제쯤 영화가 나올 것 같나요?


이: 저희가 이번에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영화제는 9월 즈음 열리는데요, 거기서 최초 공개될 예정입니다. 



진행: 제목은 <두 개의 문 2>인가요?


이: 가제로는 그렇고요, 여러 후보들이 있습니다. 


진행: 속편을 기대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1편에서 계속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어떤 것이었나요? 진실의 실체를 밝혀내고 싶으셨나요? 마지막 기자가 했던 이야기가 감독님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한데요. 


김: 100분이라는 시간 동안 재판에서 어떤 쟁점을 가지고 공방이 벌어졌는지, 25시간의 진압 과정이 어땠는지를 최대한 정교하게 보여드린 다음에 ‘사실은 그 모든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었어요. 기자님이 말씀한 것처럼 정말 중요한 것은 ‘국가가 국민의 요구를 어떻게 수용하는가’인 거죠. 100분의 시간은 결국 이 중요한 한 마디를 하기 위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왜 그렇게 무리하고 성급한 진압 작전을 해야 했는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1편의 주된 이야기였다면, 2편은 생존자 분들의 경험이 왜 또 다시 중요해지는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2편은 생존자 분들의 마음을 그대로 그려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진행: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네요.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관객 여러분도 2편에 대해 기대하실 것 같습니다. 저는 용산참사가 일어난 첫 날부터 순천향대학병원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시신을 두 눈으로 확인했던 사람인데요, 영화 속에는 유가족들이나 철거민들의 주장, 이야기가 거의 드러나지 않더라고요. 참사 이후의 진상 규명에 대한 처절한 모습도 그려지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떤 의도나 방향이 개입된 건가요? 


이: 피해자의 입장에서 피해사실에 대한 입증이나 표현들을 담는 것은 이전에 많은 다큐멘터리들이 충분히 다뤄줬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가해자라고 이야기되는 경찰의 입장에서 참사를 재구성하고 바라보고, 가해자조차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인지한 상태에서 투입이 됐다는 사실이 더욱 그 비극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했어요. 국가 폭력의 밑바닥에 있는 경찰 특공대원들의 입장을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그들조차도 공포에 휩싸여 지금쯤 많은 트라우마를 겪고 있지 않을까 싶고요. 이런 구도로 풀어낸다면 오히려 철거민, 투쟁에 함께 하셨던 분들의 입장이 잘 전달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진행: 상영회 직전 용산참사 참배에서 지난 12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쓰러지신 백남기 어르신의 따님 백도라지님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근데 거기서 용산 유가족 어머님이 그렇게 말씀하더라고요. 용산참사 때 그 못된 공권력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혼을 내줬어야 이런 일들이 생기지 않았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입니다. 그 분들 역시 피해자임에도 그런 마음이 들어서 따님을 만나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서, 용산참사가 단순 죽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얼마나 큰 트라우마로 남았느냐 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관객(파란집 용산참사동지회 소속): 저는 망루 밑에 있었던 동지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실제 망루에서 생사를 오고 갔던 당사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오늘 7주기를 맞이해 두 감독님과 김덕진 국장님께서 용산참사 식구들을 위해 노력해준 것에 대해 굉장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직도 서민을 외곽으로 모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여전히 잘못된 일들이 횡행하기 때문에 동지들은 살기 위해 망루 위로 올라 갔고, 죽어서 내려왔고, 엉뚱하게 살인 누명까지 뒤집어 썼습니다. 여전히 믿을 수 없고, 정신적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어요. 아직까지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나마 감독님들이 노력해준 덕분에 항상 감사하다고 그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진행: 감독님들께 부담감이 더 생기셨겠네요.(웃음) 오는 23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신용산역 남일당 현장에서 추모대회를 엽니다. 철거된 장면 보셨죠? 6년 동안 그곳은 공터로 남아있습니다. 유료 주차장으로 활용해서 쓰고 있었는데요, 공전상태에 있다가 기업에 의한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름 즈음에는 착공이 들어가기 때문에 현장에서 추모 대회를 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요. 올해 7주기를 그렇게 준비했고요, 백서 발간도 준비가 되고 있습니다. 이혁상 감독님께 다시 여쭤보고자 합니다. 속편에 다시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이: 김일란 감독과 홍지유 감독이 편집과 완성의 과정에서 저 역시 큰 역할을 했다고 이름을 올려야겠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저는 사실 어떤 자리에 대한 욕심보다는 용산참사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책임, 연대 활동가로서의 책임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책임과 욕심을 모아서, 이름을 올린 만큼 잘 만들어 보겠습니다. 


관객(파란집 용산참사동지회 소속): 남들하고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어떻게 살아나왔는가를 이야기한 적도 없습니다. 지금처럼 눈물을 흘리게 될까봐 였습니다. 저는 용산참사 당시에 망루 4층에서 시커먼 연기 하얀 연기를 못 참아서 망루에서 뛰어내렸습니다. 뛰어내릴 당시 기절을 했습니다. 망루 바닥에 떨어졌고. 아무도 저를 구출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주차장 옆에 30~40초 정도의 시간 동안 거꾸로 엎어져 있었습니다. 그 망루가 다 탈 때까지 저는 기절해있었습니다. 불길이 휘어지고 나서야 저는 깨어날 수가 있었습니다. 깨어나면서 제 얼굴은 다 망가졌고 다리는 걷지 못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라도 살아야 된다는 생각에 그 불을 끄던 소방관한테 애원을 했습니다. 살려달라고, 살고 싶다고. 저는 그 뜨거운 화염 속에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게 꿈이었으면. 그제서야 경찰특공대가 두 명이 올라왔습니다. 경찰 특공대가 올라와서 한다는 말이 ‘걸을 수 있냐, 걸어라.’였습니다. 제 오른쪽 다리를 그렇게 만든 사람들이 한 말입니다. 용산참사는 살인진압이 맞습니다. 철거민이 몇 명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이제서야 드리는 것은 아무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동지라는 이름을 함부로 파는 사람들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7년째가 됐습니다. 마음을 주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믿음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감독님들이 마음을 열어 줬습니다. 철거민들을 사랑으로 보듬어 줬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살아남아 증언을 할 수 있는 힘을 얻고 마이크를 잡게 된 것입니다. 김 국장님은 제가 원래 팬이고요.


진행: 김 국장은 저를 말합니다.(웃음)


관객: 이 분들을 빨리 믿지 못했다는 것이 미안할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진행: 감독님들이 소중한 작업을 했다는 생각이 들고 뿌듯합니다. 마지막으로 감독님들께서 7주기를 맞은 소회를 간단히 말씀해주시면 인디토크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이: 오늘 오랜만에 영화로 여러분을 뵈니까 후속작에 대한 책임감이 들어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에게 감사를 표현해주셨는데 사실 저희 후속편에 나오셔서 지금의 삶이 어떠한지 알려주시는 주인공 분들이야말로 저희가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 분들인 것 같아요. 주인공 네 분께서 와 계신데 박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를 도와주시는 많은 철거민 분들이야 말로 정말로 감사를 드려야 할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그 분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잘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김: 비슷한 이야기일 것 같은데 아무래도 <두 개의 문> 두 번째 이야기를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참사의 경험이라는 게, 공간이 없어지면 그것을 두고 기억할 만한 것이 없어지게 된다는 사실이 가장 마음이 아픈 부분인데요. 남일당 터가 없어진다고 생각을 하니까 그 현장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정말이구나 라는 새삼스러운 생각이 듭니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곳에 원혼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했던 공터, 많은 사람들의 눈물이 있었던 공터에 빌딩이 들어선다고 생각하니 기억의 의미들을 잘 담아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관객 분들과 철거민 분들과 모든 분들께 조금만 같이 힘내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인터뷰에 지치셨을 테지만 조금만 힘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생존자 분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듣느냐가 저희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 것 같아요. 그 고통을 우리의 경험으로 잘 소화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참사 이후 7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우리가 겪어온 사회를 되짚어 보자니 서글프기 짝이 없다. 용산참사의 비극이 여전히 각기 다른 모양새로 우리 사회 곳곳에 산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킬 수 없어지기 전에 그 상한 뿌리를 뽑아야 함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다. 이를 위한 독립영화계의 노력 역시 올해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아픔이 끝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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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전 [인디's Face - 독립영화의 얼굴들]

다시, 또 한 번 다시<종로의 기적>인디토크(GV)


일시: 2015년 6월 6일(토) 오후 8

참석: 이혁상 감독 | 주인공 소준문, 장병권, 정욜

진행: 김동원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양지모 님의 글입니다.



6월 6일 저녁, 서울극장으로 이전한 인디스페이스에서 <종로의 기적> 인디토크가 있었다. 이혁상 감독과 영화의 주인공들이 등장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동원 감독의 차분하고 깊이 있는 진행 아래 GV가 시작되었다.



김동원 감독(이하 김): <종로의 기적>은 2011년에 개봉할 때 화제작이었다. 그 때 내가 이 영화를 특별히 챙겨보고 약간 악평을 했다. 게이 커뮤니티가 조금 미화된 것 같았다. 오늘 다시 보니까 굉장히 용의주도하게 만든 게 눈에 띄고, 이 작품이 왜 독립영화의 스테디셀러인지 알 수 있었다. 올해 퍼레이드를 허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고, 오랜만이라 특별한 감회가 있을 것 같은데 주인공들의 다시 본 소감을 들어보고 싶다.


소준문(이하 소): 4년 만에 봤는데 ‘아 우리가 저랬구나’ 싶어 낯설기도 하고 ‘지금 잘 하고 있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랜만에 보니까 만감이 교차했다.


장병권(이하 장): 시간이 되지 않아서 오늘 다시 보지는 못했다. 관객들이 재미있게 봤을 거라고 생각한다. 봤다면 어렸을 적 모습이 그리웠을 것 같다. 만나게 돼서 반갑다.


정욜(이하 정): 영화 속의 전보다 지금이 더 낫다. (웃음) 모습도 다르고 시간도 흘렀는데 변하지 않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게 조금 힘들다. 그 때 성소수자들이 어떤 요구를 하고 이야기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다 나오지는 않지만, 지금도 더 열심히 많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주인공 영수 씨는 이 자리에 없지만, 젊었을 때의 자기 모습을 보고 흡족해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볼 때마다 ‘저 부분은 고쳐야 될 것 같은데’ 하는 곳이 있는지?


이혁상 감독(이하 이): 볼 때마다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내가 왜 저랬을까 생각도 했다. 사실 오늘 본 버전은 많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전과) 조금 다르다. 5분 정도 정리를 했다. 영어 자막 감수를 다시 보다가 틀린 게 너무 많아서 이 참에 손대볼까 해서 조금 고쳤다. 미련을 버리고 지금 하고 있는 작업에 정념을 쏟아야 할 것 같다. 오늘 본 관객들은 극장에서 처음으로, 소위 말하는 디렉터스 컷을 본 것이다.



김: 이혁상 감독이 처음에는 자기 어렸을 때 사진을 몇 장 꺼내서 곧 본인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할 것 같더니 자기 이야기는 쏙 빼고 친구들 이야기로 넘어간다. 자기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참은 건지 아니면 비겁한 건지 알고 싶다.


이: 굳이 내 이야기보다는 다른 친구들을 통해 내 이야기를 하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하자는 생각이 있었다. 사실 나도 그 당시에는 두려움이 많았다. 영화를 보면 초반과 후반에 촬영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주인공과의 상호작용 같은 것들이 초반에는 없었다. 왜냐하면 철저히 카메라 뒤에 숨어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면서 이들을 담아보자는 비겁함이 있었다. 물론 그게 작품의 형태적인 전략이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내가 커밍아웃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다 ‘주인공들은 큰 용기를 내서 이 다큐멘터리에 출연을 하고 또 활동하는 모습을 보였을 텐데’ 생각이 들어서 전반적으로 톤이 변했다. 나를 그 안에 넣고 싶었지만 분량이 문제였다. 옴니버스가 보통 세 편 정도이지 않은가. 왜 그런지 알겠더라.



김: 카메라 너머로 대화하는 목소리도 들리고 계속 개입하는 게 유지되는 것 같다. 이혁상 감독의 개인적인 스토리보다는 관점이나 관심을 품고 있는 이슈들, 처음에 영화부터 시작해서 인권연대, G보이스, 에이즈 환자까지 포함해서 다양하게 쭉 깔려 있다. 각 이슈들의 중심에 서 있는 등장인물들이 절묘하게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인물을 생각하고 만들다가 이슈로 넘어갔는지, 아니면 이슈들을 쫓다 보니 그런 인물들을 가져오게 됐는지 궁금하다.


이: 시작 초반에는 나름 이 캐릭터들로 컨셉을 잡았다. 사실 그 때 내가 작업하는 스타일은 일단 주인공 팔로우를 하는 식이었다. 지금하고는 조금 다르다. 지금은 구도를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부여하며 촬영하는데, 그 당시에는 내가 처음 연출을 하는 것이었고 잘 모르기도 해서 일단은 열심히 쫓아다녔고 그러면서 구체화되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욜 같은 경우에는 원래 대기업에서 생활하는 것들에 대한 힘든 부분들을 이야기하려고 했었는데 내용이 변화됐다. 병권과 준문 같은 경우에도 이야기를 하면서 동성결혼에 대한 내용이 나오게 됐다. 이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주제나 내용들이 변화하게 된 케이스이다. 그렇기 때문에 약간 변죽만 울리다가 핵심으로 들어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만일 내가 좀 더 공부를 많이 하고 준비를 많이 해서 동성결혼, 동성파트너쉽 문제를 먼저 치고 들어갔으면 <종로의 기적>이 김조광수 감독의 <마이 페어 웨딩>에 앞서 그런 이슈를 탁 던지는 선구적인 영화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한다. (웃음)



김: 이혁상 감독은 최초의 게이 영화를 무엇으로 보는가?


이: 최초로 이야기되는 건 <내일로 흐르는 강>(1995)이다. 다큐멘터리 장편으로는 <종로의 기적>이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물론 그 전에도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김: 80년대 노동운동을 다룬 다큐멘터리에서는 노동자들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면 안 됐다. 노동자 안의 갈등은 숨기고 노사 갈등으로 가다 보니 갈등의 폭이 단조로웠다. 그러나 요새 나오는 노동영화들은 굉장히 갈등의 축이 많아지고 좀 더 솔직해지고 있다. 그렇게 보면 아마 게이 영화들도 앞으로는 본격적인 이야기들이 그려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의 갈등 등 아프고 부끄럽지만 드러내야 하는 문제들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이 외면화되어 논쟁이 벌어지면서 좀 더 성숙해지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늦게까지 함께 한 관객들에 감사 드리고, 인디스페이스와 게이 영화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란다.



영화가 개봉한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영화를 찍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현실에 참석자들은 하나 같이 안타까움을 표했다. 다시, 또 한 번 다시 지치지 않고 행동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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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s Face - 독립영화의 얼굴들


인디스페이스는 3년간 136편의 영화를 개봉하면서 만나 온 다양한 장르, 주제의 독립영화와 인디스페이스를 거쳐간 수많은 독립영화 감독과 배우들을 다시 한 번 만나고자 합니다. 서울극장에서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의 『인디‘s Face』 바로 독립영화의 얼굴들과 관객 여러분들과의 만남을 주선합니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 다시 만나고 싶은 얼굴들과 함께 우리들의 축제를 함께 즐겨보아요.


● 2012-2014 인디스페이스 추천작! (3편)

최다 인디토크! 최장기 상영작! 2012년부터 2014녀 12월까지 인디스페이스에서 개봉했던 영화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어떤 영화인가요? 여기, 인디스페이스의 화제작 세 편을 다시 모았습니다. 혹시 놓쳤다면, 다시 보고 싶다면, 인디스페이스에서 다시 한 번!


▶ 최다 인디토크! 인디스페이스를 들썩이게 만든 마성의 남자들이 다시 뭉쳤다!







<백야> 이송희일 감독 | 75분 | 극영화 | 청소년관람불가

<지난여름 갑자기 + 남쪽으로 간다> 이송희일 감독 | 84분 | 극영화 | 청소년관람불가

Guest : 이송희일 감독, 원태희, 전신환, 김재흥 배우

진행 : 변영주 감독 (<화차> 감독)



▶ 최장기 상영작! 극장이 아니면 만날 수 없다. 그래서 더욱 특별한 영화!








<종로의 기적> 이혁상 감독 | 109분 | 다큐멘터리 | 15세 이상 관람가 

Guest : 이혁상 감독, 주인공 소준문, 장병권, 정욜

진행 : 김동원 감독


▶ 이것이 진정 인디 스피릿! 당신이 놓쳐서 아쉬웠던 바로 그 영화! 독립영화와 인디뮤직의 완벽한 앙상블!








<파티51> 정용택 | 102분 | 다큐멘터리 | 청소년 관람불가 

Guest : 한받 (야마가타 트윅스터) 공연




● 독립영화가 사랑한 얼굴들 (3편)

당신이 독립영화 팬이라면, 아마도 이 배우들의 팬으로 시작하지 않았을까요? 독립영화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영화와 방송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그들의 대표작을 만나보세요.


  


▶ 차가운 옥탑남자 이주승의 다시 보고 싶은 추천작 <U.F.O.> 

   Guest : 이주승 배우 

   진행 : 공귀현 감독

▶ 첫사랑의 아이콘 이제훈의 대표작 <파수꾼> 

   Guest : 윤성현 감독, 이제훈 배우

   진행 : 안정숙 인디스페이스 관장

▶ 달달한 그 남자 유연석과 연기파 여배우 유다인의 <혜화동> 

   Guest : 민용근 감독

   진행 : 이난 감독


  

이주승 배우                            이제훈 배우                             민용근 감독    



● <인디‘s Face - 독립영화의 얼굴들> 상영일정

06/05/

06/06/

06/07/

 

14:00-15:57

파수꾼 +GV

14:00-15:42

U.F.O. +GV

17:00-18:24

지난여름갑자기+

남쪽으로 간다

17:00-18:47

혜화,+GV

17:00-18:42

파티51 +GV

19:00-20:10

백야 +GV

20:00-21:45

종로의 기적 +GV

 

*극장 이전 관계로 현재 온라인/현장예매가 불가합니다. 예매 오픈시 인디스페이스 온라인 계정(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별도 공지하겠습니다.


▶ INFORMATION

행 사 명 | 인디‘s Face - 독립영화의 얼굴들

일    시 | 2015. 06. 05 ~ 06. 07 (3일간)

장    소 |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서울극장 3층, 6관)

입 장 료 | 6,000원 (인디스페이스 후원회원 무료, 애인 회원 1천원 할인)

주최주관 |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사)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홈페이지 | www.indiespace.kr

트위터   | @indiespace_kr

페이스북 | www.facebook.com/indiespace





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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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루루 2015.05.20 18: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주승오빠 보고싶어요 제 자리두 있을까요

  2. BlogIcon 루루 2015.05.20 18: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주승오빠 보고싶어요 제 자리두 있을까요

  3. 2015.05.20 22:08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2015.05.21 22:0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BlogIcon 이준혁 2015.05.25 12: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예매 오픈 언제부터 하나요?
    6월 5일 갈려고 하는데 온라인 예매 시간 좀 알려주세요ㅠ

  6. BlogIcon 이준혁 2015.05.25 12: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예매 오픈 언제부터 하나요?
    6월 5일 갈려고 하는데 온라인 예매 시간 좀 알려주세요ㅠ

  7. BlogIcon ㅇㅅㅇ 2015.05.26 01: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예매방법안내부탁드립니다

  8. 2015.05.26 01:0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9. Favicon of http://indiespace.kr BlogIcon 도란도란도란 2015.05.26 16: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전 후 상영 온라인 예매는 6월 이후부터 가능할 예정입니다. 예매 오픈 시 홈페이지, sns통해 공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D

  10. 2015.05.29 19:0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1. 2015.05.30 00:56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2. 2015.05.31 17:5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3. 2015.05.31 17:5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4. 2015.06.01 23:4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5. 2015.06.01 23:48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섹슈얼리티 다큐멘터리의 당당한 데뷔! <자, 이제 댄스타임> 측면돌파기 인디토크!

일시: 2014년 626

참석 : 조세영 감독, 김일란 감독, 강유가람 감독, 이혁상 감독

진행 : 몽 활동가 (임신출산결정권을위한네트워크 활동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윤정희 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D






섹슈얼리티 다큐멘터리는 어떤 것일까? 전무후무한 낙태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 이제 댄스타임>이 지난 26일 목요일 인디스페이스에서 개봉했다. 이날 저녁엔 특별한 인디토크가 진행되었는데 <, 이제 댄스타임>을 후원해주신 관객분들과 함께 토론하는 자리가 있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6월 회원의 날인 동시에 ‘<, 이제 댄스타임>의 측면돌파기라는 제목으로 섹슈얼리티 다큐멘터리가 세상의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 조세영 감독 및 김일란감독, 강유가람 감독, 이혁상감독이 참여했고 몽 활동가가 진행을 맡았다.



텀블벅을 통해 후원해주신 분들이 오는 상영회이니만큼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오신 분들에 한해서 허브티 세트(키노빈스 제공)와 듀렉스의 페더러라이트울트라 샘플을 증정했다.




 












후원인들의 이름이 좌석에 붙여져 있다. 관객들은 특별한 자리이니 만큼 자신의 이름이 적힌 자리에 앉아 영화를 관람했다. 관람 후 몇몇 관객은 기념으로 이름표를 가져가기도 했다.




티켓을 받고 좌석을 확인하는 관객들. 여성의 숨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영화여서일까, 이 날은 유독 여성 관객이 많았다.




영화 상영 후 섹슈얼리티 다큐멘터리가 세상의 외면에 대처하는 방법의 인디토크가 진행되었다. (왼쪽부터 이혁상 감독, 김일란 감독, 강유가람 감독, 조세영 감독, 몽 활동가)




몽 활동가(이하 몽) : 어떤 이유로 주인공들을 촬영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조세영 감독(이하 조) : 20113월에 강유가람 감독에게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고 먼저 제안했다. 이전 연출했던 영화가 성폭행에 관련된 영화였는데 연출을 하면서 그 점이 완벽히 해소되지 않아 궁금증이 있었던 상태였다. 그래서 낙태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게 되었다. ‘낙태라는 키워드를 어떻게 해야 제대로 얘기할 수 있을까 회의를 해보니 당사자의 이야기가 수면위로 떠올라야 한다고 다들 말했다. 낙태를 한 사람의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자신이 했다고 드러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들이 공식적인 자리에 나타나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변 지인들에게 소문도 내고 인터넷 카페나 SNS에 홍보할 웹자보를 만들어 홍보했다. 그래서 연락이 닿아 만나게 되었다.

 

 

: 많은 관객들이 궁금해할 것 같다. 이 주인공들을 어떻게 설득했나.

 

: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난 주인공들에게 촬영 관련해서 어떻게 해야 된다고 따로 말한 적은 없다. 다만 본인이 생각했을 때 맘에 걸리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했고 자주 보여줬다. 또 영화제 출품이나 개봉에 대해서도 출연자들에게 의중을 묻기도 했다. 이 영화는 주인공들도 그렇고 제작자도 그렇고 어떤 자세로 이 영화를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들이 드러내는 게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지 개봉하기 전까지의 기간이 무척 길었다. 마치 촬영하지 않고 있는데도 촬영하는 순간에 있는 느낌이었다.

 

이혁상 감독(이하 이) : 조금 다른 얘기지만, 나도 성 소수자의 얘기를 담은 영화 <종로의 기적>을 연출할 때 배우들을 찾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촬영하기 전에도 하고 나서도 배우들의 마음이 많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어 영화를 다 촬영하고 나서 아예 드러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영화로 만들면 얼굴이 나오니 주변 지인이나 가족들이 볼까 두려워하기도 했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에 두려움도 있어서 많은 배우들이 출연을 고사하거나 개봉 직전에 편집하는 경우도 있었다.

 

:낙태라는 주제로, 성 소수자라는 주제로 영화가 등장했을 때 과연 주변인들은 어떤 반응이었는지 궁금하다.

 

강유가람 감독(이하 강) :낙태를 주제로 만들어진 영화는 처음이다. 영화 완성 후 작년에 지역상영회를 기획하여 상영했는데 약간의 공포심이 있었다. 워낙 주제가 강한 데다 민감한 사안이라 혹여나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어쩌나 출연진들에게 위해가 될까 두렵기도 했다. 근데 막상 개봉했는데 큰 이슈가 되지 않았다(웃음). ‘섹슈얼리티를 주제로 다큐를 만든다는 것은 그렇게 이슈가 되진 않는 건가.’ 싶기도 했다. 어쩌면 섹슈얼리티는 소재화되어 부풀려지고 소위 말하는 흥밋거리로밖에 소비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지금은 차라리 이슈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웃음).

 

김일란 감독(이하 김) : 내가 <3xFTM>을 연출할 때도 느낀 사실이지만 내가 속해있는 단체에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졌다. 성적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악의적이진 않지만 약간은 보편적이지 못한 시선을 받았던 것 같다. 섹슈얼리티도 보편적이지 못한 시선에 속해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어쩌면 이 주제는 모두에게 해당되지만 이것이 일반적이고 보편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외면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외면당하는 그 이유 자체 때문에 <, 이제 댄스타임>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인 것 같다.

 

 

: 홍보나 배급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나.

 

: 배급에는 사실 어려움이 있었다. 많이 거절도 당했다. 어쩌면 이 영화는 대중적이지 않은 건가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대중성이 없으니 배급사에겐 달갑지 않은 영화인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에 처음 생긴 배급사가 배급을 맡았다.

 

: 공동체 상영이나 영화제에서 만나는 관객과 극장에서 개봉 후의 관객을 만날 때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 <왕자가 된 소녀들><, 이제 댄스타임>처럼 배급에 많은 거절을 당했다. 하지만 영화제나 공동체 상영과는 다르게 일반적인 관객을 만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싶었다. 영화제나 공동체 상영은 준비되어있는 상태에서 관객을 만나지만, 극장은 어떤 관객이 올지 장담할 수 없다. 물론 낙태를 주제로 한 다큐를 보러 간다고 할 때 누가 보러 올 것인가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의지를 가지고 극장을 찾아주는 분들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관객 : 감독은 이 영화를 누가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가.

 

: 평소 낙태라는 것을 잘 생각 안 해봤던 남자, 여자가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영화에 남자가 잘 나오지 않는데 아마도 이 문제는 남성과 여성이 함께 닥친 문제인데 남자는 회피할 수 있고 여자는 회피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또 인터뷰 위주이다 보니 남자가 잘 등장하지 않는다. 사실 본편에 남자의 이야기가 빠져서 예고편을 남자들의 실제 이야기로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않았다.

 

관객 : 텀블벅 후원자로 왔다. 내 이름이 엔딩크레딧에 나와서 기분이 좋기도 했는데 후원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하다. 또 영화를 만들면서 감동의 순간이나 희열의 순간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 밥 후원이라는 게 있었는데, 촬영 현장에서 배우나 스탭의 밥을 지원하는 후원이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또 실제로 촬영 현장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감동의 순간은 현장에서 한번, 상영할 때 한번 이렇게 두 번씩 강하게 오는 것 같다. 외부와 내가 어느 한 지점에서 접속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현장에선 출연자들과 상영할 땐 관객들과 접속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 의도를 정확히 전달받을 때가 감동의 순간이다.

 

 

 

<, 이제 댄스타임>은 섹슈얼리티를 다룬다는 점에서, 낙태라는 어떻게 보면 다소 자극적인 소재의 다룬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다큐멘터리다. 2008년도 낙태죄가 다시금 주목받으면서 여성들은 더 불안에 떨어야만 했고 치솟은 수술비와 수술을 거부하는 병원이 늘어나면서 점점 낙태를 경험해야만 했던, 그 시련을 이겨내야만 했던 여성들에겐 싸늘한 시선과 함께 위로받을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어쩌면 이 문제는 다들 알고 있지만 한 번쯤 외면해봤을 법한 문제가 아닐까? 당당해질 수 없었던 그녀들이 수면위로 올라와 카메라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경험을 말하는 동안 우리는 영화를 보는 동안만이라도 잠시나마 그녀들의 입장에서 느끼고 생각해보게 된다. 어디에도 없는 단 한 번의 인터뷰. 당장 그녀들의 이야기를 <, 이제 댄스타임>을 통해 들어보자.




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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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의 기적] 종영 일정 



  







11월 9일 (토) 10:30 | 11월 20일(수) 20:00 종영+GV


 + Goodbye 인디토크

  일정: 11월 20일(수) 저녁 8시 상영 후

  참석: 이혁상 감독, 주인공 소준문, 정욜, 장병권



Synopsis


네 명의 명랑게이들이 만드는

기적 같은 커밍아웃 스토리 <종로의 기적>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밤이 찾아오면 새로운 주인들이 하나 둘씩 골목을 채우기 시작한다.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들이 서로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며, 친구를 만나고, 사랑을 찾는 그 곳. 

낙원동은 언제부터인가 게이들을 위한 작은 ‘낙원’이 되었다.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큰 소리 한 번 치지 못하는 소심한 게이 감독 준문,

일도 연애도 포기할 수 없는 욕심 많고 재주 많은 열혈 청년 병권,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친구들을 만나 게이 인생의 황금기를 맞이한 쑥맥 시골 게이 영수,

사랑스러운 연인과 함께 선구적 사랑을 실천하는 로맨티스트 욜! 

무지개빛 내일을 꿈꾸며, 벅찬 한 걸음을 내딛는 그들의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Information 

제목: 종로의 기적 / Miracle on Jongno Street

장르: 국내 최초 게이 커밍아웃 다큐멘터리

감독: 이혁상

프로듀서: 김일란

출연: 소준문, 장병권, 정욜, 최영수

제작: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배급: 시네마 달 (www.cinemadal.com / Twitter @cinemadal)

러닝타임: 109분

개봉일: 2011년 6월 2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공식블로그: blog.naver.com/nonamestars

공식 트위터: twitter.com/leedenis

상영&수상:   2010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 피프메세나상 수상

2010 제15회 인천인권영화제 폐막작

2010 제13회 강릉인권영화제 초청

2010 제36회 서울독립영화제 초청

2010 올해의 독립영화상 수상 (한국독립영화협회 선정)

2011 제11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초청

2011 제15회 서울인권영화제 개막작

2011 아시안 퀴어 페스티발 상영 예정 (Tokyo)





 [종로의 기적] 종영 이벤트 


하나. <노라노> with <종로의 기적> : 함께보면 각 1천원 할인


     




2011년 <종로의 기적>, 

2012년 <두 개의 문>,

2013년 <노라노>까지

매년 한해를 비추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온 연분홍치마. 


2013년 10월 31일 개봉한 <노라노>와 

2012년 11월 15일 인디스페이스에서 재개봉한 <종로의 기적>을 함께 만나보세요!


두 편의 영화를 함께 보면 각 1천원 할인!

<노라노> 관람 티켓 제시시 <종로의 기적> 1천원 할인!




둘. 당신이 바라는 "OO의 기적"을 알려주세요!



재개봉의 기적을 이루어낸 <종로의 기적>

여러분은 어떤 기적을 바라고 계신가요? 여러분이 바라는 "OO의 기적"을 알려주세요 :D 

(예: 인디스페이스에게 "매진의 기적"을!!!) 

추첨을 통해 11월 20일 저녁8시 <종로의 기적> Goodbye 상영에 초대(1인2매)합니다.

본 이벤트는 인디스페이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 기간: 11월 5일-14일까지

▶ 발표: 11월 15일 / 인디스페이스 트위터, 페이스북 공지



Posted by indian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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