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롭고 풍요로운 언어로 아름답게 말하는 <시인의 사랑>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7년 11 15일(수) 오후 19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양희 감독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가영 님의 글입니다. 



<시인의 사랑>은 평범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전형성에 벗어난 궤도를 그린다회색 빛의 겨울을 배경으로 일상을 얘기하고 있음에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시인의 언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마지막 상영 후 김양희 감독이 함께한 인디토크가 진행되었다.


 




진명현 대표(이하 진행): 가을이 시작할 때쯤 영화를 개봉했는데 이제 겨울이 와버렸어요. 두 계절을 지내며 <시인의 사랑> 마지막 관객과의 대화를 맞이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김양희 감독(이하 김): 작년 12 20일에 촬영을 시작했어요. 겨울에 만들어진 영화인 만큼 추워진 날씨가 영화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듭니다. 제주도에서 종영 소식을 듣고 서울로 올라오면서 마음이 이상했어요. <시인의 사랑>이 과거의 영화가 된다는 생각에 복잡 미묘한 심경입니다.

 

진행: 감독님의 첫번째 장편 영화라 제작부터 개봉까지 모든 과정들이 처음이었을 것 같아요. GV도 처음이었을 거고요. 아쉽게도 바쁜 스케줄로 인해 이 자리에 함께 하진 못했지만, 배우 세 분에 대한 고마움도 얘기해 주세요.

 

: 꼭 <시인의 사랑>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세 배우 분들이 바빠지셨어요. 감독의 입장에서 기쁩니다. 정가람 배우 같은 경우 가능성이 터져나가는 시기인 것 같아서 뿌듯해요. 저도 지켜보면서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진행: 저는 영화를 다섯 번 정도 봤어요. 오늘 GV하기 전에 좋아하는 장면을 한 번 더 챙겨봤는데, 감정에 따라 좋아하는 장면도 매번 달라지더라고요. 처음 시나리오로 봤을 때는 글 자체가 아름다워서 문장들을 주워 담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생활적인 대사인데 왜 이렇게 아름답지형용사가 많지 않은 문장도 정확하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구나.'하고 느꼈어요 세 번째로 영화를 보고 나서는 안 좋았던 것들이 좋아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불만사항 중의 하나가 시인과 소년이 왜 이렇게 갑자기 가까워지지?’였어요. 하지만 영화를 여러 번 보니까 그 지점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누구라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가까워졌겠구나, 의지할 수 밖에 없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을 쓸 때 어떤 생각들을 하셨나요?

 

: 시나리오를 쓸 당시에는 영화로 만들어 질 거란 생각을 못했고 단지 영화를 만들고 싶은 감독 지망생에 불과했어요. 학교를 졸업하고 거의 10년동안 시나리오를 못 썼어요. 잘 안써지더라고요. 근데 특이하게 <시인의 사랑>은 발상하고 나서 초고가 20일 만에 나왔어요. 하지만 끝내고 나니 좋은 작품을 썼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초고 상태도 안 좋았어요. 제가 만약 어린 나이에 시나리오를 쓰고 주목을 받았으면 좀 우쭐했을 것 같은데, 나이도 좀 있고 영화 준비하려고 오랫동안 노력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들뜨지 않았어요. 대신 , 내가 어쨌든 간에 시나리오를 쓰려 노력했고, 누구보다 잘 쓰고 싶었던 사람 중 하나인데, 나의 열망이 드러나 사람들의 가시권에 들어가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진행: 탈고라고 하죠, 시나리오 마무리 작업을 하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나요?

 

: 사실 소년과 시인이 정확히 어떤 감정인지, 사랑의 정체가 단순히 순수한 감정인지, 이런 부분을 규정해야한다는 요구를 받기도 했어요. 실제로 둘의 관계를 좀 더 명확히 규정짓는 시나리오를 써보기도 했고요. 하지만 결국 지금의 이야기로 결정지었어요. 모호하지만 좋은 부분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 부분이 모호하기 때문에 좋은지, 혹은 명확하지 않아 불리한지는 아직 저 스스로도 복기가 안되고 있어요. 그 지점이 시나리오를 둘러싼 쟁점이었습니다.

 






관객: 영화 전반적으로 회색 빛과 차가운 분위기에요. 제주도 날씨의 영향 때문인지 혹은 의도한 건지 궁금합니다.

 

: 원래 제가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계절은 가을이었어요. 쓸쓸하면서도 총천연색이 살아있는 풍경을 원했어요. 하지만 영화 제작 조건 상 겨울로 옮기는 것으로 결정지었습니다. 촬영감독님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겨울의 회색톤이 일상의 쓸쓸함을 표현하는 데 오히려 더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배경이 드러내는 분위기도 영화에 담아내야 하는 조건 중 하나였습니다.

 

진행: 제주도의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현장에서 고생하셨던 적이 있나요?

 

: 타이트한 촬영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데, 날씨 때문에 마음 졸였던 적이 있어요. 제주도는 하루아침에 날씨가 바뀌거든요. 오전 오후 날씨가 또 다르고 바람도 정말 세게 불고요. 좋은 날씨가 주어져야지만 찍을 수 있는 상황이 많았어요.

 

관객제주도를 영화의 배경으로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여러 작은 우연들이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만들어졌어요제주도는 섬이라는 지역적 특징 때문에 폐쇄성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특유의 고립감을 견디기 힘들어해요나의 프라이버시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고요아름다운 자연과 가족 중심적인 사람들처럼 분명 따뜻한 면도 있지만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이면이 있어요제가 제주도에 살면서 보고 느꼈던 부분들이 자연스레 영화에 녹아 들어간 것 같아요.

 

진행세 주인공의 주변에 인물이 없어요나머지 주변 사람들도 그 세 명을 고립시키는 역할을 해요특히 아내는 가게를 하면서도 친구가 없거든요. 소년도 친구가 없고 시인도 외로운 사람이에요그러다 보니 이 세 사람이 필연적으로 부딪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어요찍은 공간도 섬이고 인물들 또한 섬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보였어요시인은 고뇌하면서 시를 써 내려가는 인물인데 시로써 대항하는 라이벌도 없거든요. 굉장히 재밌는 구도예요전형적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전형성에서 많이 빗겨 나간 전개입니다이 또한 <시인의 사랑>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장치인 것 같습니다 



관객: 감독님께서 규정되지 않은 감정을 자주 언급하셨는데, 연기 디렉팅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합니다. 또 배우들이 어떤 감정으로 연기했는지 알고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 제가 이끌어 나가기 보다는 영화 속 상황에 처했을 때 실제로 어떻게 했을까 토론을 많이 나눴어요. 감정선이 중요했기 때문에 리딩 혹은 기술적인 면에서 따로 디렉팅을 하진 않았습니다. 양익준 배우님은 도전하는 마음으로 영화에 참여해 주셨어요. 배우는 어떻게든 감정을 자기의 몸에 붙여야 하는 거잖아요. 나중에는 자꾸만 신경 쓰이고 생각나는, 그런 감정이 아니겠어요?’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홍보/배급을 맡은 진명현 대표님이 포스터에 자꾸 생각이 나라는 문구를 넣으셨을 때 짜릿한 느낌을 받았어요. 정말 통한 것 같아서요. 근데 영화 속 세 사람 모두 전사(前史)라고 하죠, 각자의 사이드 스토리가 있어요. 정가람 배우는 전사부터 시작해서 소년의 성장배경이나 공감되는 부분들을 찾으려고 했어요. 또 촬영장에서는 양익준 배우를 의도적으로 자꾸 쳐다보기도 하고요. 연기를 따로 배운 적 없는 어린 배우가 본능적으로 연기 할 때 굉장히 놀라웠어요. 마지막 촬영을 시인의 집에서 했는데, 정가람 배우가 시인과 그의 가족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니 시인이 갑자기 싫어졌다며 이젠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요. 그 때 , 이 배우가 꽤 진지하게 소년을 받아들이려 노력했구나생각했어요.

 

진행: 영화를 보면서 두 남자 배우의 캐스팅이 절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양익준 배우는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에너지가 있어요. 특히 관객을 화면을 통해 정면으로 잘 안 보는 배우예요. 조금 위에서 바라보거나 시선을 약간 피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눈에 물기가 어려있고 쓸쓸해 보이는, 때때로 아이같은 면모를 보여주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반면에 정가람 배우는 굉장히 도발적인 이미지에요. 큰 스크린으로 정가람 배우를 보면 양 쪽 눈으로 마치 다른 생각을 한꺼번에 던지는 듯한 느낌을 줘요. 아무 말도 안하고 눈빛만 던져도 나이와는 무관한 무게감이 느껴졌어요. 오히려 초식동물이 양익준 배우에 가깝고, 정가람 배우는 야생의 짐승적인 느낌이 강해서 두 배우의 합이 되게 재밌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화의 흥미로운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관객: 아내가 남편이 다른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가정을 위해 나가지만 말아달라고 사정하는 장면이 너무 마음 아팠고 보기 힘들었습니다. 이 장면을 넣은 의도가 궁금합니다.

 

: 캐릭터를 만들 때 좋은 면과 나쁜 면이 모두 보여져야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저는 아내가 가장 강하고 인간적으로도 가장 성숙한 인물이지만, 그 싹싹함과 바지런한 모습 이면에 무례함을 지녔다고 느꼈어요. 인물들의 모순적이고 입체적인 성격들이 이해 가능한 범위에 들어선다면 좋은 캐릭터라 생각합니다. 그 장면 같은 경우는 시인이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떠나겠다’는 것보다는 이 집이 싫고, 더 이상 아내와의 관계도 유지하기 싫고 모든 게 아름답지 않게 느껴지는 감정의 발로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내 입장에서는 내가 이룬 것들을 무너뜨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사랑은 더 이상 중요한 게 아니니 더 큰 가족이란 의미를 생각해달라말하는 거죠. 제가 봤을 때는 부탁을 하는 장면이지만 또 다른 의미로는 강요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비단 이 캐릭터에게만 해당되는 특성은 아니지만, 이 장면을 통해 아내의 이중적인 모습, 좋은지 나쁜지 결론 내릴 수 없는 인물 특성을 한 순간에 보여주고 이해를 구하고 싶었어요.


 

관객: 고민했던 다른 결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다른 결말은 없었지만 어떤 부분을 더 강조할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다만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 할 때 시인으로 시작해서 소년으로 끝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소년에게 미래를 열어주는 듯한 장면으로 방점이 찍히는 결말을 생각했습니다. 여러가지 고민 끝에 지금의 결말이 지어졌던 것 같아요.

 

관객: 각본과 연출 모두 작업하셨는데, 연출 시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 혹은 현장에서 조율하며 바뀐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영화를 만들자 결정하기 전까지는 각본은 나만의 것인데, 연출을 할 때는 여러가지 지켜야 할 약속이 늘어나고 고려할 사항도 많아져요. 제가 창작한 인물과 배우들이 각자 해석한 인물이 따로 존재했지만, 결국은 그 사이 지점에서 캐릭터가 만들어졌던 것 같아요. 영화는 제가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닌 움직이는 것이라 생각해요. 때문에 감독과 캐릭터가 어떤 배우를 만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각자가 상상한 캐릭터 사이에서 선택과 고민의 과정을 거쳐 캐릭터를 완성시켰습니다.



 




관객: 문학이 주 소재가 되는, 요즘 보기 드문 영화라 너무 좋았습니다. 시인은 생활력도 없고 자기 감정에만 빠진 자기중심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그가 쓰는 시 또한 가치 없게 그려져요. 하지만 몇몇 장면에서는 시인의 주변 인물들이 자신도 모르게 시의 영향을 받아 감정을 표출하기도 해요. 계속해서 시적인 이야기를 이어가기도 하고 공감하며 감정을 교류 하는 장면이 인상깊었습니다.

 

진행: 감독님께서 제일 애정하는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 소년을 제일 좋아합니다. 정가람 배우를 볼 때 짧은 순간이나마 제가 시인이 된 것 같은 감정을 느꼈어요. 아내는 저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고 시인은 제 마인드와 직업적인 면에서 비슷해요. 하지만 소년은 제가 지나온 과거이니 스스로 책임질 수 있을 만큼 준비가 됐을 때 써야한다고 생각했었어요. 실제로 정가람 배우는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라 연기를 하게 될 줄 몰랐다고 해요. 하지만 마음 속에 뭔가 있어 혼자 밀양에서 올라온 거거든요. 소년의 마지막 모습처럼요. 저 또한 영화를 하고 싶어 스스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어요. 그런 말할 수 없는 열망을 많이 상기시켜 주기 때문에 소년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관객: 시라는 것을 알게 되고 시를 통해 느낀 감정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주변 사람들과 얘기하며 감상을 나누려니 찌질한 사람이 되어버리더라고요. 많이 의기소침 했지만, 오늘 이 영화를 통해 제가 시를 좋아할 이유를 다시 찾은 기분입니다. 계속 감독님의 좋은 작품 보고싶습니다.

 

진행: 지금 관객 분들의 질문과 감상이 감독님께 큰 응원이 되어서 다음 작품 하실 때 동력으로 작용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상영 함께해 주신 관객분들 감사합니다. 오늘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세 배우 분들에게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 영화 속 특이한 등장인물이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보편성을 얻는 순간 굉장히 의미 있는 이야기가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영화를 좋아하고요. 원래 혼자서 영화를 만들 때는 관객의 존재가 불투명하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올해 <시인의 사랑>을 통해 따뜻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관객의 존재를 알았으니 다음 이야기를 좀 더 입체적으로 떠올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음 작품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찍겠습니다. 관객 분들을 꼭 다시 만나고 싶네요. 오늘 와주셔서 감사하고 말씀 주신 것처럼 정말 많은 동력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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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일) 11:00

10월 31일(화) 12:10

11월 3일(금) 11:00

11월 7일(화) 17:20

11월 15일(수) 19:30 종영 인디토크 







 예매하기 

맥스무비 http://bit.ly/2vULqyh

예스24 http://bit.ly/an5zh9

다음 http://bit.ly/2qtAcPS

네이버 http://bit.ly/OVY1Mk





 인디토크 



<시인의 사랑> 인디토크

● 일시: 2017년 11월 15일(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 참석: 김양희 감독

●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INFORMATION 


제목 시인의 사랑

각본/감독   김양희

출연 양익준, 전혜진, 정가람

제작            ㈜영화사진, 미인픽쳐스

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

크랭크인 2016년 12월 21일

크랭크업 2017년 1월 20일

개봉 2017년 9월 14일

관람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0분

영화제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제42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부문






 SYNOPSIS 


지금, 이 감정은 뭐죠?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마흔 살의 시인은 시를 쓰는 재능도, 먹고 살 돈도, 심지어 정자마저도 없다. 그리고 시인의 곁에는 무능한 남편을 구박하면서도 세상에서 그를 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 팍팍한 현실에서도 진짜 시를 쓰는 일이 뭘까 매일 고민하는 시인, 그리고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아내 앞에 어느 날 파도처럼 위태로운 소년이 나타나고, 시인은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는데...


그 사람 생각이 자꾸만 나서요.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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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목 시인의 사랑

각본/감독   김양희

출연 양익준, 전혜진, 정가람

제작            ㈜영화사진, 미인픽쳐스

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

크랭크인 2016년 12월 21일

크랭크업 2017년 1월 20일

개봉 2017년 9월 14일

관람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0분

영화제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제42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부문






 SYNOPSIS 


지금, 이 감정은 뭐죠?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마흔 살의 시인은 시를 쓰는 재능도, 먹고 살 돈도, 심지어 정자마저도 없다. 그리고 시인의 곁에는 무능한 남편을 구박하면서도 세상에서 그를 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 팍팍한 현실에서도 진짜 시를 쓰는 일이 뭘까 매일 고민하는 시인, 그리고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아내 앞에 어느 날 파도처럼 위태로운 소년이 나타나고, 시인은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는데...


그 사람 생각이 자꾸만 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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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목 시인의 사랑

각본/감독   김양희

출연 양익준, 전혜진, 정가람

제작           ㈜영화사진, 미인픽쳐스

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

크랭크인 2016년 12월 21일

크랭크업 2017년 1월 20일

개봉 2017년 9월 14일

관람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0분

영화제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제42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부문






 SYNOPSIS 


지금, 이 감정은 뭐죠?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마흔 살의 시인은 시를 쓰는 재능도, 먹고 살 돈도, 심지어 정자마저도 없다. 그리고 시인의 곁에는 무능한 남편을 구박하면서도 세상에서 그를 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 팍팍한 현실에서도 진짜 시를 쓰는 일이 뭘까 매일 고민하는 시인, 그리고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아내 앞에 어느 날 파도처럼 위태로운 소년이 나타나고, 시인은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는데...


그 사람 생각이 자꾸만 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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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몽한줄 관람평

이다영 | 백야에 흐르는 젊은 예리의 슬픔

상효정 | 현실의 적막함과 꿈의 아련함 사이에서 남는 깊은 여운

이형주 | 무엇인지 몰라도 느낌 좋은 꿈의 잔상

최미선 | 시의 리듬 위에 올려진 장률 감독식 장소 기억법

홍수지 | 꿈에서 깨면 봄이 올까?

전세리 | 내가 살고 싶은 꿈



 <춘몽리뷰: 적막함과 아련함 사이에서 아른거리는 봄날의 꿈



*관객기자단 [인디즈] 상효정 님의 글입니다.


수색역 안의 벤치에 앉아 열차를 기다려 본적이 있다. 수색동과 상암동 사이에서, 오지 않는 열차 쪽을 바라보고 있으면 잠시 정지된 시간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현실의 나는 이곳에 머물러 있는데, 보이지 않는 바람만이 자유롭게 시공간을 스쳐 지나는 느낌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목적을 갖고 이곳을 지나쳐가겠지만, 다소 적막하고 쓸쓸하게만 보이는 수색역의 풍경들을 보면 문득 이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영화 <춘몽>은 그런 동네, 수색에서 출발해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흑백으로 그려낸 영화다. 셰익스피어가 그려낸 꿈이 신비로운 마법의 소리들로 가득한 환상적인 한여름 밤의 판타지와 같다면 장률 감독의 꿈은 일장춘몽처럼 아련하고 적막한 느낌을 준다. 꿈과 현실을 자각하는 그 경계에서 현실의 씁쓸함과 봄날의 아련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춘몽>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누군가의 꿈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그러나 그 꿈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버지를 찾아 한국에 와 주막을 운영하는 예리(한예리 분)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익준(양익준 분), 정범(박정범 분), 종빈(윤종빈 분)의 꿈일 수도, 주영(이주영 분)의 꿈일 수도 있다. 이처럼 영화는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의 수발을 들며 살아가는 중국에서 온 예리, 고아원에서 태어나 이제는 한물 간 건달이 된 익준, 밀린 월급을 받기 위해 매일같이 90도 인사를 하는 탈북자 정범, 어딘가 모자란 듯 간질을 앓는 건물주 종빈, 그리고 축구를 하고 오토바이를 타는 시인 주영 등 다양한 군상을 한데 모아낸다. 특히 세 명의 감독이자 배우인 익준, 정범, 종빈은 각각 <똥파리>(양익준 감독)의 건달, <무산일기>(박정범 감독)의 탈북자, <용서받지 못한 자>(윤종빈 감독)의 고문관의 모습을 <춘몽>에 담아내 여러 개의 삶들이 한데 뒤섞인 인상을 받게 한다. 



어떻게 보면 이 네 명은 우리 사회에서 비주류라 불릴 수 있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감독은 “저긴 사람 냄새 안나”라는 익준의 대사를 빌려, 오히려 예리의 고향 주막에 모여드는 이들이 거칠지만 사람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정범을 매몰차게 무시하는 사장을 찾아간 세 친구, 정범과 같이 탈북 했지만 고운 외모로 인해 정범과 상반된 삶을 살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정범의 전 여자친구(신민아 분), 누군가를 죽일 듯 총을 겨눴지만 결국 장난감 총을 들고 가출한 청년(최시형 분)의 에피소드는 사회 일면의 모습들을 해학적으로 그려낸다. 이를 통해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흑백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풀어내면서 간간히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예리는 익준, 정범, 종빈 이 세 남자를 반갑게 맞이하고 정답게 말을 건네며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낸다. 하지만 그들의 구애에 가볍게 맞장구를 쳐주는 어머니의 상으로 그려지는 예리의 모습에서 씁쓸한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아버지를 수발하며 심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지쳐있을 그녀에게 그들은 그냥 이대로 좋은, 함께 있어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고 준비를 하는 과정 속에서도 ‘몸과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 좋다’는 그녀의 말에는 자신의 삶을 무기력하게 받아들이는 한 여자의 삶이 투영된다. 



흑백화면이 영화 후반부에서 컬러로 전환되면서 관객들은 경계가 나눠지는 일종의 자각을 느끼게 되지만, 여전히 어디서부터 꿈이고 어디서부터가 현실인 것인지 애매모호하기만 하다. 아마 알 듯 모를 듯 한바탕 뒤섞인 꿈을 보고 깨어난 기분이겠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몫으로 채우면 된다. 사라지는 것들이 기억의 저편으로 넘어가 마치 꿈같은 느낌을 들게 하는 것처럼 <춘몽>이 주는 깊은 여운은 기억 한켠에 꿈처럼 고이 자리할 것이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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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일(일) 20:00

11월 22일(화) 10:20 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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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토크(GV) 




<춘몽> 인디토크(GV)

● 일시: 2016년 10월 22일(토) 오후 7시 상영 후

● 참석: 장률 감독

● 진행: 정성일 평론가






 INFORMATION 


제목 : 춘몽 春夢

각본/감독 : 장률

출연 : 한예리,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 이준동, 이주영

특별출연 : 신민아, 유연석, 김의성, 김태훈, 조달환, 강산에

제공: ㈜스톰픽쳐스코리아

제작 : ㈜률필름

공동제공: ㈜프레인글로벌 

배급: ㈜프레인글로벌, ㈜스톰픽쳐스코리아 

개봉 : 2016년 10월 13일





 SYNOPSIS 


 “바보 같은 꿈을 꿨어. 우리만의…”


시장을 어슬렁거리며 농담 따먹기나 하는 한물간 건달 익준

밀린 월급도 받지 못하고 공장에서 쫓겨난 정범

어리버리한 집주인 아들, 어설픈 금수저 종빈

그리고 이들이 모두 좋아하고 아끼는 예리가 있다.

병든 아버지를 돌보는 예리가 운영하는 ‘고향주막’은 그들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오아시스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 그들만의 여신이라고 생각했던 예리의 고향주막에 

새로운 남자가 나타났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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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목 : 춘몽 春夢

각본/감독 : 장률

출연 : 한예리,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 이준동, 이주영

특별출연 : 신민아, 유연석, 김의성, 김태훈, 조달환, 강산에

제공: ㈜스톰픽쳐스코리아

제작 : ㈜률필름

공동제공: ㈜프레인글로벌 

배급: ㈜프레인글로벌, ㈜스톰픽쳐스코리아 

개봉 : 2016년 10월 13일





 SYNOPSIS 


 “바보 같은 꿈을 꿨어. 우리만의…”


시장을 어슬렁거리며 농담 따먹기나 하는 한물간 건달 익준

밀린 월급도 받지 못하고 공장에서 쫓겨난 정범

어리버리한 집주인 아들, 어설픈 금수저 종빈

그리고 이들이 모두 좋아하고 아끼는 예리가 있다.

병든 아버지를 돌보는 예리가 운영하는 ‘고향주막’은 그들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오아시스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 그들만의 여신이라고 생각했던 예리의 고향주막에 

새로운 남자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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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목 : 춘몽 春夢

각본/감독 : 장률

출연 : 한예리,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 이준동, 이주영

특별출연 : 신민아, 유연석, 김의성, 김태훈, 조달환, 강산에

제공: ㈜스톰픽쳐스코리아

제작 : ㈜률필름

공동제공: ㈜프레인글로벌 

배급: ㈜프레인글로벌, ㈜스톰픽쳐스코리아 

개봉 : 2016년 10월 13일





 SYNOPSIS 


 “바보 같은 꿈을 꿨어. 우리만의…”


시장을 어슬렁거리며 농담 따먹기나 하는 한물간 건달 익준

밀린 월급도 받지 못하고 공장에서 쫓겨난 정범

어리버리한 집주인 아들, 어설픈 금수저 종빈

그리고 이들이 모두 좋아하고 아끼는 예리가 있다.

병든 아버지를 돌보는 예리가 운영하는 ‘고향주막’은 그들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오아시스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 그들만의 여신이라고 생각했던 예리의 고향주막에 

새로운 남자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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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연상호 감독을 믿기에 

 '연상호 감독 특별전 : 지옥의 시네마' <사이비>  인디토크(GV) 기


일시: 2016년 5월 20일(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연상호 감독 

진행: 조영각 프로듀서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혜 님의 글입니다.


애니메이션 감독이 블록버스터 급의 실사영화를 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된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영화 <부산행>이 칸 영화제에 초청되며 더욱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금껏 개성 있는 연출과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왔던 연상호 감독의 전작들을 만날 수 있는 ‘연상호 감독 특별전 : 지옥의 시네마’가 인디스페이스에서 개최되었다. <사이비> 상영 후 인디토크에 연상호 감독과 <사이비> 조영각 프로듀서가 참석하여 칸에 다녀온 소감부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조영각 프로듀서(이하 조): 엊그제 칸에서 돌아오셨는데요, 칸 영화제랑 여기랑 분위기가 많이 다르죠?(웃음) 2011년에 <돼지의 왕>이라는 독립장편애니메이션 만들었을 때도 칸에 다녀오셨죠. 그 후로 단편인 지옥 시리즈와 <창>을 만들었고 오늘 보신 <사이비>는 2013년에 개봉했습니다. 그동안 만든 영화들을 모아서 연상호 감독을 다시 보자는 의미로 준비한 기획전입니다. <부산행>으로 칸 영화제 다녀온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연상호 감독(이하 연): <돼지의 왕> 때하고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어요.(웃음) <돼지의 왕> 상영할 때는 관객들이 영화를 많이 싫어했거든요. 고양이 죽이는 장면에서 욕하면서 나가는 분도 계셨고요. 이번에는 분위기가 즉각적이었어요. 심야상영이라 밤 12시에 시작해서 2시에 끝났어요. 심야상영의 경우 중간에 많이 나간다고 하는데, 나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다음날부터 외국인들이 영어로 이것저것 물어보려고 절 많이 찾았는데, 영어를 못해서 소위 ‘멘붕’이 왔어요.(웃음)


조: <사이비> 질문을 해볼게요. 가끔 외국 관객들이 영어 자막 상영본을 보고 엔딩에서 ‘민철’이 중얼거리는 장면은 왜 번역을 안했느냐고 물어봐요. 


연: 민철이 어떤 종류의 믿음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려고 했어요. 시나리오에서는 저주인지 기도인지 모를 말을 중얼거리는 걸로 적었어요. 민철이 가진 믿음의 표본이 저주에 기반 되어  있는지 속죄에 기반 되어 있는지 아니면 기원에 기반 된 건지를 보여주고자 했어요.


조: 당시 녹음할 때 민철 역의 양익준 배우가 종교적인 언어와 욕을 섞어가면서 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옆에서 알아들을 수 있는 말들은 빼자고 했죠. 


연: 그래도 알아들을 수 있는 말들이 일부 남아있어서 사운드 편집 때 제거하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남겨 놓은 말들이 있는데, 아주 자세히 들어보면 ‘주십시오’로 들려요.


조: 연상호 감독은 그동안 애니메이션을 계속 해왔는데, 매번 듣는 질문이 ‘왜 실사영화를 안 찍느냐’였어요.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도 감독도 불쾌했어요. 제임스 카메론한테 ‘왜 애니메이션을 안 만드냐’는 질문은 하지 않으면서 연상호 감독에겐 그런 질문을 하는 건지. 이번에 칸에서 <부산행>을 상영했을 때, 역시 실사를 잘할 줄 알았다는 반응이 나오더라고요. 감독님은 애니메이션 연출할 때와 실사 연출할 때 마음이나 준비과정에 있어 다른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연: 저는 크게 다르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워낙 <부산행>을 편하게 찍기도 했고. 스태프들이 대부분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분들이셨거든요. 처음에는 촬영감독과 조감독한테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촬영감독님이 <사이비>와 <돼지의 왕>을 이미 봤는데 다시 여러 번 보면서 연출법 등을 많이 분석하고 고민했대요. 다들 ‘이 사람을 도와야한다’라는 마음을 가졌나 봐요.(웃음) 그 덕에 전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조: 보통 영화 촬영장에 감독이 처음 가게 되면 스태프들의 기에 눌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부산행> 촬영시작한지 한 달이 지났을 때 모두들 연상호 감독의 팬이 되어있었다고 해요. 이유인즉슨 한 달 동안 찍어놓은 걸 다 붙여보니 한 시간이 채 안되었다는 거죠. 일반적인 상업영화 현장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보통 영화를 처음 찍는 감독들이라면 이 각도에서도 찍어보고 다른 각도에서도 찍어보고 하다 보니 촬영분량이 많아지는데, 그것은 스태프들이 그만큼 일을 많이 하게 된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연상호 감독은 완벽한 콘티를 만들어왔고 그대로 촬영하고 끝냈다는 거죠. 네다섯시면 현장이 끝났다고 하던데요?


연: 이준익 감독 이후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들 하시더라고요.(웃음) <부산행>은 현장 촬영본이 1시간 57분이 나왔어요. 정말 조금 찍은 거죠.


조: <지옥> 홍보문구가 ‘국내 최초 1인 제작시스템의 로토스코핑(Rotoscoping) 기법 애니메이션’이었어요. 로토스코핑 기법은 실제 인물들이 연기를 한 뒤 이를 바탕으로 윤곽선을 그리는 거거든요. <사이비>의 논밭에서 낫들고 싸우는 장면이 실제로는 스태프들이 핸드폰 카메라를 들고 작업실 건물 복도 앞에서 찍은 거죠. 그걸 기반으로 해서 애니메이션으로 작업을 한 건데, 이 방식이 실사영화를 찍을 때 도움이 많이 되었나요?


연: 아뇨, 전혀 도움이 안 되었어요.(웃음) 애니메이터들이 상상한 대로 그리면 변수가 많다보니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디렉션을 주는 방법이 로토스코핑인데, 큰 스튜디오에서도 다 사용하는 기법이에요. <사이비>는 액션이 많지 않아 힘든 점은 없었지만, <서울역>은 진짜 힘들었어요. 좀비 역을 제가 직접 했거든요. 새벽에 혼자 사무실에 나와서 카메라 놓고 찍은 적이 있는데, 촬영하다가 넘어지기도 했어요.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나’하며 멍하니 앉아있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조: 참고로 <서울역>은 <부산행> 촬영 전에 <사이비> 완성 이후 바로 작업한 연상호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부산행>보다 앞선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관객: 작품을 보면서 빛과 그림자를 많이 사용한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인물을 설명해주기도 하지만 독일 표현주의 같은 느낌도 받았어요. 그걸 염두에 두고 작업한 건지 궁금해요. 그리고 비극적 결말 이후에 나오는 장면이 굉장히 동화 같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연: 저는 80~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당시 애니메이션에 표현주의적 기법들이 많았어요. 미국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엔 예산이 많다보니 동작의 과정이나 연기를 많이 전달하는데, 일본은 예산의 한계로 동작을 많이 그릴 수가 없어요. 그래서 여러 기법을 고안해 낸 것 중 하나가 배경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었어요. 인물 표정도 인상파의 영향을 받은 것이 있는데, 저도 그런 부분에 영향을 많이 받아 그리게 되었던 것 같아요. 결말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향이 있다고도 봐요. 다들 그의 애니메이션은 밝은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는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문명의 쇠락을 동시에 담아내는 감독으로 유명하거든요. <사이비>에서 중요한 건 믿음인데, 종교적으로 신과 인간과의 관계성에 주목했어요.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 원작 소설인 이청준 작가의 ‘벌레 이야기’에선 신이 봤을 때 인간의 믿음, 고통, 환희는 우리가 벌레를 보는 것처럼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는 관점이 있어요. <사이비>에서도 인물들은 엄청난 고통과 비극을 가졌지만, 봄이 오고 꽃이 피는 대자연의 모습이 인간의 존재를 초라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엔딩을 그런 방향으로 만들었어요.


관객: 사회적으로 비판적이고 어두운 면을 보인 작품이 많은데, 앞으로도 비슷한 노선으로 가실건지 아니면 밝은 모습도 다룰 건지 궁금합니다.


연: <부산행>을 본 국내 기자 반응들을 들어보니 많이 약해진 것 아니냐고 하더라고요.(웃음) 반면에 외신에서는 사회적인 메시지가 많다고 하고요. <부산행>과 <서울역>이 단순히 시간적 차이로만 연결되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서울역>은 사회적인 메시지가 아주 직설적으로 들어가고 <부산행>은 이 세계관 내 각각의 인물들의 감정을 많이 따라가는 영화에요. 


조: 많이들 앞으로의 행보를 궁금해 해요. 지금까지 만든 장편 애니메이션 세 편이 연상호의 ‘어둠의 시리즈’이지 않을까 하는데요.(웃음) 앞으로 실사를 할지 애니메이션을 할지 궁금하기도 한데, 규모에 맞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관객: 감독님이 믿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믿어야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연: 저는 믿음에 기대지는 않는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하면 어떻게 될 것이다, 라는 것 자체가 일종의 믿음이죠. 믿음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있을 땐 믿음에 기반을 해서 행동을 하고 싶어 하는 욕구 때문에 그런다고 생각하거든요. 믿음이라는 것이 문장 같은 걸로 만들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도 기독교이긴 하지만, 기독교 정신이 무엇인지 고민해요. 요즘에는 제 아이에게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어떤 방식으로 알려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요. 제 아이가 공감능력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모든 것을 내 기준에서 느끼지 않고 남의 관점에서 느낄 수 있는 능력이요. 약자든 권력자든 어떠한 대상이든 그 사람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능력을 가지면서 살아가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종교적으로도 그 능력이 대단히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동성애 같은 것도 그 본질을 허용하느냐 안하느냐의 논쟁은 종교적으로 아무 의미 없고, 어떠한 입장이든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의 시각으로 공감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 요즘에 공감능력을 전혀 못 보여주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설득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웃음)


관객: <사이비> 캐스팅을 보면 꽤 핫한 스타들이 많아요. 특별한 캐스팅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연: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양익준 배우와 오정세 배우는 단편 때부터 같이 했던 분들이고, 류혜영 배우 등 다른 분들은 알음알음 알게 된 케이스에요. <서울역>에 나오는 류승룡 배우, 심은경 배우, 이준 배우도 운이 좋았어요. 심은경 배우는 특이하게도 트위터로 캐스팅하게 되었어요.(웃음)


조: 캐스팅의 경우 연상호 감독이 아는 배우들에 대해 아이디어를 많이 주고, 독립영화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을 제가 리스트업 해서 보여주는 편이에요. 주연배우들 빼고 다른 배역들은 분량이 적다보니 한 배우를 더블 캐스팅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남성 3명, 여성 3명, 젊은 아이 역 3명, 나이 든 사람 3명해서 총 12명 정도를 모았어요. 즉흥적으로 녹음하는 자리에서 추가적으로 더 녹음을 하기도 했어요.


관객: <부산행> 이후로 상업영화 감독으로의 행보도 걷게 될 것 같아요. 예전의 상황과 많이 달라지면서 지금의 위치도 많이 달라졌을 텐데, 이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합니다.  


연: 그런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저는 일을 안 하면 불안해하는 스타일이에요. <부산행> 작업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사이즈가 다양한 작품들을 쓰고 있어요. 크게 가야 하는 작품들은 주변 제작 투자자들과 얘기를 많이 해봐야 할 테고, 제 개인적인 작품들도 존재할 겁니다. 상황이 계속 달라지고 있다고 느껴지지만, 예상했던 일이었어요. 옛날에 영화 처음 할 때 ‘전 세계적인 마이너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었는데요.(웃음) 이제는 큰 영화와 작은 영화 서로 왔다 갔다 하다보면 가능할 수도 있겠더라고요. 


조: 와중에 연상호 감독이 직접 운영하는 ‘스튜디오 다다쇼’가 있어요. 항상 스튜디오 걱정을 하고 있어요. 스튜디오를 유지하는 방향이 있는지요.


연: 아무래도 큰 영화를 하고 나니 별 관심이 없었던 투자자들도 요샌 귀기울여듣는 경향이 있어요. 지금 몇 가지 작품들을 제안하고 있는 상황인데, 조금이라도 진전이 있다면 주변에 있는 좋은 애니메이션 감독들이 이 산업 안으로 들어와서 작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해요. 그런 것들이 많이 쌓이면 재미있는 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에요. 


조: 이 자리에 양익준 감독님이 깜짝 방문하셨는데, 연상호 감독과 인연이 깊은 만큼 한 말씀 해주세요.



양익준 감독: <똥파리>(2008) 준비할 때 투자를 받지를 못해 4개월간 술만 마셨어요. 그러다 작은 돈으로 근근이 촬영을 했는데, 연상호 감독이 와서 많이 도와줬어요. 예전에는 연상호 감독이 데뷔작을 못 만들어서 전전긍긍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제가 물어봐야할 상황이에요. 이 산업 내의 모든 걸 다 겪었잖아요.(웃음) SNS에서 댓글로 ‘작은 거장 연상호 파이팅’이라고 적었는데, 진짜 연상호 감독은 10년 안에 거장이 되지 않을까요? 확신해요.


조: 마무리로 앞으로의 근황을 말씀해주세요.


연: <부산행>이 7월 중순에 개봉할 듯하고, 후에 바로 <서울역>이 개봉할 것 같아요. 그리고 한주 차이로 저희 스튜디오에서 준비한 <카이 : 거울 호수의 전설>도 개봉할 듯합니다. <부산행> 후반 작업과 동시에 차기작을 정하고 쓰고 있는데, 6월에는 초고가 나올 것 같아요. 이렇게 찾아와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과 실사라는 영화적인 형식보다는 영화에 담고자 하는 내용에 집중하였고 자신이 갖고 있는 믿음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우리가 보고, 믿고 있는 것들을 믿음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지를. 앞으로 자신의 길을 뚝심 있게 걸어 나갈 연상호 감독을 우리는 믿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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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찍고, 영화에 찍히는 그들 
양익준, 박정범, 조현철, 구교환



*관객기자단 [인디즈] 추병진, 김가영 님의 글입니다.


영화를 연출하는 것도 모자라 본인 스스로 연기까지 수행하는 감독들. 한국의 독립영화계에는 대표적으로 양익준, 박정범, 조현철, 구교환 등이 있다. 대다수의 감독들이 자신의 모습을 꽁꽁 감추며 카메라 뒤에 서 있다면, 이들은 카메라 앞에 등장하면서 관객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과감히 노출시킨다. 영화의 연출 방식이 감독마다 각자 다른 것처럼, 이들 역시 자신만의 연기 스타일을 보여준다. 이 때문인지 이 감독들은 관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연기와 연출을 겸하게 되었을까?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1. 양익준



이제 우리는 영화에서는 물론이고 TV드라마를 통해서도 양익준 감독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장편영화 데뷔작 <똥파리>(2008)를 통해 주목을 받은 이후로, 그는 지속적으로 단편영화를 연출함과 동시에 여러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독보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과의 거리를 좁혀나가고 있다. 친근한 외모에서 우러나오는 다양한 감정과 표정들은 배우 양익준의 작품들을 기대하게 만들며, <똥파리>에서 보여준 극적인 이야기와 맛깔 나는 대사는 감독 양익준의 두 번째 장편영화를 기대하게 만든다.

양익준 감독은 공주영상대학 연기과를 졸업하고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하였다. 상업영화에서는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고, 독립영화에서는 주로 주·조연 역할을 맡았다. 그러던 중 2004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허우 샤오시엔의 마스터클래스에 감명을 받고나서 영화를 직접 연출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수행한 단편 <바라만 본다>(2005)를 계기로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그해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관객상을 수상하였다. 그 후 몇 편의 단편영화를 연출하고 마침내 완성한 장편영화 데뷔작 <똥파리>(2008)를 통해 국내·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고 단숨에 주목받는 배우이자 감독으로 떠오른다. 

<똥파리> 이후, 배우 양익준은 여러 상업영화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고, 감독 양익준은 단편영화 <미성년>(2011)과 <Departure>(2011), 그리고 일본에서 촬영한 <시바타와 나가오>(2012) 등을 연출하였다. 그는 주로 연출자보다는 연기자로서 다수의 작품에 임했는데,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1)과 <사이비>(2013)에서는 개성 있는 목소리 연기로 극의 몰입감을 한층 더 끌어올렸고, 양영희 감독의 <가족의 나라>(2012)에서는 갈등에 빠진 인물의 복잡한 심정을 세밀하게 표현하였다. 또한 그는 영화 현장뿐만 아니라 TV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등에서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하며 자신의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각인시켰다.

1975년생인 배우 양익준은 자신이 경험한 삶을 영화 속에 그대로 표현해내는 배우이다. 평소 우리는 유쾌하고 장난기 가득한 그의 일상적인 얼굴을 보다가도,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는 냉철하고 잔인하다 못해 고독한 그의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감독 양익준은 이 양면적인 요소를 자신의 영화 안에 끌어들인다. 따라서 우리는 그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어처구니없는 웃음과 그 속에 감추어진 쓸쓸한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불혹의 나이를 넘긴 그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 낼 새로운 영화는 어떤 모습일지 여전히 궁금하다.  




2. 박정범



박정범 감독의 얼굴은 인상이 강해서 쉽게 잊히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무산일기>(2010)의 주인공 ‘승철’이나 <산다>(2014)의 주인공 ‘정철’ 역시 유난히 기억에 오래 남아 있다. 웃음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들의 딱딱하고 굳은 표정은 이미 배우이자 감독인 박정범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 하지만 그는 양익준 감독처럼 연기를 전문적으로 하는 감독은 아니다. 대신 그는 자신의 영화에서 대체 불가능한 주인공 역할을 직접 소화해낸다. 찰리 채플린이나 버스터 키튼이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전면에 내세운다면, 박정범 감독은 주인공이 느끼는 피로와 고통을 관객에게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끌어들인다. 

박정범 감독은 연세대 체육교육과에 재학 중인 시절, 영화 교양수업을 들으며 <사경>(2000)이라는 단편영화를 처음 연출하였다. 이 작품은 그해 연세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였고, 그 다음해에 만든 <사경을 헤매다>(2001)라는 단편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 작품을 통해 주목을 받은 그는 영화 제작사에서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쓰지만 정작 영화로 탄생하지는 못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온갖 육체노동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끊임없이 영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출품한 영화들은 영화제에서 번번이 떨어졌고, 막노동을 전전하는 생활은 약 7년 동안 계속되었다. 그러던 중 본인이 직접 연출하고 주인공 역할을 맡은 <125 전승철>(2008)이 미장센 단편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면서 박정범 감독은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되었고, 이창동 감독의 <시>(2010) 제작 현장에서 조감독 역할을 맡는 행운을 얻었다.

<시>의 조감독 활동 중에 쓴 <무산일기>의 시나리오는 동국대 영상대학원 졸업작품으로 제작되었고, <무산일기>는 국내·외 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으며 다수의 상을 수상하였다. 이창동 감독의 영향을 받은 그의 작품은 사실주의적인 스타일을 통해서 탈북자 전승철의 삶을 아주 담담하게 그려내었다. 실제로 위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본인의 친구 ‘전승철’을 표현하기 위해서 그는 주인공 역할을 직접 맡았다. 그 이후 전주국제영화제 숏!숏!숏!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단편 <일주일>(2012)에서도 그는 주연 및 연출을 맡았고, 올해 개봉한 두 번째 장편영화 <산다>에서도 막노동을 통해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청년 ‘정철’을 연기하였다.

박정범 감독은 ‘결국 어떻게든 살아간다’는 의식 속에서 영화를 만든다. 그는 주인공들이 경험하는 냉혹하고 처절한 삶을 표현하기 위해서 스스로 배우를 자처하고 스크린 안에 뛰어든다. 하지만 그 세상은 고단한 육체노동과 폭력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그는 영화 속에서 정말로 고된 일을 수행하고, 맞는 척이 아니라 정말로 구타를 당한다. 이것은 ‘정말 그런 것처럼 따라하는’ 연기가 아니라 현실을 실제로 구현하는 과정에 가깝다. 이처럼 박정범 감독의 영화는 가짜나 단순히 그럴듯해 보이는 것들을 완전히 배제시킨다. 이것이 바로 박정범 감독이 추구하는 사실적인 영화의 기본 조건이며, 동시에 본인 스스로가 연기를 자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3. 조현철



<차이나타운>(2015)에서 지적 장애인 ‘홍주’역을 맡은 배우를 기억하는가? 그가 바로 <두근두근 영춘권>(2010)에서 박희본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던 배우이자 <척추측만>(2009)을 연출한 감독 ‘조현철’이다. 영화 속 그의 모습은 항상 뭔가 어눌하면서도 약간 덜 떨어진 느낌이 많이 난다. 재미있는 것은 그 와중에 또 그런 연기가 매우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영화 속 어눌한 모습과는 달리 조현철은 영화계의 수재라고 불리는데, 서강대 인문학부를 다니던 그가 한학기만에 자퇴서를 내고 전부터 가고 싶어 했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들어갔다는 것만 보아도 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학교에서 연출을 전공하였기에 연기를 전문적으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2009년부터 많은 단편영화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무뚝뚝하면서도 매력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윤성호 감독의 <두근두근 영춘권>에서는 박희본 배우와 함께, 김수지 감독의 <잠복기>(2010)에서는 지금 ‘응답하라 1988‘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배우 이민지와 함께, 최아름 감독의 <영아>(2012)에서는 동문이자 <차이나타운>에서 맹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김고은과 함께 출연하며 남다른 여배우 복을 자랑하기도 했다.

조현철은 연기뿐만 아니라 연출로도 이미 인정받은 인물이라 할 수 있는데, 주요 연출작으로는 <척추측만>, <로보트:리바이벌>(2015), <뎀프시롤:참회록>(2014) 등이 있다. 특히 직접 주연을 맡은 <척추측만>은 제 36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수상하기도 하여 감독으로서의 면모를 확인시켜주는 기회가 되었다. 그는 현재 <뎀프시롤:참회록>의 장편화를 위해 공동 각본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소속사 ‘프레인TPC’에 들어가게 되어 양익준, 김무열, 류승룡과 한솥밥을 먹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친형이자 힙합 뮤지션인 매드클라운의 뒤를 이어 승승장구할 모습을 기대해본다. 




4. 구교환



감독 겸 배우, 구교환. 그는 서울예술대학 영화과를 나와 2008년 <아이들>과 <죽기 직전 그들> 등을 통해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가리지 않고 많은 작품들에 참여하여 그만의 독특한 연기를 선보였고, 2011년에는 대변 대신 거북이를 배설하는 영화 <거북이들>에서 처음으로 연출과 주연을 맡아 제 13회 정동진 독립영화제에서 땡그랑 동전상을 수상하는 등, 연출력과 연기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거북이들> 이후에도 그는 연출과 연기를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멈추지 않았으며, 2014년부터는 <4학년 보경이>를 통해 이옥섭 감독과 함께 작업을 시작하여 <오늘영화>(2014), <방과 후 티타임 리턴즈>(2015)를 통해 연이어 공동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배우로서의 구교환은 아주 독특한 캐릭터이다. 각진 얼굴과 개성 있는 헤어스타일, 그리고 그만의 특유한 하이톤의 목소리는 예상 외로 신선한 조화를 이루고, 그의 맛깔 나는 연기는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한다. <웰컴 투 마이 홈>과 <왜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2013)는 유쾌한 그의 모습이 아주 잘 나타나있는 작품으로, <왜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는 13회 미장센 단편영화제에서 희극지왕 최우수상을 타게 되면서 그만의 색채를 인정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감독으로서의 구교환은 배우로서의 구교환에서 나온 느낌이 강하다. 대체로 우연적인 것들로 구성이 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 많은데, 감독으로서의 구교환도 그러한 우연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우연성에 기반을 둔 연출과 연기가 관객들로 하여금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지게 하는 하나의 장치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옥섭 감독의 <라즈 온 에어>(2012)를 보고 그녀의 작품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그녀와의 작업들은 구교환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4학년 보경이>에서부터 오늘날 서울독립영화제 개폐막 영상 연출자로 선정되기까지, 둘은 서로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감독 겸 배우로서의 구교환이 이를 통해 영화계에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감독 겸 배우로서 활동하는 것은 그렇게 함으로써 영화의 매력을 모두 느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감독으로서의 고충을 모두 이해하고, 좀 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들로 인해서 한국영화의 미래가 더욱 밝게 빛나는 것 같다. 영화를 찍고, 찍히는 그들 양익준, 박정범, 조현철, 구교환은 그야말로 진정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아닐까 싶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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