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에 꾼 봄날의 꿈  인디돌잔치 <춘몽>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7년 10월 31일(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장률 감독 | 배우 한예리, 이주영, 윤종빈, 박정범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관객기자단 [인디즈] 남선우 님의 글입니다. (사진 제공 신소영, 김은혜 님)




시월의 마지막 밤, <춘몽>의 돌잔치 손님들이 인디스페이스 가득 봄을 몰고 왔다. 기분 좋은 북적임이 대기 시간을 채웠고, 순간순간 터지는 웃음소리가 상영 중 또 하나의 음향이 되었다. 흑백의 스크린이 색색이 물들기까지, 관객들의 따스한 기운이 영화에 전달된 것만 같았다. 봄날의 꿈을 기억하는 이들이 모인 가을밤. 1년만의 꿈 풀이를 위해 <춘몽>의 감독과 배우들도 자리해주었다.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이하 진행): 개봉 1년이 지난 지금, <춘몽>은 어떻게 기억되는 작품인지 여쭙고 싶어요.



장률: 벌써 1년이 지났네요. 배우들과 함께 고생하면서 재밌게 찍은 영화입니다. 오늘 이렇게 배우들 다시 보니까 너무 좋습니다.



한예리: 작년에 촬영할 때 되게 행복했어요. 최고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으로 찍은 영화인데, 영화 안 예리도 굉장히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그렇게 기억에 남는 영화입니다.



이주영: 되게 오래 된 것 같기도 하고, 엊그제 일 같기도 합니다. 비록 봄에 찍은 영화임에도 가을이 많이 생각나는 작품입니다.



윤종빈: 저에게 <춘몽>은 앞으로 술자리에서 말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영화입니다.(웃음) 장률 감독님과 술자리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영화를 찍어보자 했을 때, 실현이 될 줄은 몰랐어요.



관객: 예리가 중국에서 온 역할인데, 말투만 들으면 그걸 느끼기 힘들어요. 감독님께서 디렉팅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합니다.



장률: 예리는 좀 일찍이 한국에 왔습니다. 그러면 말투가 다 서울 말투로 변하게 됩니다.



한예리: 감독님 말씀처럼 예리는 좀 일찍 한국에 왔고요, 외국에서 온 어린 친구들은 빨리 말을 습득하고, 말투도 바꾸려고 노력한대요. 예리도 어린 나이에 한국에 왔고, 본인이 연변에서 왔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관객: <춘몽> DVD를 보니 삭제된 장면 중에 예리와 주영의 키스신이 있더라고요. 이 장면의 의미, 그리고 최종적으로 삭제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장률: 두 사람이 키스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 찍었습니다. 편집 단계에서 아쉽게 그 장면이 날아갔습니다. 예리 씨와 주영 씨는 많이 아쉬웠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DVD에 넣었습니다.(웃음)





관객: 굉장히 신기한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리가 자꾸 춤을 춘 이유가 궁금합니다.



장률: 예리 씨가 (실제로) 무용 전공입니다. 언어로 표현이 잘 되지 않을 때 몸을 움직이거나 노래를 흥얼거리는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한국영상자료원에 가끔 가서 영화를 보는데...



한예리: (한국영상자료원) 트레일러에 제가 나와요. 감독님이 그걸 봐서 제가 춤을 추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진행: 예리가 감정적인 부분을 표현할 때 말로 옮기지 못하고 춤을 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되게 자연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영화 속 예리에게 춤이 있다면 주영에게는 오토바이가 있고, 종빈에게는 우유가 있고.(웃음) 소품과 관련해서 해주실 말씀 있나요?



이주영: 저는 항상 오토바이나 축구공과 함께 등장을 했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장면도 풀 샷으로 한 컷 정도 있었어요. 담배 피우는 촬영은 꽤 많이 했는데, 아쉽게 편집이 되기도 했습니다. <춘몽> 찍을 때 항상 제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을 했어요. 되게 아득한 기억이네요. 당시에 살던 혜화에서 수색까지 넉넉잡아 4-50분 되는 거리였는데, 이동할 때부터 영화 안 주영이 되어서 가는 느낌이라 되게 색달랐고 좋았어요.



윤종빈: 우유를 빨대로 마시는 게 굉장히 오랜만이었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별 생각 없이 마시다가 배가 아파서 나중에는 우유를 물로 바꿨던 기억이 납니다.



박정범: 소품은 아니고 영화상에 나오는 집이 제 집입니다. 현재 철거를 하게 돼서 이제는 다른 곳에서 사는데, 이 영화에 담긴 집이 이제 없어질 곳이라는 게, 이 영화를 볼 때마다 옛날 생각이 난다는 게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관객: 영화 끝 부분에 영정사진이 나오고 나서부터 영화가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예리 배우가 있었던 순간이 꿈이었던 건가요?



장률: 이 영화는 거의 흑백 영화라고 볼 수 있죠. 영정사진이 나왔다하면 영화 안의 예리가 다른 세상으로 갔다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영정사진까지는 흑백이에요. 그 후에 카메라가 바 쪽으로 건너가서 세 친구를 찍는데, 그렇다함은 카메라가 위치를 바꾸면서 예리의 시선이 됐지 않았겠는가. 찍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예리가 다른 세상에 갔다면 이쪽 세상 사람들인데 어떤 시선을 주겠는가. 그러면 조금 더 따뜻한 칼라의 색감이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컬러로 바꿨습니다. 이거는 제 생각이고 예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한예리: 작년에도 누군가 그런 질문을 했는데요, 감독님께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든 본인이 하는 생각이 맞는 거라고 답했어요. 꿈에서 깬 건지, 꿈에서 시작을 한 건지, 예리의 꿈인지 아닌지조차도 본인이 생각하는 대로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관객: <춘몽>이라는 제목을 어떻게 붙인 건지 궁금합니다.



장률: 봄날에 찍었습니다. 일장춘몽이라는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사실 춘몽이라는 것은 '야한 꿈'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그래서 이 제목으로 하면 관객이 좀 더 들지 않겠는가.(웃음) 봄날에 잠깐 꾸는 꿈? 그게 맞는 것 같습니다.



관객: 제목이 영화 중반에 나오는데, 그렇게 편집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장률: 제목을 보통 앞에다 놓지 않습니까. 이 영화에서는 어디에 제목을 두는 게 제일 맞겠는가 생각하다가 그렇게 하게 됐습니다. 카메라 시선과 예리의 시선이 겹쳐지다가 비몽사몽의 느낌으로 보이도록 해서 거기에 두는 게 제일 맞지 않겠는가.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했습니다.







관객: 캐릭터들을 구상할 때의 순서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감독이자 배우인 분들을 캐스팅했는데, 실제 모습을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구상했는지, 전반적인 얘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장률: 처음 시작할 적에는 예리를 생각하지 않았어요. 세 명 감독과 술자리를 하다가 같이 영화를 하는 게 어떻겠는가 얘기했고, 세 명만 나오면 관객이 들지 않을 것 같아서 예리에게 부탁했죠. 그렇게 세 명이 예리를 다 사랑하고, 아름다운 주영까지 나서서 예리를 좋아하고.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해두지 않았어요. 다 찍다보니 그렇게 된 거고, 영화 속 캐릭터들은 사실 우리가 많이 사는 아파트 단지에는 잘 보이지 않아요. 실제로는 있는데, 주변에는 보이지 않아요. 그런데 수색역 부근에 가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세 감독의 전사나 이전 캐릭터들의 어떤 부분을 끌어들여오고, 찍으면서 그 캐릭터들이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진행: 이 캐릭터들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를 찾아보면 <춘몽>을 더 재밌게 관람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관객: 시작할 때부터 거울이 자주 등장하더라고요. 거울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장률: 그런 동네에 가보면 거울이 많이 보여요. 다른 동네에는 길에 거울이 잘 보이지 않아요. 또 이렇게 얘기하면 재미는 없는데, 꿈과 거울이 어느 정도 연상이 되잖아요. 꿈속의 공간, 그 밖의 공간. 그런 재미없는 생각도 해봤고. 아무튼 그 동네의 분위기가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관객: 극중 주영이 예리에게 써주는 시가 되게 좋더라고요. 어떤 분이 쓴 시인건지 궁금합니다.



장률: 이 영화의 스크립터가 시인입니다. 그분께 부탁해서 넣게 되었습니다.



이주영: 사실 감독님이 저한테 써보라고 했어요.(웃음) 예리에 대한 마음을 담아서 써봐라 해서 문자로 보내드렸는데, 좋은데 안 되겠다고 하셨습니다.(웃음)



진행: 언젠가 그 시도 공개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주영: 안 될 것 같아요.(웃음)



관객: 영화 중간에 고양이가 나오잖아요. 그 고양이를 현장에서 섭외한 건가요?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장률: 동물을 찍는 게 제일 어렵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좀 잘 찍는 것 같습니다. 훈련한 고양이를 데려올 수는 없었고 그 동네가 철거 중이다보니 길에 돌아다니는 고양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운명에 한번 맡겨보자! 그래서 예리가 나섰습니다. 예리가 고양이를 오랫동안 키웠습니다. 예리가 나타나니까 그 고양이들이 거짓말처럼 오고, 말 잘 듣고. 예리 저세상에 간 다음 주영이가 집 앞에 앉아있지 않습니까. 그 고양이가 또 와요. 그렇게 운 좋게 찍은 겁니다.



진행: 거의 전지전능 예리, 전지전능 주영이지 않나 싶습니다.





관객: 예리가 옷장 속에서 나오는 장면에서 영정 사진이 나오기 전인데도 그 옷장이 왠지 관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거기서 기도를 했다는 대사가 영화 속에서 나오는데, 무슨 기도를 했는지 궁금합니다.



장률: 헌팅 할 적에 지다가다 보니 어느 집에서 자개장을 버렸어요. 그게 눈에 인상 깊게 들어왔어요. 그래서 소품팀에게 그걸 누가 실어가지 않도록 어느 구석에 갖다 놓으라 했습니다. 그러다 촬영에 들어갔는데, 누군가 거기에 들어갔다 나오지 않겠는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한 겁니다. 관까지는 생각 못했습니다. 들어가서 어떤 기도를 하겠거니 생각했고, 그 기도의 내용은 전혀 모르고, 물어도 보지 않았는데, 오늘은 저도 궁금합니다.



한예리: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죽음에 가까웠던 사람들이 옷장에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도를 할 때 저는 다음 장면에 양익준 배우님을 만나면 할 얘기들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실제 대사를 생각하고 있었어요.(웃음) 예리는 죽음을 계속 예감해왔고 준비했습니다. 내가 죽고 나서도 별 탈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주영에게 ‘싫어’가 아니라 ‘미안해‘라고 한 것도 본인이 죽을 사람인 걸 알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잘못하고 싶지가 않았던 거고 세 명의 남자에게도 짐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관객: 영상자료원에서 네 사람이 보는 영화가 장률 감독님 작품으로 아는데, 왜 그 영화를 넣은 건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감독님의 이전 영화들과 <춘몽>을 보다보면 영화에 대한 스타일이라든지 주제가 조금씩 바뀌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왜 점점 변화된 건지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장률: 재미없는 영화를 욕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다른 감독에게 피해를 줄 순 없고! (영상자료원에서 영화 보는) 그 장면 찍을 적에 좋았습니다. 대사로 욕설도 크게 할 수 있고, 다들 촬영을 즐거워했습니다. 영화 스타일이 좀 변하는 건, 삶이 다 변하는 것 같아요. 중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온 지 이제 5년 됐습니다. 학교에서 영화 강의를 하고 영화인들을 만나고 그러면서 정서도 변하고 모든 게 많이 변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정서에 맞게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 되지 않겠는가. 그런 것 같습니다. 



진행: 마지막으로 감독님과 배우 분들 끝인사와 함께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또 만날 수 있을지 이야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률: 감사합니다.



한예리: 감독님이 올해 찍은 장편이 내년에 개봉할 예정이고요, 제가 알기로는 <춘몽>보다 더 재미있다고 하니까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문소리, 박해일 주연입니다. 여러분 기대하시는 것보다 더 재밌을 겁니다. 저도 나와요. 아주 짧게 한 컷 정도 나옵니다! 그리고 저는 올 겨울에도 열심히 촬영하고 있고, 새 작품으로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오늘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주영: 영화를 찍고 있는데, 이옥섭 감독님의 <메기>라는 작품입니다. 개봉하고 또 만나 뵙도록 하겠습니다.



윤종빈: 영화 후반작업 하고 있고요, 예리와 주영이 많이 사랑해주세요.(웃음) 감사합니다.



박정범: 많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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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몽한줄 관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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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몽리뷰: 적막함과 아련함 사이에서 아른거리는 봄날의 꿈



*관객기자단 [인디즈] 상효정 님의 글입니다.


수색역 안의 벤치에 앉아 열차를 기다려 본적이 있다. 수색동과 상암동 사이에서, 오지 않는 열차 쪽을 바라보고 있으면 잠시 정지된 시간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현실의 나는 이곳에 머물러 있는데, 보이지 않는 바람만이 자유롭게 시공간을 스쳐 지나는 느낌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목적을 갖고 이곳을 지나쳐가겠지만, 다소 적막하고 쓸쓸하게만 보이는 수색역의 풍경들을 보면 문득 이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영화 <춘몽>은 그런 동네, 수색에서 출발해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흑백으로 그려낸 영화다. 셰익스피어가 그려낸 꿈이 신비로운 마법의 소리들로 가득한 환상적인 한여름 밤의 판타지와 같다면 장률 감독의 꿈은 일장춘몽처럼 아련하고 적막한 느낌을 준다. 꿈과 현실을 자각하는 그 경계에서 현실의 씁쓸함과 봄날의 아련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춘몽>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누군가의 꿈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그러나 그 꿈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버지를 찾아 한국에 와 주막을 운영하는 예리(한예리 분)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익준(양익준 분), 정범(박정범 분), 종빈(윤종빈 분)의 꿈일 수도, 주영(이주영 분)의 꿈일 수도 있다. 이처럼 영화는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의 수발을 들며 살아가는 중국에서 온 예리, 고아원에서 태어나 이제는 한물 간 건달이 된 익준, 밀린 월급을 받기 위해 매일같이 90도 인사를 하는 탈북자 정범, 어딘가 모자란 듯 간질을 앓는 건물주 종빈, 그리고 축구를 하고 오토바이를 타는 시인 주영 등 다양한 군상을 한데 모아낸다. 특히 세 명의 감독이자 배우인 익준, 정범, 종빈은 각각 <똥파리>(양익준 감독)의 건달, <무산일기>(박정범 감독)의 탈북자, <용서받지 못한 자>(윤종빈 감독)의 고문관의 모습을 <춘몽>에 담아내 여러 개의 삶들이 한데 뒤섞인 인상을 받게 한다. 



어떻게 보면 이 네 명은 우리 사회에서 비주류라 불릴 수 있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감독은 “저긴 사람 냄새 안나”라는 익준의 대사를 빌려, 오히려 예리의 고향 주막에 모여드는 이들이 거칠지만 사람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정범을 매몰차게 무시하는 사장을 찾아간 세 친구, 정범과 같이 탈북 했지만 고운 외모로 인해 정범과 상반된 삶을 살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정범의 전 여자친구(신민아 분), 누군가를 죽일 듯 총을 겨눴지만 결국 장난감 총을 들고 가출한 청년(최시형 분)의 에피소드는 사회 일면의 모습들을 해학적으로 그려낸다. 이를 통해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흑백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풀어내면서 간간히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예리는 익준, 정범, 종빈 이 세 남자를 반갑게 맞이하고 정답게 말을 건네며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낸다. 하지만 그들의 구애에 가볍게 맞장구를 쳐주는 어머니의 상으로 그려지는 예리의 모습에서 씁쓸한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아버지를 수발하며 심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지쳐있을 그녀에게 그들은 그냥 이대로 좋은, 함께 있어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고 준비를 하는 과정 속에서도 ‘몸과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 좋다’는 그녀의 말에는 자신의 삶을 무기력하게 받아들이는 한 여자의 삶이 투영된다. 



흑백화면이 영화 후반부에서 컬러로 전환되면서 관객들은 경계가 나눠지는 일종의 자각을 느끼게 되지만, 여전히 어디서부터 꿈이고 어디서부터가 현실인 것인지 애매모호하기만 하다. 아마 알 듯 모를 듯 한바탕 뒤섞인 꿈을 보고 깨어난 기분이겠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몫으로 채우면 된다. 사라지는 것들이 기억의 저편으로 넘어가 마치 꿈같은 느낌을 들게 하는 것처럼 <춘몽>이 주는 깊은 여운은 기억 한켠에 꿈처럼 고이 자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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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목) 10:30 개봉 | 20:00

10월 21일(금) 13:00

10월 22일(토) 19:00 인디토크

10월 23일(일) 15:10

10월 24일(월) 12:10 | 18:00

10월 25일(화) 11:00 | 15:10

10월 26일(수) 12:40

10월 27일(목) 11:00

10월 28일(금) 12:40

10월 29일(토) 17:20

10월 31일(월) 11:00

11월 1일(화) 15:00

11월 3일(목) 20:00

11월 6일(일) 10:20

11월 7일(월) 17:10

11월 9일(수) 12:20

11월 10일(목) 10:40

11월 13일(일) 19:30

11월 14일(월) 15:00

11월 15일(화) 17:20

11월 16일(수) 11:00

11월 20일(일) 20:00

11월 22일(화) 10:20 종영






 예매하기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 예스이십사 http://bit.ly/an5zh9

● 네이버 http://bit.ly/OVY1Mk

● 다음 http://bit.ly/1srfYBx





 인디토크(GV) 




<춘몽> 인디토크(GV)

● 일시: 2016년 10월 22일(토) 오후 7시 상영 후

● 참석: 장률 감독

● 진행: 정성일 평론가






 INFORMATION 


제목 : 춘몽 春夢

각본/감독 : 장률

출연 : 한예리,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 이준동, 이주영

특별출연 : 신민아, 유연석, 김의성, 김태훈, 조달환, 강산에

제공: ㈜스톰픽쳐스코리아

제작 : ㈜률필름

공동제공: ㈜프레인글로벌 

배급: ㈜프레인글로벌, ㈜스톰픽쳐스코리아 

개봉 : 2016년 10월 13일





 SYNOPSIS 


 “바보 같은 꿈을 꿨어. 우리만의…”


시장을 어슬렁거리며 농담 따먹기나 하는 한물간 건달 익준

밀린 월급도 받지 못하고 공장에서 쫓겨난 정범

어리버리한 집주인 아들, 어설픈 금수저 종빈

그리고 이들이 모두 좋아하고 아끼는 예리가 있다.

병든 아버지를 돌보는 예리가 운영하는 ‘고향주막’은 그들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오아시스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 그들만의 여신이라고 생각했던 예리의 고향주막에 

새로운 남자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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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목 : 춘몽 春夢

각본/감독 : 장률

출연 : 한예리,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 이준동, 이주영

특별출연 : 신민아, 유연석, 김의성, 김태훈, 조달환, 강산에

제공: ㈜스톰픽쳐스코리아

제작 : ㈜률필름

공동제공: ㈜프레인글로벌 

배급: ㈜프레인글로벌, ㈜스톰픽쳐스코리아 

개봉 : 2016년 10월 13일





 SYNOPSIS 


 “바보 같은 꿈을 꿨어. 우리만의…”


시장을 어슬렁거리며 농담 따먹기나 하는 한물간 건달 익준

밀린 월급도 받지 못하고 공장에서 쫓겨난 정범

어리버리한 집주인 아들, 어설픈 금수저 종빈

그리고 이들이 모두 좋아하고 아끼는 예리가 있다.

병든 아버지를 돌보는 예리가 운영하는 ‘고향주막’은 그들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오아시스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 그들만의 여신이라고 생각했던 예리의 고향주막에 

새로운 남자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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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목 : 춘몽 春夢

각본/감독 : 장률

출연 : 한예리,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 이준동, 이주영

특별출연 : 신민아, 유연석, 김의성, 김태훈, 조달환, 강산에

제공: ㈜스톰픽쳐스코리아

제작 : ㈜률필름

공동제공: ㈜프레인글로벌 

배급: ㈜프레인글로벌, ㈜스톰픽쳐스코리아 

개봉 : 2016년 10월 13일





 SYNOPSIS 


 “바보 같은 꿈을 꿨어. 우리만의…”


시장을 어슬렁거리며 농담 따먹기나 하는 한물간 건달 익준

밀린 월급도 받지 못하고 공장에서 쫓겨난 정범

어리버리한 집주인 아들, 어설픈 금수저 종빈

그리고 이들이 모두 좋아하고 아끼는 예리가 있다.

병든 아버지를 돌보는 예리가 운영하는 ‘고향주막’은 그들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오아시스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 그들만의 여신이라고 생각했던 예리의 고향주막에 

새로운 남자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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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보작: <잡식가족의 딜레마>(감독 황윤) | <명령불복종 교사>(감독 서동일) | <산다>(감독 박정범)


● 투표기간: ~ 5월 12일(목)

● 발표: 5월 13일(금) 이후

● 상영일: 5월 24일(화) 저녁 

(입장료: 7,000원 /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후원회원 무료)


* 투표에 참여해주신 분들 중 5분(1인2매)을 선정하여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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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찍고, 영화에 찍히는 그들 
양익준, 박정범, 조현철, 구교환



*관객기자단 [인디즈] 추병진, 김가영 님의 글입니다.


영화를 연출하는 것도 모자라 본인 스스로 연기까지 수행하는 감독들. 한국의 독립영화계에는 대표적으로 양익준, 박정범, 조현철, 구교환 등이 있다. 대다수의 감독들이 자신의 모습을 꽁꽁 감추며 카메라 뒤에 서 있다면, 이들은 카메라 앞에 등장하면서 관객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과감히 노출시킨다. 영화의 연출 방식이 감독마다 각자 다른 것처럼, 이들 역시 자신만의 연기 스타일을 보여준다. 이 때문인지 이 감독들은 관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연기와 연출을 겸하게 되었을까?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1. 양익준



이제 우리는 영화에서는 물론이고 TV드라마를 통해서도 양익준 감독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장편영화 데뷔작 <똥파리>(2008)를 통해 주목을 받은 이후로, 그는 지속적으로 단편영화를 연출함과 동시에 여러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독보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과의 거리를 좁혀나가고 있다. 친근한 외모에서 우러나오는 다양한 감정과 표정들은 배우 양익준의 작품들을 기대하게 만들며, <똥파리>에서 보여준 극적인 이야기와 맛깔 나는 대사는 감독 양익준의 두 번째 장편영화를 기대하게 만든다.

양익준 감독은 공주영상대학 연기과를 졸업하고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하였다. 상업영화에서는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고, 독립영화에서는 주로 주·조연 역할을 맡았다. 그러던 중 2004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허우 샤오시엔의 마스터클래스에 감명을 받고나서 영화를 직접 연출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수행한 단편 <바라만 본다>(2005)를 계기로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그해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관객상을 수상하였다. 그 후 몇 편의 단편영화를 연출하고 마침내 완성한 장편영화 데뷔작 <똥파리>(2008)를 통해 국내·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고 단숨에 주목받는 배우이자 감독으로 떠오른다. 

<똥파리> 이후, 배우 양익준은 여러 상업영화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고, 감독 양익준은 단편영화 <미성년>(2011)과 <Departure>(2011), 그리고 일본에서 촬영한 <시바타와 나가오>(2012) 등을 연출하였다. 그는 주로 연출자보다는 연기자로서 다수의 작품에 임했는데,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1)과 <사이비>(2013)에서는 개성 있는 목소리 연기로 극의 몰입감을 한층 더 끌어올렸고, 양영희 감독의 <가족의 나라>(2012)에서는 갈등에 빠진 인물의 복잡한 심정을 세밀하게 표현하였다. 또한 그는 영화 현장뿐만 아니라 TV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등에서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하며 자신의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각인시켰다.

1975년생인 배우 양익준은 자신이 경험한 삶을 영화 속에 그대로 표현해내는 배우이다. 평소 우리는 유쾌하고 장난기 가득한 그의 일상적인 얼굴을 보다가도,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는 냉철하고 잔인하다 못해 고독한 그의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감독 양익준은 이 양면적인 요소를 자신의 영화 안에 끌어들인다. 따라서 우리는 그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어처구니없는 웃음과 그 속에 감추어진 쓸쓸한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불혹의 나이를 넘긴 그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 낼 새로운 영화는 어떤 모습일지 여전히 궁금하다.  




2. 박정범



박정범 감독의 얼굴은 인상이 강해서 쉽게 잊히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무산일기>(2010)의 주인공 ‘승철’이나 <산다>(2014)의 주인공 ‘정철’ 역시 유난히 기억에 오래 남아 있다. 웃음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들의 딱딱하고 굳은 표정은 이미 배우이자 감독인 박정범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 하지만 그는 양익준 감독처럼 연기를 전문적으로 하는 감독은 아니다. 대신 그는 자신의 영화에서 대체 불가능한 주인공 역할을 직접 소화해낸다. 찰리 채플린이나 버스터 키튼이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전면에 내세운다면, 박정범 감독은 주인공이 느끼는 피로와 고통을 관객에게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끌어들인다. 

박정범 감독은 연세대 체육교육과에 재학 중인 시절, 영화 교양수업을 들으며 <사경>(2000)이라는 단편영화를 처음 연출하였다. 이 작품은 그해 연세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였고, 그 다음해에 만든 <사경을 헤매다>(2001)라는 단편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 작품을 통해 주목을 받은 그는 영화 제작사에서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쓰지만 정작 영화로 탄생하지는 못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온갖 육체노동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끊임없이 영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출품한 영화들은 영화제에서 번번이 떨어졌고, 막노동을 전전하는 생활은 약 7년 동안 계속되었다. 그러던 중 본인이 직접 연출하고 주인공 역할을 맡은 <125 전승철>(2008)이 미장센 단편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면서 박정범 감독은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되었고, 이창동 감독의 <시>(2010) 제작 현장에서 조감독 역할을 맡는 행운을 얻었다.

<시>의 조감독 활동 중에 쓴 <무산일기>의 시나리오는 동국대 영상대학원 졸업작품으로 제작되었고, <무산일기>는 국내·외 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으며 다수의 상을 수상하였다. 이창동 감독의 영향을 받은 그의 작품은 사실주의적인 스타일을 통해서 탈북자 전승철의 삶을 아주 담담하게 그려내었다. 실제로 위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본인의 친구 ‘전승철’을 표현하기 위해서 그는 주인공 역할을 직접 맡았다. 그 이후 전주국제영화제 숏!숏!숏!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단편 <일주일>(2012)에서도 그는 주연 및 연출을 맡았고, 올해 개봉한 두 번째 장편영화 <산다>에서도 막노동을 통해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청년 ‘정철’을 연기하였다.

박정범 감독은 ‘결국 어떻게든 살아간다’는 의식 속에서 영화를 만든다. 그는 주인공들이 경험하는 냉혹하고 처절한 삶을 표현하기 위해서 스스로 배우를 자처하고 스크린 안에 뛰어든다. 하지만 그 세상은 고단한 육체노동과 폭력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그는 영화 속에서 정말로 고된 일을 수행하고, 맞는 척이 아니라 정말로 구타를 당한다. 이것은 ‘정말 그런 것처럼 따라하는’ 연기가 아니라 현실을 실제로 구현하는 과정에 가깝다. 이처럼 박정범 감독의 영화는 가짜나 단순히 그럴듯해 보이는 것들을 완전히 배제시킨다. 이것이 바로 박정범 감독이 추구하는 사실적인 영화의 기본 조건이며, 동시에 본인 스스로가 연기를 자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3. 조현철



<차이나타운>(2015)에서 지적 장애인 ‘홍주’역을 맡은 배우를 기억하는가? 그가 바로 <두근두근 영춘권>(2010)에서 박희본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던 배우이자 <척추측만>(2009)을 연출한 감독 ‘조현철’이다. 영화 속 그의 모습은 항상 뭔가 어눌하면서도 약간 덜 떨어진 느낌이 많이 난다. 재미있는 것은 그 와중에 또 그런 연기가 매우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영화 속 어눌한 모습과는 달리 조현철은 영화계의 수재라고 불리는데, 서강대 인문학부를 다니던 그가 한학기만에 자퇴서를 내고 전부터 가고 싶어 했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들어갔다는 것만 보아도 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학교에서 연출을 전공하였기에 연기를 전문적으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2009년부터 많은 단편영화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무뚝뚝하면서도 매력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윤성호 감독의 <두근두근 영춘권>에서는 박희본 배우와 함께, 김수지 감독의 <잠복기>(2010)에서는 지금 ‘응답하라 1988‘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배우 이민지와 함께, 최아름 감독의 <영아>(2012)에서는 동문이자 <차이나타운>에서 맹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김고은과 함께 출연하며 남다른 여배우 복을 자랑하기도 했다.

조현철은 연기뿐만 아니라 연출로도 이미 인정받은 인물이라 할 수 있는데, 주요 연출작으로는 <척추측만>, <로보트:리바이벌>(2015), <뎀프시롤:참회록>(2014) 등이 있다. 특히 직접 주연을 맡은 <척추측만>은 제 36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수상하기도 하여 감독으로서의 면모를 확인시켜주는 기회가 되었다. 그는 현재 <뎀프시롤:참회록>의 장편화를 위해 공동 각본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소속사 ‘프레인TPC’에 들어가게 되어 양익준, 김무열, 류승룡과 한솥밥을 먹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친형이자 힙합 뮤지션인 매드클라운의 뒤를 이어 승승장구할 모습을 기대해본다. 




4. 구교환



감독 겸 배우, 구교환. 그는 서울예술대학 영화과를 나와 2008년 <아이들>과 <죽기 직전 그들> 등을 통해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가리지 않고 많은 작품들에 참여하여 그만의 독특한 연기를 선보였고, 2011년에는 대변 대신 거북이를 배설하는 영화 <거북이들>에서 처음으로 연출과 주연을 맡아 제 13회 정동진 독립영화제에서 땡그랑 동전상을 수상하는 등, 연출력과 연기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거북이들> 이후에도 그는 연출과 연기를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멈추지 않았으며, 2014년부터는 <4학년 보경이>를 통해 이옥섭 감독과 함께 작업을 시작하여 <오늘영화>(2014), <방과 후 티타임 리턴즈>(2015)를 통해 연이어 공동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배우로서의 구교환은 아주 독특한 캐릭터이다. 각진 얼굴과 개성 있는 헤어스타일, 그리고 그만의 특유한 하이톤의 목소리는 예상 외로 신선한 조화를 이루고, 그의 맛깔 나는 연기는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한다. <웰컴 투 마이 홈>과 <왜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2013)는 유쾌한 그의 모습이 아주 잘 나타나있는 작품으로, <왜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는 13회 미장센 단편영화제에서 희극지왕 최우수상을 타게 되면서 그만의 색채를 인정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감독으로서의 구교환은 배우로서의 구교환에서 나온 느낌이 강하다. 대체로 우연적인 것들로 구성이 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 많은데, 감독으로서의 구교환도 그러한 우연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우연성에 기반을 둔 연출과 연기가 관객들로 하여금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지게 하는 하나의 장치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옥섭 감독의 <라즈 온 에어>(2012)를 보고 그녀의 작품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그녀와의 작업들은 구교환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4학년 보경이>에서부터 오늘날 서울독립영화제 개폐막 영상 연출자로 선정되기까지, 둘은 서로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감독 겸 배우로서의 구교환이 이를 통해 영화계에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감독 겸 배우로서 활동하는 것은 그렇게 함으로써 영화의 매력을 모두 느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감독으로서의 고충을 모두 이해하고, 좀 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들로 인해서 한국영화의 미래가 더욱 밝게 빛나는 것 같다. 영화를 찍고, 찍히는 그들 양익준, 박정범, 조현철, 구교환은 그야말로 진정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아닐까 싶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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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다 


6월 8일(월) 15:00 | 9일(화) 16:50 | 12일(금) 16:30 | 14일(일) 18:30

16일(화) 16:50 종영


SYNOPSIS


“왜 난 하나도 가질 수 없는 거야?”


일한만큼 돈을 받고 그 돈으로 먹고 산다. 강원도 건설 현장 일용직 노동자로 살아가는 청년 ‘정철’의 인생은 이 한 마디로 정리된다. 그러나 이 간단한 명제가 정철에겐 언제나 문젯거리다. 임금을 떼먹고 도망간 팀장 대신에 정철에게 임금 독촉을 해대는 현장 동료들과의 충돌 속에서 부모님을 잃은 후유증으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누나, 그녀 대신 돌봐야 하는 어린 조카와 함께 이 추운 겨울을 하루하루 버텨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는 이런 악조건에서도 틈만 나면 지난 여름 홍수에 반파된 집을 고치는데……


가진 자들이 더 가지려고 발버둥치는 현실에서

더 이상 빼앗길 것도 없는 한 남자의 끈질긴 살 길 찾기!



Information.

제목: 산다

영제: Alive

각본/감독: 박정범

제공: 산수벤처스㈜, (재)전주국제영화제

공동제공: 오퍼스픽쳐스(유)

제작: 세컨드윈드필름, (유)산다문화산업전문회사

배급: 리틀빅픽처스

출연: 박정범, 이승연, 박명훈, 신햇빛

개봉: 2015년 5월 





 명령불복종 교사 



6월 17일 (수) 17:00 | 6월 24일 (수) 10:30 종영


 SYNOPSYS 


2008년 10월 13일. 초등 6학년, 중등 3학년, 고등 1학년을 대상으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일명 일제고사)가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이 시험을 앞두고 일부 교사가 학부모들에게 ‘담임편지’를 보낸다.

‘담임편지’에는 일제고사가 아이들과 교육현장에 미칠 교육자로서의 우려와

일제고사를 원치 않을 경우 체험학습을 선택할 수 있다는 안내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일부 학생과 학부모가 이 시험 대신 체험학습을 선택했다.

이 후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을 허락했다는 이유’, ‘이 시험의 선택권을 알렸다는 이유’ 그리고 ‘국가공무원으로서 국가의 명령에 불복종했다는 이유’로 해임, 파면의 중징계를 받게 된다.



 INFORMATION 

제목:           명령불복종 교사 / The Disobeying Teachers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서동일

제작:           두물머리픽쳐스

제공∙배급:      ㈜인디플러그

상영시간:       105분

개봉일:         2015년 5월 14일

관람등급:       전체관람가

공식페이스북:   www.facebook.com/indieplug

영화제:         2014 서울독립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

                  2015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신작전 부문 초청







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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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삶이 낳은 치열한 영화<산다>인디토크(GV)


일시: 2015년 5월 23일(토) 오후 2

참석: 박정범 감독, 이병헌 감독

진행: 허남웅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도경 님의 글입니다.


4년 전 스스로 배우로도 출연한 영화 <무산일기>가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되었던 박정범 감독. 그의 신작이 개봉했다. 소수자의 거친 삶을 다루는 영화의 주제 의식도, 주인공으로 나서서 그 힘겨운 삶을 연기하는 연출도 그대로였다. 근래 개봉한 <스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병헌 감독과 함께한 인디토크에서 완성본은 5시간에 달한다는 치열한 영화 <산다>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들어볼 수 있었다.





허남웅 평론가(이하 허): 이병헌 감독님은 <산다> 어떻게 보셨나요?


이병헌 감독(이하 이): 이번에 2번째 보는 거고요. 시사회 때 보고 지금 또 봤습니다. <산다>라는 제목 자체가 <무산일기> 영화에 갖다 붙여도 무관할 것 같아요. 살아낸다는 것에 대해서 치열한 감정을 느꼈고 영화를 보고 나서 온 몸에 상처가 난 듯한 느낌이었어요. 보기만 해도 춥잖아요.

 

허: <산다>라는 제목이 참 간략하지만 관객 분들은 앞뒤에 뭔가 덧붙이고 싶을 거예요. 처음부터 <산다>라는 제목을 생각하신 건지, 그리고 이 시나리오가 50고까지 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길게 갈 수 밖에 없었는지 설명 부탁 드립니다.


박정범 감독(이하 박):  같이 사는 배우 친구가 자살을 하고 나서 그 친구를 어떻게 떠나 보내야 하는지 생각했어요. 그 때 공황장애가 와서, 왜 그렇게 된 건지 스스로 찾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해서 만든 거예요. 원래 이야기는 자살하려고 하는 형을 말리는 동생의 이야기였습니다. 쓰다 보니 계속 바뀌는 거죠. ‘산다는 게 뭐지’라는 생각으로 가서 <산다>가 됐고요. 정확하게 50고는 아닌데 50번 정도 고쳤어요. 제목도 바뀌고. 그런데 주제는 비슷했어요. ‘산다’는 게 뭔지 생각해보는. 그러다 보니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고 해서 이렇게 길어진 것 같아요.


허:  이 영화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했을 때는 3시간 15분이었잖아요, 지금은 줄어든 버전이죠. 물리적 시간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게, ‘산다’는 것이 이 영화에서 나왔듯이 고통의 시간이 아닐까 하거든요. 감독님 입장에서는 상영 시간이 중요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셨는지 궁금합니다.


박: 영화를 찍기 전에 이미 쓴 시나리오가 너무 긴 이야기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이게 만들어지는 게 가능할까 생각했어요. 몇 년간 기다린 이유는 투자사가 없어서고요. 다행히 전주 영화제에서 만들 수 있게 해주었어요. 그 기간 동안 계속 고친 거죠. 그렇다고 시간을 줄여서 고치겠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왜냐면 앞으로 이렇게 영화를 찍을 기회가 없다는 걸 저 역시 알고 있었어요. 원 영화는 5시간 정도 나오는데 그 정도 길이 영화를 평생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몇 년간 고치면서 인물이 각자 살아남고 살아가려고 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 거죠. 이 욕심이 사실 잘못된 거였어요. 아, 이게 과유불급이구나, 10년 후 감독판 DVD로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허: 이병헌 감독님은 연출자 입장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나요?


이: 박정범 감독님 영화에는 워낙 그런 장면들이 많으니까요. 저는 가볍게 엔딩 부분에 대해 말씀을 듣고 싶어요. 두 가지 설정이 있었던 것 같아요. 가로등하고 문을 마지막에 달아두는 부분이요. 저는 가로등에서 감독님이 어떤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는지 대충은 알겠는데 문은 자기 돈 받았으니까 영화적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려고 하신 건지, 그 지점이 궁금했어요.


박:  많은 사람들이 가로등에서 끝내지 왜 또 에필로그를 달아줬냐는 얘기를 꽤 하셨어요. 문을 다는 것을 앞으로 보내는 편집을 얘기하기도 하셨고요. 3시간 버전에서의 앞뒤 구조는 누군가의 문을 떼서 자기의 행복을 찾으려고 하지만 남의 행복을 빼앗아서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 이 남자의 며칠간의 기록이라고 생각했고 그 사이에 ‘산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가로등은 사람을 위해 다는 거잖아요. 빛을 달아 길이 보이게 하는 것이 저에겐 은유적인 느낌이었고, 그 길에 빛을 비추고 나서 깨달은 거죠. 내가 하나를 지켜주기 위해서 이런 일을 하다 보니 반성을 하게 되는 겁니다. 자기가 문을 뗀 기억이 난 거죠. ‘그 친구는 죽겠구나’라는 생각을 해서 문을 달아주게 되는 거죠. 저는 그런 순간이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스스로가 잘못을 반성하는 것. 그 지점이 아주 중요하고 이 영화의 에필로그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허: 이 영화가 주인공이 정철이지만 명훈이나 수연이라든지 보면서 마음 아파하고 감정 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가 많아 보이는데요, 어떤 부분에서 눈물이 났고 어떤 인물에게 감정이입이 됐는지 이병헌 감독님께 궁금하네요.


이: 저는 익숙한 감정이 하나에게 있었어요. 아빠라고 잘못 알고 찾아가는 지점에서 정철이와 하나의 뒷모습. 그리고 ‘삼촌 가자’ 했을 때의 목소리가 연기가 아닌 것 같았고 저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딸이 있어서 그런지 영화를 두 번 보면서 그 장면에서 다 울었어요.


허: 그리고 하나에게 귀를 막으라고 계속 하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철이 욕하는 목소리가 들렸을 것 같은데, 현장에서는 하나를 연기한 배우를 어떻게 설득했는지 궁금합니다.


박: 대본에는 귀 막으라는 대사가 없었는데, 촬영하면서 이 친구가 이 영화를 알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아이가 연기를 하지만 정신적으로 상처를 받을까봐. 그래서 영화 내용은 설명 안하고, ‘지금 너의 아버지가 아프다고 생각해봐’ 하면서 다른 내용으로 장면을 연기하게 시켰어요. 폭력적인 장면에서도 귀를 막으라고 하는 게 툭 튀어나온 말이었어요. 귀 막으라는 건 제가 조카가 다섯 있는데 안 좋은 것은 안 보여주고 싶잖아요. 그런 감정이었죠.

 

허: <산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눈에 익지 않은 반면 상대적으로 박희본 배우는 익숙한 배우에요. 튄다는 느낌인데 어떤 목적으로 박희본 배우님을 캐스팅하신 건지 궁금하네요.


박: 박희본 배우하고 이은우 배우는 많은 연기 경험이 있는 분이죠. 외에 배우 분들도 독립영화에 많이 출연했던 분들입니다. 오디션을 안 보고 뽑는 분들은 그 분들의 작품을 다 봤기 때문인 거죠. ‘이 영화에 맞겠다’해서 뽑았어요. 그리고 희본 씨가 사실은 시트콤 류의 연기들을 많이 했는데 그렇지 않은 모습이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희본 씨의 이미지는 차가움이었어요. 차가움과 발랄함의 이중성이 이 영화에 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아버지와의 관계에 있어서. 현장에서도 편안하게 연기하셔서 NG가 안 난 배우들 중 한 분이었어요.


허: NG는 주로 어느 부분에서 나나요?


박: 감독의 욕심이죠. 제 머릿속으로 그린 그림이 있잖아요. 현장 가면 그 그림대로 나오는 경우는 없고 그 갭을 줄여나가는데 어느 선에서 포기해야 할지 모르는 거죠. 근접한 것이 이건가 하고 테이크를 많이 가게 돼요. 사실 그렇게 한 20-30테이크 정도 가다 보면 모두가 쓰러질 것 같은 순간이 와요. 그것을 극복하면 이상한 게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거기까지 갔던 컷들이 몇 개 있어요. 진심으로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영화 끝나고 생각을 해보니 이런 분들을 다시 못 만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허: 모든 감독님들이 영화를 찍고 나서 드는 감정인 것 같아요. 이병헌 감독님이 보기에 박정범 감독님의 연기는 어떤가요?


이: 저는 배우로서도 감독님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곡괭이질과 도끼질을 너무 잘하시잖아요. 뭐죠? (웃음) 밝혀주세요.


박: 단편 영화를 혼자 찍을 때, 아시겠지만 독립영화는 혼자 다해야 하잖아요. 적으면 1-2달, 길면 3-4달 막노동을 많이 했어요. 처음에 기술이 없으니까 닥치는 대로 가서 하는 거예요. 어느 날은 하루 종일 청소만 하고 짐만 나르고 이러면서 배우는 거죠. 문짝 들고 가는 건 자신 있는 게 주상복합 아파트들은 콘크리트가 아니라 갖다가 끼우는 거거든요. 그 일을 꽤 했었어요. 그래서 지고 걷는 것을 잘 할 줄 압니다. (웃음)


이: 그런 것들에 있어서 영화의 깊이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직접 경험해 보시고 찍어서 영화의 깊이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허:  감독님은 직접 연기를 하면서 매 장면을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현장에서 객관화할 수 있는 과정이 있었나요?


박:  제가 ‘OK’를 말로 하긴 하지만 이미 현장의 스태프와 배우들이 직관적으로 그 장면이 찍히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수준에서 OK가 나오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암묵적 동의가 계속 이뤄지는 거죠. 제가 연기하면서 OK가 아닌데 너무 힘들어서 OK를 주고 넘어간 게 몇 개 있어요. 부화기 던지고 알을 깨는 장면 있잖아요. 보시면 제가 대사를 잘못해요. 버벅거리면서 말을 돌리는데 다시 할 자신이 없었어요. 그리고 때릴 때는 진짜 때리잖아요. 연기를 하고 나면 컷하고 나서 심장이 막 뛰어요, 너무 힘들어서. 그 장면이랑 누나를 방에 가두는 장면. 이 두 장면들이 테이크를 3-4번 밖에 못 갔어요. 다른 장면들은 20번 정도 갔거든요. 이미 ‘컷’하고 촬영감독을 봤는데 정직한 표정으로 날 보고 있으면 다시 가라는 얘깁니다. (웃음) 그리고 씩 웃고 있으면 정말 좋구나, 그런 거죠. 스태프들도 알아요. 배우들도 자기가 모자라면 다시 가자고 하고, 그런 가족적인 분위기의 현장이었습니다.

   

관객: 강사장 캐릭터를 실제 아버님께서 연기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여기 나오는 캐릭터들이 다들 복합적인 감정을 가졌는데 강사장도 마찬가지로 비전문배우가 연기하기엔 어려운 감정들을 표현해야 했던 것 같아요. 아버지를 캐스팅할 때 어떤 계기로 캐스팅하셨고 디렉팅을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해요.


박: 제 단편영화 때부터 같이 하셨어요. <무산일기> 때도요. 저희 아버지가 강원도 된장공장에서 혼자 일을 해요. 전문 배우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외모가 영화적으로 맞겠다고 생각해서 같이했습니다. <산다>에서는 의도적으로 분량이 많은 것을 해보고 싶었어요. 왜냐면 현장에 아버지가 있으면 여러모로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거든요. 그리고 아버지랑 같이 영화를 만드는 게 소중하고 가치 있는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도 짧은 연기라도 같이 연기하는 장면을 넣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허: 이병헌 감독님은 배우들을 캐스팅할 때 연기와 이미지 중에 어떤 점을 더 우선에 두시나요? <스물>이나 <힘내세요 병헌씨>에서는 어땠나요?


이: <힘내세요 병헌씨>와 <스물>은 좀 달랐던 것 같아요. <힘내세요 병헌씨> 때는 제가 뭘 몰라서 다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이상한 자신감 때문에, 연기 말고 이미지만 봤던 것 같아요. ‘되게 개성 있다, 저 인물을 모셔다가 내가 원하는 연기 톤은 내가 입히면 되니까’ 라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접근을 했다가 고생한 기억이 있어요. (웃음) <스물> 때는 완전히 연기 쪽으로 오디션을 많이 봤어요. 정치적으로 엮인 것도 있긴 있었지만. (웃음) 변해가는 것 같아요, 작품 할 때마다.

  

허: 이병헌 감독님, 본인의 영화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를 이야기를 함께 하셨는데 이 시간 어떠셨나요?


이: 저는 관객과의 대화에서 관객의 역할이었어요. (웃음) 그 뒤에 한 시간 반짜리 영화가 속편으로 개봉하면 어떨까, 기대가 됩니다. 여러분들이 이 영화 많이 봐주시면 빨리 개봉할 수 있을 거예요.


허: 이 영화 관련해서 GV, 인터뷰 등으로 바쁘게 보내고 계신데 촬영 당시보다 3kg 찌셨대요. 지금이 영화 찍을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편할 수 있는, 그렇지만 예민한 시기인 것도 같고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가요?


박: 글 쓰는 작업을 시작하고 있고요. 매년 새로운 영화로 찾아 뵀으면 좋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 있습니다. 근데 그렇게 생각하면 4-5년 걸리더라고요. (웃음) 저는 우울한 사회 문제를 다루는 것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에요. 이게 직업이니까 꾸준히 열심히 잘 찍겠습니다.


허: 이병헌 감독님도 차기작 들어갔나요?


이: 저는 4-5년은 아니고 2-3년이면 돼요. (웃음) 지금 작업하고 있습니다.

 


5시간의 영화를 3시간으로 압축한 감독님의 애환과 영화에 대한 애정을 두텁게 느낄 수 있었다. 사회적 약자, 소수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살기 힘든 세상에서 더 많은 관객들이 <산다>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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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



SYNOPSIS


“왜 난 하나도 가질 수 없는 거야?”


일한만큼 돈을 받고 그 돈으로 먹고 산다. 강원도 건설 현장 일용직 노동자로 살아가는 청년 ‘정철’의 인생은 이 한 마디로 정리된다. 그러나 이 간단한 명제가 정철에겐 언제나 문젯거리다. 임금을 떼먹고 도망간 팀장 대신에 정철에게 임금 독촉을 해대는 현장 동료들과의 충돌 속에서 부모님을 잃은 후유증으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누나, 그녀 대신 돌봐야 하는 어린 조카와 함께 이 추운 겨울을 하루하루 버텨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는 이런 악조건에서도 틈만 나면 지난 여름 홍수에 반파된 집을 고치는데……


가진 자들이 더 가지려고 발버둥치는 현실에서

더 이상 빼앗길 것도 없는 한 남자의 끈질긴 살 길 찾기!





<산다>줄 관람평

양지모 | '왜 사는 걸까?'를 질문하게 만드는 저력

김민범 | 괴물이 되어도 산다는 건 그 자체로 힘겹다

이도경 | 선택한 적 없지만 우리는, 산다

전지애 | 폭력적인 시대를 견뎌내는 한 남자의 이야기



<산다>리뷰

<산다> : 폭력적인 세상에서 삶을 선택한 남자의 이야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전지애 님의 글입니다.


영화 <무산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박정범 감독이 4년 만에 신작 <산다>를 선보였다. <산다>는 강원도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살아가는 청년 ‘정철(박정범 분)’의 삶을 담은 영화이다. ‘살기 어려운 세상이다’라는 문장은 현대 사회를 대표하는 문장으로 자리 잡았다. 힘들게 얻은 직장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해야 하고, 대부분의 직종들은 고강도•저임금 노동 환경 에 있다. 정철 역시 현대를 살아가는 노동자로서 고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흔히 막노동판이라 불리는 건설 현장에서 정철은 성실하게 일하지만 계속되는 임금 체불로 인해 번번이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그에게는 그가 돌봐야 할 누나 수연(이승연 분)과 그녀의 딸인 하나(신햇빛 분)도 있다. 



그러나 정철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살아가려 노력한다. 피아노를 칠 줄 아는 하나에게 피아노를 사주기 위해서, 겨울이라는 추위를 걱정할 필요 없는 필리핀으로 가기 위해서 그는 죽기 직전까지 일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정직한 노동으로 자립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정철은 체불된 임금을 대체하기 위해 동료들이 회사의 건축자재를 불법으로 팔려고 할 때, 동료들을 적극적으로 말린다. 이는 그의 정직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돈이 없으면 교활하기라도 해야 하는 세상에서 그는 착해빠진 사람이다. 



영화 내내 그의 삶은 조금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누나는 가출을 반복하고 그가 일하던 메주공장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겨울을 다가오는데 몸을 녹일 따뜻한 집조차 곧 무너질지도 모른다. 그는 집을 뒤덮고 있는 바위들을 온 몸으로 밀어내며 집을 보존하려 한다. <산다>에서 정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다운 삶을 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살아간다. 

 


삶에 대한 욕구는 누구나 갖고 있다. 영화 속 정철뿐만이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토록 폭력적인 사회에서 산다는 건 폭력을 고스란히 감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모두에겐 흉터가 존재하며 그것들은 쉽게 아물지 않는다. 영화 <산다>는 그러한 흉터를 들춰낸다. 삶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영화가 담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의 삶을 보여주는 영화 <산다>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인디플러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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