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개봉으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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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 리뷰: 낙원으로부터의 배웅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윤 님의 글입니다.




밤새 내리던 비가 그쳤다. 시골 마을의 풍경에 물기가 어렸다. 여자는 남자와 말없이 눈을 맞춘다. 둘 사이에 이별의 공기가 흐른다. 여자는 들풀이 무성히 자란 길을 따라 천천히 걷는다. 남자도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절뚝절뚝 여자를 따라간다. 여자는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하고 힐끗 남자를 돌아보기도 하고 남자가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는 것을 따라 하듯 우산에 몸을 기대 절뚝절뚝 걷기도 한다. 바람에 나뭇잎이 흩어지는 소리와 서정적인 음악이 어우러지고 두 인물은 한참을 걷는다. 보랏빛 석양이 질 무렵 남자와 여자는 조용한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다. 그들은 잠시 서로를 바라본다. 여자는 옅은 미소를 띤 채 버스에 올라탄다. 남자는 홀로 남는다.


작품에는 유난히 빈자리가 도드라진다. 생각해보면 김종관 감독의 단편들이 대개 그랬다. <사랑하는 소녀>(2003)에서 드러난 두렵고도 애틋한 감정은 부재(不在)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운디드>(2002)의 소녀는 횡단보도 건너편으로 나아간 소년의 빈자리와 함께 머무르고 <영재를 기다리며>(2005)의 카나는 꽁꽁 언 손을 애써 녹이며 오지 않는 남자친구 영재를 한참 동안 기다린다. <모놀로그#1>(2006)의 여자는 지나간 순간과 사랑하는 사람의 빈자리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다. 이처럼 김종관 감독의 단편 속 인물들은 타인의 빈자리 위에 서 있고 그 자리에서 파생된 상실감과 고독감을 앓는다. 인물들이 앓는 감정은 관객에게로 확장된다. <낙원> 또한 그러하다. 작품은 내러티브를 배제하고 감정만을 남김으로써 그것을 가능케 한다. 둘 사이의 관계와 스토리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기 보다는 그들의 감정을 보여주는 것에 충실하다. 수많은 감정이 뒤섞인 배우들의 표정, 작품 너머의 관객에게도 느껴지는 듯한 비 온 다음 날의 시원하고 촉촉한 공기, 시골의 적막한 풍경과 어우러지는 서정적인 음악은 그런 감정들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그들의 여정을 바라보며 쌓이던 감정은 여자가 떠난 뒤 선명한 고독감으로 변한다. 그들은 때론 보폭을 맞춰서, 때론 상대방의 걸음걸이를 따라하며 긴 길을 함께 걸어왔다. 비록 나란히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긴 여정의 끝에서 둘은 이별한다. 묘한 아픔이 느껴지는 미소와 함께 여자는 떠나고 남자는 정류장에 머무른다. 통증과 상실감으로 얼룩진 남자의 얼굴 위로 비눗방울이 흩날린다. 남자가 비눗방울을 발견한 장면 후에 등장하는 어린 아이와 떠나버린 여자는 <낙원>이라는 작품의 제목과 걸맞은 일종의 환상성을 부여한다.


서로가 함께했던 공간은 그들에게 낙원,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별했고 남자는 여자가 없는 낙원에 홀로 남는다. 낙원이었지만 더 이상 낙원이 아닌 공간에서 남자는 그녀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상실과 고독을 매개로 돌아오지 못할 낙원을 회상한다. 함께했던 낙원으로부터 그녀를 배웅한 그는 텅 비어버린 낙원에 한동안 머무를 것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빈자리를 목격한 관객 또한 그 자리에 머무르며 각자의 낙원을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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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플러그 <연인들> 다운로드 바로가기 >> http://bit.ly/2dhIwzm





<연인들> 리뷰: 스친 것들에 대한 기록




*관객기자단 [인디즈] 최미선 님의 글입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찰나들이 우리를 스쳐 지나갔을까. 순간은 지나가며, 지나간 것은 잊혀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지나가는 것들에 아쉬움을 느낀 김종관 감독은 스친 것들에 대해 기록한다. <연인들>은 <폴라로이드 작동법>(2004)에서부터 <올 가을의 트랜드>(2008)까지 그의 시선이 담긴 11편의 단편영화를 모은 또 하나의 새로운 영화이다. 새로운 영화라 한 이유는 11편의 영화를 단순히 만들어진 순서에 따라 배열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것은 다양한 연인들이 겪는 연애에 대한 감정의 흐름일 수도 있고 관계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방황과 긴장의 흐름일 수도 있다.





각 영화는 ‘연인’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크게 두 사람을 등장시킨다. 그들은 긴장하고 무료하며 기다리고 화가 나기도 한다. 마치 모든 연애가 그러하듯 말이다. 연애를 하면서 종종 자신의 모습이라 생각했던 것이 자신의 것이 아니었음을 혹은 경멸했던 남의 모습이 실은 자신의 것이기도 했음을 깨닫는 순간이 온다. 그러한 혼란 속에서 사람은 더욱 견고해진다. 그들이 느끼는 고독과 고민은 연인이라는 관계에서의 고민만은 아니다. 남녀 관계에서 나아가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우리는 같은 고민을 한다. 관계 속에서 서로 상처를 주고 받고 뭔가를 포기하거나 배운다.





11편의 영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짧게는 3분, 길게는 14분 남짓한 순간에 기록한다. 영화는 짧은 순간을 포착했지만 동시에 그 순간이 있기까지의 평범하기도 하고 위태롭기도 했을 과거의 시간들을 함께 담아내기도 한다. 이것이 단편영화의 매력이자 김종관 감독의 매력이다. 평범하지만 지금 나의 감성과 나의 철학을 있도록 한 과거의 순간들을 기록함으로써 잊고 있던 삶의 한 켠을 떠올리게 만든다. 얼마나 많은 순간들이 일상이란 이름아래 잊혀지고 있나. 그야말로 기억하지 않으면 잊혀질 순간에 대한 기록이다.





각각의 영화에는 대사가 거의 없다. 그저 눈빛으로 말하는 영화이다. 배우는 눈빛에 감정을 담고 감독은 그것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 섬세하고도 서두르지 않는 시선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또한 겨울이라는 계절적 배경이 자주 등장한다. 일년의 끝자락, 봄이 오기 직전의 긴장감. 인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지나갈 계절과 잊혀질 기억을 염려한다. 감독은 겨울이 가면 봄은 오기 마련이고 기억하려 한다면 지나는 것을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이자 위로를 전한다. <메모리즈>(2008)에서 말한다. ‘모든 것은 사라질 것이다. 지나는 것을 잡을 수 있는 것은 기억밖에 없다. 영화는 잊혀질 모든 것들에 대한 기억이다.’ 





<연인들>에 수록된 영화를 한편 한편 보고 있자면 최근 개봉한 <최악의 하루>라는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김종관 감독의 발자취를 따라 함께 걷는 기분이 든다. 그만큼 <최악의 하루>에는 단편영화 11편의 흔적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그 흔적들을 찾아가며 그의 영화를 관람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 같다.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그만의 감수성을 보여주는 김종관 감독. 그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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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young829.tistory.com BlogIcon 영균으 2016.10.02 11: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잘읽었습니다~ 짧은 순간순간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하네요ㅎㅎ

*포스터를 클릭하면 영화별 세부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6.09.29- 2016.10.05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할머니의 먼 집> 이소현 | 92분 | 다큐멘터리 | 전체관람가

<물숨> 고희영 | 77분 | 다큐멘터리 | 전체관람가

<왕초와 용가리> 이창준 | 80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그림자들의 섬> 김정근 | 98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최악의 하루> 김종관 | 93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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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의 고단한 하루가 건네는 위로  <최악의 하루>  인디토크(GV) 기


일시: 2016년 9월 10일(토) 오후 2 상영 후

참석: 김종관 감독

진행: 김현민 영화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전세리 님의 글입니다. (사진 제공: 김은혜 님)


어느 가을 문턱, 서촌과 남산. 하루에 세 남자를 만난 한 여자의 이야기. 그녀의 하루를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하여. 김종관 감독, 김현민 영화저널리스트와 함께 했다. 



김현민 영화저널리스트(이하 진행): 안녕하세요, 감독님. 영화 개봉 후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가요? 


김종관 감독(이하 김): 개봉 2주차까지는 GV, 그리고 주말마다 무대 인사를 했어요. 그런 것들이 정리 되어가고 있고, 다음 영화 찍은 거 후반 작업하고 있습니다.


진행: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 것 같은데, 차기작이 ‘지나가는 마음들: 더 테이블’이라는 옴니버스 영화죠?


김: 네, 옴니버스 구성인데, 제목은 <더 테이블>로 확정하고 ‘지나가는 마음들’은 떼버렸어요. <최악의 하루>가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일을 담았듯 그 작품도 마찬가지로 한정된 공간에서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일에 대한 것입니다. 카페의 한 테이블에서 벌어지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에요.


진행: 감독님은 왜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두세요?   


김: 한정적인 공간에 시간을 쓰는 장르를 좋아해요. 뿐만 아니라 두 작품 다 저예산, 작은 사이즈의 영화인데, 촬영 시 용이한 점이 있어요. 기본적으로는 저의 취향인 것 같아요. 


진행: 영화를 처음 관람한 분도 있고, 여러 번 반복해서 본 분도 이 자리에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최악의 하루>를 극장에서 두 번 봤는데, 이희준 배우가 나올 때마다 관객들이 거의 자지러지더라고요. 예상하신 반응인가요?


김: 네, 저는 운철 역이 처음부터 재미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캐스팅이 잘 안 되더라고요. 이희준 배우와는 원래 인연이 없었고 한예리 배우를 통해서 캐스팅하게 되었어요. 겨우 캐스팅했는데, 캐릭터의 재미를 잘 알더라고요. 매우 즐겁게 작업했죠.



진행: 이희준 배우와 한예리 배우는 <환상속의 그대>(2013)에서 애틋한 로맨스를 보여준 적이 있지요. 그 잔상이 남아서 그런지 둘의 회상신이 되게 애틋하더라고요. 


김: 아주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때문에 캐스팅에서 오는 재미가 많아요. 이와세 료 배우도 시나리오를 써놓고 영화를 진행하는 중에 캐스팅했어요. <한여름의 판타지아>(2015)에서의 느낌이 좋았어요. 그 영화에서는 고조 시에 머무는 한 남자였잖아요. 우연히 <한여름의 판타지아>와 어떤 연계가 생기죠. 이희준 배우와 한예리 배우는 둘이 세 편째 함께 작업을 했어요. 단편까지 하면 더 많을 텐데, <환상속의 그대>, <해무>(2014) 등의 영화를 했기 때문에 팀워크가 맞아요. 서로 관계가 다져진 사람들끼리의 재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진행: 두 배우가 함께한 장면은 밀도 있고 팽팽한 느낌을 준다고 해야 할까요? 카페신에서 희대의 명대사들이 터져 나왔잖아요. “저 행복해지지 않으려고요”, “진실이 어떻게 진심을 이겨요?” 등의.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있거든요. 저는 그 시퀀스 구성이 재미있었던 게, 사운드가 좋았어요. 잔잔한 노래가 분위기와 잘 맞았고. 진심을 보이기 전 운철이 구구절절 이야기 할 때는 카메라가 앞에서 모습을 비추는데, 은희를 보여줄 때는 오버 숄더로 보여주더라고요. 운철이 진심을 얘기해야 할 때 앵글은 은희 어깨를 걸고 앞모습을 비추거든요. 무섭기도 했어요. 정면을 보는 순간이잖아요. 저 사람의 진심을 만나야 하는 순간인가 싶어 그 앵글이 좋더라고요. 


김: 적은 회차로 영화를 찍었어요. 16회 차로 장편을 찍었으니, 16일 동안 찍었다는 거예요. 보통 상업 영화는 4-50회 하죠. 이희준 배우는 특별출연이에요. 특별출연 의향도 원래 있었지만, 3일 찍었으니 특별 출연이 맞지 않냐고 말씀하셔서 그렇게 하게 됐죠. 그럼에도 출연 분량이 굉장히 많아요. 어쨌든 그 카페 장면도 하루 동안 찍었어요. 빨리 찍으면서 작전을 잘 짜야 했어요. 대화신이 길기 때문에 앵글의 방향을 감정에 맞추어 배우마다 포인트를 줬어요. 편집할 때도 집중했고요. 


진행: 미묘하게 회상하는 장면이 있지요. 그 회상신은 여름이고, 현재는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인 것 같아요. 톤이 다른데, 그 톤은 어떻게 잡으셨나요?


김: 하루 동안의 일을 그리지만, 그 장면만 유일하게 플래시백이죠. 그 플래시백 삽입이 운철과 은희 사이의 통속적, 비극적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것 같아요. 나이 들며 관계에서 종종 느껴요, 욕하지 않고도 자기를 포장하는 비겁함 같은 것. 그런 것에 대한 쓸쓸함이 있는데, 정작 좋았던 모습을 보여주면 비극이 재미있게 잘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 장면을 통해 세 남자에 따라 바뀌는 은희의 성격이 입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겠다 생각했고요. 남산의 어떤 숲길을 걸어가며 좋았던 일을 회상하기 때문에 설레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요.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진행: 굉장히 섹슈얼한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덩치 차이가 큰 데서 오는 긴장감도 있고. 다들 감상이 다를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 이 영화가 편안하게 따라가는 영화인가 싶다가 무서워졌어요. 인터뷰 장면에서 현경(기자)은 료헤이에게 왜 주인공들을 괴롭히느냐 물어보죠. 그러나 료헤이가 각성 된 듯 정신을 차려보니 자리에 현경이 없고요. 그리고 료헤이는 어딘가로 향하는데, 그것이 은희가 있는 남산이에요. 누군가를 찾고 있는 듯 한 눈빛으로 은희를 마주치죠. 저는 이것이 작가가 자신의 등장인물을 만나러 가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곤경에 처한 주인공을 만나 그를 위로하려고 하는 작가의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인물이 하루 동안 어떤 일을 겪었는지 들어주고 은희는 결국 이름을 이야기하고 춤까지 보여줘요. 그 장면들이 인상 깊었어요. 이 영화는 작가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구나 생각했어요. 


김: 두 가지 관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라 의도는 했죠. 은희의 관점에서 흘러가는 것과 료헤이 자체의 이야기. 연기를 하는 배우와, 창작을 하는 작가라는 ‘허구’라는 테마. 은희가 거짓말을 하지만, 보편적인 어떤 성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관계에 따라 성격을 바꾸는 부분이 저에게도 있고. 사람들마다 관계에 처한 위치가 다르죠. 그리고 한예리 배우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어요. “은희는 만나는 사람마다 원하는 역할을 연기해주는 것 같다. 자기가 없는 사람 같다.”라고. 저는 그게 일면 맞다 생각해요. 나 또한 관계에 솔직한 사람일까 생각했어요. 제가 사람 관계에는 미숙해도 작업을 통해서는 솔직하고자 노력했어요. 경험을 투영하는 솔직함이 아니라 창작 작업 안에는 저보다 더 솔직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죠. 그것까지 범주를 확장 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은희 이야기로 읽힐 수 있고, 또는 료헤이의 자전일 수 있고. 확장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을 의도하려 했죠. 


진행: 초고를 2014년 겨울에 4일 만에 쓰셨다고 들었어요. 그때 상태가 궁금해요.

 

김: 주인공 가운데 누구와 가깝냐 물어보면 은희라고 해요. 사람들은 관계마다 성격을 바꾸고 끝없는 방황을 하며 살잖아요. 이것을 쓸 때는 은희처럼 살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런 모티프를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일상의 패턴들을 가지고 그 안에 등장인물을 넣고 이야기하다 보니 금방 써졌죠. 



진행: 감독님은 단순한 일을 간단하게 쓰고 싶다 하셨는데, 결과적으로 복잡한 층위를 가진 영화가 된 것 같아요. 그런 작품들은 오히려 쓸 때는 빨리 써진다고 생각해요. 힘을 빼고 쓰면 심오한 층위들이 쌓이는 것 같고요. 은희가 모습을 바꾸고 거짓말까지 하는 건 사랑 받기 위함인 것 같아요. 은희가 남자친구 만나러 갈 때는 머리를 풀고 운철 앞에서는 묶고 있는데, 그것에도 의도가 있나요?


김: 은희의 심리를 따라가는 거에요. 은희가 미묘한 톤으로 성격을 바꾸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강조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진행: 이야기는 크게 료헤이와 은희를 따라가요. 기본적으로 가지고 가는 정서가 연민 같아요. 그 연민은 둘 다 온종일 밥을 먹지 않는데서 나오는 것 같고요. 그들이 차만 마시고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정보 때문에 더욱 고단하다 생각돼요. 


관객: <조금만 더 가까이>(2010)의 주연도 운철과 은희로 이름이 같아 흥미롭습니다. 그에 대한 의도가 있나요? 


김: 제가 이름 짓는 것을 싫어해요. 근데 은희라는 이름에는 무언가 있는 것 같아요. 정유미 배우가 맡은 은희와 지금의 은희는 달라졌는데, 비슷한 점은 있어요. <더 테이블>에서 한예리 배우가 은희로 나오고 거기서는 그냥 거짓이 아니라 전문적인 사기를 쳐요. 개봉은 내년 봄일 것 같아요.


관객: 영화 카피는 ‘폭발직전의 여름로맨스’인데, 해피엔딩을 겨울로 설정하신 이유가 뭔가요? 은희는 여름을 싫어한다고도 했는데. 


김: 폭발직전의 여름로맨스라고는 하지만, 작년 오늘이 크랭크인 날이었어요. 9월 말까지 찍었고 초가을 배경이었죠. 배우들도 후드티를 입고 있잖아요. 개봉 시점이 여름이어서 여름이라고 한 거죠. 바람도 좋고 햇빛도 좋은 가을의 느낌이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은희는 다양한 감정으로 걸어요. 눈 내리는 길을 걷는, 끝도 없이 가는, 방황하는 한 여자. 어딘가 외로운 모습을 가지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해피엔딩을 바라는 긍정이 있되, 그 속에는 쓸쓸한 한 인간으로서의 심리가 있어요. 그것이 겨울의 느낌과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진행: 시나리오 외에 다른 글도 쓰시잖아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깊은 애정이 있으신 것 같아요. 행복과 슬픔, 밝음과 어둠이 함께 가는 일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욱 작가에 대한 영화 같아요. 마지막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김: 많은 사람들이 보게끔 하고 싶었어요. 오신 분들이 전파자가 되기를 바라며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그렇지만 영화는 영화이고, 영화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영화와 친구가 되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관계의 복잡다단한 층위부터 창작자의 태도까지. 그 고민의 시간을 오롯이 아우르고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관객은 은희가 맺은 관계에 어떤 서늘함을 느끼게 되지만, 이 담백한 초연함이 때로는 나를 더욱 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관객은 온종일 은희의 긴장을 따라가지만, 그 하루의 끝에는 이완 되는 감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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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클릭하면 영화별 세부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6.09.22- 2016.09.28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왕초와 용가리> 이창준 | 80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그림자들의 섬> 김정근 | 98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범죄의 여왕> 이요섭 | 103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최악의 하루> 김종관 | 93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서울역> 연상호 | 93분 | 애니메이션 | 15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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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악의 하루줄 관람평

이다영 | 김종관 감독만의 시선으로 잔잔히, 또 가득히 메워지는 섬세한 틈. 긴 기다림이 전혀 아깝지 않았던 신작.

상효정 | ‘최악’의 하루 안에 담긴 ‘최선’의 마음

이형주 | 남산의 햇빛. 뚜벅뚜벅. 곰방와~

최미선 | 최악이라 생각했던 하루를 적어낸 남의 일기 같은 나의 이야기

전세리 | 언덕을 오르는 우리 '은희', 그녀가 도착할 그 어느 날.





 <최악의 하루리뷰: 거짓과 진실 사이, 그 순간순간의 감정들



*관객기자단 [인디즈] 상효정 님의 글입니다.


늦여름이 되면 햇살이 따듯하게 느껴지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순간이 온다. 가지 않을 것 같은 무더위도 한풀 꺾이게 된다. 그렇게 서늘한 바람에 몸을 맡기고 따라간 그 하루의 끝에선 과연 무엇을 만나게 될까. 김종관 감독의 <최악의 하루>는 바로 그 순간들, 한 여자의 하루 안에 담겨진 감정들을 그려내고 있다. 



영화는 서촌과 남산이라는 두 곳의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하면서 하루 동안 ‘은희’(한예리 분)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자기만의 호흡으로 풀어낸다. 이로 하여금 서촌의 골목길 사이사이, 커피향이 느껴지는 카페, 그리고 푸른 잎사귀 가득한 남산의 소소하고 일상적인 모습들이 시간의 서사에 잘 녹아들게 한다. 그 가운데 서로 얽히게 되는 관계들과 툭툭 던져지는 위트 있는 대사들이 더해지면서 한 편의 풍경 같은 장면들이 인상 깊게, 그리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진짜라는 게 뭘까요, 사실 다 솔직했는걸요” 

만나는 상대에 따라 머리를 묶기도 풀기도, 존댓말을 쓰다가 반말을 쓰다가, 또는 영어를 쓰며 변하는 은희. 거짓과 진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최악의 하루를 보내는 그녀이지만, 영화는 결코 은희를 마냥 찌질하거나 미운 여자로 그리지 않는다. 그녀의 대사에서 거짓과 진실 사이에 숨겨진 감정들이 느껴진다. 사람을 속이는 직업을 가졌다며 일종의 연극을 하는 그녀.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그녀는 매순간 최선을 다했고 진심을 다했다. 그렇게 그녀는 무대 위의 상대방이 누군지에 따라 달라졌고 호흡을 맞추었다. 



한편 주목해볼 점은 그녀가 오늘 처음 만난 남자 역의 일본인 소설가, ‘료헤이’(이와세 료 분)다. 그는 영화의 시작과 마지막을 장식하며 감독의 말을 대신 전한다. “내가 이해하는 사람들입니다”라는 그의 대사에서 짐작할 수 있듯, ‘당신들을 속이려면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은희와 전에 만났던 뻔뻔한 남자 ‘운철’(이희준 분), 지금 만나는 유난스러운 남자인 ‘현오’(권율 분) 모두 우리 주변에 있는, 어쩌면 ‘나’인지도 모를, 우리가 이해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였을까. 그녀는 거창한 수식이 존재하지 않는 몸짓으로 그에게 대화를 건넨다. 곧이어 그녀의 언어에 답이라도 하듯 료헤이는 그의 언어인 소설을 들려준다. 



소설 속 주인공들을 위기에 몰아놓고 구해주지 않았던 소설가는 이제 앞으로 이야기의 끝을 해피엔딩으로 맺으려 한다. 여름만을 기억하고 있는 그녀 앞에 여름이 아닌 다른 계절을 그려낸다. 그렇게 그는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늦여름에 불어오는 바람이 지난 시간들을 어루만지듯 위로의 단어를 건넨다. Happy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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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9일(목) 14:30

9월 30일(금) 16:30

10월 1일(토) 19:40

10월 2일(일) 16:20

10월 3일(월) 12:30

10월 4일(화) 11:00

10월 5일(수) 20:00

10월 6일(목) 14:10

10월 7일(금) 18:10

10월 8일(토) 10:40 | 16:00

10월 9일(일) 14:40

10월 10일(월) 16:00

10월 11일(화) 14:10 | 19:40

10월 12일(수) 18:10

10월 15일(토) 14:10

10월 16일(일) 16:10

10월 17일(월) 14:20

10월 19일(수) 16:10

10월 22일(토) 14:40

10월 30일(일) 13:10 종영







 예매하기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 예스이십사 http://bit.ly/an5zh9

● 네이버 http://bit.ly/OVY1Mk

● 다음 http://bit.ly/1srfYBx





 인디토크(GV) 



<최악의 하루> 인디토크(GV)

● 일시: 2016년 9월 10일(토) 오후 2시 상영 후

● 참석: 김종관 감독

● 진행: 김현민 영화저널리스트





 예매이벤트 




온라인 예매 후 <최악의 하루>를 관람하시면 추첨을 통해

도서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 (5명), <최악의 하루> 능소화 에코백 (5명), 이니스프리 화산송이 클레이 무스 마스크 (5명)  를 드립니다.


 기간: ~ 9/7(수) 예매분까지 (온라인 예매 시 자동 응모)

● 발표: 9/8(목) 개별 연락





 INFORMATION 


제목: 최악의 하루

각본/감독: 김종관

출연: 한예리, 이와세 료, 권율, 이희준(특별출연)

제작: ㈜인디스토리

제공/배급: CGV 아트하우스

개봉일: 2016년 8월 25일

영화제: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경쟁

제38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메인경쟁 국제비평가연맹상(FIPRESCI) 수상 




 SYNOPSIS 


‘어떻게 오늘, 이래요?’

늦여름 서촌의 어느 날, 배우 지망생 은희(한예리)는  연기 수업을 마치고 나오다 길을 찾는 일본인 소설가 료헤이(이와세 료)를 만난다. 말은 잘 안 통하지만 이상하게 대화가 이어지는 료헤이와 헤어진 후 은희는 드라마에 출연 중인 남자친구 현오(권율)를 만나러 촬영지인 남산으로 향한다.  그리고 같은 시간, 한 때 은희와 잠깐 만났던 적이 있는 남자 운철(이희준)은 은희가 남산에서 올린 트위터 멘션을 보고 은희를 찾아 남산으로 온다. 오늘 처음 본 남자, 지금 만나는 남자 그리고 전에 만났던 남자까지 하루에 세 명의 남자를 만나게 된 은희.

과연 이 하루의 끝은 해피엔딩일 수 있을까?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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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클릭하면 영화별 세부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6.08.25- 2016.08.31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그림자들의 섬> 김정근 | 98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범죄의 여왕> 이요섭 | 103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최악의 하루> 김종관 | 93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서울역> 연상호 | 93분 | 애니메이션 | 15세이상관람가

<시발, 놈: 인류의 시작> 백승기 | 7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예매 안내 (실시간 예매 가능)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 예스이십사 http://bit.ly/an5zh9

● 네이버 http://bit.ly/OVY1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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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목: 최악의 하루

각본/감독: 김종관

출연: 한예리, 이와세 료, 권율, 이희준(특별출연)

제작: ㈜인디스토리

제공/배급: CGV 아트하우스

개봉일: 2016년 8월 25일

영화제: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경쟁

제38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메인경쟁 국제비평가연맹상(FIPRESCI) 수상 




 SYNOPSIS 


‘어떻게 오늘, 이래요?’

늦여름 서촌의 어느 날, 배우 지망생 은희(한예리)는 연기 수업을 마치고 나오다 길을 찾는 일본인 소설가 료헤이(이와세 료)를 만난다. 말은 잘 안 통하지만 이상하게 대화가 이어지는 료헤이와 헤어진 후 은희는 드라마에 출연 중인 남자친구 현오(권율)를 만나러 촬영지인 남산으로 향한다. 그리고 같은 시간, 한 때 은희와 잠깐 만났던 적이 있는 남자 운철(이희준)은 은희가 남산에서 올린 트위터 멘션을 보고 은희를 찾아 남산으로 온다. 오늘 처음 본 남자, 지금 만나는 남자 그리고 전에 만났던 남자까지 하루에 세 명의 남자를 만나게 된 은희.

과연 이 하루의 끝은 해피엔딩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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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목: 최악의 하루

각본/감독: 김종관

출연: 한예리, 이와세 료, 권율, 이희준(특별출연)

제작: ㈜인디스토리

제공/배급: CGV 아트하우스

개봉일: 2016년 8월 25일

영화제: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경쟁

제38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메인경쟁 국제비평가연맹상(FIPRESCI) 수상 




 SYNOPSIS 


‘어떻게 오늘, 이래요?’

늦여름 서촌의 어느 날, 배우 지망생 은희(한예리)는  연기 수업을 마치고 나오다 길을 찾는 일본인 소설가 료헤이(이와세 료)를 만난다. 말은 잘 안 통하지만 이상하게 대화가 이어지는 료헤이와 헤어진 후 은희는 드라마에 출연 중인 남자친구 현오(권율)를 만나러 촬영지인 남산으로 향한다.  그리고 같은 시간, 한 때 은희와 잠깐 만났던 적이 있는 남자 운철(이희준)은 은희가 남산에서 올린 트위터 멘션을 보고 은희를 찾아 남산으로 온다. 오늘 처음 본 남자, 지금 만나는 남자 그리고 전에 만났던 남자까지 하루에 세 명의 남자를 만나게 된 은희.

과연 이 하루의 끝은 해피엔딩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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