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 랜드가 원더드에게 '썸머 프라이드 시네마 - 단편1: 하드보일드 랜드'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7년 7 28일(금) 오후 7 30분 상영 후

참석 <소문의 벽> 노다해 감독, <아이 돈 케어> 강우 감독, <낮달> 이원영 감독, <기억부검> 박규택 감독

진행 김조광수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현재 님의 글입니다.



최근 들어 퀴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많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퀴어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를 가지고 있다. 영화 또한 퀴어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다양한 퀴어 영화가 나오고 있으나 여전히 소수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각자의 목소리로 다양하게 편견과 선입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네 편의 영화들을 만나 보았다. 이들 또한 다른 사람들처럼 각자의 고민 속에서 나름의 해결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조광수 감독(이하 진행): 네 감독님들, 오랜만에 영화 보셨을 거 같습니다. 소감 부탁드립니다.



<기억부검> 박규택 감독: 오랜만에 큰 스크린으로 봤습니다. 만든 사람 입장에서 재밌을 때도 있고 지루할 때도 있고 부끄러울 때도 있습니다.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데 오늘은 떨립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아이 돈 케어> 강우 감독: 저도 많은 감정이 듭니다. 너무 막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소문의 벽> 노다해 감독: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지금 찍으면 더 잘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쉬운 점이 자꾸 보이는 것 같습니다.



<낮달> 이원영 감독: 한 2년 만에 큰 스크린으로 볼 기회가 생겨 너무 좋았습니다. 저도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진행: 이 영화들에 어떤 공통점이 있는 거 같아요. 편견 때문에 생기는 사람들의 시선과 관련된 것 같습니다. 소재는 다르지만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문의 벽>에는 클로즈업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영화를 찍기 전에 콘티 작업을 하면서 어떻게 찍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거 같은데 클로즈업을 유달리 많이 사용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소문의 벽> 노다해 감독: 너무 오래 전 일이어서 힘들었다는 느낌만 남아있습니다. 자세한 것들은 기억나지 않는데 감정을 다루는 영화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영화에서 공간 자체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대체로 클로즈업으로 찍었던 것 같습니다.


 

진행: <아이 돈 케어>는 다큐멘터리에요. 퀴어영화 중에 다큐멘터리가 많진 않아요. 본인이 커밍아웃을 하고 자신을 드러내야만 찍을 수 있는 거니까요.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많지도 않거니와 이런 솔직한 사적 다큐멘터리라면 더욱 그럴 거 같아요. 찍는 데 있어 어려움은 없었나요?


<아이 돈 케어> 강우 감독: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도 많지만, 소수자들 내에도 편견들이 있어요. 그걸 찍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고자 했는데 주인공 분께서 선뜻 해주었습니다. 한 보름 정도 따라다닌 것 같아요. 이 영화를 고마워해줘서 다행히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소스들을 사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가해자의 목소리를 녹음한 레코드, 자살하고 싶은 순간에 누군가와 통화를 한 기록 등은 쓰지 못했습니다.



진행: <낮달>은 중간에 모텔 장면을 롱테이크로 찍었습니다. 그렇게 찍기로 결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롱테이크는 감독도 힘들지만 배우에게도 힘든 작업이잖아요.



<낮달> 이원영 감독: 영화에서 제대로 드러났는지 모르겠지만, ‘동재’가 ‘선기’에게 사과하러 찾아오는 상황이었어요. 그리고 동재가 선기를 만난 건 선기가 제대하기 직전이라는 설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재가 2년이라는 시간을 혼자 버티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려 선기를 찾아온 거였고요. 그리고 그 사과를 하는 장소가 모텔 방이었어요. 리얼타임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촬영을 하기 전에 배우들도 모텔 장면에 대해서 걱정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래서 실제로 배우 두 명과 술을 함께 마시고 촬영에 들어갔어요. 저는 괜찮았지만 배우들은 취한 상태였어요. 중국집 장면에서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해서 계속 술을 마시며 연기를 했어요. 그래서 배우 분들께 미안한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진행: 2년이라는 대사가 그냥 군 생활 2년이 아니라 자기가 버틴 2년의 시간이었군요. 저도 <친구사이?>를 찍을 때 술 마시는 장면이 있었는데, 마음에 안 들어서 진짜 술을 마시고 촬영에 들어간 적이 있어요. 근데 술에 취해 꼬장을 막 부려서 어려웠던 경험이 있습니다.(웃음) <기억부검>을 보면서 이 영화는 어떻게 끝날까 하는 걱정이 있었어요. 결말은 어떻게 결정된 건가요?



<기억부검> 박규택 감독: 시나리오를 중간 정도 쓰고 나니까 결말을 어떻게 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저 결말이 생각났어요. 그 순간, 이것 밖에 방법이 없겠구나 싶었어요. 그 때부터는 시나리오가 풀리더라고요.


 

진행: 굉장히 민감한 이야기를 여러 개 담고 있어서 어떻게 끝날지 예상이 안 됐어요. 성폭행, 아웃팅, 종교 같은 민감한 소재들이 한 영화에 다 들어가 있죠. 한꺼번에 다루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요?



<기억부검> 박규택 감독: 평소에 흥미롭게 생각했던 소재들을 다 모은 거 같아요. 그 때 당시에는 모으지 않으면 뭔가 풀리지 않을 거 같아서 한꺼번에 무리해서 다루지 않았나 싶습니다.


 

관객: <낮달>의 이원영 감독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아까 이야기해주신 장면 외에 또 의미를 가진 장면이 있나요?



<낮달> 이원영 감독: 개인적으로 중국집 장면에서 선기가 원재에게 너는 끝까지 살아서 행복해져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을 좋아합니다. 연출자의 입장에서는 모든 장면이 다 소중하고 중요한 거 같습니다.



관객: <소문의 벽>의 노다해 감독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지원’이 ‘민영’을 좋아하고 ‘은하’가 민영을 계속 찾아옵니다. 그래서 은하가 민영을 좋아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은하가 지원에게 자기가 연애 상담 잘 한다고 할 때 그 생각에 확신이 가더라고요. 근데 그게 아니었고요. 혹시 은하가 지원에게 연애 상담 잘한다고 말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소문의 벽> 노다해 감독: 주변에서 그 질문이 굉장히 많았어요. 처음에 시나리오를 쓸 때 의도했던 건 아니었어요. 근데 은하라는 캐릭터를 ‘소문’이라는 것과 비슷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사실 저도 은하의 생각은 뭐였는지 잘 모르겠어요. 만약 관객 분께서 삼각관계로 보셨다면 그게 맞는 거 같아요.


관객: <소문의 벽> 노다해 감독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지원이 민영에게 ‘너를 좋아한다’고 말해서 민영을 한 번 떠보는데 진짜로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해요. 이런 디테일한 표현을 위해서 어떤 공을 들였는지 궁금합니다.


<소문의 벽> 노다해 감독: 이 영화는 지원의 감정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클로즈업이 많았어요. 지원이 민영을 계속 떠보는 것이 소문에 대처하는 지원의 방식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지원은 자기감정에 대한 확신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진짜로 민영을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친한 친구로 지내고 싶은 건지. 이런 상태를 대사로는 표현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의도를 한 건 아니었는데 클로즈업을 많이 사용하게 된 것 같아요.



진행: 네 분의 감독님이 또 어떤 영화를 찍을지 궁금해집니다. 지금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할 것인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기억부검> 박규택 감독: 웹드라마 촬영에 들어갑니다. 8월 안에 올라갈 거예요. 그리고 2명의 남자가 주인공인 단편을 하나 기획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이 돈 케어> 강우 감독: 최근에 퀴어영화를 하나 찍었습니다. 퀴어 느와르입니다. 퀴어랑 느와르랑 잘 붙을지 모르겠습니다. 



진행: 퀴어랑 느와르는 완전 잘 붙죠. <무간도>, <불한당>은 퀴어 중에 퀴어죠. 남들 보기에 다 사랑인데 본인들만 우정이라고 우기는 영화가 느와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소문의 벽> 노다해 감독: 사실 <소문의 벽>이 마지막 연출이고 지금은 촬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아카데미 촬영전공으로 들어가서 졸업을 했어요. 기회가 되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면 연출로 돌아오겠습니다.



<낮달> 이원영 감독: 얼마 전에 촬영을 마쳐서 후반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퀴어적인 요소가 있어요. 꼭 여러분께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고 다양한 이야기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퀴어영화를 만드는 것은 사람들에게 단순히 자신의 세계를 그려내는 것을 넘어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세상은 여전히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퀴어가 동성애가 아닌 멜로로 불릴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이들도 여전히 그들이 보고 겪은 사랑을 그리며 자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낼 것이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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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죽지 않는다  <그들이 죽었다>  인디토크(GV) 기


일시: 2015년 12월 11일(금) 오후 7시 30분

참석: 백재호 감독 | 배우 김상석, 이화

진행: 김조광수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추병진 님의 글입니다.


<그들이 죽었다>는 백재호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배우로서 연기 활동을 하다가 (심지어 단편도 아닌 장편영화) 연출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점에서 백재호 감독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끈기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일 것이다. 그동안 백재호 감독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온 김상석 배우와 <그들이 죽었다>에서 감초 같은 역할을 맡은 이화 배우를 모시고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조광수 감독 (이하 진행): 첫 연출작을 극장에서 개봉하게 된 소감이 어떠신가요?


백재호 감독 (이하 백): 영화를 만들고 극장에서 상영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로 어려운 일인지는 몰랐어요. 관객 분들을 극장으로 모시는 게 엄청나게 힘든 일이더라고요. 어쨌든 제가 처음에 영화를 찍으면서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어서 저는 지금 이 상황이 만족스럽고 행복합니다. 이 영화를 만들 때처럼 열심히 해야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아서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진행: 페이스북을 보니까 어제 서울에 있는 거의 모든 상영관을 돌아다니셨더라고요. 피곤하거나 힘들지 않으세요?


백: 저는 관객 분들을 실제로 뵙고 인사도 드리고 싶어서 즐겁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진행: 김상석 배우님은 이 영화에서는 배우로 연기만 하셨지만 그 전에는 연출(<별일 아니다>)도 하셨잖아요. 연출과 연기를 함께하면 힘들지 않으세요? 


김상석 배우 (이하 김): 힘들지 않은 이유가 저희를 찾아주는 곳이 그렇게 없어서,(웃음) 시간이 많이 비어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러느라 딱히 힘들지는 않아요. 저희가 뜻하지 않게 연출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이게 정말 만만한게 아니구나’, ‘한번 슬쩍 해보고 그만 둘 수는 없구나’ 라는 것을 저도 그렇고, 백재호 감독님도 느꼈어요. 그런 면에서는 어렵기도 해요. 예전에는 치기어린 마음에 ‘사람들이 왜 이렇게 나를 안 찾아주지?’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영화를 만들어보니까 저희가 어떤 면에서 부족한지 알 수도 있었습니다.


진행: 연기를 하던 배우들이 팀을 이루어서 연출을 하고 서로 출연도 하고, 연출부, 제작부 역할도 품앗이하면서 작품을 만들고 계시잖아요? 연기를 하다가 굳이 연출까지 하게 된 이유가 있었나요?


백: 저나 상석이나 아까 말한 대로 정말 시간이 많이 남아요. 그러던 중에 내가 정말 영화를 하고 싶은데 왜 계속 기다려야 하나 싶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직접 만들어보자, 최소한 만들면 어찌되었든 공부는 될 테니까요. 또 제가 어느 단편영화제에 갔는데 영화 관계자 분들이 많이 오셨더라고요. 영화가 마음에 들면 그 자리에서 이름을 적어가고요. 그래서 단편영화 하나를 잘 만들면 여기저기 프로필을 돌리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겠다 싶어가지고 시작한 것이기도 합니다. 김조광수 감독님이 말씀하신대로 영화로서는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배우로서는 좋은 기회가 생긴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웃음)



진행: 백재호 감독은 이 영화에서 조연이고, 캐릭터가 두드러지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저는 감독 입장에서 배우 백재호에게 관심이 생겼는가 하면... 솔직히 말해서 미지수입니다.(웃음) 감독 백재호로는 충분히 매력이 있죠. 그런데 이화 배우님은 원래 이분들과 같은 멤버인가요?


이화 배우 (이하 이): 아니요. 사실 저는 되게 잘 팔리는 배우에요.(웃음) 이분들과는 다른. 농담이고요. 단편영화를 하나 만들면서 이 두 분과 만나게 되었어요. 김상석 배우님과는 학교 선후배 사이고요. 어쩌다보니 잘 엮인 것 같습니다.(웃음)


관객: 포스터를 보면 두 분의 뒷모습이 나와 있는데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궁금합니다. 또 저는 옥상에서 이화를 찾아가는 장면이 상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선 살고 싶다고 말하잖아요? 굳이 지구를 멸망시킨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백: 저희가 영화 스틸 컷이 없어요, 영화 현장에 스틸 기사가 없었기 때문에. 영화 캡쳐 이미지를 쓸까 생각했다가 홍보 방향이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이화의 모습은 숨기기로 했어요. 포스터에 나온 남자 둘의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었습니다. 저희가 영화를 찍고 있는 모습을 제가 아는 형님께서 찍어주신 사진입니다. 그리고 살고 싶다고 말했는데 지구를 멸망시킨 이유는,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별로 괜찮지 않은 친구들이나 이 세상을 모두 없애고, 상석이나 여기에 있는 우리들이 관객들 앞에 딱 나타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별로 괜찮지 않은 그 세계가 다 죽어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진행: 이 작품은 약간 집단 창작과 비슷하잖아요. 엔딩에 대해서 이견이나 논란은 없었나요?


김: 사실 재호가 비밀스런 연출을 견지해서 촬영 전날이나 그날 아침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알려주었거든요. 반론이 있어도 바꿀 수 없었어요. 


진행: 천재들만 한다는 시나리오 없이 창조하는...(웃음)


김: 이러이러한 장면들을 찍을 거야, 정도는 말해주는데 몇 번씩은 계속 바뀌어요. 재호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들이랑, 또 겪어가면서 실제로 경험했던 것, 그리고 편집하고 생각하면서 바뀐 것들도 그렇고. 저희 반론이 있지 않았는데 좀 놀랐죠. 마지막에 운석이 떨어진다고 해서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죠. “독립영화에서 무슨 운석이냐.” 그런데 진짜 CG까지 넣더라고요. 초벌 CG를 했을 때에는 약간 아쉬웠는데, 막상 마지막 결과물을 보니 정말 좋았어요. 또 운이 좋게도 그 장면을 촬영하던 때가 눈이 가장 많이 내린 날이기도 했고 여러 가지 것들이 잘 따라주었어요. 결국 영화를 보고난 다음에는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 되었고, 관객 분들도 그 장면을 많이 이야기해주셔서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 이화 배우님은 엔딩에 대해서 알고 계셨나요?


이: 알고 있었나? 기억이 잘 안나네요.(웃음) 저도 지금 생각해보니까 너무 고분고분 말을 잘 듣고 의견 표현을 잘 안했던 것 같아요. 그 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에요.


진행: 시나리오 없이 즉흥적으로 찍는 것이 쉽지는 않잖아요. 굉장히 어려웠을 텐데요.


백: 영화의 전체 제작 기간이 3년 정도 걸렸는데, 처음 시나리오 쓴 이후에 살아가면서 생각하고 겪은 일들이 계속 생기잖아요. 촬영하면서도 생각이 바뀌기도 하고. 그래서 그때마다 시나리오를 다시 쓰는 걸 반복했어요. 마지막 버전의 시나리오를 쓰고 나서도 한 번에 다 보여준다기 보다는 뒤의 이야기를 차츰 차츰 알려드렸어요. 우리도 앞으로의 인생에 무슨 일이 벌어질 지는 모르잖아요. 그래서 그 장면에 나오지 않는 친구들은 뒤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도 모르고 있었죠.


관객: 영화를 촬영할 때 실제로 아이폰으로 촬영한 부분도 있었나요? 또 영화를 만들면서 생겼던 에피소드들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백: 실제 아이폰 소스를 사용한 것은 성북동의 재개발 구역에서 촬영한 장면이에요. 앞부분이 화질이 떨어지거나 색감이 부족하다고 느끼셨을 지도 모르는데, 페이크 다큐 부분은 일부러 색감을 많이 떨어뜨리고, 화질을 좀 이상하게 만들기도 했어요. 어쩌면 이것 자체가 친구들이 그냥 만들고 있는 영화, 자기들이 서로 찍은 셀프 비디오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아이폰으로 찍은 것처럼 보여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우리는 뒷부분만 잘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상석의 상상 부분을 잘 만들면 앞부분이 이상하더라도 오히려 뒷부분이 더 아름답고 이쁘게 보이지 않을까 싶었고, 그래서 아이폰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만든 것 같아요. 예산이 적다보니까 많이 열악하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끈끈합니다. 또 영화를 좋아해서 시작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큰 사고나 싸움이 벌어지지는 않고요. 독립영화 현장이 불편해보일 수는 있는데 실제로는 아름다운 현장입니다.



세상은 멸망하고, 그들은 죽는다. 생전에 그들이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또 정말 우리는 세상이 멸망하기를 바라고 있을까? 영화가 끝나도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에 맴돌게 된다. 백재호 감독은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결과물 역시 기존 영화들과는 다른 스타일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는 지구가 멸망하면서 끝을 맺지만, 그의 영화 세계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배우와 감독의 역할을 겸하는 백재호 감독의 상상력과 그의 고민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다음 영화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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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페이스가 관객 여러분과 함께 마련하는 깜짝 선물.

개봉 1주년이 되는 작품들 중 함께 보고 싶은 영화,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관객 여러분이 투표로 선정해주세요.

아쉽게도 보지 못한 작품들이 있었다면, 혹은 스크린을 통해 꼭 한번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주저말고 투표에 참여하세요!

자, 7월의 '두근두근 인디돌잔치'의 영광은 어떤 작품에게 돌아갈까요? 


① 블랙딜 (감독 이훈규 | 2014년 7월 3일)

② 원나잇 온리 (감독 김조광수, 김태용 | 2014년 7월 3일)

③ 논픽션 다이어리 (감독 정윤석 | 2014년 7월 17일)


>>투표하러 가기>>


● 투표기간: 7월 3일(금)~ 15일(수)

● 발표: 7월 16일(목)

● 상영일: 7월 28일(화) 저녁 7시 30분 (입장료: 6,000원 /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후원회원 무료)


+ 투표에 참여해주신 분들 중 5분(1인2매)을 선정하여 초대합니다.




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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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다운로드 및 관람이 가능합니다.


인디플러그 <친구사이?> 다운로드 바로가기 >> http://bit.ly/1GDTiVi






<친구사이?> : 친구사이? 연인사이!


*관객기자단 [인디즈] 전지애 님의 글입니다.


6월은 동성애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들이 풍성한 달이다. 6월 4일에 김조광수와 김승환 커플의 동성혼 과정을 찍은 다큐멘터리 <마이 페어 웨딩>이 개봉했고 6월 9일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을 시작으로 6월 18일부터 21일까지 퀴어영화제가 열렸다. 그리고 오는 6월 28일에는 퀴어퍼레이드가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자신의 성(性) 정체성을 떳떳하게 밝히기 어려운 한국사회에서 6월 한 달 동안 동성애에 대한 뜨거운 담론들이 오간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담론이 오가는 것과는 별개로 동성애에 대한 한국사회의 관점이 긍정적이기 보단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사실 동성애는 누군가가 긍정 혹은 부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이성애자가 존재하는 것처럼 동성애자도 존재한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2013년 9월, 대한민국 최초로 동성 공개 결혼식을 한 장본인이자 청년필름의 대표인 김조광수 감독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동성애자이며 성소수자의 권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소년, 소년을 만나다>(2008), <친구사이?>(2009),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2012) 등 다양한 퀴어영화를 직접 연출했다. 이번 인디즈 초이스는 동성애 이슈로 뜨거웠던 6월을 되짚어보는 의미에서 김조광수 감독의 퀴어영화인 <친구사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 <친구사이?>는 <파수꾼>(2010), <건축학개론>(2012) 등을 통해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 이제훈과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에서 ‘소정우’ 역을 맡았던 배우 연우진이 풋풋한 게이 커플로 등장한다. <친구사이?>는 ‘석이’(이제훈 분)가 군대에 입대한 애인 ‘민수’(연우진 분)에게 면회를 가면서 생기는 사건들을 다룬 영화이다. 석이는 자신이 직접 만든 초콜릿을 들고 민수가 있는 철원행 버스에 오른다. 면회실에서 만난 민수가 그새 더 늠름해진 모습을 보며 석이는 즐거워하고 둘은 서로에게 눈을 떼지 못한다. 그동안 못했던 대화를 한참 이어가는 도중에 그들을 당황시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바로 얘기도 없이 민수 면회를 온 민수 어머니의 목소리이다. 결국 민수와 어떤 관계냐고 묻는 어머니의 질문에 석이는 ‘친구사이’라고 대답하고, 민수와 석이는 어머니를 사이에 두고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둘 사이가 연인관계라는 것을 어머니에게 비밀로 하려 했지만 결국 어머니는 민수가 게이임을 알게 된다. 민수는 집으로 돌아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것을 솔직하게 얘기하려 하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 석이 역시 어머니의 집 앞으로 찾아가 밤새워 어머니를 기다리지만 만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휴가를 나온 민수가 석이를 찾아가고 민수는 석이에게 정식으로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러 가자고 제안한다. 석이는 민수의 손을 잡고 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리러 간다. 



영화는 아주 현실적인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군 입대를 비롯하여 부모님에게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숨겨야하는 상황이나 의도치 않게 동성애자임이 들키는 상황 등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친구사이?>는 그러한 상황들에 직면했을 때 게이 커플이 어떻게 난제들을 헤쳐 나가는지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민수는 힘들어했을 석이를 생각하며 그에게 먼저 어머니를 찾아뵙자고 말한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 민수와 석이는 어머니를 만나 떳떳하게 자신들에 대해 이야기했으리라 생각된다.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는 아직까지 이성애와 동등한 위치에 놓여있지 않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했다고 말하지만 아직 숙제가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김조광수 감독은 그러한 변화를 앞장서서 만들려고 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항상 동성 부부의 모습으로 진실한 사랑을 하고 있음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준다. 영화 <친구사이?>는 그의 진실한 사랑이 반영된 영화라고 생각된다. 동성애와 관련된 많은 영화들이 있지만 풋풋한 게이 커플의 순수한 사랑을 보고 싶다면 단연 <친구사이?>를 추천한다. 또한 실제 동성애자 커플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을 다루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이기도 하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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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 페어 웨딩 


6월 21일 (일) 13:00 | 6월 22일 (월) 11:00 | 6월 23일 (화) 12:30 / 18:30

6월 24일 (수) 14:20 | 6월 25일 (목) 18:10 | 6월 26일 (금) 12:20  

6월 27일 (토) 18:10 |6월 28일 (일) 12:20 | 6월 29일 (월) 18:10

7월 1일 (수) 12:20 종영




 Synopsis. 

“우리의 결혼은 혐오가 아니라 로맨틱이다”

그런데 결혼, 원래 이렇게 힘든 건가요?

<친구사이?><원나잇 온리>를 연출한 김조광수 감독은 자신의 8년 지기 연인 김승환에게 프러포즈를 한 후, 공개 결혼식을 준비하지만 주변의 시선부터 심지어 사사건건 말다툼을 하게 되는 연인과의 관계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가 않다. 이들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결혼에 골인할 수 있었을까?



 Information. 

제목: 마이 페어 웨딩(My Fair Wedding)

감독: 장희선

출연: 김조광수, 김승환

제공•제작: ㈜레인보우팩토리

공동제공•배급: ㈜영화사 진진

장르: 웨딩 로맨스

상영시간: 94분

개봉일: 2015년 5월 28일


 명령불복종 교사 



6월 17일 (수) 17:00 | 6월 24일 (수) 10:30 종영


 SYNOPSYS 


2008년 10월 13일. 초등 6학년, 중등 3학년, 고등 1학년을 대상으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일명 일제고사)가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이 시험을 앞두고 일부 교사가 학부모들에게 ‘담임편지’를 보낸다.

‘담임편지’에는 일제고사가 아이들과 교육현장에 미칠 교육자로서의 우려와

일제고사를 원치 않을 경우 체험학습을 선택할 수 있다는 안내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일부 학생과 학부모가 이 시험 대신 체험학습을 선택했다.

이 후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을 허락했다는 이유’, ‘이 시험의 선택권을 알렸다는 이유’ 그리고 ‘국가공무원으로서 국가의 명령에 불복종했다는 이유’로 해임, 파면의 중징계를 받게 된다.



 INFORMATION 

제목:           명령불복종 교사 / The Disobeying Teachers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서동일

제작:           두물머리픽쳐스

제공∙배급:      ㈜인디플러그

상영시간:       105분

개봉일:         2015년 5월 14일

관람등급:       전체관람가

공식페이스북:   www.facebook.com/indieplug

영화제:         2014 서울독립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

                  2015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신작전 부문 초청


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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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연인의 당연한 결혼 <마이 페어 웨딩>인디토크(GV)


일시: 2015년 6월 13일(토) 오후 5시 30분

참석: 장희선 감독 | 주인공 김조광수, 김승환

진행: 영화사 진진 정태원 팀장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범 님의 글입니다.


6월 13일 토요일 오후 5시 30분에 서울극장으로 자리를 옮긴 인디스페이스에서 <마이 페어 웨딩>의 인디토크가 있었다. 세기의 커플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대표, 그리고 이들의 당연한 결혼식을 지켜본 장희선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를 나눴다. 영화와 커플에 대한 질문이 그치지 않았던 인디토크였다.



장희선 감독: <마이 페어 웨딩> 연출한 장희선입니다. 많은 분께서 와주셔서 감사 드리고요, 두 분의 뒷이야기에 대해 궁금하시면 저에게 질문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김승환: 저는 <마이 페어 웨딩> 출연하고 제작도 한 레인보우 팩토리의 김승환이라고 합니다. 


김조광수: 저는 오늘 감독도 아니고 제작자도 아닌 단순 출연자로 이 자리에 와 있어서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김조광수라고 합니다. 


진행: 감독님이 제일 힘드셨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김조광수 감독님과 김승환 대표님께서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영화를 위해서 따로 시간을 내주신 것도 아닌 거 같고, 어떤 장면에서는 “오지 마라”, “찍지 마라” 라고도 하는데 고생스럽지는 않으셨나요?


장희선 감독: 결혼 준비 때 두 분이 너무 바쁘셔서 부천부터 홍대까지 일정을 쫓아다니는 게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두 분이 제작자이기 때문에 편한 부분도 있었어요. 한 가지 어려웠던 것은 제가 이성애자이다 보니까 분위기를 잘 몰라서 실수하면 어쩌지 긴장했던 부분이 있었어요.


김조광수: 저희가 ‘친구사이’라는 성소수자 단체 소속이잖아요. 회원들이 아우팅 염려 때문에 친구사이 관련 활동을 할 때는 못 찍는 경우가 많았어요. 허락을 해도 촬영에 우호적이지는 않았어요. 결혼식 전날 깜짝 파티에 갈팡질팡하다가 결국에 안 갔잖아요. 직후에 집에 가는 버스를 탔고 김승환 대표와 대화가 필요했어요. 카메라 앞에서 대화하면 잘 안 될 거 같았고요. 촬영팀이랑 같이 가다가 광화문쯤에서 갑자기 저와 김승환 대표 둘이 내려서 도망쳤어요. 둘만의 내밀한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서요.


장희선 감독: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그 날 정말 힘들었습니다. (웃음) 김조광수 감독님께서 “결혼 전날까지 내 배우자를 힘들게 할 수 없어”라고 하시면서 두 분이 갑자기 사라지신 거죠. ‘결혼식을 향해 달려가는 영화인데, 결혼 전야를 못 찍는 구나’ 했어요. 길거리에서 기다리다가 통화를 하고 짧게나마 인터뷰를 했죠.


김조광수: 촬영팀을 따돌릴지 말지도 굉장히 고민이었어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해놓고, 제일 중요한 순간에 촬영팀을 따돌린 거잖아요. 그래도 우리 둘이 온전히 시간을 갖는 게 결혼식을 위해서 좋을 거 같아서 그렇게 했어요. 김승환 대표는 굉장히 마음씨가 착한 분이에요. 거절 같은 걸 잘 못 해요. 따돌리자고 했을 때도 그래도 될까 하더라고요. 제가 무조건 내리라고 해서 버스 문이 닫힐 때 확 내렸어요. 못 따라오신 거죠. 뛰어서 막 도망쳤어요. 광화문 근처에서 이야기를 많이 했죠. 


진행: 특히나 지친 모습이 많이 보였던 김승환 대표님은 결혼식 어떠셨나요? 많은 고민과 고초를 겪으셨을 거 같은데요. 


김승환: 사례가 없는 일을 하다 보니까 제가 잘 모르는데도 결정을 내려야 하고, 결정에 책임을 져야 했어요. 그 와중에 김조광수 감독님은 계속 일을 벌였고요. 수습하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저는 제가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지도 몰랐어요. 거의 넋이 나갔더라고요. 감정 제어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첫 편집본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진행: 세 분이 각자 서로 다른 고민과 아픔을 겪으면서 결국 결혼식 날이 되었어요. 결혼식 당일이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죠. 결혼식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혹시 영화에 나오지 않은 장면이 있었나요?


김조광수: 일단 저는 결혼식 전날, 다음날 예뻐 보여야 하니까 팩도 하고 잘 자고 가장 좋은 상태로 유지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깜짝 파티 참가 여부부터 해서 집에 와서 인터뷰하고 새벽에 호모포비아들이 무대설치를 못 하게 하고 이름도 찬란한 구국기도회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잠이 제대로 오지 않았어요. 결혼식 날, 잠을 잘 못 잔 상태라 피부는 이미 까칠하고 결혼식장은 잘 정리가 되었는지 신경도 쓰이고 아침부터 기분이 행복하지는 않았어요. 영화에서도 말했지만, 행복하지 않아도 행복한 척이라도 하겠다, 이 결혼식을 망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어떻게든 행복한 결혼식으로 마무리를 짓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면서 결혼식에 임했던 거 같아요.


김승환: 어느 순간 결혼식이 사업처럼 일이 돼서 성공을 하려면 체력은 어느 정도 상태가 되어야 하고 오늘은 몇 시 이후 아무것도 안 해야지 등을 계획하게 됐어요. 결혼식 전날만큼은 굉장히 이기적이었던 거 같아요. 제 컨디션을 위해서 모든 걸 다 거절했어요. 평소에 비해서 잘 못 잔 거지, 잠도 어느 정도 잤어요. 


관객: 제 남자친구는 군대에 있어요. 면회를 갈 때마다 남자친구 부모님도 함께 갔어요. 매번 갈 때마다 부모님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친구처럼 굴기에는 내가 마음이 안 좋고, 며느리처럼 할 수도 없고, 부모님에 대한 태도에 고민이 많아요. 상대의 부모님을 대할 때 어떻게 대해야 할지 궁금해요.


김조광수: 영화 <친구사이?>(2009)랑 비슷한 상황이네요. 


김승환: 저도 사실 김조광수 감독님 어머니 만날 때 굉장히 망설였어요.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어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어떤 옷을 입을지, 머리는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저는 어머니가 아니라 보통 아주머니에게 대하는 태도를 했어요. 저자세보다는 동등한 위치에서 당당하게 하려고 했어요. 감독님에 대한 질문보다 어머니 본인에 대해 질문을 했던 거 같아요. 나는 어머니라는 사람에 대해서 관심이 있지, 남자친구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는 식으로 다가갔어요. 친구 같은 느낌으로, 어떤 면에서는 막내아들 같은 느낌을 줬던 거 같아요. 이성애자 간에는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고정되어 있지만 우리는 다르니까 처음에 어떻게 첫인상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거 같아요.


김조광수: 처음 관계 형성이 중요해요. 며느리와 다르게 약간의 긴장관계도 있어서 새로운 재미도 생기는 거 같았어요. 저희 어머니에게 김승환 대표가 꿈을 물어봤는데 엄마에게 꿈이 있었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던 걸 물어보는 이 관계가 되게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김승환 대표 부모님 만날 때 제가 제일 걱정한 건 너무 나이 들어 보이는 거였어요. 나이 차이는 알지만, 막상 만났는데 너무 티가 나면 안 좋으니까요. 이성애자의 경우에도 19살 차이면 늙은이를 만난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웃음) 최대한 젊어 보이려고 노력했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새마을 운동이랑 박정희를 제가 너무 잘 알고 있고. (웃음) 그런 이야기에 동조하면 옆에서 김승환 대표가 발로 눈치를 줬어요. 조심하라고. (웃음) 



진행: 이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의 마음이 제일 많이 움직인 건 가족의 존재 인 거 같아요. 두 분은 합법적인 가족의 관계를 인정받기 위해서 어려운 투쟁을 시작한 거잖아요. 이 영화 속에서 김조광수 감독님의 어머니나 김승환 대표의 누님 말씀이 저희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하거든요. 감독님은 이전에 작품을 통해 본인의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이 작품에서도 가족의 의미를 강요하지는 않지만 전달하려고 하셨던 거 같아요.


장희선 감독: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네요. <고추말리기>(1999)는 할머니와 엄마, 시어머니와 며느리 관계에 대한 이야기에요. 어머니는 시집을 20대 초반에 왔고, 친정 식구들보다 할머니와 더 오랜 시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불려 왔음에도 고부 갈등이 심했어요. 그런 갈등이 딸인 저에게도 많은 영향을 줘서 거기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찍은 영화였어요. <마이 페어 웨딩>은 반대에 부딪힌 두 사람이 가족을 만드는 이야기여서 가족에 중점을 뒀어요. 그리고 시작할 때부터 동성애, 동성결혼, 동성결혼식을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동성애에 대한 찬반부터 시작하면 머리가 아프고, 동성결혼은 법으로 안 되고, 그래서 동성결혼식에 초점을 뒀어요. 주변 가족과 친구들의 반응이 굉장히 궁금했어요. 연애는 사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두 사람이 알아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결혼은 사회적 차원으로 가는 거니까요.


진행: 실제 가족 분들이 결혼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는지 궁금해요.


김조광수: 2011년에 어떤 매체와 인터뷰를 마치고 김승환 대표의 안부를 묻기에 결혼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그냥 가벼운 인사를 했어요. 그런데 인터뷰는 다 없어지고, “김조광수, 19살 연하의 공대생과 결혼”이라는 제목으로 기사화가 된 적이 있어요. 그전까지 가족들이 김승환이라는 사람을 알고는 있었지만 둘이 공개적으로 결혼한다는 건 처음 알게 된 거죠. 부모님께 동의를 구하거나 절차를 밟기 전이었는데 어머니가 전화를 하셨더라고요. 아무리 네가 이렇게 저렇게 막살아도 어떻게 결혼을 부모에게 말을 안 할 수가 있냐고 하셔서 상황을 설명했죠. 저희 어머니께서는 가능하면 사람들이 다 축복할 수 있는 자리였으면 좋겠다, 야외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하셨어요. 비난 하는 사람들이 올 수 있는데 실내면 제한할 수도 있으니까요.


관객: 연애하면서 몰랐던 것을 결혼 후에 알게 된 게 있는지, 혹시 영화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꿈에서 바람은 피우셨는지 등 다른 소소한 이야기들이 궁금합니다.


김승환: 오래 연애를 해보시면 언젠가 꿈에서 그 상황을 마주치실 텐데 그때 본인의 선택을 확인하시면 될 거 같아요. (웃음) 일상의 변화는 이웃의 변화에요. 동네를 같이 다니면 ‘쟤들 뭐지? 가족은 아닌 거 같고, 형제도 아닌 거 같고.’ 수군수군했었는데 정확하게 알려지고 나니까 이제는 다 자연스럽게 인사해요. 경비아저씨한테 밤에 물건 찾으러 가면 남편이 가지고 갔다고 쉽게 이야기하세요. 사소하지만 이웃이 정말 많이 변했어요.


진행: 감독님 입장에서 두 분에 대해 새로 발견 한 게 있나요?


장희선 감독: 두 분을 찍으면서 제 생각을 했어요. 연애를 할 때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만큼 싸워봤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두 분이 정말 달라요. 김승환 대표님은 목소리가 작은 대신 귀가 예민하고, 김조광수 감독님이 목청이 좋은 이유는 귀가 어두워서 그렇거든요. (웃음) 두 사람이 대화하는 게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래도 계속 노력을 해요. 대화를 한다는 거 자체가 용기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관객: 혹시 리마인드 웨딩을 할 의향이 있으신지요.


김승환: 리마인드 웨딩을 할 마음이 없어요. 정말 힘들어요. 이성애자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이 과정을 통과한 거잖아요. 김조광수 감독님은 동성결혼이 합법화되는 날 다시 하자고 했어요.


김조광수: 한국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 되면 시청 앞에서 이번보다 떠들썩하게 꼭 하려고 해요. 샤이니를 부르고 사회는 김혜수, 하정우로 계획 하고 있어요. 김승환 대표님이 안 한다고 하면 다른 사람이랑 해야 하는지는 고민을 해봐야겠죠. (웃음) 


진행: 동성결혼을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김승환: 저는 결혼이 관계의 종착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결혼이 아닌 다른 파트너십 제도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결혼을 하고 나서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연애나 동거를 했을 때랑 또 다른 단계가 생긴다는 거에요. 좋은 사람이 있다면 결혼을 해보는 건 좋다고 생각해요. 이제 인식이 많이 변하고 있어요. 


진행: 마지막으로 장희선 감독님에게 앞으로의 계획 여쭤볼게요.


장희선 감독: 로맨스 영화를 준비하다가 엎어졌는데, 두 분의 로맨스를 보면서 다시 한 번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두 분의 이야기에서 많이 감동 받았어요. 이 영화가 많이, 오래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못 다한 질문들이 공식적인 자리가 끝난 후에도 이어질 정도로 이야기가 많은 <마이 페어 웨딩> 인디토크였다. 저들이 끊임없이 다투고 싸우면서 맞춰가려는 노력을 보며, 과연 세기의 커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들의 당연한 결혼이 좀 더 보편적이 되기를 바란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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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5~07.01 인디스페이스 시간표 

<한여름의 판타지아> 장건재 | 97분 | 전체관람가

<마이 페어 웨딩> 장희선 | 94분 | 12세 이상 관람가

<잡식가족의 딜레마> 황윤 | 106분 | 전체관람가 

06/25/

06/26/

06/27/

06/28/

06/29/

06/30/

07/01/

10:30-12:07

한여름의 판타지아

10:30-12:07

한여름의 판타지아

11:00-12:37

한여름의 판타지아

10:30-12:07

한여름의 판타지아

10:30-12:07

한여름의 판타지아

10:30-12:07

한여름의 판타지아

10:30-12:07

한여름의 판타지아

12:20-14:06

잡식가족의 딜레마

12:20-13:54

마이 페어 웨딩

13:00-14:46

잡식가족의 딜레마

12:20-13:54

마이 페어 웨딩

12:20-14:06

잡식가족의 딜레마

12:20-14:06

잡식가족의 딜레마

12:20-13:54

마이 페어 웨딩

14:20-15:57

한여름의 판타지아

14:20-15:57

한여름의 판타지아

15:00-16:37

한여름의 판타지아 +GV

14:20-15:57

한여름의 판타지아

14:20-15:57

한여름의 판타지아

14:20-15:57

한여름의 판타지아

14:20-15:57

한여름의 판타지아

16:10-17:47

한여름의 판타지아

16:10-17:47

한여름의 판타지아

16:10-17:47

한여름의 판타지아

16:10-17:47

한여름의 판타지아

16:10-17:47

한여름의 판타지아

18:10-19:44

마이 페어 웨딩

18:00-19:46

잡식가족의 딜레마

18:10-19:44

마이 페어 웨딩

18:00-19:46

잡식가족의 딜레마

18:10-19:44

마이 페어 웨딩

18:00-19:46

잡식가족의 딜레마

19:30

[인디돌잔치]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20:00-21:37

한여름의 판타지아

20:00-21:37

한여름의 판타지아

20:00-21:37

한여름의 판타지아

20:00-21:37

한여름의 판타지아

20:00-21:37

한여름의 판타지아

20:00-21:37

한여름의 판타지아


Event & Info


<한여름의 판타지아> 인디토크(GV)

● 일시: 6월 27일(토) 오후 3시 상영 후

● 참석: 장건재 감독, 배우 임형국


[인디돌잔치]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 일시: 6월 30일(화) 오후 7시 30분

● 입장료: 6,000원 (후원/멤버십 회원 무료)



예매 안내  (실시간 예매 가능)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 예스이십사 http://bit.ly/an5zh9

● 네이버 http://bit.ly/OVY1Mk

● 다음 http://bit.ly/1srfYB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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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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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페어 웨딩>


6월 5일 인디스페이스 개봉!


6월 20일 (토) 16:40 | 20:30

6월 21일 (일) 13:00

6월 22일 (월) 11:00

6월 23일 (화) 12:30 | 18:30

6월 24일 (수) 14:20

6월 25일 (목) 18:10

6월 26일 (금) 12:20

6월 27일 (토) 18:10

6월 28일 (일) 12:20

6월 29일 (월) 18:10

7월 1일 (수) 12:20 종영  








... 이후 일정은 추후 공개됩니다.



예매 안내  (실시간 예매 가능)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 예스이십사 http://bit.ly/an5zh9

● 네이버 http://bit.ly/OVY1Mk

● 다음 http://bit.ly/1srfYBx




 :: 인디토크 (GV) :: 



● 일시: 6월 13일(토) 오후 5시 30분
● 참석: 장희선 감독, 주인공 김조광수 김승환



 :: 개봉 이벤트 :: 

하나. 온라인 예매 이벤트
<마이 페어 웨딩>을 온라인 예매 후 관람하시는 분들께 추첨을 통해 연극 <겨울 선인장>(1인 2매) 초대권을 드립니다.
(맥스무비, 예스24, 다음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 통해 예매시 자동응모)

● 기간: 6월 5일(금) - 6월 18일(목)
● 당첨자 발표: 6월 19일(금)


연극 <겨울 선인장>

야구장 락커룸, 네 남자의 달콤쌉싸름한
그들만의 세상이야기!

1975년 8월 고교야구 결승전의 한 장면, 8월의 푸른 하늘에 뭉게 구름이 피어 오른다. 수비를 하고 있는 고교 야구팀의 4명. 센터 후지오, 레프트 하나짱, 피쳐 가즈야, 라이트 베양. 바스러지는 태양 아래 하얀 유니폼이 눈부시다. 가즈야, 팔을 크게 휘둘러 첫 공을 던진다.
타격 소리. 하얀 공이 멀리 멀리 날아간다. 고시엔 진출을 위한 마지막 경기에서 류지는 역전만루홈런으로 가와키타고교의 결승전 티켓을 따내게 된다. 하지만 류지는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고 결승전에는 나머지 친구들만 참석하게 된다.

그리고 10년 후... 어느덧 연애 5년 차인 가즈야와 후지오, 2번가에서 여장을 하며 술집에서 일하는 하나짱, 각종 콤플렉스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기가 두려운 베양. 이들은 허무하게 떠나버린 류지를 추모하는 대신 결승전 티켓을 획득하게 한 류지의 그 영웅됨을 기념하는 의미로 1년에 한 번씩 야구부 모임을 갖는다.


● 관람 가능한 날짜: 6월 18일-8월 16일까지



 Synopsis. 

“우리의 결혼은 혐오가 아니라 로맨틱이다”

그런데 결혼, 원래 이렇게 힘든 건가요?

<친구사이?><원나잇 온리>를 연출한 김조광수 감독은 자신의 8년 지기 연인 김승환에게 프러포즈를 한 후, 공개 결혼식을 준비하지만 주변의 시선부터 심지어 사사건건 말다툼을 하게 되는 연인과의 관계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가 않다. 이들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결혼에 골인할 수 있었을까?



 Information. 

제목: 마이 페어 웨딩(My Fair Wedding)

감독: 장희선

출연: 김조광수, 김승환

제공•제작: ㈜레인보우팩토리

공동제공•배급: ㈜영화사 진진

장르: 웨딩 로맨스

상영시간: 94분

개봉일: 2015년 5월 28일

Posted by indian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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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nopsis. 

“우리의 결혼은 혐오가 아니라 로맨틱이다”

그런데 결혼, 원래 이렇게 힘든 건가요?

<친구사이?><원나잇 온리>를 연출한 김조광수 감독은 자신의 8년 지기 연인 김승환에게 프러포즈를 한 후, 공개 결혼식을 준비하지만 주변의 시선부터 심지어 사사건건 말다툼을 하게 되는 연인과의 관계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가 않다. 이들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결혼에 골인할 수 있었을까?



Information

제목: 마이 페어 웨딩(My Fair Wedding)

감독: 장희선

출연: 김조광수, 김승환

제공•제작: ㈜레인보우팩토리

공동제공•배급: ㈜영화사 진진

장르: 웨딩 로맨스

상영시간: 94분

개봉일: 2015년 5월 28일

Posted by indian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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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_기획기사]
 
독립영화와 함께 보면 좋은 책 책을 영화와 함께 보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전지애 님의 글입니다.
 
 
얼마 전 베스트셀러인 정유정 작가의『7년의 밤』을 원작으로 하는 새 영화의 남자주인공이 배우 류승룡으로 확정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최근 들어 영화는 유명한 소설들을 원작으로 하여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위대한 개츠비』,『파이 이야기』등은 모두 영화화 되며 더욱 유명해진 ‘스크린 셀러’이기도 하다. 그런데 소설만 영화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절대 아니지!’ 정도로 말할 수 있겠다. 영화와 책은 주제의 측면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아마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영화와 책을 함께 보는 것은 두 작품에 대한 이해와 재미를 더욱 상승시켜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지금부터 영화와 함께 보면 더욱 좋은 책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잡식가족의 딜레마>『동물 권리 선언』

5월은 ‘행사의 달’이다. 대학교는 축제를 시작하고 어린이들은 어린이날을, 부모님들은 내심 가슴에 달릴 꽃을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과 먹을 음식을 고민한다. 돈까스, 삼겹살, 갈비 등 고기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거침없이 ‘돼지’를 그 날의 메뉴로 정할 것이다. 그런데 좋은 날 돼지고기를 먹지 않겠노라 선포한 가족이 있다. 바로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의 주인공인 도영이네 가족이다.
 

도영이의 엄마이자 영화의 감독인 황윤은 고기 반찬을 식구에게 만들어주는 평범한 주부였다. 그러나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돼지들이 살처분 당하는 뉴스를 접하게 된 후 그녀는 ‘나와 내가족이 먹는 이 돼지는 어디서 어떻게 자라난 걸까?’라는 질문을 갖게 된다.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그녀는 돼지농장을 방문하며 돼지가 생명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된다. 대부분의 돼지 농장은 지극히 야만적인 방식으로 돼지들을 사육한다. 돼지들이 움직일 수조차 없는 철장에 그들을 가둬놓고 일부러 많은 양의 사료를 먹인다. 또한 성장을 촉진시키기위해 주사를 놓는다. 이는 ‘공장식 축산’이라고 불리며 합법적인 사육 방식으로 용인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육의 과정은 돼지의 권리를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 또한 다른 동물의 생명을 하대하는 인간의 이기심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잡식가족의 딜레마>는 돼지의 새로운 이면을 발견함으로써 도영이네 가족이 겪게 되는 딜레마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런데 누군가는 이렇게 질문할 것이다. ‘돼지에게도 권리라는 게 있어? 그냥 돼지인데?’ 그러나 이러한 질문은 지극히 ‘인간 중심주의’의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다. 생물학자이자 동물행동학회 회원인 ‘마크 베코프’는『동물 권리 선언』이라는 책을 통해 인간이 왜 동물을 존중하고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간이 지구를 독점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환기하며 동물들의 권리에 대한 보장이 없다면 결국 인간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과 함께 공멸하게 될 것이라 주장한다. 작가는 여섯 가지의 이유를 들며 동물들의 권리를 왜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모든 동물은 지구를 공유하며 우리는 더불어 산다’, ‘모든 동물은 생각하고 느낀다’, ‘모든 동물은 온정을 느끼며온정 받을 자격이 있다’, ‘교감은 배려로, 단절은 경시로 이어진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동물들에게 온정적이지 않다’, ‘온정은 모든 살아있는 존재와 세상에 도움을 준다’라는 이유를 통해작가는『동물 권리 선언』을 쓰게 되었다.


우리는 고기를 먹으면서 돼지나 소, 닭을 생각하지 않고, 돌고래 쇼를 보면서 그들이 느낄 답답함을 고려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고는 지극히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와 책『동물 권리 선언』이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를 보기 전 혹은 보고 난 후, 『동물 권리 선언』을 읽어본다면 우리는 조금 더 우리와 함께 지구에 공존하고 있는 생명들에 대해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2.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감독, 독립영화를 말하다』
 

다음으로 추천할 영화는 양해훈 감독의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2007)이다.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는 청소년기의 집단적 괴롭힘에 대해 다루고 있는 영화로 폭력과 고립에 익숙한 ‘제휘’가 자신을 괴롭히던 가해자인 ‘표’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사건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본 영화는 집단 따돌림과 같이 흔히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문제를 날 것으로 보여준다.
 

이 영화와 같이 볼 책으로는『감독, 독립영화를 말하다』를 추천한다. 왜냐하면 양해훈 감독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존에 출간된『감독, 열정을 말하다』,『영화,감독을 말하다』에 이어 세 번째로 출간된 영화감독 인터뷰집으로 독립영화 감독 7인에 대한 필모그래피와 인터뷰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소개된 감독은 김곡, 신동일, 양익준, 양해훈, 양성호, 장형윤, 황윤으로 책은 이들의 영화와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 감독의 영화관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양해훈은「어느 날 골목길에서 영화가 불렀다」라는 소제목을 가진 글을 통해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영화를 제작함에 있어서 모두가 관심과 에너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영화가 만들어지든 말든 자신과 상관없다는 식의 분위기가 형성되는 현장공기 자체가 시시해진다고 생각했고 그래서<저수지에서 건진 치타>를 촬영할 때는 일부러 스태프의 수를 많이 줄였다고 했다. 책을 통해 영화에서 드러나지 않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수 있다. 따라서 영화를 감상한 후 책을 읽어본다면 영화를 보면서 놓쳤던 부분이나 재미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3. <마이 페어 웨딩>『나는 게이라서 행복하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과 영화는 영화감독 김조광수와 관련된 것이다. 김조광수 감독은 퀴어 영화인<원나잇 온리>(2014),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2012)을 연출한 감독으로 많은대중들에게 알려져 있다. 그는 2013년 9월 7일 국내 최초로 동성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김조광수 감독과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 김승환은 결혼식을 통해 동성애자에게도 ‘평등한 가족 구성권’이 필요함을 주장하며 동성애자의 권리 향상을 외쳤다. 그들의 공개 결혼식을 다룬 다큐멘터리 <마이 페어 웨딩>이 오는 6월 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는 김조광수 감독이 자신의9년 지기 연인인 김승환에게 프러포즈를 한 후, 공개 결혼식을 진행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영화는 동성애에 대한 시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인간에게 필요한 결혼이라는 요소가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금지되는 것이 얼마나 억압적인 행태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조광수 감독의 인터뷰 집『나는 게이라서 행복하다』를 같이 읽으면 그의 가치관과 결혼에 대해 보다 깊이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게이라서 행복하다』는 김조광수의 게이 라이프에 대해 담고 있다. 1장인「커밍아웃한 게이 감독」에선 동성애자로서 그가 어떻게 퀴어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주로 다루고 있다. 배우를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배우를 동성애자로 할 것인지 이성애자로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부터 작품이 교육과 재미 사이에서 어느 방향에 더 가까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까지, 게이 감독으로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요소들에 대해 진솔하게 대답하는 그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2장은「광수의 학창시절」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는데 이는 사춘기 시절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고 있을 청소년들을 위해 김조광수가 조언과 위로를 건네는 내용이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겪었던 첫사랑에 대한 기억과 게이라는 정체성이 어떻게 확립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마지막 3장인「청년필름 Scene#1」은 독립영화집단을 통해 영화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과정에 대해 다루고 있다. 책을 통해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김조광수의 삶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영화와 책은 영상과 활자라는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여 주제를 전달한다. 하지만 두 분야의 이야기는 결코 서로에게 이질적인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같이 봤을 때 더욱 시너지를 낸다. 영화는 책이 보여주지 않는 것을 보여주고, 책 역시 영화에 대한 이해를 깊이 있게 해준다. 5월은 영화를 보기에도, 책을 보기에도 좋은 시기인 것 같다. 소개된 <잡식가족의 딜레마>와 <마이 페어 웨딩>(6월 4일 개봉)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인디플러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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