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패밀리>  한줄 관람평


권정민 | 연민과 환멸로 똘똘 뭉친우리 집의 거시 현대사

김정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보여주는 부동산 버블에 휩쓸리는, 휩쓸릴 수밖에 없는 어느 가족의 이야기

승문보 | 진지함과 웃음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보여주는 자본, 공간, 그리고 가족사의 관계

주창민 환상에 대한 욕망과 공간에 대한 젊은이의 의미 있는 해석

박마리솔 그 많은 버블은 누가 만들었을까








 <버블 패밀리>  리뷰 : 환상에 대한 욕망과 공간에 대한 젊은이의 의미 있는 해석

 




 *관객기자단 [인디즈] 주창민 님의 글입니다. 



서울이라는 장소/공간은 수많은 감각이 공존하고 다양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그 중 한강의 기적으로 대표되는 급격한 성장의 이미지 혹은 성공의 땅이라는 이미지는 사람들에게 환상을 심어주기에 적절했다. 부동산 버블은 성공이라는 환상에 대한 욕망과 자본주의 결과로 만들어졌다. 고정된 장소에 침투하는 부의 욕망은 폭력적으로 공간을 탈바꿈시키고 계속해서 더 고양된 욕망을 발생시킨다. 그 역학에 따라 태초의 땅은 선명하게 구획되고 욕망의 투영물들이 건설되었다. 그 공간 속 개인의 삶은 결국 터지게 되는 풍선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마민지 감독은 이러한 자본과 공간, 그리고 개인과의 관계를 과거 잘나가던 중산층에서 현재 몰락하고 있는 가정의 모습을 경유하여 블랙코미디로 표현한다.

 




영화 <버블 패밀리>는 과거의 모습, 60년대에서부터 90년까지의 한국 경제사를 뉴스 푸티지 그리고 홈비디오로 소환한다. 홈비디오 속 풍경은 이 영화를 감독만의 이야기로 한정시키는 효과가 아닌 IMF를 겪었거나 서울도시계획사, 공간의 변화를 몸으로 느낀 우리들의 이야기로 확장시킨다. 이는 관객의 과거를 회상시키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반면 현재의 모습은 가족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이는데, 감독은 부모로부터 내려온 빚을 청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자신의 행위를 스크린 위에 기록한다.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아버지와 모르는 사람을 설득시켜야 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수행적 다큐멘터리의 측면을 드러낸다. 마민지 감독은 영상 속 주체가 되어 공간을 재맥락화하고 자신의 관점을 근거하여 가족의 모습을 통해 부동산 버블의 문제, 빚의 대물림 문제를 논한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가능성은 여기에 있다. 사실 외환위기, 강남투기의 현장을 직접 경험한 사람은 어머니와 아버지지만, 이를 기록하고 해석하는 주체는 간접적으로 경험한 젊은 세대의 외동딸이다. 왕년에 잘나간 중산층의 외동딸은 어쩌면 문제의 현안과 거리가 떨어진 곳에 위치하지만, 오히려 간접적인 체험과 역사의 기록물을 바탕으로 지금 자신의 세대한테로 넘어온 책임과 문제를 제시한다. 그에게 부동산 버블은 엉망진창 풍경 속 반쪽짜리 아름다움일 것이다. 그동안 도시 공간의 해석 주체로 여겨지지 않았던 주체가 기성세대와의 간극을 인정하면서도 다층적인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는 점이 흥미로운 지점이다.

 




영화 속 가족과 개인의 삶은 시대상, 자본, 서울이라는 장소와 공간으로 대변되는 거시적 환경과 결부되어 나타난다. 급변하는 한국 경제 문제 속 주체는 줄곧 왜 부모님은 지금까지도 부동산에 계속 집착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빚을 빨리 청산하려는 태도와 집을 따로 내어 사는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로 말미암은 몰락과 대습된 빚을 청산하려 저항하지만, 대한민국 사회에서 거대한 자본의 흐름을 피하기는 어렵다. 약육강식의 사회 속 약자들은 환상에 대한 욕망을 더욱 가질 수밖에 없으며 오히려 역설적으로 그것만이 현실적인 삶일지도 모른다. 마민지 감독은 이에 대한 사유를 촉발하며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한다. “내 미래가 보장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부모님의 기분을 조금 알 것 같았다.”라는 독백으로 자본 그리고 환상의 매혹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 그러나 하지만 이 땅이 언젠가 무너지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고 말하며 다시 거리를 두고 가족사진을 비추며 삶으로 돌아온다.




 

<버블 패밀리>는 도시공간과 경제 문제를 분석적으로 다루는 기존의 다큐멘터리와는 다른 지점의 영화다. 오히려 가족의 모습을 담은 홈비디오나 '웃픈' 모큐멘터리에 가깝다. 즉 서울이라는 장소에 얽힌 모순과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기보다는 자기 자신과 장소의 관계에 더 주목한다.  '버블 패밀리'의 주거공간은 서울 중심 거주지에서 밀려난 몰락한 주택을 상징하면서도 일상적인 삶의 공간으로 여겨지는 점에서 다층적인 결을 지닌다. 이러한 구조를 택하면서도 사회 그리고 가족 사이의 긴장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시선을 끝까지 끌고 간다. 앞으로 마민지 감독이 다룰 도시공간에 대한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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