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멈춘 그 곳, 극장에서  인디피크닉2018 <너와 극장에서>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8년 4월 7일 오후 6시 상영 후

참석 정가영, 김태진 감독ㅣ배우 황민하, 박현영, 우지현, 한해인, 서현우

진행 허남웅 영화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권소연 님의 글입니다. (사진제공 서울독립영화제)





따뜻한 봄이 성큼 다가오는 것 같더니, 봄의 불청객인 미세먼지도 모자라 봄을 시기하는 꽃샘추위가 찾아온 토요일. 그럼에도 <너와 극장에서>라는 제목처럼 약속한 듯 우리는 극장에 모였다.

우리는 좋은 날씨에 피크닉을 떠나지만, 극장으로 떠나는 피크닉이라면 다를 것이다. 날씨가 따라주지 않아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극장이라면 어디라도 피크닉이 되는 마법을 경험하기 위해 우리는 극장 쪽으로떠난다. ‘극장에서 한 생각들은 저마다 다를 테지만 한 가지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것은 바로 영화. 영화가 있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극장은 결국 우리들의 낙원이 된다.

<극장에서 한 생각>의 정가영 감독과 황민하 배우 그리고 <우리들의 낙원>의 김태진 감독과 박현영 배우, 우지현 배우, 한해인 배우 그리고 서현우 배우가 관객과의 대화를 함께 했다. 허남웅 영화평론가의 질문으로 대화가 시작되었다.

 







허남웅 영화평론가(이하 진행): 감독님들께서는 어떻게 작품을 만들게 되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가영 감독님부터 먼저 해주실까요?

 

정가영 감독(이하 정가영): 지금까지 관객과의 대화를 돌아다니면서 GV가 참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관객과의 대화를 다루는 몇몇 국내, 해외 영화들 역시 재미있게 봐서 나도 만들어 보고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마침 이렇게 서울독립영화제의 개막작 지원 사업에 다행히 선정이 되어서 이렇게 극장을 소재로 한 영화가 재미있게 나온 것 같아요.

 

김태진 감독(이하 김태진): 저는 원래부터 생각하고 있던 시나리오는 아니었습니다. 극장을 소재로 한다면 무엇을 찍는 게 좋을까?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까? 하고 생각했을 때,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극장에 대한 생각들을 이미지로 만들어 담아보고자 했고 이렇게 영화가 된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다들 그런 것 같아요. 어떤 영화를 좋아하게 될 때, 순전히 그 영화의 뛰어난 점 뿐만 아니라 그 영화를 같이 보러 간 사람처럼 영화를 둘러싼 여러 요소들이 영화를 좋아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극장도 중요하지만 그 영화를 보러 가기 위해 펼쳐지는 어떠한 여정의 이야기들을 한번 써보자!” 이런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진행: 그러면 배우분들께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맡은 캐릭터들을 위해 어떤 준비하셨는지, 우지현 배우님부터 말씀해주실까요?

 

우지현 배우(이하 우지현): 저는 우연한 기회로 작업을 함께 하게 되었어요. 다른 사람의 촬영장에 놀러갔다가 김태진 감독님을 만났는데, 그날의 어떤 기억이 남아 저한테 이 역할을 맡아주셨으면 한다고 제안해주셨어요. 처음에는 '내 술 취한 모습을 말하는 건가?' 했는데, 그건 아니었습니다(웃음). 아무튼 인물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이기 때문에 인물들이 다 같이 모였을 때 영화 안에서 각자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맡은 인물을 영화 속에서 어디에 위치한 인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박현영 배우(이하 박현영): 사실 저희 영화는 초고 상태로 지원이 결정되어 촉박하게 촬영에 들어가는 일정이었는데, 시나리오가 처음에 제가 받은 것과는 많이 바뀌었더라구요. 그래서 무엇에 주안점을 둘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시나리오 전반적인 이야기를 감독님과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얘기 나누며 함께 많은 고민을 했었던 것 같아요.

 

한해인 배우(이하 한해인): 저도 촬영 전에 굉장히 급하게 연락을 받았었습니다. 카페에서 감독님을 만났고 바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몇 시간 동안 나누었던 것 같아요. 저는 제가 맡은 캐릭터는 호기심이 많고, 자신이 몰두하는 것이나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그것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드는 인물로 받아들였습니다.

 

서현우 배우(이하 서현우):이란 인물에 대해서 감독님과 협의를 했던 부분은 단순한 상상에만 머무르지 말고 행동에 타당성을 부여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같은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는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왜 그렇게 하는지 생각하고자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감독님을 많이 관찰했죠(웃음).

 

진행감독님이 롤모델이셨군요(웃음).

 

서현우: 감독님이 애니메이션 세계에 대해 굉장히 많이 아시더라구요. 촬영이 끝나고 나중에 오사카를 가보게 되었어요. 그곳을 직접 가봤는데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제가 많이 부족했다는 걸 깨달았고 그들은 정말 대단하고 경이로웠어요.(웃음)

 

황민하 배우(이하 황민하): 저는 연기를 처음 해보는 거라서 어떻게 준비를 해야 될지 막막했지만 기본적인 것을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맡은 캐릭터는 어떤 사람일지 감독님한테 많이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관객: 세편의 에피소드 모두 잘 봤습니다. <우리들의 낙원> 속 은정이 민철을 찾는 과정에서 만난 인물들이 평범하지 않고 되게 독특한 캐릭터로 느껴졌는데, 이 인물들을 감독님께서 어떻게 구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결국 둘이 함께 보게 된 영화가 왜 <우리들의 낙원>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김태진: 일단 캐릭터를 구상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별로 고민한 적이 없던 것 같아요. 제가 먼저 구상했던 것은 '은정'이었고, 다음으로 '민철'은 함께 영화 속 여정에 올랐을 때 은정이 누구와 함께 해야할까, 누구와 함께 하면 그림이 이색적이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까 생각하다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또 영화라는 매체 또는 소재를 활용하는 영화이다보니 그에 어울리는 역할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 캐릭터들이 사뭇 제 모습들을 많이 담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들어간 것 같습니다.

<우리들의 낙원>을 고른 이유는, 처음에 제가 시나리오 쓸 때는 당장 그 마지막으로 두 주인공이 볼 영화가 무엇일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써 놓지 않았어요. 어떤 영화가 가장 좋을지 생각하다가 평소에 좋아하던 프랑크 카프라 감독을 떠올렸어요. 이 영화인을 본받고 싶다 혹은 이 사람과 같은 부류의 영화를 찍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카프라의 영화들은 이따금씩 떠올라 보게 되는 영화들이에요.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부분이다 보니 제목도 고려하였는데 제목이 마음에 들기도 하여서 결국 타이틀로 정했습니다.

 


관객: 두 감독님께 가장 어려웠던 장면과 다 만드신 후에 영화가 감독님들의 의도대로 잘 나왔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진행어려웠던 장면 같은 경우는 배우님들도 해당이 될 것 같습니다. 배우님들 말씀도 들어보겠습니다.

 

정가영: ! 총 쏘는 장면이요! 총을 처음 써본 거라서 위험성에 대한 부담이 있었어요. 이태경 배우가 쏘는 것도 그렇고, 황민하 배우가 총 맞는 것도 그렇고 혹시나 다치지 않을까 싶었죠. 소리도 엄청 크고 너무 무섭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몇 번 리허설을 거쳐서 합을 잘 맞춘 다음에 실제로 리얼하게 잘 담아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제일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래도 재미있게 잘 나온 것 같아 다행입니다.

 

김태진: 쉬웠던 장면이 없었지만, 굳이 하나를 꼽아야 한다면 영화의 클라이막스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은정'이 '민철'과 골목에서 만난 다음에 은정이 말을 쏟아내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본의 아니게 일정 문제 때문에 일찍 찍었거든요. 거의 처음에 찍었는데, 배우들이 아직 이 영화가 정확히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모르는 상태로 많은 것들이 쌓여서 폭발하는 장면들을 찍어야 했으니 정말 어려웠을 거예요. 그럼에도 다행히 배우분들이 잘 해주었습니다. 다들 비슷하겠지만, 영화는 찍기 전에 큰 꿈을 꾸고 만들고 나면 언제나 아쉽기 마련인 것 같아요. 그래도 이렇게 좋은 기회에 찍어서 꽤 만족스러운 영화가 되었습니다.

 

정가영: 저희 엄마가 김태진 감독님 작품 보시고 가영아, 저 감독 상업영화 하겠다라고 하셨어요(웃음).

 

황민하: 저도 감독님이랑 마찬가지로 총맞는 장면이 걱정이었는데 그 장면은 의외로 괜찮았어요. 위험성에 대한 걱정보다는 앉아서 연기를 하다가 총에 맞아서 죽어야 하니까 어떻게 해야 어색하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서현우: 상대 역을 맡은 배우분이 진지하게 접근해줘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구요. 대신에 대기할 때가 힘들었어요. 제 옷이나 행색 때문에 사람들이 쳐다보는 시선이 힘들었습니다(웃음).


한해인저는 화장실에서 은정을 만나서 인사하는 장면이 처음 촬영한 장면이었는데, 제 실제성격과는 다르게 자기 기분에 따라서 말을 쏟아내는 연기를 하느라 좀 어려웠지만 박현영 배우님이 잘 이끌어주셔서 편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박현영: 제가 그랬나요(웃음). 저는 항상 촬영이 끝나고 나면 항상 아쉬운데, 그래서 또 연기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영화도 처음에는 촬영회차가 적고 일정도 길지 않아서 그렇게 큰 부담감은 없었는데 실제로 연기를 하려고 하니 그때부터 지옥문이 열리더라구요(웃음). 그래도 짧게 끝나서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웃음). 사실 지금 촬영했던 것들이 생생하게 기억은 나는데 어떤 과정 같은 것들은 증발된 상태라 아득하게 느껴지네요.

 

우지현: 어려웠던 장면이라기보다는 인상깊었던 것은, 종로3가 탑골공원 쪽에서 촬영을 했을 때, 노인분들이 많으셨어요. 근데 그렇게 카메라에 관심이 많으시더라구요. 항상 뭐하는 거냐고 물어보시고. 불쾌하기보다는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물론 찍고 있는 스태프분들은 힘드셨겠지만, 이렇게까지 기계에 관심이 많으신가 싶었거든요(웃음).

 




관객: 정가영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영화를 재미있게 봤는데, 한편으로는 괴로웠어요. 제 자신도 영화에 나오는 진상 관객 같을 때가 많아서 찔리기도 했습니다. 영화 내용이 결국 GV 에서 이상한 소리를 하는 관객에게 경고하는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가요?

 

정가영: 오히려 반대입니다. 다른 작품들을 보러 갔을 때 사람들이 GV 시간에 질문을 하는 걸 보게 되는데, 전 용기가 없어서 못하거든요. 질문을 하는 행위가 얼마나 용기가 필요한지 알고 있습니다. 경고의 의미는 아니고 사람들이 더 많은 질문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극 중에서 가영이는 어떤 사람과 연애를 하는데, 물론 유부남이었죠. 그런 관계에서 가영이가 나쁜 상상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상상한 나쁜 상황들이 연출된 것이 영화 속 관객과의 대화였던 것 같습니다.

 

 

진행: 극장이라는 공간이 모두에게 특별할텐데, 배우분들도 영화를 찍으면서 느끼신 감정들이 궁금합니다.

 

우지현: 영화를 보러 오는 곳에서 영화를 찍고 스크린으로 다시 확인할 때 감회가 새롭더라구요. 새삼스럽게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이런 일이었고, 지금 하고 있다는 사실이 좋은 의미로 새로웠습니다.

 

박현영: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을 땡땡이 치고 낙원상가에 영화 보러 오곤 했는데, 어느 날은 비가 엄청 내렸어요. 아주 늦은 시간도 아니었는데 낯선 곳이라 밤에 매우 공포에 휩싸였던 기억이 나네요. 겁나는데 또 짜릿하기도 하더라구요. 제가 모르는 것이 더 많았던 시절에, 극장은 저에게 미지의 세계로 느껴졌어요. 프레임 안에 있는 세계는 현실에서 느끼는 것들이 증폭되는 느낌이라 더 강렬하게 느껴지곤 했어요. 극장에서 영화를 찍는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생각보다 감흥이 없어서 제 감정이 메말라 버렸다고 생각했거든요(웃음). 배우를 한지 시간이 꽤 된 만큼 현실과 스크린 속을 이제서야 구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시원섭섭한 느낌입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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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포럼 월례비행 4월 박홍렬 촬영감독 단편선 - <더 바디>, <산나물 처녀>, <빛과 계급>

일시 2018년 4월 25일(수) 오후 7시 30분

대담 참석 박홍렬 촬영감독 진행 변성찬 평론가

관람료 7,000원 (인디스페이스, 인디포럼 후원회원 무료 /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천 원 할인)



<더 바디> 박진성, 박진석

2013 | 25' | B & W | Fiction 


시놉시스

영선과 정수는 젊은 부부다. 한 해의 마지막 날 영화감독이 영화일을 하는 정수의 집을 방문한다. 크리스마스 캐롤이 조용히 흐르는 거실과 바람이 거세게 부는 바닷가 모래톱이 교차는 시간이 화면 위로 흐른다. 김영하의 <마지막 손님>을 각색한 이 작품은 후일담을 새롭게 등장시켜 현실과 환상을 교차시키는 풍부한 감성을 선사한다. 


스탭

제작/연출/각본 : 박진성, 박진석

촬영 : 박홍렬

출연 : 최덕문, 박혁권, 신동미


상영 및 수상경력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산나물 처녀> 김초희

2017 | 29' | Color | Fiction 


시놉시스

미지의 행성에서 온 씩씩한 70세 노처녀, 순심이 짝을 찾아 지구로 날아온다. 하지만 남자는 온데 간데 보이질 않고 숲속에서 혼자 나물을 캐고 있는 달래만 보일 뿐이다. 달래는 남자를 구하러 지구에까지 날아온 순심에게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낀다. 그날 이후, 순심과 달래는 숲에서 나물을 캐가며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게 되는데...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사냥꾼에게 쫓기는 사슴의 목숨을 건져준다. 너무도 감사한 마음에 사슴은 그녀들의 소원을 한 가지씩 들어주기로 한다. 그녀들의 소원은 바로 자신들의 짝을 찾는 것! 사슴은 순심과 달래의 소원을 들어주게 될까?


스탭

제작/연출/각본 : 김초희

촬영 : 박홍렬

출연 : 윤여정, 정유미, 안재홍


상영 및 수상경력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제3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

제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빛과 계급> 김곡, 김선

2004 | 29' | Color | Experimental


시놉시스

① 주체와 사적 소유권

② 특별잉여가치 : 자본가가 이윤을 남기는 방법

③ 금융자본 : IMF

④ 부등가교환 : 환차익으로 이윤을 남기는 방법

⑤ 공산주의의 미래... 죽음, 결핍, 불안의 몸짓들 : 거울 바라보기, 액자로 자신의 욕망에 구멍 내기,

출혈과 함께 찾아오는 현기증...무엇보다도 슬픔에 의한 몸과 살의 진동들.

그리고, 만약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쁨들.

순수한 빛의 운동만으로 자본을 구성할 수 있을까?

그러한 직설적인 모방이 언어와 자본의 동형적 공모 관계를 폭로할 수 있을까?

이제 빛은 자본이며, 고로 운동이란 축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빛과 돈의 동형성이 전부가 아니다.

정치경제학 논문을 빛으로 쓴다는write 것, 그것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 논문의 행간에서, 그리고 문단과 문단 사이에서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저항의 선들을 빛으로 노래하는 것이 아닐까?

익명적인 몸들, 익명적인 살들, 삶의 흔적들, 고로 역사.

요컨대, 자본의 빛과 살의 빛, 전투는 비로소 광학적이다.


스탭

제작/연출/각본/촬영/편집 : 김곡, 김선

촬영 : 박홍렬

출연 : 한재순, 문식


상영 및 수상경력

제1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필름매체상

제2회 대단한 단편영화제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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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포착해내는 시공간의 경험, 일상의 역학

 인디피크닉2018 <단편3: 감각의 시간 기억의 공간>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8년 4월 7일 오후 12시 40분 상영 후

참석 오서로, 채의석, 김현정 감독

진행 김경묵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연 님의 글입니다. (사진제공 서울독립영화제)




우리를 둘러싼 공간과 시간은 고정되지 않았다. 공간과 시간은 변하고 이는 때로 우리에게 영감이 되기도 무의식적으로 내면에 머물러 어떠한 상처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우리를 둘러싼 것들에 이토록 쉽게 영향 받는다는 점이 때로 무기력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모두 여전히 변화하는 외부와 함께 감각의 경험을 이어나간다. 공간과 시간의 풍경을 우리는 지켜보며 그대로를 감각하기도 또 그와 함께 면면히 움직이는 경험을 맞이하기도 한다. 47일 인디스페이스에서는 이처럼 주변에 존재하는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경험을 공유하는 영화 4편이 상영되었다. 환절기만 되면 괴롭히곤 하는 코의 감각(<(OO)>의 경우), 빛과 소리에 의존함으로써 드러낸 밤이라는 시간성(<사냥의 밤>의 경우), 개발되는 공간에 기대어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봄동>의 경우), 어린 시절 외로움으로 인해 받았던 상처(<나만 없는 집>의 경우) 등 모두 일상에서 마주하는 경험들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OO)>의 오서로 감독, <봄동>의 채의석 감독, <나만 없는 집>의 김현정 감독이 이 자리에 나와 보다 세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다.







김경묵 감독 (이하 진행): 이번 상영 작품을 만들게 된 동기를 짧게 말씀 부탁드린다.

 

오서로 감독 (이하 오서로): 애니메이션은 2015년에 학교를 졸업하고 만들기 시작했다. <(OO)>의 경우 작년, 20176월 졸업 이후 처음으로 만들게 된 독립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채의석 감독 (이하 채의석): <봄동>은 내가 김포로 이사 갔을 때 돌아다니며 본 풍경과 그 주변에서 이뤄지는 것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만들게 된 영화다.

 

김현정 감독 (이하 김현정): 2016년에 <나만 없는 집>의 촬영을 시작했고 2017년에 작품을 완성했다. 촬영과 제작지원은 대구에서 이뤄졌다. 시나리오 작성은 촬영 이전부터 해왔다. 어릴 때 기억들을 담아서 시나리오를 각색했다.

 


진행:봄동이라는 나물류 먹거리 혹은 계절 음식이 우리 세대에게 익숙한 건 아니다. 어떻게 그 소재를 택하게 되었나?

 

채의석: 영화 속에 등장하는 무단 경작을 금지하는 표지가 실제로 있었다. 지나가면서 매번 보았다. 그러면서 새로 아파트 분양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옛날 그 장소에 살았던 사람이 경작을 한다는 아이러니가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전라남도 순천이 고향이다. 순천으로 내려가다 봄동을 보게 되었고, 봄동이 갖고 있는 겨울과 봄이라는 두 가지의 계절, 그런 특성을 다뤄보고 싶었다. 지역의 변화가 이루어지는 동시에 아직은 예전의 것이 남아 있는 그런 상태를.

 


진행: <나만 없는 집> 속에 개인적 경험에 가까운 어린 시절이 담겨있다. 어릴 적 부산에 살아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사투리에 친숙함을 느꼈다. 방에 걸린 젝스키스 사진을 보고 영화 속의 시간이 90년대임을 깨닫기도 했다. 시간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러한 사적인 이야기를 그려내는 게 감독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는 느낌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과정 안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공유해달라.

 

김현정: 과거의 생각과 감정들이 먼저 떠올랐다. 촬영이나 편집이 이루어지는 시기 보다는 시나리오를 썼던 시기에, 시나리오는 감정을 최대한 절제해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보니 그만큼 생각이 늘었다. 어릴 때의 고민, 혼자 있던 기억, 또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던 세대로서의 경험, 이를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시기가 언제일까 고민하다 걸스카우트와 연관 짓는 시도를 해보았다. 준비할 때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려 노력했다. 그래도 기준점은 언제나 나였다. 촬영을 할 때에는 나의 경험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감정의 공유에 주안점을 두고 주변의 자문을 많이 받기도 했다.

 

진행: 영화 속에 드러나는 사건이 모두 개인적인 경험인가

 

김현정: 엄마의 사인을 베껴 걸스카우트에 지원한 후 허락을 받지 못한 일까지만 나의 실제 기억이다. 언니와 싸우고 돈을 훔치고 그 후에 이뤄지는 설정들은 각색했다. 어머니가 실제 시나리오를 보시더니 네가 걸스카우트를 그리 하고 싶어 했는지 몰랐다고 하시더라. (웃음) 오히려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치유가 많이 되기도 했고, 부모님의 이야기도 듣는 계기도 되었다.

 




진행: <(OO)> 혹은 '콧구멍'의 오서로 감독께 질문하고 싶다. 제목이 독특하다. 읽기 난감한 제목인데 어떻게 만들어졌나. 또 어떻게 보면 영화에서 제시하는 메세지가 없다. 재채기만 하고 끝나는 이야기다. 이 내용과 제목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시도가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어떤 연유로 그러한 제목과 소재를 취했는가?

 

오서로: 제목은 의아할 수 있다. 근데 그림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재앙, 노재스터(nose+disaster), '코앙' 같은 글자 조합으로 갈까,(웃음) 혹은 하나의 투박한 단어로 갈까 고민을 많이 했다. 말한 것처럼 내러티브나 플롯이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저 재채기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 글자를 그림처럼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지금의 <(OO)>를 제목으로 선정했다. <(OO)>는 나의 세 번째 작품인데 확실히 실험적인 마음으로 작업했다. 처음 만든 애니메이션은 기승전결이 있는 시나리오가 있었다. 두 번째는 졸업작품인데 교실에서 조는 이야기이다. 그래도 배경도 있고 결말도 존재했다. 이번 것은 공간은 부재한 채 은유만 존재한다. 실제로 내가 만성 비염이다.(웃음) 어릴 때부터 고생했다. 지금 여기에도 나 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비염이 아니라 해도 환절기에 코감기가 걸린다든지, 코와 관련된 안 좋은 일에 대해 다들 공감할 것이다. 이처럼 같이 고통을 느껴보자 하는 의도로 관객에게 간접경험을 시키는 용도로 영화를 제작했다.

 


진행<나만 없는 집>에 등장하는 아역과 성인 배우 다 자연스러운 생활연기를 보여준다. 어떻게 배우들을 캐스팅 했나. 그들은 전문 배우인가. 그리고 사투리 연기를 지시하는 과정에서 주의한 점은 무엇이 있나.

 

김현정: 다 전문 연기자이다. 특히 이제 연기를 시작한 아역 배우들인데, 연기학원이나 소속사에서 섭외하게 됐다. 대구, 서울, 그리고 부산까지 오디션을 많이 봤다. ‘세영으로 등장하는 아역만 서울이고 나머지 아역 배우들은 대구와 부산 출신이다. ‘세영선영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배우는 극단까지 직접 운영하는 전문 배우다. 서울 출신인 세영역은 사투리가 안 돼서 숙제하듯 녹음을 시키기도 했다. 동시에 사투리 연습과 같이 연기 공부도 된 것 같다. 또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이입하길 원해서 유사경험이 있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언니가 있냐, 친구들 중에는 이런 경험을 겪는 이가 있느냐, 이런 것들 말이다.

 


진행: <봄동>에서 등장하는 아버지, 수리공 아저씨, 그리고 낚시꾼으로 등장하는 아저씨. 이 세 명의 아저씨는 전문 배우들인가.

 

채의석: 아버지로 등장하는 배우는 전문배우다. 은행 간판에도 나와 계신다.(웃음) 나머지 두 중년은 실제로 그 동네에 거주하는 분들이다. 보일러 수리공 아저씨는 실제로도 그 직업을 업으로 한다. 시의원에 출마하신다고도 들었다. (웃음)

 

진행: 남녀 주인공의 경우는 어떻게 섭외했는가.

 

채의석: <봄동>의 시나리오는 12월에 작성했고, 그 전 11월부터 연극을 올렸다. 연기 시작은 9월이었는데 거기서 상우역의 도현 배우를 보았다. 시나리오의 틀을 잡아놓고 배우에게 같이 영화를 하고 싶다는 연락을 줬다. 대사를 쓰면서도 실제 들었던 말투와 속도를 고려했다. 그리고 다영역의 이슬이 배우는 지인을 통한 오디션에서 섭외했다. ‘다영이라는 인물을 쓸 때까지 이 배우를 몰랐지만 실제 다영처럼, 그 장소에 사는 것처럼 연기해줘서 고마웠다. 무엇보다 두 분의 화합이 좋았다.

 




관객: <봄동>을 보면서 주인공이 제삿상을 차리기 위해 음식하는 장면, 그리고 술을 마시는 인물 뒤로 드러나는 아주머니의 모습들이 장면의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연관성 없는 장면들을 나열한 이유가 따로 있는가. 또 엔딩 크레딧에 소리를 삽입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채의석: 마트의 아주머니가 뒤에 보이는 장면은 시나리오를 작성할 때부터 의도했다. 그 장면은 편집도 거의 없었다. 그런 장면들을 넣은 이유는 공간에 의해 자기 삶이 바뀌는 사람들을 묘사하기 위해서였다. 변화하는 공간의 사람들의 모습이 자연스레 나오기를 바랐다. 호프집에서 옛날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세 아저씨들이 실제로 보아도 매력적이지는 않다. 흘러가는 분위기처럼 묘사되기를 원해서 실제 사는 분들의 얼굴을 비춘 것이다. 그리고 엔딩 타이틀에는 종종 음악이 없기도 하다. (웃음)

 

 

관객: 김현정 감독님의 <은하 비디오>도 굉장히 잘 봤다. 필모그래피를 통해 남겨진 사람 혹은 소외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는 것 같다. 왜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됐는가. 주인공을 포함한 초등학생 인물들이 연기를 훌륭히 해냈는데 디렉팅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김현정: 보통 별다른 의식을 하지 않고 작업을 하는 편이다. 근데 완성한 걸 내 눈으로 보니 깨닫게 됐다. 관계나 소외된 것들을 꾸준히 생각하다보니 그게 본의 아니게 담긴 듯하다. <은하 비디오>는 비디오 가게가 나오는 이야기를 찍고 싶었고, 이야기를 덧붙이는 과정에서 비슷한 맥락의 설정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나에게 연기는 어려운 편이다. 그래도 아이들이기 때문에 내 어릴 때의 감정을 떠올리며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설명이 가능했다. 내가 설명할 수 없었다면 디렉팅이 어려웠을 것 같다.

 

 

관객: <나만 없는 집>의 이야기는 주인공 '세영'의 걸스카우트에 대한 욕망으로 시작된다. 엄마의 지갑을 훔치게 되는 것들도 그렇고. 이런 상황들이 아이의 순수함 때문인지 아니면 가족의 결핍으로 인해 관심 받고자 하는 행동인지 궁금하다. 더불어 결말에서 아이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것인가.

 

김현정: 남에게 주목받고 싶다는 이유로 걸스카우트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이가 가족, 친구, 언니 등 다양한 사람들과 투쟁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원했던 건 걸스카우트를 하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주변에 인정받는 일임을 무의식적으로 깨닫고 걸스카우트를 포기하는 엔딩으로 설정했다. 사실 엔딩은 성장보다는 변하지 않는 현실에 대한 것이다.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세영'과 '선영'이 같이 라면을 끓이는 장면이 있었다. 근데 촬영 중에 편집했다. 상황은 변하지 않을 테니까. 가족들은 여전히 바쁘겠지만 아이가 그걸 받아들일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관객: <나만 없는 집>에서 보면 옆집 아줌마가 엔딩 크레딧에 명시되어 있다. 근데 옆집 아줌마를 영화에서는 못 찾았다.

 

김현정생략되고 편집된 장면이 몇 있다. ‘세영이가 언니와 엄마가 치킨을 먹는 걸 엿보는 장면 바로 전에 옆집 아줌마가 등장한다. 옆집 아줌마가 말을 거는 장면이었다. “엄마는 안 계시니?”와 같은 대사도 있었고. ‘세영을 더 외롭게 만들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 장면이 세영이 과감한 행동을 하는 동기가 되었으면 싶었다. 편집해보니 지루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비슷한 장면이 꽤 많아 그 부분은 생략했다.

 

 

관객: <봄동>에서 남녀 주인공의 관계가 모호하다.

 

채의석: 그건 나의 성격 탓인 듯하다. 우유부단하고 질질끄는 성정이 반영된 것일지도 모른다.(웃음) 보다 공간에 집중하고 싶어서 둘의 관계를 뉘앙스만 풍기는 선에서 제시했다. ‘다영상우에게 머리를 기대는 장면은 주변에 계속 물어봤다. 그 둘 사이의 연애 감정을 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영화는 건물의 딱딱함과 직선을 부각하고 있기 때문에 둘의 관계가 오히려 드러나지 않기를 바랐다.

 

 

진행: <(OO)>에 따로 쓰인 애니메이션 기법이 있는가?

 

오서로: 상업영화와 독립영화 둘 다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과정은 동일하다. 시놉시스를 글로 작성하면 콘티 작업을 한다. 비디오 콘티라고도 하는데,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대강 소리와 이미지를 넣고 움직임을 편집해 놓은 스토리보드를 만든다. 보통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은 스토리보드에 내용을 즉흥적으로 첨가할 수 있느냐의 차이를 갖는다. 독립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에서 내용을 빼기는 쉬워도 덧붙이는 건 어려운 일이다. 웬만하면 스토리보드에 맞춰 애니메이팅을 한다. 디지털이 발달하기 전엔 손그림을 많이 사용했다. 물론 디지털이지만 한 장 한 장 손으로 그리는 방식을 지금도 차용한다.


 


 


진행: 관객분들께 차기작 계획과 함께 짧은 인사 부탁드린다.

 

오서로: 보러 와주셔서 감사하다. <(OO)>를 작년에 완성해서 아직 다음 작품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차차 준비해 나가겠다.

  

채의석:  다다음주 주말이면 새 작품을 촬영하고 있을 듯하다.

 

김현정: 주말 오후라는 황금사간에 와주셔서 감사하다. 5월 초에 단편 촬영 들어갈 듯 하다. 내년에 좋은 기회가 있다면 보여드릴 수도 있겠다.

 

 

 

영화는 우리가 여상스럽다 여기는 찰나를 포착해낸다. 예사스러운 일도 스크린을 거치면 관객에겐 특별한 것으로 체감된다. 관객들은 <(OO)>의 재기발랄한 이미지에 웃음을 터트리고 <사냥의 밤>이 상영되는 가운데 감각에 집중하기 위해 침묵을 지키며 <봄동>의 차갑지만 따뜻한 계절감을 차분히 관망하고, <나만 없는 집> 속 세영의 고군분투에 눈물 짓기도 한다. 많은 관객과 일상의 순간을 주고 받는 체험은 꽤나 각별하게 느껴진다. 일상 속 시·공간의 포착, 극장과 영화가 관객에게 선사할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지 않을까.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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