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RMATION 


제목: 해원

감독: 구자환

장르: 다큐멘터리

제작/배급: 레드무비

러닝타임: 96분

개봉: 2018년 5월 10일




 SYNOPSIS 


해방 이후 남한에서의 민간인 집단학살은 1946월 8월 화순탄광사건과 대구 10월항쟁으로 시작됐다. 미군정 치하에서 발생해 남한 전역으로 확대된 대구 ‘10월 항쟁’은 “식량난이 심각한 상태에서 미군정이 친일관리를 고용하고 토지개혁을 지연하며 식량 공출 정책을 강압적으로 시행하는 것에 불만을 가진 민간인과 일부 좌익 세력이 경찰과 행정 당국에 맞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항일독립군을 토벌하고 고문•처형했던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이 청산되지 않고 미군정에 의해 경찰과 국가기관의 수장이 되면서 이후 자행될 민간인학살의 전주곡이었고, 반역사의 시작이었다. 


숙청되어야 할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이 미군정과 이승만에 기대여 살길을 찾은 것이 바로 공산주의자 척결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친일행적을 가리고 생존을 위해 반정부주의자, 좌익세력, 민족주의자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1946년 미군정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남한 주민들의 78%가량이 사회주의를 원했고, 14%가량만이 자본주의를 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이승만 정권은 친일파와 우익인사를 기용해 정치적 걸림돌이 되는 집단과 민간인을 학살했다.


1947년부터 불거진 제주 4.3항쟁과 1948년 여순사건을 거치면서 이승만 정권은 보수우파와 좌익세력을 제거하며 본격적인 반공국가 건설에 들어간다.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민간인 대량학살은 본격화된다. 좌익인사를 선도하고 계몽하기 위해 설립한 국민보도연맹은 한국전쟁 초기에 대량 학살 대상이 됐다. 친일 출신의 군인과 경찰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더욱 참혹한 학살극을 벌인 측면도 있다. 


한국전쟁으로 전시작전권을 이양받은 미국도 민간인학살의 주체가 되었다. 이 시기 퇴각하던 인민군과 내무서, 지방좌익에 의해서도 민간인학살은 자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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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       목    | 오목소녀

영       제    | OMOK GIRL

감       독    | 백승화 <걷기왕>

출       연    | 박세완, 안우연, 이지원, 장햇살

제       공    | SK브로드밴드

제 작/배 급    | ㈜인디스토리 

등       급    | 전체관람가

러 닝 타 임    | 57분

개   봉  일    | 5월 24일




 SYNOPSIS 


“이제부터가 진짜지”


한때 바둑왕을 꿈꿨으나 현실은 기원 알바인

이바둑에게 찾아온 인생 최대의 소확행!

오목에 오늘을 건 그녀의 전대미문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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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오목소녀

영       제    | OMOK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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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       연    | 박세완, 안우연, 이지원, 장햇살

제       공    | SK브로드밴드

제 작/배 급    | ㈜인디스토리 

등       급    | 전체관람가

러 닝 타 임    | 57분

개   봉  일    | 5월 24일




 SYNOP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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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의 인간, 인간의 풍경  2018 POST BIFF <대불+>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8년 4월 20일 오후 7시 상영 후

참석 신 야오 후앙 감독

진행 및 통역 임대근 한국외대 교수










*관객기자단 [인디즈] 윤영지 님의 글입니다. 




2017 대만 금마장영화제에 이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이며 관객을 사로잡은 신 야오 후앙 감독의 영화 <대불+>(2017)는 조용하지만 시종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 수작이었다. 영화는 흑백과 컬러의 세계, 스크린 안팎의 세계를 오가며 풍경 속 인간과 인간 속 풍경을 재치있지만 날카롭게 드러냈다. 영화가 마침내 마주하게 하는 어떤 내밀한 인간의 풍경은 이내 관객을 어떤 마법 같은 순간으로 안내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를 만든 다소 생소한 이름의 감독을 빨리 만나보고 싶었다. 크레딧이 오른 뒤 한국외대 임대근 교수의 진행과 통역으로 한국을 방문한 신 야오 후앙 감독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임대근 교수 (이하 진행): 먼저 <대불+>를 관람하기 위해 극장을 찾아주신 관객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릴게요.


신 야오 후앙 감독 (이하 신 야오 후앙):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서울에는 처음 방문했는데요, 저는 다큐멘터리를 20년가량 찍어왔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보신 <대불+>는 제 첫 장편 극영화입니다. <대불+>는 제가 이전에 찍은 단편영화 <대불>(2014)를 기반으로 장편화한, 제게는 무척 의미 있는 영화입니다.

 

진행: <대불+>는 작년 대만에서 상영을 했었고, 금마장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만 현지 관객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았는지, 반응에 대한 먼저 질문을 드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신 야오 후앙: 대만 관객분들은 대체적으로 호평을 많이 보내 주셨습니다. 사실 시나리오 단계에서 이 정도 영화는 대만에서 100-200만 대만 달러를 벌 수 있지 않을까 예상했었는데, 현지에서 개봉 당시 2900만 대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였습니다. 굉장히 의외의 사건이었고, 이런 결과를 통해 대만의 관객들도 이제는 다른 방식의 영화, 새로운 영화, 다르게 이야기하는 방식의 영화들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만 영화 시장이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큰 액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좋은 기록을 남긴 영화라고는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흑백영화인데다가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인물들이 쓰는 언어도 대만어였기에 지금까지 관객들이 봐왔던 영화들과는 다른 방식의 영화였을 것입니다. 실제로 대만에서는 30년 동안 대만어를 사용하는 영화가 없기도 했고요. 이렇듯 새로운 방식의 영화였기 때문에 관객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습니다. 영화가 개봉한 이후 관객분들이 열렬히 좋아해 주신 것은 저로서도 의외였습니다.

 




관객: 초반까지는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영화를 보던 도중에 극영화라는 것을 깨닫고 놀랐는데요, 20년간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오다가 극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단편영화 <대불>과 장편영화 <대불+>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신 야오 후앙: 저는 원래 영화 공부를 했던 사람은 아닙니다. 대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이후로 다큐멘터리를 찍을 기회가 생겨 찍기 시작했고, 다큐멘터리는 저에게 있어 사회 운동의 일환이었습니다. 카메라로 무언가를 기록하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도구라고 생각했죠. 환경, 생태의 문제를 비롯해 여타 사회 전반의 문제들을 다큐멘터리를 통해 기록하고 소통해 왔습니다. 하지만 세 편의 다큐멘터리를 찍은 이후 마음속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다큐멘터리가 사회운동의 도구라기보다는 내 내면을 드러내는 창작의 일환이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후, 사회 운동뿐만 아니라 창작의 시각에서 다큐멘터리를 대하게 되었고 창작에 대한 열정이 샘솟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계속 다른 방식으로, 다른 장소에서 다큐멘터리를 찍는 것을 시도하다 보니 제 안에서 꼭 다큐멘터리여야 하는가하는 물음이 생겨났습니다. 이후 실험영화나 극영화를 찍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대불><대불+>는 두 주인공이 사장의 블랙박스를 훔쳐보게 된다는 기본적인 얼개는 같습니다. 하지만 단편영화 <대불>의 줄거리는 비교적 간단하고 두 주인공이 사장의 비밀을 알게 되는 것이 영화의 결말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단편이라는 한계 때문에 이 이상의 이야기를 전개하지는 못했습니다. 단편을 하나의 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장편은 그 점을 쭉 끌고 나와 만들어낸 선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선들을 계속 만들어 내다보니 선들이 면이 되었고요. 이렇게 점, , 면의 개념으로 단편에서 장편화를 해 나간 것 같습니다. 장편에는 보다 다양한 인물들의 생활 양식, 공장 내부의 문제 등이 더해질 수 있었습니다. 체육관 법회 장면의 경우, 단편에서는 공장 내부에서 절을 하는 장면이 장편에서는 체육관에서 크게 법회를 여는 방식으로 확장되었다는 등의 차이도 있습니다.

 

 

관객: 비슷한 질문인데요, 단편영화 <대불>이 장편영화 <대불+>가 되며, ‘+’에서 파생되는 의미를 결말과 관련 지어 풀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 비롯해 단편이 장편으로 만들어지면서 더해진 의미들이 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하고, 단편을 장편으로 만든 이유를 더 자세히 들어보고 싶습니다. 영화를 흑백으로 제작한 이유도 궁금하고요.

 

신 야오 후앙: <대불><대불+>의 제목을 어떻게 붙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대불이라는 단어 자체는 늘 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 영화를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단어가 대불이라고 생각했어요. 장편영화의 제목을 무엇으로 붙일까 고민하던 시점에 아이폰 6’의 다음 버전인 아이폰 6+’가 출시된 것을 보았고 여기서 힌트를 얻어 대불+’라는 제목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대불이라는 불상에 사람이 들어가 있다는, 첨가되어 있다는 의미가 있기에 대불‘+’가 붙여진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단편영화를 찍은 이후에 이 작품을 장편영화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영화를 공부했던 사람이 아니었기에 배우고 익혀야 할 부분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장편영화를 찍을 만한 제작비 또한 가지고 있지 않았고요. 그런데 단편영화 <대불>이 금마장 영화제에서 상영했을 당시 Chung Mong hong 감독이 제 영화를 굉장히 좋게 봐 주었습니다. 그 감독과 만나 이야기를 하다가 제작비 문제를 해결해 줄 테니 이 단편영화를 장편영화로 만들어보면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시나리오와 연출을 제가 맡고 제작비는 그 감독이 속해있는 회사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단편영화라는 형식으로 이미 완결된 이야기를 왜 또다시 장편영화로 제작해야만 하는지 스스로 깊이 고민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지난 20년간 다큐멘터리를 찍어왔던 삶도 되돌아보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왜 영화를 찍으려고 했었나 하는 생각도 했고요. 일련의 고민을 거치며 장편영화 시나리오는 완전히 새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단편영화 <대불>이 가지고 있었던 그 정신만큼은 놓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장편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단편영화도 장편영화도 흑백으로 처리된 것은 공통적입니다. 영화 내에서 블랙박스 화면만 컬러로 처리된 것도 공통적입니다. 사실 단편영화를 제작할 당시 영화가 흑백으로 제작된 가장 큰 이유는 제작비였습니다. 불상 제작 공장의 여러 도구와 기계들이 등장하고, 특히나 동으로 만들지 않은 불상을 동으로 제작된 불상처럼 보이도록 구현해야 했기에 흑백으로 처리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것이 하나의 창작 기법으로 사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 주인공이 블랙박스를 훔쳐보는 장면 자체는 흑백이지만 그들이 보고 있는 블랙박스 화면은 컬러로 처리되는 방식인데, 그들이 보는 세상은 그들의 상상으로 완성되는 세계였기 때문에 그 화면만 컬러로 처리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흑백과 컬러를 통해서 현실과 상상을 대비하는 방식으로 활용했습니다. 장편영화를 찍을 때는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풍족해져서 영화 전체를 컬러로 처리할 수도 있었지만, 이러한 단편의 의도를 이어가기 위해 흑백과 컬러를 대비시켰습니다.





관객: 영화를 보면 여러 시각 매체가 등장합니다. 블랙박스, 도색잡지 등 여러 매체가 등장하고 관객은 그것을 바라보는 인물들을 바라보는 형식이 많은데요, 이러한 구도로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영화가 긴장감 있는 사건을 다루는데 사건 자체의 강렬함보다는 대체로 인물에 집중하는 등 전반적으로 색다르고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이 많던데 영감을 어디서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신 야오 후앙: 제가 영화를 찍기 위해 불상 공장에 다녀보니 건물 3층 높이의 불상도 있었습니다. 특히 대만에는 거대한 불상이 굉장히 많아요. 그러다가 문득 저 불상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까?’라는 궁금증이 들었고 이것이 발상의 시작이었습니다블랙박스에 대한 영감은, 제가 가벼운 사고를 당한 적이 있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했던 경험에서 출발했습니다. 블랙박스를 확인하던 중 누군가가 이 블랙박스의 메모리카드를 꺼내서 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하는 생각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블랙박스 자체가 보여주는 화면은 차의 외부인 대로변입니다. 그런데 블랙박스에서 녹음되는 소리는 자동차 내부의 소리죠. 이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화면과 소리의 결합, 나아가 화면은 우리가 늘 만나는 공공 공간을 기록하고 있는 데 반해 소리는 사적 공간인 차 안의 소리가 기록되는 상반되는 지점들이 이율배반적이고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볼 때 끊임없이 무언가를 훔쳐보는 것 같은 행위에 동참하게 됩니다. 두 주인공은 사장의 행위를 훔쳐보게 되고 관객들은 그들의 훔쳐보는 행위를 훔쳐보는 것 같은 체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 살인 장면은 구체적으로 화면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주인공도 관객도 보지 못하죠. 사장이 여성 캐릭터를 폭행하고 있을 때 화면이 꺼지고, 우리는 보지 못했어도 여성 캐릭터가 불상 안에 있을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추론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것들이 본다는 것과 보지 못한다는 것 사이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체험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진짜로 벌어지는 일들은 보지 못하고, 우리가 보고 있는 것들은 어찌 보면 훔쳐보는 것이며, 실제가 아닌 기록된 무언가를 통해 접하게 되는 사실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관객분들이 영화를 즐기는 묘미가 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관객: 대만 친구가 <대불+>가 좋은 영화라고 추천해주어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통해서 전하고 싶었던 특별한 메시지가 있는지 묻고 싶고, 이 영화의 성공으로 앞으로 영화를 만들 때 투자를 받기 수월해졌을 것 같은데 차기작은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신 야오 후앙: 관객분들께 꼭 무언가를 설명하고 싶었던 것은 아닙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분들 저마다 각자의 다른 생각들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제가 정해놓은 메시지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누구나 삶에 대한 자기만의 답변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어쩌면 제가 생각하는 제 삶에 대한 답변입니다. 그러나 저의 답변을 관객분들이 꼭 수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질문해주신 분에게도 질문해주신 분만의 삶의 답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영화의 결말 또한 열린 형태로 남겨둔 것 같습니다.

다음 질문에 답하자면, 사실 저는 영화를 찍는 목적이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불편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큐멘터리건 극영화건, 삶 속에서 느끼는 불편들을 영화를 통해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예산이 늘어나고,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이고, 더 많은 관객 수를 기록하다 보면 오히려 제가 자유롭게 영화를 찍는 공간이 한편으로는 위축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산보다는 그저 제가 찍고 싶은 영화를 찍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관객: 영화 속에 대사가 방백(내레이션)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고 대만어로 극본을 쓸 때의 문제는 없었는지 여쭤보겠습니다.

 

신 야오 후앙: 영화 속의 사건은 대만의 중남부 지역에서 일어납니다. 대만의 중남부는 기본적으로 대만어를 쓰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이기에 대사 또한 당연히 대만어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대만의 중남부에서 태어났기에 대만어가 제게는 모어입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없었습니다.

내레이션은 제가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부터 많이 썼던 기법이고, 그 기법을 극영화에까지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내레이션을 활용하는 것이 제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대부분의 상업 영화는 관객들을 영화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방식이지만, 저는 내레이션을 읊조리는 방식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으로 하여금 지금 당신은 영화를 보고 있는 것이라는 각성을 하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영화 속의 장면들을 보며 관객에게 줄곧 영화를 보고 있다는 상황을 상기시켜 주고 싶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기 몇 분 전에 내레이션이 끝나고 화면이 점차 검어지는 시점이 있습니다. 완전히 검은 화면이 되었을 때, 그 검은 공간은 영화관 자체와 동일시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관객들은 그 마지막 몇 분 동안 영화관에서 화면 속으로 들어가는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고, 그 체험은 곧 불상 안으로 들어가는 체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 삶 속의 어떤 과정들을 마주하게 되는 체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를 본다는 것은 결국 다른 사람을 보며 방관자 혹은 관찰자로서의 시선을 갖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우리가 카페에 앉아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을 볼 때와 비슷한 경험일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그 거리로 나가 함께 걸어가게 되면 나 또한 그 거리 속 인물로 입장이 변하게 되고, 내 삶으로부터 도망갈 수 없는, 방관자가 아닌 당사자가 되는 것인데, 이런 식의 차이와 결합의 순간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관객: 자기만의 색이 뚜렷한 영화를 만든다는 두려움은 없는지, 또 그 두려움과 마주했을 때 어떻게 떨쳐내는지 궁금합니다.

 

신 야오 후앙: 말씀드렸듯이 저는 영화를 배워 본 적이 없습니다. 이전에 장편영화를 찍어본 경험도 없습니다. 그런 제게 장편영화를 찍을 기회가 생기고 제작비를 투자 받는 순간부터 스트레스와 압박과 두려움은 줄곧 저와 함께 해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제가 절벽에 서 있다는 느낌을 일부러 상기시켰던 것 같습니다. 나는 이곳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고 곱씹으며 스스로를 끊임없이 내몰았던 것 같고, 그런 압박과 스트레스들이 스스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 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시나리오가 완성될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영화가 완성되어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자기 확신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양극단의 생각을 오가는 사람인 것 같고, 이번 영화를 찍으며 정신적 압박이 정말 많았지만, 일단 영화를 완성 시키고 나서는 모두 괜찮아진 것 같습니다.

 


진행: 대화에 통역이 오가느라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요, 이전에 비슷한 질문이 있었지만 마지막으로 다음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여쭤보고 대화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신 야오 후앙: 정확하게 어떤 영화가 될 것이라고 지금 당장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구상 중인 이야기는 제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마흔 살이 조금 넘었는데요, 다음 작품은 비슷한 나이의 샐러리맨의 이야기를 다루게 될 것 같습니다. 회사 내에서 아주 높은 지위도, 낮은 지위도 아니고 집 안에서도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아주 낮은 위치에 있지도 않은, 사회 속에서도 어느 한 군데에 정확하게 속해있지 않은 중간층에 위치한 인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막상 10년 정도가 지나면 회사에서 은퇴해야 하는 위기에 직면해 있기도 하죠. 이런 인물을 바탕으로 다음 영화를 만들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젊은 직원들에게 치이고 집에서는 아이들에게 무시당하는 아버지, 또 스스로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중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런 인물을 통해 삶의 의미를 묻는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내년에 영화를 촬영할 수 있을 것이고 내후년에는 영화를 완성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제 스스로를 절벽으로 내몰기 위해서입니다.(웃음)

 





말과 말은 통역을 거쳐 오갔지만 그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언어로는 건너 다닐 수 없는 어떤 세계를 신 야오 후앙 감독과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함께 나누고 공유할 수 있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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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 기획] 지금, 독립영화


오늘도 독립영화는 우리를 기다립니다. 극장에서, 집에서, 때로는 우리가 뜻을 모아 함께하는 공간에서, 독립영화는 우리와 만나고 있습니다. 여기 독립영화와 좀 더 가까이 만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독립영화의 지금을 생생히 경험하는, 인디스페이스의 관객기자단 인디즈 10기가 전해드립니다.





 순응과 대항 사이에서

 김응수 감독의 <오,사랑>과 <초현실> 




*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종우 님의 글입니다.






지난 3월 김응수 감독이 만든 세월호의 영화 <, 사랑><초현실>이 영화관, 영화제, DVD 등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배급과 IPTV를 통해 서두르듯 관객을 찾았다. 아래의 글은 두 작품의 존재를 알리고 영화를 거쳐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를 기리고자 쓰였다.

 

세월호가 깊은 바닷속에 잠겼을 때 독립영화의 임무와 운명을 직감했다. 끊임없이 세월호 사건을 말해야 하고, 동시에 세월호 사건이 가지는 이미지의 그늘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음을 말이다. 전자는 임무고 후자는 운명이었다. 모든 것이 죽음을 향했다. 바다의 존재는 곧 재난이었고 교복 입은 청소년을 보면 곧장 단원고 학생들의 죽음이 떠올랐다. 그리고 노랑은 슬픔의 색상이 되었다. 이 괴로운 연상 작용이 사람들을 휘감았다. 이 긴장이 조금 느슨해진 오늘, 관객 앞에 등장한 김응수의 <, 사랑><초현실>은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 여기에 질문 하나 더하자면, <, 사랑><초현실>은 왜 함께 세상에 나왔을까.





 

<, 사랑>은 버스에서 한 남성을 보고 우연히 세월호를 떠올린 J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J의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이 다큐멘터리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진정성을 지적하는 일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하지만 영화가 사건을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사랑>은 버스 안에 있는 J를 재현하지 않는다. J가 마주한 의문의 남성 또한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다. 반면 영화는 버스를 운전하고 있는 단 한 사람만큼은 보여준다. 왜 영화는 관객에게 그를 바라볼 것을 지시하고 있는가. ‘지시라고 표현한 것은 영화의 요청이 꽤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이동의 이미지가 과연 J의 시점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확신할 수 있는가. 이미지의 크기를 보면 오히려 운전자의 시선에 가깝다는 점을 인지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을 슬픔의 공간으로 운반하는 노동자다. 그의 노동은 세월호 사건 이후에도 지속, 반복될 것임을 누구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애도할 수 없다. 세상은 노동자에게 건조해질 것을 요구한다. 영화는 감정의 문을 닫아야 하는 운전자의 상황을 암시한다. 이 상황은 두 가지 방향으로 이어진다. 하나는 노란 리본을 가게에 부착한 이유로 고객의 협박을 받은 J의 이야기다. J와 운전자는 생계와 노동의 고리 안에서 망각을 강요받는다. 또한 운전자의 형상은, 다소 조심스럽지만, 세월호에서 홀연히 탈출한 또 다른 운전자를 떠올리게 한다. 버스 운전자를 폄하하거나 세월호의 선장을 동정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선장의 나약함이 너무 친숙한 감정이었음을 간과할 수 없다. 김응수는 지금 우리가 가진 감정을 곤궁함이라 부른다. 세월호 사건을 말하고 싶지만 선뜻 발화할 수 없는 이름의 무게와, 동시에 이 슬픔을 외면하고 싶은 감정인 것이다. <, 사랑>J의 목소리를 경유해 침묵한 채 버스 앞만을 바라봐야 하는 평범한 진도행 버스 운전자의 눈동자에 무엇이 담기는지 살펴보는 영화다.


다시 버스 운전자 장면으로 돌아오자. 해당 장면은 J의 시점에서 재현된다. 옆에 앉은 남성을 차마 바라볼 수 없는 J는 그 반대편으로 시선을 돌린다. 창밖으로 풍경이 펼쳐지고 그 위로 창에 의해 반사된 운전자의 모습이 겹친다. 운전자의 모습은 창이 비춘 일부에 불과하다. 작가는 세월호 사건 이후의 세상을 직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하다. 영화는 추모의 숲에 도착해서도 동일한 선택을 반복한다. <, 사랑>에서 거울과 창은 곤궁함을 물질화한 것이다. 한편, 김응수는 <초현실>에 이르러 이 창과 거울 으로 들어간다. <초현실><, 사랑>에서 진입할 수 없었던 봉쇄된 내부, 다시 말해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의 세계를 보여준다.





 

<초현실>은 세월호 사건 희생자 김건우 군의 아버지 김광배 씨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그는 우석대학교 상담심리학과에 영혼입학을 한 아들을 대신에 MT에 참가한다. 영화는 그 현장을 충실하게 기록하는 동시에 텍스트를 통해 김광배 씨가 김건우 군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여준다. <초현실>에서 눈여겨볼 점은 관객이 영화, 이중 특히 텍스트를 수용하는 방식에 있다. 국가의 폭력과 재난을 다루는 기존 영화의 목적은 사건을 공동의 기억으로 전화시키는 데 있었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영화는 관객을 사건의 유가족이나 생존자의 자리에 앉히려 했다. 최근 소개된 영화를 예로 들자면 김일란과 이혁상 감독의 <공동정범>, 안정윤 감독의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짓을 합니다. 제가> 그리고 하마구치 류스케와 사카이 코우 감독의 파도 시리즈(<더 사운드 오브 웨이브스>, <파도의 목소리 게센누마편>, <파도의 목소리 신치마치편>) 등이 그렇다.


 

그런데 <초현실>은 조금 다르다. 영화는 김광배 씨의 목소리를 소거한 상태로 편지 내용을 관객에게 제공한다. 그렇다면 편지를 읽는 관객은 김광배 씨의 관점에서 영화를 보는 것인가, 편지의 수신자인 김건우 군이 되어보는 것인가, 아니면 이를 목격한 제3자의 자리에 머무르는 것인가. <초현실>은 이 세 가지 모두를 영화적으로 구현하려 한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우석대 상담심리학과 학생만을 담은 쇼트들을 생각해보자. 이 기록은 현장 내부에 있는 김광배 씨의 시선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문제는 영화 초반에 삽입된 일련의 쇼트와 같은 시간성을 가지고 구도가 흡사한 이미지가, 김광배 씨가 MT 현장을 떠나고 난 뒤에 반복된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영화는 그가 떠난현장을 응시한다. 그렇다면 이 이미지는 누구의 것인가. <초현실>은 김건우 군의 존재를 영화적으로 실현하고자 한다. 이미지의 반복은 그가 비록 보이지 않아도 오래도록 김광배 씨의 곁에 함께할 수 있도록 하는 열망이다. 이렇게 보면 <초현실><, 사랑>의 결합이야말로 세월호 사건을 모두의 기억으로 바꾸는 가장 구체적이고 영화적인 방법인 셈이다.

 





<, 사랑> 안에 <초현실>이 있다. <, 사랑>을 통해 죽음과 기억의 운명에 순응하되 <초현실>에 도착해 순응의 경험을 발판 삼아 대항을 도모한다. <, 사랑>이 어떤 의문 혹은 질문이라면 <초현실>은 그 대답이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존재를 이야기한다는 사실이다. 세월호 희생자가 여전히 세상에 머물고 있다고, 사랑이야말로 기억의 원동력이라고, 여전히 사랑의 힘은 건재하다고. 그리고 아직 우리에게 힘이 남아 있다고 영화는 증언한다. 지금 세상의 모든 것에서 죽음과 재난을 생각하는 잔혹한 상상력은 곧 슬픈 자를 편안하게 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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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목: 해원

감독: 구자환

장르: 다큐멘터리

제작/배급: 레드무비

러닝타임: 96분

개봉: 2018년 5월 10일




 SYNOPSIS 


해방 이후 남한에서의 민간인 집단학살은 1946월 8월 화순탄광사건과 대구 10월항쟁으로 시작됐다. 미군정 치하에서 발생해 남한 전역으로 확대된 대구 ‘10월 항쟁’은 “식량난이 심각한 상태에서 미군정이 친일관리를 고용하고 토지개혁을 지연하며 식량 공출 정책을 강압적으로 시행하는 것에 불만을 가진 민간인과 일부 좌익 세력이 경찰과 행정 당국에 맞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항일독립군을 토벌하고 고문•처형했던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이 청산되지 않고 미군정에 의해 경찰과 국가기관의 수장이 되면서 이후 자행될 민간인학살의 전주곡이었고, 반역사의 시작이었다. 


숙청되어야 할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이 미군정과 이승만에 기대여 살길을 찾은 것이 바로 공산주의자 척결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친일행적을 가리고 생존을 위해 반정부주의자, 좌익세력, 민족주의자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1946년 미군정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남한 주민들의 78%가량이 사회주의를 원했고, 14%가량만이 자본주의를 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이승만 정권은 친일파와 우익인사를 기용해 정치적 걸림돌이 되는 집단과 민간인을 학살했다.


1947년부터 불거진 제주 4.3항쟁과 1948년 여순사건을 거치면서 이승만 정권은 보수우파와 좌익세력을 제거하며 본격적인 반공국가 건설에 들어간다.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민간인 대량학살은 본격화된다. 좌익인사를 선도하고 계몽하기 위해 설립한 국민보도연맹은 한국전쟁 초기에 대량 학살 대상이 됐다. 친일 출신의 군인과 경찰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더욱 참혹한 학살극을 벌인 측면도 있다. 


한국전쟁으로 전시작전권을 이양받은 미국도 민간인학살의 주체가 되었다. 이 시기 퇴각하던 인민군과 내무서, 지방좌익에 의해서도 민간인학살은 자행됐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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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쉬기 위해 발버둥 친다는 것  2018 POST BIFF <물속에서 숨쉬는 법>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8년 4월 14일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고현석 감독ㅣ배우 장준휘, 이상희, 오동민, 김현빈

진행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부관장












*관객기자단 [인디즈] 최대한 님의 글입니다. 




어지럽혀져 있는 사물들, 각 캐릭터의 시점마다 반복되는 편집, 비극적인 내러티브, 푸른색의 필터 속에 갇혀 잊는 인물들. 이 모든 것들이 결합되어 영화 속의 인물들이 마치 어항에 갇혀있는 물고기로 보이는 듯하다. 영화를 보는 시간 동안 가슴이 조여왔고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정체불명의 허탈감이 교차했다. 여러 감정의 교차 속에 <물속에서 숨 쉬는 법>의 감독과 배우들에게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부관장 (이하 진행): 영화 타이틀처럼 무언가 물속에 갇힌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어떻게 <물속에서 숨 쉬는 법>이라는 영화를 시작하게 되었는지요?

 

고현석 감독 (이하 고현석): 6년 전쯤에 책을 소개해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박성원 작가님의 '하루'라는 단편 소설을 접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하루'를 읽게 되고, 이를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화로 만들게 되었어요

 

진행: 이 영화는 부부로 나오는 두 인물들의 시점에서 똑같은 시간이 반복되는 형태로 진행되는데요, 이런 방식은 감독님이 원작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만든 건지요?

 

고현석: 원작에서는 은혜영준이 부딪힐 때 딱 한 시간 역전이 일어나요. 시간 역전이라는 방식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각 인물들의 시점에서 똑같은 시간을 반복하는 방식을 채택했어요.

 

 

진행: 오늘 GV에 많은 배우님들이 참석하셨는데요, 배우님들은 어떻게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되었는지요?

 

장준휘 배우 (이하 장준휘): 캐스팅 전에 감독님과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마침 대구에서 공연을 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감독님과 미팅까지 하게 되었어요. 이를 시작으로 감독님과 <물속에서 숨 쉬는 법>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눴고 자연스럽게 출연하게 된 것 같아요.(웃음)

 

이상희 배우 (이하 이상희): 대구단편영화제 뒤풀이 때 고현석 감독님을 처음 뵈었는데요, 그 때 간단하게 <물속에서 숨쉬는 법>의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어요. 그리고 이후에 감독님이 은혜 역을 제안 했는데, 제가 아이를 가져본 적도 없고 비슷한 경험이 없어서 걱정이 많아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때 우연히 다른 작품 현장에서 감독님을 뵙게 되었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커지면서 출연하게 된 것 같아요.

 

오동민 배우 (이하 오동민): 감독님과 안면이 있었고 가끔 <물속에서 숨 쉬는 법>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본격적인 준비 과정에 들어가면서 감독님이 준석 역을 제안했어요. 준석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도 컸지만, 원래부터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두터웠기에 참여하게 된 것 같아요.

 

김현빈 배우 (이하 김현빈): 일단 시나리오를 봤을 때 난독증이라는 소재가 새롭게 와 닿았어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영준 역이 너무 욕심이 났는데, 저는 대구 사람이 아니라서 사투리도 잘 못써서 걱정이 많이 됐어요. 그래도 미팅 때 저의 의지에 대해서 많이 어필을 했고 이러한 점 때문에 감독님이 저를 캐스팅 해주시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진행<물속에서 숨 쉬는 법영화 속에서 진행되는 시간은 단 하루인데요, 극에서 실존하는 시간이 짧다 보니 감정을 축적하는 시간이 부족하고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물속에서 숨 쉬는 법>에서 연기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들은 어떻게 극복했는지요?

 

장준휘: 사투리를 잘 쓰지 못해서 많이 힘들었어요. 사투리에 대한 부분은 감독님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극중에서 현태 역이 하루 동안 정말 많은 사건들을 겪잖아요. 이 사건들을 겪는 순간들의 감정을 응축하기 위해 촬영 기간 동안 최대한 집중하면서 사건을 계속 머릿속에 담아두려고 했어요.

 

이상희: 촬영이 임박하면서 은혜 역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이 너무 컸어요. 이 불안함으로 인해 제가 많이 힘들어했고, 예민해졌을 때 감독님과 대화하면서 연기의 방향성을 잡아갈 수 있었어요

 

동민: 아내 은혜와의 관계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특히 촬영 전 준비하는 시간 동안 준석은혜의 전사를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촬영이 시작되고 극 중의 사건을 직면할 때는 감독님과 이상희 배우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 같아요.

 

김현빈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영준이라는 캐릭터가 난독증을 겪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이해하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나름대로 공부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연기할 때는 완전히 달랐고, 이때 다른 선배님들과 감독님한테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관객: <물속에서 숨 쉬는 법>을 본 많은 관객들이 마음이 갑갑해지는 영화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결말에 각자의 희망들이 표출되었다고 생각하는데요, 감독님이 어떠한 방식으로 결말을 표현하려고 했는지 궁금합니다.

 

고현석: <물속에서 숨 쉬는 법>이라는 작은 희망을 남겨두는 듯한 제목을 지었지만, 저에게도 정확한 해답은 아직 없어요. 저도 정확하게 해답을 내릴 수 없었고 영화에서 거짓말을 할 수도 없었기에 모호하게 결말을 잡아간 것 같아요.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관객: 영화 속의 캐릭터 은혜는 어떠한 전사를 가지고 있는지요?

 

고현석일단 은혜는 원작에서 연극배우였고 어두운 것을 좋아했어요. 출산 후 자신의 시간이 없어지면서 점점 어두워지고 산후우울증을 겪게 돼요. 차 창문의 짙은 썬팅 같은 요소를 통해 이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는데 조금 부족했던 것 같아요.

 

 

관객: 시각적인 요소에서 갑갑한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요, 이를 어떠한 방식으로 표현하려고 했는지 궁금합니다.

 

고현석: 일단 무관심하고 무신경한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오는 동안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지나쳐왔고, 서로를 쳐다보지도 않는 이런 일상의 무관심함을 영화에서도 원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 영화에서 가능한 객관적인 느낌을 주는 샷을 추구했고, 자연스럽게 영화에서도 클로즈업을 쓰지 않게 되더라고요. 비교적 넓은 사이즈의 샷을 사용하다 보니 그런 느낌을 받으신 것 같아요

 

 

관객: 영화에서 계속 픽스한 샷만 이용하다가 엔딩에서 카메라가 움직이는데요, 이때 물속에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장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어요.

 

고현석: 마지막 엔딩에서 물속에서 유영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이와 동시에 병원에 가득 차 있는 사람들도 각자의 사연과 하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는데요, 이러한 이유로 카메라에 움직임을 줬고 원래는 한 씬 한 컷으로 엔딩을 마무리 하고 싶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컷을 나누게 되었어요.



 


진행: 오늘 자리 마무리하기 전에 간단하게 마지막 인사 부탁드립니다.

 

동민: 늦은 시간까지 자리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 영화가 정식으로 개봉해서 또 찾아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현빈: 감독님과 다른 선배님들과 함께 이렇게 영화를 찍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오늘 영화 함께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상희: 오늘 이렇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있어서 너무 좋았고 엔딩에 대한 해석이 각자 다르다는 게 저한테 더 생각할 여지를 주는 것 같아요. 이 자리 함께 해주신 분들 모두 정말 감사드립니다.

 

장준휘:  <물속에서 숨 쉬는 법>이 정말 가슴을 갑갑하게 하고 감정 소모가 큰 영화인데 끝까지 자리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후 다른 작품으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고현석: 일단 미숙함 속에서 만든 영화여서 걱정이 컸어요. 제가 학교에서 영화를 배운 것도 아니기에, 전체적인 과정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앞으로 배급 문제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큰데, 이 문제를 잘 해결해서 정식 개봉해서 또 뵙고 싶습니다.(웃음)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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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 소소대담] 메시지는 스크린을 넘어서 


참석자: 오채영, 윤영지, 박마리솔, 이수연, 임종우, 최대한
('소소대담'은 매달 진행되는 인디즈 정기 모임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채영 님의 글입니다.





[리뷰] <환절기>: 몰랐던 얼굴과 계절을 마주할 때  (Click)

[인디토크 기록] <환절기>: 너와 내가 겪었을 환절기에 대해  (Click)



오채영: <환절기>라는 영화의 제목이 관객들에게 굉장히 다양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인디즈 분들은 제목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셨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환절기의 온도차로 사람들이 감기를 앓는 모습을 떠올렸는데, 그걸 관계로 옮겨와서 사람 사이의 온도 변화로 마음을 앓게 되는 과정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영지: 영화에서 세 사람에게 벌어지는 일이 변화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없었던 부분이 생기는 게 아니라, 원래 있던 건데 몰랐던 걸 알아가는 느낌이었다. 계절로 말하자면 환절기는 아침이랑 밤이 다르고 어제랑 오늘이 다른, 그런 느낌 말이다.

 

오채영: 영화를 각자 어떻게 보셨는지도 얘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윤영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인물의 상황이 직접적으로 대사를 통해 표현되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그런 부분이 좀 감동을 줄어들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던 것 같다. 그래픽노블인 원작도 보았는데, 만화에 맞는 만화적인 상황이 있는 것 같다. 침묵이 지나간다던지, 문어체의 대사들이 만화에서 텍스트로 존재할 때는 자연스럽고 감동을 주기도 하는데 영화로 넘어오면서 그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박마리솔: 영화를 보며 어떤 변주를 기대했는데 나오지는 않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퀴어서사로서 이 영화가 가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수연: 전반적으로 안정된 연출과 서사였다. 그러나 영화가 미경, 용준, 그리고 수현 세 사람의 관계에 보다 집중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주변 인물들과의 이야기가 소모적으로 계속 낭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채영: 퀴어를 다루면서 지나치게 우울하다거나 한 측면만을 다루는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이 영화는 미경이라는 역할을 통해서 두 퀴어 주인공의 옆에 있는 중년 여성, 어머니의 모습을 들여다봤다는 것이 좋았다.

 

이수연: 저 또한 자칫 뻔하다고 볼 수 있는 이야기에서 수현의 엄마인 미경이 서사의 중심에 들어가 있다는 지점이 색다른 시도로 보였다. 미경이 엄마이기 때문에 용준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아서 좋았다. 세 사람 간의 화해를 강요하지 않는 지점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또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과 함께 지윤호 배우가 부른 도재명 씨의 <미완의 곡>이 흘러나올 때 느낌이 되게 좋았다.

 

박마리솔: 저 또한 엔딩이 주는 느낌이 굉장히 좋았다.

 

임종우: 이 영화가 '환절기'라는 제목을 통해 드러내려고 하는 정서가 희망이라고 느꼈. 어쨌든 결국은 지나갈 것이다’, ‘괜찮아질 것이다라는 어떤 위로에 가까운 것 같다. 연인 관계의 두 사람이 있고 그 외부의 것들은 모두 둘의 관계를 방해하고 억압하는 외적 요소로 작용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게 초창기 독립영화에서의 퀴어서사 전형이라면, 최근 시류의 전환은 그런 이분법을 좀 넘어서서 어떻게 비성소수자들을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방향으로 넘어가는 것 같다. 근데 그 방법이 너무 좀 친절하더라. 성소수자를 순하고 외적으로 잘생기고 선한 그런 전형으로 다시금 묶어버리는 것은 아닌가하는 그런 불안도 조금 있었다. 어찌됐든 이 변화의 흐름들은 신중하게 지켜 볼 필요가 있다.

 

윤영지: 확실히 퀴어라는 소재를 다룰 수 있는 풀이 좀 넓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인식 자체도 변해가는 것 같고.

 

임종우: 영화가 화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누가 누구에게 화해를 청해야 하는 건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용준이 미경에게 화해를 청해야 할 일인가를 질문했을 때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고 싶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용준이 화해를 시도해야 할 사람처럼 보여지고 있고, 용준은 그 화해를 건네기 위해서 성매매도 해야 하고, 자살 시도도 하는 등 수많은 고통을 보여줘야만 미경에게 마침내 이해받을 것이라는, 용준에게 놓여진 시험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지금 내가 한 말은 영화를 굉장히 비판적으로 재구성을 해 본 것이지만, 이러한 흐름 자체를 다양한 각도로 살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뷰] <바나나쏭의 기적>: 남은 날들을 바꾸는 순간의 경험에 대하여  (Click)


 

오채영: <바나나쏭의 기적>을 관람하기 전에는 이 영화가 빈민가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어른들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였던 점이 흥미로웠다. 그들이 자기 인생에 주체성을 가지게 되는 변화를 지켜보며 가슴이 따뜻해졌다.

 

최대한: 예상치 못하게 재밌게 봤다. 영화를 보면서 절대 눈물을 흘리지 않는 편인데 요즘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그런 것인지 괜히 가슴이 뭉클해져서원래 절대 안 그러는데(웃음) 표현의 방식이 그 사람이 태어난 곳이나 시대에 따라 다를 뿐이지, 개인적으로는 그들만의 특별한 연대가 느껴져서 좋았다.

 

박마리솔: 마지막에 합창단이 공연할 때 한국 외교관들이 등장하지 않나. 그 장면에서 왠지 우리나라가 이렇게 까지 해준다는 시혜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아 아쉬웠다. 어쨌든 같이 노래를 한다는 그 의미를 되새기게 된 것 같다.

 

임종우되게 특이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가 도대체 누구를 향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이 영화의 타겟층이 누구인가라고 생각해봤을 때, 일단 그 영화 속의 주인공들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다. 영화의 중간중간에 굉장히 튀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부모님들 몰래 화장실에서 기도를 드린다던지 하는 종교적인 내용이었다. 아까 언급했던 국위선양의 문제와 종교의 문제들이 영화의 서사에 난입하는데, 그게 감독이 스스로 드러낸 작가적인 선택인지, 혹은 투자 여건이나 자본의 선택인지 궁금하다. 전체적인 방향에는 동의를 하지만, 재현의 방향에 있어서는 공감이 어려웠다. 그런 의미에서 되게 특이하게 다가왔던 영화였다.

 

최대한개인적으로 나는 주인공 김재창씨처럼은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영화에 종교적 색채나 선전성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윤영지: 영화 언어로써 만들어진 영화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TV에 지금 당장 나와도 위화감이 없을 것 같다.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임종우: (종교적인 장면을 담아낸) 그런 장면들이 그냥 그 장면으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 장면을 갑자기 마주했을 때 그 전에 있었던 이미지들의 의미까지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장치가 되더라. 어쩌면 우연하게 담겼을 수도 있고, 치밀한 계획되었을 수도 있었을 장면들의 의도가 궁금했다.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슬픈 영화였다. 엔딩씬이 매우 전형적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결국 그러한 경험들이 현실을 바꾸지는 않는다는 것이 바로 현실이지 않은가. 삶에서도 종종 마주하는 비극을 영화관에서도 마주하는 경험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환절기라는 제목과 기적이라는 제목은 굉장히 닮은 듯 하면서도 되게 다른 것 같다. <바나나쏭의 기적>은 굉장히 희망적으로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환절기>보다 더 절망적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포스터나 제작투자사만을 보고, 색안경을 쓴 채 영화를 보고 있지는 않은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리뷰] <소공녀>: 포기하지 않아줘서 고마워  (Click)


 

오채영: 마지막 영화는 <소공녀>. 먼저 여성 감독이 만드는 여성 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싶다. 이 영화는 가난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미디어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행복에 상한선을 두어 타인의 행복을 제한하려는 사례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바나나쏭의 기적>도 그렇고, <소공녀>에서도 그렇고, ‘가난한 주인공들이 과연 정말로 영화 속에서 제일 가난한 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소공녀>에서 주인공 미소가 찾아가는 인물들 중에는 집이 없는 미소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이수연: 대부분의 영화에서 가난을 드러내는 재현 방식에 있어 타인의 가난을 불쌍하고 동정하게 만드는 영화적 장치들을 많이 배치시킨다. 하지만 <소공녀> 같은 경우는 가난을 우스갯거리로 만든다든지 쉽게 동정하게 만들지 않으려 하는 지점이 탁월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많이 울었다. 미소는 집을 포기하고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지만, 미소가 만나는 사람들은 집과 안정을 지키기 위해 자기가 사랑하는 것들을 포기한 사람들이지 않은가. 사실 우리는 미소보다는 미소 주변 사람들의 삶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에서 가난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영화는 판타지에 가깝다. 미소의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제 자신이 많이 보이고 가족들도 보이더라. 전반적으로 행복하고 미워하는 영화라기 보단 블랙코미디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럼에도 열심히 싸우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미소는 열심히 싸우면서 자기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켜나간다. 그게 역설적으로 깊은 위로가 되더라.

 

윤영지: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가 떠올랐다. ‘인간이 소유할수록 소외가 되고, 진짜 나로 존재하는 게 행복이다와 같은 이야기를 재밌고 쉽게 풀어내는 것 같아서 좋았다. 주인공은 완전히 '존재'만을 보고 달려나간다. 전고운 감독님 인터뷰에서 본건데, 담배 피우는 여자가 스크린에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신다. 그런 점도 되게 좋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비약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흥미롭게 읽어 볼 만한 지점은 굉장히 많았다.

 

임종우: 개인적으로는 <소공녀>가 가진 외적인 맥락들이 굉장히 흥미롭더라. 제작사 광화문시네마'가 그렇다. 독립영화계에서 제작사가 이름을 가지고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을 것이다. <족구왕>, <범죄의 여왕> 이후 차기작인 <소공녀>를 보며 광화문시네마라고 하는 제작 집단이 공유하고 있는 세계관이 연장이 되면서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느꼈다. 어떻게 보면 <소공녀>는 여성 감독이 만들었다는 점에서 앞의 두 영화와 단절되어 있는 부분도 있고, 때로는 비판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광화문시네마라는 제작집단으로 연결되는 부분과 광화문시네마가 내놓은 첫 번째 여성 감독의 영화로써 달라지는 부분들을 집중해서 보고 싶다. 제작집단성은 중요한 개념이지만, 우리는 보통 감독에 대해 조명할 뿐 제작 집단에 대한 고민은 잘 하지 않는다. 광화문시네마가 이 시기에서 가장 활발한 독립영화 집단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고, 네 번째 작품까지 내놓은 상황에서 이전에 나왔던 작품들을 같이 바라보는 시도들이 필요할 것이다. 또 이솜이라는 배우의 발견이었다. 이 배우가 앞으로 이 독립영화계 안에서 어떠한 행보를 보여줄 지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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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꺼풀 한줄 관람평


이수연 | 깊은 호흡으로 담아낸 최대의 예의, 추도의 예술

박마리솔 | 이보다 더 세월호를 제대로 다룬 영화는 본 적이 없다

임종우 | 우리가 떠나 보낸 슬픔이 모이는 곳

윤영지 | 이런 영화가 보고 싶었다

최대한 | 텍스트 이해와 메타포의 과부하 중간 지점에서







 <눈꺼풀 리뷰 : 바다, 우리가 떠나보낸 슬픔이 모이는 곳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종우 님의 글입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수많은 바다의 영화가 영화관을 두드리고 있다. <눈꺼풀>을 보고 두 편의 영화가 떠올랐다. 하나는 이영 감독의 <불온한 당신>(2015)이고 다른 하나는 김임만 감독의 <용왕궁의 기억>(2016)이다. <눈꺼풀>을 말하기 위해 이 두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우선 <불온한 당신>에는 비약하는 지점이 있다. 동일본대지진의 피해자이자 성 소수자인 논과 텐은 바닷가로 걸어간다. 그리고 그들은 폐허가 된 풍경을 바라본다. 그러다 영화는 풍경 이미지 위로, 갑작스레 세월호 사건을 텍스트로 언급한다. 이 어설픈 넘어감에 감독의 세계관이 압축되어 있다. 동일본대지진과 세월호 사건은 모두 2010년대 동아시아의 국가 재난으로 분류되지만 그 원인, 해결 과정 그리고 사건이 발생한 국가는 다르다. 하지만 영화는 바다의 이미지를 매개로 개별 사건 간의 차이를 넘어서는 초국가적 애도와 연대를 시도한다.

 






한편 <용왕궁의 기억>은 청각의 영화다. 영화를 연출한 재일조선인 2세 김임만은 고백한다. 어린 시절 굿판 소리가 들리면 그 소리가 자기 집에서 나는 것은 아닐까 불안했다고 말이다. 지금은 사라진 용왕궁은 재일조선인 1세 여성이 가족의 안녕을 위해 굿판을 벌였던 장소로, 지리적으로 일본에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한반도와 이어져 있다. 김임만은 자기 어머니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그에게 굿판 소리는 수치스러운 소음이었다. 하지만 그는 영화를 통해 용왕궁이야말로 자신과 어머니를 이어주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영화 후반부에서 비로소 그는 여전히 번역할 수 없는 심방의 주문을 소리 내어 읽는다. 그렇게 그는 주술의 영화를 마무리한다. <용왕궁의 기억>은 재일조선인 2세가 1세에게 보내는 사과와 화해의 노래다.





 


또 다른 바다의 영화인 오멸 감독의 <눈꺼풀>은 어떠한가. <눈꺼풀>이 앞서 소개한 두 영화와 다른 점은 <눈꺼풀>의 배경인 미륵도가 가상의 공간이라는 사실이다. 미륵도는 죽은 자들이 먼 길을 떠나기 전 방문하는 곳이다. 이곳에 사는 노인은 그들에게 손수 만든 떡을 건네며 위로하는 사람이다. 미륵도는 기이한 공간이다. 계단과 같은 요소는 현대적인 반면 미륵도는 원시적인 이미지를 함께 가지고 있다. 노인이 재현되는 방식 또한 그 연장선에 있다. 미륵도와 노인이 드러내는 뒤틀린 시간성은 결과적으로 불멸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 미륵도가 망가지고 절구가 깨져도 노인의 수행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영화는 우리가 모두 이 노인의 마음을 이어가길 바라고 있다.







<눈꺼풀>은 촉각의 영화다. 분노한 노인은 깨진 절구를 우물에 집어 던진다. 한편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이미지는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영화는 깊은 바닷속을 하염없이 헤맨다. 물살에 휘둘리다가도 홀연히 바닥에 가라앉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신체 주변에 부유하듯 머물기도 한다. 이미지의 시점 또한 불분명하다. 다시 말해 다양한 시선이 뒤섞여 있다. 관객은 애도의 도구인 절구가 되었다가 어느 순간 죽은 자의 자리를 대신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바다 그 자체가 되어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눈꺼풀>은 관객에게 죽음의 냉기를 전하며 어떤 힘에도 무너지지 않을 기억의 공간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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